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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로 읽는 세계사 지식 55 - 로마 제국의 탄생부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세계지리로 이해하는 역사적 사건들
세키 신코 지음, 곽범신 옮김 / 반니 / 2022년 4월
평점 :
2022년 상반기의 가장 안타까운 사건 중 하나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건이다. 저자는 <지리로 읽는 세계사 지식 55>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을 비롯해 세계사의 55가지 이슈를 지정학적으로 짚어본다.
한 제국과 로마 제국이 같은 시기에 멸망한 이유와 바이킹이 지중해로 나가야 했던 이유는 한랭화라는 기후적인 원인에서 발생한 식량부족 때문이었다. 그러나 세계 곳곳은 민족 간의 갈등, 종교적 갈등 그리고 지정학적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차지하기 위한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여전히 대립구도의 양상을 보인다.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집착하는 이유는?
소련의 팽창에 맞서기 위한 군사적 동맹 나토 NATO에 우크라이나가 가입을 추진한 점과 크림반도를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크림반도는 보스포러스 해협과 지중해로 나올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는 부동항이 있으며 러시아 정교회를 국교로 최초로 인정한 세례지로 러시아인들에게 의미가 남다른 지역이기도 하다.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가 시민 봉기로 인해 혼란한 틈을 타 크림반도를 점령하면서 우크라이나 내에 러시아 주민이 많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로부터 분리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핀란드와 스웨덴이 NATO 가입을 추진하려고 하자 푸틴은 발트해에 핵을 배치하는 등 북방 함대를 강화하겠다며 압박하여 핀란드와 스웨덴은 끝내 중립적 입장을 고수하며 나토에 가입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침공처럼 러시아가 NATO 가입국을 압박하고 침공한 전력은 2008년 조지아 침공과 유사하다. 러시아 패권을 부활하기 위한 푸틴의 뒤틀린 야심이 하루빨리 무력화되기를 바란다.
◆ 일본이 세계대전의 패전국에서 회생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일까?
우리 선조들에게 치욕과 설움을 줬던 일본이 다름 아닌 6·25 전쟁을 계기로 살아났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뼈저리게 아프다. 이는 미국이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에 무기와 탄약, 자동차나 기계 수리 등을 비롯한 거액의 발주를 넣었기 때문이란다. 이 무렵 대미 수출의 증가로 1951년 일본의 경제가 세계대전 이전의 수준까지 회복했다고 하니 기염을 토할 노릇이다.
<지리로 읽는 세계사 55>는 현시대를 읽고 세계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정학을 이해해야 함을 강조하며 문명과 전쟁 그리고 현대의 국제문제에 이르는 세계사 이슈에 대해 알아본다. 로마가 대제국을 유지한 비결은 무엇인지, 몽골은 어떻게 세계 제국을 건설했는지, 네덜란드는 어떻게 상업 국가로 거듭났는지, 왜 스위스에서 종교개혁이 일어났는지, 팔레스타인에서는 왜 분쟁이 끊이지 않는지 등등 호기심을 자아내는 질문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흥미로운 이슈에 반해 번역의 문제인지 저자의 미약한 결론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내용의 완성도와 가독성이 다소 떨어지는 챕터가 있어 조금 아쉬웠다. 종교 분포에서 기독교와 카톨릭을 하나로 표기하고, 지리로 읽는 세계사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도를 2도로 인쇄한 점, 저자가 일본인이라 그런지 연대기에서 한국의 역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부분 등 편집상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세계사에 대해 깊이보다 간단하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가볍게 읽혀서 좋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