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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 - 신화가 아닌 보통 사람의 삶으로 본 그리스 로마 시대
개릿 라이언 지음, 최현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2년 1월
평점 :
그리스 로마의 신화와 철학은 익숙한 반면에 고대 그리스 로마인들의 일상은 각광받지 못해왔다.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는 신화가 아닌 보통 사람의 삶에 대한 36가지 질문을 던지며 수 천년 전 그리스 로마인들이 어떤 일상을 살아왔을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교양서다.
그리스 로마인들은 왜 바지를 입지 않았을까?, 어떻게 시간을 기록하고 약속을 했을까라는 인간적인 질문들부터 평균 수명과 평균 신장을 어느 정도였을지, 돈은 어떻게 벌었을지, 고대 사회에도 이혼을 했을지 일상적인 질문 그리고 그리스 로마인들도 신화를 믿었을지, 유령과 괴물 그리고 외계인의 존재를 믿었을까? 등등의 신화와 종교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그들도 헬스장에 다녔을까란 유머러스한 질문과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어디였을지, 저투 코끼리는 고대 최강의 무기였는지, 당대에도 비밀경찰, 스파이, 암살자가 있었을지 알아본다. 마지막으로 그리스 로마 시대 그 이후에 대해 짚어보면서 제국 붕괴 후 로마의 모습은 어떠했는지, 그리스·로마인의 진정한 후손은 누구인지 질문하며 그리스 로마인들의 진면모를 파헤친다.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도판이 수록되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당시 그리스 로마인의 평균 신장은 남성이 169cm, 여성이 155cm이었다는 점, 당대 그리스 로마인의 가장 부유층은 자영업자였다는 상식들부터 역사적 일화의 탄탄한 스토리 구성이 시대상을 이해시키는 탁월함이 돋보인다.
개인적으로 로마와 기독교의 애증의 관계에 대한 부분이다. 기독교 핍박이 가장 심했던 시기도, 전 세계를 지배하는 종교로 자리매김한 것도 로마 제국 시절에 이루어졌기 때문에 애증의 관계라고 명명해 봤다.
당시 전체 인구의 5~10%에 불과하던 기독교가 로마 세계를 지배할 수 있었던 발판은 콘스탄티누스의 개종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콘스탄티누스가 밀비우스 전투 전날 꿈에서 환상을 보고 난 후, 군사들에게 방패에 십자가를 그려 넣으라 명했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기독교의 이익을 옹호하고 종교적 풍토가 확립되었다고 전한다.
특히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의 마지막 부분에 고대 그리스 · 로마 역사에 대한 속성 강좌 부분은 역사의 흐름과 사건을 정리하기에 유익해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독자에게 안성맞춤이다. 이를테면, 아테네의 황금시대가 왜 중요한지, 알렉산드로스는 어떻게 위대한 왕이 되었는지, 로마 공화국이 강려해진 배경은 무엇인지, 콘스탄티누스의 사후는 어떠했는지, 로마 제국의 쇠퇴 시기 및 동로마 제국과 서로마 제국의 운명이 갈린 이유는 무엇인지 등의 역사 흐름의 맥을 차근차근 짚어준다.
유럽 문명 발상의 근원인 그리스 로마사를 틈틈이 익혀두면 유럽 여행을 가도 즐겁고, 성경의 배경지식이 되어 성경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저자는 그리스인의 유산이 중요한 이유는 세대를 뛰어넘는 문학의 고전·명작들과 인상적인 철학적·정치적 관념을 다수 남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사>는 그리스 로마인들의 일상을 조명하였기에 당대 그리스 로마의 시대상과 그들의 사유를 읽어낼 수 있다. 그들의 고민과 삶의 방식을 이해함으로써 세계사와 문학의 기본기를 다져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