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복리처럼 쌓이는 사람들의 습관 - ‘왜 저 사람은 뭐든 술술 잘 풀릴까?’
사쿠라이 쇼이치.후지타 스스무 지음, 김현화 옮김 / 빌리버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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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는 말이 있다. 운이 없는 사람은 뒤로 넘어져도 앞에 달린 코가 다친다는 뜻이다. 지속적으로 운이 없을 경우에 사용되는 말인데 누구라도 듣고 싶지 않은 말이다. 그렇다면 운이라는 것은 태어날 때 정해진 운명처럼 운이 좋은 사람과 운이 나쁜 사람으로 선택되어 버린 것일까?

 

운이 복리처럼 쌓이는 사람들의 습관에서는 운이 좋은 사람으로 운명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없다며 다만 운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찾아오고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든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공동저자인데 20년간 마작으로 무패신화를 이루며 작귀라는 별명을 얻은 사쿠라이 쇼이치와 그에게서 마작을 배운 제자이자 자수성가한 IT CEO인 후지타 스스무가 마작이라는 세계와 인간 세계 그리고 비즈니스 세계를 비교하며 운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오는 사람들의 39가지 비밀에 대해 쓴 책이다.

 

운이 복리처럼 쌓이는 쌓이는 사람들의 습관은 운을 불러오는 마음습관, 운을 붙잡는 행동 습관, 나쁜 흐름을 끊다, 좋은 운을 지속하다, 운을 쌓기 위한 마지막 점검,이라는 5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에 하나는 인간에게 개인적인 운의 총량에 대한 부분이다. 그래서 우리는 운이 양이 한정되어 있다는 말을 종종 한다. 이번에 내가 가진 운을 다 썼다거나 주어진 운을 미리 땡겨 썼다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운의 양은 결코 정해져 있지 않으며 운의 양은 무한하다고 한다. 운의 선택을 받을 만한 생각과 행동을 하면 운은 더 큰 운으로 자주 찾아온다고 한다.

 

다음은 이 책에서 가장 눈여겨보았던 내용이다.

 

"나는 운이란 사람이 불러들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운이 그 사람을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평소에 마땅히 해야 할 준비와 생각과 행동을 하면 운은 저절로 찾아오는 법이다. 같은 양의 에너지를 쏟아부어도 잘못된 사고방식으로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하면 당연히 운은 찾아오지 않는다."

 

아무리 머리가 좋고 재능 있는 사람이 열심히 노력한다 해도 결과가 좋다고 장담할 수 없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운이 작용하는 흐름이 어떻게 작용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운은 돈으로도 살수 없으며 내가 운을 억지로 찾는다고 운은 나를 찾아오지 않는다. 운이 나를 찾아올 수 있는 습관들을 들여서 운의 흐름에 이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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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 - 반드시 결과를 내는 탁월한 실행의 기술
이소연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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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1년도 3주가 채 남지 않았다. 연말과 연초가 되면 한 해를 돌아보며 새해의 목표를 세우게 된다. 목표를 세웠지만 막막해서 중도에 포기하기도 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어떻게 내야 할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는 목표 달성을 가시화하는 매뉴얼 OKR을 습관화해 삶에 변화를 촉구한다.

 

OKR Objectives and Key Results

 

인텔에서 고안되어 구글 등 실리콘밸리 기업에서 널리 쓰이는 목표 달성 방법론 중 하나로,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야심찬 목표인 Objectives와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달성해야 하는 핵심 결과인 KR Key Results로 구성한다.

 

저자는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에서 프로젝트 매니저를 역임하며 터득한 할 일을 쪼개는 법,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 상황을 추적하는 법 등 OKR을 삶에 적용해 끝까지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젝트 관리에 대해 소개한다.

 

목표한 일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성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적절한 기간 설정, 세밀한 계획 수립, 또 꾸준하고 성실하게 나의 성장을 확인해나가는 루틴의 구축이 단기간의 성과보다도 훨씬 더 중요하다. p. 24

 

우선 목표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으로 더블 다이아몬드 모델을 소개한다. 다이아몬드 모델은 디자인 싱킹의 한 방법으로 포스트잇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면서 생각을 정리해 그룹화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방법이다.

 

다음으로 일을 쪼개는 방법으로는 간트차트를 추천한다. 간트 차트는 업무별 일정이 한눈에 명확하게 파악되어 협업하거나 프로젝트 진행시 사용했던 툴인데 저자 역시 간트 차트의 장점으로 해야 할 모든 일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점을 꼽는다.

 

간트 차트는 지금 이 태스크를 끝마치면 다음에는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각각의 태스크는 얼마나 시간이 걸릴 예정인지, 현재 이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 아니면 다소 늦어지고 있는지 등의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p.166

 

저자는 '오늘은 꼭 대청소를 해야지' 하고 마음먹으면 하기 싫은 마음에 청소를 한참 미루게 되지만, '오늘은 물티슈로 거실 바닥을 조금만 닦아야지'라고 생각하고 시작하면 어느새 거실이 전부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곤 한다라며 목표를 실행할 여력이 없을 때 우리 뇌는 시작도 하기 전에 필사적으로 반발하고, 의지력마저 부족하면 자꾸만 일을 미루고 포기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실행 계획을 세울 때는 해야 할 분량을 욕심내지 말고, 작은 단위로 쪼개는 것이 중요하다. 작게 시작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아 자신감이 높아지고, 시간이 흘러 반복 횟수가 늘어나면 그 성공의 폭은 급속히 커지게 된다.

 

성공 = (뚜렷한 목표 + 효율적인 계획 + 습관의 정착) * 시간에 의한 복리 효과

 

<계획이 실패가 되지 않게>는 OKR 그 자체가 아니라, 뚜렷한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천이 더해질 때 장기간에 걸쳐 쌓여나가는 것이 진정한 성공의 방정식이라고 말한다.

 

새해에는 퇴근하면 누워만 있던 평범한 직장인의 인생을 바꾼 하나의 비결이라는 OKR을 삶에 적용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가 도서에서 예시로 든 것 건강 관리 프로젝트나 책 쓰기 프로젝트 그리고 자산 관리 프로젝트 등 자신에게 필요한 프로젝트를 선정해 3개월 정도의 시간 동안 진행해 본다면 인생의 목표에 한 걸음 다가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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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 카이사르에서 콘스탄티누스까지, 제국의 운명을 바꾼 리더들 서가명강 시리즈 20
김덕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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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간 평화를 누린 팍스 로마나의 배경에는 로마의 군대가 있었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고사 성어는 지중해 제국 로마의 영향력을 방증한다.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 명강 20번째 도서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는 서울대 역사교육과 김덕수 교수가 로마를 이끈 네 명의 리더의 업적과 역량을 통해 시대를 전환하는 리더십에 대해 소개한다.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는 로마 문명이 서양 문명의 토대가 되는데 기여한 카이사르부터 초대 황제로서 팍스 로마나의 시작을 알린 아우구스투스, 로마 제국 장기 발전을 구축하고 그리스도교를 본격적으로 탄압한 디오클레티아누스 마지막으로 그리스도교를 공인하고 로마가 그리스도교 국가로 가는 길을 연 콘스탄티누스까지 네 명의 리더를 통해 1200년간의 로마사를 들여다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_ 카이사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선택했음의 관용어로 쓰이는 '주사위는 던져졌다.' 등의 수많은 명언을 남긴 카이사르는 삼두정치로 혼란과 무질서를 수습하려 했으나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며 스물세 곳이나 칼에 찔리는 참담한 최후를 맞이한다. 카이사르는 빛나는 업적 못지않게 과실도 크다. 쿠데타를 일으켜 공화정의 전통을 파괴하고 권력을 독점해 자유를 압살했기에 독재자라 비난하는 동시에 로마를 강력한 지중해의 제국으로 발전시킨 영웅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권력의 정점에서 암살당하며 몰락했음에도 귀족들의 자유보다 다수 인민의 복지와 안녕을 보장하는 카이사르를 택했기에 불멸의 영웅으로 기억된다.

 

'천천히 서둘러라'_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에게 입양되어 후계자로 지목된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안토니우스와 레피두스와 함께 제2차 삼두정치를 시작하며 내란을 평정하고 제정을 시작한다. 카이사르를 신격화해 스스로 '신의 아들'이라는 입지를 굳혀 자유를 회복한 평화의 사도 나아가 황제로 거듭났다.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로부터 물려받은 엄청난 규모의 재산과 비옥한 옥토로 이루어진 이집트가 모두 황제의 자산이었다. 그렇게 개인 자산이 많다 보니 그는 나랏일에 자신의 돈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바로 이 점이 오늘날 정치권력을 장악한 이들이 공금을 제 돈인 양 사용하는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p.104

 

디오클레티아누스는 3세기 로마의 위기를 수습한 황제로 로마제국의 구원투수라 불리기도 하지만, 로마 전통 종교와 도덕률을 회복시키기 위해 그리스도교를 탄압하며 황제 숭배를 강화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 황제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서 유유히 말년을 보낸 이력 또한 평범치 않다.

 

콘스탄티누스는 로마제국을 하나로 통일 시키고, 밀라노 칙령과 공의회를 통해 그리스도교를 로마의 종교로 공인했으며, 새로운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건설한 만사를 바꾸고 뒤집어 놓은 사람이다.

 

로마는 역사와 예술에 조예가 깊은 여행가는 물론이고 처음 유럽을 여행한다면 첫 번째 방문지로 선택하는 지역이다. 로마를 알아야 서양 문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를 읽는 내내 나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로마 시티투어하며 거닐던 바티칸 시티, 포로 로마노로, 스페인의 세고비아의 로마 수도교로,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로, 터키의 이스탄불로 여행했던 추억을 곱씹었다. 다시 한번 로마의 지중해 제국으로의 영향력을 실감하며 내 눈에 담았던 여행지가 역사와 다시 만나는 시간이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1년 365일도 로마 시대를 따르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연호 AD, BC가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그리스도교 연호다. 이처럼 로마사는 현재 진행 중인 것 같다. 역사는 반복되며, 후대의 평가에 따라 영웅이 되기도 하고, 잊히기도 한다. 독재자 카이사르가 후대에 영웅으로 추대되었던 이유를 곱씹어 보면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는 국가와 다수의 국민에게 유익했는지에서 결정됨을 알 수 있다.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로마나 지중해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가진 분들이라면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를 정독하기를 추천한다. 아는 만큼 보이듯, 여행지 곳곳에서 로마의 흔적을 깊이 있게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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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해보기의 기술 - 할까 말까 망설이다가 인생이 끝나기 전에
톰 밴더빌트 지음, 윤혜리 옮김 / 청림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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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 라이어』의 저자 말콤 글래드웰이 '나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준 책'이라 극찬한 책 <일단 해보기의 기술>에서 저자는 시작하기만 하면 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초보자라는 멋진 일을 경험하게 한다며 인생의 버킷리스트를 오늘의 투 두 리스트로 바꾸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무언가를 새로이 배우거나 시작하려고 할 때, 할까 말까 망설이다 시간을 허비하고는 한다. 저자는 할까 말까 망설이다 인생이 끝나기 전에 일단 해보라고 권한다.

 

"오래된 습관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새로운 습관을 시작하는 것이다"

 

완벽한 초보자인 아기들이 걸음마 학습 방법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1. 누구에게나 발굴할 수 있는 잠재 능력이 있다.

2. 기술을 익히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아기들은 꼬박 6개월 동안 하루의 3분의 1을 걷기 연습에 힘쓴다. 그리고 완벽히 걷기까지는 7년이 걸린다. 능숙해질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걸음마 단계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3. 실패는 뭔가를 배울 때 꼭 필요한 과정이다. 모든 눈부신 장면 뒤에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담긴 B 컷이 숨어 있다.

4. 연습에 변화를 주어라. 아기들은 절대 같은 걸음을 두 번 걷지 않는다.

5. 발전은 직선형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습은 계단식으로 이루어진다.

6. 기술 습득에서 '전이'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한 가지 기술이 뛰어나다고 해서 자동으로 다른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7. 항상 불가능의 경계에 서라.

8. 새로운 것을 배우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9. 목표를 세우는 것은 좋지만 항상 기회를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범하는 오류가 있다. 바로 과도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배움의 목적은 배우는 것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배울 때 느끼는 고통은 대부분 결과에 집착하는 데서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일단 해보기의 기술>은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우는 도전을 주저하는 핑계를 철저히 무너뜨린다. 배움에 국경도 나이도 상관없이 그저 시작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이다. 2022년에는 초보자가 된다는 두려움을 버리고 배운다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끼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이 샘솟는다. 2022년 계획을 세우고 있는 요즈음, 코로나 시기에 할 수 있는 버킷리스트를 투 두 리스트로 만들기라는 목표가 생겼다.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기 시작해 볼까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설렌다. 마법 같은 일이 생기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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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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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부커상 최대 베스트셀러 『파이 이야기』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얀 마텔이 15년 만에 내놓은 장편 소설<포르투갈의 높은 산>이 양장으로 돌아왔다.

 

소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1부 집을 잃다, 2부 집으로, 3부 집. 총 3부로 서로 다른 이야기들 같지만 상실의 아픔을 겪은 남자들의 이야기가 포르투갈의 높은 산과 연결되어 있는 얀 마텔의 천재적인 필력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1부 '집을 잃다'

1904년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하는데, 1주일 사이에 사랑하는 여자와 아이 그리고 아버지까지 잃은 토마스가 율리시스 신부의 글에 끌려 뜻밖의 보물 십자고상을 찾아 포르투갈의 높은 산으로 가겠다 다짐하며 숙부에게 차를 빌려 여행길에 오른다. 그는 목적지에 다다를 즈음 사내아이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를 내지만, 나도 모르게 일어난 일ㅇ에 불과하다며 갈 길을 가고, 십자고상을 마주했을 때는 예수님을 유인원일 뿐이라 모독한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시련이 절반만 끝났음에 흐느끼며 "아버지, 당신이 필요하다"라며 절규한다.

 

2부 '집으로'

1939년 병리학자 에우제비우 로조라가 업무를 사별한 아내 마리아를 만나 예수의 기적의 의미, 성경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담소를 나눈다. 그녀는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의 핵심에는 늘 가장 무거운 죄악- 목숨을 앗아가는 것-이 있다며 예수의 이야기도 결이 같다면서 복음서만큼 높은 도덕 수준을 보여주는 유일한 현대적 장르가 바로 저평가되는 살해 미스터리라고 이야기한다. 에우제비우 로조라는 아내가 예수 그리스도와 애거사 크리스티가 맞아떨어진다는 말이 거슬리지만 미소로 침묵한다. 그녀를 붙들고 싶지만 그녀는 떠나가고, 검은 상복을 입은 마리아 도르스 파수스 카스트루라는 여인이 들어와 남편의 시체를 가져와 자신을 남편의 시신 안에 넣고 봉합해 줄 것을 부탁하는데... 시신은 이미 침팬지와 새끼 곰을 품고 있지만, 마리아는 비집고 들어가 누워 '여기가 집이야'라며 되뇐다...

 

3부 '집'

1981년 토론토 상원 의원 이민자 피터는 아내 클래라가 세상을 떠나자 자신을 옭아맨 사슬로 여겨지는 것들을 내던지며 뿌리를 찾아 포르투갈 높은 산으로 돌아가면서 서사가 진행된다. 갑작스러운 포르투갈행에 주변에서는 의아해하지만, 그는 비밀리에 침팬지 오도를 사서 함께 떠난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 도착한 그는 마을 주민들로부터 집을 구해 오도와 평화로운 시간을 보낸다. 아들이 찾아오고 그가 머무는 집에서 발견된 마리아의 가방 덕분에 조부의 집임을 알게 된다. 침팬지 형상의 십자고상을 발견한 즈음, 피터는 오도와 산책을 떠난 그는 높은 바위에서 생을 마감하고, 오도는 유유히 사라진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1부에서 토마스가 집을 떠나 여행길에서 사고를 낸 아이가 2부에 등장해 그의 부모 이야기로 이어지고, 3부에서는 그의 친척이 이민 갔다가 포르투갈 집에 돌아온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남자의 서로 다른 상실의 이야기인가 싶었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써 내려간 얀마텔의 믿음, 종교관, 상실에 대처하는 인간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었다.

 

"삶이란 망각을 향해 달리면서도

집의 안락함을 느끼려는 노력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서글프게 인정하고 있다."p.47

 

얀마텔은 사랑을 잃은 우리는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소설 속 주인공들은 상실의 아픔에 대처하는 자세가 다 다르다. 그렇지만, 그 슬픔은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라는 미지의 장소로 이끈다. 실제로 포르투갈의 높은 산에는 산이 없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믿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제일 매료되어 읽었던 부분은 2부였는데 성경과 애거사 크리스티를 연계하는 얀마텔의 재치에 천재 작가라는 말밖에 안 나왔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은 피터의 흐느낌에 꼬옥 껴안아주며 위로하는 침팬지 오도의 따스한 포옹처럼, 상실의 아픔이라는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는 이들이 자신의 연약함을 드러내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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