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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 카이사르에서 콘스탄티누스까지, 제국의 운명을 바꾼 리더들 ㅣ 서가명강 시리즈 20
김덕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200년간 평화를 누린 팍스 로마나의 배경에는 로마의 군대가 있었고,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고사 성어는 지중해 제국 로마의 영향력을 방증한다.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서가 명강 20번째 도서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는 서울대 역사교육과 김덕수 교수가 로마를 이끈 네 명의 리더의 업적과 역량을 통해 시대를 전환하는 리더십에 대해 소개한다.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는 로마 문명이 서양 문명의 토대가 되는데 기여한 카이사르부터 초대 황제로서 팍스 로마나의 시작을 알린 아우구스투스, 로마 제국 장기 발전을 구축하고 그리스도교를 본격적으로 탄압한 디오클레티아누스 마지막으로 그리스도교를 공인하고 로마가 그리스도교 국가로 가는 길을 연 콘스탄티누스까지 네 명의 리더를 통해 1200년간의 로마사를 들여다본다.
'주사위는 던져졌다.'_ 카이사르
돌이킬 수 없는 길을 선택했음의 관용어로 쓰이는 '주사위는 던져졌다.' 등의 수많은 명언을 남긴 카이사르는 삼두정치로 혼란과 무질서를 수습하려 했으나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며 스물세 곳이나 칼에 찔리는 참담한 최후를 맞이한다. 카이사르는 빛나는 업적 못지않게 과실도 크다. 쿠데타를 일으켜 공화정의 전통을 파괴하고 권력을 독점해 자유를 압살했기에 독재자라 비난하는 동시에 로마를 강력한 지중해의 제국으로 발전시킨 영웅이라 평가하기도 한다. 권력의 정점에서 암살당하며 몰락했음에도 귀족들의 자유보다 다수 인민의 복지와 안녕을 보장하는 카이사르를 택했기에 불멸의 영웅으로 기억된다.
'천천히 서둘러라'_아우구스투스
카이사르에게 입양되어 후계자로 지목된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안토니우스와 레피두스와 함께 제2차 삼두정치를 시작하며 내란을 평정하고 제정을 시작한다. 카이사르를 신격화해 스스로 '신의 아들'이라는 입지를 굳혀 자유를 회복한 평화의 사도 나아가 황제로 거듭났다.
아우구스투스는 카이사르로부터 물려받은 엄청난 규모의 재산과 비옥한 옥토로 이루어진 이집트가 모두 황제의 자산이었다. 그렇게 개인 자산이 많다 보니 그는 나랏일에 자신의 돈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바로 이 점이 오늘날 정치권력을 장악한 이들이 공금을 제 돈인 양 사용하는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이 아닐까 싶다. p.104
디오클레티아누스는 3세기 로마의 위기를 수습한 황제로 로마제국의 구원투수라 불리기도 하지만, 로마 전통 종교와 도덕률을 회복시키기 위해 그리스도교를 탄압하며 황제 숭배를 강화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한 황제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서 유유히 말년을 보낸 이력 또한 평범치 않다.
콘스탄티누스는 로마제국을 하나로 통일 시키고, 밀라노 칙령과 공의회를 통해 그리스도교를 로마의 종교로 공인했으며, 새로운 수도 콘스탄티노폴리스를 건설한 만사를 바꾸고 뒤집어 놓은 사람이다.
로마는 역사와 예술에 조예가 깊은 여행가는 물론이고 처음 유럽을 여행한다면 첫 번째 방문지로 선택하는 지역이다. 로마를 알아야 서양 문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를 읽는 내내 나는 이탈리아를 여행하다 로마 시티투어하며 거닐던 바티칸 시티, 포로 로마노로, 스페인의 세고비아의 로마 수도교로, 크로아티아의 스플리트로, 터키의 이스탄불로 여행했던 추억을 곱씹었다. 다시 한번 로마의 지중해 제국으로의 영향력을 실감하며 내 눈에 담았던 여행지가 역사와 다시 만나는 시간이었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리가 살아가는 1년 365일도 로마 시대를 따르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연호 AD, BC가 로마 시대에 만들어진 그리스도교 연호다. 이처럼 로마사는 현재 진행 중인 것 같다. 역사는 반복되며, 후대의 평가에 따라 영웅이 되기도 하고, 잊히기도 한다. 독재자 카이사르가 후대에 영웅으로 추대되었던 이유를 곱씹어 보면 시대와 국경을 초월해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는 국가와 다수의 국민에게 유익했는지에서 결정됨을 알 수 있다.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로마나 지중해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가진 분들이라면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를 정독하기를 추천한다. 아는 만큼 보이듯, 여행지 곳곳에서 로마의 흔적을 깊이 있게 만나게 될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