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씽킹 WEALTHINKING (양장) -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켈리 최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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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상경하여 낮에는 봉제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야간 고등학교를 다녀야 할 만큼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소녀가 현재는 선데이 타임스에서 조사한 영국 상위 0.1%의 부자가 되었다. 맨바닥에서 성공을 거둔 그 소녀는 글로벌 기업인 켈리 델리의 켈리 최 회장이다. 켈리 최 회장은 자신을 변화시킨 부자로 만들어준 부자 마인드와 경영 노하우를 가지고 꿈을 이루기 위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사명으로 웰 씽킹을 출간했다.

 

웰씽킹은 인생의 밑바닥에서 싹튼 부의 씨앗이라는 부제로 저자의 성장과정과 글로벌기업까지 도달하는 내용을 다룬 1부와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웰씽킹이라는 부제로 성공에 도달하게 한 웰씽킹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다룬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웰씽킹의 핵심은 시각화이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10%의 의식과 90%의 무의식이 작용하며 90%를 차지하는 무의식의 세계를 어떻게 잘 통제하는냐에 따라서 목표에 도달할 성공 확률이 정해지는 것이다. 저자는 무의식의 힘을 이용하여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무의식을 이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는 시각화라고 말하고 있다. 저자는 매일 내가 원하는 가장 이상적인 삶을 상상하면서 자신의 잠재의식 속에 이미지를 심었다고 한다. 목표에 집중하면서 진정 이루고 싶은 마음으로 자신의 방향성을 정하면 성공을 위한 가장 영향력이 큰 도구가 된다.

 

다음은 시각화하는 여섯 가지 방법이다.

 

1. 사회적으로 성공한 나의 청사진 시각화

2. 인생 영화감독 시각화

3. 이상적인 하루를 보는 아침 시각화

4. 일을 이상적으로 그리는 긴장 시각화

5. 비우는 블랙홀 시각화

6. 비우는 저녁 시각화

 

시각화의 큰 특징은 채우기와 비우기로 구성되어 있다. 채우기는 자신이 원하는 것, 가지고 싶은 것, 되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선명하게 상상해서 무의식에 입력하는 것이고 비우기는 자신에게 방해가 되는 과거에 기억과 감정들을 모두 버리는 것이다. 저자는 꿈을 새기는 채우기 만큼 부정적인 생각을 비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부분을 강조한다.

 

웰씽킹에서 무의식은 의식이 몽롱한 상태에서 가장 활발히 일하기에 잠들기 직전의 10분과 아침에 기상할 때 10분 정도가 무의식의 시간이다. 저자가 매일 아침 눈뜨고 100번 정도 자신의 꿈을 반복하여 무의식을 훈련시켰듯이 오늘부터 나의 꿈을 위해 잠들기 전후에 무의식을 훈련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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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지도 - 위대한 정신을 길러낸 도시들에서 배우다
에릭 와이너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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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의 저자 에릭 와이너의 신작 『천재의 지도』는 위대한 정신을 길러낸 도시들에서 배운다는 부제로 위대한 천재들의 비밀을 찾아 도시를 여행한다.

 

천재는 기분 좋아지는 단어다. 그러나 저자는 어디서나 '천재'라는 말이 난무하는데, 모든 사람이 천재라면 아무도 천재가 아니라는 자명한 이치를 깨닫지 못한 채 천재 인플레이션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창조적 의미에서의 천재, 최고의 창조성을 가진 사람의 흔적을 찾아 기원전 450년 지성의 중심인 아테네를 시작으로 중국의 송나라 항저우, 피렌체 등 천재와 관련된 역사적 장소 여섯 도시를 거쳐 현대의 실리콘밸리를 마지막으로 여정을 마무리한다.

 

"진정 유일한 앎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1. 아테네, 천재는 단순하다.

모든 도약의 첫 단계는, 도약이 필요함을 깨닫는 것, 자신의 앎이 불완전함을 깨닫는 것이다.

2. 항저우, 천재는 새롭지 않다.

인생사가 다 그렇듯, 천재성 역시 타이밍이다. 중요한 건 몇 번 성공하느냐가 아니라, 몇 번이나 다시 시작하느냐다.

3. 피렌체, 천재는 값비싸다.

메디치가는 최고 중의 최고를 원했다. 메디치의 후원을 받는 예술가들은 돈이 없으니 생각할 수밖에 없다.

4. 에든버러, 천재는 실용적이다.

지성에 불씨를 당기는 데는 금지된 배움만 한 게 없다.

5. 콜카타, 천재는 뒤죽박죽이다.

창조적 혁신을 위해서는 외부 충격이 가해져야 한다. 매끄러운 표면에는 아무것도 달라붙지 않는다.

6. 빈, 천재는 의도의 산물이 아니다.

빈은 차선을 용납하지 않았기에 음악가에게서 최선을 이끌어냈으며 영감은 아마추어에게나 쓸모 있다고들 한다.

7. 실리콘밸리, 천재는 약하다.

빨리 실패하고 더 잘 실패하라.

 

커피를 마시면 생각이 빨라지지만, 차를 마시면 생각이 깊어집니다. p.110

 

아테네에서 소크라테스를 만나고, 플라톤에게 만남을 거절당하는 유머러스함, 고대 그리스에서 동양의 송나라로 넘어가 항저우에서 소동파와 마윈을 거론하며 동서양을 아우르는가 하면, 르네상스를 꽃피운 피렌체로 넘어가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천재적 두각을 드러낸 예술가의 삶을 조우한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차르트와 프로이트의 자취를 살펴보면서 철학, 문학, 예술, 심리 인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의 지성에 감탄이 나온다.

 

소크라테스가 말한다. 좋았어. 그대의 무지를 깨닫는 것이야말로 모든 지혜의 출발이라네. 고대의 제자 프로이트가 고개를 끄덕이며, 지나친 확신은 분명 깊은 불안을 감추는 것이며 이는 아마도 우리 엄마와 관계가 있을 거라고 덧붙인다. 데이비드 흄은 소크라테스와 프로이트에게 맞장구치는 한편 실리콘밸리의 역사를 모른다면 결코 실리콘밸리를, 아니 어디도 알 수 없을 거라고 덧붙인다. 그러면 나는 영영 어린아이로 남을 것이다. 이제 어른이 될 때다. p.446

 

<천재의 지도>는 촌철살인의 유머로 독자를 사로잡는 에릭 와이어나 세기말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인간의 창의력에 대해 유쾌하게 이야기하는 듯한 책이라 흥미롭다.

 

에릭 와이너는 위대한 문명은 제각각의 이유로 위대해졌지만 무너지는 이유는 하나, '오만'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천재는 유전도 아니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창조성을 적재적소에 최고로 발휘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저자는 창조성은 사람과 장소의 교차로에서 펼쳐지는 관계라고 이야기한다.

 

에릭 와이너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다만, 편집이 조금 아쉬웠다. 자간과 서체, 폰트의 미세한 차이가 가독성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의 필력 덕분에 눈의 피로도를 이겨내고 지성의 오디세이로 차 한잔 음미하듯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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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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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21년 에드거 상 수상작인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빈민가 아이들의 실종사건을 직접 수사하러 나서는 아이들의 모험담을 담은 추리소설이다.

 

보라선 열차의 종착지, 스모그가 가득한 인도의 한 빈민가에서 아이들이 하나씩 실종된다. 그러나 경찰들은 손 놓고 있자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평소 '경찰 순찰대' 드라마 애청자인 9살 소년 자이는 친구 파리, 파이즈와 함께 '보라선 정령 순찰대'를 조직해 사라진 친구를 찾아 나서며 보라선 열차를 탑승하는데...

 

왜 아이들이 보라선 열차를 타고 위험한 도시까지 오게 됐는지 의아한 이들에게 자이는 당당하게 말한다.

"가난하다고 경찰이 신경을 안 써주니까요."

 

"경찰이 바하두르 엄마한테도 그랬대, 아들 스스로 가출한 거라고. 옴비르 엄마 아빠한테도 그렇게 말했고." 파리가 말한다. " 그래야 자기들이 편하니까.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야. 우리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우리 잘못인 거지. 우리 집에서 티브이가 사라지면 우리 중 누가 훔친 거고, 우리 중 누가 살해되면 우리끼리 싸우다 죽인 거고."

 

실종되는 아이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동네는 술렁이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외출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이의 누나 루누마저 실종되자 자이는 본격적으로 범인 색출에 나선다. 자이를 못 미더워하던 아버지는 비록 누나를 찾지는 못했으나 자이를 진짜 영웅이라고 인정한다. 보라선 정령 순찰대가 없었다면 범인을 잡지 못했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경찰이 이제야 제대로 수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아이들의 실종 사건을 중심으로 빈부격차에서 더 크게 두드러지는 성차별, 종교적인 갈등과 부조리를 고발한다. 아이를 유괴해도 부모에게 협박조차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당황스럽다. 협박해도 몸값을 지불할 수 없는 빈민가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괴된 아이들은 노예로 팔린다고 한다.

 

인도 출신 저자 디파 아나파라는 뭄바이와 델리에서 기자 생활을 하던 중 빈곤 가정의 어린이들이 실종되는 사례를 목도하게 된다. 인도에서는 지금도 하루에 180명의 아이들이 실종되고 있지만 유괴범이 체포되거나 잔혹한 범행이 알려질 때 매스컴에 알려질 뿐, 아이들의 실종 사건과 불평등의 문제는 거론되지 않는다고 한다. 저자는 단순히 통계수치로 끝나지 않기를 바라며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불확실성 속에서 하루하루를 근근이 살아가는 아이들이지만, 해맑고 티없는 아이들의 모습에 마음이 저려온다. 반면에 부각이 되었던 것은 이웃들의 정이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그들은 남의 집 일을 봐주면서 살아가는 넉넉치 않은 형편이지만, 서로의 삶을 돌봐주는 온기가 있었다. 비극의 연속에서도 더욱 빛난 세 꼬마의 우정, 동네 주민들의 따스함이 스모그 가득한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희망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늘이든 내일이든, 인간은 누구나 가까운 사람을 잃게 될 거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넝마주이 대장이 말한다. "자기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늙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운이 좋은 사람들이고. 하지만 그들조차도 어느 순간에는 깨닫게 될 거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언젠가는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걸. 우린 이 세상에서 한 점의 먼지에 불과해. 햇빛을 받으면 한순간 반짝이다가 곧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먼지. 그런 사실을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우도록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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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는 나를 위해 가꿉니다 - 나이 들수록 더 건강하고 품격 있는 사람들의 32가지 습관
뽀따(김보연)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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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만 유튜버 뽀따가 운영하는 '뽀따TV'에 소개된 4060을 위한 피부, 패션, 헤어, 건강, 마음 관리법을 모은 <50부터는 나를 위해 가꿉니다>는 외모를 가꾸는 법을 넘어 '인상은 부드럽게, 말투는 여유롭게, 태도는 우아하게!' 인생의 선배로서 마음을 단단하게 하고, 세상 살아가는 지혜를 전해준다.

 

옷집을 운영하는 50대 유튜버가 피부관리숍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중년의 시간을 가꾸며 살아가는 책이겠지 하며 편한 마음으로 읽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안락함과 편안함을 추구하는 나의 삶에 경종을 울리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게으른 뇌가 시키는 대로 편안함만 추구하며 살다가 목표 의식도, 삶의 의미도 잃고 몸도 마음도 확 늙어버리는 것이다.' p.18

 

저자는 이젠 편하게 살고 싶다는 하소연은 사실 나 자신을 찾고 싶다는 외침이라며, 세상이 나를 번번이 주저앉힐라도 나만은 마음의 외침을 들어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평온하고 안락한 삶에서 밀려나 낭떠러지로 떨어진 경험이 있었기에 마음이 풍성한 빛나는 보석이 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상처투성이인 손으로 낭떠러지를 기어오른 경험이 있기에 누군가에게 위로와 용기와 눈물을 나누어 줄 수 있다고 말이다.

 

"그 시절을 견뎌낸 쉰다섯의 나는 스무 살의 나보다 강하고 서른 살의 나보다 단단하며 마흔 살의 나보다 현명하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아니, 지나온 모든 시절의 내가 좋다."p.25

 

나이 감옥에 갇혀있지 말고, 오늘 치의 다정함을 내일로 미루지 않는 환대 받는 사람이 되라고 권한다. 저자는 <50부터는 나를 위해 가꿉니다>라는 제목답게 4060 피부에 맞는 메이크업 기본 법칙과 메이크업 노하우를 공개한다.

 

★ 4060 피부에 맞는 메이크업 기본 원칙★

첫째, 피부 표현은 최대한 얇고 가볍게 한다. 피부 톤만 정돈한다는 느낌으로!

둘째, 세련되고 기품 있어 보이려면 포인트 메이크업의 색상에 유의한다.

셋째, 파운데이션 21호를 선호하는 한국 여성들의 피부에는 대체로 피치 코럴 색상이 잘 어울린다.

 

★ 4060 메이크업 노하우★

1. 4060일수록 프라이머는 필수다.

2. 파운데이션은 두껍게 바르면 망한다.

3. 잡티 커버는 파운데이션이 아니라 컨실러로

4. 기초 메이크업의 마지막은 파우더 팩트로

5. 블러셔로 10년 더 젊고 생기있게.

6. 노즈 음영은 콧대 바깥쪽으로

7. 아이 메이크업의 기초공사는 아이섀도

8. 아이라인은 눈꼬리 부분만 그려 눈매를 깊이 있게 만든다.

9. 눈썹은 헤어 컬러에 맞춘다.

10. 입술에 생기가 돌아야 젊어 보인다.

 

이외에도 피부 속 노폐물을 정리해 주는 림프마사지 방법, 스페셜 핸드 마사지 방법, 간헐적 단식으로 몸매 유지하는 법 등 평소 그녀가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비법을 아낌없이 알려준다. 림프마사지는 QR코드가 제공되어 영상을 보며 따라해도 좋을 것같다.

 

<50부터는 나를 위해 가꿉니다>는 환심을 사려 하지 말고 진심을 전하는 것만이 상대방의 마음을 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대화의 센스와 진심을 강조하는 저자의 삶의 철학이 녹아있는 책이었다. 언제부턴가 나는 한 살 한 살 나이 먹는 것에 연연하기보다 나이에 맞는 우아하고 기품 있는 삶을 살아가자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세월이 흐르면서 늙는 것이 아니라 매일 새로워지는 것이다'라는 에밀리 디킨스의 말처럼, 오늘 치의 다정함을 내일로 미루지 않으며 나날이 새로워지는 삶이 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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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의 간식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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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키 문구점』의 작가 오가와 이토의 신작 소설 <라이온의 간식>은 시한부 말기 암 환자들의 생의 마지막을 추억의 간식과 음식을 먹으면서 온기를 느끼는 따스한 이야기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먹고 싶은 간식은 무엇인가요?"

 

서른셋의 시즈쿠는 암 투병 중 시한부 선고를 받고 레몬 섬에 자리한 '라이온의 집'이라는 호스피스에 입소한다. 바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호스피스 라이온의 집은 관리자 마돈나를 주축으로 말기 암 환자들의 마음을 보듬어주면서 생의 마지막 시간을 자유롭게 보내는데 주안점을 둔다. 그렇기에 규칙은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할 뿐. 단, 라이온의 집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 일요일의 간식 코너로 '라이온의 간식'이라는 책의 제목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는 대목이다.

 

"매주 일요일 오후 3시부터 간식 시간이 열립니다. 게스트는 한 번 더 먹고 싶은 추억의 간식을 주문할 수 있답니다. 매주 한 분의 사연을 뽑아서 그분의 추억의 간식을 충실히 재현하죠.

어떤 맛이었는지 어떤 모양이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먹었는지 되도록 구체적으로 추억을 써주시면 됩니다. 그림으로 그려주는 분도 계신답니다."

 

'간식은 몸에는 필요 없는 것일지도 모릅니다만, 간식이 있어서 인생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간식은 마음의 영양, 인생의 포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라이온의 집 관리자 마돈나는 맛있는 것 먹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먹으며 최대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세상을 떠나야 후회가 없음을 알았던 것 같다. 간식 앞에 선 누구나 어린아이가 되듯 누군가의 잊히지 않는 추억의 음식을 재현해 냄으로써 잠시나마 추억 여행을 하는 소중한 시간을 선물한다.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로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상해버린 암 환자들은 항암 치료를 선택한 자신을 질타하곤 한다.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으려 고통을 참았건만 가혹하게도 치료 전보다 상태가 더 나빠져 차라리 추억거리나 만들 걸 하며 후회하는 이가 적지 않다. '라이온의 집'은 몸과 마음이 다 멍들어버린 지친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호스피스로, 웰빙만큼이나 웰다잉이 중요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우리는 누구나 죽음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두고 자신의 색을 입히며 살아간다. 열심히 살다 보니 마주한 죽음의 문턱에서 감사가 나오기 쉽지 않겠지만, 세상을 떠나는 이들의 마지막을 담담하게 지켜주며 어루만져 주는 마돈나의 한 마디 한마디가 따스하게 다가온다.

 

"힘껏 불행을 삼키고, 토하는 숨을 감사로 바꾸면 당신의 인생은 곧 빛이 나겠지요." p.84

 

소설의 주인공 시즈쿠는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친부모에 대한 기억이 없다. 엄마를 대신해 시즈쿠를 거두어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아빠로서 부족함이 없던 삼촌이었지만, 삼촌이 결혼한다고 하자 시즈쿠는 버림받은 것처럼 상처받는다. 혼자라고 느끼던 시즈쿠는 죽음을 목전에 두고 엄마의 영을 마주하며 죽어서도 그녀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왔다는 엄마의 고백에 30여 년간의 설움이 눈 녹듯 사라진다.

 

"무엇이 중요한가 묻는다면 지금을 살아가는 거야. 자기 몸으로 느끼는 것. 눈으로 보고 감동하고 만져보고 냄새를 느끼고, 그런 게 지금 엄마는 너무나 그리워. 몸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으니까. 그런 게 의미가 있었다는 걸 엄마는 죽은 뒤 처음으로 알았단다."p.223

 

이어서 삼촌이 찾아오고 그녀를 만나고 싶어 하는 동생이 있다는 말에, 자신은 혼자가 아니라 위로받는다. 라이온의 집은 다양한 연령대의 저마다의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모여 자신에게 주어진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서로 위로가 되어주며 생을 마감하는 따뜻한 이야기다.

 

'내일이 오는 걸 당연하게 믿을 수 있다는 건 정말로 행복한 일이구나.'p.9

 

그 어느 때보다 살아있음을 느끼고, 살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이들이 죽음을 받아들이고 평온한 마음으로 다잡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라이온의 간식>에서 저자는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인생은 다 내가 선택한 삶의 결과이기에, 나 스스로가 축복해야 한다며 생사의 기로에서 고통받는 이들의 상처받은 영혼을 다독인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지만 사자가 적이 덮칠 거란 걱정 없이 살아가듯, 하루하루를 두려워하지 말고, 웃는 얼굴로 살아가라고 말이다.

 

'산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빛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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