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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지도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여행
에릭 와이너 지음, 김승욱 옮김 / 어크로스 / 2021년 9월
평점 :
인생에 정답이 없듯 행복 또한 정답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쉴 새 없이 행복을 찾는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을 찾아 떠난 에릭 와이너는 <행복의 지도>에 행복하기로 손꼽히는 나라를 둘러보면 행복에 대한 정의를 지도로 그려냈다.
"행복은 결코 좋은 시절의 사치품이나 달콤한 사탕이 아니라,
불행의 바람에 맞서는 성채라는 느낌이 온다. "
연휴 마지막 날 오전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창가에서 <행복의 지도>를 펼쳐 들었다. 네덜란드와 스위스 그리고 부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네덜란드 거리의 수많은 노천카페들, 융 프라우호에 오르며 처음 밟았던 스위스의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에 젖어 들었다. 금융업으로 부유한 국가임에도 부를 과시하지 않고 수수하게 살아가는 스위스인들의 삶이 무척이나 고결하게 느껴진다.
어떤 이는 스위스인들이 행복해하는 이유를 언제든 자살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스위스의 화장실은 어디나 깨끗하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은 자연과 깊은 유대감을 갖고 '내 모습 그대로' 살아가는 문화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외에도 국가 주도하에 국민 행복 총량을 높이기 위해 애쓰는 세계행복지수 1위 국가 부탄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는가 하면, 국민 세금 없이도 잘 돌아가는 부유한 국가 카타르는 돈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행복은 실패할 수 있는 기회라는 아이슬란드, 행복은 여기 아닌 다른 곳에 있다는 몰도바, 행복은 생각하지 않은 것이라는 태국, 행복은 좋은 인생의 부산물이라는 영국, 행복은 모순이라는 인도, 마지막으로 행복은 마음 둘 안식처라는 미국까지 수만 킬로의 행복을 찾는 여행길을 소개한다. 에릭 와이너의 행복 여행기 <행복의 지도>는 행복한 나라는 외형적인 조건보다 각 나라의 국민성과 문화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행복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숨겨둔 돈과 같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좋은 시절에 느꼈던 행복한 기억 덕분인 것 같다. 유럽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가 바로 노천카페에서 느긋하게 마시는 커피 한 잔의 여유이듯, 행복은 여유로운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
비 갠 뒤, 파란 가을 하늘을 뽐내는 창가에 앉아
잔잔히 울려 퍼지는 피아노 재즈 선율을 들으며,
향긋한 티 한 모금과 함께
<행복의 지도>를 읽는 나를 보며,
'완벽하다. 이게 행복이지'라며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