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 - 프로이트가 조언하는 후회와 자책에서 벗어나는 법
강은호 지음 / 생각정원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타인으로부터 마음에 상처받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족, 애인, 친구, 직장동료와 같은 가까운 관계를 비롯하여 오늘 처음 본 사람에게 이르기까지 상처를 받은 대상도 상황도 다양하다. 문제는 우리는 상처받는 것에 대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익숙해져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음의 상처가 제대로 치료되지 않고 내면에 남아 있다면 자신의 인생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있을 수 있다.

<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은 정신분석 전문가이자 정신건강의학 전문의가 자신의 환자들을 상담하면서 그들이 자신의 내면을 보며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점차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고 과거와는 다른 안정적인 관계로 나아가는 보며 더 많은 사람들이 정신분석을 대한 도움을 받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특히 정신분석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내용들과 자신의 상담 경험들을 접목한 부분이 특징이다.

다음은 저자의 상담을 받았던 70대 할머니의 일화다. 할머니는 50년 전 시집을 와서 시집 식구들에게 부당하고 가혹하게 시집살이를 했다고 한다. 이미 괴롭히는 시집 식구들은 세상에도 없고 할머니도 50년 전의 일들에 대해 상당수가 기억에서 지워졌지만 그때의 감정은 몸 안에서 그대로 느끼고 있어 울분을 삭이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프로이트는 무의식의 가장 큰 특징의 하나로 어떤 사건을 겪은지 20년이 지나고 많은 부분이 기억에서 사라져 버린 상태라고 해도 어떤 대상과 관련되어 있는 감정은 그대로 남아 있다는 무시간성을 들었다. 70대의 할머니에게도 50년이면 강산이 5번도 넘게 변할 만큼의 시간이지만 감정에 대한 마음의 시계, 내면의 시계는 전혀 흐르지 않은 것이다.

<상처받은 나를 위한 애도 수업>에서는 자신이 마음의 상처받은 것으로 인하여 인생에 대한 상실감을 해소하고 마음속의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가는 것을 애도라는 표현으로 사용했다. 마음의 상처를 제때 애도해 주지 않으면 평생 나의 무의식 속에서 살아갈지도 모르며 결국은 나를 더 힘들게 할 수 있다.

다음은 저자가 제시한 애도 방법들이다. 아파하되 자책하지 않기 위해 내 탓으로 벗어나려 해야 하며 마음의 무시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충분히 분노하고 온전히 슬퍼해야 하며 오직 나를 위해 울면서 공허한 내면을 채워 나가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서 자유로워질 것을 권하고 있다.

상실과 애도의 과정이 반복되면서 우리의 마음이 성장해 나가는 필수조건이자 충분조건이다. 나를 위한 애도 시간을 가지며 자유로운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핵심만 남기고 줄이는 게 체질 - 필요한 만큼만 읽기, 쓰기, 말하기, 생각하기, 행동하기
김범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인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바쁘다', '할 일이 너무 많다', '24시간도 모자라다'다. 빡빡한 스케줄이 삶을 유익하게 산다고 생각했었는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쉼'과 '안식'이라는 뜻밖의 행복을 느끼면서 삶의 루틴을 간소화하는 게 나의 행복이라 생각했다. <핵심만 남기고 줄이는 게 체질>의 저자는 자신의 생활의 모든 영역을 '줄이는 체질'로 바꿔 여유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양보다 질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효율적인 삶을 위해서는 일상의 덜어내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덜어내면 일상이 가벼워져 삶이 여유로워진다는 이야기다. 일상의 덜어내기를 습관화하기 위해 필요한 만큼만 읽고, 쓰고, 말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라고 권하며 5가지 영역의 줄이는 실전 방법을 알려준다.

읽기: 지금 나에게 유익한 책, 재미있는 책을 필요한 만큼만 읽는다

쓰기: 상대가 이해하기 좋은 호흡과 방식으로 필요한 만큼만 쓴다.

말하기: 상대에게 호응하고 할 말이 없을 때는 침묵하며 필요한 만큼만 말한다.

보기: 아까운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되지 않게 선별하고 걸러내어 필요한 만큼만 본다.

생각하고 행동하기: 하고 싶은 일을 다 하고도 여유 있는 삶을 위해 필요한 만큼만 생각하고 행동한다.

저자는 다독보다 소독가가 되라고 권하고, 대단한 책을 읽으려고 하기보다 자신의 프레임을 가지고 책의 목차를 보고 읽을 부분을 셀렉트 해서 읽으라고 권한다. 다독가이자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 양서를 골라 읽어야 하는 부분은 공감하지만, 독서의 기본은 끝장을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독서습관이 들지 않은 사람에게 발췌독이 습관이 되는 것은 조금 우려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고, 책의 모든 부분을 이해하지 못해도 와닿는 한 문장을 찾아낸다면 충분하다는 말에는 공감한다.

불필요한 요소를 생략하면 글이 편해지고, 쉽고 간결하게 쓸수록 더 많은 것을 전달할 수 있기에 쓰기에도 덜어내기가 필요하다. 링컨의 명연설도 10문장에 불과했으며, 세상에서 가장 좋은 품사는 감탄사라고 이야기하며 말을 줄이면 대화가 풍성해진다고 한다. 좋은 것만 눈에 담고, 봐야 할 것만 보면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게 된다고 한다. 쓰레기를 그대로 두면 더 많은 쓰레기가 쌓이듯, 최고의 인테리어는 버리는 것에서 시작해서 끝이난다며 최대한 줄일수록 삶이 평온해진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핵심만 남기고 줄이는 게 체질>에서 인생의 모든 것을 줄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잠' 만큼은 절대 줄이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불필요한 것들을 줄여야 제대로 된 나 자신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알면서도 참 실천하기 어렵다. 코로나를 겪으며 바쁘게 사는 것보다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이 인생의 진정한 행복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중한 것에 집중하기 위해 덜 소중한 것을 덜어내면서 일상을 단순하고 건강한 루틴을 만들어 인생의 고수가 되길 바라본다. 맥시멀이 편한 사람이지만 삶의 모든 영역에서 미니멀 라이프를 다시 시도해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권으로 끝내는 서울 재개발 투자지도
이은홍.김인만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며 자신의 능력만으로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기란 꿈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한 권으로 끝내는 서울 재개발 투자지도>의 저자는 서울 재개발에 아직도 투자 기회는 있다면서 재건축과 재개발에 대한 개념 정리부터 서울 재개발 핵심 구역을 소개한다.

한강 르네상스를 이루겠다던 오세훈 시장이 돌아오며 부동산 시장이 들썩인다. 정부는 작년에 집값 상승을 막겠다며 쏟아낸 계약 갱신청구권, 임대차 3법 등 부동산 정책을 비롯해 다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뿐만 아니라 취득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중과세하며 부동산시장을 압박했지만, 서울의 집값은 유례없이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집값의 시세가 오른 것과는 상관없이 종부세 납부의 기준은 2005년에 과세 표준 기준에 맞추고 세율만 올리다가 이제는 공시가격 자체를 시가로 반영해 서울에 웬만한 중형 아파트를 가진 사람이라면 종부세를 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투자하려고 해도 재건축과 재개발 규제가 만만치 않은 것은 물론이고 세금폭탄의 우려도 있으니 사전에 수익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투자해야 돈 쓰고 속앓이 하지 않을 수 있다. 우선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남에 집중되어 주거환경이 양호하지만 노후된 아파트를 개량하는 사업인 반면, 재개발은 서울 대부분 지역에 고르게 분포해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의 도시환경 전반을 개선하는 작업이다. 주로 단독주택이나 다세대주택 등 노후화된 주택을 대상으로 재건축 조합원들의 이해관계보다 복잡하기 때문에 사전 분석과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재개발 투자의 기본 개념인 지역주택조합, 가로주택정비 사업, 공공재개발 등의 개념과 수익성 분석방법을 알려주고, 신흥 부촌인 마용성 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자가 관심을 가져볼 만한 지역을 소개한다. 이외에도 잠깐 부동산 상식 코너를 통해 입주권과 분양권의 차이, 조정 대상 지역 지정 시 규제, 양도세 중과를 피하는 방법, 취득세 등 부동산 투자 시 필요한 상식을 꼼꼼하게 설명해 준다. <한 권으로 끝내는 서울 재개발 투자지도>는 서울 재개발 투자 지역에 대해 정보를 상세히 담고 있어서 서울 재개발 지역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유용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로나 크래시 - 팬데믹은 (국가독점)자본주의를 어떻게 다시 일으켜 세웠는가
그레이스 블레이클리 지음, 장석준 옮김 / 책세상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의 위기에서 각국의 중앙정부의 해결방안은 비슷했다. 초저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경제가 회복할 기미가 보일 때까지 지속적으로 유동성 공급정책을 내놓았다. 경제 위기 상황이 오면 이제는 당연시 돼버린 무한 양적완화 정책이 가져오는 불편함은 무엇인가?


경제 위기 상황이 오면 국가는 화폐를 무제한으로 발급할 수 있는 권한과 전례 없는 경제 개입이 가능한 힘을 가지게 되는 시대가 돼버렸다. 한마디로 국가독점자본주의 시대가 된 것이다. 어떤 사회에서든지 권한과 권력이 한 곳을 집중되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코로나 크래시>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국가에 집중되는 권한의 피해와 해결방안에 대해 급진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영국의 좌파 청년이 100페이지가 조금 넘는 시사 문제나 소논문 형태인 팸플릿 형식으로 출간되었다.

현실적으로 경제 위기가 왔을 경우 양적완화를 대체할 만한 경제 정책은 없다. 10년 이상 지속된 최악의 경제 대 불황인 대공황사태도 양적완화 정책을 사용했다면 오지 않았을 거라고 하는 경제학자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임시 비상사태에서 사용된 양적완화 정책의 후유증 또한 적지 않다고 한다. 정책의 수혜자는 대기업과 거대은행 그리고 그들을 백업한 국가 정치적 기득권 세력이 대부분을 가져가기 때문이며 결국에는 부익부 빈익빈이 더 심해지는 양극화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코로나 팬데믹이 진정되는 시기에서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한다.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최우선시 되었으며 동시에 집중되었던 우선 자본주의에서 벗어나서 민주주의와의 균형 잡힌 사회 복구를 위한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각국의 무한 양적완화 공급으로 인해 조금씩 경제지표가 회복되는 나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장기금리는 높아지며 유동성 공급을 회수하는 테이퍼링을 논의하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저자의 주장 대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균형을 잡을 정책들이 필요한 시기들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의 한 조각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뉴욕 현대 미술관에 소장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 앤드루 와이어스의 <크리스티나의 세계>를 소재로 앤드루 와이어스와 작품의 여주인공의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 『세상의 한 조각』은 세상에는 저마다 감당해야 하는 짐이 있음을 서정적으로 풀어냈다.

앤드루 와이어스는 어린 시절 몸이 약해 홈스쿨링을 했는데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천재적인 감수성으로 영혼을 울리는 작품을 그려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작품 <크리스티나의 세계>의 주인공 크리스티나는 소아마비를 앓는 여성이다. 풀밭에서 단정한 분홍색 원피스를 입고 언덕 위의 집을 향해 기어갈 듯 앉아있는 모습은 비정상적으로 가냘픈 팔과 마비되어 뒤틀린 다리로 평범한 일상을 동경하는 절망감이 느껴지는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가려는 의지가 보인다. 아마도 작가는 평소 친분이 있던 작품 속 크리스티나에게 동병상련을 느끼면서 타인이 그녀에게서 발견하지 못하는 아픔 너머에 내재되어 있는 그녀의 감정을 끌어내 작품에 그려낸 것 같다.

배경 설명이 없어도 한 번 보면 마음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작품인 <크리스티나의 세계>지만, 베스트셀러 『고아 열차』의 작가 크리스티나 베이커 클라인 손으로 재해석한 명작의 비하인드스토리는 작품 이상으로 아름답고 섬세하다.

소설『세상의 한 조각』에서 크리스티나는 앤디가 그린 <크리스티나의 세계>를 보고 '이건 세상에 띄우는 나의 편지, 세상은 내게 절대 답장을 보낸 적 없지만.'이라 생각하며 앤디에게 "다른 사람 어느 누구도 보지 못한 걸 표현했네."라고 말한다. 그림 속의 들판과 하늘은 세상의 작은 일부분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크리스티나에게는 세상의 전부다. 마비된 몸과 나이 들면서 기력이 약해지면서도 가끔 젊은 아가씨로 느끼는 그녀의 바람, 태어난 집에서 탈출하고 그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것, 그녀의 세상은 제한적이지만 한계가 없음을 보여준다.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알아봐 주는 것이라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은 총명했지만 소아마비 때문에 학업을 그만두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없었던 그녀의 삶, 동정 어린 시선으로부터 자신만의 성을 견고하게 쌓고 외롭게 살면서도 동생의 도움 없이는 살아가기 힘들어진 그녀 때문에 동생의 인생마저 고립시켰다고 자책하는 크리스티나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흘러가며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그녀가 가장 원하는 것, 그녀가 진심으로 갈망하는 것은 남들과 같다. 알아봐 주는 것.

그런데 보라. 알아봐 주고 있지 않은가.'

『세상의 한 조각』은 앤드루 와이어스의 <크리스티나의 세계> 작품 속 주인공의 이야기이고, 크리스티나와 앤드루 와이어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었었는데, 한 여인의 삶을 한 폭의 그림으로 남긴 감동적인 스토리를 문학작품으로 읽고 나니 <크리스티나의 세계>라는 작품을 두 눈으로 감상하며 마음의 울림을 느끼고 싶어진다. 코로나가 진정되면 뉴욕 MOMA 미술관에 가서 여운을 느껴보고 싶다.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매력적으로 느낄 테지만, 예술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감동적인 이야기에 매료될 아름다운 소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