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B2B, 뛰는 플랫폼
김필석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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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은 크게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 사이의 인터넷 상거래,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와의 거래, B2G(business to government) 기업과 정부의 인터넷 전자상거래, C2C(Customer to Customer)로 나누어진다. 기업의 판매 방식은 크게 보면 보통 B2B와 B2C로 나누어서 영업전략을 세우고 있으며 이 방향에 따라서 기업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현재 대표적인 B2B 기업인 IBM과 델도 사업을 B2C 시장을 위주로 시작했다. 개인이 사용하는 PC를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하여 B2B 시장으로의 영역을 확대하여 성공한 경우이다. IBM은 B2C 시장의 주력 아이템인 PC 라인업이 생산성과 영업이익이 떨어진다고 판단하여 매각하고 B2B 고객을 대상으로 서버 저장 장치와 종합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회사의 경쟁력을 확보한 케이스다. 또한 일본의 상징적인 소니, 히타치, 파나소닉도 2008년 금융위기 전후로 시작된 경영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있어서 B2B 기업으로서의 성공적인 변신이 한몫했다. 특히 소니는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14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발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극복하고 2013년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여기에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B2C 사업기반의 사업부와 불필요한 자산들을 매각하고 TV 부품, 이미지센서, 콘텐츠, 등 경쟁력이 있는 제품으로 전환하여 2017년에는 역대 최고의 매출과 이익을 달성한다. 파나소닉 역시 TV, 생활가전 등 B2C 제품 중심의 사업기반을 B2B 전자 부품인 자동차 카메라 센서, 초음파센서, 자동차용 배터리 등을 중심으로 회사로 변신하여 놀라운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하면서 B2B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이다.

 

걷는 B2B, 뛰는 플랫폼에는 역사학자 토인비가 사용했던 휴브리스(hubris)라는 역사 해석학 용어가 나온다. 휴브리스는 과거에 성공한 경험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가치를 과대평가하여 자기 오류에 빠진다는 의미다. 현재의 성공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으며 겸손한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성공의 길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의 발달로 향후에는 B2B, B2C의 경계가 무의미 해지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며 우리는 그 변화를 한국의 실정에 맞게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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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자의 인문학 - 천천히 걸으며 떠나는 유럽 예술 기행
문갑식 지음, 이서현 사진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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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곳곳을 관찰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며 산책하듯 여행을 할 때 여행의 진가를 맛볼 수 있다. 유명 관광지만 도장 찍듯 바쁘게 돌아다니기 보다 시간을 충분히 들여 세심하게 바라보는 관찰자가 되어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여행을 대하는 자세가 바뀌게 된다. 나는 예술 작품의 뒷이야기만큼 그 나라의 역사와 여행지를 깊이 파악하게 해주는 소재가 없다고 생각한다. 처음 유럽여행을 떠날 땐, 여행지 정보를 찾기 급급했고, 그 나라의 역사를 추가적으로 공부했다. 유럽여행을 많이 다닌 지금은 예술작품, 그 나라의 명작들을 섭렵하고 떠나 여행지를 즐기고 있다. 이런 내게 위대한 예술가 15인의 흔적을 찾아가는 <산책자의 인문학>은 매력적인 책이었다.

 

처음 시작인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의 단테의 이야기는 피렌체를 여행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일 것이다. 단테 알리기에리가 연인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난 장소라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로맨틱한 장소로 변하는 베키오 다리는 이전에 귀족들의 비밀통로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냥 보기엔 시가지를 잇는 다리에 불과해 보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낭만적이고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계기가 된다. 저자는 클림트, 모차르트부터 랭보와 카사노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예술계를 넘나들며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준다.

구스타프 클림트가 오스트리아 빈(비엔나)의 카사노바로 불리는 바람둥이였지만, 한 여성에게만큼은 숙맥이었다는 사실 또한 흥미로웠다. 우리에게 익숙한 그의 명작 '키스'의 모델인 에밀리 플뢰게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플라토닉 한 러브를 이어간 그의 이야기, 모차르트와 카사노바의 이야기 도 흥미롭다.

모차르트가 오페라 '돈 조반니'를 작곡하고 있을 무렵, 예순 중반이 된 노년의 카사노바가 그를 찾아간 적이 있다고 한다. 카사노바는 모차르트에게 자신의 화려한 여성 편력을 자랑하며, 돈 조반니보다는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부도덕하고 문란한 주인공 돈 조반니를 주인공으로 한 오페라를 쓰던 모차르트마저 카사노바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고개를 저으며 이렇게 말했다."카사노바보다는 돈 조반니가 훨씬 낫겠다."

 

 

 

 

숨겨진 이야기처럼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을까. 열정 많은 예술인들 그리고 그들의 작품의 숨겨진 이야기에 빠져 있다 보면 예술에 한층 다가선 듯하다. 나의 여행의 질을 높이고 온전히 여행에 집중하고 즐기기 위해 예술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연구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직접 찾기 힘들 때, 저자가 정리한 이 <산책자의 인문학>을 펼쳐보면 좋을 것 같다. 많은 삽화들과 술술 읽히는 글들이 나를 유럽의 한 도시로 여행시켜 줄 테니까. 답답한 일상에 르네상스를 선물해주는 보석 같은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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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만난 붓다 - 불교 명상과 심리 치료로 일깨우는 자기 치유의 힘
마크 엡스타인 지음, 김성환 옮김 / 한문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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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을 보는 새로운 안목을 갖고 세상 속으로 되돌아 볼 수 있는 보물 같은 책"이라는 찬사를 받는 <진료실에서 만난 붓다>는 심리치료가 전하는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는 여덟 가지 태도에 관한 이야기다. 특히 정신과 전문의의 심리 치료에 불교의 팔정도를 접목한 부분이 참신하다.

 

오랜 임상 경험을 쌓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는 불교적 관점을 심리 치료에 녹여 명상과 심리 치료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치료를 받는 사람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처럼 가장할 필요가 조금도 없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솔직하게 드러낼 기회를 갖는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치유 효과를 가져다주는 비법 중 하나가 바로 이 태도에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심리적 상처 부위에 거울 같은 관심을 비추는 과정이란 점에서 심리 치료의 본성이 명상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알려준다. 명상은 이른바 혼자 하는 심리 치료이고, 심리 치료는 둘이 하는 명상과 같은 것이다. 저자는 정신과 의사인 자신이 사용하는 치유 방법을 독자들에게 공유하면서 독자 스스로 자신의 잠재력을 이용해 자기 스스로 치유하는 의사가 되기를 권한다.

불교의 붓다와 심리학의 아버지인 프로이트가 공통으로 중시하는 것은 '현실 직시'다. 싫은 것을 밀쳐 내지도, 좋은 것을 움켜쥐지도 않은 채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전부 수용하는 명상적 태도와 휩쓸리지도 거부하지도 않고 자신의 경험에 대해 열린 마음을 유지하는 태도인 자기 관찰의 지점에서 만난다. 명상은 자아를 제멋대로 해석에 자신을 내맡기는 습관을 제한하고 자아의 영향력을 누그러뜨리고 자신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힘이다. 두려움 없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마주함으로써 무의식 깊숙이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고 스스로 자신을 치유하고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 본인의 내면의 힘을 믿고,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삶을 살아갈 때 어떤 상황을 맞닥뜨려도 헤쳐나갈 힘이 생기는 것이다.

올바른 견해: 자신과 사물의 본성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힘

올바른 의도: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내면을 관찰함으로써 드러나는 힘

올바른 행동: 주어진 순간에 최선의 행동을 찾는 것

올바른 말: 자신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올바른 집중: 삶의 불확실성을 즐기는 방식

 

 

 

 

 

다양한 상담 사례를 수록하여 인간으로서의 내면의 모습을 비춰보고, 다른 심리치료사를 통해 자신의 무의식에 존재하는 트라우마를 끄집어 내어 들여다보는 과정까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치료사 역시 완벽한 인간이 아님은 물론 상담자들과 동일한 문제를 지니고 있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명상과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치유하는 과정을 거쳐서 삶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본인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내면의 힘을 믿으며 자신의 삶, 그리고 세상과 정면으로 당당하게 마주하는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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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 - 넷플릭스, 아마존, 에어비앤비… 한순간에 시장을 점령한 신흥 기업들의 파괴 전략
탈레스 S. 테이셰이라 지음, 김인수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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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커플링은 말 그대로 분리하기, 해체하기 끊어내기다. 고객의 소비 활동 사이에 존재하는 연결고리인 제품 탐색, 평가, 구매, 사용 중 약한 고리를 끊고 들어가 그 지점을 장악하는 디커플링으로 공룡 기업이 된 이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사고의 초점이 아닌, 기술이 아닌, 고객에 맞추고 있었다. 공격적인 디커플러들은 재빨리 고객의 불편한 소비 단계를 낚아채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장악했다.

저자 하버드 경영 대학원 교수인 테이셰이라는 8년간 수백여 개의 기업들을 찾아 실사례를 연구 분석하였다. 우버, 에어비엔비 등 신흥 강자가 시장을 주도하며 판도를 바꾸는데 공통 패턴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디커플링(Decoupling)이라 한다. 파괴적 혁신 이론이 유효하지 않음을 보여주며, 기존 기업은 신생 기업의 디커플링 공격에 대응하는 방법과 자신의 비즈니스에 디커플링 공식을 도입하여 사업 모델을 혁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스타트업을 준비할 수 있는 실전 로드맵을 제시하여 디커플러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시장 파과의 주범은 기술이 아닌 고객임을 강조한다.

미국 최대 가전업체인 베스트바이에는 물건을 보기만 하고 사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소비자들은 신제품 앞에서 감탄하지만, 지갑을 꺼내는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가격 비교를 하고 사라지는 쇼루밍(Showrooming)을 하고는 사라지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제품 확인만 하고, 실구매는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하는 쇼핑 형태가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디커플링은 고객 가치사슬(customer value chain, CVC) 중 일부를 분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마존은 TV를 구입하려는 고객의 '검색-구입-사용' 활동에서 '구입' 단계만 낚아챘다. 우버는 '검색-구입-유지-사용-폐기' 활동에서 차를 고르고 구입하고 유지하고 폐기하는 번거로움을 통째로 없애고 오직 '사용'단계만 제공한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는 신기술이 아닌 고객이 일으키는 것이며, 고객의 불편한 활동을 분리한 '디커플링' 때문이라 한다.

디커플링에 성공한 회사로 알리바바를 꼽는다. 알리바바는 20년 지속성장이라는 놀라운 역사를 기록했다. 일반적인 기업 라이프 사이클에서 상상할 수 없는 패턴이다. 알리바바는 사업 초기 B2B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로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후엔 B2B 분야 성장에 주력하지 않으며 놀라게 했다. 잘 되는 사업을 발전시키기 보다 고객 가치사슬 확장에 눈을 돌린 것이다. 제품을 검색 비교하고 결제하고 수령하는 모든 단계를 '한 번의 로그인, 하나의 사이트'로 해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고객은 알리바바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가장 간편하고, 저렴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마켓 컬리, 야 놀자, 알라딘 중고서점 등 이미 디커플링이 시작되었다. 고객 소비 활동의 일부만 취하고 있으며, 세상에 없던 신기술로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으며, 엄청난 속도로 틈새를 파고들어가 어느 순간 시장을 장악했다.

저자는 회사의 운명은 고객의 손안에 있다고 말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을 끊임없이 살피라고 말이다. 기업 중심의 전략과 대응이 아닌 고객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전략과 방법이 시장을 파괴하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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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스케일 - 앞으로 100년을 지배할 탈규모의 경제학
헤먼트 타네자 외 지음, 김태훈 옮김 / 청림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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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현재 4차 산업 시대에 들어와 살고 있다. 4차 산업시대에 기술들을 직접적으로 체험하면서 점차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있다. 인공지능(al), 클라우딩 컴퓨팅, 3D 프린팅, 5G, 사물인터넷, 드론, 무인자동차, 같은 4차 산업을 대표하는 기술들이 우리 생활에 관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4차 산업 기술들의 발전의 영향으로 기존의 3차 산업의 근간이 되었던 경제의 이론과 논리들은 하나둘씩 변화의 흐름 속에 새로운 경제이론으로 교체되었다. 그 흐름을 맥을 정확히 짚은 책이 출간되었다. 바로 언스케일이다.

 

3차 산업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적인 경제 이론은 더 큰 것은 언제나 더 낫다는 지배적인 논리를 가지고 경쟁자 보다 더 큰 경제적 규모를 만들어야 시장을 장악한다는 규모의 경제 이론이다. 대마불사라는 말처럼 더 큰 정부와 더 큰 기업 더 큰 기관과 더 큰 조직들은 3차 산업시대의 승리의 방정식이었다. 하지만 4차 산업 시대에서는 플랫폼을 이용해서 소비자에게 직접적으로 다가갈 수 있으며, 클라우드로부터 컴퓨팅을 대여할 수 있고 전 세계와 연결되어 있기에 외주업체를 통한 제조능력 또한 빌릴 수 있다. 또한 4차 산업 시기에 설비와 시설, 인력에 투자가 필요한 부분들까지 인공지능으로 자동화까지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로 인하여 아이디어만 훌륭하다면 신생기업이 대기업과 맞설 수 있는 상황으로 변모한 것이다. 이런 기술들이 규모화 경제에서 탈 규모화의 경제로 가능하게 한 것들이다.

 

 

탈 규모의 새로운 시대를 다룬 책인 언스케일은 시대의 흐름을 에너지, 의료, 금융, 미디어, 소비자 제품으로 나누어서 각 분야별로 새로운 시대에 흐름을 잘 따라가며 설명되어 있다. 탈 규모화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에게는 필독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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