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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2 - 아들들 ㅣ 일신서적 세계명작100선 52
펄벅 지음 / 일신서적 / 1990년 5월
평점 :
절판
대 지(The House Of Earth)
펄 벅
[ 2 ]
아들들
Sons
왕룽은 노환으로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탈상을 하고난 후, 엄청난 왕룽의 재산은 두 첩에게 일정 분을 주고 나머지는 세 아들이 나누어 가졌다. 왕룽이 거처하던 토벽집은 셋째가 가지기로 하여 리화가 계속 머무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저택을 나누어 가져 함께 살고 있던 장남의 아내와 둘째의 아내는 형제들과는 달리 잦은 다툼과 갈등으로 결국 남남 같이 되어 서로 담을 쌓고 다른 대문을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왕싼은 용맹스럽고 충성스러워 장군이 고속으로 승진을 시켜 부대장이 되었는데 노 장군이 현실에 안주하며 쾌락과 안일에 정신을 빼앗겨 초심을 잃고 게으르고 무기력하게 변하여 술과 여자에 탐닉하자 부하 장병들도 나약하고 방자해져 백성들을 착취해서 주색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젊고 용감한 군인들은 주색에 빠지지 않는 왕싼을 왕후(王虎)라 부르며 흠모하고 그의 주위에 모여들어 기대의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드디어 왕후는 자신을 따르는 부하들을 이끌고 노 장군의 밑을 벗어나 북쪽으로 향했다. 그는 자신이 영유해야할 토지를 정하고 이미 그 지역을 점령하고 있지만 가혹한 세금을 거두어 원성을 사고 있는 비적 두목 빠오 장군(豹將軍)을 퇴치할 계획을 준비했다. 빠오는 현장의 초대를 받고 연회에 참석하였다가 왕후에게 참살당하였고 그의 산채도 불타 일당들은 패퇴했다. 왕후는 그 휘하에 무려 8천 명의 군사를 거느리게 되었다.
군벌 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각지로 보냈던 염탐꾼들이 돌아오자 왕후는 상황이 유리하다고 판단된 북방군을 지원하기로 하였으나 휴전이 성립되어, 왕후는 한 사람의 군사도, 한 자루의 총도 잃지 않고 승리를 얻은 북쪽 측의 장령의 한 사람으로 천하에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왕후는 다시 아내를 얻고 첩까지 두게 되어 긴 겨울을 외롭지 않게 보냈고 봄이 되자 남방으로 출정하였다. 남동쪽으로 진군한 지 칠 일째 한 도시에 도착하여 그곳을 지키고 있는 매우 영맹한 노 장군 유문신과 맞닥뜨리게 되었다. 장기간의 포위전 끝에 유문신은 부하들을 데리고 달아나고 왕후는 성을 함락시켰다. 왕후는 오랫동안 굶주렸던 백성들을 안무하고 돌아왔을 때, 집에는 두 아이가 태어나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실은 딸을 낳고 첩실은 아들을 낳아 있었다. 왕후는 이제 훌륭한 군인을 만들 아들을 갖게 된 것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단련하여 훌륭한 군인으로 키우겠다고 맹세했다. 그래서 그는 아이가 여섯 살이 되자 엄마와 떨어져 자신과 지내게 하고 엄격한 군대식 교육을 시작했고 젊은 군인을 군사 교관을 삼아 전문적인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해는 거듭되었고 왕후의 전국 제패에 대한 꿈도 매년 연기되었다. 지난 수년 동안 어떤 새롭고 커다란 불만이 어디선가 전란이 되어 나타날 것이라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떠돌고 있었다. 왕후의 첩자들은 남방의 학교에 있는 청년 남녀들이 무기를 들고 일어나려 하고 있으며, 밭에서 일하는 일반 농민들도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고를 갖고 왔다. 이렇게 형세를 관망하고 있는 동안 왕후는 조세를 저축하여 무기를 구입하는 등 하여 병력이 광대해졌고 아들도 열네 살이 되었다.
왕후의 아들이 열다섯 살이 되었을 때 아들의 교관이 더 이상 가르칠 것이 없다며 아들을 군관학교에 보낼 것을 권유하였다. 왕후는 호위 군사들을 딸려 아들을 군관학교로 보냈다. 그 즈음 남방에서 돌아온 첩자들은 남방에서 일종의 현상 타파, 혁명의 전쟁이 일어날 듯하다는 보고를 해왔다.
홍수로 찼던 물이 빠지자 비적들이 출몰하기 시작했고 점점 그 규모가 커져서 왕후가 직접 토벌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적들은 신출귀몰하였는데 그것은 농부들이 바로 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농사를 짓다가 이웃 마을을 습격하고 토벌대가 닥치면 농부로 변해있었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왕후가 한 마을을 포위하여 그들을 모두 붙잡았지만 차마 죽일 수가 없어 그들의 귀 한 쪽을 자르는 것으로 그들을 문죄하였다. 왕후도 점점 나약해져 가는지 예전 같이 인정사정없이 죽이던 살의는 사그러져 갔다.
긴 겨울 동안 왕후는 몽상에 매달려 있었다. 오직 아들에 대한 생각뿐, 공부를 위하여 함께 떠나 있는 아내와 딸과 다른 가족들은 가족같이 여겨지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다. 그 무렵부터 그는 조금씩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심복인 언청이가 열심히 권하면서 점점 주량이 많이 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아들이 돌아왔다. 그는 적군인 신흥 혁명군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반역자라고 소리치고 군벌인 아버지는 이제까지 와는 다른 이상한 소리로 크게 웃었다. 자신의 평생을 바친 기대가 한꺼번에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