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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알 아이 - 2022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ㅣ 바람어린이책 17
윤여림 지음, 김고은 그림 / 천개의바람 / 2022년 1월
평점 :
글 - 윤여림
그림 - 김고은
천개의 바람
자신의 어린 시절을 글로 써서 많은 이들이 읽는다면 어떤 느낌일까?
슬픈 일, 화나는 일, 부끄러운 일, 기쁜 일 등 셀 수 없이 많은 일들을
액면 그대로 쓰기는 참 부끄럽기도 하고 큰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나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우리 가족의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참 조심스러울 것이다.
콩가면 선생님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로 썼다니 그 내용이 참 궁금하다.
콩가면 선생님의 자녀가 있다면 책을 읽고 진짜? 진짜야?하며
재미있게 읽을 것 같다.
만약, 나의 이야기를 쓴다면?
소 등에 올라타기, 나무 위로 올라가기, 망토를 두르고 슈퍼맨처럼 뛰어내리기,
쌓아 놓은 볏짚단에서 친구들과 숨바꼭질하기, 냇가에서 물놀이하기,
자전거 배우면서 도랑에 쳐박히기, 무밭의 무 몰래 뽑아 먹기,
원두막에서 참외, 수박 깨 먹기, 앵두와 오디를 따 먹고 입가에 물들인 일,
스케이트 타기, 산에서 눈썰매 타기 등등...
우와, 나의 어린 시절에도 참 별의 별 경험을 다 해 본 것 같다. ㅋㅋ
아마, 우리 아이들은 "엄마랑 전혀 다른 것 같은데?"
어린 시절의 누구나 말괄량이에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생각들이 뚝뚝 떨어졌는데
어른이 되어선 왜 이렇게 재미가 없어졌는지...
책을 읽으면서 콩알이의 말 못할 아픔과 본의 아니게 성숙해진 모습과
대가족 속에서 막둥이로 태어나 살아남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 버린
야무지고 단단하고 영양 만점의 콩알 같은 아이를 만나 볼 수 있었다.
각양각색의 특징을 가진 5명의 오빠 밑에
늦둥이로 태어난 콩알이가 집에서 학교에서 겪는 다양한 일들과
어린아이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가족과 친구들의 모습을 그린 이야기는
코미디처럼 빵 터지기도 하고 가슴 뭉클해지기도 했다.
어리지만 어린아이 답지 않아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스스로 내면을 강하게 키우는 의젓함에 흐믓하기도 하다.
모르긴 몰라도 속내를 표현하지 않던 빼빼 할머니와
나이 차이로 같이 뛰어놀지 못한 다섯 오빠들,
아빠 대신 생계를 책임지느라 바쁜 엄마,
항상 옆에서 안쓰러워 하고 사랑해주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고 알고 있었을 것 같다.
돌아가신 빼빼할머니가 콩알이 꿈에 나타나
생전에 표현하지 못한 속내를 이야기하고 떠나셨으니
할머니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을 것이고
콩알이는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으니 참 다행이다 싶다.
콩알이의 다섯 오빠들에 대해 한 명씩 소개한 글을 읽으며
한 배에서 태어나도 정말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들의 성격과 비밀을 몽땅 파악하고 알고 있는 콩알이.
콩알이는 오빠들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기도 하고,
사랑의 징검다리가 되기도 하고,
콩알이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초인적인 힘이 솟아나기도 하고,
다 큰 어른이지만 콩알이에게 의지하기도 하는(꿈속에서)
이야기들을 보며 '역시 형제가 최고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우리 사남매가 아옹다옹 시끌시끌하지만
조금 더 크면 의지하며 서로를 챙겨주고 아껴주며 살거라 믿는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의 단단한 사랑과 믿음, 이해를 느껴 볼 수 있었다.
빼빼할머니께서 너무 허망하게 돌아가신 것 같아 안쓰럽기만 하다.
이야기 중 제일 궁금한 것은 "치치치치"이야기다.
대체 그 검고 연기 같은 정체는 과연 무엇이었을지 지금도 아리송하다.
미국으로 간 나연이는 다시 콩알이와 만났는지 궁금해진다.
일에 지친 엄마가 조금은 여유를 갖고 자신도 돌보며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금, 설탕 등 조미료를 톡톡 넣어 더 맛깔나게 음식을 만들듯이
콩가면샘의 어릴 적 실제 이야기 속에
조금은 과장된 표현과 상상력을 일으키는 요소를 가미해
더 재미있고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와 찰떡궁합처럼 잘 맞는 그림 덕에
아이들이 더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