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수업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판미동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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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잃어버린 일상을 찾기 위해 일상을 떠난 마테오의 이야기.

 당신이 왜 아침이면 홀로 있을 시간이 필요했는지 말이야.
고독한 시간이 없으면 시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지. 시간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간의 의미도 이해할 수가 없어. 어미 양이 새끼 양을 기르듯이 영원이 우리의 시간을 키워 나가지. 이 런 모성애 밖에 있다는 것은 의미에 대한 답을 찾을 가능성을 모 두 벗어난다는 뜻이겠지.
 당신은 내 삶에 나타났다가 갑자기 떠나가 버렸어. 그리고 나는 여러 해 동안 미친 듯이 내가 잃은 것을 쫓아다녔어. 내게 없는것에 나를 집중했지. 그 잃어버린 것이 내 일상의 나날에 어떤 의 미를 지녔는지에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른 채,
당신은 나를 성장시키기 위해 사라진 거야. p266

"나는 풀잎 하나가 별들의 여행 못지않다고 믿는다."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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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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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에 처한 인간의 본성은 선과 악 중 어디에 더 가까운가?
역시 번역의 문제인가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몸부림치며목메어 울었다. 이 섬에 와서 처음으로 그는 울음을 터뜨린 것이었다. 온몸을 비트는 듯한 크나큰 슬픔의 발작에 몸을 맡기고그는 울었다. 섬은 불길에 싸여 엉망이 되고 검은 연기 아래서그의 울음소리는 높아져갔다. 슬픔에 감염되어 다른 소년들도몸을 떨며 흐느꼈다. 그 소년들의 한복판에서 추저분한 몸뚱이와 헝클어진 머리에 코를 흘리며 랠프는 잃어버린 천진성과 인 간 본성의 어둠과 돼지라고 하는 진실하고 지혜롭던 친구의 추락사가 슬퍼서 마구 울었다.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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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클로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지음, 윤진 옮김 / 민음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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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트의 클로딘 3부작 중 두번째 시리즈의 이야기다.
몽티니의 시골생활을 접고 파리에서 생활을 시작하는 클로딘의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이 책이 너무 재미가 좋아 이틀만에 다 읽었다.
너무나 사랑스런 클로딘.
자기가 무얼 원하는, 누굴 사랑하는지, 아무런 두려움없이 자유로운 영혼의 클로딘을 너무 사랑하게 되었다.
콜레트의 책이 아직 한 권 남았다는 기쁨도 한 몫 한다.

나는인생에 대해 전부 안다고 생각했었다. 지붕위에 올라가서 "됐어! 아무것도 안 가르쳐 줘도 돼! 됐어! 책에서 다 읽었다고! 열일곱 살밖에 안 됐지만, 난 전부 다 알아!"
라고 외치고 싶었다. 하지만 정작 길거리에서 엉덩이를 꼬집 는 남자 때문에 당황하고, 책 속에서 늘 만나 온 삶을 사는 친구 때문에 혼란스러워진 것이다. 나는 겨우 우산을 휘두르거나 우아하게 밀쳐 내면서 사악함의 현장을 피했다. 클로딘, 너는 그냥 평범한 얌전한 여자애일 뿐이야. 마르셀이 알면 날 얼마나 무시할까! p217

책을 읽고 또 읽고, 정말 책만 읽었다. 닥치는 대로 읽었다.
책이 나를 이곳에서 끌어내 줄, 나 자신으로부터 꺼내 줄 유일한 것이었다. 이제 숙제도 없다. 어째서 나태가 모든 악의 원천이 되는지 1년에 두 번 쓰던 작문 숙제는 끝났지만, 나는 이제 잘 알고 있다. 나태는 적어도 몇 가지 악의 원천이다. p223

"아기가 젖을 빠는 것 같군. 너에게는 야성적인 매력이 있어, 클로딘………." p267

정신 나간 클로딘과신중한 클로딘이 만났다. 하지만 신중한 클로딘은 곧 또 다른클로딘에게 찬탄과 경의를 보내며 얌전히 사라졌고, 다른 클로딘, 운명의 여신이 미는 곳을 향해 주저 없이 달려갔던 클로딘만 남았다. 원하는 것을 얻은 정복자처럼, 혹은 형을 선고반은 죄수처럼…….p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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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철학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심강현 지음 / 궁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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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쉽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책이다.
대화체로 되어 있어 지루함도 없다.
<인문학 스피노자 >를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 책도 좋았다.

인간의 행동을 잘 살펴보면 말이다. 그 이면에 크게 세 가지 종류의동기가 숨어 있단다. 이기심, 악의, 동정심이 바로 그것이란다.
이기심은 남이야 어찌되었든 상관없이 자신의 행복만을 추구하는 심리겠지. 악의는 애초부터 남이 안 되길 바라고 남의 불행에 쾌감을 느끼는 심리일 거야.
마지막으로 동정심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고결한 심성이란다.
감정을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겠지.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운명에 의해 그무력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인간 존재의 유한함에 대한 공감이겠지.
사실 세상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계획적인 악의보다는 오해와무관심인 경우가 더 많단다. 오해는 타인에 대한 믿음의 결여이며, 무관심은 타인에 대한 공감의 결핍이겠지. 마음속에 현이 끊겨버린 사람의 가슴속에선 믿음과 공감의 샘도 머지않아 다 말라버리고 말지. p256 <쇼펜하우어 중에서>

절대적 진리도, 절대적 도덕도 없다. 진리라고 여기는 것에 대한 상대적인 다양한 해석만이 있을 뿐이다. 또 절대적 ‘선악의 기준‘에 따른 도덕 역시 없으며, 우리 각자가 느끼는 ‘좋음과 나쁨‘에 따른 가치판단의기준만이 있을 뿐이란다. p300 <니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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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죽음 열린책들 세계문학 49
짐 크레이스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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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는 더 중요한 질문을 아직 자신에게 던져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신이 없는 우주, 계속 팽창하는 우주, 시시각각 분산되는 우주의 중력, 가없이 넓어지는 우주공간, 어두워지는 우주 물질 속에서 죽음을 거부하는 삶의 비결을 필요로 하기에는 너무 젊었다. 생명이 존재한다. 생명이 사라진다.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자명한 진리다. 자라서 어른이 되고 늙어 가면 누구나 그 진리를 깨닫고 당황하게된다. 실비는 앞으로도 한동안은 죽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실비는 그보다 하찮은 질문에 대해서는 적어도 한 가지 대답을 갖고 있었다. 자신에게 할당된 짧은 인생이 나날이 줄어들 때,죽어 가는 사람은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가? 실비는 그 일요일 오후에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운명을 보기 위해 해변을 걸었고,
부모가 구원받을 가망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에게 유전자를 공급해 준 이들은 이제 가게문을 닫아 버렸다. 그들의 딸은 다음 차례였다. 차례를 기다리는 행렬에서 빠져나올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어두운우주에서 주어진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에서 숨 쉬고 있는 하찮은 거류자들, 덜덜 떨면서 예배를 보는 이들과 별을 바라보는이들은 천국에 대한 기대나 지옥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불꽃처럼 타올랐다 스러지는 자신의 짧은 인생을 희생하는 바보들이었다. 아무도 초월할 수 없다. 미래도 과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 — 또는 탄생 의 구제책도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탄생과 죽음 사이의 공간을 끌어안는 것뿐이다. 열심히 살아라. 넓게 살아라. 높게 살아라.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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