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사월
이스마일 카다레 지음, 유정희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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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알바니아 산악지방의 관습법인 카눈에 관한 이야기이다.
복수를 위한 복수를 해야만 하는 이 관습법으로 한달의 유예를 받은, 한 달 후면 죽음을 당할 한 젊은이의 삶에 관한 이야기.

산을 신들의 영역으로 남겨두었던 다른 많은 민족들과는 달리, 우리의 산악 지방 사람들은, 그들이 그곳에 직접 살기 때문에산에서 신들을 쫓아내거나 혹은 신들과 공존할 수 있도록 신들을그들에 맞게 변형시켜야 했다는 말을 예전에 들은 기억이 나

그것은 그에게 주어진 일종의, 최후의 이승 허가증 같은 것이 지. 그러니 살아 있는 자들이란 이승에서 살도록 허락받은 죽은 자들 이라는 그 유명한 문구는 우리의 이 산악 지방에 딱 들어맞는 말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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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아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3
기 드 모파상 지음, 송덕호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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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파상의 글들은 참 읽힌다.
군더더기 없이 직설적이고 명확하다.
<여자의 일생>을 읽을땐 그 시대상을 감안하더라도 참 답답했는데 <벨아미>는 막장도 이런 막장이 있을까. 마지막까지 다 읽고는 이런 결말이 맞는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상류층의 어지러운 생활들과 돈과 욕망에 들뜬 인간들을 대표하는 벨아미를 완전 미워하기에는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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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 시장 상품 인간을 거부하고 쓸모 있는 실업을 할 권리
이반 일리치 지음, 허택 옮김 / 느린걸음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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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용 상태에서도 시간과 권한을 자신과 이웃에게의미 있게 쓰도록 공정하게 분배하라는 투쟁은 어쩔 수 없이 무력화되었다. 급여를 주는 직장에서 벗어나 일을 하는 사람은 무시당하거나 조롱거리가 된다. 인간의 자율적 행위는 고용수준을 위협하고, 사회적 일탈을 일으키며, 국민총생산을 떨어뜨린다. 따라서 그런 행위는 부적절하게 불리는 ‘노동‘일 뿐이다. 노동은 더 이상 인간의 수고나 노력이 아니라, 공장에서 생산적 투자와 어울리지 않게 결합된 기괴한 요소를 의미한다. 노동은 더이상 노동자가 느낄 수 있는 가치의 창조가 아니라, 주로 사회적관계인 직업을 의미한다. 무직은 자신과 이웃에게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한 자유라기보다는 슬픈 게으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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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마음 대산세계문학총서 116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이유정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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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경험도 부족하고 소심한 호프밀러는 어설픈 연민으로 인해 주변의 모든 상황과 사람들을 오해하게 한다. 그로인해 운명은 에디트를 데려가고 호프밀러의 마음에 죄책감만 남는 인생을 살게 된다.
아주 간단한 내용이지만 읽는 동안은 굉장히 몰두하게 하는 책이다.
어설픈 호프밀러의 심리를 따라 읽다보면 책을 중간에 놓기가 어렵다.

하지만 연민에는 두 종류가있습니다. 그중 하나인 나약하고 감상적인 연민은 그저 남의 불행에서 느끼는 충격과 부끄러움으로부터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는 초조한 마음에 불과합니다. 함께 고통을 나누는 것이 아닌 남의 고통으로부터본능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방어하는 것입니다. 진정한 연민이란 감상적이지 않은 창조적인 연민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힘이 닿는 한 그리고 그 이상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함께 견디며 모든 것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갖는 연민을 말합니다. 마지막까지 함께 갈 수 있는 사람만이, 비참한 최후까지 함께 갈 수 있는 끈기 있는 사람만이 남을도울수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희생할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p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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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왜 짐이 되었는가 - 서울대 박찬국 교수의 하이데거 명강의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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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쉽게 하이데거에 대한 사상을 설명해준다.
마지막 장에 소로와 하이데거의 사상을 비교해 준 부분이 참 좋았다.

존재 상실의 공허함은세계와 사물을경이롭게 봄으로써극복할 수 있다.
세간의 일들에 대한호기심이나잡담에서 벗어나사물과 세계의 신비에조용히 마음을 열 때사물들은 무한한깊이를 갖는 것으로드러난다.
그때 비로소 우리 삶은진정으로 충만해진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내가언제 어떻게 죽을지모른다는 사실은
‘불안‘이라는기분으로 찾아와일상적인 삶의 자명성을파괴한다.
그제야 우리는 고독한단독자로서의 자신과마주한다.
죽음에 대한 불안이없다면, 의미로 충만한삶도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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