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은 존재자들을 존재하게 하는 그 무엇이라는 점에서 존재의 진리라고도 할 만하다. 가족이라는 존재 진리에 근거하지 않은 존재자들은 상상할 수 없다. 이러한 범주를 통해 인간이 인간이기 위해서는 `가족적‘이어야 한다˝<철학카페에서 문학읽기>중 변신 위의 말은 마르셀의 저서 《여행하는 인간》의 한 부분이다. 가정은 존재가 드러나는 장소라는 의미라고 한다.변신의 그레고리 잠자는 부당함을 참아가며, 가족을 부양하지만 벌레가 되어버린 후 가족으로 부터 버려진다. 가족으로부터 존재를 부정당한다. 경제적 능력이 없는 무가치한 존재이기 때문이다.환상적인 이야기로 시작해 너무나 현실적인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그러나 변신 이후의 다른 단편들은 매우 난해한 글이 많았다. 카프카의 다른 책을 시도해 보기 무서울 정도로. 다른 해설들을 겸해서 읽으면 나름 카프카 문학에 대한 이해가 될 것이다.
음악과 황혼기를 맞이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다섯편의 이야기에서 모두 음악에 대한 열정과 일상에 녹아 있는 음악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나온다.하지만 크게 공감하지 못한 내 독서내공을 탓해본다.
"정말 유감 이오. 당신 어머니는 분명 훌륭한 분이었을거요. 당신 말한 것이 사실이라면, 그러까 내 노래가 당신 어머니 를 행복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면, 그건 나에게매우 의미 있는 일이오. 당신 어머니가 출구를 찾지 못한 건가슴 아픈 일이오. 나는 나의 린디에게 그런일이일어나기를 바라지 않소. 그렇소. 린디에게 그런 일이일어나선 안되오. 나는 나의 린디가 출구를 찾길바란다오." (p.43 - 크루 너)
스피노자의 에티가에 대한 아주 쉬운 설명과 어쩜 심리학 책인줄 오해 할만큼 인간의 감정에 대한 설명들은 참 좋았다.이 책을 쓴 작가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하고 있는 거 같다.
스피노자는 우리 영혼의 가장 깊은 중심에서 만날 수 있는 근원적인 것으로 욕망을 생각했습니다. 이성은 단지 욕망이 원하는 바를 실현하기 위해 작동하는 우리 영혼의 브레인 brain이며, 감정은 욕망이 얼마나 성취되었는지를 나타내는 눈금에 해당할 뿐입니다. 욕망은 늘 영혼의 중심에 있습니다. 욕망이 실현되면 기쁨이, 또욕망이 뜻을 이루지 못하면 슬픔이 찾아오며, 결국 그런 욕망의 성취가 감정으로 표현될 뿐입니다. 이성은욕망의 조력자이며, 감정은 욕망의 표현입니다. p82
"더 많은 것에 우리 몸과 마음이 적합해질수록 우리는 더 큰 능력을 가진 것이며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여기서 적합해진다는 것은 우리의 대처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뜻합니다. 즉 몸과 마음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럽게 대처할수록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겁니다. 이렇게 보자면 스피노자가 여기서 언급한‘능력‘이란 바로 상대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암시합니다. 이성의인식을 통해 상대를 이해해 나가는 공감 능력 말입니다. 따라서 스피노자의 저 말은 다음과 같이 풀어 쓸 수 있을 겁니다."더 많은 관계에 우리 몸과 미음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면우리는 더 큰 공감 능력을 가진 것이며,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p272
스피노자에게 있어 모든 순간에 새겨 넣는 영원이란 바로 ‘필연성 입니다. 즉 우리는 늘 변해 가는 순간을 맞이하지만 그 모든 순간은 자연이 허락한 영원한 법칙에 따라 진행되는 무수한 인과 관계의의 흐름입니다. 따라서 원인을 알 수 없어 우연이라 말해 온 파편들 속에서 드디어 우리가 필연의 질서를 발견해 낼 때,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우연의 파편들은 이제 하나로 이어지며 필연이 될 수 있습니다. 알 수 없어 두렵던 우연은 이제 익살스럽고 친근하기까지한 필연이 됩니다.니체는 이것을 운명애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우연을 견뎌 내며, 우연을 필연으로 이해하고, 끝내 필연을 받아들이는 ‘필연에 대한 사랑‘이기도 합니다. p294
알렉산드로 바리코는 <이런 이야기>와 <비단>을 통해 참 좋은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이 책도 정말 좋았다.<옮긴이 해설 중>
육지로 향한 계단에서 바라본 세상은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한 존재로 인식된다. 반대로 그가 일생을 살아온배는피아노의88개건반처럼 시작과 끝이 있는 유한한 세상이다. 노베첸토는그런 유한한 세상에서 유한한 건반으로 무한한 음악을 연주했다. 그러나 무한한공간에서 그의 음악은 더 이상 무한한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음악은 그에게 실존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의 피아니스트로서의 재능은 배에서만 발휘되며 음악은 성공이나 경쟁의 도구가 아닌삶의 이유이다.음악은 그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게 해준다. 음악을 통해 가보지 못한 곳을 가고 맡지 못한 향과냄새를 맡는다. 노베첸토는 음악으로 이룰 수 없는 욕망을 길들이고, 연주를 함으로써 불완전한 자신의 삶을 채운다. "난 불행을 무장해제했어. 내 욕망들에게서 내 인생을 떼어냈지"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 노베첸토는 육지에서의 평범한 인생을 포기하고, 실현될 수 없는 욕망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워버린다. 그렇게 노베첸토는 스스로 삶의 일부를 도려내고 불완전한 삶을 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