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지음, 장영희 옮김 / 열림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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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경의 ˝좋은 이별˝에서 어밀리어가 집을 온통 나무로 막아버리고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이유가 라이먼이 떠난 후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애도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하지만 이별을 받아 들인다고 해도 예전의 어밀리어가 되지 못할것 같다.

 우선 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 경험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동 경험이라 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사랑을 주는 사람과 사랑을 받는 사람이 있지만, 두 사람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속한다. 사랑을 받는 사람은 사랑을 주는 사람의 마음속에 오랜 시간에 걸쳐조용히 쌓여온 사랑을 일깨우는 역할을 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사랑을 주는 사람들은 모두 본등적으로 이 사실을 알고 있다.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선한 사람이폭력적이면서도 천한 사랑을자극할 수 있고,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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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이별 - 김형경 애도심리 에세이, 개정판
김형경 지음 / 사람풍경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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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 작업은 내면에서 작동하는 낡은 삶의 플롯, 어린 시절에머물고 있는 내면의 자기를 함께 떠나보내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치유와 성장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애도 작업을 잘 이행하면 자기 자신을 잘 알아보게 되고, 새롭게 태어날 수 있게 된다. 자기를알아볼 수 있으면 타인도 잘 알아보게 되어 타인에 대한 이해와공감 능력이 커진다. 애도 과정이란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의 모든 영역을 두루 체험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 과정을 지나오면정서적으로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삶의 다양한 국면에 대한 이해력이 커진다.

정신분석학자들은 애도 작업 중 양가감정과 공격성을 처리하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 대목이라고 의견을 모은다. 분노의 감정이보살펴지지 않은 채 오래 누적되어 차갑고 딱딱하게 변하면 증오.
(hatred)가 된다. 증오는 강한 혐오감이나 원한의 마음, 연민이나죄의식이 없는 마음이다.
내면에 억압되어 있는 분노의 감정이 엉뚱한 곳에서 비합리적으로 과격하게 표출되는 것은 격노(rage)이다. 격노는 작은일에크게 분노하고, 엉뚱한 곳에서 걷잡을 수 없이 화가 나고, 한번 솟구친 화가 잘 다스려지지 않는 것이다. 애도 불이행에서 비롯되는 분노는 스스로 증폭하여 끝내 공격성 (aggression)으로까지 표출될 수 있다.

몸을 안아 주기, 몸을 쓰다듬기
"고통을 견디려면 하루 세 번 포옹하고, 아픔을 치유하려면 하루 다섯번, 마음이 성숙해지려면 하루 여덟 번 포옹하라."는 말이 있다. 사람들과 손을 잡거나 안아 주면서 신체적 접촉의 치유 효과를 느껴 본다. 친밀한 사람과 가까이 앉아 그들의 사랑 에너지를 느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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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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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회상이 주가 되는 아름다운 문장들로 꽉찬 책이다.
하지만 하루에 열장넘기가 힘들었다.

"과거 속에서 사시네요." 클레어가 말했다.
나는 신랄하게 대꾸하려다가 말을 끊었다. 사실 아이 말이 옳았다.
삶, 진정한 삶이란 투쟁, 지칠 줄 모르는 행동과 긍정, 세상의 벽에 뭉툭한 머리를 들이대는 의지, 그런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돌아보면 내에너지의 많은 부분은 늘 피난처, 위안, 또 그래, 솔직히 인정하거니와, 아늑함, 그런 것들을 찾는 단순한 일에 흘러들어가버렸다. 이것은충격까지는 아니라 해도 놀랄 만한 깨달음이었다. 전에는 나 자신을단검을 입에 물고 다가오는 모든 사람과 맞서는 해적 같은 사람으로보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이 망상이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숨겨지고, 보호받는 것, 그것이 내가 진정으로 원하던 것이었다. 자궁처럼 따뜻한 곳으로 파고들어 거기에 웅크리는 것, 하늘의 무심한 눈길과 거친 바람의 파괴들로부터 숨는 것. 그래서 과거란 나에게 단지 그러한 은둔일 뿐이다. 나는 손을 비벼 차가운 현재와 더 차가운 미래를털어내며 열심히 그곳으로 간다. 하지만 정말이지 그것이, 과거가 어떤 존재를 가지고 있을까? 결국 과거란 현재였던 것, 한때 그랬던 것, 지나간 현재일 뿐이다. 그 이상이 아니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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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서양 철학사 - 서양의 대표 철학자 38인과 시작하는 철학의 첫걸음
안광복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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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고 재미있게 쓰여 있어 누구나 읽어도 좋은 책이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원하는 삶보다 사회가 원하는 삶을 살도록 길들여져 왔다. 명예, 도덕, 수치심 등은 사회의 요구에 맞추어 나의 욕구를 재단하는 도구들이다. 이것들은 삶에 질서를 주고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듯 보인다. 반면, 필요 없는 열등감과 죄책감을 불러일으켜 나의 삶을 억누르고 왜곡하며 비굴하게 만들기도 한다.

《존재와 시간》에서 하이데거가 탐구하려고 했던 것은 바로 ‘존재 자체이다. 존재를 밝히기 위해서 하이데거는 인간을 연구했다. 세상에는돌, 꽃, 나무, 동물 등 수많은 존재자‘가 있다. 이런 것들은 그냥 존재하고 있을 뿐,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묻지 못한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오로지 인간만이 존재에 대해, 즉 ‘있음‘과 ‘없음‘을 구별할 수 있으며, 왜자신이 존재하는지 의문을 품을 수 있다. 이런 뜻에서 하이데거는 인간은 존재의 의미가 드러나는 존재자, 즉 ‘현존재 Da-Sein 라고 보존재에 대해 밝히려면 바로 존재를 알고 있는 존재, 즉 현존재인 인간을탐구해야 한다.

자연은 이제 인간이 마음대로 이용해도 되는 대상이 되어 버렸다. 나아가 과학이라는 잣대가 다른 모든 가치보다 중요해지면서, 사람을 평가할때도 얼마나 도덕적이고 인간적인지보다. 무슨 능력이 얼마나 있고 어떤쓸모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 사람들 스스로도 상대를 이용과 억압의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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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주 먼 섬
정미경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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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모처럼 도망갈 곳이 있다는게 부럽다.

"책을 읽는다는 게, 우리 생의 일회성을 비웃어줄 수 있는 가장 멋진 방식이라고 생각하긴 해. 이 섬에 살면서 매사추세츠주의 호숫가를, 19세기 런던의 뒷골목을 거닐어볼 수 있다는 것,
하룻밤 새 벌레가 되어버린 남자의 생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
이천 년 전의 시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것, 이건 거의 기적이 아니겠니?"

 아, 있잖아. 난, 여기서 조금씩 충전되고 있어.

속 끓일 거 없다. 지나고 보니 아픈 것도 낙이고 힘든 것도 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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