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건조한 문체, 아주 세세한 사물의 표현, 감정을 배제한 죽음을 보는 방식.특이한 작가의 작품이다.
무슨 영화를 보았던가? 잊어버렸다. 대신다른 기억이 있다. 기억을 스스로 골라낼수는 없는 법이라고 알리스는 생각했다.기억들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찾아왔다.식물원, 군용 재킷을 입은 라이몬트 같은기억들은 특별한 색채가 없지만 그럼에도전체의 한 부분이었다. p136, 라이몬트
너무 얇은 책이라 아쉬움이 더 큰 책이다.<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진짜 폭풍처럼 읽고 완전 한 동안 빠져있던 작가였다.이 책은 작가에 대한 갈증을 풀기에는 턱 없이 아쉽다.
내 나라를 떠나지 않았다면 나의 삶은 어떻게 되었을까? 더 어렵고, 더 가난했겠지만, 내 생각에는 또 덜 외롭고, 덜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 어쩌면 행복했을지도 모른다.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서건 어떤 언어로든지 나는 글을 썼으리라는 사실이다.
철학과 문학의 어울어짐이 좋았고 철학적인 풀이로 다시 알게되는 문학읽기
"우리는 덧없고, 우리는 형성 도중이며, 우리는 가능성이다. 우리는 완벽하거나 완성된 존재가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잠재 상태에서 행동으로, 가능성에서 실현으로 나아갈 때 우리는 참존재에 속하게 되며, 완전한 것, 신적인 것에 조금이나마 닮게 되는데, 이것을 자기실현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라는 세 가지 시간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차라리 과거의 현재, 현재의 현재, 미래의 현재, 이와 같은 세 가지의 때가 있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입니다. 이 셋은 영혼 안에 있습니다.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것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현재는 기억이고,현재의 현재는 직관이며 미래의 현재는 기대입니다. (…) 미래 일들이 아직 존재하지 않음을 누가 부정하는가? 그러나 마음속에는 여전히 미래의 것들에대한 기대가 존재한다. 과거의 일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누가 부정하는가? 그러나 여전히 마음속에는 과거의 일들에 대한 기억이 있다. 현재의 일들이 한순간 사라지므로 길이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누가 부정하겠는가? 하 지만 우리의 정신은 연속성을 갖고 있고, 이것을 통하여 현재 있는 것은 없다 것이 될 수 없다."
주인공 박민우의 기억에서 흐릿해진 것은 첫사랑만 있을까. 어린시절 만났던 친근들, 고향골목들, 어린시절 고생하던 부모님들 등 무수히 많지 않을까 .
집 짓는 상상을 하는 게 요즘 내 유일한 낙이다. 그 런데 그 집에는 함께할 가족이 없다. 나는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처럼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귀족들을 향해 말하는 그윈플렌인의 이 외침을 보통 평범한 백성들이 하는 말임을 귀족들은 알아들었을까?이 책 쉽지 않다.내가 생각한 내용은 절대 아니다.
제가 이곳에 무엇 하러 왔느냐고 물으셨습니까? 무시무시한 모습을 한번 보여 드리려 왔습니다. 말씀하신 바와 같이 저는 괴물입니다. 아니, 저는 백성입니다. 제가 예외적인존재라고 하십니까? 아닙니다. 저는 모든 사람 중 하나입니다. 예외적 존재는 경들이십니다. 경들께서는 환상에 불과하되 저는 실체입니다. 저는 인간입니다. 무시무시한 웃는 남자입니다. 그가 누구를 보고 웃는지 아십니까? 경들을 보고웃습니다. 자신을 보고 웃습니다. 모든 것을 보고 웃습니다.그의 웃음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경들이 저지른 범죄이며 그가 당한 고초입니다. 경들의 범죄를 이제 그가 경들의 면상을 노리고 던지며, 그로 인한 고초를 경들의 낯짝에 토하고있습니다. 제가 웃습니다. 다시 말해 저는 울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