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프루스트의 화가들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는 새로운 방법
유예진 지음, 유재길 감수 / 현암사 / 2010년 3월
평점 :
˝궁극적으로 이 소설은 마르셀이 작가가 되고자 하는 소명을 발견해 나가는 일종의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과정에서 총100여 명의 실제 예술가와 200여 점의 실제 작품이 언급된다. 이들 중에는 바그너, 생상스, 포레, 루빈슈타인 등의 작곡가도 포함되며, 허구의 인물 뱅퇴유의 칠중주는 마르셀에게 음악이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소통 수단이라는 사색까지 하게 만든다.
소설가 중에는 조르주 상드, 플로베르, 세비네 부인, 도스토예프스키등이 그들의 작품을 통해 인용된다. 허구의 소설가 베르고트는 마르셀의 삶에 밀접하게 얽혀 그의 죽음은 마르셀에게 예술작품의 불멸성에 비해 인간의 삶이 얼마나 상대적인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만드는 계기를 제공한다.
특히 소설에서 화가와 그들의 회화 작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음악, 문학, 건축, 연극 등의 나머지 예술 분야에 비해 크다. 프루스트가 음악이나 문학이 아닌 미술에 더 큰 비중을 싣고 주인공 마르셀에게 예술 세계를 향한 길을 안내하는 스승으로 화가인 엘스티르를 선택한 것은 프루스트가 ‘보는 것‘과 ‘시선‘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예술가가 등장할 때마다 새로운 세계가 창조된다는 발언은 예술가에게 신만이 발휘할 수 있는 특권을 부여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마르셀에게 예술은 종교이다. 그에게 기도할 공간은 성당이 아니라 책 속이며 자신의 삶에 불멸성을 띠게 할 수 있는 것은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이 아닌 자신의 지나온 삶, 잃어버린 시간을 예술 작품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소설의 창작인 것이다. 마르셀에게 ‘진정한 천국이란 우리가 잃어버린 천국이다‘ ˝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그림은 소설의 줄거리와 함께 프루스트의 창작과정과 심리, 인생, 예술세계를 상세하게 소개한다.
이 책을 읽고 나도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를 읽을 수 있겠다는 무모한 생각을 했다.
프루스트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을 읽어본다면 큰 도움이 될꺼 같다.
그리고 알랭 드 보통의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도 같이 읽으면 좋을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