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생애
이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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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주이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홀려서 사랑하기로 작정한 사람의 내부에서 생을 시작한다.˝


˝모든 사랑(사랑하는 사람)들은 사랑 안에 포섭되어 있다. 사랑 자체인 이 사랑이 두 사람 사이로 들어와 자기 생애를 시작한다. 그 생애가 연애의 기간이다. 어떤 생애는 짧고 어떤 생애는 길다. 어떤 생애는 죽음 후에 부활하고, 어떤 생애는 영원하다.˝

˝질투는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그가 느끼는 약점의 크기를 나타내 보인다. 사랑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이 있어서 질투하는 것이다. 맹렬하게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 만큼 열등감을 느껴서 맹렬하게 질투하는 것이다.˝


˝신은 일한다. 일하는 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신의 존재 근거나 존재방식에는 관심이 없다. 사랑의 행위를 하고 있는 사람, 사랑하느라 바쁜 사람은 사랑이 무엇인지, 그것의 근거나 방식이 어떠한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살지 않는 자가 삶이 무엇인지 묻는다. 참으로 사랑하지 않는 자가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자 한다. 중요한 것은 아는 것이 아니라 ‘삶을 하고‘ 사랑을 하는 것이다. 정의 내리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어떻게 해도 정의되지 않는 것이 신이고 삶이고 사랑이기 때문이다.˝

숨쉴 시간도 없이 쓰나미처럼 밀어 붙이는 글솜씨에 정신을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알랭 드 보통을 생각나게 하는 소설로 제목 그대로 사랑의 생애를 에세이처럼 쓴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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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선 무엇이든 오래가지 못하는 법이다. 기쁨 역시 다음 순간에는 그리 대수롭지 않고 또 그 다음엔 더욱 시들해져서 마침내 예사로운 마음으로 되돌아간다. 그것은 마치 작은 돌이 물에 떨어졌을 때 생기는 파문이 결국 다시 평평한 수면으로 되돌아가는 것과도 같다.˝ -코 중에서-


˝비록 생애가 끝나기 직전이기는 했지만
외투라는 기쁜 손님이 환한 모습으로 나타나
그의 초라한 인생에 잠시나마 활력을 불어넣어주었다.

그러고는 곧 이 세상의 힘쎈 존재들에게도
예외 없이 닥쳐오는,피할 수 없는 불행이 그에게 닥쳐오고야 만 것이다.˝ -외투 중에서-

왜 고골에게 천재라는 말을 쓰는지 알게하는 책이다.
단편들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은 굉장히 강렬하고 충격적이고 환상적이며 특이했다.
단편들 중에 초상화는 소름이 돋을정도록 독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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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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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를 버리는 것은 그것을 충족시키는 것만큼이나 행복하고 마음 편한 일이다. 어떤 영역에서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면 마음이 묘하게 편해진다. 젊거나 늘씬해지려고 애쓰기를 포기하는 날은 얼마나 즐거운가. 우리는 말한다. ‘다행이야! 그런 환상들은 이제 사라졌어.‘ 자아에 더해지는 모든 것은 자랑거리일 뿐만 아니라 부담이기도 하다.˝ -기대 중-

˝아널드의 말에 따르면 위대한 예술은 구름 잡는 이야기이기는커녕, 삶의 가장 깊은 긴장과 불안에 해법을 제공하는 매체다. ‘<데일리 텔리그라프>의 젊은 사자들‘ 에게 예술이 아무리 비실용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예술은 무엇보다도 존재의 부족한 부분을 해석하고 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예술 중-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안을 극복하거나 욕망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은 하더라도 우리의 목표들이 약속하는 수준의 불안 해소와 평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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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0
니꼴라이 고골 지음, 조주관 옮김 / 민음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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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낯짝 비뚤어진 줄 모르고 거울만 탓한다.˝

한 도시에 검찰관이 내려온다는 이야기가 떠돌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시장을 비롯한 도시의 주요인사들은 자신들의 치부가 들킬까 걱정하고 그 와중에 여관에 검찰관처럼 보이는 이가 있다라는 소식을 듣게 된다.

문제는 시장을 비롯한 야비한 인간들보다 당연히 검찰관이 아닌 이 가짜검찰관이 더 악랄하다고 할까 아니면 재치가 있어 오히려 이 사람들을 골리는 재미를 느껴야 할까?

인간이 갖는 허세와 어리석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희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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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 가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이레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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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퍼의 작품은 잠시 지나치는 곳과 집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마치 우리 자신 내부의 어떤 중요한 곳, 고요하고 슬픈 곳, 진지하고 진정한 곳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이것이 호퍼 그림의 묘한 특징이다.˝ -슬픔이 주는 기쁨 중-


˝글로 쓴 이야기는 보통 거죽만 흝고 간다. 석양을 본 뒤, 나중에 일기를 쓸 때는 뭔가 적당한 것을 더듬더듬 찾아보다가 그냥 ‘아름다웠다‘고만 적는다. 그러나 우리는 사실 그 이상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은 글로 고정해놓을 수가 없어 곧 잊고 만다. 우리는 오늘 일어났던 일들을 붙들어두고 싶어 한다. 그래서 어디에 갔고 무엇을 보았는지 목록을 작성한다. 그러나 다 적고 펜을 내려 놓을 때면 우리가 묘사하지 못 한 것, 덧없이 사라지고 만 것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사라져버린 것이 하루의 진실의 열쇠를 쥐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 글쓰기(와 송어) 중-

나는 이 책을 산지가 한 십년은 된거 같다.
그때는 몆 페이지를 읽다가 지루해서 던져버렸다.
근데 지금 읽으니까 참 좋은 책인데 왜 그랬는지 알 수가 없다.
알랭 드 보통의 짧은 에세이 책이다.
짧지만 좋은 글들이 많고 작가를 좋아하게 만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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