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의 그림이 있는 정현종 시선집 정현종 문학 에디션 4
정현종 지음 / 문학판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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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ㅡ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앉아 있거나
차를 마시거나
잡담으로 시간에 이스트를 넣거나
그 이떤 때거나

사람이 풍경으로 피어날 때가 있다.
그게 저 혼자 피는 풍경인지
내가 그리는 풍경인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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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아이 독깨비 (책콩 어린이) 22
R. J. 팔라시오 지음, 천미나 옮김 / 책과콩나무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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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거스트 풀먼의 금언》
누구나 살면서 적어도 한 번은 기립박수를 받아야 한다. 우리는 모두 세상을 극복하니까.


안면기형인 어기가 처음으로 학교를 다니게 되면서부터 많은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우리는 우리랑 다른 것을 용납나지 못하니까.
너무나 다른 얼굴을 가진 어기를 친구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린나이기도 하니까.

이 책은 어기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들의 시선으로 쓴 이야기도 나온다.
달의 이면을 우리가 볼 수 없듯이 우리는 타인의 모든것을 다 알 수는 없다.
저마다 이유와 사정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어기를 통해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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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연인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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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만든 미국로맨스 영화를 본거 같은 느낌이다.
<모스크바의 신사>를 좋아해서, 그리고 집에 이 책이 있어서 당연하게 읽었는데 기대보다는 못 했지만 나름 좋았다.

팅거가 모든것을 정리하고 뒷주머니에 꽂고 다녔다는 <월든>에서 팅거는 무엇을 보았을까.

《월든》에서 자주 인용되는 구절이 하나 있다. 소로가 우리에게 자기만의 북극성을 찾아 선원이나 도망노예처럼 흔들림 없이 그 별을 따라 가라고 권고하는 구절이다. 그 구절을 읽으면 짜릿한 기분이 든다. 우리 가 충분히 포부를 품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 그토록 뻔히 보이니 까. 하지만 그 진정한 길을 계속 따라갈 수 있을 만큼 사람의 자제심이뛰어나다 해도, 진짜 문제는 자신의 별이 하늘의 어느 부분에 거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옛날부터 항상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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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한가운데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
루이제 린저 지음, 박찬일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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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내가 어떻게 10대에 읽었을까.
니나에게 반해서 다른 책도 찾아 읽었었는데.

니나에 대한 슈타인의 강박적인 사랑은 숭이 막히지만 니나때문에 생의 의미를 갖는 슈타인의 마음은 이해가 간다. 다시 산다해도 니나처럼 처절하게 살지는 못하겠지만 니나의 열정만큼은 간직하고 싶다.

사람은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서는 안 됩니다. 순전한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쏟아버리고 나면우리는 이전보다 더욱 비참하고 두 배나 더 고독하게 되기 때문 입니다. 사람이 자기 속을 보이면 보일수록 타인과 더욱 가까워 진다고 믿는 것은 환상입니다.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말없는 공감이 제일입니다. 당신과 나는 이 공감을 전적으로 나눌 수 없으며 또 순수하게 항상 나눌 수 있는 처지도 아닙니다. p127

 그때는 그것을 곰곰 생각해 볼 수 없었다. 나는 깨닫지 못했다. 밤이 되어서야 깨달음이 왔다. 나는 무엇을 욕구했는가? 나는 오로지 단념이라는 처절한 고통에 나 자신을 맡겨야 했다. 그것은 사랑이 아니었으며 아네트 아주머니가 말한 것처럼 <인생에 대한 희망>이었다고 고백해야만 했다. 니나를 잃는 고통은 장난감을 잃은 고통과 다름없었다. p227

당신은 사는 게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을나만큼 잘 알고 있어요. 우리는 생의 의미를 알려고 했어요.
그래서는 안 되는 거죠. 만약 의미를 묻게 되면 그 의미는 결코 체험할 수 없게 돼요. 의미에 대해 묻지 않는 자만이 그 의미가 뭔지 알아요. 니나는 대수롭지 않게 그러면서도 슬프게 말했다. 그러나 이 짧은 문장이 나를 생으로 다시 돌려보내 주었다.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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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사생활 - 마음을 압박하는 심리에 관한 고정관념들
김병수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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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낮으로 회사 일만 하면, 자기 복잡성은 점점 쪼그라든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낯선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평소 듣지 않던 음악에도 관심을 기울이면 자기 복잡성은 커지고 스트레스를받아도 우울증에 빠지지 않는다. 단순하게 살면 당장에는 스트레스를 덜 받겠지만, 자기 복잡성이 낮아져 장기적으로는 충격에쉽게 휘청거리게 된다. 단순한 삶에서 벗어나 자기 모습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덮쳐오는 스트레스에 자아가 한꺼번에 와르르하고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우리가 힘든 것은, 삶이 복잡하기 때문이 아니다. 한 가지 역할만 하도록 강요받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살아서 힘든 것 아니라, 단순한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불행해진 것이다. 학생이라면 성적, 회사원이라면 실적, 사업을 하는 사람이다면 수익, 이렇게 단순한 기준에 맞추어 사람을 규정하는 세상은 자아를 병들게 한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현실에서는 자아를 다양한 모습으로 분화시킬 수 없다.
p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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