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 김영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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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의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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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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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폐해를 가장 잘 이야기한 니콜라스카의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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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즐기는 1% 금리
김광기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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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에 딱 어울리는 재테크 책!


대한민국 자본주의 역사상, 아니 단군 이래 초저금리시대를 처음맞는 지금, 1%대 금리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자 사회현상이 되었다. 제로금리의 장기불황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있는 일본을 살펴보면 초저금리는 기시 경제와 금융시장은 물론 전반적 사회 분위기와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정신 및 심리상태까지 좌우할 메가톤급 변수다.

'이런 시기에 무슨 재테크서냐?' 싶었다. '누구라도 노력하면 10억 부자 문제없다'는 식의 구라(?)가 아니라, 돈맥이 막혀버린 초저금리 시대에 우리가 투자할 곳의 좌표를 찾도록 돕기 위해 중앙일보 경제기자 네 명이 함께 쓴 책이라고 한다.  더도 덜도 아닌 '5% 수익'을 얻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 제시하는데, 직접 상품까지 거론하며 추천한다. 일간지, 경제지에서는 찾을 수 없는 소스들이 있겠다 싶었다. 제목은 <거꾸로 즐기는 1%금리> 이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스스로 감당 가능한 적정 목표 수익을 정하는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이 책은 이를 연 5%로 제시합니다. 이름 하여 '중위험 중수익'입니다.

1%금리시대라고 하지만, 5% 수익 달성은 그렇게 힘든 게 아닙니다. 그 정도의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자산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국내외 주식시장에는 연 2~3%의 배당을 꾸준히 주는 기업이 의외로 많습니다. 거기에 혁신 역량을 겸비해 미래 성장 기반까지 갖춘 기업이라면 주가가 연 5% 이상 오르고도 남습니다. 매일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내재가치가 탄탄한 기업의 주인이 돼 느긋하게 기다려 보십시오. 그런 배당주나 가치주를 고르기 힘들다면 투자 고수들이 그것들을 모아서 잘 버무려놓는 펀드에 올라타십시오. 요즘 진짜 친구처럼 믿을 만한 자산운용사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어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닙니다. 우리는 그런 친구들의 펀드를 직접 골라 알려드리겠습니다. 주식이나 펀드 뿐 아닙니다. 연 5~7%의 수익을 추구하는 지수형 ELS에 투자하는 방법도 소개합니다." 9~10쪽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최근 인터스텔라에서 배우는 초저금리의 법칙 3가지라는 보고서를 냈다. 요약하면 중력이 클수록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처럼, 초저금리로 갈수록 자산증식에 걸리는 시간이 가속적으로 느려진다는 것. 금리에 따라 예금금액이 두 배가 되는 시기를 측정하는 이른바 '72의 법칙'이 있다. 즉, 72 나누기 금리하면 예금이 두 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나온다. 예를 들어 금리가 5%일 때는 72를 5로 나눈 결과, 14년이 걸립니다. 이런 식으로 따져 보면 4%18, 3%23, 2%35년이 나온다. 이런 식이면 1% 금리면 무려 70년이나 걸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적금으로는 답 안나온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런 추세로 이어지다 보면 '극심한 경기침체와 제로(또는 마이너스) 금리'에 도달, 이른바 디플레이션이 올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는 디플레이션의 머리글자를 딴 이른바 'D의 공포'가 회자되는 지경. 세계적인 저금리와 이를 초래한 저성장, 저물가의 '뉴노멀 상황'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끝날 일이 아니다(경제학자 우석훈은 최소 10년은 갈 것으로 보고 '불황 10년'이라는 책을 쓴 바 있다)​.


결론적으로 가계는 대책없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저성장, 저금리 장기화'를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소드과 지출 그리고 투자에 대한 새로운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저자들은 묻지마 주식투자에 대해 무척 경계한다.  '증권사 보고서, 증권TV, 인터넷 토론방에 의존할 생각은 아예 내다버려라' 라고 경고한다. 특히 돈 받고 보내주는 종목 추천 서비스를 그대로 따라 할 생각이라면 아예 주식에서 손을 떼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처음 말 듣고 몇 번 돈을 벌 수는 있지만, 결국 크게 걸려 다 토해낼 게 빤하기 때문이다. 대신 저자들이 내놓은 해법은 'A급' 펀드 고르는 'DIVERT(관점 바꾸기) 전략'이다.


결국 답은 'DIVERT(관점 바꾸기)에 있다. DIVERT란,

 

확실해진 배당(Dividend)의 시대,

인덱스(Index)와의 이별,

필수가 된 가치(Value)투자,

철저한 환율(Exchange rate) 리스크 관리,

소리없이 강한 글로벌 리츠(REITs),

세금(Tax) 줄이는 습관을 뜻한다. 179쪽

공부는 기자와 펀드매니저의 몫이다. 게으르고 지식이 부족한, 그래서 귀얇은 나 같은 팔랑귀 일반 투자자에게는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상품이다'고 말해줘야 한다. 친절하게도 경제부 기자인 저자들이 친구 같은 펀드 12개 상품을 아예 대놓고 책에 소개했다. 193 쪽부터 시작되는 이른바 '당장 투자해도 좋은 명품 펀드 12선' 인데, 대충 허투루 뽑은 것이 아니라 투자사의 운용철학과 설정 이후 수익률, 리스크 관리능력, 펀드매니저의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공저자들이 엄선했다고 한다. 이 책의 핵심내용인 셈인데, '당장 투자해도 좋은 명품 펀드 12선'은 다음과 같다.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펀드’3총사

그리고 메리츠 코리아펀드

신영 마라톤 펀드

삼성 중소형 포커스펀드

이 밖에도 한국밸류 10년투자펀드

동양 중소형고배당펀드

대신 성장중소형주펀드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인컴펀드

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

한화글로벌 헬스케어펀드

KTB중국1등펀드

AB미국그로스펀드

아울러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펀드를 직구하면 수수료를 최대 60%까지 절감하는 펀드 슈퍼마켓(www. fundsupermarket.co.kr)에서 사는 것도 좋다. 2014년 6월만 해도 1만 5000개 정도였던 개설 계좌 수가 2015년 초 3만 개를 돌파, 펀드 가입 잔액도 5000억원을 넘어섰다고 하니 신뢰할 만하다.    

 

한편 저자들은 부동산에 대해 시세차익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하며, 미친 전세는 자가 주택-월세주택 이원화로 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에서 5%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아파트를 살 것이 아니라, 오피스텔, 빌라, 상가, 분양형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나름의 구체적인 투자법을 제시한다.


우선 오피스텔은 수익형부동산 투자를 막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제격인 상품이다. 초기 투자 자금이 크지 않아서 부담도 적고, 오피스텔은 수요가 꾸준해서 경기를 덜타는 장점이 있다. 또 싱글족이 급증하면서 혼자 살기 편한 집을 구하고, 신혼부부들도 오피스텔에서 살림을 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적당하다. 최근 서울 마곡지구와 위례, 광교 신도시 등의 오피스텔 분양에는 투자 인파가 몰려 청약 경쟁률이 수십~수백대일을 기록하기도 했다하니 참고할 만하다.  

다음은 빌라. 최근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대체 주거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빌라는 오피스텔에 비해 저소득층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월세가 상대적으로 싼 편이고, 팔 때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임대가 안정적으로 꾸준이 나가는 지역인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하고, 월 임대료는 세입자 소득의 30%안쪽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현재 서울 지역의 빌라의 평균 매매가격은 13천만원 정도, 대게 대출 5천만원을 끼고 구입해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45~5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5% 투자수익률) 

마지막으로 상가다. 상가는 부동산 투자에 일가견이 생긴 전문 투자자들이 찾은 종착역이다. 그래서 수익형 부동산의 꽃이라고 불리는데, 최근 상가건물을 통째로 구입하거나 신축해서 내 집 마련과 노후 생활 대책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은퇴 세대가 늘고 있다. 건물의 아래층들을 상가로 임대해주고 꼭대기 층에 작은 정원을 곁들인 주택을 갖춰서 사는 최고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방법이다. 요즘 초저금리로 상가 투자자들도 큰 혜택을 보고 있다. 상가에 대한 은행 대출금리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5~6%였던 것이 요즘 3%대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상가의 임대수익률은 여전히 평균 4~6%를 유지하고, 곳에 따라서는 10%에 육박하기도 한다.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와 명퇴한 중년,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젊은이들이 자영업을 위해 상가를 찾고 있어 인기중이다.


책의 내용과는 별도로 내가 분석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면, 주식시장은 세계적인 유동성 장세로 최소 상반기까지는 활발하고 올 연말까지도 거래가 활발할 것 같다. 하지만 부동산은 사정이 좀 다르다. 전월세물량의 증가로 순수 전세물량이 부족한 시점에 저금리가 맞물려 올들어 부동산이 반짝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건설사는 보유부동산을 처분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물량을 쏟아내고 있고, 이들을 광고주로 삼는 언론은 온전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 저희들이야 깨춤을 춰도 상관없고 관심도 없다. 소비자만 휘둘리지 않으면 된다.


우선 중대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입질'이 오는 지금이야말로 매도의 호기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분양물량의 평형을 살펴보라. 중대형은 더이상 없다. 반면, 저금리에 힘입어 더 큰 평형으로 아파트를 옮기려 한다면, 당장이 아닌 미래를 생각하시길. 시세차익은커녕 팔 수가 없어 평생 그 집에서 살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국내상황이 아니더라도 세계경제의 변동으로 하반기에서 연말 사이 한차례 쓰나미급 경제한파가 올 것 같으니 시장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부동산 거래는 '내 인생 최대의 자산'을 사고 파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를. 


정리해 보자. 지금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신화는 이미 종언을 고했고, 국내 증시는 기업들의 소리 없는 구조조정 아래서 박스권 탈출에 실패했다. 연금만으로 안락한 노후를 꿈꾸던 시대도 저물었고, 금리는 1%대로 추락하여 자산이 2배로 불어나는 데 35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저금리라는 돈의 늪지대에서 쥐꼬리만 한 예금 이자만 끌어안고 살텐가? 큰일난다. 지금은, 특히 올해는 모든 경제적 결정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그 점에서 이 <거꾸로 즐기는 1% 금리>은 정독해서 읽을만하다. 투자처 결정에 대한 도움을 얻기도 할테지만, 무엇보다 1% 대 초저금리시대인 지금이 어떤 상황인 건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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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비용 제로 사회 - 사물인터넷과 공유경제의 부상
제러미 리프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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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적 공유사회를 준비하라

 

   2000736200명의 경쟁을 뚫고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됐지만 정식비행을 한 달 앞두고 탈락한 고산은 최초의 우주인 자리를 이소연에게 내주고, 홀연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20101년 만에 갑자기 귀국했다. 그리고 그는 제조업의 메카라 불리는 종로3가 세운상가에 ‘A팀벤처라는 벤처기업을 설립했다. 그가 미국 유학길에서 주목한 건 미래를 변화시킬 차세대 신기술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최근 제조업의 부활을 쏘는 신호탄이라 말했던 3D프린터였다. 3D프린터는 활자를 인쇄하듯 물체를 찍어내는 기계로 나노물질부터 전자제품, , 총기, 마약류까지 모두 만든다. 심지어 인공장기도 가능하다. 고산은 이 놀라운 기계로 인해 개인이 제조업이 가능하고 생산인프라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지구반대편 미국에서 가까운 미래를 만난 것이다.


    IT 잡지 "와이어드" 편집장으로 활동하면서 오픈하드웨어 분야의 독보적 트렌드 세터로서 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데 주력해온 저자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역시 3D프린터가 만들어낸 메이커 운동에 주목하고 <메이커스makers>라는 책을 써 인터넷의 보급 이후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3차 산업혁명의 전조와 향후 10년간 일어날 기술혁명의 미래를 말했다. 그는 3D프린터를 미래를 바꿀 100년 만의 산업혁명이라 불렀다. 문제는 3D프린터와 같은 최신 기술이 경제를 한계비용 제로 시대로 빠르게 바꿔놓고 있어 혼란을 야기한다다는 점이다.


   <3차 산업혁명>, <공감의 시대>, <소유의 종말>, <노동의 종말> 등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쓴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한계비용 제로사회>에서 기술발전 덕분에 재화와 서비스를 추가 생산하는 비용(한계비용)이 제로(0)가 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컴퓨터·인터넷의 보급과 기술 경쟁 격화로 생산비용이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은 개발 비용과 같은 초기 고정비용이 들지만, 일단 만들고 나면 아무리 많은 사람이 내려받아도 기업에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한계비용)이 없다. 이렇게 되면 많은 사람이 이용할수록 원가는 점점 제로(0)에 가까워진다. 한계비용 제로 현상이 정보화 산업 뿐 아니라 의식주나 제조업에도 적용된다. 인간의 노동 대신 로봇을 이용한 생산이 늘어나는 데다 통신·물류·에너지 같은 생산 인프라가 디지털로 변하면서 제조업의 생산원가가 낮아지고 있다. 일례로 컴퓨터 하드드라이브의 1기가바이트당 가격은 200044달러였지만, 지금은 7센트로 6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에너지 역시 마찬가지, 재생에너지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독일은 현재 에너지의 27%가 한계비용이 제로인 태양열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는 석탄 에너지와는 다르다. 태양이나 바람은 한번 설치하면 우리에게 비용을 청구하지 않는다. 나아가 저자는 사물인터넷(IoT)3D 프린터 등을 통해 자본에 의한 대량생산이 아니라 사람에 의한 대중생산, 협력적 공유사회로 진화할 거라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협력적 공유사회가 이미 우리가 경제생활을 조직하는 방식에 변혁을 가하고 있으며, 이로써 21세기 전반부에 걸쳐 신규 사업과 수백만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 격차를 줄여 글로벌 경제의 민주화를 촉진하는 한편 환경 지향적인 사회를 정립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 같은 자본주의의 대규모 경제적 변혁이 느닷없이 일어난 이유는 뭘까? 저자는 다름 아닌 시장의 비범한 성공 탓이라는 역설을 주장한다. 자본주의의 끊임없는 이윤 추구가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를 해체했다는 것이다. 즉 영리 기업들이 극단적 생산성을 불러온 모종의 기술 혁명이 한계비용을 제로 수준으로 떨어뜨렸고, 수많은 물리적 재화와 서비스를 풍부하게 하는 반면 동시에 가격은 제로에 가까워져서 더 이상 시장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한편 제러미 리프킨은 소유권에서 접근권으로의 전환, 즉 공유경제에 주목했다. 자동차는 자본주의 시스템 속 사유재산 중에 집 다음으로 귀중한 재산이었지만, 오늘날은 오히려 애물단지 취급을 당한다. 미국에서 자동차 한 대를 유지하는 데 월평균 수백 달러가 드는 반면, 자동차가 차고에서 잠자는 시간의 비율은 평균적으로 92퍼센트에 달한다. 게다가 기름값에 세금까지 따지면 답이 없다. 사람들은 자동차가 극도로 비효율적인 고정자산이라는 걸 깨닫고 자동차를 소유하기보다 시간 단위로 이동 비용을 지불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변화로 미국의 집카(zipcar)나 한국의 소카(SOCAR)와 같은 카쉐어링 기업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도로에 나온 공유 차량 한 대가 자가용 열다섯 대를 도로 위에서 사라지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2009년까지 GM의 연구개발 및 기획 부사장을 역임했었던 로런스 번스 미시간대 공학 교수도 자가용이 모두 공유, 합승 차량으로 활용된다면 전체 자동차 수가 80퍼센트 이상 감소되더라도 동일한 수준의 이동성을 더 적은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372)이라고 자동자 공유의 효율성을 시인했다.

 

   현재 미국인의 약 40퍼센트가 소셜 미디어 사이트나 온라인 동호회, 협동조합을 통해 카쉐어링를 포함해 협력적 공유경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수백만의 아파트 거주자들과 주택 보유자들이 에어비앤비(Airbnb)나 카우치서핑(Couchsurfing) 같은 온라인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거주지를 제로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수백만의 여행객과 공유하고 있고, 오래된 것은 빼고 새로운 것으로 채우자는 모토로 세운 의류 교환 업체 스레드업은 40만 명의 회원이 옷을 바꿔 입고 있다. 스레드업 웹사이트는 월간 약 385천회에 달하는 방문횟수를 기록하고 있고, 2012년에는 35만 개가 넘는 아이템을 팔았고, 주문량은 매월 무려 51퍼센트씩 늘고 있다. 이 밖에도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전거 공유, 주택 교환, 에너지 및 식료품 협동조합, 사무실 공유, 주택 공유, 음악 스튜디어 공유, 공구 대여 등 다양한 유형의 공유비즈니스가 성행중이다.


   하지만 공유가 소유를 완전 대체하서 결국 자본주의의 종말이 올 것이라는 제러미 리프킨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시장의 교환가치가 갈수록 협력적 공유사회의 공유가치로 대체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전 미국 노동장관을 지낸 경제학자 로버트 라이시 버클리대 교수는 완곡하게 표현해서 공유경제(Share Economy)이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부스러기(scraps)만 떨어지는 부스러기 공유 경제’(Share-the-scraps Economy)”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공유경제 회사에는 구성원들이 고용된 정직원이 아니어서 보험, 산업재해보상, 실업 보험, 건강검진 등 노동자의 복지 혜택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었다. 아울러 공유경제로 돈을 버는 건 소프트웨어를 소유한 회사이지, 노동자가 아니라는 점도 덧붙였다.

 

   책을 덮으며 과연 이런 미래가 올까?’하고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보듯 고민했다면, 당신은 20세기식 독서를 했다. 이 책은 지구 반대편의 동시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가까운 미래’, 즉 첨단 트렌드의 끝자락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뭘 건져내야 할까? 지난 318일 캐나다 벤쿠버에서 열린 TED 2015 에 도요타 자동차가 초소형 전기자동차 아이로드(i-Road)를 선보였다. 바퀴도 세 개 뿐인 일인승의 이 자동차는 혼자 타지만 함께 탈 차로 설명된다. 전기차와 차량 공유 서비스, 여기에 자율주행차까지 결합한 이 자동차는 자동차의 미래 개념이 어떻게 바뀔지를 보여줬다. 도요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서히 대두되는 공유경제의 도래를 직감한 도요타가 언제 어디서나 자전거처럼 빌릴 수 있는 차를 개발함으로써 사유재산의 대표이자 제조업의 선두주자인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보여준 셈이다. ‘마인드 마이너로 불리는 송길영은 책 <상상하지 말라>에서 “(타인은) 보고도 모르는 것을 보는 것이 통찰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통찰의 보고(寶庫). 보고도 모르고 지나친 숱한 것을 다시 읽어 찾아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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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리고, 세우고, 지키기
이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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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것이 많은 것임을 알라

 

기다리던 책이 나왔다. 5년 전 <혼창통>을 들고 나와 대한민국 경영계에 파란을 일으켰던 저자 이지훈이 이번엔 <()>을 통해 보다 큰 그림의 통찰을 전하고 있다. 저자의 직업은 내가 주말마다 즐겨 읽는 조선일보의 경제섹션 위클리비즈를 맡고 있는 경제기자다. 저자는 10년 가까이 매주 세계적인 경영 대가들을 만나고, 수없이 많은 최신의 비즈니스 소식을 접하면서 그들의 놀라운 성공과 성장의 비결들이 하나로 수렴됨을 감지했다. 그것들을 풀어서 정리한 것이 이 책이다.

 

경제기자 중에 통찰력 있는 책을 쓴 저자들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은데, 그 중 경제분야에서는 <2015 빚더미가 몰려온다>, <세대전쟁> 등을 쓴 KBS의 박종훈 기자가 제일이고, 경영분야에서는 이지훈 기자가 으뜸이다.

나는 <혼창통> 이후 위클리비즈를 매주 만나면서 이지훈이 또 어떤 통찰을 끄집어낼지 몹시 궁금했다. 이번엔 달랑 한 단어, ()이었다. 단은 단순함, 군더더기 없음이다. 노자는 학문의 길은 하루하루 쌓아가는 것이지만, ()의 길은 하루하루 없애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이든 넘쳐나는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는, 그래서 기쁘고 행복할 것 같지만 넘치면 부족한만 못한 법’, 풍부함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마트 진열대에는 너무 많은 제품에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몰라 멍하니 서 있게 하고, 넘쳐나는 정보와 뉴스는 공해가 되어 오히려 눈과 귀를 멀게 한다. 단은 참을 수 없이 복잡하고 많은 세상에 맞서 내 길을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나치게 많은 물건과 정보는 우리 자신을 앗아가고 잠식하고 본질에서 멀어지게 한다. ‘참을 수 없이 복잡한시대의 미덕은 더 이상 더하는데 있지 않다. 빼는 데 있다. ‘more'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less'을 요구하고 있다. 넘쳐나는 풍요의 바다에서 단순함의 자유를 찾고 싶어 한다.” (13)

 

저자가 찾아낸 단(, 단순함)의 정의는 불필요한 것을 모조리 제거하고 핵심만 남겨놓은 상태,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궁극의 경지이고, ‘중요하지 않은 것에 맞서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리고 남의 기준이나 가치를 걷어내고 나만의 가치를 세우는 것’, 즉 완벽함이다. 생텍쥐페리 역시 완벽함이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이루어진다라고 말했다. 단순함의 추구는 궁극적으로 개인에게 있어 고수(高手)가 되는 길이고, 기업에게는 독보(獨步)로 가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단순함을 추구해야 할까? 저자는 단순함에 이르는 순서로 버리고, 세우고 지키라고 말한다.

 

단순함이란 가장 소중한 것까지 죽이고 또 죽임으로써 버리고 비워내는 정화의 과정이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말, 시각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나만의 가치를 세우는 고집이며, 먼 미래를 내다보고 우직하게 걸어가는 뚝심이다.” (348~349)

 

단순해지려면 우선 버려야 한다.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다 보면 저절로 진면목이 드러나기 때문”(91)이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을 쓴 정리의 여왕 곤도 마리에는 물건을 만졌을 때 설레는가 여부에 따라 울림이 없는 물건은 버리라고 말했다. 알고 보면 우리는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 것들에 둘러싸여 너무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현대인이 너무 많다. 버리기는 결국 소중한 것만 남기기 위한 작업이다.

 

버리지 않으면 버려진다. 단 하나의 목표를 택하지 않으면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꿈으로부터 버려진다. 핵심에 집중하지 못하고 복잡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버리지 못하는 기업도 고객으로부터 외면받기 십상이다. 생존을 위해 버림은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이유다.”(137)

 

기업 역시 버려야 살아남는다.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은 자신이 쓴 책 <제로 투 원>에서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창조적 독점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구루 피터 드러커 역시 자신이 못하는 일을 평균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보다, 자신이 잘하는 일을 탁월한 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더 쉽다고 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허락된 에너지와 자원, 그리고 시간은 제한적이다. 가능성이 적은 분야를 향상시키는데 노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잘하는 것에 더욱 잘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 그러려면 가장 먼저 무엇을 버리고 취할지를 정하고 버리고, 지우고, 털어내야 승기를 잡을 수 있다.

 

단순함을 위해 충분히 버렸다면 다음은 세워야 한다. “버리기만 하고 세우지 못한다면 거짓 단순함이요, 공허이고 조악함이다”(17) 무엇을 세워야 한단 말인가? 바로 뜻()이다. 개인은 내가 누구인지 정체성을 세우고, 왜 일해야 하는지 사명을 세워야 한다. 기업이라면 우리 기업은 왜 존재하는가 하고 진정한 존재 의미를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이나 기업이 단순해지기 위한 필수적인 고민이다. 1997년 애플에 복귀한 스티브 잡스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를 애플의 모토로 삼고 컴퓨터로 세상을 바꾸고, 나아가 애플의 제품들이 우주에 영향을 미치는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를 세웠다. 그러자 그의 뜻에 공감한 전 세계의 창의적인 인재들이 애플에 합류했고, 오늘날의 애플에 이르렀다.

 

단순해지기 위한 마지막 단계는 지켜는 것이다. 버리고 세웠지만 지키지 못한다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단순함을 구축했으면 어떤 유혹이나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오래도록 지켜야 한다. 세우는 것이 약속이라면 지킨다는 것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는 일관성은 인간관계는 물론 기업 경영에 있어서 신뢰의 원천이 되는 것처럼, 지키기는 개인에게 있어서는 자신의 사명을 찾고 마지막까지 그것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고, 기업의 차원에서는 기업의 핵심가치를 준수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다.

 

지난 312일 한국은행은 1.75%로 금리를 인하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의 자본주의 역사상, 아니 단군 이래 처음 맞이하는 초저금리시대를 맞이했다. 대한민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불안정한 상태, 더 나은 미래를 만날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국민 경제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신화는 이미 종언을 고했고, 국내 증시는 기업들의 소리 없는 구조조정 아래서 박스권 탈출에 실패했다. 연금만으로 안락한 노후를 꿈꾸던 시대도 저물었고, 금리는 1%대로 추락하여 자산이 2배로 불어나는 데 35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 대한민국은 머지않아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의 늪에 빠질 거라는 우울한 전망은 계속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운 좋게 5 년 만에 벗어났지만, 디플레이션에 빠지면 최소 10년은 허우적대야 한다. 선진국 일본은 20년째 그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바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지금은 개인이나 기업, 정부는 발등의 불에 매달려 전전긍긍할 것이 아니라 더 멀리 내다보는 큰 그림, 그리고 전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또한 무엇보다 몸보다 마음비우기가 급선무, 지금껏 다다익선(多多益善)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을 경계해야 할 때다. 그 점에서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이 참으로 많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격주간 발행하는 출판저널 <기획회의>(388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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