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인생>를 리뷰해주세요.
The Harmony 조화로운 인생 - 진정한 부를 이루는 5가지 절대 조건
제임스 아서 레이 지음, 송택순 옮김 / 엘도라도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근거없는 긍정주의'를 또 다시 언급한 비추하고 싶은 책 

 

  한국 출판시장에 놀랄만한 기록을 세웠던 <시크릿>을 기억하는가? 세계적인 오피니언 리더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쇼Show에서 소개하고 TV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이기도한 저자가 자신의 책을 영상으로 담은 자료가 인터넷을 도배하면서 세계적인 출판기록을 세웠던 자기계발 책이다. 그 책의 성공의 이면에는 '대책없는 긍정주의'심리에 빠진 미국의 정체성의 이유를 찾아준 책이었다는데 있다. 2000년을 들어 자기집 마련이라는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을 최고의 호황기로 만들었다. 최첨단 금융파생상품 덕에 미국국민들은 소득 여부에 관계없이 내 집을 가질 수 있었고, 하룻밤 새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주택가격상승 덕에 미국의 소비시장은 출렁거렸다. 행복감에 빠진 미국인들은 '이유없는 횡재'에 기뻐하면서도 내심 불안했었다. 그 불안을 종식시켜준 책이 바로 <시크릿>이다. '진신으로 바란다면 이루어진다'는 <시크릿>의 모토는 미국을 흔들었고, 인터넷을 타고 세계로 세계로 번져나갔다. 세계적인 미국의 기업들이 파산을 하거나 국유화되고, 세계의 기축통화라는 달러의 위상이 점점 무너져가고 있는 지금 그들이 여전히 <시크릿>의 비법을 여전히 따르고 있을까는 개인적인 의문이다. 

 

  시크릿의 기적을 이룰 수 있는 중요한 법칙은 <끌어당김의 법칙>. 사람들은 스스로 작은 우주이기 때문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바란다면 큰 목표와 작은 목표를 가리지 않고 자석처럼 끌어당겨 소망을 이룰 수 있도록 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필자 역시 그 우매한 군중속에 한 명이었다. 필자는 처음 <시크릿>을 읽기 전에 인터넷에 떠도는 <시크릿의 영상자료>를 먼저 보았다. 그리고 소름마처 끼쳐진 깨달음 비슷한 느낌에 전율했었다. 책의 내용은 영상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읽기를 반복하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삶을 변화시키려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좀처럼 해보지 않던 습관이라 너무나 막연해 보였고, 의도적인 긍정적 자세 속에서 솟아나는 '의심'내지는 '부정'때문에 '나는 긍정적인 마인드마저 가질 수 없는가?'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책의 내용은 훌륭했다. 그리고 비록 막연할 지 모르지만 긍정적인 자세로 삶을 대하는 의지를 가지게 하는 데에는 '성공적인 자기계발서'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치 새로운 법칙'인 듯 <시크릿>의 내용을 추앙하는 책들의 연속 출간은 원본의 훌륭함을 무색하게 한다. 소개하는 책 <The Harmony 조화로운 인생>은 그런 아류작 중 하나다. 
 

  전체적인 내용은 진정한 부를 이루기 위해서는 조건, 금전, 관계, 정신, 육체, 영혼 등이 모든 면에서 조화를 이루어야 이룰 수 있다고 보고, 진정한 부를 완성시키는 5개의 조건들을 소개하며 이들을 이루는 과정을 적고 있었다. 하지만 내용은 <시크릿>을 따르면서도 전혀 <시크릿>답지 않은 책이었다. 론다 번의 <시크릿>에 출연했던 주인공이기도 했던 제임스 아서 레이가 자신의 경험을 <시크릿>답게 <시크릿>을 보완해서 썼다고 하는데, 전혀 공감하지 못하겠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추상적이고, 산만해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시절이 하수상한 만큼 '근거없는 긍정주의'는 이제 용도폐기되어야 할 때가 아닐까?
 

   이 책이 본토에서 시크릿의 상승세를 타고 동반효과를 가져왔는지는 모르지만, 국내에 출간되는 타이밍을 놓쳐버렸거나, 내용을 살피지 못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책은 스스로 '생각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출간했다는 점만으로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필자 또한 저자의 십분의 일만큼도 저술한 능력이 부족하기에 책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실은 피할 수 없겠다. 국내에 불어닥친 불황 때문에 가계주체별 문화활동비를 줄이고 있는 요즘, 한정된 자원으로 봐야 할 책은 많다. 보다 신중하게 책을 구해야 하는 요즘 이 책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다른 훌륭한 책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론다 번의 <시크릿> 

<끌어당김의 법칙>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자기계발을 원하는 독자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우리에게 크게 3대 기본 관계가 있다. 

첫 번째, 자기 자신과 관계가 있다. 이것은 우리 스스로를 중시 여기고,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스스로를 믿는 것이다. 두 번째,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있다 이것은 다른 사람들을 중시 여기고 그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함께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세 번째, 세상 전반과의 관계가 있다. 이것은 우리가 크고 작은 공동체 및 자연을 중시 여기고, 그것을 보고, 그것을 대신해서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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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양피지>를 리뷰해주세요.
기적의 양피지 - 캅베드
헤르메스 김 지음 / 살림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시크릿과 경청을 넘어, 올해의 키워드는 '공경'이다 !

  

  두 해 동안 출판시장을 뜨겁게 달군 한 권의 책이 있다. 호주에서 프로듀서로 활동중인 론다 번이 쓴 시크릿Secret 인데, 미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높기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쇼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뜨면서 세계적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떨친 베스트셀러다. 역사상 위대했던 모든 사상가와 과학자, 개척자와 창조자들이 알고 있던 비밀로 이 비밀을 알면, 독자는 돈, 건강, 인간관계, 행복 등 인생의 모든 면에서 ‘비밀’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게되고, 내면에 잠재되어 숨겨진 힘을 이해하기 시작할 터이고, 그리하여 모든 측면에서 기쁨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의 책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은 저마다 우주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긍정적인 마음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간절히 원하게 되면, 희망하는 자들은 모두 자석과 같은 존재가 되어 <끌어당김의 법칙>에 의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소원을 이루는 법칙>과 <소원을 이루는 강력한 도구>를 배우고 활용해 뜻하기만 하면 이루게 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한 책이다.  잭 켄필드를 비롯해 존 그레이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명강사인 유명인사들의 인터뷰를 수록해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있을 수 있음을 강조한 이 책은 출간되고 오프라 윈프리 쇼에 소개면서 아마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미국에서 최단기간 500만부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책을 읽고 시크릿의 비법을 배워 과연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성공을 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책의 저자인 론다 번은 확실하게 베스트셀러이자 엄청난 부를 이룬 <시크릿>의 검증된 증인이라 할 수 있겠다.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건데 이 책이 미국에서 그렇게 놀라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21세기 들어 '막연한 긍정주의'에 빠져버린 미국사회를 잘 대표한 책이었기 때문은 아니었나 하는 점이다. 주택가격 상승과 더불어 최첨단 금융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덕에 서민층까지 '내집마련'이 가능하게 되면서 미국인들에게 갑자기 다가온 <뜻하지 않은 행운>의 답을 찾고 싶었을테고 때마침 출간된 이 책은 '당신의 성공(?) 당신의 소원때문이었다'고 그러니 마음껏 누리라고 안심시켰을 것이다. 이렇듯 세상 어딘가에 성공의 비법이 있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소위 성공한 사람들은 그 비밀을 배웠거나 알고 있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시크릿의 비밀이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인 것처럼 성공의 비밀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 단지 깨닫지 못할 뿐이다. 지난 해 자기계발 도서 시장을 달군 <경청>과 <배려>처럼... 

  소개하는 책의 주제는 공경이다. 공손하게 받들어 모심을 뜻하는 공경 은 기적이라 불릴 만큼 사람을 바꿀 수 있는 키워드가 된다고 말한다. 이를 증명해주는 사람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오나시스, 즉 선박왕 오나시스를 들었다. 성공하는 삶의 원리에 스토리를 더해 '자기계발 팩션'형식으로 꾸며진 책,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다. '캅베드'는 '공경하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유대교 랍비드은 신을 영화롭게 경외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심어놓은 열 가지 원리 중 하나를 적은 '양피지 두루마리'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적의 양피지>의 내용은 <경청>이나 <배려> 그리고 <시크릿>처럼 단순하다. 바로 공경하라는 것이다. 유대인의 스승 랍비의 품에서 나온 양피지에는 '공경은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원리로 사용했던 창조의 비밀이다'고 적혀 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공경의 원리는 땅, 물, 숲, 일,사람, 생각 등 세상 만물에 적용된다. 더 많이 공경할수록 더 많은 수확을 얻는다. 사람에게는 공경해야 할 것이 세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기 자신이요,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이요, 또 하나는 신이다. 솔로몬이 그랬다. 그래서 솔로몬은 모든 것을 다 가졌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공경과 수확을 함께 묶어놓았다. 따라서 인가은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그것을 공경해야 한다. 그러면 그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의 한 중년의 변호사는 자신에게 찾아든 삶의 고비에 변화를 주기 위해 성지순례를 하던 중 어느 노인을 구하게 되고, 노인은 사례로 '양피지'를 준다. 그 노인이 바로 선박왕 오나시스. 오나시스는 자신의 기적과도 같았던 일생과 함께 했던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이야기를 통해 '공경의 힘'을 알려준다. 실제했던 인물이고,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과도 결혼했던 포브스 5위의 부자인 오나시스의 성공스토리는 소설의 그것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열 다섯 살의 무일푼인 소년이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그가 사용한 성공 키워드는 <공경>이었다. 그의 성공스토리에는 윈스턴 처칠, 그레이스 켈리, 마를린 먼로,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 그리고 재키 케네디가 등장한다. 오나시스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사업을 하면서 공경의 마음으로 듣고, 배우고, 행동한다. 하지만 캅베드의 가르침의 일부만을 실행해 옮겼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되어 불행한 노후를 보내게 된다. 

  이 책을 단순하게 '선박왕 오나시스의 전기'로 생각하고 읽어도 될 정도로 파란만장한 그의 일생이 펼쳐진다. 무일푼에 외모 또한 평범했던 그가 엄청난 부를 이루고, 많은 미녀들과 스캔들을 일으킬 수 있었던 '비밀'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한다면 <캅베드의 비밀>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그것은 사물이든 사람이든 받들어 모시는 것, 바로 공경이다. <캅베드의 가르침>이란 상대를 공경하려면 우선 상대가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도와 상대를 기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데는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믿음을 갖고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그러면 곧 자신이 소망하는 것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자신의 진정한 '소망'은 머지않아 죽게 된다고 생각할수록 더욱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것으로 부질없는 '욕망'과는 구별된다.  

  오나시스로부터 <캅베드>를 손에 넣고, 자신의 삶과 아들의 삶까지도 변화시키는 변호사의 이야기가 소개되는 이 책의 결말은 극적인 반전과 동시에 <캅베드>에서 '신이 인간에게서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은 바로 세상의 쾌락을 늘리는 일보다 세상에 존재하는 고통을 줄이는 일'이다. 기존에 나왔던 자기계발의 키워드였던 <배려>와 <경청>은 공경심의 발로에서 비롯된 것이고, 경영에 접목된다면 서번트 리더십이 될 것이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 생겨야 할 법한 요즘같은 불황에 <캅베드>는 삶에 지친 서로에게 위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살펴보기를 권하는 것 같았다. 국내의 인문학자가 쓴 책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스토리텔링과 완성도를 가진 자기계발서였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힘쓰는 것은 또 다른 '성공'의 이름이다.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인생에 있어 모든 면에서 성공할 수 있는 성공 키워드를 '공경'으로 놓고 그것으로 성공한 인물 '오나시스'의 삶을 들어 실천가능하고 실현가능하다는 점을 일깨웠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경청>, <배려>,<시크릿>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자기계발을 위해 책을 찾는 모든 독자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네 부모를 공경하라. 공경의 원리는 땅, 물, 숲, 일,사람, 생각 등 세상 만물에 적용된다. 더 많이 공경할수록 더 많은 수확을 얻는다. 사람에게는 공경해야 할 것이 세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기 자신이요,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이요, 또 하나는 신이다. 솔로몬이 그랬다. 그래서 솔로몬은 모든 것을 다 가졌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공경과 수확을 함께 묶어놓았다. 따라서 인가은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그것을 공경해야 한다. 그러면 그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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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단련법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박성관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실용독서의 대가, 다치바나 다카시의 생산적 지식습득 비법을 밝힌 책!

  

  지知의 거인, 일본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히는 다치바나 다카시立花 隆 <지식단련법>을 읽었다. 이 책은 일본 최고의 저널리스트라는 그의 명성보다는 '다독가'와 '고양이 빌딩'이라는 그의 서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그가 1984년에 출간한 책으로 자신의 정보의 수집과 가공및 정리 그리고 활용법에 대해 적은 글이다. 그의 수많은 베스트셀러 중에서 초기 저서에 속하는 이 책은 일본에서 40쇄를 넘기며 지금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다. 나는 그가 '저널리스트'인 것에 관심을 둔 것이 아니라 '다독가'인 그에게 접근하고자 이 책을 읽었다. 국내에 이미 출간된 바 있는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에서도 그를 만났지만, 그의 독서와 지식활용법이 좀 더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소득은 생각 외로 컸다. 그가 이 책을 통해 한 말들은 '실용독서'를 즐기는 나에게는 전작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에 버금가는 훌륭한 책이었다. 원제목은 「知」のソフトウェア ; 지의 소프트웨어 다.  

"독서는 정신적 식사다"

 
  그의 독서활동 즉 읽고, 배우고, 활용하는 측면을 입력하는 방법, 인풋Input 과 출력하는 방법, 아웃풋Output 그리고 입력에서 출력에 이르는 과정인 프로세스Process 를 나누어 이 책의 전체 이야기로 꾸몄다. 그는 정보의 입력은 결국 인간의 오관을 통해 이뤄진다고 했다. 오관 중에서 지적 정보는 전적으로 눈과 귀를 통해 들어오고, 눈으로는 문자 정보와 도면 정보가, 귀를 통해서 들어오는 음성 정보가 지적인 정보의 주요한 형태인데, 정보의 입력에는 시간이 소요되는데 우선 음성 정보의 입력 속도는 발화자가 아나운서인 경우 1분에 300자 정도를 읽는다고 하면, 1권을 낭독을 통해 듣기 위해서는 6시간에서 8시간이 소요되는 셈이다.

 

  눈으로 읽는 속도는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는 평이한 내용이라면 좀 느린 사람은 귀로 듣는 속도의 두배, 빠른 시람의 경우에는 네 배의 속도정도 읽게 되는데, 이렇게 놓고 본다면 하루에 정보 입력(독서)를 할 수 있는 양을 계산할 수 있게 되고, 또한 평생 얼마나 많이 입력할 수 있는가 즉 몇 권을 읽을 수 있는가를 짐작하게 된다. 이는 극히 적은 양이고, 자기가 읽고 싶은 책 모두를 죽기 전에 읽어낸다는 것은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한 꿈이라는 것을 수식으로도 도출하게 된다. 하루 두세 끼의 밥을 규칙적으로 먹듯, 책을 하루에 몇 권을 읽을 수있는가를 가늠하는 그를 보면서 '독서는 정신적 식사다'라고 한 그의 말이 '식자識者'의 허장성세는 아님을 짐작하게 했다.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소설을 읽지 않는 이유, 그리고 < 피가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살도 안되는 100권>이라는 책을 쓸 만큼 책의 선택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이유는 바로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만큼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지적 생산자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그가, 세상에는 아직 밝히고 알려야 할 것이 많이 남겨져 있음을 아는 그가 읽으며 즐기는 지적생활을 하기는 낭비로만 보인 것이다. 자신의 관심사에 대해 모두 읽어내기도 힘든 현실에, 아무 책이나 읽을 수 없다는 그만의 현실적인 선택인 셈이다. 이순간 '세상에 있는 책을 다 읽지 못해 늘 우울하다'는 괴테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책벌레'인 그들만의 코드가 일치하는 때문은 아닐까?

 

  1940년생, 즉 70의 나이가 된 그가 책을 가려서 할 이유는 이 책을 낼 때인 1980년대보다 더욱 더할 것이고, 더욱 필사적으로 책을 가려서 읽고, 집중해서 읽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있어서 독서는 '지적 시한부인생의 투병생활'로까지 느껴지게 했다. 애초에 책에는 관심조차 없던 내가 책을 읽게 되면서 지식정보체계라고는 제로베이스Zero Base에 다름 없기에 모든 정보가 곧 피가 되고 살이 될꺼라 믿고 닥치는대로, 틈나는대로 장르를 불문하고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를 통해 남겨진 시간들을 유추하면서 제 흥미에 맞는 책, 정말 좋은 책만을 선택해서 읽어야 함, 즉 선독選讀해야 함을 배우게 되었다. '피도살도 안되는 책'은 비록 피같은 돈을 줬더라고 중도에 읽기를 그만두고 폐기처분해야 할 것은 당연할테고...

 

  이 책에서 가장 주목을 한 부분은 입력에서 출력까지의 과정이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전체적인 흐름을 놓칠 수 있고, 또한 물리적인 독서시간까지 낭비할 수 있어 책을 읽는 도중에는 노트를 하지 않는다. 대신 기억하고 싶은 부분이나 따로 노트가 필요한 부분은 밑줄을 치고, 페이지를 접고, 책의 앞면에 따로 페이지와 간단한 메모로 적어두어 또 다시 살펴보거나, 노트를 할 때 찾기 쉽도록 하고 있었다. '책을 훼손함'은 그만의 프로세싱 과정이고, 그 이유 때문에 책을 꼭 사거나, 중요한 자료를 복사해 제본을 하거나 스크랩을 하는 이유기도 했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자신이 강연한 내용과 잡지 원고 중에서 '책'을 주제로한 글들만 추려 모아 1995년에'문예춘추'를 통해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펴내 96년 3월 말까지 단 몇 개월만에 37만 부가 팔리는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는데, 이 책에서 그만의 독서법에 대해 밝힌 바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그의 치열하고 집요한 입력프로세싱을 짐작하게 한다.

 

1. 책을 사는데 돈을 아끼지 말라. 책이 많이 비싸졌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책 값은 싼 편이다. 책 한권에 들어있는 정보를 다른 방법을 통해 입수하려고 한다면 그 몇 십 배, 몇 백 배의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2. 하나의 테마에 대해 책 한권으로 다 알려고 하지 말고, 반드시 비슷한 관련서를 몇 권이든 찾아 읽어라. 관련서들을 읽고 나야 비로소 그 책의 장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 그 테마와 관련된 단단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3. 책 선택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 실패 없이는 선택 능력을 익힐 수 없다. 선택의 실패도 선택 능력을 키우기 위한 수업료로 생각한다면 결코 비싼 것이 아니다. 

4.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은 무리해서 읽지 말라. 수준이 너무 낮은 책이든, 너무 높은 책이든 그것을 읽는 것은 시간 낭비이다. 시간은 금이라고 생각하고 아무리 비싸게 주고 산 책이라도 읽다가 중단하는 것이 좋다. 

5. 읽다가 중단하기로 결심한 책이라도 일단 마지막 쪽까지 한 장 한 장 넘겨보라. 의외의 발견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6. 속독법을 몸에 익혀라. 가능한 한 짧은 시간 안에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섭렵하기 위해서는 속독법밖에 없다. 

7. 책을 읽는 도중에 메모하지 말라. 꼭 메모를 하고 싶다면 책을 다 읽고 나서 메모를 위해 다시 한 번 읽는 편이 시간상 훨씬 경제적이다. 메모를 하면서 책 한 권을 읽는 사이에 다섯 권의 관련 서적을 읽을 수가 있다. 대개 후자의 방법이 시간을 보다 유용하게 쓰는 방법이다. 

8. 남의 의견이나 북 가이드 같은 것에 현혹되지 말라. 최근 북 가이드가 유행하고 있는데, 대부분 그 내용이 너무 부실하다. 

9. 주석을 빠뜨리지 말고 읽어라. 주석에는 때때로 본문 이상의 정보가 실려 있기도 하다. 

10. 책을 읽을 때는 끊임없이 의심하라. 활자로 된 것은 모두 그럴듯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좋은 평가를 받은 책이라도 거짓이나 엉터리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11. '아니, 어떻게?' 라고 생각되는 부분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을 발견하게 되면 저자가 어떻게 그런 정보를 얻었는지, 또 저자의 판단 근거는 어디에 있는지 숙고해보라. 이런 내용이 정확하지 않을 경우, 그 정보는 엉터리일 확률이 아주 높다.

12. 왠지 의심이 들면 언제나 원본 자료 혹은 사실로 확인될 때까지 의심을 풀지 말라.   

13. 번역서는 오역이나 나쁜 번역이 생각 이상으로 많다. 번역서를 읽다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머리가 나쁘다고 자책하지 말고 우선 오역이 아닌지 의심해 보라.
 

14. 대학에서 얻은 지식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사회인이 되어서 축적한 지식의 양과 질, 특히 20, 30대의 지식은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중요한 것이다. 젊은 시절에 다른 것은 몰라도 책 읽을 시간만은 꼭 만들어라.



  이렇듯 다소 유별나고 집요한 그만의 독서법은 그에게 있어서 독서는 입력선행형, 즉 책을 읽고 즐기는 지적생활형이라기 보다는 책을 만들고, 저널을 펴내는 집필을 위한 출력 선행형, 다시 말해 지적 생산형 독서이기에 책으로부터 무엇인가를 얻어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는 독서를 통해 창조형인간이 되기를 꿈꾸는 독서인에게는 제대로운 롤 모델roll-model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그만의 지식 축정과정의 산물인 고양이 서재(빌딩)이 존재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 다독가들이 그 빌딩을 부러워하는 이유도 단순히 책이 쌓인 건물이어서가 아니라 건물 속 책속 내용이 그의 머리 속에 들어있음을 예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다치바나 다카시는 자신의 저서보다 책이 가득한 고양이 서재로 유명하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에서 언급되면서 주목을 받게 된 고양이 빌딩은 고서점과 서가를 소개한 어느 작가의 책에서 도면과 함께 소개가 되면서 화제를 낳았는데, 책이 너무나 많아 감당할 수가 없어 장서를 보관하기 위해 도쿄에 빌딩을 지었다.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고양이 빌딩’ 은 보시는 바대로 도쿄 거리 한복판에 서 있다. 10평 정도 되는 자투리땅에 철근으로 세운 4층 건물로, 내부 서가의 총 길이를 합하면 무려 700 m에 이른다고 한다. 골목과 골목 사이의 맨 끝자락의 대지에 건축법에 맞게 제한적으로 지은 건물인지라 모양이 얇고도 특이한 빌딩이 생기게 되었는데, 뾰족한 건물의 모서리에 고양이의 얼굴을 그려 '고양이 빌딩'이 탄생했다. 자신의 서재에 있는 만여 권의 책은 따로 색인을 두지 않고 관련 범주에 넣고 있는데, 자신만의 사서법으로 원하는 책을 찾아낼 수 있다고 했다. '우리 뇌는 그만큼은 감당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인간의 뇌에 대해서도 책을 냈던 그가 한 말이라 신뢰는 가지만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일이거니와 저자만큼의 내공이 쌓여야 가능할 법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끝끝내 털어지질 않았다.

 

  이 책이 지금까지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지적 생산의 기술을 밝혔기 때문일 것이다. 책을 비롯해 신문, 잡지, 그리고 관청정보와 기업정보에 대해서도 이들 책자를 수집하는 요령, 그리고 스크랩하고 모아두었다가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었다. 아마도 일본에서 저널리스트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이 대선배의 족적을 추적하고자 이 책을 만나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그만의 지적 생산과정을 소개함과 동시에 지금의 그가 있게 한 <일본 공산당 연구>나 <다나카 가쿠에이 연구>, 그리고 <우주로부터의 귀환>등의 유명한 저널들의 탄생과정에 대한 회고록도 될 수 있어서다.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우리나라 작가가 쓴 '일본'에 대한 책의 내용 중에 일본이 '기록문화'가 발달한 이유는 얕은 역사에 대한 정통성을 기록을 통해 확고히 하기 위해서, 그리고 섬나라만의 심리적인 공간적 제한성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물과 생각에 대해 '경박단소'를 지향한 결과일 것 비슷한 글을 읽고 한편 공감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창작은 기존것의 또 다른 모습의 모방'이라는 생각을 새삼하게 되었다. 새로운 지식의 확장은 기존의 것을 어느 정도까지 추적하는가 얼마나 근원에 가까이 다가가는가에 따라 그 모습과 내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한 번의 인터뷰를 위해 60만 엔(현재 환율로는 900만원 정도)의 책을 읽어 준비를 해서 인터뷰한 결과에 대한 고료를 받으니 60만 엔이더라는 그에 대한 에피소드는 '지적 생산자'들이 추구해야 할 생산적 책임성을 느끼게 했다. 하나의 인터뷰로 그에게는 고료가 남겨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 대한 지식이 남겨졌으리라. 그리고 그 모든 엑기스들이 인터뷰 내용을 읽는 자들에게는 또 다른 새로운 지식과 생각으로 전파되었으리라. 이 책에서 참다운 지식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가 많은 책을 읽는 이유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으면 가능한 한 좋은 문장을, 가능한 한 많이 읽어야 하기 때문"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골라서 읽는 이유는 "좋은 책을 읽을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광적일 정도로 많은 자료를 스크랩하고 분류하는 이유는 "이미 배운 자로서 앞으로 배울 자들에게 좀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지식을 베풀어주고자 하는 때문"이었다. 이 책을 통해, 아니 다치바나 다카시를 통해 '책읽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 'Well-being'이 시대적인 흐름이라면, 독서는 'Well-read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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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me 2009-04-12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릉고출신인가요??
저도 강고...

다치나바 다카시상 책을 읽으면 덩달아 책을 읽고 싶어진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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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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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 결과는 참으로 드라마틱했다.

 

그 중에서도 주목된 것은 영국 출신 재주꾼 대니 보일이 연출[슬럼독 밀리어네어]가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각본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는 것.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미국 유명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를 본딴 인도 최대의 퀴즈쇼에 출연해 의외의 선전을 벌이게된 인도 빈민가 소년의 이야기다. 최근 전미 비평가 협회상을 비롯한 20여 개의 상을 흽쓸어 다음달 열릴 아카데미 상에서도 선전이 예상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필자가 이 작품에 주목을 한 이유는 영화의 스토리가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라는 것이다. 기억을 더듬었다. 그리고 찾아냈다. 원작이 소설인데 지난 해 국내에 Q&A 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던 것이다. 이 영화는 인도 외교관인 비카스 스와루프의 데뷔 소설로서 전세계 36 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던 <질문과 대답(Q and A)>을 대형 스크린으로 그려낸 코믹 드라마이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의 처녀작 치고는 너무나 잘 구성된 소설이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소설인데, 영화화되어 이렇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하니 정말 반갑다. 사실 원작인 소설만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로 필자가  리뷰를 쓸 때 그 소감을 "인도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한 편의 영화같은 소설. 당신의 오감을 사로잡을 것이다." 라고 적은 바 있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아 기대가 되는 영화 [슬렘독 밀리어네어].

영화 100배 즐기기를 위해 영화에 앞서 소설로 먼저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원작 Q&A [비카스 스와루프, 문학동네]

 

 

원작을 읽고 쓴 필자의 리뷰 :  Q&A 

  


 

인도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한 편의 영화같은 소설.


당신의 오감을 사로잡을 것이다. 

 

십인십색十人十色. 짧게, 혹은 길게 인도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나, 인도를 아는 사람들의 평가는 저마다 다르다. 구도求道의 나라라고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요가yoga의 나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너무 지저분하고, 더러워서 인도를 제외한 모든 나라는 천국이라고 평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순수하고 해맑은 영혼들이 사는 곳이라고 말한다.

대답하는 사람, 저마다의 입에서 나온 인도의 인상은 제각각이지만 결국 나오는 대답은 늘 한결같다.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나라'라는 것이다. 딱히 규명하기 어려운 어떤 '묘한 매력'을 지닌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나보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볼 요량으로 인도에 대해서는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있었던 터, 지난 해에는 인도에 대해서는 가장 잘 설명된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도 전문가 두 사람이 쓴 책 인도 바로보기와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한 여류작가가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며 엮어낸 이야기 책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에서 요가와 명상을 배우는 곳으로 정한 나라 인도를 맛볼 수 있었다. 단지 인도인의 인도소설이라는 매력으로 접하게 되었다가 그 어느 소설보다 훌륭하고 멋진 책을 만났는데, 바로 소개하는 이 책 <Q & A>가 그것이다.
 
인도의 최하류계층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인도의 어두운 세계 속에 살며 학문은 커녕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일자무식 18세 청년, 람 모하마드 토머스가 10억루피라는 어마어마한 거액이 걸린 퀴즈쇼에서 당당히 우승을 하고, 동시에 체포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인데, 배움이 없는 그가 대학원에서 중세사를 전공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의 답까지 알게 되고, 마지막 문제에서 1루피짜리 동전의 힘으로 우승을 하기까지에는 그가 살아왔던 힘겨운 삶과의 투쟁의 나날들이 모두 녹아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발리우드영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감성이 메마른 이들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권선징악의 단순한 교훈이 마음을 덥히고, 특히 중국의 이야기 못지 않게 과장된 그들의 이야기와 표현력이 대단히 시각적이고, 뮤지컬같은 배우들의 노래와 율동이 관객들의 '오감'을 충분히 적셔준다고 하는데, 천 루피에서부터 십억 루피까지 12단계의 상금이 걸린 퀴즈의 정답에 얽혀 있는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면서 매 단계마다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법률가로서 업무를 하면서 두 달만에 쓴 작가의 처녀작이라고 볼 수 없는 구성의 치밀함과 반전이 거듭되는 사건과 사고, 그리고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게 만드는 글맛의 매력은 이 영화로도 제작중이며, 뮤지컬로도 올려질 예정이라는 뉴스를 당연스럽게 만든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우리가 실수와 실패로 얼룩진 우울한 나날이라고 평하는 어제들도 사실은 지금의 나를 지탱하게 만드는 힘을 받쳐주는 쓰라린 경험의 날들임을 이야기하고, 세상에 굴러다니는 조약돌이 무의미하지 않듯이, 우리의 삶 하나 하나가 의미가 있음을 전해준다.
살아있는 자들에게 기회가 오듯이, 준비하고 움직이고 있는 자들에게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을 고단한 젊은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느끼게 된다.
 
정직한 시선으로 뒤돌아 보자.
인생의 정답은 바로 나의 과거에 있을 것이다.

 


<영화 소개>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2008 

 

 



 



 



  

 

 [네이버 영화의 홍성진 해설]에 의하면  이 영화는 별도의 스타배우없이 인도 배우들로만 출연진을 구성하였는데, TV <스킨스(Skins)>의 데브 파텔, 인도영화 <레이스(Race)>의 아닐 카푸르, <뉴욕, 사랑해(New York, I Love You)>의 일판 칸 등이 공연하고 있다. 연출은 <트레인스포팅>, <28일 후>의 대니 보일 감독이 담당했고, 인도촬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베니티 페어> 등의 여성 캐스팅감독으로 인도출신인 러브린 탄덴이 공동연출을 담당했다. 미국 개봉에선 개봉 6주차에 상영관 수를 589개로 늘이며 전국확대개봉에 들어간 주말 3일동안 305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주말 박스오피스 8위에 랭크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인도의 중심도시 뭄바이의 빈민가에 사는 18세의 고아소년 자말 말리크. 상금으로 2천만 루피가 걸린 인도 최대의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가?(Who Wants To Be A Millonaire?)’에 참가한 자말은 모든 이들을 깜짝 놀래키며 최종 우승에서 한 문제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쇼가 끝난 어느날 밤, ‘어떻게 길거리 소년이 이처럼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나’라는 의문을 가진 경찰은 그를 사기 혐의로 체포한다.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자말은 빈민가에서 살아온 자기 형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각각의 이야기는 퀴즈쇼의 질문들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왔음이 밝혀지는데…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만장일치로 뜨거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이버트는 별 넷 만점을 부여하며 “숨이 멎을 듯 흥분되는 스토리는 애절한 동시에 유쾌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LA 타임즈의 케네쓰 튜란은 “2008년 최고의 복고풍 영화. 이 할리우드 스타일의 로맨틱 멜로드라마는 메이저 스튜디오에게조차도 울트라-모던(ultra-modern)한 방식으로 만족감을 선사한다.”고 치켜세웠으며,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별넷 만점으로도 부족한 영화…최근 내가 ‘마스터피스(최고걸작)’ 호칭을 붙인 영화들중 가장 오락성이 있는 영화.”라고 박수를 보냈다. 또, 뉴욕 매거진의 데이비드 에델스타인은 “대니 보일의 영화들중 <트레인스포팅>이후 스타일과 내용을 가장 생기넘치게 결합시킨 작품.”이라고 흥분했고, 보스톤 글로브의 타이 버는 “간단히 말하겠다. 당신이 오늘밤 무엇을 하든지 당장 취소하고, 이 영화를 보시라.”고 강력추천했으며, 월 스트리트 저널의 조 모겐스턴은 “영화계 최초의 글로벌화된 걸작(first globalized masterpiece).”라고 요약했다. (장재일 분석)


written by 홍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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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1 - 통찰 편, 시장의 거짓을 이기는 통찰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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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투자자의 착한 사마리아인, 시골의사가 던지는 일갈,
"충분한 준비와 공부없이 남의 돈으로 주식투자 하지 말아라"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된다. 단언컨대 주식투자는 보편적인 개인투자자가 해서는 안 된다. 지금까지 큰 손실이 없었던 사람들은 앞으로 다른 사람들이 주식투자로 떼돈을 벌었다는 소리를 들어도 주식투자를 하면 안 되고, 주식시장이 지금의 10분의 1로 폭락해서 주권 한 장이 담배 한 개비의 가격밖에 되지 않더라도 투자를 해서는 안된다. 최소한 논리적으로는 그렇다." 
 

  주식투자를 제대로 하고자 공부하는 셈으로 펴든 책의 저자가 주식투자는 아무것도 공부할 필요가 없으며, 어떤 수단도 다 쓸모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왜 이 책을 구입했지? 저자는 그럼 이 책에서 뭘 말하려는 거지?'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 저자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어서 이 책을 집어들면서 '주식에 대한 편견을 깨뜨릴 것'이라고 내심 짐작은 했었지만, 저자의 주식투자에 대한 독설은 곳곳에서 계속되었다. '절대로' 투자하지 말란다. 정말 어이없고 웃기는 책이다.
 

  이 책은 '전망을 팔아먹지 않는 거의 유일한 시장전문가로, 지방도시에서 병원을 운영하며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각종 언론과 매체에 글과 인터뷰를 게재하며 개미투자자들에게 건강한 투자를 위한 안내자로 자청하고 있는 '박경철'의 책이다. 제목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제 1권 통찰편>으로 저자가 주식시장과 주식투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와 주장을 담은 책이다. 앞서 저자는 주식투자를 하면 안된다고 했지만, 이미 투자를 하고 있는 투자자 또는 나만은 결코 시장에 속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투자자에게 굳이 투자를 해야겠다면  다음을 명심하라고 한다.
  





  "주식시장을 무서운 적이라고 생각하라. 그것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어떻게 하려고 있는지, 내 속을 훤히 꿰뚫어보는 천리안과 같은 무서운 적이다. 시장은 내 머리속에 들어앉아 내 마음을 읽기 때문에 아무리 잔머리를 굴려도 시장을 상대로 이길 수는 없다. ... 성공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최소한 시장이 무엇인지, 그것이 왜 무서운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단언컨대 천하의 고수든, 평범한 투자자든, 오늘 처음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이든, 이책을 쓴 나 같은 사람이든 내일의 주식시장을 맞힐 수 있는 확률은 반반이다."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는  한마디로 "투자자들이여, 주식투자를 하지 말라"고 권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이미 투자자이거나 주식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일진대 그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림과 다름없다. 그리고 여느 '시장전문가'들처럼 '주식 권하는 책'이 아니어서 의아해지기까지 했다.    

  시골의사는 보통 주식고수와는 좀 다르다. 일반적으로 개미투자자들이 이른 바 고수를 찾아가 '어디에 투자해야 할까요?'라고 물으면 컨설팅비 명목으로 돈을 받으며 '000'를 사라고 말한다. 돈을 낸 김에 '왜 그곳에 투자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말하면 네가 알아? 더 이상 묻지마, 다쳐'라고 눈을 흘길 것이다. 개미투자자들에게 있어 '주식고수'은 '주술사'의 권위에 버금간다. 그들에게는 예전에 맞췄던 확률이 중요할 뿐 예언도출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주술사는 선견지명으로 '신이 실렸던', '사전에 외웠던' 말을 내뱉으면 그만이다. 사도들이 재차 물으면 눈을 꿈뻑대고 "내가 그런 말을 했어? 기억나질 않아" 하면 된다. 이에 그 믿음은 두 배가 된다. 

세상에 숱한 '시장전문가'가 주술사라면, 시골의사는 '대장장이'다
 

  농기구에서부터 아낙들이 부엌에서 쓰는 주방도구를 비롯해 무사들이 전쟁터에서 쓰는 날선 칼과 화살촉, 그리고 방패까지 쇠붙이로 된 것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대장장이다. 옆동네에서 더 좋은 것이 나왔다면, 직접 가서 보고 사며, 그것을 만든 대장장이에게 묻고 배워온다. 동네에 돌아와서는 '왜 좋은지, 무엇이 다른지, 누가 쓰면 좋을지'를 고민해 본다. 그리고 대장간을 찾는 손님에게 장단점을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손님의 체격과 깜량에 맞는 제품을 권해준다. 아낙에게는 부엌칼을 주고, 농부에게는 호미를 권한다. 코흘리개 아이가 백냥을 가져온대도 '애들은 가라'고 호통치며 무사의 칼을 내놓지를 않는다. 손님이 오면 '잘 쓰는 요령을 가르쳐 줄 뿐' 가르친대로 쓸 지는 참견하지 않는다. "내는 방법만 갈키 줬지, 토끼를 잡든 소를 잡는 거는 칼 쥔 놈, 지 마음대로 하는거 아이가?" 실제로 자신이 '대장장이'임을 고백하는 듯한 부분이 책의 내용에도 실려 있다. 

  "세상에 칼은 많습니다. 그러나 요리사가 요리할 때 쓰는 칼은 수많은 칼 중 단 하나입니다. 요리사는 가장 잘 드는 칼 하나만 잡고 요리를 합니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이 책에서 소개하는 범위 내에서 한 개의 칼을 선택하길 바랍니다. 그래도 정말 아쉽고 더 많은 칼이 필요하다면,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을 한 권 골라 추가로 읽으면 됩니다." (8 쪽)
 

시골의사는 피냄새가 나질 않는다
 

  칼은 잘 알면서도 정작 무리들의 앞에서 칼을 휘두르며 나를 따르라고 하질 않는다. 대신 칼을 차고 나가는 이들에게 " 간밤에 칼은 잘 베릿나? 장마철이라 비올지도 모린다. 우산도 하나 들고 가지, 왜? 준비 마이 했재? 잘 댕겨온나" 하고 말한다. 그래서 칼을 찬 무사들은 출정에 앞서 꼭 한 번 들려 그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인다. 이 책 또한 개미들이 주식투자를 하는 것을 말리면서도 굳이 해야겠다는 사람들에게 주식시장이라는 '적'이 얼마나 무섭고 음흉한 지, 그리고 시장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짜'와 '타짜'들은 얼마나 영악하고 악랄한지를 자세하고 말해주고자 쓴 책 같다. 대장간은 서점으로, 대장장이는 시골의사다.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면 이 책을 펴기만 하면 된다.
 


 


"본원적으로 시장을 이길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방향을 잘못 잡고 있으면 가지 말아야 할 가시밭길을 걷다가 발에 생채기를 낼 것이기 때문이다."(135 쪽)
 

  이 책은 '시장을 이길 뾰족한 방법은 없다' 전제를 항상 염두해 두고 읽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길이 최고다', '이렇게 하면 대박 난다'는 기존의 주식투자 관련서에 익숙한 독자들에게는 '어느 염세주의자의 푸념'으로 들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저자는 '감히 '시장을 읽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니, 시장을 먼저 알기나 하라'고 주문한다. 책의 내용은 크게 주식시장의 본질과 주식시장의 이해, 그리고 주식투자의 통찰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었다. 
 

  주식시장의 본질에서 저자는 진짜 투자자는 오르는 종목 모두를 놓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조건에서 내게 맞는 종목을 고르고 그 기준에 맞지 않으면 그것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종목이라고 버릴 자유가 있는 사람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주식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타짜'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커에는 포커 전문가가 있고, 화투에 타짜가 있듯이 전문가가 되기 위한 방법과 기술을 꾸준이 읽을 수 있어야 하는데,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도구와 연장이고 분석이며, 실적이나 재무제표를 살피는 방식등은 통찰과 직관 그리고 기업을 분석하는 보편적 도구들이다. 하지만 이들 기술적 도구들 역시 전장에서의 총칼일 뿐, 주식투자를 참여할 자격정도가 될 뿐 이기든 지든 50%의 확률은 늘 지니게 된다. 전문가가 되도 확률 50%라고? 그럼 승리하는 길은 없단 말인가?
 

  시골의사는 시장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길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돈을 들고 처음 증권사를 찾아갈 때의 마음으로 투자하라. 즉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두렵고 떨리던 처음의 마음, 그것을 평생 유지하는 것 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때 당신이 객장에 처음 찾아가서 생애 첫 투자라는 사실을 밝히고 증권사 직원에게 무엇을 투자할까 물었을 때 그가 처음 권하는 투자종목은 가장 안정적이고 가장 우량한 종목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 순간이 강세장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 바로 이 마음, 강세장에서, 우량주를, 떨리는 마음으로 투자하는 이 심경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60~61 쪽)
 

  지식으로 무장하고 초심을 작정하며 개미들이 뛰어 들지만, '다중지성과 다중요소로 결합된 고도의 상징과 기호적 세계'인 주식시장에서 상승장을 오르기는 절대로 쉽지 않다. 저자는 덴마크 출신의 물리학자 페르 바크가 주식시장을 모래성에 비유한 것을 들어 내재가치 투자자들이 진입하여 탑을 쌓고, 모멘텀 투자자들이 참가해 그 높이를 올리며 수익을 올리면 거의 정점에 이르러서는 개미들이 덤벼들었다가 한 번에 무너지는 일을 반복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모래성쌓기는 비단 주식시장의 변화과정과 딱 맞아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개발정보를 얻은 투자자들이 땅을 사들이고, 시행사를 설립해서 분양을 하면 시공사는 건물을 짓고 이익을 남기고, 선분양자들은 적당한 프리미엄에 손을 털고 나면 광기적 동조심리가 발동한 군중이 몰려와 상투를 잡는 부동산 투자와도 비슷했다. 저자가 '전문가'가 먼저 되기를 강조한 부분을 알 듯 했다. 창의적인 인간격인 내재가치 투자자가 되던지, 짧은 이익을 먼저보고 치고 빠지듯 투자하는 성장가치 투자자가 되는 길이 그나마 실패확률을 줄일 수 있음을 깨닫게 했다. 전문가가 될 수 없다면 주식투자를 하지 말고, 그래도 또 굳이 하겠다면 가능하면 간접투자를, 펀드를 고르기 어렵다면 인덱스 펀드나 ETF펀드를 가입하라고 권했다. 
 

  "시장을 이긴다는 생각은 무모해요. 나는 시장이 언젠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모든 주식을 팔고 다시는 증권시장에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이 말은 시골의사가 인정한 진정한 주식고수, 타짜의 말이다. 시골의사는 "주식시장에 전문가는 없다"고 말했다. 각종의 증권전문가들, 브로커,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등 주식시장에 적을 두고 있는 자들은 '그정 판단할 정보만 그득히 많은 사람들'일 뿐, 절대로 타짜도 아니며,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확률 오르거나 내리는 50%의 확률을 지닌 주가를, 종목을 짚어낼 전문가는 없다는 말이다. 이 책의 후반부에 밝히는 수많은 기술적 분석과 투자법의 장단점과 제한들의 내용 또한 모든 것이 완벽한 방법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저자가 480여 페이지에 걸쳐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도 바로 "주식시장에 전문가는 없다. 당신도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니 주식투자 하려거든 제발 신중에 신중을 기해서 발을 담궈라"고 조언하는 듯 했다.
 

  시골의사가 몇 달 전 어느 아침방송에서 주부들을 객석에 앉히고 '오늘날의 경제위기 상황을 설명하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하는 것에 대해 강연을 한 내용을 다운받아 본 적이 있다. 그는 주식투자에 투자하는 돈의 성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돈을 쓰다 쓰다 남은 돈, 없어도 될 돈이 있거든 그 돈으로 주식투자를 해라. 그런 돈이라면 오르면 복권같은 행운이 되고, 내려도 크게 불행하지 않을 만큼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생활비를 쪼개거나, 남에게서 빌려서 주식투자를 한다면 오르는 건 당연해야 하는 것이고, 수십만 분의 일의 확률인 대박을 맞아야 제대로 투자했다 생각이 들테니, 하루에도 수십 수백 번 오르내리는 주가의 등락에 따라 얼굴이 펴지고 구겨진다면 그 삶이 행복하겠는가?" 그는 덧붙여 괴테의 말처럼 돈을 빌리는 행위는 '영혼을 저당잡히는 일'과 같은데, 이렇게 돈을 빌려 투자 한다면 벌써 주식시장이라는 적에게 지고 들어가는 것과 다름이 없다. 왜냐하면 영혼이 없는 투자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 또한 독자 혹은 주식투자를 하는 개미투자자들에게 함부로 주식투자하지 말 것을 '계몽'을 하고 있었다. 
 

  "절대로 눈먼 돈은 없다.투자라는 이름으로 탐욕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의 집합'인 주식시장에 아무런 준비도 생각도 없이 남의 말만 듣고 뛰어들면 백전백패요, 게다가 남의 돈으로 뛰어든다면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 시골의사가 이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 같았다.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는 것이 아닌가 반문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지금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전문가이고, 과연 그들이 '쓰다 남은 귀찮은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에 손을 들 사람들은 몇 명일지 궁금했다. 시골의사는 증권사 직원이나 기업을 옹호하기 위해 이 책을 쓴 것이 아니라, 오롯이 개미투자자들을 향해 쓴 책이다.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면, 혹은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필독해야 할 '착한 사마리아인'의 목소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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