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의 경제학 - 웹2.0시대의 새로운 영향세력들, 그들은 어떻게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가
폴 길린 지음, 최규형 옮김, 세이하쿠 감수 / 해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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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로 대표되는 '소셜 미디어'의 엄청난 영향력을 이야기한 책!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기업의 마케팅이란 '인기스타가 출현한 제품광고를 대중매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많이 노출시키는가?'에 승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즉 그 당시의 소비자들은 어떤 신제품을 만나면 "이 제품이 TV나 신문에서 광고를 한 제품인가, 아닌가?'를 우선 떠올리며 TV를 위주로 한 광고의 노출비율이 높은 제품에 대해 가산점을 부여(제품을 사용하기도 전에) 했었다.  

이는 얼마나 자신이 있는 제품이면 TV에 광고까지 하겠는가? 하는 소비자의 단순한 셈 수준의 경제학적 판단과 TV에 나올 정도의 제품은 일차적으로 뉴스를 제작하는 방송국이 제품이 과연 훌륭한지, 회사는 믿을만한 지 광고방송송출에 앞서 검증을 했을 법하지 않았을까? 하는 방송국에 대한 순진한 믿음이 그들의 마음 속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제품을 만들어 놓고, 당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연예인을 모델로 그럴싸한 멘트로 광고를 하면 할수록 매출은 급등하게 되니 당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은 말 그대로 '돈 놓고 돈 먹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온 세상 사람들이 제품을 인식하게 할 수 있을 만큼 광고만 한다면 업계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었으니 '광고비 비중이 곧 제품의 질'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소비자가 영원히 '봉'은 아니다. 소비자들은 광고속에 나오는 유명인들이 자신이 출연하는 제품을 정말로 즐겨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광고에 노출된 비율 만큼 그 비용은 고스란히 제품가격에 포함되어 '권장소비자가(도대체 감히 누가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권장한다는 말인지 아직도 모를 경제용어다)' 를 높인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대중매체에 많이 노출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스펙'에 가격은 훨씬 저렴한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비자는 점점 많이 알게 되고, 그에 비해 기업가들은 점점 '장사 해먹기 힘들어진 세상'이 온 것이다. 2000년을 전후로 한 '인터넷'이 그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2000년을 전후로 '천지가 개벽'할 만큼 변한 것은 아니다. 온라인광고의 초기는 기업들이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광고매체'를 저렴하게 하나 더 늘리는 수준의 변화에 불과했다. 그 당시의 소비자는 예전과 다를 바 없이 '온라인에도 광고를 하는 기업이라면...'하고 또 맹신했지만, 이러한 기업들의 일방적인 광고는 곧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대중매체와는 별도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새로운 유형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른 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가 그것이다.  

  소셜 미디어는 블로그, 팟캐스트, 웹 동영상, 미니홈피등을 말하는데 이 작은 새로운 미디어는 서로 관심이 있는 주제에 대해 여럿이 모여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영향력이 있는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이들 소셜 미디어들은 일개 제품을 떠나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이들은 '눈에 박힌 가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미 대세가 되어버린 소셜 미디어들을 외면할 수도 없는 법, 고객들로 이루어진 소셜 미디어에 어필하며 살아가는 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달했다. 

<링크의 경제학>은 바로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을 이야기한 책이다. 사람들 즉, 고객들이 만들어내는 블로그, 팟캐스트, 웹 동영상들은 (사실이든 거짓이든)무엇이든 말할 수 있고, 또 그것을 세상에 드러낼 수 있는 오늘날 마케터로서 이들 '소셜 미디어'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주류 미디어의 존경과 관심을 받는 귀중한 정보의 통로가 될 정도로 급속하게 성숙해진 소비자들의 소셜 미디어에 대해 기업은 '대화형 마케팅'을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유용한 정보가 교환되는 고객과 솔직하고 꾸준한 대화를 생성하여 기업은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고객은 자신들의 요구가 수용되는 제품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이렇듯 기업의 마케팅은 소비자를 향해 '일방적인 메시지 전달의 광고'하던 것이 '대화로 정보 교환'로 변화하게 된 것이다. 원제목 The New Influencers: A Marketer's Guide to the New Social Media 이다.  

 


  이 책은 마케팅 영향력의 중심세력으로 자리잡은 소셜 미디어의 전부를 보여주는 책이다. 소셜 미디어의 탄생하게 된 배경과 그 영향력을 이야기하고 그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들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블로그와 팟캐스트, 트랙백과 태그등이 소셜 미디어가 성장하는 수단으로 얼마나 큰 역할을 차지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점점 진화하고 있는 바이러스 마케팅에 대해서도 따로 장을 마련해 둘 만큼 비중을 두어 '소셜 미디어'를 운영하고 있는 유저user들이나 기업들에게 유용하게 구성된 책이다. 

 블로그의 방향과 원칙 그리고 블로고스피어의 전망을 이야기한 제 2장 링크로 만나는 세상, 블로고스피어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나에게 단순히 '개인적인 기록'에 불과했던 블로그가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소셜 미디어'임을 알려주었다. 특히 링크를 걸어라, 함부로 말하지 마라, 투명하라, 댓글을 달아라, 지루하게 말하지 마라 등 소셜 미디어 5계명은 매우 유익했다. [마케터가 블로거와 함께 일하는 법], [기업 블로그 운영을 위한 규칙] 등 기업 블로그를 이해하는 폭을 넓게 해준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링크와 댓글, 트랙백과 태그등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잘 사용하지 않았던 기능들의 소용이 자신의 블로그를 널리 알리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도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해외 저자에 의해 쓰여진 책인 만큼 소개되는 사례나 대표 블로거들의 이야기는 해외 소셜 미디어에 관심이 없었기에 이해하기 힘들고 어려워 읽기에 힘이 부쳤다. 뭔가 캐낼 수 있을 것 같은데, 혼자 힘으로는 어려운...불타는 감자같다는 느낌이 전반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경험한 느낌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게 만든 힘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소셜 미디어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설명한 책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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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독 밀리어네어 - Q & A
비카스 스와루프 지음, 강주헌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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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 결과는 참으로 드라마틱했다.
 

그 중에서도 주목된 것은 영국 출신 재주꾼 대니 보일이 연출[슬럼독 밀리어네어]가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각본상, 음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했다는 것.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미국 유명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가(Who wants to be a millionaire)를 본딴 인도 최대의 퀴즈쇼에 출연해 의외의 선전을 벌이게된 인도 빈민가 소년의 이야기다. 최근 전미 비평가 협회상을 비롯한 20여 개의 상을 흽쓸어 다음달 열릴 아카데미 상에서도 선전이 예상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필자가 이 작품에 주목을 한 이유는 영화의 스토리가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라는 것이다. 기억을 더듬었다. 그리고 찾아냈다. 원작이 소설인데 지난 해 국내에 Q&A 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던 것이다. 이 영화는 인도 외교관인 비카스 스와루프의 데뷔 소설로서 전세계 36 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던 <질문과 대답(Q and A)>을 대형 스크린으로 그려낸 코믹 드라마이다.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가진 저자의 처녀작 치고는 너무나 잘 구성된 소설이어서 깊은 인상을 받았던 소설인데, 영화화되어 이렇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하니 정말 반갑다. 사실 원작인 소설만 읽어도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 전개로 필자가  리뷰를 쓸 때 그 소감을 "인도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한 편의 영화같은 소설. 당신의 오감을 사로잡을 것이다." 라고 적은 바 있다.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아 기대가 되는 영화 [슬렘독 밀리어네어].

영화 100배 즐기기를 위해 영화에 앞서 소설로 먼저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인도소설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한 편의 영화같은 소설.


당신의 오감을 사로잡을 것이다. 

 

십인십색十人十色. 짧게, 혹은 길게 인도여행을 다녀온 사람이나, 인도를 아는 사람들의 평가는 저마다 다르다. 구도求道의 나라라고 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요가yoga의 나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너무 지저분하고, 더러워서 인도를 제외한 모든 나라는 천국이라고 평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순수하고 해맑은 영혼들이 사는 곳이라고 말한다.

대답하는 사람, 저마다의 입에서 나온 인도의 인상은 제각각이지만 결국 나오는 대답은 늘 한결같다.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나라'라는 것이다. 딱히 규명하기 어려운 어떤 '묘한 매력'을 지닌 나라임에는 틀림이 없나보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볼 요량으로 인도에 대해서는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있었던 터, 지난 해에는 인도에 대해서는 가장 잘 설명된 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인도 전문가 두 사람이 쓴 책 인도 바로보기와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한 여류작가가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며 엮어낸 이야기 책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에서 요가와 명상을 배우는 곳으로 정한 나라 인도를 맛볼 수 있었다. 단지 인도인의 인도소설이라는 매력으로 접하게 되었다가 그 어느 소설보다 훌륭하고 멋진 책을 만났는데, 바로 소개하는 이 책 <Q & A>가 그것이다.
 
인도의 최하류계층으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인도의 어두운 세계 속에 살며 학문은 커녕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야 했던 일자무식 18세 청년, 람 모하마드 토머스가 10억루피라는 어마어마한 거액이 걸린 퀴즈쇼에서 당당히 우승을 하고, 동시에 체포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인데, 배움이 없는 그가 대학원에서 중세사를 전공하지 않으면 안되는 문제의 답까지 알게 되고, 마지막 문제에서 1루피짜리 동전의 힘으로 우승을 하기까지에는 그가 살아왔던 힘겨운 삶과의 투쟁의 나날들이 모두 녹아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발리우드영화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감성이 메마른 이들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권선징악의 단순한 교훈이 마음을 덥히고, 특히 중국의 이야기 못지 않게 과장된 그들의 이야기와 표현력이 대단히 시각적이고, 뮤지컬같은 배우들의 노래와 율동이 관객들의 '오감'을 충분히 적셔준다고 하는데, 천 루피에서부터 십억 루피까지 12단계의 상금이 걸린 퀴즈의 정답에 얽혀 있는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면서 매 단계마다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법률가로서 업무를 하면서 두 달만에 쓴 작가의 처녀작이라고 볼 수 없는 구성의 치밀함과 반전이 거듭되는 사건과 사고, 그리고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못하게 만드는 글맛의 매력은 이 영화로도 제작중이며, 뮤지컬로도 올려질 예정이라는 뉴스를 당연스럽게 만든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우리가 실수와 실패로 얼룩진 우울한 나날이라고 평하는 어제들도 사실은 지금의 나를 지탱하게 만드는 힘을 받쳐주는 쓰라린 경험의 날들임을 이야기하고, 세상에 굴러다니는 조약돌이 무의미하지 않듯이, 우리의 삶 하나 하나가 의미가 있음을 전해준다.
살아있는 자들에게 기회가 오듯이, 준비하고 움직이고 있는 자들에게 '행운'이 찾아온다는 것을 고단한 젊은 청년의 이야기를 통해 느끼게 된다.
 
정직한 시선으로 뒤돌아 보자.
인생의 정답은 바로 나의 과거에 있을 것이다.

 


<영화 소개> 슬럼독 밀리어네어 Slumdog Millionaire, 2008 

 

 



 



 



  

 

 [네이버 영화의 홍성진 해설]에 의하면  이 영화는 별도의 스타배우없이 인도 배우들로만 출연진을 구성하였는데, TV <스킨스(Skins)>의 데브 파텔, 인도영화 <레이스(Race)>의 아닐 카푸르, <뉴욕, 사랑해(New York, I Love You)>의 일판 칸 등이 공연하고 있다. 연출은 <트레인스포팅>, <28일 후>의 대니 보일 감독이 담당했고, 인도촬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베니티 페어> 등의 여성 캐스팅감독으로 인도출신인 러브린 탄덴이 공동연출을 담당했다. 미국 개봉에선 개봉 6주차에 상영관 수를 589개로 늘이며 전국확대개봉에 들어간 주말 3일동안 305만불의 수입을 벌어들여 주말 박스오피스 8위에 랭크되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인도의 중심도시 뭄바이의 빈민가에 사는 18세의 고아소년 자말 말리크. 상금으로 2천만 루피가 걸린 인도 최대의 퀴즈쇼 ‘누가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가?(Who Wants To Be A Millonaire?)’에 참가한 자말은 모든 이들을 깜짝 놀래키며 최종 우승에서 한 문제만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쇼가 끝난 어느날 밤, ‘어떻게 길거리 소년이 이처럼 많이 알고 있을 수 있나’라는 의문을 가진 경찰은 그를 사기 혐의로 체포한다.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기 위해 자말은 빈민가에서 살아온 자기 형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각각의 이야기는 퀴즈쇼의 질문들에 대해 대답할 수 있는 열쇠를 제공해왔음이 밝혀지는데…

 미국 개봉시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만장일치로 뜨거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이버트는 별 넷 만점을 부여하며 “숨이 멎을 듯 흥분되는 스토리는 애절한 동시에 유쾌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고, LA 타임즈의 케네쓰 튜란은 “2008년 최고의 복고풍 영화. 이 할리우드 스타일의 로맨틱 멜로드라마는 메이저 스튜디오에게조차도 울트라-모던(ultra-modern)한 방식으로 만족감을 선사한다.”고 치켜세웠으며,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은 “별넷 만점으로도 부족한 영화…최근 내가 ‘마스터피스(최고걸작)’ 호칭을 붙인 영화들중 가장 오락성이 있는 영화.”라고 박수를 보냈다. 또, 뉴욕 매거진의 데이비드 에델스타인은 “대니 보일의 영화들중 <트레인스포팅>이후 스타일과 내용을 가장 생기넘치게 결합시킨 작품.”이라고 흥분했고, 보스톤 글로브의 타이 버는 “간단히 말하겠다. 당신이 오늘밤 무엇을 하든지 당장 취소하고, 이 영화를 보시라.”고 강력추천했으며, 월 스트리트 저널의 조 모겐스턴은 “영화계 최초의 글로벌화된 걸작(first globalized masterpiece).”라고 요약했다. (장재일 분석)


written by 홍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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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평단 도서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과 그 이유
 

[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21세기 핫 트렌드의 중심이 된 아이팟의 창조자 잡스를 조명하고 그의 업무스타일을 집중분석한 책이었다. 많은 것을 배웠고, 참조할 수 있었다.

•  서평단 도서의 문장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구절
 

우주에 흔적을 남기겠다는 열정을 가져라
잡스는 직원들을 부드럽게 대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잘 알기에 그것을 얻기 위해 언성을 높이고 화를 내는 것이다. 이상한 일이지만 그의 파트너들 대다수는 적어도 그의 고함이 자신의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좋아한다. 그의 열정을 고맙게 여긴다는 얘기다. 그는 그들을 훌륭한 인물로 이끌어주는 사람이다. 그 과정이 다소 힘들 수 있지만 그들은 많은 것을 배운다. 잡스의 비결은 ‘무언가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다면 지긋지긋한 놈으로 취급받아도 좋다’는 신조에 있다. - 본문 178쪽 중에서

  

•  서평단 도서 중 내맘대로 좋은 책 베스트 5   

1.잡스처럼 일한다는 것 

2.빅 스위치 

3. 토털 쇼크,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4. 위기의 경제 

5. 이코노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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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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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로드>속 주인공들, 우리 주위에 살고 있다!

 

  나는 책을 무척 좋아한다.  여기서 '무척'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뒤늦은 책사랑을 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책은 한 권 마다 사람이요, 한 권 마다 이야기며, 한 권 마다 좋은 스승이라고 여겨진다. 최소한 서가書架에 꽂혀 있기만 해도 그 자체로 '나무들의 다른 모습'이어서 알지 못할 풍요로운 기분을 제공한다(풍요로운 기분만 느끼기엔 너무 비싸긴 하겠지만). 늦게나마 알게 되서 천만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생을 사는 절반의 기쁨은 느끼지 못하고 죽을 뻔 했다. 일찌기 로마제국의 정치가 키케로"책은 청년에게는 음식이 되고 노인에게는 오락이 된다. 부자일 때는 지식이 되고, 고통스러울 때는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책의 효용을 가장 잘 말해준 말 같은데 그의 말처럼 책은 음식이 되고, 오락이 되며, 지식이 되고, 위안이 된다. 참으로 맞는 말이다.
 

  오늘 제대로 만들어진 책다운 책 한 권을 만났다. 생긴 모양도 훌륭하고, 책을 쓴 사람도 훌륭하고, 책 내용 또한 훌륭한, '이게 바로 진짜 책이다'고 느껴진 책인데, 내용은 소설이다. 우선 책 자체를 살펴보면, 소설을 주로 펴내는 '문학동네'의 것이다. 갈색 재생지 표지에 타자기로 쓰여진 듯한 제목의 활자체가 잘 어울렸지만, 무엇보다 띠지가 훌륭하다. 암흑 속 여명때의 산을 보면 이럴까? 산 모양의 폭넓은 띠지는 스스로가 표지였다. 띠지를 벗기면 길 위에 선 남자와 아이가 손을 잡고 있다. 완벽한 설정이다.
  

작품 또한 훌륭한데 2007년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 37개국에 출간했으며, 곧 영화로도 소개될 예정인데, 일흔이 넘은(그래서 더 훌륭하게 여겨지는) 老소설가 코맥 매카시Coemac McCarthy<로드 THE ROAD> 이다. 저자는 누군가? 소설가 코맥 매카시는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서부의 세익스피어'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다. 책 모양 , 저자, 이야기. 이렇게 세 개가 잘 맞아 떨어진 책을 자주 만나기가 좀처럼 힘든데, 그래서 그런 책을 만나면 무척이나 반갑다.    
 

  이 소설은 완전히 파괴되어버린 세상에 살아남은 부자父子의 고군분투鬪를 그린 이야기다. 희망도 목적도 없이 '살아남기'만을 바라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우울하고 암울한 소설이다. 암흑으로 둘러싸인 잿빛 세상에 남겨진 남자와 소년이 지도에 의지해서 '길'을 따라 무작정 '남쪽'으로 걸어간다. 그들이 길을 걷는 것은 살아가는 이유가 되고, 걸으면서 겪는 일들은 생활이 된다. 소년은 주로 묻고 남자는 주로 답한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진 남자의 쉬운 대답은 무미건조하고 퍼석하지만 유일한 대화상대이고 사람다운 행동이기에 가장 많은 이야기가 담겼고, 그래서 진실이 담긴 듯 느껴진다.


  모두가 불타 버린 세상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은 불타기 전 남겨진 것들을 찾아 입고 먹는 방법 뿐이다. 세상에 둘이라면 고독할 지언정 차라리 평화롭고 낫겠다. 알 수 없는 괴물에 쫓기고, 또 다른 살아남은 무리들을 경계하며 입고 먹어야 한다. 미래없는 내일, 갈수록 힘에 부치는 오늘나기. 낮에는 태양에, 밤에는 전등을 불빛 삼아 따끈한 커피를 보며 글을 접하는 내가 그들을 대하기가 머슥해진다. 저자의 실감나는 배경묘사는 그 세상속을 엿보듯 소름을 돋게 하고, 남자와 소년의 행색을 읽을 때는 머리와 등을 근질거리게 한다. '차라리 죽어버리지...' 하는 생각이 여러 번이지만, 자살을 위한 권총 속에 든 두 개의 총알은 생존을 위한 저격용이 될 만큼 살고자 하는 의지는 끈질기다. 그래서 사람인지 모른다.  


  소설이 애초에 남자 혼자였다면 어떠 했을까? 그는 자살을 선택할까, 아니면 혼자이기에 더욱 끈질기게 살아남으려 애쓸까? 그에 대해 저자는 친철하게 혼자된 노인을 만나게 해 주어 답을 대신한다.

 
난 오랫동안 불을 보지 못했소. 그뿐이오. 나는 짐승처럼 살고 있소. 내가 뭘 먹고 살았는지 알고 싶지 않을 거요. 저 아이를 봤을 때 난 내가 죽은 줄 알았소.
천사인 줄 아셨나요?
뭔지는 몰랐소. 그냥 다시는 아이를 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을 뿐이오.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저 아이가 신이라고 하면 어쩔 겁니까?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난 이제 그런 건 다 넘어섰소. 오래 있었거든. 인간이 살 수 없는 곳에서는 신도 살 수가 없소. 당신도 알게 될 거요. 혼자인 게 낫소. 그래서 당신이 한 말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오. 마지막 신과 함께 길을 떠돈다는 건 끔찍한 일일 테니까. 그래서 그게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 거요. 모두가 사라지면 좀 나아지겠지.


사람이 혼자라면 사람이 아니다.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기에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지도 모른다. 그런 혼자 남아 사람이 아닌 사람이 사는 세상은 신도 살 수 없다니...신이 보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일테다. 책이 말하는 대로 보이고, 느껴지고, 냄새가 났다. 내 눈에 펼쳐진 어두운 세상이 싫어 책을 덮고 눈을 감은 적도 있었다. 모두 읽고 난 다음엔 더 이상 보이지 않고, 떠올르지 않겠다는 안도에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다', 책을 덮고 느낀 한 마디다.  


  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따뜻함과 풍요로움을 찾아 들어오는 퇴근길 지하도에 '그들'이 있었다. 등짝만한 배낭 두어 개와 두꺼운 골판지 몇 장, 올이 보이지 않는 담요를 들고 차가운 바닥에 자리잡고 있는 새카만 사람들, 노숙자였다. 그 속에 남자도 보이고, 소년도 보였다. 한 쪽 구석엔 홀로 된 노인도 있었다. 그들은 오늘을 살게 하는 한 끼의 무료식사를 위해 한 시간여 줄을 서며 낮을 보냈고, 밤에는 추위를 피해 자리다툼을 하고 있었다. 단지 모르고 지냈을 뿐, 아니 모른 척 했을 뿐 내가 사는 이 세상에도 그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코맥 매카시의 <로드>에서는 자연이 사람을 버렸지만, 내가 본 지하도에 있는 그들은 사람에 의해 버려진 사람들이었다. 남자와 소년, 그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천재天災이기에 사람의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다지만, 이 세상에 버려진 사람들은 인재人災 다. 우린 오늘도 사람을 버리고 있다. 사람에게 버려진 그들에게 신은 존재할까? 신도 그들을 버렸을까?  캐시미어 스웨터에 양모 코트를 입고 서 있던 난 죄책감이나 동정심을 가져야 했던 걸까? 아님 패배자의 모습은 저 꼴일테다 각성하며 자리를 피해야 할까? 알 수 없었다.  

   내일은 나아질 거라 희망을 안고 오늘을 보내고 있는 나도, 실은 우리는 소설 <로드> 속의 길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길을 걷다 넘어져 일어설 수 없다면 지하도로 떨어진다는 것을 알기에, 혼자가 되는 것은 죽는 것보다 싫기에 애써 쉬지 않고 걷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둡고, 암울해서 읽기 거북하기까지 한 이 소설이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렸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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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aaja 2009-02-13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참 멋진 소설이죠. 그러나 전 개인적으로 너무 반복되는 비슷 비슷한 상황에 질려버렸다는 .. ㅎㅎ 그래도 강추 !!
 
몰입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 Think Hard! 몰입
황농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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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창의력과 사고력은 학원에 없다. 거듭 생각하는 힘, 몰입에 있다!
 

  축구를 한창 좋아했던 예전 친구들을 불러 모아 TV에 연결된 콘솔 게임으로 몇 시간 후에 있을 경기를 점치며 놀았던 적이 있다. 둘 씩 편을 갈라 경기 때 먹을 야참내기를 했는데, 실제 경기보다 더 열광적으로 즐겼던 것 같다. 한 번은 게임에 열중하는 표정들이 재미있다며 친구녀석이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의 찍힌 본인의 모습을 인정할 수 없을 만큼 표정들이 가지각색이었다. 금방이라도 쏟아질 듯 눈을 크게 뜨고 있는가 하면, 혀를 절반쯤 내 놓고 양미간에 내 천川 자를 그리며 인상을 쓰고, 한 골이 터지면 로또에 당첨된 것처럼 기뻐하고, 한 골을 먹으면 세상이 무너진 듯 좌절하는 표정들이 말 그대로 가관이었다. 정말 내 모습인가 싶을 정도였다. 게임을 할 때는 특히 내기 게임을 할 때는 세상의 모든 일을 잊고 하나에 몰두하게 된다. 그 시간 만큼은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자 하는 열망만이 존재한다.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열중한다. 말 그대로 '무아지경'에 빠져버리고 만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열중하는 만큼 세상의 일을 대한다면 즐겁지 않은 일이 없고, 이루지 못할 일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을 좋아할 수도 없지만, 그렇게 열중할 수도 없다. 무언가에 푹 빠져버릴 만큼 몰두할 수 있는 경험 또한 그리 많지 않다. 친구들과 벌였던 축구게임 만큼 일상이나 업무에 열중하며 즐길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인생은 지금보다 더욱 향상될 지도 모른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나'를 찾기 위해 만난 책이 있다.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이라는 부제를 가진 책인데, 서울대 금속공학과 교수인 황농문 교수가 자신이 경험한 몰입의 세계를 알린 책, <몰입 THINK HARD>이다. 
  



  "이제는 WORK HARD 가 아니라 THINK HARD의 시대다, 즉 일에 미치지 말고 생각에 미치라"고 주문하는 이 책은 황교수의 연구과정에서 겪었던 '몰입의 경험'들을 토대로 The Flow라는 책으로 유명한 몰입의 대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를 비롯해 여러 전문가와 경험자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몰입'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놀아도 몰입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고, 아무리 돈이 많아도 몰입하지 않으면 행복을 경험하기 어려운데, 행복을 추구하면서도 해야 할 일을 남보다 더 잘 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이 바로 [몰입]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의 명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 지난 해 구입해 놓고도 지금까지 애써 읽지 않았던 이유는 '나는 몰입하기 힘든 인간'이라고 스스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학교(우리 시절엔 이렇게 불렀다) 때 성적표에 '주의가 산만하다'는 선생님의 지적을 두 번이나 들었을 만큼 얌전하지 못한 나는 몰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물론 게임이나 영화, 즐기는 장르의 책을 읽게 되면 누가 오가는 줄도 모르긴 하지만 그 '몰입'과는 다른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한 것이 이 책을 만나기 전 스스로가 내린 답이었다. 지난 밤 책장을 정리하다가 관심은 남아 자꾸만 눈에 밟혀 있던 이 책을 펴서 몇 페이지를 읽다가 아예 자리를 잡고 모두 읽어버리게 되었다. 몰입은 '학문적 연구' 뿐 아니라 게임에서 인생에 대한 고민까지 인간이 관심을 두는 모든 것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면 나도 알게 모르게 전부터 몰입을 경험하고 있던 셈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관심을 둔 건, 단 하나. 저자의 '몰입적 사고 방법'을 배워 생활, 사업등 발전적이고 보다 나은 인생을 위해 '몰입'하고 싶어져서였다. 책의 전체적인 구성은 우선 몰입이란게 무엇이고, 어떠한 상태인지, 어떤 경험에 이르게 되는지를 설명해주고, 자신의 경험과 사례들을 통해 본격적으로 몰입에 다다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내가 구하는 답을 찾을 수 있을 것도 같았다. 

  몰입 이론의 창시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을 '플로우Flow' 라고 명명하며 "몰입은 의식이 경험으로 꽉 차 있는 상태다. 이때 각각의 경험은 서로 조화를 이룬다. 느끼는 것,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다"며 삶을 훌륭하게 가꾸어주는 것은 행복감이 아니라 깊이 빠져드는 몰입이라고 말했다. 몰입에 뒤이어 오는 행복감은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어낸 것이어서 우리의 의식을 그만큼 고양시키고, 몰입에 의해 일과 놀이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이 바람직하고 건강한 삶이 되는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 낸 고민(화두)에 몰입한다는게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고? 믿을 수 없는 말이다.  

사실 나는 '몰입'과 '걱정 그리고 스트레스'를 잘 구별하지 못했다. 우리가 뭔가에 깊이 빠져 있으면 '걱정이 있냐?'고 묻거나 '뭔가 스트레스를 받냐?'는 질문을 받는다. 어쩌면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상태' 자체를 병과 같은 '정신적 질환'으로 여기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걱정과 스트레스는 수동적이며 역기능을 주는 반면 몰입은 능동적이고 순기능을 부여한다며 확연히 구별하고 있다. 

   저자가 추천하는 몰입의 방법은 Slow Thinking, 즉 천천히 생각하기다. 이는 명상에 가까운 행위로 온몸에 힘을 빼고 목을 뒤로 기대고 편안하게 앉아 명상을 하듯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 다음, 자신이 고민하는 문제를 아주 천천히 생각하는 방법인데, 자율적으로 몰입도를 올리기에는 가장 효과적이고, 매일 정기적으로 땀을 흘리는 규칙적인 운동을 더해주면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고 했다. 

  책의 전반에 걸쳐 여러 천재들과 학문적인 성과를 이룬 연구자들의 사례를 통해 몰입의 정의과 방법 그리고 효과에 대해 설명했는데 고개가 갸우뚱한 것은 '나와 같은 일반인이 몰입은 해서 무엇을 할텐가?'였다. 실험이나 연구를 통해 학문적 성과를 얻어야 할 직업에 종사하는 것도 아니고, 또 딱히 몰입을 해서 얻어내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조차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 이 책의 후반부가  답을 해주고 있었다. 가장 흥미를 끄는 부분은 몰입을 통해 학생들의 창의력과 사고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고 말하는 [교육과 몰입], 직장에서 몰입을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직장생활과 몰입], 그리고 [몰입에 이르는 다섯 단계]였다. 이 책의 가장 실용적이고, 활용가능한 부분이었다. 

  저자는 [교육과 몰입] 부분에서 소위 영재교육이라고 말하는 우리나라의 '선행학습' 실태를 고발하며 제 나이보다 앞당겨 가르쳐주는 선행학습으로는 절대로 영재나 천재가 태어날 수 없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창의적인 노력은 처음에는 해결책을 모르는 상태에서 출발하여 해결책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활동 그 자체라고 말하며, 미지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 자체를 창의적인 활동으로 인정해주어야 창의력을 발달시킬 토양이 제공되어야 남다른 능력이 길러진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영재교육의 정의에 대해 '아이들에게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내주고 오랜 시간을 생각하여 스스로 해결하도록 유도하는 교육'이라고 말하며 이렇게 말했다. 

"1분 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1분 걸려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밖에 못 푼다. 60분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그보다 60배나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 10시간 생각하는 사람은 그보다 600배나 난이도가 높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루에 열 시간 씩 1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000배의 난이도까지, 100일을 생각하는 사람은 60,000배의 난이도까지 해결할 수 있다." 

'스스로 생각하여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 이것이 오늘날의 교육이 나아갈 바인 것이다. 그 사례로 유대인의 영재교육이 오늘날 빛을 발하는 이유는 랍비를 중심으로 생각을 유도하기 위해 계속 질문을 던지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유대인 교육의 7가지 특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고 있는 '고민 하는 행위'를 칭찬하고 있다. 다만 능동적으로 스스로 만들어서 고민해야 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인 연습을 통해 더욱 발전시켜야하며 중간에 멈추지 말기를 권하고 있다. 다시 말해 '멍청하게 생각하고 있는 행위'는 발전적이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한다면 곧이어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지식의 바다'인 인터넷에서는 찾을 수 없는 '창의력과 사고력'은 바로 우리의 거듭된 생각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공부'이고 '행복을 찾아가는 행위'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읽은 바 있는 루트번스타인의 <생각의 탄생>의 실천편으로 여겨도 좋을 법 했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주제를 누구나 읽기 쉽고 알기 쉽게 잘 풀어놓았다. 이 책은 내가 만든 화두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생각하는 것'은 발전적이며 이것을 체계적이고 깊이를 더한다면 '몰입'할 수 있고, 그 속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장고長考에 악수惡手'를 두는 것이 아니라 장고長考에 몰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민하기는 더 이상 바보같은 짓이 아니다. 이제 마음껏 생각을 거듭하며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기울여야겠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책들을 좀 더 읽어 '몰입'에 몰입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뭔가 큰 것을 얻는 듯한 기분, 오랜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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