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스타일 - 4가지 인간 유형을 알면 인간관계 주도권은 내것!
로버트 볼튼.도로시 그로버 볼튼 지음, 김은경 옮김 / 길벗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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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원만한 인간관계의 노하우, 이 책에 있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라는 말이 있듯이 사람이 여럿이 모여 일을 할 때 여러 명이 한 몸처럼 유기적으로 뭉쳐 일할 수 있다면 그 일을 성사시키기는 시간문제다. 같은 뜻을 가진 집단인 회사도 마찬가지인데 원활한 인간관계는 보다 능률적인 업무성과도 낼 수 있고, 개인의 징작생활을 더욱 효율적이고 행복하게 만드는 필수조건이다. 그렇지만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일인가? 상사는 매일 말을 잘 듣지 않는다고 구박하고, 후배들은 좀처럼 내 말을 듣지 않는다. "제길, 내가 혼자서 구멍가게를 하는 게 차라리 낫지..." 직장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한 번쯤 했너나 들어봤음직한 이 말은 '남의 밑에서 일하기 정말 힘들다'란 뜻으로 표현할 때도 있지만, 한편 '여럿이 함께 일하려니 정말 힘들다'란 뜻도 숨어 있다.
 
  이렇듯 직장생활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인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문제는 나에게도 가장 큰 숙제인데, 그 고민의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찾아본 책이 이 책, [피플 스타일]이다. 로버트 볼튼, 도로시 그로버 볼튼 부부가 썼고, 원제는 People Styles at Work: Making Bad Relationships Good and Good Relationships Better 이다.
 
  저자는 회사 규모를 축소하는 상황을 제외하고 직원을 해고하는 원인 가운데 80%는 해당 직원의 나쁜 인간관계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자신이 20년 동안 연구해온 사회성 스타일 모델The Social Style Model을 알게 되면 사람들이 일상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대우받고 싶어하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되는데, 이 방법으로 인간관계에 있어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최고 경영층이 경영을 하려면 주위에 적어도 4가지 스타일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사람인 분석형, 행동하는 사람인 추진형, 인간적인 사람인 친절형, 그리고 대변할 사람인 표현형'이 바로 그들이다."
- 피터 드러커
 
  사회성 스타일 모델The Social Style Model 은 행동과학 이론을 바탕으로 연구된 것으로 사람의 스타일을 크게 네 가지, 분석형, 친절형, 표현형, 추진형으로 분류했다. 이 네 가지 스타일을 구분하는 행동 요소는 단호성과 반응성인데, 단호성Assertiveness 이란 다른 사람이 그 사람의 행동을 얼마나강력하고 지시적으로 생각하는 가를 나타내는 척도이고, 반응성Responsiveness 이란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그 사람이 타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얼마나 잘 드러낸다고 느끼는가를 나타내는 척도이다. 쉽게 말해서 사람의 특정한 행동을 관찰했을 때 서로 뚜렷하게 다른 양상을 띠게 되고, 그 정도도 서로 다르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분석형Analyticals, 추진형Drivers, 표현형Expressives, 친절형Amiables 중 어느 하나에 해당되고, 그것이 몸에 배어 습관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저자는 말했다. 또한 자신의 주된 스타일은 스스로 바꾸지 못하고, 사람은 스타일만으로 설명할 수 없으며, 스타일이 같더라도 모두 다른 존재이고, 각 스타일을 수용하면 이 모델을 인간관계에 있어서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어떤 방법으로 그것을 알 수 있을까? 
 
  피플 스타일을 알기 위해서는 자신의 피플 스타일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자는 [직장인 행동 심리 테스트- 나는 직장에서 어떤 사람일까?] 라는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다. 내가 직접 실행해 봤더니 나의 피플 스타일은 표현형Expressives 이었다. 단호성과 반응성이 모두 강한 표현형은 일보다 사람중심으로 대화하고, 적극적이며, 에너지가 넘치고, 장난을 잘 치고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고, 주장을 잘 내세우며,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한다. 스타일 중에서 가장 외향적이며 인맥을 광범위하게 형성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장점을 가진 반면 아주 중요한 일일지라도 기본이 되는 일에 충실하지 않으려 하고, 계획을 즐기기 보다는 기회가 생기는대로 일하기 좋아하고 시관관리를 잘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책은 말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맞아 떨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80% 이상 나를 설명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성격이나 심리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도 노출되는 나의 행동에서 그것을 밝혀냈다는 데에 신기함을 감출 수 없었다. 객관적인 판단을 위해서는 자신이 스스로 체크하기 보다는 2-3 명의 지인에게 나를 판단하기를 청하는 편이 더 낫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음으로 [직장인 행동 심리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안 것처럼 직장내 동료들을 체크해 보고 그의 스타일을 분석 파악한 후 자신과 같거나, 다른 상대의 스타일에 맞추어 내가 대응하는 것을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상대의 행동을 지켜보고 그의 스타일을 확인하는 방법인 만큼 그가 알지 못하게 혼자서 파악할 수 있었고, 내가 알지 못했던 그를 발견할 수 있어서 한 편 놀라웠다. 무엇보다 '타인은 나와 다르다'는 진리를 스스로 알게 되면서 그를 먼저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의 스타일에 맞춰 대화나 업무방법을 변화시키는 데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나아가 이 책은 상사, 동료, 부하 직원에게 인기를 얻는 법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또한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라는 말처럼 상대를 거슬리게 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 놓은 것이다. 아주 유용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기억해야 할 것은 상대의 스타일을 알고 그것을 이용하자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지 못했던 상대의 스타일을 더 잘 파악해서 함께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서 장애가 되지 않도록 하는데 있다는 점이다.
 
  내가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스트레스 받은 상사, 부하도 무섭지 않다' 였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다른 모습을 '잠재 스타일Backup Style' 이라 하는데, 그 정도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도 다르다. 가령 사회성이 강한 표현형을 비난하고, 직설적인 추진형은 독재적으로 변한다. 도움을 잘 주고 협조적인 친절형은 묵인하고, 조용하고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분석형은 참여와 감정적 관여를 피한다는 것이다. 상대가 평소와는 다르게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그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이므로 평소보다는 더욱 조심하게 대해야 하고,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방법도 소개해 준다. '나를 힘들게 하는 상사, 부하와 화해할 수 있다' 부분은 스타일에 따라 나를 힘들게 하는 양상과 그 해법을 던져주기도 했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의 황금률' 즉, 다른 사람에게 한결같이 정직하고, 공평하며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 때 돈독한 관계가 형성된다며 존중,공평,정직이 원만한 인간관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스스로 자신을 점검해 보고, 동료들은 나와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만으로도 서로간의 관계를 유지하는데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상대의 스타일에 맞게 나를 변화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그에게 눈치보거나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배려하는 것임을 깨닫게 한다. 저자도 이 책에서 말한 바 있지만, 상대의 스타일이 100% 모두 들어 맞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대를 이해하는데는 지금껏 알았던 것중 가장 실용적이고 적용하기 쉬운 방법이었다. 특히 부록으로 제시된 '스타일별 대처요령'은 직장생활에 있어 정말 유용한 매뉴얼이 될 수 있었다. 잘 읽고, 익혀서 동료들을 파악하는데 적용할 수 있다면 그들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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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별을 요리하다
에드워드 권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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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접시에 담을 줄 아는 요리사, 에드워드 권의 이야기!
 
  지난 해 여름 끝 무렵, 어느 공영방송에서 '글로벌 한국인' 비슷한 이름의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중동의 두바이에 있는 '페어몬트 호텔'에서 수석총괄조리장으로 근무하는 요리사 권영민를 주인공으로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 프로그램의 성격이 외국에서 성공한 한국인을 조명한 것이어서 지긋한 나이의 주인공이 나와 처음 외국에 와서 무척 많은 고생과 수고를 했는데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에는 '한국인 만의 끈기와 신념'이 있었다...운운 했던 것과는 달리 젊은 청년이 나와 말보다는 행동으로 전 세계에서 모인 수십 수백의 요리사들의 앞에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혹시 교포 아냐? 그렇지 않고 저렇게 성공할 수 있겠어?' 어쩔 수 없는 이인자 정신, 맞다 부끄럽지만 그렇게 생각했었다.
 
  올해 봄에 음식재료 광고에 그의 이름이 거론되더니, 곧 책이 나왔다. 일곱 개의 별, 칠성급 호텔 버즈 알 아랍을 칭하는 말, 그곳으로 스카운된 모양이다. 그렇다면 제대로 일을 냈다는 말인데, 그의 책을 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어제 에드워드 권, 권영민의 책 [일곱 개의 별을 요리하다]를 만났다.
 

















 

 
 









 
 

 
 



  한 사람의 성공스토리를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다. 관심이 있었던 분야에 대해서는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정진하는데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있고 즐거운 일이고, 책을 통해 처음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경우는 예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계를 소위 말하는 '진정한 프로'로부터 제대로 알게 된다는 점에서 신선한 즐거움을 준다. 이 책이 그런 즐거움을 마음껏 선사했다. 에드워드 권은 이 책을 통해 요리사로서 걸어온 20년이 채 되지 않는 길을 모두 보여주고 있다. 
 
  여느 성공스토리와 다른 점은 '천부적인 소질'를 자찬하거나, 자신의 힘들었던 역사를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을 '기꺼이' 즐기고 있는 점이 꽤 인상적이었다. 그의 성공요인은 긍정적이고, 부지런하며, 변함없이 꾸준히 제 갈 길을 걸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그리고 지금도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써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음식재료의 참맛을 알기 위해 매일 같은 시간에 100그램씩을 한 달간 먹어보고, 그 다음엔 조금 다른 시간대에 기름에 볶아서 먹어본다면, 또 불 조절과 조리시간을 달리 한다면 그 음식의 참맛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이고, '접시에 담아야 할 것은 맛깔나는 요리가 아니라 마음'이라는 저자의 말은 제 직업에 대한 궤를 뚫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음식을 맛있게 먹고 손님이 '잘 먹었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는 것은 단순히 배를 충분히 채웠다거나 맛있게 먹었다거나 하는 의미가 아니라 '좋은 경험을 하고 갑니다'라는 뜻이며 요리사는 손님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집과 일터와 더불어 문화를 제공하는 제 3의 공간을 제공하는 곳을 만들고 싶다'던 스타벅스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의 말이 떠올랐다. '식문화食文化'의 진정한 정의는 바로 이게 아닐까?
 
 






























 
  모르는 식재료를 알기 위해 매일처럼 시장에 가서 직접 먹어보고, 모르는 음식을 알기 위해 틈만 나면 서점을 들러 요리책을 읽었으며 현재도 700 여 권의 요리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 외국에서 비교적 쉽게 알아 듣고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많은 요리책 덕분이었는데, 관심있는 분야를 톨한 외국어 습득만큼 외국어 향상의 지름길은 없다는 그의 조언등은 후학들이 벤치마킹을 하는데 더 없이 좋은 내용이었다. 그는 자신의 실력을 자랑하지도, 그리고 자신의 스승과 동료들의 실력도 자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요리사로서의 마음자세와 프로페셔널리즘에 대해서는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요리가 아닌 마음을 담는 요리사이기에 그들의 마음을 닮으려 했던 점은 아닐까 싶었다.
 
  단순히 요리를 잘하는 셰프chef 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문화를 창출하는 예술가가 되고 싶고, 한국음식을 기본으로 한 미슐랭 레스토랑도 만들고 싶고, 세계최고 수준의 요리학교를 한국에 세워 후배양성을 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그가 늘 추구하는 '경영학의 성과관리기법'에 있는 도전적 목표stretch goal을 느낄 수 있다. 그가 바라는 것 모두를 이루게 될 지 그 중 하나를 이룰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천성 요리사이다. 박사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생 배우고 노력하고 연구하는 요리사, 그것이 그의 길처럼 보였다. 생생한 요리현장과 그의 요리세계를 보여주는 듯한 화보와 작가 못지 않은 글솜씨, 편집이 하나가 된 멋진 책이었다. 에드워드 권을 만나고 그의 요리를 먹는 것. 오늘 추가된 107 번 째 버킷리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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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 인생의 기술 - 멈추고 싶을 때 나를 일으켜세우는 지혜
공병호 지음 / 해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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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씌여진 책, 그래서 편안하게 읽히는 공병호의 자기계발서!
 
  자기계발 분야의 대표적인 베스트셀러 저자이면서 명강사로 알려진 공병호씨가 이번에 새로 출간한 책은 '독자를 향한 편지'다. 자신의 바쁜 하루 속에서 틈나는대로 그 날 있었던 기억과 감회를 독자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조각글을 쓴 것을 모았다. 제목은 [인생의 기술]이다.
 
 


 
  '사람은 3초 마다 다른 생각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복잡다양한 현대인의 삶에서 생각하기를 방해하는 요인들은 수없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내 경우를 보더라도 '집중하자'고 마음먹는 순간에도 다른 생각이 드는 것을 보면 사실인 것 같다. 그런 많은 생각들 중에서 '하나'를 잡아내고 그것을 글로 풀어 독자들에게 무엇인가를 남긴다는 것은 참 대단하고 훌륭한 능력이라는 것을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연배의 차이도 있지만, 저자는 독자를 동생대하듯, 자식을 대하듯 알려주고 가르쳐주고, 깨우쳐주기 위해 노력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스스로 새삼 깨닫게 되는 부분도 가감없이 기술하는 저자의 솔직함은 글을 더욱 신뢰할 수 있는 역할을 한다.
 
  한 편으로 보면 '연장자의 쓴소리'같기도 하고, 한 편으로 보면 '노파심이 뭍어난 잔소리'같기도 하지만 바쁜 생활, 핵가족화, 맞벌이 부부 등으로 엮어진 현대 가족이 옛날의 그것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것은 '어른의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 볼 때, 좋은 자기계발서가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나온 그의 책이 현재와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그를 위해 지금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힘을 북돋고 격려했다면, 이 책은 자신의 일상과 소회들이 담겨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일지 더욱 공감되고 더 많이 느끼게 된다.
 
  이 글들을 추론해 보곤데 실제로 저자가 독자 혹은 자신의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낸 글을 모아놓은 것 같다. 그렇다고 보면 더욱 놀라운 것은 준비할 시간도 없을 만큼 짧은 시간동안 이토록 유려한 글이 나올 수 있다는 부분이다. 베스트셀러 작가의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일기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특히 남에게 이야기 할 때 메일을 보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멋진 교본이 될 수 있겠다.
 
하루 하루 마다 기억하고 외우고 싶은 좋은 말들이 많았다. 책 속에 들은 바닐라 향의 책갈피엔 '사랑해요!'가 씌여 있는데, 가까이 있기에 소중함을 잃게 되는 사람들, 특히 가족들에게 자주 해야 하는 말이라고 소개한다. 책 속 어딘가에 있던 감동적인 하루의 글이었고, 며칠 전 읽은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에서 둘째 여동생이 잃어버린 엄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좋은 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 같다. 편안하게 씌여진 책, 그래서 편안하게 읽히는 책. 잠시 쉬면서 생각하고 싶을 때, 자극이 필요할 때 읽기에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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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고래의 실천 - 켄 블랜차드 자기경영 실천편
켄 블랜차드 외 지음, 조영만 외 옮김 / 청림출판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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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지식을 꾸준하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책! 
 
  자기계발서는 오롯이 나를 위한 책이다. 자신에 부족한 무엇을 채우기 위해 자기계발서를 찾는데, 가까운 서점만 가도 '~하는 법', '~를 이루는 법칙', 등의 많은 종류, 다양한 분야의 자기계발서가 책장 한 쪽을 가득 채우고 있다. 독자보다 경험상 우위에 있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이나 아는 바를 독자들에게 전해주고, 독자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스스로 책을 구해서 저자의 가르침을 얻고자 하는 시스템에서 그 존재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자기계발서 분야를 대하는 독자층은 다른 장르와 다르게 크게 두 가지 부분으로 양분되는 경향이 있다. 한쪽은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삶에 많은 도움을 얻게 된다는 쪽이고, 다른 한 쪽은 '좋은 말만 가득 들은 허장성세의 전형이라 비판하는 쪽이다.
 
  때로는 양쪽의 차이가 극명해서 서로 논쟁이 붙기도 하는데, 좋은 예가 지난 해 하반기에 출판되어 화제가 된 '시크릿'이다. 이 책을 읽고 삶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높이 평가하는 책이 있는가 하면, 지금까지 개개인이 겪고 있는 난관을 '당신이 부정적인 생각을 했기 때문이야'라는 식으로 치부한다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닌가? 혹은 비판하지 말고, 안된다고 생각말며, 나쁜 생각은 저 멀리, 그리고 완전히 된다는 신념에 가득차면 성공한다? 그런 반박할 여지조차 줄 수 없는 책이라면 정말 좋은 책인가? 하는 불만 섞인 목소리도 함께 쏟아졌다. 지난 해 어느 온라인 서점의 투표결과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는가 하면, 올해 최악의 책으로도 선정되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었다. 이 같은 예는 '시크릿' 뿐 아니라 독자들의 호응이 따르는 자기계발서가 나오기만 하면 항상 비슷한 경우가 거듭되는데,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바로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차이다. 다시 말해 배우고 익힌 것을 '실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남이 좋다고 말하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아 좋다, 나도 실행해 봐야지' 하고 마음을 먹지만 당장 실행하지 못하고 '좋은 책을 읽은 기억'으로만 남기 때문에 실제로 생활에서는 아무런 변화를 볼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계발서'란 위에서 말한 대로 '책을 읽고 나서 더 나은 방향으로 변해야' 제 값을 하는 책이 아니던가? 아무리 좋은 책을 읽는다 해도 책을 읽고 배운 것이 나와 나의 생활을 바꾸지 못한다면 좋은 책이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 있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자기계발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켄 블랜차드와 폴 마이어가 그 답을 알려준다. 신간 [춤추는 고래의 실천], 원제는 Know Can Do!: Put Your Know-How Into Action 이다.
 
 


 
  자기계발서 분야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통하는 주인공 헨리. 이미 많은 책과 강연으로 그는 꽤 유명해졌지만, 어느 날 한가지 물음에 빠진다. ' 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책에서 말한 것을 모두 실천했을까? 그리고 실제로 많이 변했을까?' 실제로 독자들에게 물어보니 명확하게 대답하지 못하고, '당신의 책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는 소리를 할 뿐이다. 그는 곧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강연에서 '새로운 지식을 활용하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강연을 듣고 노트를 필기하라.
2. 필기한 것을 다시 읽어보고 주요 내용을 요약하라.
반드시 단정한 글씨로 메모하라.
3. 배운 것을 동료나 주위사람들에게 전수하라.
 
 하지만 헨리의 강연을 들은 사람들은 일터로 돌아가 현실에 급급하느라 헨리가 제안한 것들을 차일피일 미루게 되고, 영영 실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헨리는 독자나 수강자들이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틈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선다. 저자인 켄 블랜차드의 딜레마를 공저자인 폴 마이어에게서 해결된 이야기를 베스트셀러 작가 헨리와 전설적인 사업가 필립 머레이를 주인공으로 풀어냈다.
저자는 우선 사람들이 많은 교육을 받지만 행동으로 옮겨 꾸준히 실천하지 못하는 세 가지 이유를 찾아냈다. 첫 번째 이유는 정보의 과부하 즉, 지식을 너무 많이 흡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식을 쉽게 얻기 때문에 행동의 변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두 번째 이유는 부정적 필터링 즉, 부정적 잣대로 걸러내는 마인드이다. 부정적 태도는 행동을 가로막는다. 세 번째 이유는 사후관리의 부족 즉, 실천하고자 하는 것을 이뤄내는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교육으로 얻은 지식을 실행에 옮기는 못하는 이유들에 대해 해결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정보의 과부하에 대해서는 소수의 중요 개념에만 초점을 맞추어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그 생각이나 기술을 깊이 파고 들어야 하고,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의 틈을 메우는 것은 일정한 시간을 두고 주기적으로 반복(spaced repetition)이라고 말했다. 그는 책읽기에 비유해서 후리의 정신구조는 스무 권의 책을 한 번씩 읽는 것보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읽은 한 권의 책에 더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
 
  두 번째 이유인 부정적 필터링에 대해서는 우리 대부분이 '절대적인 사랑(수용)과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타인의 말을 100% 수용하지 못하고, 우선 불신하면서 관찰하거나, 수용한다 하더라도 극히 일부만을 수용한다. 그래서 책이나 강연, 대화 등에서 얻는 정보에 대해 믿기를 두려워 하며 비판하는 마음으로 걸러내게 되어 배운 것을 완전하게 활용하지 못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가 읽고 있는, 혹은 듣고 있는 것에는 분명 뭔가 가치 있는 것들이 들어 있다. 그것이 무엇일까?' 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수용하는 파란불 사고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 번째 이유인 사후관리의 부족에 대해서는 자신이 배운 것을 실천하는 일을 운이나 개인적인 성격에 맡길 것이 아니라, 스스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도록 체계을 갖추고, 그에 대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가르치는 사람이 알려주고, 보여주고, 시켜보고, 관찰하고, 나아진 점을 칭찬하거나,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주는 과정을 반복할 때 배우는 사람은 꾸준히 실행할 수 있고 이럴때 변화를 만들어내는 실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독자층에게도 메시지를 전달한다. 남에게 지식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강사들에게는 '독자들에게 작고 핵심적인 내용을 반복적으로 알려줘라. 그리고 그들이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실제적인 변화를 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너무나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당장 바꾸라고 강요하는 자기계발서와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한 책의 내용을 단순히 지식으로만 습득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독자들에게 그들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도록 만들어준 책이다. 내 스스로가 '자기계발서를 충분히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뻔한 내용이 반복해서 책이 나온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내가 부족한 부분을 짚어준 책이 있다면 그것을 모두 제대로 흡수할 때까지 반복적으로 훈련하고, 배운 것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가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지금껏 단순히 책을 사서 읽은 후 '네 책을 읽었으니, 나를 변화시켜봐'라고 책과 저자에게 요구했던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된다. 자기계발서를 즐겨 읽는 이들에게 좋은 실행서가 되는 책이다. 특히 자기계발에 관한 저술이나 강연, 그리고 교육을 맡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독자들의 변화를 이끄는데 더할 나위없이 필요한 책이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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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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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보이지만 사실은 눈먼 현대인에게 던지는 충격의 메시지!
 
  자동차 운전석에 앉아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던 사내가 갑자기 눈이 먼다. '눈이 안보여'. 이것은 시작일 뿐. 원인불명의 실명은 마치 전염병처럼 삽시간에 퍼져버린다. [수도원의 비망록 Memorial do convento]으로 199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Ensayo Sobre La Ceguera/Blindness]의문표도, 느낌표도 없다. 따옴표도 줄임표도 없다. 단지 쉼표와 마침표만 있을 뿐. 빽빽하게 들어선 글자들의 단조로움으로 얼핏 보기만 해도 갑갑함을 느끼게 한다. 점자책을 읽는 시각장애인들의 답답함이 그럴까? 한 순간에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눈이 멀어버리고, 단 한 사람 '의사의 아내'만이 볼 수 있는 상황. 화자는 그녀의 뒤를 쫓으며 함께 '눈먼 자들'을 목격한다.
 
 

 

 
 
의사의 아내는 말한다. "여기에 온 세상이 다 들어와 있어요."
 
  '백색실명'은 마치 풍토병처럼 확산되며 사람들의 눈을 하얗게 멀게 한다. 예고도 없이 전염되는 이 질병의 원인을 찾기에 앞서 우선 실명환자와 그들과 함께 했던 보균자들을 수용시설에 넣어 별도의 병동에서 격리하게 되고, 수용되는 환자들이 수백 명에 달하면서 '백색의 어둠'을 겪는 그들은 시공감각을 잃어버린 채 끝을 알수 없는 수용생활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겪으며 격리, 감금, 무질서, 폭력, 굶주림, 강간과 살인에 노출된다. 
 
"의사의 아내는 그곳에 도착한 뒤 처음으로, 자신이 현미경을 통해 그녀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인간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갑자기 그런 행동이 경멸스럽고 외설적으로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볼 수 없다면, 나도 다른 사람들을 볼 권리가 없어. 그녀는 생각했다." (98 면)
 
  하지만 저자는 전장에서 승리한 장군은 패잔병 한 명을 남겨두고 모두 죽인 후 패잔병에게 "네가 본 것을 돌아가 모두에게 알리라." 고 말하는 듯 '의사의 아내' 한 명만이 '우유의 바다'에 빠져 부유하는 그들을 지켜보는 '단죄'를 받게 되어 말 그대로 '눈에 뵈는 것이 없는 막판 인생'들의 최후의 목격자로 남겨진다. '눈먼 자들'이 느끼는 두려움은 마치 사고로 팔을 잃은 사람이 느끼는 잘린 팔이 있던 자리에서 느끼는 통각痛覺 처럼 '익숙한 것과의 결별'로 인한 상실감인 것을, 존재감을 잃어버리고 헤매고 만다. 그런 그들을 보고 '의사의 아내는 '유령'이라고 말한다. 나머지 네 개의 감각으로 모두들 생명이 존재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보지는 못하기 때문에 살았지만 그들은 죽은 것이다. 한편 '보이지 않는 고통'은 집단 군중심리와 인간의 자연적인 생활과 맞물려 또 다른 이름의 자유를 낳는다. 서로 먼저 많이 먹기 위해 아귀다툼을 하고, 아무데나 용변을 보고, 방귀를 뀌고, 잠자리를 가지고 다툰다. 한 자루의 총은 '권력'을 선사해 폭력과 갈취, 그리고 인권을 유린하는 강간이 자행해진다.
 
"사실 이름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개는 이름을 가지고 다른 개를 인식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개들의 이름을 외우고 다는 것도 아니잖아. 개는 냄새로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고 또 상대방이 누군지도 확인하지 여기 있는 우리도 색다른 종자의 개들과 같아. 우리는 으르렁 거리는 소리나 말로 서로를 알 뿐, 나머지, 얼굴 생김새나 눈이나 머리 색깔 같은 것들은 중요하지 않아.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지." (85-86 면)
 
  그래서일까? 저자는 이 소설의 주인공들에게 어쩌면 의미가 없다며 이름을 허락하지 않았다. 단지 '처음 눈 먼 남자', '의사', '의사의 아내', '검은 색안경을 쓴 여자', '사팔뜨기 소년', '도둑' 등의 이름으로 그들을 불러 그 존재를 밝히고 있었다. 서로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바로 '두려움'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보이지 않기에 두려운 것이 아니라, 이미 앞이 보였던 상황에서도 '두려워'했기 때문에 '백색실명'이 된 것은 아닐까 의문을 던진다. 이는 저자가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에 빠져 자기애고에 빠져버린 현대인들을 향해 '너희는 두 눈으로 세상을 보고 살고 있지만, 어쩌면 지금 눈 먼 채로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 그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는 '의사의 아내'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선생님을 사랑하시나요. 응. 나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하지만 만에 하나 내가 눈이 먼다면 내가 눈이 먼 다음에 다른 사람이 된다면 내가 어떻게 그이를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무슨 감정으로 사랑을 할까. 전에 우리가 볼 수 있었을 때도 눈이 먼 사람들이 있었잖아요. 지금과 비교하면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지. 일반적인 감정을 볼 수 있는 사람의 감정이었고. 따라서 눈먼 사람들도 눈먼 사람들의 감정이 아니라 성한 사람들의 감정을 가지고 있었어. 그런데 이제 눈먼 사람들의 진짜 감정들이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어. 아직도 시작일 뿐이야. 지금은 그래도 우리가 가졌던 감정에 대한 기억에 의존해 살고 있잖아. 지금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아는 데는 눈이 필요 없어." (354 면) 
 
  가까스로 살아남은 '눈먼 자들'은 도시에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음을 알게 되고, 서로 흩어지지 않고 아끼고 사랑하며 시골에서 살 것을 결정하게 되는 데 그 날 밤 '백색질병'이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 두려움 속에서 생존을 위해 버텨내려고 애쓸 때는 '눈먼 자들'이었는데, 서로가 함께 시골에서 살아가는 미래를 꿈꾸는 그날 밤 다시 '눈뜬 자들'로 돌아간 것이다. 저자는 또 다시 '의사의 아내'를 통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지 메시지를 던진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어요. 응. 알고 싶어. 나는 우리가 눈이 멀었다가 다시 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우리가 처음부터 눈이 멀었고, 지금도 눈이 멀었다고 생각해요. 눈은 멀었지만 본다는 건가.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라는거죠."
 
 

 
 
  '안보인다는 것이 가장 괴로울 때는 꿈조차도 꿀 수 없다는 것이다'고 말한 선척적 시각장애인인 지인의 말이 생각난다. 눈이 보이지 않게 되어 더 이상 운전을 할 수 없는데도 '차를 잃어버린 것'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먼저 눈 먼 사람'처럼 놓칠까 잃을까 두려움에 떨며 사는 현대인의 눈에는 '꿈과 미래'에 대한 눈은 찾을 수 없다. 그들이야말로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저자가 보여준 '밀실'에서의 집단의 '후천적 시력상실'의 상황은 이런 꿈을 잃은 오늘날 현대인의 모습을 잘 대변하고 있다. 인간이어서 인간이 아니라, 인간다워야 인간이 됨을 보여주는 메시지 강한 소설이다. 저자의 메시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이들이 눈을 뜬 6년 후의 모습을 그렸다는 [눈뜬 자들의 도시]를 찾게 하고, 글 속에서 그린 '눈먼 자들이 눈먼 사람들을 통지하는 정부의 모습'을 영화는 어떻게 그렸을지도 궁금해진다. 갑갑한 가슴을 계속 손으로 쓸게 하는 소설, 정말 눈이 멀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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