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페리움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4-4 로마사 트릴로지 1
로버트 해리스 지음, 조영학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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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 마음을 알았던 지도자, 키케로를 재조명한 최고의 팩션!
 
  한동안 남성운전자들의 사랑을 듬뿍 담았던 라디오 드라마 [제O 공화국] 시리즈가 그토록 많은 인기를 얻은 이유는 객관적인 시각에서 우리 시대에 있었던 지난 역사에 대해 철저한 고증과 증언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밝혀냈다는 데 있었다. 특히 드라마속 주인공 중에는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인물들도 조명이 되어 진위논란도 있었고, 인기를 몰아 TV 드라마로 제작이 되었을 때는 수많은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다가 두루뭉수리 이야기를 줄여 일찍 종영하기도 했다. 이렇듯 '숨겨진 역사적인 사건의 진실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어떨가?' 하는 역사에 관심 많은 이들의 의문은 사실들이 밝혀지지 않는 한 '판타지'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엄연한 차별을 보이는 것은 우리 선조의 역사이기에 한 시점에서 변곡점이 있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가정에서 '상상뿐인 환타지'와는 다르다. 반면 현재 우리가 기정사실로 여기는 역사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두는 시도들도 만나게 되는데, 시대마다 요구하는 역사관의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 소설 [폼페이]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알려진 로버트 해리스가 새로운 시각으로 로마사를 들여다 보는 작품이 있다. 지금껏 유럽사에 대해서만 책을 써 온 그가 오래되고 방대한 역사를 지닌 로마사로 시선을 거슬렀다는 점도 흥미롭지만, 카이사르나 폼페이우스, 크라수스처럼 익숙한 인물이 아닌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지도자 키케로에 시선을 고정시켰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었다. 카이사르와 함께 항상 반대되는 개념으로 소개되었던 그래서 늘 그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인물 키케로의 일생을 그의 노예비서이면서 속기기술을 지녔던 티로의 입을 통해 이야기하는 소설이 나왔다. 로버트 해리스의 [임페리움IMPERIUM] 이 그것이다.
 
 



  이 소설은 키케로의 생을 조명한 3부작 가운데 그 첫번째로 그를 정치에 입문하게 한  ‘베레스의 재판’을 승리로 이끌어낸 키케로의 활약과 재판의 승리로 위상을 확립한 키케로가 당시 로마 최고의 귀족들과 군인들 사이에서 입지를 굳히며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로마 최연소 집정관으로 당선되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 있다. 팩션을 즐기는 최고의 맛은 과거의 사실을 마치 옆에서 보는 듯 읽혀지는 유려한 필체에 있다. 그 맛은 로버트 해리스의 손끝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귀족이 아닌 로마의 제2인자 변호사이자 원로원 의원 키케로가 지방유지 스테니우스를 만나게 되고, 그의 변호를 맡게 되면서 로마사 최고의 법정싸움인 '베레스의 재판'을 시작하게 된다. 호르텐시우스의 비호을 받고 있는 아들 베레스와의 싸움은 바로 귀족정치와의 전면전과 다름없었고, 그 재판에서의 승리로 그는 시민들의 인기와 사랑을 받게 된다. 그의 최종목표인 집정관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견제와 암투에도 불구하고 그는 최연소 집정관에 오르게 된다.
 
 

 
 
  신제국주의로도 평가되는 신자유주의 경제체제의 현실 속에서 제국주의의 산물인 카이사르를 조명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공화정 민주주의를 꿈꾼 키케로에 시선을 던진 로버트 해리스의 통찰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권력과 부의 핵심인 귀족세력에 맞서 홀홀단신으로 논리에 맞는 유창한 변론과 국민의 심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언변으로 아낌없는 지지를 얻으며 그들과 대립하는 키케로는 오늘날 헤게모니를 놓지 않으려는 기득권에 대해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우리에게 필요한 새로운 지도자상을 제시한다. 또한 일개 변호사인 그가 로마 정치인들의 궁극의 목표인 임페리움을 손에 넣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를 묘사하고 있어 대리만족의 기쁨도 선사하고 있다.
 
 

 
 
  집정관에 오름으로써 막을 내리는 [임페리움]은 앞으로 있을 카이사르와의 동맹과 결별에 이르는 흥미로운 사건들에 있어 그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과정과 그가 생각하는 정치관을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베레스의 재판과정'에서의 키케로는 카이사르의 칼 만큼이나 날카로운 촌철살인의 입을 가졌음을 암시하는 주요사건으로 묘사된다. 카이사르에게 패한 '패배자'로 기록되고 있는 그가 정말 패배자였는지, 아니면 부드러운 내면과 올바른 정치관을 지녔던 진정한 승리자 였는지는 앞으로 펼쳐질 2, 3부에서 알게 될 것 같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와 HBO의 미국 드라마 ROME과 함께 비교하며 읽는다면 더욱 흥미를 더할 것 같다.
 
Consul sine armis(군사력을 갖지 않은 집정관),
Dux et imperator togae(토가 차림의 최고 사령관),
Cedant arma togae(文이 武를 제압하다)
 
키케로가 출세의 정점에 있을 때는 이처럼 자신을 표현하기를 즐겼다 한다. 로버트 해리스가 펼칠 키케로의 그 다음 이야기가 정말 궁금해진다. 로마를 이야기한 최고의 팩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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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더링
앤 엔라이트 지음, 민승남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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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혼란한 그녀의 심리를 차마 공감하기 어려웠던 소설


 
"우리는 죽은 이들을 비방하지 못하며, 오로지 위로할 수 있을 뿐이다."
 
  죽은 자 앞에서의 통곡은 먼저 떠나간 이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다 하겠지만, 어쩌면 '나를 두고 먼저 가면 어떻게 하라고~' 하는 남겨진 나에 대한 안타까움 인지도 모른다. 떠나간 이를 추억함에 있어서도 내가 담고 싶은 기억만을 생각한다. 그것을 알기 전에는 아무도 반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죽은 이를 비방할 것인가, 위로할 것인가는 나의 마음에 달려있다. 인간은 원래 지극히 이기적이니까...
 
 



 
  이 소설의 시작은 마흔 살의 오빠 리엄의 바다에서의 자살로 비롯된다. 11개월 늦게 태어난 여동생 베로니카는 그의 자살원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그로 얽혀지는 복잡한 가족사를 되짚어 이야기하는 화자로 등장한다. 복잡다난하고 시공을 뛰어넘는 그녀의 생각들은 그녀의 심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다만 그녀의 이야기를 듣는 독자는 함께 혼란해질 뿐이다. '미치지 않고서는 존재할 수 없는 사건'은 자신의 현실에 그대로 반영되고 도피와 그리움의 교차하고 있다. 망자亡者를 추억함에 있어 영화로도 소개된 바 있는 [메디슨카운티의 다리]와 맥락을 같이 하지만, 정도에 있어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어머니의 죽음 후에 알게 된 불륜을 사랑으로 인정하고 이해할 것인지, 망자인 것을 수원수구하랴 용서할 것인지가 자식의 몫이었던 것처럼 소년기에 일어난 오빠의 불행을 그녀는 어떻게 받아들였는지가 이 이야기를 대하는 독자의 몫이 되겠다. 책을 읽으면서 더해지는 우울함도 독자의 몫이다.
 
  가족의 발생은 부모의 사랑에서 비롯된다지만 어디 그렇기만 할까? 나는 어떤 결실로 맺어졌는가를 고민함은 어쩌면 성역불가침의 영역인것을 베로니카는 감히 넘나들고 있어 독자인 나를 불편하게 한다. 조부모를 이름으로 대신하여 그들의 섹스를 언급하고, 있을지 모를 그들의 또 다른 불륜을 상상함은 불쾌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입밖으로 꺼내지 못할 뿐 기억하지 못할 뿐 나조차 생각하지 못했으랴 라고 본다면 그녀의 불쾌한 추적은 가족애에 대한 그리움이 아닐까 싶어 안타깝기까지 했다. 오빠의 자살에 얽힌 가족사를 기억하는 여성의 심리란 차마 만나기조차 꺼려질 만큼 복잡하기만 했다. 순조로운 이야기의 진행를 예측했던 나를 꽤 혼란스럽게 만든 책이다. 그녀를 이해하기는 나에게는 벅찼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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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친 막대기
김주영 지음, 강산 그림 / 비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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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만, 꿈을 놓지 않는 사람을 닮은 어느 막대기의 이야기!
 
  길 위의 작가, 장똘뱅이 김주영님이 어느 날 가던 길을 멈춰섰나 봅니다. 크디 큰 백양나무 그늘 아래서 밀짚모자 벗어 부채 삼아 펄렁거리며 흐른 땀을 닦으며 쉬고 있다가 손 뻗으면 닿을 듯한 높이에 있는 옹이에 곁가지가 자란 듯 한데, 칼로 벤 듯 잘려나간 자리가 눈에 보인 듯 합니다. '저걸 누가 꺾었지? 어디로 간 거지?'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인정없는 그 범인을 찾아 주위를 둘러본 듯 합니다. 서레질하는 농부와 새끼밴 암소 한 마리를 봤을까요? 아니면 댕강 짧은 머리 수줍음 많은 계집아이를 봤을까요? 정확히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상황만으로 짧은 동화가 태어난 듯 합니다. 다름아닌 '인생은 나그네 길'이라는 어느 노래의 가사처럼 숱하게 길을 걸으며 말과 글을 주워담고 생각을 키워 명작 [객주]를 만들어낸 김주영의 손에서 말입니다.  짧은 글 속에서도 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곳곳에 숨은 '강산'의 그림은 읽는 맛과 느낌을 더합니다. 어제 읽은 그림소설, [똥친 막대기]입니다.
 
 


 





 
  주인공인 200 년 넘은 백양나무의 곁가지로 자라고 있던 '나뭇가지'는 어느 날 소치는 농부의 손에 의 해 잘려나가 '막대기'가 되었습니다. 어미의 보살핌에 자라던 그것은 그후 암소의 엉덩이와 재희의 종아리를 때리는 회초리로, 냄새를 맡을 줄 아는 것이라면 줄행랑을 쳐버리는 똥친 막대기로, 그리고 낚싯대로 변신을 거듭합니다. 고통과 슬픔은 항상 있었지만, 늘 호기심과 꿈을 지닌 '막대기'는 거듭된 변신에도 계집아이 재희에 대한 연정과 제 어미나무와 같은 거목이 되는 하늘 오름의 꿈을 버리지 않습니다. 막대기는 흡사 부모의 살핌을 떠난 우리를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세파에 시달리지만, 꿋꿋한 엄마와 아빠가 되고 싶은 꿈을 지닌 우리를 말입니다.
 
  "나는 침착하게 내 운명의 속살 안으로 가만히 손을 내민 행운을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사방 어디를 살펴보아도 내가 뿌리를 내리고 다시 새잎을 피우려는 작업을 훼방놓을 천적은 없었습니다. 그 대신 나는 필경 외로울테지요. 그러나 외로움을 사르며 자라나는 나무는 튼튼합니다. 외로움을 갉아먹고 자라난 나무의 뿌리는 더욱 땅속 깊이 뻗어 나갑니다. (...) 그녀가 암소를 몰려고 봇도랑으로 나왔던 그날, 그녀가 만약 나를 기억해서 또다시 집어 들었다면 그것으로 닥친 불운이 나를 어떤 나락으로 떨어지게 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나를 모른 척 지나쳐 준 것이 내가 살아갈 땅을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한 것입니다."
 
  외로움을 이기려 기대려 한다면 내가 꾸는 꿈은 꿀 수 없습니다. 나만의 꿈을 꾸고 있기에, 그것을 이루려 노력하고 있기에 외로울지도 모릅니다. 어미나무에서 떨어진 '막대기'가 싸릿문에 새끼에 얽혀 말라죽어가는 한 무리의 '작대기'가  되지 않고, 제 몸에서 뿌리내린 '작은 나무'가 되기 위해서라면 외로움은 필경 슬픈 경험은 아닐 겁니다. "인생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홀로' 걸어가는 것과 같다"는 어떤 분의 말이 생각납니다. 나라는 막대기가 '작대기'가 되어가는지, '어린나무'로 사는지를 살펴보게 합니다. 그리고 '독야청청'의 외로움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나무그늘에서 휴식을 마친 길 위의 작가 김주영님이 다음에 멈출 곳은 어디인지 사뭇 궁금해 집니다. 사람을 닮은 어느 '막대기'의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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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살 경제학 - 30대를 위한 생존 경제학 강의
유병률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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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맨의 경제학 공부, 가장 먼저 이 책으로 시작해라!
 
  이 책을 달랑 표지만 보고 집어들게 된 이유'저자' 때문이었다. 저자 유병률의 전작 [딜리셔스 샌드위치]를 읽고, 그가 펼쳐내는 글맛에 쏙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딜리셔스 샌드위치]는 컬처비즈, 즉 문화경제 시대가 무엇인지 규명하고, 이 시대의 주체는 누구이며 과거와 어떻게 다른 지를 이야기한 책으로 컬처비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그것을 만끽하기 위해 무엇을 갖추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었는데, 정말 놀라운 책이다. 이미 새로운 패러다임에 속해 있었으면서도 저자가 이 책을 통해 규명해주기 전까지는 전혀 몰랐던 '컬처비즈'는 내게 새로운 지식체계를 보여준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문화'라는 단어 자체를 단순하게 정의하기도 힘든 부분인데, 뉴욕의 이모저모를 골라내어 세상이 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나에게 새롭게 규명해 주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언급한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새삼 깨닫는 바가 많았다. 오히려 '문화'이기에 설명하기 힘든 주제일 수 있었는데, 생생한 사례와 자세한 해설로 독자로 하여금 쉽고 빠르게 그것을 흡수할 수 있게 한 저자의 능력에 반했었다. 그럴 정도였으니 그의 전작前作 을 읽지 않고 다른 책을 헤맬수는 없잖은가?
 
 '30대를 위한 생존 경제학 강의'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은 '강의식'으로 구성된 책이다. 수많은 청중을 앉혀두고 강의하는 시간 내내 그들의 시선을 하나하나 모두 모아 집중시킬 수 있도록 되도록 어려운 용어는 피하여 술술 읽혀 지상강연을 지면으로 옮겨놓은 듯 했다. 그의 높임말 구성은 경제학 관련서에서는 좀처럼 찾을 수 없는데 [딜리셔스 샌드위치]에서도 경험했던 것처럼 편안해 매우 인상적이었다. 내가 읽은 그의 두번 째 책, [서른살 경제학]이다.
 
 


 
 "직장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할 공부는 경제학이다. 사람, 물자, 금전 그리고 자원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경제를 모르면 생활하기가 어렵다. 특히 직장인이 경제를 등한시한다는 것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제를 알면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모든 현상을 예리하게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다. 직장인 입장에서 본다면 전제는 사회를 가리키고 부분은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인 자신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두 관계를 명확하게 결론 짓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어제 소개한 책,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의 저자 니시야마 아키히코는 30대에 배워야 하는 경제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무척이나 공감이 가는 이야기인데, 지금껏 이론으로 배운 경제학과 실제로 비즈니스 사회를 경험하면서 체감하게 되는 경제학은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차이의 정도를 떠나서 '실전 경제학'이라는데 크게 구별된다. 특히 전공이든 교양이든 간에 '경제학'을 접해 본 경험의 유무의 차이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것은 특히 '거시경제'에 있어서 더욱 두드러진데, 말 그대로 '죽인다는 소린지, 살린다는 소린지' 전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어서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부하자니 어렵고, 무시하자니 나만 모르는 것 같은 '계륵'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이 나온 것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은 돈 버는 데 특효라는 책을 보고 과연 재테크에 성공하셨습니까? 직장생활에 효험이 있다는 처세술 책을 보고 회사생활이 달라졌나요? 이런 책들이 일회용 전술을 모아 놓은 책이라면, 경제학은 인생과 비즈니스의 종한 전략을 만들어주는 바이블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은 먹으면 먹을수록 그 영양분이 몸속에 남아 체질을 바꿔줍니다. (...) 경제학은 지식이 아닙니다. 사고하는 방식입니다."
 
  미국이나 중국, 일본의 하루 경제가 다음 날 내가 투자한 주식과 펀드에 영향을 미치는 세상을 살아가는 요즘 신문이나 뉴스의 내용을 좀 더 잘 이해하고,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경제학'은 필요하다. 저자의 말대로 경제학은 '나의 오늘을 사고하는 방식을 제시해 주는 학문'인 것이다. 막상 경제학을 공부하려고 보면 베개로 쓸 만큼 두꺼운 대학교재용 혹은 외국인 저자가 쓴 일상생활 속에 찾을 수 있는 재미난 경제학 요소들을 적어놓은 책들을 만나게 되는데, 이 둘 모두 내가 필요한 경제학을 이해하기는 어렵거나, 부족하다. 이 책은 기자이기도 한 저자가 10년 동안 현장을 누비며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경제 현상들을 목격하면서 겪은 내용들을 경제학에 도입해 독자들로 하여금 이해하기 쉽게 쓴 책이다. 특히 '대한민국 경제상황'을 바탕으로 구성해서 우리나라 경제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1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전략에 강하다 에서는 경제학의 기본 개념을 이용해 비즈니스 전략을 짜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트렌드 읽기와 전략 수립의 핵심코드인 탄력성을 설명하고 기업간 경쟁에서 꼭 필요한 게임이론의 전략을 설명했다.
  2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경영을 안다 에서는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대기업, 재벌의 탄생과 생존의 비밀을 소개하고 있다. 기업가정신, 모럴 헤저드, 출자사슬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재벌들의 특징과 대표주자격인 삼성, LG, SK 의 지배구조를 조망했다.
  3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돈의 길을 본다 에서는 금리와 환율을 중심으로 금융의 핵심 원리를 설명하고, 고령화 시대에 살아 남을 수 있는 제테크 원칙에 대해 이야기 한다.
  4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불황을 예측한다 에서는 비즈니스맨이 경기를 읽는 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도구인 '길거리 지표'로 경기 읽는 법과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 활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거시경제가 돌아가는 메커니즘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우리 주위의 현실 경제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5장 경제학을 아는 30대는 고령화 시대가 두렵지 않다 에서는 예측 가능한 미래의 문제점으로 다가온 우리나라의 '고령화'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소비 트렌드, 생활, 재테크의 지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어 놓을 고령화시대에 대비에 짜야할 생존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이야기 한다. 
  6장 30대가 알아야 할 두 나라, 겁 없는 중국과 잘난 미국에서는 해외수출의존도가 큰 우리나라가 가장 관심을 두고 봐야 하는 두 나라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저자가 설명한 부분이다. 세계 경제대국 1,2 위를 다툴 두 나라의 미래를 전망하고 그에 대해 우리가 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거시경제학 부분을 다룬 4장을 제외하곤 평이하고 무난하게 구성되어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꽤 노력했다는 느낌을 준다. 지금껏 경제학 관련서를 수십 권 읽어봤지만, 우리실정에 맞게 재미있을 것 하나 없는 경제이야기를 이렇게 편하게 읽도록, 그래서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책은 이제껏 만나보지 못했다. 경제관련서를 읽는 즐거움 중 하나는 책을 읽기 전에는 보지 못한 세상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그것이 나의 경제적 수준을 결정짓는 '투자'와 관련되어 있을 때는 그 즐거움은 더하다. 책을 읽지 못했다면 오늘도 몰랐을테고, 내일도 몰랐을 법한 내용들을 몇 시간 동안 읽은 책 덕분에 오늘을 알고, 미약하지만 내일을 예측해 볼 수 있다면 그것은 '투자'에 있어서 큰 차이를 낳기 때문이다. '탄력성', '대기업의 지배구조', '금리와 환율', '고령화'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보다 나은 비즈니스 생활을 원한다면, 신문을 좀 더 재미있고 알차게 읽고 싶은 비즈니스맨이라면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우리나라 비즈니스맨이라면 두고 두고 읽어야 할 좋은 경제학 관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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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 - 당당한 미래를 위한 공부법 55
니시야마 아키히코 지음, 김윤희 옮김 / 예문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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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필요성은 전하지만, 미치게는 하지 않는 책.
 
 
 30대가 되면 누구나 "공부하고 싶다." 고 느끼게 된다. 이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닌 듯 싶다. '차려진 밥상'에서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할 '초중고교' 시절엔 '뭘 공부해야 할 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를 몰라서' 공부하지 못했다. 혹자는 대학大學 에 들어가는 것이 유일한 목표가 되어버린 그 시절의 '공부'에 염증을 느껴 일부러 거부한 이도 있었고, 공부에는 전혀 소질이 없다고 판단하고 일찌감치 '기술'을 선택한 이도 있었지만, 비록 그것이 제한된 목표를 위한 주입식 교육일 지언정 '조금 더 배웠더라면'하고 후회를 하는 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 적게는 2년, 많게는 대학원까지 거의 7년 여를 더 배울 수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크다. 대학시절 교양철학시간에 교수님께서 "대학은 졸업할 때까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곳이다."고 말씀하셨는데,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곧 '공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회를 경험하면서 느끼는 '자신의 부족함'은 학창시절 남과 비교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는 그때와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그것은 우선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는 데' 있고, 둘째는 부족함을 느끼는 만큼 삶이 수고로워진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옛날에 공부할 때 좀 더 해 둘껄'하고 말하게 되는데, 이 말은 '현재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직장생활하랴, 사회생활하랴, 집에 들어와 편하게 쉴 시간도 없는데 '공부'를 어떻게 하겠는가? 물론 그렇지만 하지 않으면 '나의 부족한 무엇'때문에 그것의 부족을 감지할 때마다 평생동안 수고로워야 한다면 그 또한 '답답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10대도 20대도 아닌 30대의 어른들이 '공부, 공부'하는 것은 '공부의 참의미'를 알게 된 때이기 때문이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듯 한데 막상 하려고 하니 이젠 시간과 몸이 따라주지 못하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답답한 점'은 직장생활이나 사회에서 앞서 나가는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라이프싸이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열심히 '공부'를 한다는 점인데,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는지 알 길이 없다. 나 또한 '부족함'을 익히 알고 있는지라 여기저기를 기웃대며 주워들으려 지금도 애를 쓰고 있는 것이고, 오늘 소개하는 책도 읽게 되었다. 제목에 끌린 책, 니시야마 아키히코의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이다.
 
  '나를 위한 공부, 다시 시작하라'는 부제의 이 책은 30대에 경험하게 되는 '공부의 필요성'과 '공부욕'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가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한 책이다. 전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고 이해도 쉬웠지만 대학원, MBA, 유학 등 학문적으로 혹은 자격증등의 시험을 위한 공부로 접근하는 등 내가 알고 싶은 그것과는 다른 부분이 많았다. 특히 저자가 일본인이어서 퇴근후 시간을 마음껏 낼 수 있는 그들의 직장환경은 우리와 차이가 있어 그것을 오롯이 소화하기는 벅찬 기분마저 들었다. 하지만 몇 몇 개에 대해서는 무척 공감하고 새롭게 느끼는 부분도 적잖았다.
 
 가장 공감하는 부분은 바로 '직장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할 공부는 경제학이다'는 부분이었다. "사람, 물자, 금전 그리고 자원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경제를 모르면 생활하기가 어렵다. 특히 직장인이 경제를 등한시한다는 것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경제를 알면 전체와 부분의 관계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모든 현상을 예리하게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다. 직장인 입장에서 본다면 전제는 사회를 가리키고 부분은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인 자신을 가리킨다. 따라서 이 두 관계를 명확하게 결론 짓지 못하는 사람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p 55)
 직장인에게 있어 '경제학 공부의 필요성'을 잘 지적해 준 부분이다. 경제학이 전공자의 전유물로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경제학 개념이 갖추어져야 우리나라 경제체제를 이해할 수 있고, 그래야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를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경제학을 알아야 앞으로의 경제를 조금이나마 예측할 수 있어 개인투자의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급변하는 경제상황을 예측하지 못하는 경제전문가나 학자들이 곤혹을 치루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경제학이 불필요한 학문이라는 말은 아니다. 신문 언론 그리고 학자들의 경제에 대한 기사나 논평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시선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도 경제학 원론 정도의 개념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최근에 '경제학'이 대중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일상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경제학' 서적류가 많이 발간되어 있는데, 먼저 이것들을 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지금 읽고 있는 유병률의 [서른살 경제학]이 그런 류인데, 대한민국 경제를 잘 설명하고 있어 다 읽지는 못했지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책에서 관심을 두고 읽은 부분은 제 5장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부법]이다. 신문으로 오늘 하루의 흐름을 파악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읽는 책이 다르다. 책에는 손때를 묻혀가며 읽는다. 비즈니스 소설을 통해 대리경험을 한다. 메모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다.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쓴다. 학술논문에 도전해본다. 사람들 앞에서 발표할 기회를 자주 만든다. 발표준비과정을 즐기며 배움도 얻는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저자만의 방법도 소개하고 있어 참고가 많이 되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미흡한 부분이 많다. 어제 읽은 [20대, 공부에 미쳐라]가 훨씬 낫다는 느낌을 받는다. 한 시간 반 정도 만에 읽어버릴 만큼 깊은 내용도 느낌도 없다. 전체적으로 '이런 이런 공부도 해야겠구나'하는 느낌 정도만 전달되었다. 굳이 권하고 싶지는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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