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100만부 기념 소장본 - 전2권 - 칼의 노래 + 칼의 노래 자료집 : 김훈을 읽다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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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훈의 펜에 의해 오감으로 이순신과 임진왜란을 체험할 수 있었던 소설!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재미'소설의 글들이 추임새가 되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넘고, 인종을 불사하고 독자인 내가 만드는 상상의 화면 속에서 나는 감독이 되고, 주인공이 된다. 각본 역할을 하는 것이 소설이다. 그래서 내가 소설을 읽고, 잘된 작품이다 아니다 하는 것은 내가 충분히 감독역할을 하며 그 '각본'을 즐겼느냐 아니냐에 가름하는지도 모른다. 현대물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내가 살아온 인생이 있기 때문에 그에 판가름해서 '있을 수 있다 혹은 없다'가 첨가되어 더욱 비평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현대물의 소설은 '영화 각본'이 아니라 '다큐멘터리의 그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보지도 듣지도 못한 과거 또는 미래물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작가의 '각본'에 의존한다. 그래서 내가 갖는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는 표현과 영상을 경험하게 된다면 '걸작'이라고 이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놓고 본다면 '걸작'을 만나는 것도 행운이지만, 내가 사는 '동시대'에 훌륭한 '작가'가 있다는 것도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내게 있어 행운과 같은 '작가와 작품'이 있으니 그것은 김훈 선생의 [칼의 노래]이다.   
  

 
소설 [칼의 노래]는 당대의 영웅 충무공忠武公 이순신의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이순신이 백의 종군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명량해전에서부터 이순신의 죽음까지 이어진다. 난중일기를 토대로 한 이야기인 바탕인 만큼 역사적 사실을 기초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이 아닌 한사람의 무관으로서 한사람의 남자로서의 이순신이 장대하게 펼쳐진다.
 
  사학자도 아니고, 평론가가 아닌 독자로서 역사소설을 대하기는 몇년 몇 월 며칠에 무슨일이 있었는지를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그것은 교과서라도 충분하니까) 그 때에 있었을 법한 사소하고 지저분한 일상의 사건 속에 전쟁을 간접체험하는 것에 몰두한다. 그런 면에서 작가 김훈은 수 백 년 전의 임진왜란을 머나먼 과거의 역사가 아닌 현재 내가 겪은 듯 혹은 내 바로 위의 선조에게서 듣는 듯 표현한다. 그래서 그의 필력에 묘사된 전쟁속에서의 이순신은 나에게 친숙하게만 느껴졌던 영웅 이순신이 아닌 무관으로서, 아버지로서, 한사람의 남자로서 다가오며 그가 느꼈던 절망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만든다.
 
  제목 [칼의 노래]처럼 자신의 칼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자리 (사지死地)를 찾는 이순신의 면면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명과 일본의 조약을 기다려 마지막 싸움을 회피 할 수 있었던 이순신은 백성들을 지켜주지 못했던 자신의 무력함, 자식을 죽음에서 구하지 못했던 아버지로서의 한, 전쟁을 통해 수없이 죽어갔던 백성들의 한, 무엇보다 자신의 자존감을 확인하기 위해 마지막 결전을 피하지 않는다. 이순신이 죽음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퇴로를 차단함으로써 그토록 자신이 원했던 사지를 찾아 그곳에서 죽음을 완성한다. 저자의 실적인 묘사와 1인칭 시점에서의 서술은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전개를 이끌어 냈다. 출격과 동시에 승패를 결정지었던 여타의 책들과는 비교 자체를 거부한다. 사실적인 해상전투의 묘사는 영화를 보고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자신의 여자와 전쟁의 참혹함을 묘사하는 장에선 "씻지않은 여진의 몸에서는 오랫동안 뒷물하지 않은 여자의 날비린내가 나고, 자른 목들은 썩은 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장수들은 겨를이 나면 종을 물러 서캐를 잡게 하였으며, 전쟁뒤 떠오른 시체들로 물은 썩어 역병을 일켰다. 죽은 시체들로 인한 악취는 사라지지 않는다."라 표현할 만큼 사실적 묘사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그 속에서 한 인간으로서의 이순신이 가진 고뇌와 절망감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의 고통을 공유하고자 만든다
 
  나라의 절반 이상이 빼앗긴 절망적인 상황속에서 '신의 몸이 아직 살아 있는 한 적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라고 임금을 향한 충정심을 보였던 무관이자, 자신의 아들을 반으로 갈랐던 일본의 장수와의 만남에서 떨림과 울음을 멈추지 못했던 한사람의 아버지, 하루살이와 같은 상황에 놓였던 백성들을 버리지 않았던 모습들 속에서 한 사내가 만날 수 있는 여러 위지의 모습을 경험하게 된다. 머리와 코가 베여지는 전쟁속의 죽음이 너무 가볍게 느껴지기에 다소 어두웠던 책 속에서 그의 모습은 어떤 미사어구와의 결합이 필요없을 만큼 장대하고 아름답다. 작가의 유려한 문제와 함께 이순신의 삶과 죽음은 다시 재조명되었다. 전쟁은 그 어떤 이유로든 합리화 될 수 없는 불행이라는 것을 알게 하고, 수많은 병사의 시체를 밟고 일어서는 자의 이름이 영웅이라지만, 그 역시 이미 마음은 제 발 아래 깔려있는 병사들처럼 죽었음을 느끼게 한다. 혼란스럽고 처절하리만치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제 갈 길을 알았던 한 사내를 나는 만났다. 최고의 역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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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의 노래 - 칼의 노래 100만부 기념 사은본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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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처절하리 만큼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인 김훈의 소설!
 
 작년에 있었던 도서대전을 통해 작가 김훈을 처음 보았다. 그 분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으나 시간이 허락하면 소설보다는 영화를 즐기던 내게 그의 소설은 막연한 동경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런 내가 그 분을 보는 순간 어떤 이유가 동했는지 그의 전권세트를 사들이고 말았다. 그의 정성스런 친필 싸인을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계기임에는 틀림없다. 현재 최고의 소설가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네임밸류는 '언제 이분을 또 뵙겠는가?' 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평소 책을 고르는데 장고長考에 장고를 더하고, 또 심사숙고 해서 낙점하는 내게 그의 전집을 구입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던 또 다른 이유 하나는 그의 눈이었다. 머리엔 하얗게 눈이 내린 듯 반백색의 머리를 하고 있지만, 굵은 주름 가득한 모습 속에 빛을 내는 커다란 눈과 흰 바탕의 까만 눈동자는 '추호秋虎'를 연상하게 했다. 그 인상적인 눈매로 쓴 글은 어떨까? 책장 맨 위에 잘 모셔두고 마치 포도주를 숙성하듯 두었다. 그제 [칼의 노래]를, 그리고 어제 또 한 권을 폈다. 김훈 선생의 [현의 노래]이다.
 
 


 
 
  소설 [현의 노래]는 가야금의 예인(藝人) 우륵과 그의 시대를 그린 소설이다. 김훈선생은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우륵을 극한의 상상력을 통해 다시 살려냈다. 무너져 가는 자신의 조국을 한탄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한 가인의 파란만장한 삶이 가야금의 금을 튕기듯 심금을 울리고, 그의 삶은 죽음과 삶의 경계를 허무는 모호함을 통해 살아있다는 것 그것의 의미를 찾아보게 만들었다.
 
  책의 주인공 우륵은 과연 어떤 인물일까? 신라시대의 음악가로  “중국(수나라)에는 악기가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어찌 하나도 없을 수 있겠는가?” 하는 대가야국(大伽倻國) 가실왕(嘉實王)의 뜻을 받들어 12현금(絃琴:가야금)을 만들고 이 악기의 연주곡으로 달기(達己), 사물(思勿), 물혜(勿慧), 하기물(下奇物), 하가라도(下加羅都), 상가라도(上加羅都), 보기(寶伎), 사자기(師子伎), 거열(居烈), 사팔혜(沙八兮), 이사(爾赦), 상기물(上奇物)이라는 제목으로 12곡을 지었다. 가야가 어지러워지자 제자 이문과 함께 신라 진흥왕에게 항복하였는데, 왕은 그를 국원(國原:忠州)에 살며 대내마(大奈麻) 계고(階古)와 법지(法知) 등에게 가야금, 노래, 춤을 가르치도록 했다. 우륵은 이 세 사람의 재주를 높게 평가해 계고에게는 가야금, 법지에게는 노래, 만덕에게는 춤을 각각 가르쳤다고 전해진다.
 
  이 소설 역시 어둡고 지극히 현실적이다. 글 속에 담긴 역사들은 당시의 풍요로움과 태평성대는 찾아 볼 수 없다.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한 사람의 아버지로서, 한 나라의 무관으로서. 또 한 사람의 남자로의 충무공 이순신의 고뇌와 슬픔, 삶에 대한 처절함과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었던 [칼의 노래]와 이 책 [현의 노래]는 무너져 가는 대가야국(大伽倻國) 궁중악사 우륵의 이야기다. 시대적 배경은 다르나 각기 다른 그 배경이 가지는 의미는 다르지 않다. 멸망을 앞둔 가야국과 명나라의 도움과 일본의 내부적 변란이 없었다면 당시의 조선 역시 멸망을 바라볼 수 있는 절망적인 상태였다. 단, 주인공의 시점이 전쟁의 참상을 눈앞에서 지켜보며 전쟁을 이끌었던 무관이 아닌, 궁중 악사라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그 또한 그들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것 즉, 살아있는 것들은, 오직 살아서만 의미를 갖기에, 살기위해 발버둥친 그 모든 흔적은 [옳은 것이다]는 김훈의 메시지에 의해 그들은 둘이 아닌 하나로 비춰진다.
 
  우륵과 제지 니문은 가야의 소리와 금琴을 찾아 무너져 가는 가야의 한 복판에서 사라져 가는 각 고을들의 소리를 담아 낸다. 소리는 예술의 경지를 넘어선 삶의 소리다. 즉, [예술은 무엇인가, 권력은 또한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긴 여정을 떠난다. 그 권력의 해답은 대장장이 야로를 통해 찾아 볼 수 있는데, 야로는 새로운 신무기와 철을 가야만이 아닌 자신의 조국을 파멸로 이끌고 있는 신라에 제공함으로써 권력에 삶을 의지하는 가냘픈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 한명의 가혹한 운명의 주인공 아라가 등장하는데, 이는 당시 왕이 죽으면 죽음으로써 왕을 모신다는 의미의 순장제도를 통해 시대적처참함 비합리성을 그려낸다. 순장 직전에 도망을 친 아라는 야로의 도움으로 목숨을 부지 하지만 그녀의 삶 또한 어느 곳에서도 인정받을 없는 가련한 삶이다.
 
  아라는 우륵에게 발견되어 니문과 가정을 이루지만 순장에서 도망쳤던 아라를 찾아 나선 자들에 의해 다시 붙잡히게 되고, 다시금 왕과 함께 제물로 바쳐진다, 그 비참한 죽음 위에서 금을 연주하고 춤을 춰야 했던 우륵과 니문. 권력앞에 그들이 말하는 예술은 단지 삶을 영위할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다. 삶을 통해서만 그들의 음악이 살아있음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칼의 노래]에서 자신의 칼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자리 (사지死地)를 찾아 마지막을 결정했던 이순신과는 달리 자신들의 소리는 오직 살아서만 의미를 갖을 수 있으며 그곳에서 소리와 음악 역시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우륵과 니문은 가야를 등지고 신라로 새 길을 찾아 떠난다. 한편, 가야를 떠나 아들과 함께 신라로 망명한 야로는 이사부의 칼에 죽게 됨으로써 권력에 대한 그의 야망은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처절하리 만큼 사실적인 묘사를 통한 죽음과 어두움, 그리고 인간의 애욕칠정이 거침없이 드러나지만 그곳엔 비릿한 상스러움을 찾아보기 힘들다. 오히려 순결하고 아름답다. 이것이 김훈 선생만이 가진 소설의 매력이 아닐까? 계속해서 김훈 선생을 추적해 보고자 한다. 다음에 만날 그의 소설은 [남한산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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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의 기술 -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 공감형 마케팅
고구레 마사토.이시타니 마사키 지음, 윤지상 옮김 / 라이온북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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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유익한 책!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다. "장사에 성공하려거든 여자와 아이의 입을 노려라." 수 천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해당되는 말이다. 가정의 식단을 책임지는 주부, 쉬이 질리고 입맛 까다로운 아가씨, 아이에게 세상에서 제일 안전하고 깨끗한 것만 먹이고 싶은 엄마 등 이 모든 것을 포함한 한 마디가 '여성'이고, 무위도식하면서도 언제나 떳떳한 우리의 아이들의 요구를 피할 부모는 없기 때문이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여자와 아이를 반하게 하는 (식)제품'은 성공한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할 수 있다. 제품은 우선 잘 만들어져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들의 눈에 들어야 한다. 그래서 '광고'가 중요하다. '남녀노소' 모두 통털어 짧은 시간에 현혹할 수 있는 것은 정치인도 아니고, 연예인도 아닌 광고다.
 
  그렇다면 좋은 광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광고계의 아버지라 불리는 '데이비드 오길비'는 이렇게 말했다. 최고의 광고"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그 광고가 잘 되었다는 말을 듣고 작품으로서 상을 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광고를 보고 난 후  전에는 그런 사실을 몰랐는데 그 상품을 한 번 써 봐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광고" 라고. 잘 만든 좋은 광고는 작품성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로 하여금 인식하고 그 상품을 사고 싶은 욕망을 일으킬 수 있는 광고여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 광고의 입지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기존의 광고가 제품을 설명하고 효과를 설명하는 나레이션식의 광고였다면 지금은 제품을 인식하게 하는 '주목 광고'의 성격을 띈다. 그것은 그만큼 엇비슷한 성능의 제품이 많이 쏟아지고 있어 자사의 제품에 대한 인식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소비자는 더이상 광고에 '속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이상 소비자는 광고만 보고 시장으로 달려가 덜컥 '제품'을 사지 않는다. 그리고 판매원에게 묻지도 않는다. '프로슈머'로 대변되는 소비자들은 이미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를 찾아 그들에게 묻고 그들이 평가해 놓은 것을 읽어서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인지 판단한다. 그들의 대화창구는 [블로그], 일일히 시장을 찾을 다니며 발품팔 필요없이 온라인상에서 묻고, 듣고, 읽어서 판단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기업은 소비자들이 만들어 놓은 [블로그]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블로그마케팅]이라 해서 기업도 나름의 블로그로 소비자를 공략하지만, 그들의 손으로 꾸며진 블로그는 기업광고의 또 다른 이름일 뿐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가 '진정한 왕'되어버린 시대, 소비에만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논평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데도 한몫을 더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일을 하는데 목소리가 큰 사람을 우리는 [파워블로거]라고 하고, 이들은 소비자를 위한 또 다른 '미디어'로 자리잡고 있다. 여기 한 권의 책이 있다. 더이상 광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공감형 마케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책, 오늘날과 같이 까다로운 소비자를 공략하는 방법을 이야기한 책, [입소문의 기술 Yhe Art of Kuchikomi], 원제목은 クチコミの技術 広告に頼らない共感型マーケティング  이다.
 
  이 책은 일본에서 월간 100만 PV를 자랑하며 인기있는 블로그 [네타후루]를 운영중인 파워블로거, 고구레 마사토를 주축으로한 몇 명의 파워블로거가 만든 책인데, 그 목적을 '인터넷을 황요하고 싶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모르는 마케팅 담당자'를 위해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일으키기 위한 전략적 사고와 노하우를 이를 전파하는 입장인 '블로거'의 관점에서 설명한 책이다. 첫부분에는 자신의 블로그가 유명하게 된 과정을 설명해 준다. 저자는 매일 블로그를 불타임으로 쓰고 있다. 즉 직장을 갖지 않은 전업 블로거다. 하루에 쓰는 기사의 수는 대개 20개 전후, 직장 생활을 할 때도 아침 일찍 일어나거나 낮의 휴식 시간을 이용하여 하루 10개 이상의 기사를 썼다고 한다. 그렇게 축적된 것이 현재 1만 2천 건이 넘는 컨텐츠가 되었다고 한다. 10년의 세월동안 이룩한 이것이 대해 누군가 대체 100만 PV의 블로그 미디어를 만들어내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는 이렇게 답한다고 한다. "쭉~, 계속하는 것"이라고.
 
블로그에 의한 입소문의 본질을 이해하려면 블로그가 가지는 4개의 특징을 이해해야 한다.
 
1. SEO(검색엔진체적화)에 뛰어나다.
2. 읽고 있으면 친근감이 간다.
3. 정기적으로 읽힌다.
4. 사람에게 전하기 쉽다.
 
그렇다면 기업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화제가 되는 기업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은 일곱 가지로 설명된다.
 
1. 담당자가 자신 만의 스타일로 말한다.
2. 자주 업데이트한다.
3. 댓글과 엮인글을 받아들인다.
4. 블로그를 통해 서로 이야기한다.
5. 질 높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6. 스토리를 제공한다.
7. 이슈, 소재를 제공한다. 
 
  저자는 기업이 블로그 마케팅을 하는데 있어서 알아야 할 '입소문 마케팅'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입소문 효과를 측정하는 법', '제휴와 에드센스를 이용하는 법', 등에 대해 설명한다. 더불어 '한국형 블로그인 테터툴즈의 개발 뒷이야기'와 '블로거와의 새로운 소통을 열고 있는 블로그 코리아'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은 이 책의 역자이자, [줌인스카이]라는 인기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파워블로그 '짠이아빠'가 담당했다.  프로슈머 시대의 요구에 따라 기업이 블로그마케팅은 펼쳐야 하는데, 보다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들에게도 자신의 블로그가 인기블로그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배우는데에도 유익할 수 있다. 하지만 유의해야 할 점은 한가지 있다. 자신의 주관심사나 전문지식을 펼쳐놓은 '전문형 개인 블로그'에는 해당사항은 없다고 봐야 한다. '미디어 대체형 개인 블로그' 즉,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모아놓는 블로거들에게 해당있는 내용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어떤 내용을, 어떤 방식으로 기록해야 방문자수를 높일 수 있겠는가 하는 테크니컬한 면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읽어둘 만 하다. 확실히 기업은 시장을 따라간다. 이런 책까지 나온 것을 보면 대세는 온라인에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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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브라이언 제임스 지음, 서유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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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중 5명, '원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도록 도와주는 책! 
 
  "당신은 성공한 사람입니까?" 전 아직은 아닙니다. 그래서 당신께 묻습니다. "당신은 성공한 사람입니까?" SKY를 나오지 않아서 성공하지 못했다고요? 곧 있을 로또 당첨 한 번이면 그까짓 '성공'은 따놓은 당상이라고요? 오늘도 성공을 위해 열심히 땀을 흘리고 귀가하셨다고요? 성공하고 싶으시다면 이 글을 읽으세요.
 
  여러분이나 저나 성공을 위해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가끔은 지치고, 힘들지만 언젠가는 이뤄지리라 '시크릿의 끌어당김의 법칙'을 믿듯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하루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실제 오늘 있었던 일입니다. 저는 성공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저와 비슷한 나이에, 비슷한 학력과 외모를 가진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은 성공을 했더군요. 도대체 뭐 얼마나 잘 났길래 성공했다고 말하냐고요? 글쎄요, 저도 잘은 모르겠습니다. 재산이 얼마인가 물어보니 지금 이시간도 이자가 늘고 있어서 계산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돈을 쓰고 써도 벌어들이는 수입을 다 쓰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지출을 해도 수입이 더 많은 사람'이면 부자이거나 곧 부자가 될 사람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분에 대해 '성공했다'고 생각한 데에는 '금전적인 부'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있습니다. 부부가 서로 존중하고 아끼고 있었고, 어린 두 자녀는 해맑은 웃음으로 크고 있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그 가족을 위해 내가 열심히 일하고 있으니 그런 남자는 '성공한 사람'이 아닐까요? 전 그에게 그랬습니다. "당신은 성공한 사람이군요. 정말 부럽습니다. 이 행복 오래도록 지키세요." 
 
  여러분 주위에도 '성공한 사람'이 있습니까? 아마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은 100명 중에 다섯 명 정도가 있다고 하더군요. 여기 '조나단'이라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출판사에서 편집장을 하고 있는 이 남자는 간호사를 하는 아내 제니퍼와 아이들 둘을 키우고 평범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행복해 보이지만, 많은 일과 그에 따르는 스트레스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일과 스트레스는 그들 부부를 지치게 하고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는 주위 사람들은 마득찮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중년의 '레이 사이먼 부부'가 옆집에 이사를 옵니다. 얼핏 봐도 부자인 듯한 그 부부는 사실 조나단의 친구가 다니는 회사의 사장이었는데, 도시 하나를 사고도 남을 만큼의 부를 이룬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조나단은 부자인 사이먼 씨가 궁금해졌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많은 부를 이루었고, 그렇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알고 싶어 졌습니다. 그래서 그를 찾아가 묻습니다. 그리고 하나 하나 배우게 됩니다. 그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바로 브라이언 제임스가 쓴 [5%], 원제목은 The Parable of The Homemade Millionire 입니다.
 
 

      
  
  
  이 책은 셀픽션Selfiction 입니다. 셀픽션이란 자기계발Self-help소설Fiction 을 접목했다는 말이죠. 그래서 이 책은 소설과 같은 재미있는 스토리와 교훈을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부자인 사이먼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사이먼은 말합니다. "세상의 5%의 사람들이 세상을 이끌고 나머지 95%는 그 움직임에 편성할 뿐이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부터 40년 전에 미국은행협외는 회원을 대상으로 한가지 흥미로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직장생활 중인 25세의 성인 미국 남성들 100명에게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100명 모두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40년 후 그들이 65세가 되었을 때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35명은 65세가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1명은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었고, 4명은 경제적인 자립능력이 있었으며, 5명은 계속해서 일을 해야 했고, 54명은 다른 사람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전체 100명 중 95명이 죽었거나 아니면 경제적으로 위태로운 상태에 있다는 거죠.
 
  이 결과를 놓고, 사이먼은 5%란 세상을 이끄는 사람, 즉 '생각을 현실로 만드는 사람들'을 뜻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은 반대로 남들이 사는 대로 특별한 변화 없이 살아가면서 경제적인 성공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맞는 말이지 않습니까? 부자인 사이먼씨가 말하고 싶은 것은 95%의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을 거라거나 5%의 사람들에겐 어려움이 없을 거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은 바로 5%의 사람들은 '원하는 바를 이루며 산 삶'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특징은 모두 내제론자 즉, 자신의 삶을 남에게 의지하거나 핑계대지 않고 전적으로 스스로 책임지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또한, 언제나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항상 현재진행형으로 자신을 북돋으며 혼잣말일 지언정 부정적인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조나단은 애가 탑니다. 가르쳐 줄거면 한꺼번에 다 가르쳐 줄 것이지 조금씩 그리고 한 달 정도 연습할 과제와 숙제를 던져줍니다. 때로는 짜증이 나고, 애간장을 일부러 태우는 것 같아 사이먼이 얄밉지만 그의 놀라운 성공의 비밀을 얻기 위해 모든 과정을 참고 견디며 훈련하고 반성합니다. 그리고 그는 곧 '그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됩니다. 여느 자기계발서가 이야기하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평범한 진리'보다 더 평범하고 단순한 것들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하나를 말하자면 '내 삶의 주인이 되어라. 그러면 고난도 큰 선물이 될 것이고 행복해질 수 있다'입니다.
 
  이 글을 읽어서는 책 [5%]의 진면목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끌린다면, 그리고 100 명 중에 경제적인 부를 이루는 5%는 무엇이 다른지 알고 싶다면, 무엇보다 그 5% 안에 들고 싶다면 한 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습니다. 서점에 서서 읽어도 좋을 겁니다. 190 페이지 안팎이라 집중하시면 한 시간 정도면 읽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지갑에 돈은 챙겨 가세요. 읽게 되면 꼭 사게 될테니까요. 평범한 삶을 거부하는 젊은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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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 세트 - 전2권
이정명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한국 팩션장르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준 최고의 소설!
 
  난 소싯 적엔 세종대왕을 원망했었다. 형편없는 국어실력 때문이었다. 왼손잡이가 한글을 쓰기는 정말 쉽지 않았고, 글자가 뭔지 왜 한글을 배워야 하는지, 그리고 외워야 하는 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연히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일일공부'라는 한글 매일학습지를 재미있게 놀듯 써내려가는 친구를 보고 부러워 이틀을 떼를 써서 구독을 하게 되었고, 그 날부터 저녁마다 아부지한테 두들겨 맞았고, 한 달을 채 못넘겨 구독하기를 끊게 해달라고 사흘동안 떼를 써야 했다. 젬병, 국민학교(초등학교의 우리 때 이름) 3년동안 '국어'과목에 붙은 '가'라는 성적에 연이어지는 내 별명이었다.
 
  간신히 3년을 넘겨 한글을 깨쳤지만, 글쓰기 솜씨는 여전히 젬병. 울 엄니는 '서예'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셨다. 결국 6년 동안 한글에 대해서는 늘 구박을 먹는 상황이 되었고, '트라우마'에 가까운 강박으로 자리잡았다(만약 자필로 리뷰를 써야 한다면, 진작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신기한 건 원망의 대상인 그분이 내 이름이었다는 것. 시험을 볼 때 마다 내 이름을 쓰는 란에는 항상 '세종대왕'을 적었드랬다. 이유는 모르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트라우마에 대한 나만의 저항이 아니었을까? 시험 때 마다 당연히 선생님한테 매를 맞았다. '한글'하면 당연히 '몽둥이'가 생각났으니, 그분이 존경스럽고 자랑스러웠을 턱이 있나? 물론 나이들면서 그 생각은 서서히 바뀌었고, 지금은 누구보다 존경하고 자주 뵙고 싶은 분이시다(그럼, 만원 짜리 지폐의 모델이신데...)

 
  올해 초, [세종대왕 실록]을 읽고 그분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그분은 내가 알았던 그 누구보다 훌륭하고 대단하신 분이셨다. 그분을 추적해서 읽던 중 35만 부라는 놀라운 판매부수가 입증하듯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소설을 알게 되었다. 세종대왕과 한글 창제를 둘러싼 토종 팩션, 이정명씨의 소설 [뿌리깊은 나무]가 그것이다. 읽기를 마다 할 이유가 없었다. 며칠 전 단원 김홍도와 사라진 한 천재화가 신윤복을 세상에 다시 태어나게 함으로써 상상력의 극한을 보여줬으며, 현재 장안의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드라마의 원작소설 [바람의 화원]을 통해 저자 이정명과 만나게 되었는데, 역사소설로서 가지기 힘든 긴박감과 탄탄한 구성, 방대한 역사적 정보들을 통한 무한한 상상력의 향연과 치밀하게 계산된 스토리 전개, 무엇보다 역사적 사실과 소설의 허구성의 벽을 허무는 궁극의 몰입도는 외국의 그것보다 더 재미와 읽는 쾌감을 선사했었다. 소설 [뿌리깊은 나무]는 [바람의 화원]에 앞서 쓰여진 것이라 기대감은 더했다.
  
 


 
"세종대왕은 위대한 왕이었다. 아니 단순히 왕으로서만이 아니라 대단한 인격자이며, 걸출한 인간이었다. 그에겐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있었고, (중략) 왕이기 이전에 학자 였고, 인간미 넘치는 선비이자, 공평무사한 판관이었다. "
 
- 한권으로 읽는 세종대왕 실록 中 -
 
  소설 [뿌리 깊은 나무]는 세종대왕이 남긴 최고의 업적인 훈민정음을 창제 당시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세종대왕은 ‘어리석은 백성이 이르고자 할 바 있어도 이르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즉 [백성을 편안하게 하기 위함]을 위한 훈민정음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하지만 이는 곧 양반과 권문세족을 비롯한 전국 팔도 유생들의 거센 반발을 일으킨다. 이 반발은 명나라의 조공국인 우리가 한자를 두고, 우리의 글자를 만든다는 것은 명나라에 대한 배신이며, 이는 반역에 해당하는 행동이라고 반대한다. 하지만 세종대왕은 그것은 양반들의 허울좋은 핑계일 뿐 '문자로 지식을 배운 계층'이라는 헤게모니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데 이유가 있음을 꿰뚫고 있었다. 그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셨다. " 백성을 윤택하게 하고자 법률을 만든다 할지라도, 글을 읽지 못하는 백성들에게 널리 알릴 수가 없고, 설령 말로 일러 알린다 할지라도 양반들이 저희들에게 이롭게 해석한다면 그것이 어떻게 백성을 이롭게 하는 법률이 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한글을 만드는 가장 큰 이유도 둔 것이다.  
 
  이런 적도 있었다. 집현전의 대 재학이자 현학의 대부라 불리는 최만리가 훈민정음 창제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리자, 세종대왕께서는 최만리를 직접 불러 앉히고는 "네가 운서를 아느냐? 사성칠음에 자모가 몇이나 되느냐?" 며 그의 운학에 대한 무식을 꼬집음과 동시에 그(최만리)의 언어 가치관이 지닌 논리적 결함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이두의 한계를 정확히 지적했으며, 반박하지 못하는 그들을 두고 "내가 운서를 바로잡지 않으면 누가 이를 바로 잡을 것이냐?" 며 반문하셨는데, 이점만 보아도 세종대왕께서는 왕이기 이전에 당대 최고의 언어학 지식을 갖춘 지식인이자, 학자로서 한글제작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두고 참여하신 것을 알 수 있다. 한글은 세종대왕이 아니셨으면 이 세상에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설 [뿌리 깊은 나무]는 세종 25년(1443년) 훈민정음 반포를 7일 앞두고 경복궁 안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들의 연쇄 살인사건을 소재로 훈민정음 창제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열려는 세력과 그것을 원치 않는 보수의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이정명의 손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묘사되었다. 경복궁 후원 우물 속에서 발견된 젊은 집현전 시체가 발견된다. 수수께끼 같은 그림과 문신의 조악한 단서만을 남긴 살인사건은 겸사복 별감의 간괴에 종8품 말단 애송이 겸사복 강채윤에게 맡겨진다. 비록 북방의 호랑이 김종서 장군의 밑에서 북관의 전투를 누볐지만 사람을 죽이는 현장을 봐도 체포하지 못하는 말단 중의 말단이다. 현장에 남겨진 증거들을 통해 유력한 용의자의 찾아 내는데 성공하지만 실마리를 풀기도 전에 다시 찾아온 용의자의 2번째 죽음은 사건을 원점으로 돌려 놓는다.
 
  살인자를 목격한 유력한 목격자가 발견되고 진술로 살인자를 색출하는데 성공하지만 다시 찾아온 세 번째 살인은 의구심만을 증폭 시킨다. 매일 밤 이어지는 의문의 연쇄살인과 그 곳에서 알게 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진실과 의혹, 왕의 침전에 출몰하는 귀신의 존재와 귀신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이것이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님을 말해준다. 반인 가리온의 엽기적 행동, 사자들의 문신과 알 수 없는 숫자와 표식으로 이루어진 마방진. 나인 소이를 통해 마방진의 해법을 알게 되지만 그것을 통해 밝혀지는 진실은 이미 이 의문의 살인사건이 나약한 자신의 힘으로 해결 할 없는 큰 힘이 뒤에 존재하고 있음을 전해 줄 뿐이다.
 
  읽히고 설키는 의혹과 긴장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고, 향원지, 집현전, 경회루, 아미산등 살인이 벌어지는 경복궁 구석구석이 눈에 그려지는 듯 한 영상을 만들어 낸다. 실제 존재하고 있는 역사적 유물들의 건축 과정 속에 숨은 수수께끼와 마방진, 지수귀문도, 강희안의 고사관수도에 숨겨진 단서는 짜릿한 지적 즐거움을 줌과 동시에 사건을 풀어가는 흥미를 북돋는다. 천문학, 언어학, 역사, 철학, 음악, 건축, 미술 등의 방대한 지식들은 사건을 해결하는 중요한 열쇠로 작용하게 되는데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즐거움을 안겨줘 지루함을 허락하지 않는다.
 
  이 소설을 통해 당시 시대적 상황은 한글창제가 얼마나 큰 논란거리가 되었는지를 말해준다. 비록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고 있지만 한글창제의 위험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백성들의 삶의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했던 세종대왕과 그의 뜻을 받들어 모심에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충신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과감히 변화를 이끄는 자와 일신의 안락을 위해 그것을 반대하고 훼방을 놓는 세력, 즉 '진보와 보수'의 갈등 은 예나 지금이나 존재하고 있고, 그 행태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반대에 처한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을 주는 듯 했다. 박진감 넘치는 흥미로운 소설, 최고의 팩션이란 소릴 들을 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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