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 - 사랑의 시작에서 이별까지 연애 심리 보고서
이철우 지음 / 북로드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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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금 솔로라면,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책!
 
 엊그제인 9월 19일, [한국경제신문]의 [고두현의 책마을 편지]제목이 재미있다. "심리학이 밥먹여 준다!" 라는 제목으로 세 권의 [심리학 서적]을 소개한 컬럼인대, 얼마 전 '심리학 책이 연봉을 높여준다'는 본인의 컬럼을 빌어 심리학 관련서를 읽는 사람이 남보다 앞선 생각이나 지혜를 발휘하게 되므로 직장에서도 좋은 대우를 받는다는 요지를 설명하였다. 앞선 바와 같이 최근들어 심리학 서적이 많이 출간되는 이유는 '심리학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겠다. 또한 이 '사람의 마음(心)을 이해(理)하는 학문(學)'이 독자들에게 그 소용을 점점 늘어간다는 말은 그만큼 현실 속에서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다만 '학문적 위치'로서의 심리학이 아니라, 그 쓰임을 실생활에 점점 넓혀가는 심리학 전공자들의 노력이 독자들의 요구에 충분히 노력하며 부응하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도 든다. 
 
 The scientific study of the human mind and the reasons for people's behaviour, 즉 '인간의 마음과 사람들의 행동의 이유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인 심리학Psychology 이 이제 그 영역을 넓혀 '연애'에도 손을 뻗었다. 제목도 솔직하게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고 써져있다. '사랑의 시작에서 이별까지 - 연애 심리 보고서' 라는 부제를 가진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 박사이자 자신의 블로그 유멘시아 닷컴(http://www.umentia.com)을 통해 사회심리학을 일반인에게 소개하고 있는 이철우씨가 쓴 책이다. 한 길 속도 모르는 것이 인간의 마음인데, 거기다 알다가도 모르는 그것, 사랑을 더했다. '심리학과 연애'라, 의문투성이들의 오묘한 조합이 시작부터 흥미롭다.
 
 저자는 사람들이 이성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배경과 연애가 시작되고 전개되는 과정 그리고 그 연애가 결국 이별이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까지, 그 각각의 과정들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인 요인들을 살펴봄으로써 연애에 대해 품고 있는 지나친 기대감이나 비현실적인 환상에서 벗어나 연애 그 자체에 대해 이해를 높이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구성도 모두 네 가지로 나누었다.
 
 1장에서는 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배력을 느끼고 좋아하는지에 대해 살펴보았고, 2장에서는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원론적인 물음에서 시작해 사랑에는 어떤 유형들이 있고, 다양한 연애의 단계설을 통해 연애가 어떻게 시작되고 진행되는지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3장에서는 연애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흔히 마주치게 되는 현상이나 심리들을 알아보았고, 마지막 4장에서는 '실연'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자는 각론에 들어가면서 이 책은 제대로운 연애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사회심리학에서 이루어진 연애에 관한 연구 결과들을 쉽고 현실에 맞게 풀어쓴 책이지, 절대 '연애를 잘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전략서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결코 늘 그러한 답은 될 수 없다는 것을 언급한 것이리라.
 
  1장 연애의 배경은 연애나 결혼을 하고 싶다면 먼 데서 짝을 찾을 것이 아니라 가까운 데서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리적 근접성'을 선호하는 인간의 심리를 들어 조언하고, '단순접촉효과'를 빌어 '호감'이란 자주 볼수록 높아지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되도록 상대의 눈에 자주 띌 것을 권하며 이것이야말로 연애를 시작하는 첫 번째 절차라고 말한다. 또한 '호의의 상호성'에 의해 사람은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사람에게 호감이 생긴다면서 입발린 말이라도 칭찬을 거듭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성에게 사랑받는 성격으로는 여자들은 상냥하고 부드러우면서 상대를 배려하는 남성을 가장 좋은 연인 상대로 생각하고 있고, 남성들은 함께 있을 때 즐겁고 명랑한 여성, 그리고 자기 속마음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여성이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연애의 시작은 '생리적으로 흥분해 있을 때' 심장이 뛰고 격양된 상태에 연애의 감정이 생기기 쉽다면서 '높은 산을 등반한다든지, 함께 운동을 한다든지, 놀이동산의 롤러코스터를 타라'고 권한다. 또 단 둘이 배를 타는 방법도 좋은 방법인데, 배가 흔들려서 내 가슴이 뛰는 건지, 상대방이 마음에 들어서 가슴이 뛰는 것인지 헷갈리는 상황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기 위해 "사랑을 속삭이려면 투우장에서"라는 스페인의 속담을 예를 들었다.
 
  2장 연애의 시작에서는 심리학자 스턴버그의 연구를 빌어 사랑의 구성요소는 '친밀감', '열정', '커미트먼트(결정과 관여)'가 있는데, 이들의 조합에 따라 사랑의 종류는 호의, 짝사랑, 공허한 사랑, 연애, 우애, 뜨내기 사랑, 비애, 완전한 사랑 이렇게 8개로 도출된다고 한다. 가장 이상적인 완전한 사랑은 그 자체가 대단히 어려울 뿐 아니라 현실에서 이러한 사랑을 하는 커플은 거의 보기 힘들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우애적인 사랑'을 현실적인 사랑의 최고형태로 생각한다고 한다. '우애적인 사랑'이란 친밀감과 커미트먼트가 높은 상태로 결혼한 지 비교적 오래된 부부나 친구 사이에 생기는 감정을 말한다. 사랑하면 떠오르는 최고는 '모성애'이고, '우정'은 세번째라고 한다. 그럼 연애는? 자매간의 사랑보다 한 단계 아래인 다섯번 째라고 한다. 재미있지 않은가? 짐작은 하고 있지만, 학자들도 연애에는 단계가 있다고 말한다. 그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연구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머스타인이 제안한 '연애 과정의 3단계론'인데, 단계별로 중요한 요인의 머리글자를 따서 'SVR : Stimulus-Value-Role' 즉, 자극 - 가치 - 역할분담 의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모두를 넘어서면 결혼에 이르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 연구는 돈과 외모는 단지 자극, 즉 S일 뿐이며 첫 단계에 불과 하다면서 연애란 만남 자체보다는 그것을 어떻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3장 연애의 전개에서는 '첫눈에 반하는 사랑'에 대해 연구들이 호의적인 것을 들어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인 '직관', 즉 '감이 좋은 만남'으로 맺어진 케이스들은 직관이 발달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한다고 전한다. '첫눈에 반한 사랑'이 오히려 '계산적인 그것'보다 나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연애를 한 단계 발전시키려면 어둠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면서 밑저야 본전이니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극장이나 조명이 어두운 술집등 그런 분위기가 연출된 곳으로 함께 가라고 조언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랑해'를 반복하게 하거나, 비슷한 것을 확인하려 하는 사랑은 절대 오래가지 못하는데, 그것은 '자기정체성 즉, 자기 아이덴티티'가 확립되지 않은 사람들이 자꾸만 요구하기 때문이란다. 양보와 배려가 부족한 미성년의 경우는 자주 있을 수 있지만, 청년기에 형성되어야 할 이것이 부족하면 '자기 정체성을 위한 사랑'이 되기 때문에, 상대가 쉽게 지친다고 말한다. 진정한 친밀성이란 나를 상대에게 나누어주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양보와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커플 사이에서 생길 수 있는 '질투심'을 처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냉정하게 질문을 하라'이다. 냉정하게 질문하면 상대방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다음에는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답을 얻어낼 수 있다. 하지만 주의 해야 할 것은 '내 여자가 질투를 드러낸다면 헤어질지도 모르니 조심하라'는 것이다.  
 
  마지막 4장은 연애의 파국, 이별을 이야기한 장이다. 연애의 끝은 결혼이나 이별, 둘 가운데 하나다. 대부분 경험해보았겠지만 결혼까지 골인하는 연애는 매우 드물다. 나도 물론 이제껏 이별만 거듭했다. 대개의 연애는 어떤 방식으로든 이별로 끝난다. 특히 젊은 날의 연애란 그 끝이 이별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헤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조금 놀란 사실인데, '권태'가 가장 많았단다. 흥분해 있던 감정이 식어버린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상대에 대한 실망 혹은 상대의 진면목을 파악하고 난 후 환멸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그 다음은 '흥미나 관심의 차이' 나머지 모두 배경, 지적, 성적 태도 등의 차이로 순서를 매긴다고 한다. 이별하기 직전에 나타나는 징후들은 서로간에 만나자는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던가, 시시콜콜 알고 싶어 오랜시간동안 하던 전화와 메시지가 뜸해지거나 단순해질 때인데, 유념해야 할 것은 남성들은 전화, 문자, 이메일등을 도구적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여기는 반면, 여성들은 이를 적극 활용하는 표출적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쓴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처음에 사귈 때는 남성들은 여성들이 원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통화나 문자를 주고 받지만 실은 그녀를 위한 행동일 뿐 사실 즐기지 않는 반면, 여성들은 전에도 그렇게 해 왔기 때문에 남자들의 이러한 태도를 수상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남성들은 처음처럼 그녀를 위해 배려를 해야 겠지만, 여성들 또한 남성들의 그런 점을 이해해 그 횟수를 줄여야 할 필요도 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실연 후에 대처해야 하는 올바른 마음가짐은 사랑에는 정말 다양한 모습이 있고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새롭게 다가온 사랑은 쓰라렸던 과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느꼈던 불안감과 상실감은 새로운 사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니 충실하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조언을 구하거나, 대답을 해준다는 것은 '정말 바보같은 짓'이기에, 누가 그런 사람이 있거든 옆에서 입다물고 그저 자리를 지켜주거나, 고개만 끄덕여주라."고 어느 러브 카운셀러가 말한 적이 있다. 개개인 마다 다른 절대적 가치인 '사랑'을 논하고 돕기가 그렇게 어렵다는 말일테다. 중요가치이면서도 정답이 없는 것이 사랑인지라 묻기도, 답하기도 어렵다.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은 좋은 카운셀러가 되줄 것 같다. 오롯이 '완전한 사랑'을 이룬 저자의 생각이 아니라 사회심리학적 연구를 근거로 한 다수들의 의견이기도 하기에 정답은 아니겠지만,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 많다. 사랑을 여전히 로맨틱한 판타지로 여기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사랑를 찾는 사람들의 현실을 알아야 할 테다. 당신이 지금 솔로라면, 이 가을이 가기 전에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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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 산수화의 대가 이가염
장정란 지음 / 미술문화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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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연의 '동적인 힘'을 노래한 산수화가 이가염의 작품세계 ! 
 
  "너, 수업 끝나고 미술실로 오너라." 중학교 2 학년 따뜻한 봄의 어느 날, 미술 수업시간에 넌지시 건낸 미술 선생님의 이 한 마디의  말씀 때문에 난 '한국화'를 알게 되었다. 새로 생긴 중학교에 선배가 있을 턱이 없는데, 석 달 후에 있을 '도내 학생 미술대회'를 위한 '시군구 학생 미술대회'를 위해 우리 학교는 부랴부랴 빈 교실 하나에 미술부를 만들었고, 나를 비롯한 대여섯명을 미술부원으로 뽑힌 것이다. 그 중 내가 맡은 부문은 '한국화'. 말 그대로 동양화라고는 '화투장' 밖에는 모르는 완전 '초급'이 급조되어 졸지에 붓을 잡게 된 것이다. "한국화의 기본은 동양화요, 동양화의 생명은 여백이다."는 말씀과 함께 건내신 것은 중국 현대 산수화의 대표주자로 알려진 이가염 선생님의 그림 몇 장이었다. 그리고 말씀을 덧붙이셨다. "그대로 보고 베껴라." 달력 그림 몇 장, 이것이 나와 이가염 선생의 첫 조우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우리 미술선생님의 전공분야는 '유화'셨다. 여백이 생기면 절대로 안되는 미술분야를 전공하신 선생님이 내게 한국화를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지금 생각해도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력도 되지 않는 먹물 값도 못하는 그림이지만, 하루에 다섯 장씩 베껴서 검사를 받아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붓을 잡고 선을 그리는 것도 쉽지 않던 내가 두 달여를 그렇게 하자, 화선지에 얼핏 산도 보이는 것 같고, 초라하지만 나무도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출전한 '시 대회'의 성적은 2위. 세 명 출전해 두 번째가 된 것이다. 그 해 도대회에서는 거의 모두가 받는 '입선'도 받았고, 그 다음해에는 꽤 많은 학생들 가운데 운 좋게도 '금상'을 받게 되었다. 동양화를 전공하신 선생님이 계신 1시간 거리의 여고를 매주 '과외수업'을 받게 해주신 유화전공의 미술선생님 덕분이었다. 그림 실력은 여전히 베끼는 수준이었지만, 먹향을 좋아하게 되었고, 붓의 날림과 먹빛 가득한 그림 속 여백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것이 인연이 되고 그것들이 좋아서 지금도 '한국화'를 보러 다닌다. 흐린 주말이면 어김없이 인사동을 찾아 점포 한 곳 한 곳 뒤지듯 그림쳐다보는 맛을 즐긴다. 딱히 흐린 날을 좋아하는 이유는 유리창 넘어 멀찌기서 봐야하기 때문에, 맑고 푸른 날은 선과 색이 진하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흐리거나 비오는 날은 인사동에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언젠가 더 이상 '지겨운 밥벌이'를 하지 않아도 되는 그 때가 오면 또 다시 붓을 잡으리라 마음을 먹고 있는데, 그 때까지는 '보는 맛'으로나마 위안을 삼으려 노력 중이다. 오늘 소개하는 책, 장정란의 [중국 현대 산수화 대가, 이가염]은 그런 나를 위로한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가염의 이강산수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장정란씨가 십년 전 북경의 서비홍 기념관에 있는 이가염의 인물화와 소 그림을 보고 마치 중국화된 마티스를 보는 기분같다는 느낌을 받게 되면서 그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되면서 만들어진 책이다. 그녀의 이가염에 대한 의문은 하나였다. "왜 이렇게 검게 그러야 했을까? 묵에 대한 찬미인가, 절망인가?" 서구문물의 많은 유입으로 용도폐기 되었던 '산수화'가 사회주의국가인 중국에서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조국강산을 그려내어 인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대상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가운데 이가염의 산수화가 있다. 전국의 명산대천을 어행하고 사생하면서 그려낸 그의 산수느 인민들이 살고 있는, 인민을 키워내는 생활 속의 산수화이다. 그가 그려내는 산과 기세 넘치는 폭포들, 기이하고 환상적인 구름과 안개는 그가 바라보는 조국의 웅장한 기상이었다. 어릴 적 동양화를 처음 만났을 때, 베끼던 그의 달력 그림 산수화는 사람사는 집과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었던 생활산수 몇 점이었다. 이 책 속에서 만나는 그의 산수들은 내가 보고 상상했던 그 이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장관들을 보여주었다.
 


























 
   이 책의 구성은 크게 중국 근대산수화의 동향, 이가염의 회화관, 대단한 정신과 화법의 이가염, 수묵으로 연주한 산수의 세계(이강산수)로 구분된다. 중국 근대산수화의 동향에서는 서비홍, 고검부, 임풍면, 유해속 등의 개혁파와 황빈홍, 반천수, 부포석 의 전통파 들을 작품을 소개하며 작품속에서 말한 두 파벌의 갈등을 이야기해주었다. 처음 듣는 이야기, 놀랍고 기함하는 작품들을 보게 되는 부분이었다. "그림은 정감이고, 생활의 반영이다."고 말한 이가염의 화론을 이야기한 이가염의 회화관 역시 그의 작품이 있게 한 이가염의 역사와 생각을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었다.
 
 



그의 산수화들은 검다. 그것에 대해 저자는 그의 묵접은 적묵(묵을 쌓는 것)이 주류인데, 이것은 근대화단의 황빈홍이 연구한 전통적인 묵법이라고 했다. 그리고 고원으로 본 웅장한 산들의 모습이나 대소로 운용되는 경물들의 배치, 특히 산수를 치밀하게 탐구하는 자세는 곽희의 작화태도를 본받았다고 말한다. 이가염에 있어서 산수화는 조국을 그리는 것이고, 검고 검은 묵색은 쌓고 또 쌓아가는 혁명정신과 같은데, 혹자는 그런 그의 작품들이 사회주의적 산물이라고 하지만 전통산수화가 지닌 완벽한 필묵의 아름다움과 이 시대의 현장성을 결합하여 독창적인 화면을 창출해 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이가염의 회화사적 공로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신의 이름보다는 의미있는 단어나 글귀들을 즐겨 사용한 이가염의 수집 종에 달하는 인장들을 보고, 읽는 것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소牛를 즐겨 그렸던 그가 '사우당師牛堂' 즉, '소에게 배우는 집'이라 하여 소의 희생정신을 높이 샀는가 하면, '일일학지사日日學之始' 라 하여 '날마다 처음 배운다는 자세로 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식결재識缺齋' 역시 '결점을 아는 서재'라 하여 자신의 결점을 알아야 진보할수 있다, '스스로 결점이 많은 사람임을 언제나 자각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책을 좋아하는 내가 언젠가 꾸밀 서재의 이름을 이가염 선생의 인장의 말을 빌어 '식결재識缺齋' 로 해야겠다는 생각했다. 그의 산수를 대표하는 인장도 발견할 수 있었는데, '산수지음山水知音'이 그것이다. 그는 산수를 말하면서 전체적인 흐름과 작품속에서 '음악'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늘 강조했는데, 그것을 아우르는 인장의 글귀가 아닐 수 없다. 이 밖에도 훌륭한 인장 속의 단어와 글귀들을 통해 동양화라는 것은 그림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화가의 생각과 사상과 음악적 상상들이 그림으로, 글로, 작은 인장으로까지 표현된 '종합예술'임을 알게 한다.
 




































  이 책의 백미는 제 2부 이가염이 이룩한 현대 산수화 이다. 대담한 정신과 화법으로 표현된 이가염선생의 작품을 본격적으로 보게 되는데, 전통의 정신을 이어서 배우는 학습시대와, 자유로운 개성을 연출하여 다양한 화법을 시도하는 사생시대, 그만의 화풍이 굳건하게 만들어지는 완성시대 이렇게 세 부분으로 이가염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이강산수' 편은 따로 두어 이강의 아름다움을 묘사한 수십년 간의 그의 작품들을 따로 감상할 수 있게 해 두었다. 이가염선생의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책이었다. 특히 번역작이 아니라 십수 년간 그를 연구한 우리 학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작품집이라 이해 면에서 공감하는데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알랭 드 보통이 쓴 책 [여행의 기술] 에서 그는 '진정한 여행의 참맛은 실제로 여행을 통해 여정 속에 생긴 복잡다난함을 경험하면서 도착한 여행지에서 느끼는 맛보다는 그런 것들이 모두 걸러진 후 여행지에 집중한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진, 그림을 보면서 상상하는 것에 있는지도 모른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책을 보고 읽으면서 느끼는 내 기분이 그랬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만지고 만끽하면서 중국의 어느 미술관에 온 듯, 감히 이가염 선생을 가이드삼아 중국을 여행하고, 이강에서 머물며 풍류를 즐긴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어제 읽은 '옛시읽는 CEO'를 읽은 탓일까? 그림을 보면서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생각나 시를 짓고 싶다는 충동까지 일게 한다. 이제 막 찾아온 서늘한 가을 주말을 만끽하게 한 정말 멋지고 훌륭한 작품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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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시 읽는 CEO - 나를 재창조하는 생각의 여백 읽는 CEO 3
고두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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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CEO가 가져야 할 최고의 것은 '진정한 마음이 담긴 한마디의 힘' 이다! 
 
  세상을 알아가면서 힘겨워 하는 이유는 학창시절 때처럼 모두가 공통으로 '그러하다'고 말하는 답答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일 '하루'라는 이름의 문門을 열어나가면서 부딪히는 모든 일들은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이 태반이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지 조차 몰라 허둥지둥 하게 된다. 한낱 제 몸만 추스리기만 하는 개인이 이럴진대 수천 수만 명의 조직을 이끄는 수장들의 하루는 어떨 지 생각해 보면 그들의 높은 연봉과 대우는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닌 듯 하다. 오히려 그많은 돈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쓸 시간조차 있을까 싶다. 기업의 CEO나 조직의 리더들은 그들에게 닥친 하루속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 나갈까? 그들만이 알고 있는 '참고서'라도 있는 것일까?
 
  세계적인 CEO들은 경영을 하면서 조언을 얻고자 할 때 '경쟁'과 관련된 주제보다는 사고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은 다름아닌 시詩나 철학, 역사 관련 서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뉴욕타임스 지紙는 전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할 것은 바로 시詩인데, 바로 시를 만드는 힘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나 관념을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사물의 특성을 빗대어 응축된 한 단어로 독자에게 시각화시켜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힘에 있고, 이 능력이 바로 크리에이티브 씽킹creative thinking, 창의력이라고 세계적인 CEO들은 본 것이다. 이를 뒷바침하는 예를 보자.
 
 “상상력의 경계는 상상하는 사람에 의해 정해진다. 두바이 사람들은 뭐든 잘못될 것이라고 가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라고 말한 사람은 두바이의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이다. 그는 1995년 왕세자로 지목되자마자 그는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미래지향적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삼성물산이 건설하고 있는 세계 최고층 건물로 두바이의 상징이 된 ‘버즈 두바이’, 돛단배 모양의 초호화 칠성 호텔 ‘버즈 알 아랍 호텔’, 야자수 모양으로 바다를 메워 만든 인공섬 ‘팜 아일랜드’, 사막의 찌는 더위에서도 실내에서 스키를 즐길 수 있는 ‘스키 두바이'등은 그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에서 비롯된 것인데 그는 시(詩)와 함께 자랐고 모든 영감과 상상력, 창의력을 시詩에서 얻는다는 것이다.
 
 시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얻는다는 상상할 수 없는 이야기는 최근에 있었던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지켜보면서 그것들이 충분히 가능한 일임을 알 수 있었다. 최첨단의 기술은 무구한 중국의 역사 속에 녹아들어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는데, 세계와 견주어 가장 막강한 국가경쟁력이 되어버린 13억 중국의 인구를 대변하듯 수많은 사람이 동원되어 중국만이 할 수 있는 놀라운 광경을 연출해 냈다. 그 중에서도 한 쪽에서는 시를 읊고 한 쪽에서는 그림을 그리는 다분히 개인적인 유희는 디지털로 무장한 두루마리 화선지에 유감없이 발휘되었는데,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그 모습은 전세계의 이목을 사로잡았고, 장시간 동안 진행된 이 행사는 오늘날의 중국의 저력를 충분히 짐작하게 하는 정말 대단한 퍼포먼스가 아닐 수 없었다. 흥미로웠던 것은 중국인들에게 한시漢詩 와 산수화山水畵 는 역사 속 유산이 아니라 미래를 이끌어갈 소중한 컨텐츠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시인이자 경제신문기자인 저자 고두현씨가 지난 해 [시읽는 CEO]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비슷한 즈음에 [옛시 읽는 CEO]를 내 놓았다. 많은 느낌과 배움을 전했던 전작이었던 만큼 이번에 만나는 책 또한 많은 기대를 안겼는데,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더 많은 배움을 선사했다. [시읽는 CEO]는 창조적인 CEO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 20편을 선별하여 자기창조의 지혜를 보여줌으로써 왜 세계적인 CEO들이 시집을 읽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 대해 시가 냉혹한 비즈니스 현장에서 부드럽고 따뜻한 공감의 꽃을 피워 올리며 독창적인 사고, 아이디어 등을 제공한다는 것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면 이 책 [옛시 읽는 CEO]는 동양적 은유와 상상력이 가득한 옛시의 위대함과 그 속에 담긴 생각의 여백을 보여주려고 노력하였다. '나를 재창조하는 생각의 여백'이라는 부제가 옛시에서 독자가 찾아야 할 답안이라면 "상상력은 초승달로 나무도 베게 한다"는 [곽말약의 초승달]의 메시지는 '옛시'를 통해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바로 21세기의 경영화두인 '상상력'임을 암시한다.
 
 


 

 

 전체적 구성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절은 매梅, 난蘭, 국菊, 죽竹 의 사군자四君子를 그린 그림으로 대표로 하여 충분한 여백 속에 담긴 옛시 한 편의 옆에 놓여 계절감과 회화감을 더한다. 한 편의 그림을 보는 듯 흥을 즐길라 치면, '뉴스 만드는 시인' 고두현님의 구수한 해설은 옛시 읽는 맛을 높이는 요리사의 손맛이 그 흥을 충분히 만끽하게 된다. 이백, 송익필, 한용운, 매창, 백거이, 두보, 정철, 이황, 을지문덕, 이규보 등이 쓴 32편의 옛시와 저자의 해설은 는 독자로 하여금  '세상을 움직이는 시 한 줄, 여백의 사고와 직관의 힘, 통찰을 낳는 긍정의 힘, 위대함의 시작은 미약함, 사자의 힘과 여우의 지략, 최고의 진리, 진정한 부자, 품격, 은유의 힘, 미완의 가치, 집착의 끝' 등을 확인하고 느끼게 해 준다. 하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내 마음을 가장 뒤흔든 글은 당대 최고의 시인들의 옛시가 아닌 남해에서 직접 따신 유자 아홉 개와 '어중간한 글쟁이'의 솜씨로 씌여진 저자의 어머니의 글이었다.
 
"큰 집 뒤따메 올 유자가 잘 댔다고 몇 개 따서
너어 보내니 춥울 때 다려 먹거라. 고생 만았지야
봄 볕치 풀리믄 또 조흔 일도 안 잇것나, 사람이 
다 지 아래를 보고 사는거라 어렵더라도 참고
반다시 몸만 성키 추스리라" 
 
  '울 엄니'의 마음도 저같지 않을까 싶어 눈물이 그득해지고 눈길은 아래로 내려가질 못했다. 읽고 또 읽고, 거듭 읽었다. 곱게 적은 쪽지 한 장에 맞춤법은 버렸지만, 그 어느 시보다 당신의 마음을 알려주는 주옥같은 시였다. 아울러 CEO가, CEO를 꿈꾸는 이들이 이 책에서 얻어야 할 것은 '단 한마디의 이야기라도 진정한 마음을 담아서 전하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상상력, 창의력, 등의 입에만 귀에만 걸린 말들은 다 집어치우자. 벌어놓은 돈 쓸 생각은 접어두고 은퇴 후 노년에 사군자를 치고, 시를 읽고 쓰는데 여생을 보내는 '퇴역 경영자'들의 이야기만 보더라도 시를 읽고 만끽 일 하나만으로도  '마음을 편하게 하는 약'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치지 않고서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하는 광기 가득한 세상에서 잠시 모두 잊고 '마음추스리기'만 할 수 있어도 이 책을 읽는 덕은 톡톡히 얻는 것이겠다. 이 책을 한 번 펴보기를 권한다. "오, 자네 왔는가?"하며 반기는 글들을 만날 것이다. 하루쯤 시간을 내어 시가 전하는 생각과 위안에 깊이 빠져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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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리 나라에서 CEO가 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
    from 지식자키's 새콤달콤한 지식 비타민 2008-09-29 16:44 
    한 기업을 움직이는 최고경영자이자 대외적으로 그 기업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CEO.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어 보게 되는 최고의 자리이지요. 이 CEO의 리더십 스타일에 따라 한 기업의 색깔은 물론 기업의 흥망까지도 좌우됩니다. 요즘에는 명품 CEO, 스타 CEO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한 기업의 CEO가 누가 되는냐에 따라 주가도 오르락 내리락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인지 요즈음은 CEO의 자질이나 리더십,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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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상인의 비밀
오그 만디노 지음, 홍성태 옮김 / 문진출판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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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사는 청년들을 위한 비즈니스 십계명!
 
 
 "이렇게 팔아서 남는 것 하나 없어요!"
 푸념하듯 봉투에 물건을 담는 상인의 말입니다. 밑진다 밑진다 하면서도 남지 않고서야 어찌 팔겠냐 하는 것이 '인지상정情'을 근거로 한 모두의 마음일 겁니다. 요즘 마케팅 행사라고 하면서 공짜로 상품을 주기는 합니다만 당장 봐서는 공짜 같지만, 그 상품이 좋아 계속 쓰게 된다면 거듭 살수록 그 상품속에 광고비(마케팅비)라는게 포함되서 내가 공짜로 쓴 처음의 상품값을 조금씩 나누어 내게 되는 셈이죠. 엄밀하게 말하면 공짜가 아니라는 거죠. 그렇다면 과연 장사꾼이 남지 않고 온전한 물건을 팔 수 있을까요? 
 
  옛날부터 상인을 천대시 해온 나라일수록 종교국가가 많았습니다. 상인들도 종교를 믿는다고 하지만, 그들은 사람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지라 '속일 수 밖에 없다'는 고정관념들이 있어서 그들의 믿음을 평가절해했던 거죠. '남을 속이지 말라'는 종교의 가르침과 '싸게 판다'고 말하는 상술의 괴리가 그들을 서글프게 만든 겁니다. 그렇다면 상인은 거짓말장이만 있는 걸까요? 물론 절대 아닙니다. 어느 성직자 못지 않게 종교에 몰두하면서도 사업으로 어마어마한 성공을 꾸려나가는 '위대한 상인'들은 이 세상에 아주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누굴까요?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위대한 상인이 될 수 있었을까요? 한 권의 책에서 그 답을 찾아 봅시다.  오그 만디노의 책, [위대한 상인의 비밀] 원제목은 The Greatest Salesman in the World 입니다.
 
  저자인 오그 만디노는  영적인 신비로움과 소박하고 꾸밈없는 표현으로 치밀하고 차원높은 호소력을 지닌 그의 작품은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 세계적 명작으로 여겨지는데,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카바의 선물]을 비롯해서 [세계 제일의 위대한 상인] [세계 제일의 위대한 비밀], [ 제일의 위대한 성공], [세계 제일의 위대한 기적], [예수의 사명], [오그 만디노의 성공대학], [선택] 등이 있습니다.
 
  낙타지기 소년인 하피드는 주인처럼 대상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것을 안 주인은 염소털로 짠 귀한 톨라의 상표인 붉은 옷 한 벌을 그에게 주며 베들레헴에 들어가 그 옷을 팔아오라고 합니다. 하피드는 그 옷을 팔기 위해 사흘을 돌아다녔지만 온갖 사람들에게 거절만 당하고 의기소침해 지는데, 하룻밤 머물 곳을 찾아 마굿간에 들어갔다가 그곳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남녀와 갓 태어난 아기를 발견합니다. 하피드는 그들이 너무나 가여워서 자기가 가진 붉은 옷으로 아기를 감싸주고 맙니다. 공짜로 말이죠. 큰일 났습니다. 맨주먹으로 주인에게 돌아가 혼날 것이 뻔하지만, 어쩔 수 없이 주인에게 돌아가 자초지종을 이야기 합니다. 그랬더니 주인님은 하피드를 혼을 내지는 않고,  편백나무 궤짝에 들어있는 10개의 두루마리를 건네는 겁니다. 자신과 같은 위대한 상인이 될 수 있는 비밀이 담겨있는 이 두루마리 속에 담겨 있다며 몇 푼의 돈과 함께 들려 보내며 홀로 사업을 할 것을 권합니다. 하피드는 주인님의 말씀대로 10개의 두루마리를 외우고 실천한 결과 하피드는 대상인이 되어 엄청난 부를 가지게 되죠. 해피엔드로 끝나는 이 어른을 위한 동화 이야기는 놀라운 반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알아내셔야 합니다.
 
이 책의 가장 훌륭한 메시지는 바로 10개의 두루마리에 있습니다. 그 내용이 뭘까요?
짧게 살펴보겠습니다. 두루마기 마다 적혀 있는 첫째 문장들입니다.
 
1. 오늘부터 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2. 나는 사랑이 충만한 마음으로 이 날을 맞이하리라.
3. 나는 성공할 때까지 밀고 나가리라.
4. 나는 자연의 가장 위대한 기적이다.
5. 나는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살아가리라.
6. 이제 나는 내 감정의 지배자가 되리라.
7. 나는 웃으면서 세상을 살리라.
8. 오늘 나는 나의 가치를 수백 배 증대시키리라.
9. 이제 나는 실천하리라.
10. 이제부터 나는 기도를 하리라.
 
  이렇게 큰 제목으로 시작되는 10개의 두루마리는 엄청나게 부를 일으키는 장사를 하는 데에도, 멋지고 훌륭한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적용될 수 있는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여러 번 읽어 외울 정도로 마음에 새긴다면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삶도 '위대한 상인'처럼 변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은 판매의 기법과 삶의 방식을 알려주면서도 묘하게 그 속에 성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모두 읽는 후엔 하늘에서 내려준 '상인을 위한 십계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 책은 기독교인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제가 불교인이니까요. 진리와도 같은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면 무엇을 따질까요? 멋지고 훌륭한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 무한한 꿈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꼭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120 페이지 남짓이기 때문에 많이 바쁜 사람도 거뜬히 하루만에 읽을 수 있답니다. 꼭 읽기를 권하고 싶네요. 모두가 하피드처럼 '위대한 상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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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글쓰기
셰퍼드 코미나스 지음, 임옥희 옮김 / 홍익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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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생긴 마음병病, 일기써서 고치세요!
 
  "연인들이 서로 사랑하면서도 사소한 일에 다툼을 벌이듯이 나는 평생 나의 일기와 다퉈왔다. 고통으로 첨철된 삶에서 벗어나는 방편으로 일기 쓰기에 필사적으로 매달렸던 시절, 나는 일기장 속에서 나와 끊임없이 다투면서 새로운 나를 찾으려 했다. 일기는 그만큼 나에게 친구 이상의 존재였던 것이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 프랭크 맥코트의 말이다. 책을 읽는 것 만큼이나 글을 쓰는 것도 중요한데, 책을 읽어 지식과 지혜를 얻고, 내가 모르는 세상 사람들의 삶을 배운다면, 글을 쓰는 것은 나의 내면에 대한 성찰을 통해 스스로를 키워낸다는 것이다. 더우기 글을 쓰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물리적, 정신적 질환도 치료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 책이 있다. 50여 년을 일기를 써오면서 스스로 체험을 한 셰퍼드 코미나스 박사의 책, [치유의 글쓰기Write For Life]이다.
 
 저자는 1955년 어느 날, 원인을 알 수 없는 편두통에 시달리게 되었는데 "규칙적으로 일기를 써보세요." 라는 70대 전문의의 뜻밖의 제안에 따라 일기를 쓰게 되었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모든 것을 일기쓰듯이 쓰게 되면서 그날 하루를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가슴속에 있는 찌꺼기들을 탁탁 털어놓고 나면 모든 것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느낌이고, 그것이 그를 편안하게 했는데 편두통 또한 증세가 많이 호전되게 되었다.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육체적, 정서적, 정신적, 영적인 잇점을 얻는데 이를 종합해 보면 첫째 글쓰기는 자신이 성취한 것들을 가치있게 받아들이게 하고, 둘째 인생의 전환기를 더 주의 깊게 성찰하게 하며, 셋째 과거를 탐구하는 데 도움을 주고, 좀 더 창조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한다.
 
 글쓰기의 시작은 가급적 줄이 쳐진 비싸거나 화려하지 않은 평범한 일기장을 선택하고, 펜 또한 특별한 것을 정할 것이 아니라 평범한 것들, 모양도 색깔도 가지각색인 여러 개의 볼펜을 마련해 기분에 따라 특별한 느낌이 있는 단어나 문장에 별도의 색깔을 넣거나 한다. 글을 쓰는 장소는 가장 편한 곳일텐데 틈나는 대로 공간이 허락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상관없다. 글을 쓰기에 적당한 시간 또한 자신에게 편한 시간일텐데, 어느 때가 되었건 약 20분 간 할애할 수 있는 때를 고르는 편이 낫다. 무엇을 얼마나 쓸까 하는 것은 오늘 가장 나를 놀라게 한 일은 무엇인가? 오늘 나를 가장 감동시킨 일은 무엇인가? 오늘 내가 가장 기어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하는 점을 고려해 편하게 써내려 가라고 조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쓴 노트 즉, 일기장을 둘 장소인데 아무도 모르는 곳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모든 상념이 들어간 일종의 화장실같은 글을 남들이 읽을 수 있을 만한 데 둔다는 것은 그들이 볼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하게 되어 함부로 글을 쓸 수 없거나, 가식이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공간에 둘 수 있어야 글도 마음껏 쓸 수 있고, 가족들 또한 그 글을 읽고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글쓰기를 계속하다보면 자신을 치유하는 데 필요한 것인 무엇인지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되고, 시작할 때는 잘 모르지만 인내와 일관성을 가지고 꾸준히 하다보면 그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한다. 개인적인 고민이나 문제를 그냥 방치하는 것은 걱정이 늘어나게 만드는 원인이 되어 심리적, 육체적 문제(질환)으로까지 심화할 수 있는데, 글을 쓰게 되면 자기가 쓰는 것에 주목하게 되고, 그것만으로써 자기 인생을 관리할 능력이 생기고, 그것이 문제의 방향을 전환시킬 수 있다. 자신과 화해하는 길이기도 한 글쓰기는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이기도 하고, 고백이기도 하며, 기도일 수도 있다. 미리 쓰는 유언일 수도 있고, 부치지 않은 편지일 수도 있으며, 혼자서 떠나는 여행일 수 있다. "행복하게 사는 것은 영혼의 내적인 힘"이라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말했듯이 내면과의 조화를 통해 스스로에게 용기와 기운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행복으로 다가가는 초대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버리고 갈 것이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라는 제목으로 유언을 남기듯 시집을 두고 떠나신 고 박경리선생처럼 내면으로 비롯된 기록이야말로 후회없는 행복한 죽음도 맞이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업 초기 어린 나이에 겁없이 사업을 확장하다가 실패를 보고 '우울증세'를 띤 적이 있었다. 모든 것이 불만스럽고, 작은 말에도 서러운 것이 마치 14세에 경험한 '사춘기'의 그것과 크게 다를 수 없었다. 이미 성인이기에 마음껏 분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오히려 악이 되어 많은 실수와 오류를 경험하면서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어느 날, 우연히 잡지에서 알게 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쓸데없는 상념들을 글로 그림으로 표현하며 시간을 보냈다. 무언가 토해내고 싶은 충동으로 밤을 새워 매달린 적도 있고, 부질없다 생각하고 6개월동안 한 번 들여다 보지 않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6년 째 블로그를 계속하고 있고, 그 때의 우울함을 이제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누구에도 말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을 알게 되면서 '혼자'라는 고독감과 남들과는 다르다는 '상실감'이 똘똘 뭉쳐져 풀어낼 방법이 없는 실타래가 되어 혼란스러웠던 것 같았다. 결국 스스로에게 생긴 문제인 만큼 스스로가 풀어내는 방법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었다. 무엇이든 쓰는 것, 그 글쓰는 행위는 배설이 되고, 글이 담긴 노트(블로그)는 정신의 해우소가 된 것이었다. 혼자서만 느끼던 것을 50여 년동안 일기를 써 온 저자를 통해 공감하게 되고, 이 또한 혼자서 경험한 것이 아니라는 연대감에 위안이 된다.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얻어야 할 것이 많은 책이었다. 인생은 산과 같아 깊고 깊은 계곡을 추락할 날이 오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런 때, 이 책을 다시 펴서 도움을 얻고 싶다. 스스로 할 뿐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말처럼 "인생의 무거운 짐을 양 어깨에 짊어지고 끝을 알 수 없는 길을 걸어가는 나그네의 여정"과 같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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