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법칙 - 애플의 생태계에는 문화와 경제가 공존한다
하야시 노부유키 지음, 정지은 옮김 / 살림Biz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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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흔드는 '컬처비즈'의 중심기업 애플과, 아이팟iPod 의 성공를 파헤치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우리 생활에 너무나 많은 부분이 큰 변화를 일으켰는데, 그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온 것은 새로운 인터넷 환경인 웹 2.0과 애플의 아이팟이다. 우선 웹 2.0은 데이터의 소유자나 독점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데이터를 생산하고 인터넷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사용자 참여 중심의 인터넷 환경으로 인터넷상에서 정보를 모아 보여주기만 하는 웹 1.0에 비해 웹2.0은 사용자가 직접 데이터를 다룰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정보를 더 쉽게 공유하고 서비스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블로그(Blog), 위키피디아(Wikipedia) 등이 이에 속한다. 특히 웹 2.0은 소비자의 생산소비활동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 가능하게 되어 그러한 활동을 하는 소비자를 일러 프로슈머(prosumee=producter + consumer)라는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두 번째는 우리 생활을 이전과 다른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을 일으키게 한 것은 바로 애플사의 아이팟이었다. 그리고 2007년에는 신세대 휴대전화인 아이폰iPhone으로 더욱 큰 주목을 얻게 되었다. 오늘 내가 이 글에서 관심을 두고자 하는 것은 두 번째 내 가방속에도 들어 있는 만물상자, iPod 이다.   
 
  이 책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웹사이트에 'Apple's eye'를 연재하며 세계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일본 기업에, 애플과 구글등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의 사고방식과 노하우를 전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한국의 컴퓨터 잡지 [맥마당]에도 수차례 기사를 제공한 프리랜서 IT 저널리스트, 하야시 노부유키林 信行 이 쓴 책으로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걸어온 길, 특히 아이팟의 등장으로 우리의 문화와 경제가 변화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애플의 법칙]이다. IT 강국인 우리나라가 스티브 잡스와 아이팟의 발전에 이미 주목하여 수많은 책과 기사를 통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기 때문에 [애플과 아이팟]에 관한 이 신간은 특별난 화제꺼리는 되지 못한다. 하지만 저자는 '지금까지의 애플의 발전은 시작에 불과하다. 아이팟의 진화는 이미 생태계를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이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한다.
 
 



 전체적인 내용을 애플의 진보적인 생각들, 애플의 몰락에서 스티브 잡스가 부활하다, 디지털허브에 건 애플의 미래, 아이팟 문화와 비즈니스의 공생, 비즈니스의 트랜드가 된 애플의 성공법칙, 젊음과 새로움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로 나누었다. 크게 보면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간략하게 설명한 부분과 아이팟의 등장과 그것이 시장과 우리의 생활에 미친 영향, 그리고 21세기의 비즈니스 트렌드가 되어버린 애플의 비즈니스방식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저자는 이미 2년 앞선 MP3 플레이어 시장이 있었는데도, 유독 아이팟만이 이렇게 큰 인기를 누렸는가? 하는 질문에 대해 탁월한 디자인, 쉬운 사용법, 저렴한 가격, 브랜드의 힘, 그리고 제품의 생태계를 들었다. '내가 듣고 싶은 모든 음악을 가지고 다닌다!' 라는 컨셉에서 무려 1,000곡의 노래를 넣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무엇이든 쉽게 싫증내는 소비자의 요구를 넘어서는 획기적인 발상으로 시작해, 1,000번의 'No' 즉, "1,000개의 사항에 대해 계속해서 'NO'라고 말을 하면,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서 벗어나 있지는 않은지 혹은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는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개발의 매 순간마다 제품을 구성하는 하나하나의 요소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끊임없이 하였다. 그리하여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혁신적인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훌륭한 디자인'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가격면에서는 싼값에 훌륭한 제품을 구매했다는 충족감을 소비자에게 안겨주었다. 애플사는 개발에 많은 비용이 들었다고 해서 그 비용을 고스란히 고객에게 부담시켜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스티브 잡스는 "돈과 시간이 들어도 절대로 타협해서는 안된다. 타협하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들면 그때까지 사용했던 비용도 회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시말해 그들의 신념은 '철저하게 좋은 제품을 만들면 그 제품은 반드시 팔린다'는 것이었고, 이것이 현실로 이루어진 것이다.
 
 

 
 
  사실 위에서 말한 '간결한 디자인' , '손쉬운 사용법', '저렴한 가격' , '브랜드의 힘'은 다른 기업이 더 훌륭한 디자인과 더 쉬운 조작법을 갖춘다면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저항력이 약한 강점'일 수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가장 강력한 장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애플의 '아이팟을 중심으로한 생태계'라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에는 애플 스스로가 준비한 생태계와 다른 기업들이 만들어낸 생태계가 있는데, 앞의 것은 아이팟에 음악을 전송하는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 스토어라는 음원판매 서비스를 만든 것이고, 뒤의 생태계는 다른 기업들이 시대의 흐름을 감지하고 스스로 아이팟이 첨가될 수 있는 대응모델들, 즉 악세서리 또는 제품들을 만들어 'made for iPod'로 대변되는 'iPod Economy'라는 크나 큰 경제 생태계(2005년에 7억 달러, 2006년에는 15억 달러의 규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iPod 아성을 무너트릴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 대해 '이미 iPod을 사용하고 있는 세계의 많은 고객(2008년 현재 66억의 인구중 1억 5천만 대가 팔림)에게 새롱누 음악 재생기를 개발하여 시판하는 일은 초등학교 1학년생으로 돌아가 처음으로 다시 인생을 시작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면서 iPod의 뒤를 쫓기 보다 애플이 개척하지 않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일 것이라고 단언한다.
 
  우선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살펴보자. 그들의 목표는 "복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찝찝한 마음으로 위법을 감수하면서까지 질 낮은 음원 데이터를 손에 넣느니 차라리 저렴한 비용으로 당당하게 사서 듣자"라는 생각이 소비자로 하여금 들 수 있도록 한 곡당 이익을 거의 포기하며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를 만들게 되었다. iPod가 더 많이 팔린다면 곡 판매에서는 크게 수익을 내지 안아도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음반사에 대해서는 한 편으로는 '불법 복제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매킨토시의 낮은 시장점유율울 이용하여 "시장점유율 5%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매킨토시이므로 만에 하나 실패한다고 해도 시장의 5%만 포기하면 되는 것이다"라는 놀라운 교섭기술로 그들을 설득하게 된 것이다. 이미 음악 재생기를 선점했던 일본과 한국의 제조업체가 '레코드사도 아니고 음악쪽에 경험도 없는데 어떻게 그런 사업을 하겠는가?' '레코드사와의 교섭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니 만큼 현실적인 제안이 아니다', '저작권단체가 항의할 게 틀림없다' 등의 부정적인 반응으로 시도하지 못하거나, 지지부진했던 것을 그들은 부딪쳐 난공불락의 네트워크를 형성했던 것이다.
 


 
또 다른 한 쪽을 보자. '웹2.0'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오라이리 출판 창업자 '팀 오라일리(Tim O'reilly)는 '알파 기스(Alpha Geeks)'라는 또 하나의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무리 중에서 리더를 뜻하는 Alpha 와 일본어로 오타쿠オタク 라고 표현하는 어느 한 부분에 심취한 매니아를 뜻하는 Geeks 가 합해진 말로 기술적인 면에 있어서의 오타쿠를 뜻한다. 즉 '알파 긱스'라는 말은 기술을 선도한다는 뜻으로서 오라일리의 정의에 의하면 "산업을 변화시키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새롱누 기술에 신속하게 접근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기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아주는 예민하면서도 싫증을 잘 내는 엔지니어" 라고 한다.
 
오라일리의 정의에 의하면 스티브 잡스 또한 일종의 '알파 긱스'라 할 수 있는데, "소비자들로 부터 '사고 싶어 미치게 하고 싶은 제품'을 만들자." 고 주문하며 '완벽에의 충동'에 가까운 개발로 아이팟을 만들었기에 스티브 잡스가 참여한 iPod은  '알파 긱스'들을 한순간에 포로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들은 제품 그대로를 사용하지 않고, 주소록과 스케줄 관리 등의 기능을 추가하거나, 심지어는 개인이 제작한 음성 프로그램을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하는 형식인 팟캐스트를 개발한 알파 긱스도 생기게 되었다. 이에 대한 애플측의 대응이 주목할 만 했다. 그들은 이러한 주위의 움직임을민감하게 감지하고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많은 업그레이드와 소프트웨어를 추가하여 1년에도 몇 번에 걸쳐 진화를 거듭해 2세대 3세대 iPod가 출시된 것이다. 그 뿐 아니라 기업들도 자신의 제품에 iPod이 부착될 수 있게 하거나, 스스로 iPod의 액세서리 또는 하이테크 주변기기이기를 희망해 'made for iPod'라는 정식 애플 공인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하면서 누구도 허물 수 없는 'iPod Economy'를 구축하게 되었다.
 
 

 
 
애플의 이렇게 iPod에서 성공하면서 21세기 비즈니스의 트렌드가 될 수 있었던 그들만의 성공법칙이 몇 가지 있다. 그들을 한마디씩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의 핵심과도 같은 이 성공법칙의 이야기는 여러분들이 이 책을 구입해서 읽어야 할 몫이다.
 
 
상품에 숨어있는 '세계관'을 고민하라.
  끝까지 자신의 생각대로 완성하라.
선택과 집중으로 단숨에 처리하라.
  팀 구성원을 최소화하라.
'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닌 '해야 하는 이유'를 생각하라.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하라.
개발뿐만 아니라, 유통, 판매까지 관리하라.
  하나의 성공을 철저하게 활용하라.
품질관리에 타협은 없다.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활용하라.
프리젠테이션에는 Impact와 Surprise를 담아라.
  기억하기 쉽고 친근한 이름을 지어라.
직원 한 사람 한 사람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라.
 
 


 
 "Stay Hungry. Stay Foolish."로 대변되는 스티브 잡스의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생들을 위한 연설은 그의 삶과 인생이 녹아 있는 명연설로 유명하다. 암을 진단받기도 했던 그는 "매일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라. 언젠가 그것은 현실이 될테니까." 라고 이야기하며 하루 하루를 열정적으로 살고 있다. 지금도 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할 준비를 하고 있을 그에게 비즈니스맨으로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난 후는 더욱 더 그랬다. 앞으로의 애플의 미래라던가 새로운 정보를 기대했지만, 그런 것은 없어서 약간 아쉬웠지만 애플을 사랑하는 저자답게 군더더기 없이 핵심만을 골라서 잘 정리한 책이다. 집중해서 읽으면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게 읽을 수 있는 멋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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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애의 기술 - 아이디어로 상대를 끌어당기는 설득의 힘
리처드 셸.마리오 무사 지음, 안진환 옮김 / 북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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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획안, 아이디어'를 연애하듯 만들고 판매하는 법!
 
 
  기발한 아이디어나 기획안을 떠올랐을 때,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데에는 동료들의 찬성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맥이 성공적인 비즈니스생활에 막대한 도움을 주는 것은 틀림없지만, 이러한 경우는 [인맥]이나 [인간관계] 과는 다른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 내가 생각한 보이지 않는 아이디어나 기획안을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설득력'과 나와 함께 동참하게 할 수 있는 '흡인력'이 필요하다. 이런 힘을 가지고 있다면 자신의 분야에 있어서 성공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 모두 이런 힘을 가진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해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우성인자가 아니라 후천적으로 습득하는 기술인자라는 점에서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
 
 나와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보고 나의 아이디어대로 행동하는 지지 세력을 규합하는 '기술', 즉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드는Winnning Other's Over 능력'을 '구애의 기술The Art of Woo'라 하는데, 와튼스쿨의 경영학 교수이자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두 저자 리처드 셸과 마리오 무사는 '관계에 기반을 둔 전략적 설득'을 이용해 구애의 기술을 펼칠 수 있다고 말한다. 두 교수가 쓴 책, [구애의 기술The Art of Woo] 가 그 방법을 제시한다. 
   

 
  마커스 버킹엄과 도널드 클리프턴이 쓴 책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에서 "구애Woo 란 상대를 설득하여 내 편으로 만드는 수완이다"라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을 바탕으로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의 견해, 니즈needs, 신념, 가치에 비로소 초점을 맞춰야 구애를 할 수 있다. 즉 '구애의 기술'은 자신의 신뢰성과 견해와 헌신의 수준에 중점을 맞추는 '자기지향'관점과, 상대방의 니즈와 인식과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상대지향' 관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그래서 구애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상대방은 더 이상 '타인'이 아니라 설득에 동참하는 '파트너'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설득 스타일'을 먼저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상대방의 설득스타일에 맞추어 자신의 스타일을 수정, 보완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스타일의 종류로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이들 다섯 가지 스타일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알아내고 그 장단점을 파악한 후, 상대방에 따라 혹은설득의 상황에 따라 한 개나 그 이상의 스타일을 순차적으로 또는 동시다발적으로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어야 설득가로서 자질을 갖추게 된다.
 
드라이버Driver : 인텔CEO - 앤디 그로브 회장
듣는 사람을 크게 게의치 않고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매우 독단적인 유형
 
커맨더Commander전설적인 재벌 J. P. 모건
자기지향 모드를 비교적 조용하게 사용하는 유형  
 
 프로모터Promoter :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
어느 정도 상대의 관점에서 설득에 접근하는 경향이 있는 독단적이며 사교적인 유형 
 
체스 플레이어Chess Player : 존 D. 록펠러
상대지향 모드를 비교적 조용하게 사용하는 유형  
 
애드버킷Advocate월마트 창업자 -  샘 월튼
자기지향 모드와 상대지향 모드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적당히 독단적인 유형     
 
 
 자신의 설득스타일을 알아내고 그 장단점을 파악했거든, 이제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리해 상대방에게 설득이라는 제품을 팔아야 할 시점이 온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잘 다듬어진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그 아이디어를 판매하기 위해 누구에게 어떤 순서로 도움을 청해야 할 지 그 순서를 생각하고, 개개의 만남이나 접촉을 갖기 전에 설득에 필요한 각각의 목표를 수립한다. 이렇게 모든 아이디어 판매(설득)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되었다면 최종적으로 다음의 10 가지를 검토하고 상대를 만나야 한다. 일종의 체크리스트다.
 
1. 나의 아이디어를 5분 분량으로 요약한다면?
2. 상대방은 의사결정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가?
3. 이 만남에서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
4.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내 신용의 바탕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5. 상대방을 대할 때는 어떤 설득 경로에 맞춰야 할까?
6. 어떤 설득 스타일이 적절한가?
7. 나의 아이디어가 상대방의 신념과 충돌하지는 않는가?
8. 나의 아이디어가 상대방의 이해 관심사와 상충되지는 않는가?
9. 어떠한 헌신을 요청할 수 있는가(상대에게 어떤 행동을 요구할 것인가)?
10. 처음 만났을 때보다 유대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을까? 
 
  이 책은 세일즈 기법을 다룬 책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구애의 기술'은 메뉴얼화 되어 있는 제품을 불특정다수에게 소개하고 이것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나 기획을 메뉴얼화 하고, 상대에게 그것을 수긍하도록 유도하고 결국엔 행동을 함께 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수사적 기법'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는 마치 좋아하는 이성을 연인으로 만드는 것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렇게 본다면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이 세일즈에도 능하다는 세인의 이야기는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구애의 기술을 설명하며 예를 든 위대한 설득가들의 예를 살펴보는 것과 생각을 파는 일련의 프로세스를 설정한 것을 확인하는 것에서 이 책은 매우 흥미롭다. 특히 자신의 설득 스타일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는 보람은 크다. 그 어느 때보다 '인간관계'가 중요시 되고 '아이디어와 지식'이 높게 평가되고 있는 요즘에 자신의 소견을 확실하게 피력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읽기를 권하고 싶다. 생각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이들은 꼭 일독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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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마나님
다비드 아비께르 지음, 김윤진 옮김 / 창비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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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사는 지적인 유부남의 슬프지만 유쾌한 자기고백!


   
  대학때 잘 어울리던 동기들과 '계契' 비스무리한 것을 만들었다. 홀수 달 마지막 금요일저녁, 그럴듯한 장소에서 먹고 싶은 것 잔뜩 사놓고 만나 둥그런 원탁에 둘러앉아 친목도모로 조촐하게, 아주 조촐하게 카드놀이를 하는 모임이다. 동종업계의 소식도 듣고, 그간 나누지 못한 이야기도 나누자는 목적에서 만들었는데, 나름 유익한(?) 모임이었다. 그들이 결혼하기 전까지는. '하룻밤 술값'의 목돈을 놓고 열띤 승부수를 띄우고, 승자는 패자에게 술 한잔과 차비를 나눠주며 자신의 '남성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던 하룻밤의 전투였는데,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면서 점점 그 수가 줄어들었다. '황야의 7인'이라며 시작한 모임이 2년을 간격으로 '독수리 오형제로', '서태지와 아이들'로 숫자를 갈아야했다. 그 뿐인가? 손을 털고(다 잃고) 일어나며 "자, 오늘은 누구한테 술을 얻어먹냐?"고 웃던 자식들이 한 판에 몇 푼 잃을라 치면 "에구구, 우리 애가 분유값 두 통 날라갔다. 쯧쯔..."라며 안타까운 얼굴로 머리를 쥐어 박고 있으니, 게임도 재미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밤 11시만 되면 심야할증으로 택시타면 마눌에게 맞아 죽는다며 하나 둘 일어나는 통에 밤을 하얗게 올나이트 모임이 미성년자 디스코텍처럼 변해버렸다. 마지막 두 명이 남은 지난 해, "우리 맞고 칠 순 없잖아?" 라며 그 계모임을 없애버렸는데, 지금도 생각하면 소중한 무엇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든다. 그 때 둘은 맹세했다. "변해버린 녀석들 보기 싫어서라도 우리는 싱글로 살자"고. 지난 봄 나머지 한 녀석도 열 살 어린 신부에게 도둑장가를 들었다. 얼마전부터 '유부클럽'이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만들었단다. 치사한 자식들.
 
 결혼해서 아내와 함께 살아가는 것과 싱글로 (마지못해)살아가는 것을 두고 '행복한 구속'과 '외로운 자유'라고 생각해 왔다. 제눈이 높은 건지, 능력이 모자른 것인지 혼자 살아가며 느끼는 것은 결혼해 '행복한 구속'에 속한 이들은 마냥 부러운 존재라는 것. 제가 죽을만큼 사랑하는 짝을 만났고, 사랑의 결과로 자신을 닮은 2세도 얻었으니 얼마나 대단한가. 게다가 잭이 심은 콩나무마냥 무럭 무럭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면 밥 안먹어도 배부르겠다 하는 것이 솔직한 내 마음이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외로운 자유'가 그립다 하니 이 또한 소모비용과 기회비용 사이에서 집착하는 전형적인 인간성이 아니겠나. 오늘 '행복한 구속'에 속한 녀석들이 왜 초라한 내 위치를 그리워했는지를 조금은 알것 같았다. 배를 움켜지고 웃게 만든 소설, 다비드 아비께르의 [오, 나의 마나님]을 읽어서 였다. 프랑스어인 원제목은 Le musée de l'homme : Le fabuleux déclin de l'empire masculin (인간 박물관: 남성제국의 가상적 몰락) 이다. 순차적인 진화의 끝이 남자 다음에는 여자라는 원작의 책표지가 이 책의 전부를 말하는 것 같다. 맞다, 이 책은 아내에게 눌려사는 현대 남성의 자조섞인 소설이다.   
 

   
 자신의 결혼 후 삶을 이야기한 이 책은 소설이라고 이야기하기도, 에세이라고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애매한 장르다. 하지만 소설만큼 재미있고 유쾌하며, 에세이보다 더 깊은 메시지를 던져준다. 마치 프랑스의 빌 브라이슨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던질 만큼 페이지마다 폭소를 자아낸다. 결혼후 잃어가는 자신의 남성성에 반비례에 우성 유전자적 인간으로까지 보이는 아내를 비교하며 때로는 자기비판적인 시각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아이러니로 가득한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그의 모습을 보면 웃지 않을 수 없다(곳곳에서 남성만이 느낄 수 있는 쓴웃음도 눈에 띈다). 아이의 공동육아를 기본으로 알고 있는 프랑스의 남자들은 우리의 그것보다 더 했다. 모든 것을 함께 하면서도 보다 효율적이고 능률적인 아내의 능력을 당해내지 못해 무시당한다. 나아가 이젠 마지막 보루인 월급마저 자신보다 아내가 더 받게 된다. 그러자  
 
 여섯 번 째인가, 일곱 번 째인가 보는 마피아 영화 [대부]에서 눈짓이나 턱만 끄덕이는 것만으로도 딸들과 아내를 부엌으로 보내는 것을 보고 자신도 굵고 낮은 목소리로 흉내를 냈다. "혼자 거실에서 식사하고 싶어 그러니 당신은 부엌에서 먹어. 다들 아무 말 하지 말고, 행여 나를 바라볼 때면 눈을 깔아. 내가 손가락으로 탁 하는 소리를 니면 음식을 가져오라고. 골치아프게 따지지 말고." 한 시간 동안 깔깔거리는 아내의 웃음 이후에 돌아온 것은 한 컵의 적포도주 목욕, 그는 그날 저녁 혼자 부엌에서 냉동식품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 비교하는 건 정말 사내들이나 하는 짓거리다. 다섯 살 때는 장난감 트럭 크기를 비교한다. 열 세살 때는 성기 크기를 비교한다. 열 여덟 살이 되면 여자친구의 가슴을 비교한다. 서른 다섯에는 전자수첩을 비교한다. 그런 식으로 끝까지 계속한다. 아니다, 끝에 가면 더이상 비교하지 않는다. 멍청이처럼 세상을 뜨니까."(p62)
 
 그는 계속해서 아내와 비교하고 비교하지만 결국은 아내가 항상 이긴다. 그래서 비교하는 것도 포기한다. 자신의 남성성과 열정 모두를 반지에 녹여 아내에게 끼워주는 순간 자신은 죽었다고 생각한다. 아니 아내가 모두 빼앗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한 여성에 대한 사랑과 어여쁜 어린 두 딸, 그리고 버려지고 우스꽝스러운 자신을 비웃을 수 있는 유머는 남겨주었다고 한다. 불쌍할 만큼 자신을 이야기한 이 책도 아내의 허락을 받아 쓰게 되었다고 전하면서. 하지만 자신이 선택한 사랑을 위해 그리고 아이를 위해 실수를 거듭하지만 분발하는 모습은 남자이기에 가능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은 3 초마다 바뀐다고 했던가? 혼자만의 생각이겠지만, 그의 수다스러움은 만만치 않다. 결혼후 왜소해지고 여성화되는 자신을, 그리고 변해버린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것을 탓하지 않는다. 변해버린 자신을 웃음으로 해소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독자로 하여금 자신도 중첩되지 않을까 여유롭게 조명할 수 있게 한다. 씨니컬한 유머가 가득했던 책, 슬프지만 재미있었다. 추석이 지나고 동기들과 오랜만에 모이기로 했다. '행복한 구속' 수감자들을 위해 기쁜 마음으로 잃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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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청소 마음 청소
가기야마 히데사부로 지음, 박재현 옮김 / 나무생각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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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40년 동안 맨손으로 변기를 청소해서 성공한 기업가 이야기!
 
 
 일본에도 기인열전에 출연해야 할 사람이 있다. 무려 4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만으로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있다. 그가 책을 냈는데, 투명할 만큼 깨끗한 한 남자, 가장 기본적이고 사소한 일, [청소]를 가지고 일본에서 알아주는 기업으로 성공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럼 저자는 '청소용역업체 사장인가?' 어쩌면 그래야하는 것이 당연한 대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굴지의 자동차 용품 판매회사연매출 1,000억 엔(우리돈 1조 원)이 넘는 업계 상위 그룹이면서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도 상장되어 있는 옐로우 햇Yellow Hat의 창업주 가기야마 히데사부로鍵山 秀三郎 이다. 소개하는 책은 2007년 11월에 일본에서 발간된 것으로 "청소는 처음에는 환경을 변화시키지만, 나중에는 사람도 변화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머리청소 마음청소], 원제목은 頭のそうじ心のそうじ―人生をキレイにする(머리청소 마음청소-인생이 깨끗해진다) 이다. 

 
 

  
 자동차 용품 판매회사를 처음 만들었을 때, 영업이 시원치 않아 직원들이 좌절하며 실의에 빠져 있었다. 사장인 저자가 직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그는 회사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까칠해져 있는 직원들이 깨끗한 사무실에서 기분좋게 일하도록 하는 것 밖에는 할 것이 없었던 것이다. "어째서 사장이 청소를...?" 시간이 나는 사람들이 하는 일, 중요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허드렛일 정도로 인식되고 있던 청소를 사장이 직접 청소를 하는 것을 보고 직원들은 의아해했다. 그리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관, 복도, 사무실, 심지어 화장실에 까지 회사가 깨끗해지면서 직원들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맨발에 맨손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묵묵히 변기를 청소하는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하게 되었고, 그들도 동참하게 되었다. 사장은 누구에게도 권하지 않았다. 직원들 모두가 스스로 동참하기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하니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그는 회사를 깨끗하게 하고 나서는 회사가 위치한 동네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용품 회사다 보니 자동차들이 많이 드나들게 되었고, 지역주민들에게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청소를 시작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행동하는 양심을 읽게 된다. 처음에는 단발성 쇼Show 로만으로 여기며 비웃던 주민들도 꾸준한 그의 청소에 감동받아 동참하게 되고, 회사에 대해서도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힘을 얻게되어 그의 '화장실 청소하기'는 기업 경영인과 자영업자가 동참하여 10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그래서 전국을 돌며 학교, 공원, 역 등의 화장실까지 청소하는 '일본을 아름답게 만드는 모임'까지 만들어 활동하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 40년동안 청소를 실천해서 기업을 일으키고, 국민의 호응을 얻게 되는 멋진 '기인'의 이야기로 여겨지게 된다. 하지만 그것 뿐 아니다. 그 멋진 '기인'은 자신 뿐 아니라 청소를 하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깨끗하게 청소를 해놓으면 거기에는 청소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충만감과 상쾌함이 존재한다. 따라서 고민이 있을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청소로 주위를 깨끗하게 정리정돈하면 머리속도 말끔해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강조한다. '청소는 분명 사람의 머리속도 바꾸어 놓는다.' 가장 놀라운 점은 사장이 맨손과 맨발로 직접 화장실의 변기를 청소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눈은 겁쟁이지만 손은 용감하다." 그도 처음에는 장갑을 꼈지만 청소를 하다보면 귀찮아져서 벗게 된다며 용기를 내어 변기에 손을 대면 더럽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손을 움직여 청소를 하면서 변기에 대해 느꼈던 부정적이던 생각이 밝게 변하면서 더욱 깨끗하게 닦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데 그것은 자신 뿐 아니라 변기청소를 해본 사람은 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청소의 힘]이 나를 둘러싼 주위환경을 깨끗하게 변하게 하고, 나를 변하게 해서, 나아가 조직과 사회를 깨끗하게 변하게 할 수 있다고 전한다. [청소의 힘]에 대한 70개의 메시지는 책을 읽는 내가 놓치고 있었던 '사소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새삼 느끼게 했다. 현재 나에게 얽힌 수많은 고민과 문제의 시작은 청소, 즉 주위를 환기하고 나의 머리와 몸을 깨끗히 정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범사철저', 즉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기본에 충실할 수 있는 마음자세가 나중에 큰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70이 넘은 나이의 저자가 40년이 넘게 청소를 하며 기업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시대에 대한 유감 들이 이 책 전반에 대해 언급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모든 것들이 '아주 작은 마음가짐과 실천'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움직이면서 생각하라'고 말하며 '행동'을 강조한다. 성과가 너무나 비미해서 안해도 될 것도 같지만, 종이 한 장 정도의 얇은 결과라도 행동을 하면 생기게 된다고 하면서, '매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청소를 40년간 꾸준히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결과를 얻는 일은 누구든 할 수 있다. 얻는 것이 크면 클수록 누구든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얻는 것이 적으면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얻을 게 없으면 아무도 하려는 사람이 없다.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각을 바꿔 생각하면 세상은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만이 성장하게 되어 있다. 어려운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성장하는 사람은 없다. 어려운 일을 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청소'라고 했지만, 사실 여기에는 경영의 핵심이 들어 있다. 의기소침해 있는 직원들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청소를 시작했고, 회사 주변의 지역주민을 위해 범위를 넓혀 청소를 했다. 자신이 직접, 제 마음에 스스로 일어나서 흔쾌히 '행동'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번트 리더십의 가장 기초적인 원리가 아닐까? 기업가가 직원을 그리고 고객을 위해 그렇게 흔쾌히 행동한다면 그는 무엇을 한다고 해도 성공할 것이다. 고객우선주의가 '주주의 이익'에 앞서 고려되어야 할 점이 바로 그것이다. 성과로서의 이익이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이 확립될 수있기 때문이다. 40여년을 청소한 기업의 노회장에게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큰 깨달음을 얻었다. 노인老人을 두고 '살아있는 도서관'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해 여름,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유토피아라고 해서 TV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알려졌던 [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아키오 회장처럼 이 책의 저자 가기야마 히데사부로도도 소개가 된다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멋진 경영자, 정말 깨끗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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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페셔널의 4가지 조건 - 세계적인 비즈니스 구루 오마에 겐이치가 말하는 조직을 이끄는 프로의 조건
오마에 겐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조직을 이끄는 프로'가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의 사상적 지도자(경영분야)’ 5인 중 한 명으로 선정한 바 있는 그는 경영, 정치, 사회, 글로벌라이제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 Guru의 명성을 가지고 있는 일본인이다. ‘Mr. Strategy’ 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그는 전략적 사고에 바탕을 둔 독창적인 컨설팅 기법으로 전 세계 기업들의 경영성과를 개선하였으며, 특유의 독설로도 유명한데, "그가 독을 품고 말(예언)하면 정말로 그렇게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그는 특히 지한파知韓派 로 잘 알려져 있어, 한국경제 성장의 전환점이 될 즈음이면 어김없이 '그의 특유의 독설'이 퍼부어지는데, 다음날 일간지에 대서특필될 만큼 우리 또한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혹자는 그의 이러한 일본경제에 비교한 한국경제에 대한 독설을 두고 '우익적 성향이 강해 한국을 비꼬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며칠 전 (08.9.01) 신문에 따르면 그가 일본의 보수우익 성향 잡지인 <사피오>에 ‘독도에 대한 한국의 실효지배를 인정하자’는 취지의 글을 기고하기도 한 점등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그가 한국에 대해 깊은 관심을 두고 또한 우리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이유는 그는 이미 일본경제에 있어서 한국경제를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또한 동북아평화가 일본에 미치는 영향 또한 지대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어, 한국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고 그만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를 돌며 수많은 강연과 연설을 하고 있는 그가 현장에서 목격하는 세계경제의 변화되는 조짐을 누구보다 잘 간파하기 때문에 그것을 잘 깨닫지 못하는 일본과 한국에 대해 우려섞인 조언을 서슴치 않는 것이다. 발언의 강도가 높은 것은 사실인데, 아마도 그때문에 오히려 세상이 그를 주목하는 느낌도 든다.  
 
 "머지않아 프로페셔널 계층이 나타나서 산업계를 뒤흔들 것이다." 고 이번엔 직장인에 대해 큰 목소리를 냈다. 즉 프로페셔널리즘이 아마추어리즘을 능가하는 시대, 정확한 지식과 기술을 이용하여 우선순위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즈니스맨이 일반화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곧 그런 시대가 올테니 대비하라고 강조한다. [프로페셔널의 4가지 조건] 원제목은 The Professional: A Manifesto for Business in the 21st Century 이다.
 
 



 
 고대부터 인간의 생명을 다루는 의사와 약사, 간호사 그리고 인간 행위의 선악을 판단하는 변호사등의 사자士字 가진 직업을 두고 우리는 '프로페셔널'이라 했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어 더이상 직업의 종류로 그것을 판단할 수 없다. 그는 이 시대의 비즈니스 프로페셔널을 두고 '항상 고객을 생각하고, 앞으로 평생 자신의 기량을 연마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이며, 그것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즉, '이미 어느 한 분야에서 자신의 기량을 완벽하게 연마했고, 자신의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끝나지 않는 사람'이며, 소니의 창업자 모리타 아키오, IBM의 전 CEO 루이스 거스너와 같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는 프로페셔널의 정의를 쉽게 좀 더 쉽게 하기 위해 제너럴리스트스페셜리스트를 정의하며 구분하였는데, 제너럴리스트가 어떤 직종에 있더라도 탁월한 업무능력을 가진 사람, 스페셜리스트를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여 그 자리에 정해진 방법을 누구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는 사람이라면, 프로페셔널은 아무리 전제조건이 바뀌어도 그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변화의 본질을 읽어내는 누구보다 신속하게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어 자신이 맡고 있는 조직을 시대의 요구에 맞게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발전시키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이와 같은 프로페셔널이 필요하고 그들이 미래를 이끌어 간다고 하는 이유는 21세기라는 신대륙은 예전과 같은 실체경제와 중국과 인도, 남미, 북유럽, 동유럽, 러시아 등 신흥국가의 등장에 의해 거의 상식화된 '보더리스Borderless 경제-국경이 없는 경제' 그리고 인터넷이 만들어낸 '사이버Cyber 경제' 의 특성들이 뒤얽혀 기하급수적으로 부富를 만들어내는 '멀티플 경제'의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21세기라는 이름의 신대륙은 예전에 비해 너무나 빠르게 그리고 그 모습이 변화무쌍해서 '보이지 않는 대륙'으로 봐야하는데, 이 세상에서 '생존경쟁'의 주도를 해 갈 수 있는 사람이 바로 '프로페셔널'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란 '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으로 행동하는 사람으로 전문성이 필요한 지식과 기술, 높은 윤리관은 물론이고 어느 경우에나 고객제일주의로 생각하며 끊임없는 호기심과 향상심, 엄격한 규율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또 그러한 프로페셔널이 되기 위해서는 네가지 힘, 즉 앞을 내다보는 힘(선견력先見力), 구상하는 힘(구상력構想力), 토론하는 힘(토론력討論力), 모순에 적응하는 힘(적응력適應力)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을 내다보는 힘(선견력先見力)
20세기의 낡은 지식을 버리고 변화를 즐기며 끊임없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것이 보이지 않는 대륙의 서바이벌에 필요한 후각을 키우는 기본 행동이락 한다면, 강한 긴장감과 건설적 의심은 선견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캡슐제라고 할 수 있다. 보이지 않는 대륙에서 일어나고 있는 빠른 변화에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이렇게 조금 강한 약물도 필요할 것이다.
 
 구상하는 힘(구상력構想力)
현재진행형 예언과 사고방식을 포함하여 그 모든 것이 이미 과거형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은 다음 세대를 구상하는 데 매우 중요한 출발선이 될 것이다. 미래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작은 과거의 축적 위에서 큰 비약이 있었을 때 중요한 흐름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즉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을 직시하고, 그것을 예측함으로써 미래사회와 장래사업을 구상할 수 있는 것이다.
 
 토론하는 힘(토론력討論力)
토론에 임할 때 자신의 생각을 감추거나 왜곡하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한다. 상대가 누구든 기가 죽어서는 안된다. 물어보고 싶은 것을 묻지 앟고 목적을 이룰 수는 없다. 하지만 똑같은 질문이라도 뭍는 바법에 따라 상대의 성격과 상황을 고려하여 각도를 바꾸는 식으로 질문에 성격을 부여할 수는 있다. 그때 자신의 목적을 그대로 질문으로 바꾸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끌어내고 싶은 결과를 염두에 두고 결과가 나올 만한 입구를 발견해서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순에 적응하는 힘(적응력適應力)
통솔이 효과적인 것은 환경 변화가 작고, 미리 정한 순서에 따라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생산성이 높아지는 경우뿐이다. 오늘날처럼 환경 변화가 격심해서 순간적으로 대응하는 상황에서는 되도록 개인의 재량을 넓히는 편이 오히려 생산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 권력의 집중에 따라 통솔이 강해지면 개인은 조직의 톱니바퀴로 전락해서 자유로운 발상이 태어나기 힘들다. 그렇게 되면 조직은 유연성을 잃어버리고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없는 체질로 바뀌고 만다.
 
 저자는 프로페셔널이 갖춰야 할 이 네가지 힘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함에 있어 오늘날의 뒤쳐져진 전문가 집단에게 독설을 퍼붓기를 서슴치 않는다. 뛰어난 전문지식과 행동력을 가지고 있는 스페셜리스트가 왜 진부해졌고, 주어진 조직을 정확히 움직이는 능력을 가진 슈퍼 제네럴리스트가 왜 좌절했는가 에 대한 대답은 '능력이 뛰어날수록 자신이 속한 집단을 짧은 시간 안에 잘못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보이지 않는 대륙의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갖추기 위해서는 문제해결능력과 상황파악능력,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오는 발상력 등의 높은 수준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5년 후 거실의 모습, 5년 후 자동차의 모습, 5년 후 지갑의 모습, 5년 후 서재의 모습 등 지금과는 완전히 딴판으로 바뀌어 있을 그곳에서 눈에 보이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아내고 그런 큰 흐름 속에서 기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집단이 바로 21세기가 필요한 프로페셔널 집단이라고 단언한다.
 
 지금껏 기업 전체가 한 몸이 되어 움직어야 하는 전략을 만들어내기로 유명한 저자가 이 책에서는 '개인'에 몰두하고 '시간적 타이밍'을 강조하였다. 그는 그 이유를 최근에 성공한 기업은 대부분 '기존의 기본을 파괴하는 곳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스스로 이 책에서 자신이 30년 전에 발표해서 호응을 얻었던 전략의 3C (오마에 겐이치는 ‘Gettting Back to Strategy’에서 Strategic triangle이라는 소위 3C 분석을 제안한다. 3C 분석에서 3C는 자사(Company), 경쟁사(Competitor), 고객(Customer)을 의미한다. 겐이치는 3C 분석을 통해 궁극적으로 전략의 핵심은 고객에게 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가치를 창출하여 제공하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였고 이는 많은 기업의 전략 수립에 큰 영향을 끼쳤다)에 대해서도 수정해야 한다고 말했고, 기존의 비즈니스스쿨에서 가르치고 있는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존의 프로페셔널 즉, '전문적 기술이나 지식을 갖춰 높은 보수를 얻는 일류 비즈니스맨'이라는 일반적인 단어의 소용에 대해 변화가 필요함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한다. 일정한 틀 안에서 요구되는 기술을 처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대륙'의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포착해 내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민감하고 섬세한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네 가지의 능력은 이제껏 전략 아래서 숨쉬고 있었던 직장인들이 갖추기에는 버겁기 그지 없는 사항들이다. 하지만, 그가 책을 통해 예를 든 성공한 외국의 수없이 많은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이미 갖추고 있고, 그래서 21세기의 비즈니스 리더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날카로운 분석과 비평이 곁들어진 놀라운 혜안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과 대조해 봤을 때 그것들을 갖추기에는 너무나 힘겨운 당면과제로 다가와 이들을 어떤 방식으로 소화해야 할지가 난감하다. 기존세대는 차치로 두고 21세기를 이끌어갈 우리의 예비 비즈니스맨들이 그가 말하는 프로페셔널의 소양을 지닐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다분히 부정적이어서 두려운 걱정마저 들었다. 세상은 더이상 '시장을 읽어내는 힘'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읽고 만들어가는 힘'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았다. 21세기의 조직을 이끌어갈 프로의 조건을 생생하게 밝힌 책이었다. 오마에 겐이치의 입으로 나온 말이라 더욱 생생했다. 프로 비즈니스맨이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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