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조 지무쇼 지음, 이정환 옮김, 손민중, 마루베니 경제연구소 감수 / 에이지21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너무 쉬워 탈인 경제학 입문서. 직접 확인하고 선택해야 할 책.
 
  최근 경제학 관련서는 거의 매주 한 권씩 나오다시피 한다. 경제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높아진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투자나 재테크등 방법론에 치중한 실용서 위주의 출판 경향이 이제 원론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더 주목된다. 특히 경제학을 전혀 접해보지 않은 독자들도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하고 있어, 경제학 스스로가 아크로폴리스의 도서관이나 광장에서 벗어나 시민들을 위한 공원으로 내려온 것 같아 반갑다 아니할 수 없다.
 
  우리들이 생활하면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경쓰는 부분이 경제생활이기에 좀 더 나은 경제생활을 영위하기 고민해봐야 할텐데, 실상은 '열심히 벌고, 안쓰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그것을 거의 습관적인 일상으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이 크다. 더우기 요즘과 같이 세계경제의 흐름이 바로 국내경제에 미치는 때에 신문과 뉴스에서 발표되고 언급하는 경제기사들의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면 '내일의 경기변화'를 예측하고, '앞으로의 투자향방'을 어떤 식으로 해야할 지 고민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최근에 소개되는 '경제학 관련서'들은 '경제학을 배우지 않은 이들을 위한 쉬운 경제학책'인 만큼 관심을 두고 읽는다면 개인의 경제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오늘 읽은 이 책 또한 '쉽게 풀이한 경제학 이야기' 책이다. 일본에서 만든 책인데, 일본 마루베니 경제연구소와 우리나라의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씨가 감수했다. 즉, 일본에서 만든 경제학 책인데,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수정 보완했다고 보면 편하겠다. 편한 제목으로 다가온다. "커피 한 잔으로 배우는 경제학", 원제는 コーヒー1杯からわかる経済 (ちゃんと知りたい!)    이다. 


  

      
  출판기획을 주로 하는 회사 조 지무쇼(造 事務所)에서 만들어서일까, 기획 자체는 신선하다. '길을 걸으면서도 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이야기하며 커피 한 잔에서는 경제기초를, 초밥집의 재료에서는 국제무역을, 은행창구에서는 경제의 새로운 동향을, 창업하는 점포에서 경제상식을 알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에서 중반까지는 기획의도에 맞춘 듯 했지만, 후반부에서는 그것을 이끌어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또한 소제목과 그것을 설명하는 그림이 두 페이지를 차지하는데, 뒷 페이지와 내용이 겹쳐서 반복되는 경향이 있었다. 출판의도는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듯한 인상을 풍기지만, 경제학 기초내용을 프리젠테이션식으로 진행한다는 것은 지면낭비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다만,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이해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경제학]인 만큼 누구라도(보통성적의 중학생조차도)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한 노력에는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이런 경제용어를 알아두면 경제신문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페이지를 따로 두어 최근에 언급되고 있는 경제신문의 경제용어들을 설명해 두기도 했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초보를 위한 경제학 입문서'다. 그런 만큼 이 책이 좋은 책으로 평가되기 위해서라면 읽고자하는 독자층에 대한 구분을 확실히 해야겠다. 중요하다고들 하니까 좀 배울 필요는 있다고 생각되지만 좀처럼 다가가기 힘든 소위 말하는 '경제치'라고 생각되는 사람, 언론이나 주위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어 경제용어들은 들어봤음직한데, 누군가에게 설명하거나 의견을 피력할 때 어려움이 있는 사람, 경제신문을 제대로 이해하며 읽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다만 독자들이 책을 직접 들어서 살펴보기를 바란다. 너무 쉬울수도 있기 때문이다.
 
P.S. 출간에 즈음해 어느 온라인서점에서는 엔제리너스 커피 무료 교환권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중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책이라면 커피 한 잔도 함께 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겠다. 단, 이 책이 독자가 읽고 싶어 졌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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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바꾼 1% 가치 - 위대한 성공을 만든 27가지 이야기
윤승일 지음 / 서돌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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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
 
  세상에 자기가 제일인 듯 호기를 부리는 것이 사람이라지만, 순간 순간 약해지는 것역시 사람이다. 내 마음가는 곳이 어딘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가 하면, 매 번 새로이 다짐하고 기억하지 않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잊어버리는 것이 '나의 각오'다. 그렇듯 유약한 인간이기에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하는지 모른다. 내가 이룬 성공의 순간은 제 혼자 이룬 듯 하지만,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가 있었고, 미처 내개 깨닫지 못한 타인의 조언과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세계적인 명사들 역시 인간인지라 성공의 문턱에서 방황하고, 좌절하며 곤란해 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주 평범한 것들'을 만나면서 현재의 상황을 완전히 역전시키면서 소망했던 꿈을 이루게 되었다. '평범하고 소박한 것의 1%가치'를 깨닫게 되면서 나머지 99%의 위대한 결과를 탄생시키는 놀라운 순간들을 담은 한 권의 책이 있다. 윤승일의 [내 인생을 바꾼 1% 가치]가 그것이다.

  돌 한 개, 하나의 점, 기도하는 손, 기다리기, 결점, 우체부, 트로이, 청소, 비스킷 한 개, 자전거, 장난감, 지폐 한 장, 자선냄비, 벽돌 한 장, 조롱, 허풍, 반창고, 조강지처, 한 권의 책, 편지, 화투 한장, 생활계획표, 미키마우스, 사과 한 개, 일류, 햇살 한 줌, 희망 등 27개의 평범한 사물과 생각들 속에서 수많은 명사들은 깨달음을 얻거나, 삶의 지표를 얻어 그들이 꿈꾸던 꿈Dream,열정Passion,희생Sacrifice,그리고 행복Happiness 을 배우게 된다.

   책읽기를 소원하던 한 맹인이 만난 한 개의 점은 점자 책을 가능하게 했고, 한 조각의 비스킷은 조난을 겪고 있는 선원 프랭크에게 어니스트 섀클런의 따뜻한 마음이었다. 오백원 짜리 지폐 속의 거북선은 고 정주영회장에게 한국의 미래산업을 세우는 조선업을 가능케 했고, 사만다 스미스라는 한 소녀의 편지는 핵전쟁의 위기에 빠진 미소 양국의 냉기를 한 순간에 풀어주게 되었다. 모두가 실제로 있었던, 하지만 깊이 알지는 못했던 순간들의 이야기를 한 권에 담았다. '사소한 것의 기적'이라는 주제를 놓고 한 곳에 묶을 수 있었던 저자의 기획력이 돋보인다. 27개의 감동적인 단편들은 사실을 담고 있어 그런지, 소설의 감동을 뛰어넘는다.
 
  하지만 이 책에는 '평범하고 소박한 것의 1%가치' 만 공통된 것이 아니다. 그 내면에는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간의 고민 즉, 탐구정신이 있었고, 사람에 대한 또 다른 사람의 마음씀 즉, 배려가 있었다. 스스로에게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탐구정신이, 그리고 타인에게는 근본적으로 인류를 사랑하는 배려심이 있었기에 1%의 사소한 것에서 99%의 놀라운 성공을 이룩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몇해 전 연락이 몇 년간 뜸했던 후배에게서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감정평가사'에 최종합격되었다고 술 한 잔 사고 싶다는 이야기였다. '감정평가사'는 부동산 계界 에서는 '고시考試'로 여겨질 만큼 합격하기가 어려운 시험이고, 합격한 이후엔 안정된 수익과 활동이 보장된 편이라 기쁜 마음에 축하를 해주려 만났다. 한창 축하의 말이 오가는 도중에 후배가 2달러짜리 지폐를 내게 주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하던 내게 '원래 선배꺼니까 다시 돌려드린다'는 것이었다. 더욱 당황해 했는데, 웃으면서 후배는 해명을 했다. 3년 전 같은 시험에 두 번 째로 낙방해 술마시던 곳을 내가 찾아와 함께 술을 진탕마시며 위로를 했다고, 주위의 지인들은 모두 합격자를 축하하려 만나러 갔었는데, 자신을 위로한 것은 나 뿐이었고 말했다. 위로중에 지갑에서 '2 달러 지폐'를 꺼내주며 '행운의 상징'하는 것이니 몸에 지니고 다시 노력하면 다음에는 꼭 이루게 될 것이라고, 합격하면 백 배로 갚으라고 이야기를 했단다. 나는 취중에 즉흥적으로 행동한 일종의 '객기'였던 것이 후배에게는 큰 감동이었고, 힘을 준 행동으로 느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후배와의 일이 생각났다. 취중이었지만, 조금이라도 녀석의 마음을 덜고 싶었던 배려가 있었던 것 같아 스스로가 놀랍다. 하지만 생각을 거듭해 보니 나 또한 주위 사람의 작은 조언과 선물, 따뜻한 위로에 힘을 얻어 매번 좌절을 딛고 일어났던 것 같다. 그들이 본 의도에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위로받은 나'의 입장에서는 그 속에서 무엇이라도 도움받고 싶은 '간절함'이 뭍어있던 것은 아닐까?
영원한 성공은 없는 것처럼, 영원한 실패와 고통 그리고 좌절은 없다. 점점 더 각박해지고 힘들어지는 세상, 실패자라 낙인찍을 것이 아니라 그들이 기댈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줄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이 필요한 때다. 그리고 빌려주는 어깨를 만나거든 '서푼짜리 동정'이라 자존심상해 할 것이 아니라, 배려의 마음을 듬뿜 받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충전해야 할 것이다. 고금소총을 털어 인간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성공을 만들어낸 이야기들로 엮은 책, 세상에 소중하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 따뜻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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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shop CS3 핵심 활용 비법 400
무라카미 히로코 지음, 임효정 감수 / 삼양미디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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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존 포토샾 사용자에겐 너무나 쉬운 초보자를 위한 활용서 
   

  기억하고 싶은 순간이나 추억꺼리들을 간직하려고 사진기를 이세상에 내놓았고, 그 후부터 그것은 모든 분야를 급속히 발전시키는 혁명적인 발명품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궁즉통이라 했던가. 보다 보편화되고, 다양화되면서 성능과 기능면에서 진화를 거듭하더니 급기야 필름이 필요없는 디지털카메라가 출현하게 되었다. 이제는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장을 쓰듯 이것을 활용하다보니 국민의 60%에 육박하는 보급률을 기록할 정도의 생활 속에서 없으면 안 되는 제품이 되었고, 카메라는 보다 더 가벼워지고 소형화 될 뿐아니라 한쪽에서는 고성능 카메라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렇게 카메라의 발달이 계속 되는 이유에는 기존의 수동카메라(필름)를 사용할 때 조작의 불편함과 번거로움을 없애고 사진을 좀 더 멋지고, 선명하게 그리고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디지털 카메라의 진화에 톡톡히 한 몫을 한 것이 있는데, 순간을 찍을 당시에 잡아내지 못했던 각도와 색채를 수정할 수 있고, 또 다른 자신만의 느낌이나 개성을 표현하기가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그래픽 프로그램인데, 이것이 바로 Photoshop 이고, 그 손을 거쳐간 작업을 우리는 소위 '뽀샵처리'라고 한다.
 
  Photoshop은 Adobe 사에서 만들어져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업그레이드 하면서 옛날 필름으로 찍던 사진들과는 엄청난 차이와 함께 예술의 경지를 떠나 문화이자 사업으로까지 영향을 주게 되었다. 그리고 이와 함께 호황을 누리게 된 출판사들은 연이어 Photoshop에 관련된 서적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모든 분야의 책이 그렇듯 초보자부터 고급자까지 단계별로 책들은 다양하게 서점의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지만 Photoshop 사용자들을 만족했던 책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나 역시도 기존의 책들에게서 만족하지 못한 채 혼자만의 방법과 노하우를 쌓으며 Photoshop을 익혀가던 중 자신만만한 제목의 책 Photoshop CS3 ◀핵심 활용 비법▶ 400 만나게 되었다.
 
 









 
 
  간단하게 책의 구성을 말하자면 DSLR 카메라 사용자에 맞춰 11장으로 나뉘어져 있고 제 1 장 기본 조작 비법을 시작으로 각 Part마다 이번에 Adobe에서 새로 나온 Photoshop CS3버전을 상세하게 분석하여 400가지의 비법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각 페이지를 보면 400가지 비법 중 하나임을 뜻하는 번호와 함께 아래에는 사용빈도나 중요도를 나타내는 레벨부터 작업 순서, 비법의 세부내용, 작업의 키워드, Memo와 함께 진행사진들로 요목조목 대체적으로 구성이 좋은 편이었다.
 
그 중에서 기존의 따라하는 방식의 구성되어있던 책들과는 차별화 된 부분을 찾을 수 있었는데 Hint 나 Attention으로 Photoshop을 사용하는 유저가 한번쯤 생각할 수 있게 하여 보다 효과적으로 학습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원판인 영어로 된 Photoshop 사용자들도 어려워했던 용어에 대한 문제를 초보자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풀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맨 뒷장에는 Photoshop CS2, CS3, CS3 Extended공용과 함께 Window XP, Macintosh 공용이 되는 CD가 한 장 있는데 이는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예제 및 완성파일과 Photoshop CS3 한글판과 영문판, 메뉴를 비교 정리한 한글파일을 담고 있어 독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서 Photoshop을 이용한 웹 작업과 텍스트의 보다 다양한 기법을 구사하고 싶었는데 제 8장의 웹용 소재와 프레임 애니메이션 비법과 제 7장 텍스트 효과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장점보다는 아쉬움이 더 많이 발견 할 수 있었는데 Photoshop을 그 전부터 사용해오던 유저로서는 400가지 중 활용하기에 유익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책의 커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핵심 활용 비법 400라 적혀 있어 고급 레벨의 비법을 배울 수 있을 꺼라 생각 할 수 있는데 책에서 말하는 400가지 중 절반이상은 기초 중에서도 기초인 부분이 대부분 이었고 Photoshop말고도 다른 그래픽 프로그램을 사용한 적이 있는 유저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나 불필요한 부분 역시 책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사용빈도나 중요도를 나타내는 세 단계의 레벨 표시로 기존의 책과 차별화를 두려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레벨 1.2의 작업과정은 있었지만 레벨 3의 작업은 눈 씻고도 찾아 볼 수 없는 조금은 어이없는 부분을 발견 할 수 있었고, 책 속에서 Photoshop CS3는 사진과 함께 모든 용어 설명이 한글판으로 되어있어 초보자들에게는 편할지 모르지만 아직 한글판이 보편화 되지 않은 점과 현재 영어판을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해왔던 유저들을 생각하면 한글판으로 소개되어있는 책의 설명이 오히려 더 혼동을 줄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또 책을 통해 영어판 Photoshop CS3를 컴퓨터에서 직접 적용하기에 용어에 대한 불편함 점도 느낄 수 있었다.
 
  셀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양으로 가득한 서점에서 좋은 책, 나와 맞는 책을 고른다는 것은 어려운 일임은 다들 알 것이다. 이를 알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의 커버나 광고에 현옥되어 책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렇게 고른 책들 중 반 이상은 실망하기 마련이다. 이 책 역시 핵심 활용 비법이라 하여 기존의 유저들의 눈을 현옥시키기에 좋은 커버를 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었고, 책을 다 읽은 후의 나의 견해를 간단히 말하자면 핵심 활용이라고 하기보다는 Photoshop을 처음 사용하고자 하는 초보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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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과 코드 - 그림으로 읽는 동아시아 미학범주
임태승 지음 / 미술문화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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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림을 느끼지만 말고, 아이콘과 코드를 읽어라!
 
  그림이라고는 동그라미와 막대기의 조합으로 이뤄진 사람밖에 몰랐던 내가 '사람을 사람답게 그리게 된 때'는 초등학교 4학년, 그림 잘 그리는 짝꿍을 만나면서부터다. 내 그림이 벽에 흰 분필로 그려진 낙서라면 짝꿍의 그림은 원근감이 살아있는 3차원의 작품에 가까웠다. 짝꿍은 공부를 썩 잘한 것은 아니지만(나보다는 잘 하지만) 그림만큼은 우리 학교 최고여서 고학년의 선배들을 물리치고 학교대표로 그림그리기 대회를 나갔고, 그럴 때면 어김없이 월요일 조회시간에 제 키만한 트로피와 상장을 받아들곤 했다. 당시 내가 바라보는 짝꿍의 모습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요, 그림과 색칠을 해대는 손은 피카소의 그것과 다름없었다. 말 그대로 입이 떡 벌어진 채 다물 줄을 모를 정도로 빠르게, 멋지게 그려냈다. 흰 백의 도화지에 마치 녀석에게만 보이는 점선이 있는 양 재보지도 않고 스윽스윽 그려대는가 하면, 하늘을 그릴 때도 보라색과 노란색을 섞어서는 구름이 튀어나올 듯, 햇살에 살이 델 듯 그려냈다. 지금 생각해도 나의 초등학교 4학년은 매주 한 두차례 있는 미술시간에 짝꿍 그림을 보고, 가당찮지만 녀석의 그림을 흉내내는 재미로 보낸 것 같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했던가? 짝꿍의 그림감상의 힘인지, 집에서 하루 한 시간씩 소년잡지에 습자지를 대고 덧그림을 그린 덕이었는지, 제법 그림을 그리게 되어 3학년 까지 '양'이었던 미술 성적은 4학년엔 '미'를 그리고 졸업반이 되어서는 난생 처음 '수'를 받게 되었다. 자신이 붙어 중학시절엔 실력도 없으면서 미술반을 들게 되었는데,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동양화 부문에 학생이 필요했던 때문이었다. 그렇게 들어간 미술반에서 나의 '동양(한국)화 사랑'이 시작되었다. 맹물이 뭍어나도 티가 나는 얇은 화선지, 수백가지 농담을 낼 수 있는 검은 먹물, 그리고 굵디 굵은 붓의 조합. 그것에 의해 산과 바다, 강이 태어나고, 사람이 태어나며, 자연이 태어났다. 농담의 그윽함과 여백의 여운에 넋을 빼앗겨 동양화에 푸욱 빠질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미술반에서 동양화반에 있었지만, 대학까지는 전공으로 할 수 없었다. 실력도 없거니와 '돈되는 과를 선택하라'는 추호秋虎 같은 아버지의 엄명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었다. 기회비용에 대한 미련은 항상 남아서인지 지금도 한가한 주말이면 인사동의 갤러리를 돌며 한 폭의 화선지에 담긴 세계를 훔쳐보곤 한다. 나이먹어 더 이상 일하지 않아도 될 나이가 되면, 채 마치지 못한 동양화에 전념하는 것이 내 노년의 작은 소망이기도 하다. 그런 내가 이 책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동양화와 한국화의 명화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와 그것이 뜻하는 깊은 의미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소개하는 책은 중국철학과 미학을 전공한 철학과 교수 임태승님의 [아이콘과 코드] 다.
 
 


   
  우리가 흔히 그림을 즐긴다고 하는 것은 선과 색 그리고 구도적 관점에서의 회화를 즐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화가의 고유한 풍격이나 시대사조 혹은 유파등을 고려해 그것을 즐긴다. 하지만 이것들이 때로는그림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의 길목에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림을 느끼려고만 했지, 그림이 담고 이쓴 의미나 그림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하는데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동아시아 예술 자체의 과학적 원리로써 그림을 마주하고 이해하는 방법으로 회화의 진정한 맛을 다시 발견하자는 일종의 제안에서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그림을 단순히 보지 않고 '뜻을 표현하는 과학'으로 보고 사의화寫意畵의 과학, 즉 아이콘과 코드라는 두 요소의 조합이라는 원리에서 이루어진 것이 그림이라고 보았다.
 
 그림 속의 아이콘이란 화면 속에 나타나는 개별적 요소들 즉 산, 물, 사람, 집, 정자, 다리, 배, 폭포, 바람, 달, 구름, 안개, 눈, 비, 바위, 나무, 꽃, 새, 동물, 곤충, 악기 등을 말하고, 이러한 각각의 아이콘이 담고 있는 의미 혹은 메시지를 코드라고 저자는 보았다. 그래서 저자는 "그림은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아이콘과 코드가 합쳐진 그림의 퍼즐게임에서 그 조합의 원리를 알면 간단하고 명쾌하게 작품의 감상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전신(傳神) - 뺨 위의 터럭 세 끝이 말해주는 것
품격(品格) - 세밀한 기교로부터 꾸밈없는 투박함까지
교졸(巧拙) - 아름다움의 두 느낌, 달콤함 혹은 망설임
허실(虛實) - 서로 품기고 보듬는 시적 공간의 유희
의경(意境) - 내 마음과 세상 물상의 그윽한 만남
낙유(樂游) - 즐거움 자유 초월의 두 가지 색깔
적(適) - 넉넉하고 홀가분하며 편안한 자유로움
비덕(比德) - 예술을 모방하는 삶과 자연
동정(動靜) - 흐르는 물은 하나요, 바라보는 정감은 두 가지
추악(醜惡) - 못나고 못된 것이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
 
 

 

 

 

 

 

 
 동아시아 미학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범주들인 위의 열 두가지 범주들은 서로 연결되고 상호 보충되는데, 각 범주 속에 나타나는 작품들을 들여다 보고 있자면 왜 그 속에 속했는지, 그리고 작품 속에 그려진 그림 하나 하나가 절대로 허전한 빈 칸을 채우고자 함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 책 속에서는 정말 그림을 보는 것 뿐 아니라, 읽는 것이 가능했었다. 작품마다 동양철학과 미학에 정통한 작가의 해설과 그 속에 담긴 아이콘과 코드의 숨은 그림 찾기는 '신선한 그림읽기의 기쁨'을 안겨주었다. 저자의 글을 읽기 전 한참을 뜯어본 '내가 본 작품'과 저자의 설명이 곁들여진 후 들여다 본 '미학적 관점의 작품'은 온전히 하나를 놓고 본 것인데도 그 격을 달리 했다. '정말 과연 그럴까?' 하는 의아함도 없잖았지만, 얕은 내공의 내가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림없었다. 그저 들려주는 듯 배우며 즐기기에도 바빴다. 그에 대한 해석은 순전히 작품을 즐기는 자의 몫이라 이야기들 하지만, 동양화는 단순히 느끼기만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뜻과 의미를 담고 있지 않던가? 이제는 한 편의 작품을 보더라도 오래도록 지켜보며 전보다는 더 많이 그 맛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2006년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도 선정된 이 책의 속에 있는 작품만을 저자의 설명에 따라 눈으로 보고 머리로 그 뜻을 배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값을 할 수 있는 책이었다.
 
  최근 미술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화적 수준이 향상되었다기 보다는 '투자수단'으로 그 관심이 쏠려 씁쓸하긴 하지만, 작품에 대한 가치평가의 기준은 결국 값어치라고 볼 때 '국민소득 대비 문화맹'에 가까운 국민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좋은 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좋은 작품을 볼 수 있는 혜안을 가져야 하는 법. 미술품투자에 관심을 둔다면 전문가의 평가나 소문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찾아 배워야 할 것이다. 그 시작을 이 책으로 한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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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 정진홍의 인문경영 시리즈 2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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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문학을 통한 '자기경영'을 이야기한 책!
 
 
  이 책이 반가웠던 이유는 지난 해 읽은 전편에서 많은 감동과 배움을 얻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문학'이 세상에, 특히 경영계에 필요한 이유를 설명해 주어 세간의 주목과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터라 이 책을 읽지 않았어도 '정진홍'이라는 저자의 이름을 알고, 아이콘이 되었던 '인문학'의 단어를 논할 정도였으니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던진 파장이 꽤 컸던 모양이다. 개인적으로도 경영이념에 있어서 '인간을 위한 인본경영'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던 바라 뜻을 함께 하는 책을 만나는 것 같아 무척이나 반가웠던 책이다. 이익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것이 기업이지만, 그보다 먼저 기본구성요소가 되고 대상이 되기 때문에 직원(사원)과 소비자(고객)을 항상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기업이 되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을 깨닫기 위해서는 기업가(CEO)의 마인드가 변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기업가들에게 기업의 존재이유는 '이익에 앞서 인류에 대한 봉사'라는 큰 명제를 던저주기에 충분했다.
 
  전편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는 '경영이 인문을 만나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독자들과 만났다면 이번에는 '어제와 다른 나를 만드는 인문학 정신'을 주제로 했다. 나를 다시 세우고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힘을 키워주는 삶의 학문인 '인문학'이 기업경영을 넘어 개인 즉 인간경영에 대해 접근하고자 함을 알 수 있다. 주제들은 크게 치세治世 - 리더로 산다는 것의 의미, 인생 - 정상이 곧 위기인 전장, 자조自助 - 변하지 않는 삶의 지혜, 호기심 -천재를 만드는 감각 근육, 생각 - 익숙한 것과 결별하기, 문화 - 운명을 결정짓는 소프트 파워, 소통 - 성공을 위한 공감 지능, 지식 -보이지 않는 미래의 부, 전략 - 인생의 결을 바꾸는 지혜, 권력 - 먼저 나를 지배하라, 징비懲毖 - 역사를 바로 세우는 성찰의 힘 이렇게 11 가지로 나누어 '인문학을 토대로 변화하는 나'에 대해 이야기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두 번째 주제였던 인생 - 정상이 곧 위기인 전장 편이었다. 저자는 우리가 인생을 들어 '전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질곡많은 날들의 합인 인생을 다시 하루로 나누어 이기거나 지는 것이 아니라, 이기거나 '죽는 것'으로 생각하고 삶에 임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밝히고, 이 세상이라는 전쟁터에서 우리의 전쟁, 즉 아름답게 도전하고 치열하게 응전하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오늘이 마지막이 아니라면 또 다시 내일을 맞아 그 내일과 맞붙어 싸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특히 중년中年이라고 하는 40대의 인생후반이야말로 삶 전체의 결을 결정하는 시기임을 명심하라고 하면서, 카이사르의 인생과 그의 전쟁사를 이야기했다.
 
[로마사]를 쓴 테오도르 몸젠이 그를 일러 "로마 최고의 독창적 천재이자 고대 최후의 천재"라고 말했던 카이사르가 썼던 [갈리아 전쟁기]와 [내전기]를 읽으며 자신을 투영해 볼 것을 권했다. 그가 치뤘던 전쟁사를 통해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면, 그 책을 통해 나의 전쟁사를 돌아보고, 앞으로 펼쳐질 나머지 전쟁에 대해 고민해보라는 그의 조언이 가슴속까지 스며들었다. 그것은 아마도 이제 막 인생후반에 접어든 나를 두고 던진 충고라고 생각되었던 것 같다. 성철 스님이 남자가 인생 후반에 특히 경계해야 할 것으로, 질병과도 같은 욕망 즉, '돈 병', '여자 병', '이름 병' 이 세 가지에 대한 언급은 정신이 버뜩들 만큼 놀라웠다.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소개한 카이사르가 썼던 [갈리아 전쟁기]와 [내전기],[모리야 히로시의 남자의 후반생]이라는 책과 '남자의 인생에는 두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첫 번째 봉우리가 사춘기라면, 두번째는 폐경기'라고 이야기하며 소개한 [제드 다이아몬드의 남자의 아름다운 폐경기]는 새로이 읽고 싶은 도서가 되었다.
 
 이번 책이 전편과 특히 차별화된 점을 들자면 주제 하나마다 한 인물과 한 권의 책에 포커스에 맞춰 집중했다는 점이다.  치세治世 편에서는 [정관정요], 인생 편에서는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자조自助 편에서는 새무얼 스마일즈의 [자조론自助論]과 [인격론人格論] 그리고 [검약론儉約論]을 이야기했다. 또한 호기심 편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생각 편에서는 로버트 루트번스타인 부부의 [생각의 탄생]을, 문화 편에서는 조지프 나이의 [소프트 파워]를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밖에도 지식 편에서는 앨빈 토플러의 [부의 미래 Revolutionary Wealth], 전략 편에서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 권력 편은 [유혹의기술], [전쟁의 기술], [권력의 법칙]을, 징비懲毖 편은 류성룡의 [징비록懲毖錄]을 빌어 이야기했다. '어제와 다른 나를 만드는 인문학 정신'이라는 부제와 맞게 인물과 책을 통해 '자기계발적 내용'에 중점을 두었다. 전편에서는 기업가와 리더들에게 필요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면, 이 책은 변화를 추구하는 내가 알아둬야 할 내용들이라 다소 무겁고, 진중하게 펼쳐졌다. 올 9월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라고하는데, 어떤 부제로 이야기를 펼쳐낼 지 궁금하다. 재미와 흥미보다는 배워나가야 할 숙제들이 오히려 많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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