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란의 다카포
호란 지음, 밥장 그림 / 마음산책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읽기의 또 다른 '즐거움'을 알려준 책리뷰 고수 [호란] !
 
  가수 '호란'이라는 이름을 알기는 공교롭게도 어느 남성잡지에 매달 실리는 컬럼에서였다. 최신의 트렌드와 문화의 선두주자임을 앞다투어 자랑하는 매체들임에도 카탈로그를 보는 듯한 광고와 패션 일색의 내용에서 책에 대한 대접은 한페이지에 대여섯 권이 빽빽히 들어차 있는 정도. 그나마 소개해 주는 것만도 어딘가 싶을 정도다. 게다가 '이 책을 읽기는 한 걸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성의없는 책소개는 오히려 책을 고르기에 반감을 가질 만큼이다. 패션잡지에서 좋은 책을 소개받기란 어쩌면 '우물에서 숭늉찾기 인지도 모른다'고 위로하면서도 항상 마득찮은 감을 버리지 못하던 터였다.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남성잡지(매월 멋들어진 몸매를 자랑하는 남자 연예인을 표지모델로 하는 잡지여서 오히려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후문이 있다)임에도 많은 판매부수를 자랑한다는 이 잡지의 뒷부분을 보면 한 권의 책(주로 소설)을 소개하고, 한 페이지 가득 '화려한 리뷰'를 만날 수 있는데, 그 리뷰를 쓰는 이가 '호란'이었다. 영화나 IT제품의 리뷰를 본 적은 많았지만, 신문의 주말판 별지에서 보도자료를 보고 베낀 듯, 기자의 이름만 빌린 듯 확인불가해 감히 '리뷰'라 말하기 어려운 것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펜을 가지고 업으로 삼고 있지 않은 사람이 독자로서 책을 읽고 제대로 써 내려간 '어른의 독후감'을 만나기는 처음인 듯 했다. 특히 가수라는 그녀의 직업을 알고 난 후엔 '입만 살아있는 치들'로 여겨왔던 나의 연예인에 대한 편견 또한 제동을 걸게 했던,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마치 '책'이라는 풀장에 푸욱 빠져서 마음꺼 헤엄치다 나온 듯 그녀의 리뷰를 읽노라면 책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과 느낌을 알 듯 하고, 그녀가 풀어놓은 책에 대한 자신의 소감을 듣노라면 그녀가 헤엄쳤던 풀장의 물은 진탕 헤엄을 쳐서 모두 밖으로 튕겨버렸던, 모두 마셔버렸던 한 방울도 남지 않았을 것처럼 모두 흡수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그녀가 읽고 난 책을 다시 편다면 무제 연습장처럼 활자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으리라...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녀의 리뷰를 읽는 것은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큰 자극이 되었고, 내가 읽은 책에 대해 나의 생각을 담아 글을 쓴다는 것은 책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 그녀의 책을 읽고 이렇게 리뷰를 쓰게 되는 것도 어쩌면 그녀의 덕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책 [호란의 다카포]의 책출간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만나는 책이었음에도 몇 권의 책을 통해 만나는 작가를 만나는 듯 익숙하고 반가웠다. 정방형에 가까운 핸디사이즈의 크기도 마음에 들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삶과 즐거움 그리고 책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긴 책의 내용이 압권이었다. 가수인 그녀가 생각하는 음악과 음악하는 즐거움에서는 '천직을 만난 사람의 행복감'이란 것이 무엇인지 알 듯했고,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야기할 때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그대로 전할 수 있는 재능'에 부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이미 남성잡지에서 읽은 바 있는 그녀의 리뷰는 덧대어  'p.s.'라고 해서 칼럼에서 못다한 책 속 이야기와 느낌을 만날 수 있었다.
 
"홍대 구석 카페에서 노트북을 펼쳐놓고 글을 다듬으며,
가끔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주며,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정말 행복했다.
 
다카포. 처음으로.
나의 오랜 혼자놀기의 산물인 책 이야기들"
 
  이 책을 쓰게된 이유와 과정, 그리고 제목을 그녀는 이렇게 설명했다.
요즘같이 즐길 시간은 부족한데, 무엇이든 원하면 얻을 수 있는 '유혹많은 세상'에서 '한 권의 책을 읽기'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다)오죽하면 책이 제 모습을 버리고 '컨텐츠'만 빠져서는 유체이탈해서 e-book에 담기겠는가?) 하물며 내가 읽은 책에 대해 그 감상을 '리뷰'나 '서평'이라는 이름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큰 맘 먹지 않으면 좀처럼 하기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것이 '즐거울 수 있다면' 가능해진다. 책장을 넘기기가 무섭게 다음 장을 넘기고 싶은 충동이 일 만큼 나에게 '딱'맞는 책을 만나고, 그 책을 모두 읽고 나서 무심하게 책꽂이에 꼽기는 너무 '헛헛'하다. 누군가에게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을 때, 책을 통해 얻은 느낌을 말하고 싶을 때, 하지만 딱히 그런 상대가 없거나 상황이 여의치 못할 때 '책리뷰'가 필요한 것이다. 단순히 '읽은 책 목록'이 아니라 허접하지만 개인적으로 소중한 '독서노트'가 될 수 있다. 얼마전 어느 행사에서 소설가 김영하씨는 '책리뷰를 쓴다는 것은 책과 자신의 마음을 한데 어울리게 해서 새로이 만들어지는 또 한 권의 책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녀만의 혼자놀기 산물이었던 책 이야기들이 한 권의 책이 되었고, 또 다른 책읽기라는 혼자놀이를 즐기는 이들에게 선물이 되었다. 책을 만든다는 것은 산모의 산고産苦만큼이나 괴로운 것이라고들 하지만 그녀는, 그녀만큼은 즐겁고 행복한 작업이었으리라.
 
  야릇한 이름, 몽환적인 노래의 음색만큼이나 느낌있는 글들이 가득찬 책이다. 솔직 담백하고 당당한 그녀의 글에서 간혹 독자를 의식해서 무언가를 부연하고 해명하는 식의 글을 만난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나는 연예인으로서의 그녀를 만나고자 한 것이 아니라 작가로서의 그녀를 만나고 싶었으니까. 그녀는 강호에 존재하는 수많은 무림고수들의 존재를 '뒤통수 한구석에 묵직하게 의식'하면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녀가 이미 고수임을 내게 확인시켜주는 시금석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 다시 그녀가 책을 낸다면 난 기꺼이 그 책을 찾아 나설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마지막 강의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 / 살림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음을 앞둔 교수가 젊은이들에게 전하는 황금같은 메시지 !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일테고. 자신의 죽음을 곰곰히 생각해 보기는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괴롭거나 곤란한 일을 겪을 때 마다 습관적으로 '아~죽고 싶다'고 말하거나,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막상 내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엔 영 껄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생각만 해도 이럴진대 "당신은 이러이러한 병으로 얼마 후 사망할 것입니다."라고 '사형선고'를 받는다면 어떨까? 정말 끔찍하기 그지없다. 우선은 '왜 그런 병이 하필 나에게..?'라고 억울하다 생각할테고, '도대체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라고 고민할테지. 그리고는 아직 채 하거나 이루지 못했던 일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할것 같다. 언젠가는 돌아갈 여정이지만 언제라도 '닥친다면', 그 마음은 변함이 없을 것 같다. 
그 우울함 또한 늘 여전해서 생각하기조차 두려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느 환자는 어제나 혹은 오늘 그 이야기를 들었을 수 있을 것이고, 내일 들을 수 있다. 그런 미래의 환자의 이름이나 일수도, 이 글을 읽는 독자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난 어떻게 생의 마감을 준비할까? 
 
  미국의 카네기멜론 대학의 컴퓨터공학 교수로 있던 어느 중년의 남성이 가장 치료가 어렵다는 췌장암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상형의 여자를 만나 결혼해 세 자녀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기 위해 고민한다. 특히 남겨지는 어린 세 자녀들에게 아버지로서 알려주고 싶은 모든 것을 짧은 시간안에 남겨주기 위해 고민했는데, 부모로서 또한 교수로서 자녀와 제자들에게 살아가면서 겪게 될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법을, 그리고 삶의 나침반이 될 수 있는 말을 들려주기 위해 '마지막 강의'를 기획하게 된다. 이 강의의 내용이 유튜브youtube 를 통해 조회누적수 1,000만 건을 기록하는가 하면 구글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킨다. '마지막 강의'에 참석한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니스트가 교수와 강의 내용과 쉰세 번의 전화인터뷰(이들은 쉰세 번의 강의라고 부른다)를 통해 한 권의 책을 냈다. 랜디 포시Randy Parsch 교수와 제프리 재슬로Jeffrey Zaslow 의 책, [마지막 강의 The Last Lecture] 가 그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랜디 포시는 우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자신의 병에 대해 좌절하지 않고(이 책에서 말하지 않았으니 사실은 모른다. 하지만 유튜브의 동영상을 보면 그가 얼마나 긍정적인 사람인지 알게 된다) 또한 죽음에 대한 공포심에 떨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오히려 살아있는 동안 그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기를 마음먹었다. 또한 그는 가족을, 자신의 일을, 자신의 제자들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다. 공학도이기도 하지만 효율성에 대해 늘 고민하는 그는 자신이 아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처음이자 마지막인 '단 한 번'의 이벤트로 그들을 행복하게 한다(심지어 전날 강의를 위해 챙기지 못한 아내의 생일축하까지). 그에게 남겨진 시간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보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허송세월을 하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시간은 당신이 가진 전부다.
그리고 당신은 언젠가,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생을 마감하면서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 봤을 때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겠지만, 그는 한 시간의 강의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아이들과 제자들에게 꼭 남겨주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그야말로 '액기스'만을 골라 '당신의 어릴 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Achieving Your Childhood Dreams' 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시작한다. 그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꾸었던 꿈들에 대해 그것들을 이룩하기 위해 노력한 내용을 그리고 그 결과를 알려준다. 무중력 상태에서 둥둥 떠 있고 싶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노력한 끝에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가상현실 프로젝트 실험에 참가하는가 하면, 우상이었던 [스타트랙]에 등장하는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의 사령관인 제임스 T. 커크 선장을(실제로는 배우 윌리엄 새트너)를 만나고 그와함께 책을 썼다. 서른 여덟이 되도록 만나지 못했던 이상형의 여인을 우연히 만나고 그녀에게 구애했지만, 거절을 당한다. 하지만 그의 노력으로 그녀와 결혼을 했고, 그에게 꿈의 천국이었던 월트 디즈니에서 이매지니어링에 동참했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지금까지 이룬 모든 것들과 자신이 사랑하는 모든 것들은 어린 시절 가졌던 꿈과 목표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은 것들이었음을 전해준다.
  
 



  한편 '당신의 인생을 사는 방법' 편을 통해서는 자신만의 인생을 위해 어떻게 노력했는지, 그리고 어떤 방법들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었는지를 말했다. 꿈을 크게 꾸고, 겉멋보다는 성실함을 추구하며, 불평하지 말고 노력하기를 권했다. 알 수 없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집착하지 말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사람을 볼 것이며, 모험에 기꺼이 동참하는 첫 번째 펭귄이 되라고 주문한다. 또한 무성의한 사과는 아예 하지 않느니만 못하며, 항상 진실을 말해야 하고,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의 글의 곳곳에서 마치 어른이 된 자식들에게 삶의 지혜를 들려주는 듯 했는데, 그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어른이 된 자식들의 모습을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에게서 찾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 그가 일찍 죽는 것에 대해 가장 안타까워 했던 부분이 '아이들의 성장의 과정에 아버지가 없는 것'이었는데, 그는 이 편을 통해 아이들이 인생을 살면서 명심해야 할 것들을 적어놓은 듯 했다. 진심이 가득 담긴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뜨거워지는 가슴과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는 내모습을 여러 번 발견했다. 
 
 




  죽음을 앞둔 그는 이 책 [마지막 강의]에서 관객들에게, 독자들에게 웃음과 교훈을 던지며 꿈을 이야기한다. 그가 전하는 한마디 한마디의 웃음과 감동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듯 해 가슴이 뭉클해져 아리기까지 했다. 지난 해 12월 성균관대 법학과 이기용교수가 학기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오후 2시30분께 연구실에서 쓰러져 인근 서울대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진 일이 있었다.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은 이 교수는 “강의를 모두 마치고 입원치료를 받겠다”며 수술 날짜를 연말로 미루고 수업을 강행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계속해서 오버랩된 것은 아마도 교수로서 자신의 '천직'에 대한 소명을 다했던 두 사람의 공통점 때문이리라.  이 책은 후회없는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그리고 진정 사랑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사랑을 어떻게 전해야 하는지를 내게 말해준다. 그리고 나에게 앞으로 남겨진 시간이 절대로 영원하지도, 길지도 않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나의 꿈, 나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다시 위의 질문으로 되돌아가 가본다.
미래의 어느날 의사가 내게 '당신은 이러이러한 병으로 얼마 살지 못한다'고 말한다면 난 어떻게 생의 마감을 준비할까? 나 또한 내가 현재와 미래의 가족과 최대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다. 그리고 그들에게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전할 것이다.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도 못다한 나의 애정을 전하고 싶고 이해와 용서를 구하고, 베풀고 싶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다 보니 내 죽음의 시간을 알게되는 '시한부선고'를 받는 그 날까지는 '다가오는 매일의 '오늘'을 후회없고, 미련없이 보내야겠다' 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정말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기때문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아프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2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0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이창식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쟈칼의 날>의 프레더릭 포사이스는의 펜끝은 아직 무뎌지지 않았다!
 
군사첩보소설의 대가 톰 클랜시의 맥을 잇는 최고의 소설가 프레데릭 포사이드의 새 작품을 만났다. 전작 <자칼의 날>, <어벤저> 과는 또 다른 시각으로 내려다 본 소설 [아프간]이다. 냉전시대와 그 이후 요원들의 생존을 그린 작품들을 읽었을 때는 이미 지난 과거의 일이고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려서 영화처럼 즐기듯 재미로 읽었지만(어려서 읽은 탓도 있으리라), 이 작품은 현재도 진행중인 보이지 않는 치밀한 전쟁 '테러와의 전쟁'의 일부를 다룬 것이고, 인터넷을 통해 관심만 둔다면 그 전쟁의 진행과정과 피해상황들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시대가 된 터라 즐기듯 읽을 수만은 없었다. UCC등으로 보이는 참상등이 사실과 조작이 혼재하는 세상인 만큼 '허가받은 거짓말'을 표방하는 소설임에도 실재한 사전, 실존인물, 진행중인 사전등 그 생생한 사실감에 허구와 사실을 구분하지 못한다.
 
이 소설은 21세기 첩보전의 현황을 완벽하게 묘사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007영화에서나 봤음직한 최첨단의 무기와 도청기법, 그리고 작전의 치밀함은 놀람과 동시에 공포감까지 느끼게 한다. 첩보소설의 주인공은 거의가 영웅으로 묘사되지만 소설 [아프간]의 주인공 마이크 마틴은 그렇지 않다. 현실에서 최소한의 희생을 원하지 않는 한 인간으로 묘사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오늘날 전쟁의 양상이 국가의 존립을 가늠하는 관념적 사상체계을 넘어 지하자원과 식량등 현실적인 생존의 문제와 결부된 만큼 다툼의 정당성을 표방하기는 절대로 쉽지 않다. 선방은 항상 테러로 분류되고, 일당 백의 생명가치를 표방하는 강대국의 잣대에서 적군은 항상 후진국의 미개인으로 가늠된다.
 
무엇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전쟁의 한 부분을 묘사한 이 작품을 보면서 단순히 흥미만을 느끼기에는 너무 알거나 늙은 것일까 전에 읽은 [연을 쫓는 아이]와 [천개의 찬란한 태양]을 떠오르게 한다. 이 소설의 몇 줄로 표현된 미사일과 폭탄의 폭발로 사그러져간 민간인의 모습들이 계속 눈에 보이는 듯 하고, 장군 멍군을 번갈아가며 그들이 벌이는 첩보전과 요원들의 활동은 체스게임을 벌이는 인간 보다 더 큰 어떤 존재를 연상하게 한다. 이 모든 상념들의 이유가 프레더릭 포사이스의 논픽션같은 사실적인 묘사 때문이리라.
 
톰 클렌시의 군사소설을 즐겼거나 '테러와의 전쟁'을 둘러싼 현대 첩보전에 관심있거나, 두 시간짜리 영화로는 표현할 수 없는 스케일과 스토리의 영화를 혼자 머리속으로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하지만 읽기 힘든 중동국가의 지명이나 이름을 기억하기는 냉전시대의 소련의 그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 앞서 말한 소설 [연을 쫓는 아이]와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을 읽어 본 이들에게는 덜 하겠지만. 현재진행형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즐기듯 읽기보다는 지구 반대편의 보이지 않는 전쟁을 느낄 수 있다고 봐야겠다. 프레더릭 포사이스는의 펜끝은 아직 무뎌지지 않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렘브란트의 유령
폴 크리스토퍼 지음, 하현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여름을 날려 줄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스펙터클한 소설 !
 
  렘브란트 반 린[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그의 이름을 떠올릴 때면 항상 먼저 떠오르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그의 최고의 작품이면서 그 작품을 완성하면서 불우한 인생이 시작되었던 작품 야경꾼[The Night Watch]이다. '빛과 그림자의 화가'라 알려진 렘브란트는 이 작품에서부터 인간의 양면을 나타내는 분위기와 표정 그리고 눈빛를 조화롭게 그리고 극명하게 나타내었는데, 그에게 작품을 의뢰한 조합원들에게는 그리 신통치 않은 대접을 받는다. 그리고 더이상 그에게 작품을 의뢰하지 않게 되었다. 특히 이 작품이 제작되던 해에 사랑하는 아내 사스키아가 죽자, 그는 절망하여 투기와 낭비를 하게 되고, 급기야 아이들의 유모였던 여인과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그의 복잡하고 문란한 사생활은 그를 가난으로 몰아넣는다. 결국 암스테르담의 유태인 거리에서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가운데 숨을 거두게 되지만, 마치 벽돌공이 삽으로 벽돌을 쌓는 듯 범벅으로 두껍게 칠한 듯한 임파스토 기법은 그의 작품을 어두운 곳은 빛을 흡수하고, 밝은 곳은 오히려 반짝이게 해 명암을 더욱 극명하게 했는데, 이것이 지금도 그를 최고의 화가라 부르게 만들었다. 그의 작품속에 나타나는 인간들의 표정속에서 선과 악으로 대변되는 이중성과 '왜 너는 다를 것 같아?'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들에서 항상 놀람과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그를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다.
 


다른 또 하나는 1997년에 나왔던 영화 익명[인코그니토Incognito,1997] 이다. 우리나라에는 며칠 상영한 후 간판을 내리고 나중에 비디오로 출시되었지만, [영화매니아] 사이에서는 [진흙 속에 숨은 진주]로 평가될 만큼 예술과 스릴러가 결합된 뛰어난 작품이다. 렘브란트보다 더 렘브란트 작품같이 그림을 모사 [copy] 하는 주인공(모사화가)에게 거액의 작품료를 제시하며 모사화를 그려줄 것을 요청받는다. 아버지의 수술비에 고민하던 그는 결국 수락하고, 이름만 거론될 뿐 아무도 보지 못한 잃어버린 렘브란트의 작품을 그리게 되고 이를 의뢰인에게 건네면서 끝을 알 수 없는 사건은 시작되어 도망자 신세가 되는 내용인데, 이 영화에서 내 주의를 끈 것은 이 영화가 함부로 모사할 수 없는 렘브란트의 작품을 소재로 했다는 것과 그의 작품을 모사하는 과정을 장시간에 걸쳐 영화속에 담았는데 이 장면이 내 눈을 사로 잡았었다. 다시 보려고 대여점을 찾았지만 좀처럼 찾을 수 없어 이젠 기억속에 남겨둔 소중한 스릴러 영화다.
 
  



그러던 중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드는 장대한 스케일의 크로스오버 픽션'이라고 소개된 어느 소설에서 1640년에 그린 자신의 자화상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제목은 렘브란트의 유령, 원제는 Rembrant's Ghost 다. 이 소설은 철저하게 모습과 사생활을 숨긴 채 폴 크리스토퍼 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의 손에서 나온 것으로 작품속에 소개되는 매력적인 여주인공 핀 라이언은 그의 전작인 <미켈란젤로 노트 2006>와 베스트셀러였던 <루시퍼 복음 2007>에도 등장했다. 실제로 근세사를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수이면서 미술품 강탈과 도난등에 관한 책을 많이 내고, 강연도 했던 그인 만큼 미술작품과 역사에 대한 놀라운 지식들이 작품속에 녹아 들었다. 특히 작품속에 설명된 렘브란트에 대한 내용, 즉 렘브란트는 자신의 공방에서 12명의 도제徒弟를 거느렸는데, 그들은 렘브란트라는 서명을 할 권리가 있었고, 심지어 자신이 붓질 한 번 하지 않은 그림에 자기 이름을 남긴 화가라도 유명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의 100편이 넘는 자화상은 시기에 따라 늙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그 때의 기분과 변화되어가는 그의 붓터치가 오롯이 담겨있는데 그들의 다름이 너무나 변화무쌍해서 '혹시 이것들도?'하는 쓸데없는 상상을 하게 했다. 
 
 


미술사학을 전공한 매력적인 여주인공 핀 라이언은 주드 로를 연상시키는 잘 생긴 영국 공작 필 그림을 만나게 되고, 이 둘은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한 '피터르 부하르트'라는 사람의 유산을 상속받게 된다. 그들에게 남겨진 유산은 렘브란트의 그림 한 점, 암스테르담에 있는 대저택, 그리고 보르네오 섬 근처의 낡은 배 한 척인데, 이들을 모두 보름 안에 찾아야 유산이 상속된다는 조건을 변호사에게 듣게 된다. 책을 읽으면서 여주인공 핀은 샤를리스 테론을, 공작 필은 책속에서도 거론된 배우 주드 로를 주연으로한 영화를 보는 듯 스토리는 빠르게 진행된다. 생사의 고비를 수없이 넘나들면서 유산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하나씩 해결되는데, 마지막에 반복되는 반전은 요즘 영화에서도 찾을 수 없이 훌륭했다. 

A mystery to be solved.
A foutune to be found.
A race to survive.
 
 
뜻하지 않은 행운과 위기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풀어야 할 미스터리, 찾아야 할 행운, 목숨을 위한 레이스를 펼치는 그들을 지켜보다 보면 이 소설의 제목으로 왜 렘브란트가 사용되었는지 결말에서 알 수 있고, 작가의 작품 속에 겹겹히 숨겨놓은 이야기들이 렘브란트의 작품성 하나로 결부되는 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서두에 말했듯 나는 책 제목에 있는 그의 이름을 보고 최근에 나온 바 있는 위대한 인물을 소재로 한 '히스토리 팩션'인 줄 알고 집어 들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미술품 속에서 거론되었을 뿐, 대륙을 넘나드는 장대한 스케일의 스릴러 소설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위작과 진품, 유산을 둘러싼 행운과 기회, 마지막 보물섬이라 불리는 방의 벽등의 대립을 통해 '빛과 그림자의 마술사'로 불리는 렘브란트를 이 작품 전반에 걸쳐 유령이라 불릴 만큼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있음을 책을 덮으면서 깨닫게 되었다. 한 번 손에 집었다가 시간을 잊고 끝을 보게 했던 정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던 소설이다. 올 여름쯤 발간될 신작을 위해 집필중이라는 폴 크리스토퍼를 모가지를 뺀 사슴처럼 또 다시 기다리게 하는 멋진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
 
행복 이노베이션
심윤섭 지음 / 동아일보사 / 200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장이 죽어야 '행복한' 이노베이션Innovation은 시작된다!
 
회사는 최소구성원으로  한 사람, 사장 단 한 사람으로도 가능하다. 모든 것을 혼자서 결정,생산,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세상에 속 편한 것이 한 사람이 운영하는 회사가 될 것이다. 하지만 내가 생산하는 제품이 소비자의 인기를 얻어 수요가 많아지면, 혼자서 만들고 파는 생산량은 한계를 보이게 된다.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게 된다. 게다가 계속해서 증가되는 수요량에 비례해서, 또 앞으로 늘어날 가수요량에 비례해서 다수의 직원들을 채용하게 되는 것이다. 규모가 커지는 만큼 직원의 수가 늘어야 함은 당연하다.
 
이렇듯 혼자서 마음 편히 장사하던 사장은 늘어나는 수요량을 모두 충족시켜 보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직원을 채용'하게 되었다. 직원을 채용한 사장의 가장 큰 바램은 '최소한 혼자서 장사할 때 인기를 누렸던 만큼의 제품을 소비자의 요구량만큼 생산해 낼 수 있다면 하는 것이다. 사장의 요구가 그와 같다면 '서유기'의 손오공처럼 입바람으로 날려간 제 머리카락의 숫자만큼의 복제된 자신을 만들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사장의 분신이기 때문에 생산에서 판매까지 사장이 의도하는 바를 척척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소설속 허구의 이야기일 뿐, 현실은 일면식도 없는 '남'을 고용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직원을 마치 내가 움직이는 것처럼, 아니 그보다 더 원활하게 업무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급료를 포함한 복지가 그것이다. 왜냐하면 직원의 입장에서 사장과 직원의 만남은 궁극적으로 '돈'바로 '급료'로 맺어진 관계이기 때문이다. 직원은 채용하기 이전까지 '모르던 사람'이 나와 손을 맞잡은 가장 큰 이유는 사장과 함께 일을 하여 그 이윤을 나누기 위해서 다시 말해 돈을 벌기 위해서다. 사장의 입장과는 조금 다른데 그들의 최대공약수는 바로 '보다 나은 이윤의 획득'에 있는 것이다. 
 
'생각보다 조금 더 많은 급료, 최고의 복지정책, 자신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된 업무진행' 이것이 바로 직원들을 가장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핵심 키워드인데, 이 모든 것들이 제대로 갖추어 졌을 때, 직원들은 기꺼이 '사장의 분신'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또한 이렇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앞에서 밝힌 바와 같이 '직원은 최소한 나를 대신해서 채용된 나를 위해 일해주는 고맙고,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동료인 직원에게 업무를 통해 '자존감'을 느끼게 하고, 그에 버금가는 보상을 통해 '보람'을 느끼게 한다면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직장생활이 가능할 것이다.
 
고용주나 고용자 모두 직장에 출근하고 함께 근무하며 가정에 있는 시간보다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생활한다. 회사와 내가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작은 변화들을 모아놓은 책이 바로 [행복 이노베이션]이다. 저자는 우리가 하루의 절반을 머무는 곳 '직장'을 '행복의 힘으로 움직이는 곳'으로 바꾸기 위해, 다시 말해 일터 밖에서 행복을 찾고, 일터는 오직 생계를 유지하기 우해 인내해야 하는 곳으로 만들어 버린 조직과 그 조직의 리더들에게 왜 직원의 행복이 중요한지, 그토록 원하는 이익과 성과는 어떻게 달성하고 있는지를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지금껏 직장인을 위한 들이 성공을 위해 보다 나은 직장생활을 위한 방법을 제시했다면, 이 책은 시선을 돌려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책이라고 봐야겠다. 즉 회사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고 푸념하지 말고, 스스로 그런 회사가 되도록 자신이 만든 것은 아닌지 '거울'을 보고 살펴보기를 권한 책이다. 저자가 서문에 '책 속에는 조언이나 지침 뿐 아니라 쓴소리도 들어있으니 거슬리더라도 리더의 삶에 '쓴 약'이 될테니 너그럽게 끝까지 읽어 주길 바란다'고 밝힐 만큼 책 속에 소개되는 형편없고, 무식한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 한 두명씩 있을 법한 리더의 모습들이 등장한다. 뇌리를 스치는 몇 몇 선배간부나 임원이 보이는가 하면 혹 후배들도 나를 그렇게 보고 있지는 않을까 두려워지는 '난처한 상황'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나게 된다.
 
저자는 모든 변화의 발원지는 리더가 되어야 된다고 말한다. 문제점이나 그 해결책에 대해 지시를 하고 보고 받기만을 기다리는 리더가 있는 조직에서는 절대로 이노베이션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뒤에서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동참하고 앞에 서서 참여해야 그 변화가 크던 작던 이루어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고 지적한다. 뒤집어서 말하면 모든 문제의 시작은 리더 자신에게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이노베이션의 걸림돌 20가지, 즉 통제 지향적 조직문화, CEO의 즉흥적인 목표 설정, 수치경영 만능주의, 잘못된 인재 채용 관행, 조직의 자기 중심적 사고, 복지부동 정치꾼 생쥐, 선수보다 코치가 많은 조직, 권한은 없고 책임만 많은 조직, 일일 업무일지를 쓰는 회사, 무임 승차자, 허접한 회의문화 등의 20가지 장애물 모두의 근저에는 리더의 의견이나 경영(경영이라고 말하기조차 껄끄러운)방식이 녹아있음을 알 수 있다. 리더 스스로가 불행을 초래하는 틀을 마련해 놓고, 조직이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푸념을 늘어놓는 식이라면 한 사람이 총대를 매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않는 한 그것에 손을 댈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이다. 독자된 이가 관리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장애물 20가지에 속해 있거나 만들지는 않았는지 꼭 읽어 보며 점검해야 할 대목이다.
 
퇴근 후 한 잔자리처럼 해결은 없고 문제점만 늘어놓는다면 이 책을 읽는 의미가 없는 법. [리더를 위한 이노베이션 9가지][직원들을 위한 이노베이션 7가지]를 저자는 제시했다. 리더에게는 남을 탓하기에 앞서서 자신을 살펴보고, 구체적인 보상의 원칙을 만들고, 반대의견을 즐겁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지시자가 아니라 유쾌한 인생 상담자로서 직원을 볼 것을 권하고, 체면을 앞세우기 보다 직원들에게 물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대목은 지휘자는 직업 연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더인 지휘자는 전체의 조화를 위해 가장 완벽한 호흡을 유도하는 코디네이터임을 명심할 것을 주문한다. 직원들이 일에 흥미를 느끼고 적어도 맡은 바 일에 대해 책임을 다하게 하는 방법은 간단한데, 그것은 바로 해야 할 업무가 결정된 뒤에는 일단 내버려두고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보상에 대해 '더 줄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는다.
 
또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이기적인 성취보다는 함께했지만 실패하는 편이 더 낫다는 것을 알라고 말하고, 미련하게 참거나, 포기하는 습관을 버리고 열정과 몰입을 체험하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혼신의 힘을 다해 맡은 일을 하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을 위한 길이므로 돌아올 대가가 뻔하다 하더라도 자신을 위한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간다는 마음으로 매진할 것을 주문한다. 일하기 좋은 기업이란 직원 개개인의 성공이 회사 내에서 발생하도록 유도하는 기업이다. 개개인의 성공 스토리의 배경이 회사가 된다면 기업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마지막 [행복 이노베이션 액션 플랜& 새로운 탄생] 에서는 리더가 서로에게 행복한 보다 나은 직장 여건을 만들기 위해 부하직원들에게 가져야 할 자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첨부된 조직문화 자가진단 노트 또한 참고, 활용하는데 유용하게 만들어졌다.
 
암울했던 옛날, 독재자로 이름난 어느 대통령이 서울 상공을 헬기로 날고 있었다.
 
차량과 사람으로 가득찬 서울시내를 흐믓하게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서울 하늘에 만원짜리로 1억 정도 뿌리면 국민들이 정말 행복해 하겠지?"
 
그러자 어제밤 술이 채 깨지 않은 채 대통령을 수행했던 경호실장이 이렇게 말하더란다.
"각하! 각하가 이 헬기에서 떨어지시면 아마도 온 국민이 행복해 할겁니다."
 
  21세기는 20세기와 비교해서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라 생각과 사회구조 전체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 뜻만 있다면 넘치는 정보와 지식을 갖출 수 있고, 그래서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 할 수 있는 시대가 지금이다. 또한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지구 반대편까지 실시간으로 피력할 수 있는 무서운 세상이 오늘이다. 근무년수와 연륜으로 후배직원들을 제압하고 통제하려는 관리자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변하거나, 변할 수 없다면 조직을 위해 그들을 위해 그만 두어야 한다. 넘쳐나는 제품과 서비스에 익숙해져 "좀 더 날 만족시켜 보란 말이야!" 외치는 소비자와 고객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정보력과 기술이 넘치는 후배들을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몸을 굽혀 시선을 맞춰 그들과 함께 나아갈 바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 오늘의 중간관리자요 리더인 것이다. 후배직원은 동료이자 밖에서는 두려운 소비자이자 고객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껏 이노베이션Innovation 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온 책들이 아웃소싱, 벤치마킹, 리모델링,ERP, SCM, Six Sigma 소위 말하는 선진기업들의 경영기법들을 소개하면서 이들을 닮을 것을 종용했었는데, 기업분위기와 사내 여건이 그들의 것과 맞지 않아 뚜렷한 결과를 보지 못하고 사장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이노베이션Innovation 의 시작은 직장내에 함께 하는 리더와 직원들의 관계와 마음가짐의 작은 변화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준다. 우리의 직장현실에 대해 그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그에 적절한 해결책을 던져주는데, 그방법들이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이고 실행하기 쉬운 부분이어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고, 쉬이 읽힌 듯 하다. 중간관리자, 임원, CEO들이 한 번쯤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