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디자인 아이콘 83
폴커 알부스 외 지음, 조원호 외 옮김 / 미술문화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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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보다 더 훌륭한 멋진 디자인들이 100년 전부터 있었다?!
 
 세상은 완전히 변해 버렸다. 전화 한 대를 얻기 위해 100만원의 예치금을 넣고 백색전화 하나를 구입하려고 수 백 명의 순번을 기다리며 '제발 내 차례까지는 물량이 오게 해 주세요.' 라며 제품을 만들기가 무섭게 소화하려고 줄을 선 소비자를 경험했던 '제조업자 전성시대'인 20세기는 이제 안녕을 고하고,  기고만장했던 제조업자들은 '어디 나를 한 번 감동시켜 봐! 그럼 한 번 생각해 보지'라며 두꺼운 지갑을 쥔 채 팔짱끼고 아래로 내려다 보고있는 소비자의 눈치를 살피며 수십 가지의 신제품을 선보여야 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가지고 있어 더이상 '부족감'을 느끼지 못하는 소비자를 만나야 하는 제조업자에게는 요즘같은 '소비자 절대 우위의 시대'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십인십색十人十色 이라고 했던가? 제조업자의 입장에서는 저마다 다른 소비자의 기호에 발맞추어 제품을 만들어내자니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밖에 없고, 금새 바뀌어 버리는 취향과 유행을 따르다 보니 넘쳐나는 재고에 치어 '앞에서 남고, 뒤로 밑지는 웃지 못할 상황' 연출된다. 그런 시대의 흐름도 모르고 과거의 영광만을 생각하며 소비자를 우습게 여겼던 기업들은 보기좋게 퇴출되었고, 몇 몇 살아남은 기업들은 이젠 쉬이 변해버리는 소비자를 따르기보다는 그들보다 앞서 늘 꿈꾸고 갈망하던 제품을 생산해 내는 것. 다시 말해 소비자의 상상을 실현시켜 오감을 만족시키는 것만이 살 길임을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 그들이 추구하는 이른바 '감성마케팅'이 그것이다.
 
  오늘 하루동안 이 세상에 쏟아진 신제품은 얼마나 될까?
정확한 숫자를 가늠하기는 바닷가 모래알 세는 격일 만큼 자고 나면 바뀌는 신제품의 물결은 놀람을 넘어 경악하는 수준에 이를 지경이다. 이렇게 많은 신제품들 중에서도 몇 명도 안되는 주인을 만나고는 다시 창고로 들어가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20세기의 그때처럼 수 만의 대기자를 세울 만큼 사랑을 받는 대박제품도 나타난다. 게다가 하루 이틀 반짝유행이 아니라 수 년동안 그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다면 그 제품은 소비자의 감성을 제대로 건드린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게 된다. 
 
과연 아이콘으로 불리는 대박상품들의 무엇이 소비자를 그토록 광분시킨 걸까? 
나는 그 답은 과거로부터 아이콘으로 기억되는 제품들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지금 소개하는 이 책 [20세기 디자인 아이콘 83]에 관심을 두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 책은 우선 '아이콘이란 무엇인가?' 를 우선 소개했다.
 컴퓨터에서 각각의 프로그램들이 담고 있는 정보의 내용이나 기능을 함축하고 있는 작은 그림이란 뜻의 컴퓨터 용어로 먼저 알려진 아이콘Icon 은 그리스어인 'eikoon'에서 시작되었다. AD초기 비잔틴제국 시기의 황제는 자기의 존재를 잊지 않게 하기위해 제국의 변방에 자신의 초상화를 보냈는데, 이는 초상화의 개념을 넘어 그를 대신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인들에게 제국의 초상화는 성화(聖畵 : Icon)로 받아들여져서 이를 발전시켜 신비로운 의미를 담아 글자를 모르는 종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는데, 이는 이미지와 더불어 보이지 않는 이상을 상징하는 이데아가 포함되어 아이콘은 심오하고 신비로운 진실의 거울로 여겨지게 된다.  그런 기원에 걸맞게 최근에 들어서는 어느 제품이 소비자들이 꿈꾸는 이미지와 이상을 고스란히 담아 표현되고, 그것이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열렬한 사랑을 받을 때 우리는 그 제품에 대해 '아이콘이 되었다'고 부르게 되었다. 종교적 이미지와 이상으로 한 장의 그림으로 표현하듯, 프로그램의 전체는 아이콘이라는 작은 그림으로 대표되었고, 이는 다시 시대적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소비자들의 필요와 욕구(이상)을 하나의 제품으로 충족시켜 그것을 아이콘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세계 유수의 디자인 이론가들이 예리한 통찰력으로 현재로 재정립된 개념의 아이콘의 의미를 가지고 과거로 돌아가 190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한 세기 동안 세상을 놀라게 하고 사랑받았던, 몇 몇은 지금까지도 최고의 아이콘이라고 부르는 83개의 제품을 찾아내고, 그 기원과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당대의 문화와 정서를 상징적으로 반영했으며 소비자들로부터 그토록 사랑받을 수 밖에 없었는지를 한데 엮은 책이다. 그 시대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으로 무장된 새로운 개념의 제품들이 무수하게 쏟아졌는데, 그 중에서도 산업별로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제품들을 소개했다는 점에서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런 점에서 전면 올컬러의 화보를 채택하고 있는 이 책은 디자인 서적임에도 지난 백년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아이콘들의 탄생 스토리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거의 모든 작품에 이것들을 만든 디자이너가 소개되는데 관념적인 소비자들의 수요와 욕구를 잘 받아들여 이들은 예술작품으로서의 제품을 만듦으로써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고, 이러한 과정은 제품디자인의 원류를 만들어 내게 되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1900 년대 초반부의 아이콘들을 살펴보면 디자이너로서의 기초교육이 전혀 되지않은 상황에서 도제로부터 디자인에 참여하거나, 혹은 현장경험을 하던 중에 다시 미술아카데미나 학원등에서 수련을 거쳐 다시 현장에 뛰어든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장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세련된 디자인이 통합된 제품들은 예술성과 실용성을 겸비했고 결국 시대의 아이콘이 되는데 이것은 소비자에게 구매욕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것은 요즘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아이콘을 소유한다는 것은 부를 가늠하는 지표가 되었고, 디자이너의 이상과 시대적 흐름에 발을 맞춰간다는 뜻이기도 했다.
 
 [찰스 레니 매킨토시의 힐 하우스 체어]나 홀쭉한 모양을 한 [코카콜라병], 그리고 [롤렉스 오이스터 손목시계]등은 1900년대 초기에 만들어졌는데도 지금도 여전히 소비자들로 애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예술과 실용을 겸비한 산업디자인의 힘의 유구성을 짐작하게 한다. 한편 21세기인 지금 쏟아지는 수많은 디자인아이콘들이 100년 후에도 여전히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있다면 과연 얼마나 되고,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민해 보게 된다.
 
뛰어난 감각들로 만들어진 1900년대 초기의 아이콘들은 현재와 같은 '감성의 시대'가 느끼기에는 후반부의 그것들보다 예술적인 감성을 더욱 자극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한 시대를 초월해 여전히 사랑받는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 역시 자신이 어렸을 적부터 커오면서 함께 했던 역사와 스토리를 오롯이 담고 있어 제품을 떠올리면 과거가 생각나고, 사람이 생각나며, 이야기를 생각나게 하기 때문에 즉 자기체험적 기억때문에 더욱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내가 이 책에서 소개된 [지포 라이터]를 보고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품으로 가지고 있던 지포라이터를 한 번 더 켜보며 그 시절을 추억했던 것처럼 말이다. 오늘날의 디자이너들이 신제품의 디자인에 앞서 항상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걸작들을 우리글로 된 한 권의 책으로 만난다는 것은 참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디자이너 뿐 아니라, 제조업에 관여하고 있는 비즈니스맨, 특히 디자인에 관심있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경험을 안겨줄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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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 보이지 않는 것을 통찰하는 통합적 사고의 힘
로저 마틴 지음, 김정혜 옮김 / 지식노마드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탁월한 CEO와 리더는 선택에 앞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려준 책!
 
  우리는 하루를 보내며 수 많은 선택의 상황을 만나게 되고, 그에 걸맞는 선택을 하며 살고 있다. 만약 오늘의 점심메뉴를 무엇으로 할까 하는 선택이라면 크게 부담이 되질 않는다. 설령 잘못된 선택일지라도 내일도 어김없이 점심시간에 올테고 어제 선택하지 못한 것을 먹으면 그만일 테니까. 하지만 그것이 평생에 한 번 있을 허니문여행이라면? 나의 전재산이 걸린 투자종목을 선택한다면? CEO인 당신이 기업의 미래가 걸린 문제에 대해 선택한다면? 
 
 예를 들어 사랑하는 연인과 3박 4일로 바캉스를 가려고 한다고 가정하자.
나는 산 좋고 물 맑은 강원도에 가서 얼음장같이 찬 계곡 물에 발 담그고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외치며 만끽하고 싶지만, 연인은 '해외여행 초특급 할인 행사' 전단지를 보이며 홍콩을 가자고 한다. 그리고 서로가 가고 싶은 곳의 장점을 입에 거품을 물고 거론한다. 그리곤 다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
 
'숙박시설은 어떨까?'
'시중에 더 나은 여행상품은 나와 있지 않을까?'
'여행지에 대해 잘 아는 전문 가이드를 구할 수 있을까?'
'이번 여행은 휴식을 선택할까? 아니면 진기한 경험을 선택할까?'
'각 지역의 안전 문제는 어떨까?'
'어행지에서 보낼 시간에 비해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각각의 경우 여행 경비는 얼마나 필요할까?'
 
"상상력은 실제 경험이라는 천박한 현실보다 훨씬 나은 대체물을 제공할 수 있다" 는 위스망스의 말을 빌어 신체적 심리적 요구때문에 미학적 요소들의 감상은 방해를 받는다고 알랭 드 보통이 그의 책 '여행의 기술'에서 말했던 것 처럼 어쩌면 진정한 여행의 재미는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장소를 정하고, 준비를 해서 집 대문 밖을 나서는 그 순간까지의 모든 과정에 있는지도 모른다. 상상하며 즐거워야 할 여행의 시작부터 갈등으로 머리가 아파진다.
 
'국내여행인가?' 아니면 '해외여행인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고 해도 자신의 선택이 채택되지 않은 이는 '썩 유쾌하지 못한 결정'에 탐탁치 않아 할 것이다.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사람 또한 자신의 선택이 다행스럽게 아름다운 추억꺼리를 만든다면 다행이지만, 예기치 못한 돌출상황은 늘 있는 법. 모처럼의 여행이 엉망이 된다면 얼마나 속이 상할 것이며, 상반된 주장을 폈던 연인의 불평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이렇듯 두렵고 설레는 즐거운 선택이 끝내 원만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에이~ 관두자. 관둬' 하며 여행가기를 포기하게 되고, 어쩌면 나는 시원한 계곡물 대신 얼음물에 발 담그고 투덜대고, 그녀는 홍콩의 밤거리대신 재래시장에서 반찬꺼리를 쇼핑하며 그를 원망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이 이런 선택을 해야 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2007년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학 교수 10인 'Business School All-Star' 에 선정된 로저 마틴Roger martin 교수가 쓴 이 책 [생각이 차이를 만든다] (원제목 : Opposable Mind - Harnessing the Power of Intergrative Thinking) 는 경영에서 만나는 의사결정은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즉,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딜레마에 봉착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럴 때 대두분의 사람들은 불만스럽지만 어쩔 수 없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는데,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에 의한 양자택일은 결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각 분야에서 패러다임을 바꾸어 낸 탁월한 리더로 손꼽히는 50여 명을 인터뷰하고 연구하며 그들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대립하는 두 가지 선택안 주에서 하나를 선택하지 않고, 새로운 차원에서 두 안의 장점을 모두 통합해내는 창조적 사고 능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Opposable Mind] 는 일부 영장류와 인간에게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인 'Opposable Thumbs' 즉, 엄지와 나머지 네 손가락 사이에 형성되는 긴장 덕분에 도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고도의 인지능력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와 비슷하게 서로 대립되는 두 가지 생각 또는 사업 모델 사이의 긴장을 새로운 통찰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으로 삼는 '통합적 사고방식'을 말한다. 그리고 저자는 그에 대한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상반되는 두 아이디어 사이의 긴장을 건설적으로 이용하여 하나를 선택하느라 다른 하나를 버리는 양자택일 방식 대신 두 아이디어의 요소를 모두 포함하면서도 각 아이디어보다 뛰어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창의적으로 긴장을 해소하는 능력'
 
최근 몇 년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비즈니스 리더십 관련 베스트셀러 3권 즉 [보시디와 램 차란의 공동저서 - 실행에 집중하라], [짐 콜린스 -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잭 웰치 - 끝없는 도전과 용기] 처럼 사실 최근에 미래의 리더들에게 대두된 핵심 질문은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가 아니라 '어떻게 실행해야 할까?' 하는 실행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모든 비즈니스 문제에 대해 이처럼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고 먼저 묻는다면, 다양한 선택 대안들을 탐색해보기도 전에 그 유용성을 사장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더들의 인지과정이 어떻게 그런 행동을 유발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성공한 리더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배우는 대신 행동의 선행 과정 즉 그들의 사고과정을 거슬러 탐구하였다.
 
"통합적으로 사고하는 사람들의 실제 사고과정은 어떨까? 그들은 주어진 선택 대안을 어떻게 생각하기에 불완전한 대안으로 후회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저자는 탁월한 리더들의 사례를 설명하였다.
자료의 무료공개의 원칙과 기업의 수익성에 대한 고민 사이에서 공개 소프트웨어의 정신을 살리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사업 모델이 가진 수익성이란 장점을 통합해낸 레드햇 리눅스의 봅 영, 대형호텔과 소형호텔의 기존 사업모델의 선택에 있어서 대형 호텔의 다양한 편의시설과 작은 호텔의 친근감을 통합하여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조해낸 포시즌스 호텔의 이사도어 샤프,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최고 경영자가 되어 '연구개발이냐 마케팅이냐'를 둘러 싼 논란을 잠재우고 P&G의 사업모델을 혁신하는데 성공한 A.G. 래플리 회장, 영화제의 화려함에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3류 영화제를 세계적인 영화축제로 만들어낸 토론토 국제영화제의 피어스 핸들링 등의 사례들은 기업들이 만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의 상황에서 'A 아니면 B' 라는 양자택일의 선택이 아니라 A와B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적 선택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경영자들의 현명한 선택들을 설명해 준다. 이들 기업의 딜레마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는 상황을 들여다 봄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러면서 저자는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를 '단순화'시켜서 생각하거나, 다양한 부서를 만들고 각 부서를 '전문화'시켜 위임하는 기업의 현실에 대해 전문화는 통합적 사고를 저해한다고 지적하면서 창의적인 해결책은 '복잡성'에서 나오고, 어느 정도의 논리적인 정보와 시스템 적 사고를 할 줄 안다면 그 복잡성은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의 미래를 책임지는 경영자가 기업의 나아갈 바를 정하는 중대결정에 대해 스스로 포괄적으로 고민해 보지 않고, 전문부서의 장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을 내리는 이분법적 판단이 계속된다면 짧은 기간 동안 기업의 생명은 유지되겠지만, 탁월한 기업으로의 도약은 힘들다는 저자의 논리를 살펴보면서, 위의 사례에 있는 탁월한 기업가들과 얼마전 읽은 [경영의 괴짜들] 에서 언급되었던 세계적인 기업가들의 '문제를 바라보는 생각과 시선'이 오늘날의 그와 자신의 기업이 있게 했음을 알 수 있었다.
 
저자는 이처럼 탁월한 리더들이 행하고 있는 '통합적 사고'를 위한 3가지 요소입장stance, 도구tool, 그리고 경험experience 로 구분했다.
 
내가 속한 세상에서 내가 누구인지, 그 세상에서 무엇을 성취하려는지를 규정해주는 가장 포괄적인 지식영역인 입장stance 은 세상을 보는 관점(세계관)인 동시에 자신을 보는 관점(자아관)이다. 스스로 에 대해서는 더 나은 대안을 찾을 수 있다는 능력에 대한 믿음과, 복잡한 사안에 대해 정면 승부하려고하는 의지, 그리고 스스로에게 더 나은 대안을 창소할 시간적 여유를 주고,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의 모델은 주관적인 구성물일 뿐 객관적인 현실은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더 나은 대안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점에 대한 발견에 앞서 스스로가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문제점에 대한 객관적 시선과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들이 권한위임이라는 이름아래 판단을 유보하는 경영자들의 마음가짐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탁월한 리더들이 통합적 사고를 만들어 내는데 쓰는 도구tool 은 바로 생성추론generative reasoning 이다. 기존의 전통적 사고방법이 연역법과 귀납법에 의한 이분법적 사고라면 통합적 사고방법에 필요한 것이 바로 생성추론인데, 이는 가추법abductive logic 이라는 연역법과 귀납법에 의한  세 번째 논리 형태가 필요하다고 한다. 가추법은 현실의 작은 단서를 가지고 법칙이나 새로운 지식을 추론하는 과학자나 탐정의 추론방식으로 새로운 모델(대안)을 만드는데 필요한 추론방법이다. 그리고 시스템적 사고와 적극적 탐구가 더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도구는 정형화된 이론에서부터 프로세스, 경험법칙에 이르기까지 범위가 다양하다.
 
  경험experience 은 가장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지식을 만드는 것으로 입장과 도구의 산물이기도 하다. 경험을 통해 연마된 전문기술skill 과 감수성sensitivity 는 기업의 당면과제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제시하며 나아가 다가올 미래에 대한 감각적인 예측도 가능하게 한다. 한 가지 과제에 대해 학습과 시행을 반복하면서 전문성과 감수성은 더욱 개발되고 강화되는데, 독창성은 바로 여기에서 발현한다고 본다.
 
몇 해 전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젝 웰치의 대표적인 경영기법인 '시그마 6' 를 도입한다고 정부부처까지 나서서 개혁운운하며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그가 행했던 방법을 따라 그대로 답습했다면 수 년이 흐른 지금  잭 웰치가 일으킨 GE의 눈부신 성장만큼은 아니더라도 그 절반 아니 1/10이라도 이룩했어야 그의 경영기법을 잘 소화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이것은 우리가 '잭 웰치의 GE가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닮으려 한 것이 아니라, '잭 웰치의 GE 가 무엇을 했는가?'에 치중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행동'을 닮으려 하지 말고, '생각'을 닮으라 했던 저자의 충고를 알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통합적 사고방식의 필요성'은 비단 기업의 경영자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라는 객체이자 1인기업을 스스로 책임지고 보다 현명하게 살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임을 알게 되었다. 판단을 내려야 할 수많은 문제와 걱정에 대해서 '쉽게'만 생각하려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모색하고 이들을 통합해서 고민거리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임을 알게 되었다. '문제의 복잡성을 변형시키려 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즐기듯 깊이 생각하기'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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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착한 부자가 될 테야 - 규철이의 좌충우돌 용돈 불리기
김양현 지음, 고영일 그림 / 다만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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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자녀들의 금전교육을 위해 꼭 필요한 좋은 책!
 
  어느 대기업 회장은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모두 바꿔라'고 외쳐서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되었지만, IMF 는 마누라와 자식마저 바꿔버렸다. 스포츠 신문만 보던 남편은 아내가 신문을 볼라치면 '왜 쓸데없이 신문만 구겨놓냐?'고 면박을 주던 시대는 지나버렸다는 말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최소한 경제신문과 일간지를 보지 않으면 '그것도 안 보고 이 험한 세상 어떻게 살래?' 하며 면박을 줘야 할 판이다. 날로 높아가는 물가와 사교육비, 상대적으로 줄어만 가는 급여로는 한 가정이 살아갈 미래는 숨이 막힐 지경이다. 하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경제관념에 대해서는 변하지 않은 세대들이 있으니, 바로 우리의 '아이들'이다.
 
  아버지는 밖으로 일나가면 당연히 돈 벌어 오는 줄만 알고, 엄마의 고된 부업도 '먼 산 불구경'이다. 마치 당신들은 자녀를 위해 그렇게 살기 위해 이세상에 있는 줄 안다. 아이들의 소임은 그저 열심히 공부하는 것. 그것이면 모든 것이 용서가 되고, 의무는 다했다 한다. 누구를 위한 공부이고, 성적인지 알 길이 없다. 공부만 열심히 해 좋은 직장을 얻기를 바랬더니 시대는 변해 취직하기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기 만큼 어렵고, 적당한 아르바이트마저 구하기가 쉽지 않다. 언감생심 '독립'이란 단어는 찾아볼 수 없고, 덩치는 산만한 어른들은 여전이 부모에게 손을 벌린다. 돈을 쓸 줄만 알았지, 벌 줄 모르는 아이들, 요즘 젊은이들의 모습이다.
 
  이 책은 부모를 '손만 벌리면 돈을 쥐어주는 화수분 은행'으로 생각하는 경제관념이 빵점인 '초등학교 4학년 조카녀석'를 위해 준비한 책이다.  
 



 
 이 책은 이제 막 초등학교를 들어간 처음으로 용돈이란 것을 받게 된 주인공 규칠이가 같은 반 아이들이 사들이는 문구류를 사기엔 자신의 용돈이 턱없이 적음을 알게 되고, 엄마 몰래 저금통을 턴다. 몰래 산 만능 망원경과 인형뽑기 사건으로 처음으로 좋은 돈과 나쁜 돈을 알게 되고, 저금과 저축, 그리고 살림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용돈규칙과 일기를 쓰게 되고, 돈을 버는 이유와 부자가 되려는 이유 그리고 나눌 줄 아는 부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어 아이들에게 돈의 소중함을 알리고 나눌 줄 아는 착한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몇 자 적어서 조카에게 주려고 읽었는데, 정말 잘 만들어졌다. 이런 책이 내가 어릴 적엔 왜 나오질 않았나 싶을 정도였다(든든한 은행(?)이 있어서 난 철저한 경제치였다). 격세지감을 통감하게 만들었다.
어느 가정에서든 겪을 수 있는 아이들의 '경제학적 실수'에 대해 엄마가 다정다감하게 설명해주고 있어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기에도, 부모가 먼저 읽어 아이들에게 가르치기에도 좋게 구성되었다. 마지막에 설명되는 어린이 펀드에 대한 언급은 그 실효성이나, 수준에 있어서 차라리 피했으면 좋을 법 했다는 생각은 했지만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게 잘 꾸며졌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모 은행의 지점장으로 있는 선배의 자녀에 대한 경제교육이 생각이 나는데 그 기발한 방법을 소개한다. 그는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들어가면서부터 매월 용돈을 주었다. 하루에 천 원씩 한 달에 삼만 원.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 주었으니 꽤 많은 돈이다. 첫 용돈을 준 후에 아이들에게 마음대로 사용하라고 했다. 그리고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재미있는 장면은 여기부터다. 한 달이 지나 용돈을 줄 무렵 지난 달에 준 돈이 얼마가 남았는지를 묻고, 적게 남던 많이 남던 남은 돈의 두배를 주었다. 만 원 정도를 남겼던 아이는 만 원을 더 얹어 이 만원의 용돈을 만들어준 것이다. 만약 적게 돈을 썼더라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을 실제로 익히도록 해주었다. 다시 말해 부모가 은행이 되어 아이가 지갑에 모아둔 돈에 대한 이자를 붙여준 셈인데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고, 자신이 쓴 손에 대한 기억이 남았던터라 지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만들었다. 은행원다운 아이들의 용돈지급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초등학교 졸업반이 된 아이는 용돈을 통장으로 받고, 자신의 용돈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선배가 줘야 할 용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10만원으로 한계를 두었다고 하니 그 아이는 이미 엄청난 부자(?)가 된 셈이다. 내년부터는 주식과 펀드를 공부한다고 하니 대단하다는 생각만 든다. 참고로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때 읽었던 어린이 경제서는 독일의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백만장자인 보도 섀퍼의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시리즈였다고 한다.  이 책을 읽힌 다음에 무엇이 좋을까 고민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세계 최고의 부자이면서 '오마하의 현인'으로 알려진 투자가 워렌 버핏은 "나는 열한 살에 처음 주식 투자를 했는데, 그때까지는 인생을 낭비하고 있었던 셈이다." 고 말했다. 빨리 투자를 시작하면 현명한 투자 결정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진다는 뜻인데, '금전개념'을 일찍 아는 가 모르는가는 큰 차이를 낳는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세계적인 발명가인 에디슨'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은 바로 복리'라고 말했다. 이 두 위인의 이야기를 통해서도 아이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경제개념을 심어줘야 하는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선물하려다가 오히려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게 한 좋은 책이었다.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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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처가 한눈에 보이는 2008 업계지도 - Business Graphic Book
이데일리 특별취재팀 엮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개미투자자들에게 꼭 필요한 한국시장의 기업데이터!
 
외부 기업들과 기획회의를 하거나 미팅을 할 때 '해당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보다 제공되는 데이터의 진위여부나 그 신뢰성에 대해 논의할 때가 종종 있다. 업계현황이라는 것이 흐르는 시간의 어느 정점을 끊어서 들여다 보는 것과 같아서 그 시점이 다를 수 있다고 하지만 같은 날에 발행된 신문들 마저 그 데이터가 다르니 기본이 되어야 할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는데 그를 기반으로한 회의야 어떻겠는가? 지나 버린 과거의 자료라 할지라도 서로 기준점을 잡을 필요성에 대해 늘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알게 된 책 [투자처가 한눈에 보이는 2008 업계지도]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비즈니스 그래픽북' 개념의 새로운 대한민국 산업의 현황을 크게 금융, 전자, 통신, 반도체, 에너지, 화학, 자동차, 운송, 건설, 중공업, 문화, 레저, 생활, 유통, 종합상사등 47개의 꼭지로 나누어 세분했고, 일반들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그래픽과 그림으로 잘 표현했다. 
 
 

 

 

 
 
그래픽은 다시 업계의 대표기업들을 나열하고 주요 주주분포나 출자 지분 관계, 전략적 제휴 관계, 매출구성등을 나타내었다. 기업의 기본적인 지배 구조를 보면서 동시에 재무상황이나 사업구조등을 표시해 기업의 과거와 현재 상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잘 만들어냈다. 각 업계마다 네 페이지를 할애전반부에는 그래픽으로 업계의 현황을 설명하고, 후반부에는 경기에 따른 업계의 현황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업계의 현황을 이해하는데는 너할 나위 없이 좋은 자료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부 기업들과의 미팅이나 기획회의에도 공통으로 보면서 이야기 할 수 있고, 개인적인 투자처를 확인하는데도 손쉬운 검색자료가 될 것 같다. 투자나 시장환경에 관련된 뉴스를 볼 때 옆에 두고 본다면 한눈에 알아볼 수가 있어 좋겠다.
 
 




















 
무엇보다 이 책을 만들어 낸 온라인 경제 신문사의 대표주자인 이데일리는 개인적으로 경제뉴스를 보기 위해 매일 들리는 곳이라 더욱 정감이 갔고, 그래서 이 책에 대한 내 신뢰도는 그만큼 높다고 하겠다. 아이러니컬 한 것은 웹상에 존재하는 온라인 경제 신문사가 오프라인에서 최초로 '비즈니스 그래픽북'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한 편으로는 쟁쟁한 오프라인 경제지와 일간지라는 공룡들 사이에서 절묘하게 니치마켓niche-market을 형성한 이데일리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독자가 신문을 통해 진정 필요로 하는 뉴스는 한 눈에 시장을 살펴볼 수 있는 통찰력이 아니었던가?
다른 한 편으로는 온라인 상에서는 표현이 불가능한 것도 있다는 점, 다시 말해 최소한 현재까지는 e - book은 절대로 종이책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을 자백하는 것도 같기도 하다.
 
이 번에 처음 시도되어 나온 이 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계간으로 일년에 네 번 정도로 나오던가 최소한 일년에 두 번정도로 나와야 독자로 하여금 '현실적인 정보'로서의 가치를 제공해 줄 것 같다. 그래서 매회마다 변동하는 업계의 현황들이 모인다면 10회 20회 정도의 책이라면 시장의 역사를 살펴보는 대는 최고의 현황판을 제시하는 자료로 쓰일 것이라 생각된다. 기업가, 비즈니스맨, 투자자, 무엇보다 기초적인 데이터마저 빈약한 개미투자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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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혁명 - 녹색마을 자연학교의 참살이 건강 비법
이태근 지음 / 더난출판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현대인의 식습관에 대한 녹색마을 이장님의 충고!
 
   "건강을 유지하는 유일한 길은 원하지않는 것을 먹고, 좋아하지 않는것을 마시고, 하기싫은 일을 하는것이다." 라고 미국의 극작가 마크 트웨인은 말했다. 위트넘치기로 유명한 그가 올바른 섭생攝生 의 수고로움을 빗대어 한 말이겠지만, 그만큼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님을 말해준다. 오래 사는 것 뿐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뜻으로 웰빙Well-being을 표방하는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바쁨을 미덕'으로 삼는 요즘의 세태나 '환경오염'이 날로 심각해져가는 지구촌 환경에서 그것을 지키기가 힘들어졌음을 의미한다.
 
하루의 생활 중에서 무엇이든 입에 넣을 때마다 주위에서 너나 할 것 없이 건강식과 올바른 식생활에 대해 거침없이 쏟아놓은 말들은 가히 의사를 방불케 한다. 하지만 모순되는 이야기들이 많고, 정작 자신들도 지키지 않으면서 귀동냥한 것을 과시하거나, 고가의 약품과 시술로 귀결되는 경험을 종종한다.  이렇듯 '무엇을 먹고, 어떻게 먹어야 잘 먹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화두에 대해 관심을 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책 [밥상혁명] 또한 그 해결책을 위한 참고도서 중 하나다.
 
전북 임실의 구수골에 자리잡은 이름만 들어도 산좋고 물좋을 것 같은 [녹색마을 자연학교]의 교장이나 저자인 이태근씨가 쓴 이 책은 자신의 병(신장이식수술)을 치료하기 위해 찾은 이곳에서 병을 치유하게 되었는데, 모든 병의 근원은 바로 섭생攝生 즉, 식생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고 그 치료 또한 올바른 식생활로 개선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어 병으로 고생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치유법을 소개하고 그 효과를 알려 식생활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고자 쓴 책이다.
 
  [제1장 자유에서 찾은 참 자유] 에서는 저자가 신장이식수술 후 약으로 생명유지 할 것이 아니라 다시 건강을 되찾아 내야겠다는 생각에 300여 권에 달하는 건강 관련 책을 읽고 요가, 명상, 생식, 단식, 단전호흡,무예, 침, 요리 등을 배우면서 건강을 되찾는 방법은 [식생활]에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고, 전북 임실 구수골로 내려와 녹색마을 이장님이 된 사연을 소개한다. 그리고 도시인들의 미래의 꿈이기도 한 노년에 있을 자연과 더불어 사는 전원생활의 꿈은 미래의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해야 하는데, 삶은 지금도 진행중이고, 오늘 하루 하루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전원생활이 좋은 줄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생계의 터가 이곳, 도시이고 미래에 생길 아이들의 장래를 위해서라도 도시에 남아야 하는 대부분의 도시민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결정사항이라 그리 쉽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인이 병든 후 찾아가는 고향이 결국 자연인가 생각해보니 우울해지기까지 했다.
 
  [제 2장 참살이 건강의 비밀]에서는 이 책의 본론 부분에 해당하는데 기존의 상식과 의학계의 소견과는 다른 흥미로운 주장을 펼쳐 주목하게 한 부분이다. 우선 그는 독일의 자연의학자이며 암치료 전문가인 로타르 히르나이제의 말을 빌어 "암세포는 간세포와 같은 기능을 한다. 종양은 체내에서 독을 제거하는 일을 돕는다. 종양이 없다면 우리 몸은 그야말로 병들어 있을 것이다. 종양은 우리 몸이 제사하는 놀랍도록 영리한 해결책이다. 환자가 건강해지면 종양은 저절로 사라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곧바로 종양 제거수술을 받지 말고 우선 해독작업부터 하라. 암은 문제가 아니라 해결책이다."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는 질병은 우리 몸의 해결사이고, 몸과 마음의 부조화를 조정하려는 자연스런 작용이므로 질병의 발생 자체가 요법이고, 오히려 기뻐해야 할 현상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이를 발견하면 건강보조식품이나 수술 침 등에 의존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비우고, 자연식, 채식, 소식을 할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꾸준한 운동과 쾌적한 환경, 정신적인 압박에서 벗어나라고 말한다.
현재 치료법과 전혀 상반된 주장이고 다소 위험하기까지 했는데, 종양 제거수술이후 전이가 확산되어 사망하거나, 제거 이후에도 재발의 가능성은 항상 있다는 암에 대한 현재의 의학소견을 비추어 봤을 때 그에 대한 부정은 어렵다는 판단이 선다. 이 주장의 근거는 온전한 건강상태의 몸일 때에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저항력이 충분한데, 그 균형이 깨어져 버려 침투한 것이기 때문에 다시 건강을 회복한다면 소멸하고 만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너무나 상반된 견해여서 주장에 따른 근거와 그 사례들이 궁금해지는 대목이었다.
 
  특히 그는 단식에 대해 강조했는데, 현대인들이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일주일로 계획된 단식방법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에서 호감이 갔다. 단식의 이로움이야 익히 들은 바가 있지만, 미경험자가 우선 갖는 부담감은 '먹지 않고 일상생활이 가능한가?' 라는 것과 '단식원이나 외딴 곳에서 기도하면서 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것인데, 일상생활을 평소와 같이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그의 설명에 이해를 하게 되었다. 또 그는 벌꿀과 감식초의 이로움을 설명하는데, 주목되는 부분은 '벌꿀의 효능'이었다. 전에는 알지 못했던 벌꿀의 효능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100% 양봉의 벌꿀이어야 제대로운 효능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를 믿고 구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 3장 녹색마을 이장님의 식생활 상식 뒤집기] 가 가장 주목되는 장이었는데, 지금껏 알고 있는 우리의 식생활습관에 대해 전면으로 부정하고 나선다. 예를 들어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데도 물을 억지로 1.5 ~ 2 L 의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노폐물이 소변에 섞여 함께 빠져나온다는 기존의 의학계 주장에 맞서서 그것은 단지 희석될 뿐이지 오히려 몸이 습해져서 그로인한 질병이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탄 것이라고 모든 것이 발암물질이 아니라, 오히려 고구마, 감자 옥수수,밥 등이 탄 것은 오히려 이로우므로 껍질채 탄 것을 먹는 거이 좋다고 말한다.
그의 다소 생소한 주장에 놀랍고 흥미로웠지만, 이것이 도시민이 느끼는 전원생활인과의 괴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천연의 자연식품을 직접 경작하고 채취해서 식생활을 할 수 있고, 자연의 기온을 온 몸으로 받을 수 있는 저자의 식생활을 모두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는 도시인들에게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함께 과감히 실행하기는 어려운 문제였다. 또 다른 하나는 '흐름을 거스르는 행동'에 대해 유독 민감한 것이 사람이라, 게다가 몸을 다스리는 식생활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시도하거나 변화시키기에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현대인들이 선호하는  육식과 인스탄트 식품, 그리고 밀가루등에 대한 그의 혐오스러운 표현은 업계의 반발이 무서워 본질을 적나라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을 모두 밝히는 듯 해서 다소 충격적이지만, 부족한 2%를 채운 느낌이었다. 이 글을 읽게 된다면 '과연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하는 원점에 다시 서게 된다. 그에 대한 해답이 바로 제 4장에 있다.
 
마지막 [제 4장 살아 있는 자연식만들기]편에서는 저자인 녹색마을 이장님이 추천하는 채소와 그들을 온전히 먹을 수 있는 요리법들이 소개된다. 쑥, 고구마, 감자, 단호박, 옥수수, 콩 팥, 조, 수수, 메일, 양파, 마늘, 상추, 깻잎, 토마토, 사과 등이 그것인데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거친식품'이라는 것이다. 입속에 있는 침과 함께 충분히 저작(씹는 행위)하여 삼킴으로써 위에서 소화활동에 무리가 없도록 하는 것. 그리고 소식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적인 밥상혁명의 단계임을 알려준다.   
 
'살기 위해서 먹든' , '먹기 위해서 살든' 열심히 일해서 얻어낸 결과물로 우리는 음식을 먹는다. 그러므로 노동의 댓가로 얻어진 그 음식들이 '사람을 살리기 위한 음식'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즐겁고 행복감을 주는 음식'들을 추구하고 즐기려고 하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이 음식들이 과연 '사람을 살리는 음식'인지 '사람을 죽이는 음식'인지를 고민하라고 충고하는 것 같았다. '양약고어구良藥苦於口' 즉, 좋은 약은 입에 쓰나 병에는 이롭다는 옛말이 있다. 거친 음식을 조금 먹고 행복하게 살 것인가, 달고 맛난 음식을 가득 먹고 종국엔 병을 달고 살 것인가는 내 결정에 있는 것 같다. 짐 벗고자 했더니 웃짐이 생겼다고, 책을 읽고 난 후 그에 대한 해답은 찾은 듯 하지만, '달고 맛난 음식의 유혹'을 과연 이길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 앞으로도 '밥상앞 고민'은 계속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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