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
김경화 지음, 정우열 그림 / 창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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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잘만들어진 영화촬영 입문서
 
[청소년의 달] 5월, 게다가 내일은 5월 5일 [어린이날]이기도 하네요. ^^
 
어린 시절, 제일 존경했던 인물은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었습니다.
 
파브르 아저씨, 안데르센 아저씨, 에디슨 박사님등도 좋아했지만,
소파 방정환 선생님을 제~일 존경했던 이유는 [학교 안가도 되는 날]도
만드셨고, 그 날은 어디를 가든 어린이는 공짜잖아요. 우리나라에서
대통령만큼 힘이 쎈 분으로 생각했답니다.^^
 
이젠 [어린이날]을 맞은 조카아이에게 선물과 용돈을 줘야 하는 나이가 되었죠.
무엇을 사줄까 생각하다가 책을 선물하기로 했습니다.
 
책과 영화를 좋아하는 삼촌이 고른 책은
[레디, 액션!  우리 같이 영화 찍자]입니다.
 

 
아이들 책 소재로 영화와 영화촬영이야기라니...
정말 우리 때와 비교해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깁니다.
 
최근 UCC등으로 어린이들의 영상이 올라오더니,
이렇게 멋진 책들의 도움을 받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최고의 영화감독으로 손꼽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12세에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니,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 것은 전도유망한 차세대
감독님들이 되기 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갈 수 있냐?'고 아이책을 펴 봤습니다.
튼실한 내용으로 가득하더군요. 그림과 사진으로 설명된 영화이야기는
어른인 제가 읽어도 흥미진진 했답니다.^^
 

 
특히 마지막에 부록으로 붙어 있는 [영화 만들기 활동책- 영화, 너를 만들어 주마]는
책에서 보고 배운 내용을 실습할 수 있도록 꾸며진 영화만들기 책이었습니다.
 
조카에게 선물한다고 했다가 오히려 제가 즐거웠던 책이었죠.
내일 조카에게 주면 정말 좋아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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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도둑 - 한 공부꾼의 자기 이야기
장회익 지음 / 생각의나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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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의 참맛과 깨달음의 기쁨을 가르쳐 준 책!
 
난 공부를 몰라서 못했다. 태어난 줄도 모르고 어느 순간부터 있어 왔음을 알았고, 학교를 들어가라고 해서 또래의 아이들이 그득한 맛에 학교를 다녔다. 등교시간은 남들보다 좀 이른 시간에 했는데, 어제 내준 숙제를 하기 위해서였다. 내 책상자리의 서랍은 교과서로, 책가방엔 전과목 노트와 아이들과 놀 꺼리들로 가득했다. 내 방의 책상엔 앉은 기억이 거의 없을 정도였으니 할 말이 없다. 수업시간에 교실에 앉아있고, 선생님이 칠판에 쓰시는 글자들을 옮기면 그게 공부인 줄 알았다. 우연한 기회에 '공부'란 걸 알게 되고 늦게나마 부랴부랴 공부해서 남들처럼 학교를 다녔고, 무사히 대학까지 마쳤다. 그리고 이젠 나이가 훌쩍 넘은 아저씨로 살고 있다. 아저씨가 된 지금도 공부를 모르고 있는 듯하다. 
 
 공부工夫. 학문이나 기술을 익히는 뜻을 지닌 이 말이 화두가 된 것은 사회생활을 하던 중이었다. 상사에게 욕먹지 않기 위해, 월급날을 위해, 그리고 얼마 안남은 휴가를 위해 하루 하루를 버티듯 살아가는 생활이 지긋지긋해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화두로 고민하던 때에 가장 부러웠던 사람들은 '내가 갈 길을 알고, 그것을 위해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보내는 하루하루는  자신의 길을 향해 '공부'하는 삶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아차! 하는 생각으로 정말 늦은 나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부랴부랴(중학생 때의 부랴부랴와는 차원이 다른) 내가 가야 할 길을 찾아 쫓아다녔다. 숨이 턱에 찰 때가 되서야 한 곳을 바라보게 되었지만, 여전히 배가 고픈 상태다. 도무지 성에 차지 않는다. 갈 길모르고, 갈 방법몰라 아직도 의심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그러다 만난 책이 [공부도둑]이다.
 
 고희를 둔 학자의 자기이야기를 만나기는 쉽지 않고, 게다가 솔직한 자기고백의 글을 만나기는 '선거철을 앞둔 정치인(그들이 정말 솔직히 고백했는지는 당신들만 알겠지만)'을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는 쉽지 않다. 그것도 명망있는 선생님이 지금꺼 배우는 사람으로써 느꼈던 '앎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는 데야 공부를 하고 싶어도 몰라서 못하는 내가 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책을 펼치는 순간 문과출신 인데다 이공계학문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인 내게 저자가 펼치는 물리학과 온생명이론은 실로 어렵기 짝이 없는 '딴세상 이야기'여서 읽기가 여간 곤혹스러운게 아니었다. 하지만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의 구수한 이야기같아 놓칠 수는 없었다. 물론 들어도 모르는 물리학 이야기도 많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이 걸어온 학문에 대한 애정과 열의, 그리고 조금씩 알아가는 공부꾼의 희열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70의 나이에도 자신의 어릴 적 시절부터 학창시절의 공부이야기를 이렇게 상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지난 과거에 대한 기억을 생생히 더듬을 수 있을 정도로 알차게 살았던 것은 아닐까 생각되었다. 반면 절반치기 나이의 내가 추억하는 나의 어린시절은 알콜중독자가 느끼는 어제의 기억정도인데 말이다.
 
다소 지루할 듯 하지만 이야기 속에 숨은 가르침들은 의외로 많았다.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는 " 당연히 책에는 좋은 책이 있고 그렇지 않은 책이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책이 현재 나에게 맞는 책이냐 아니냐는 것이다. 자기가 현재 알고 있는 수준에 맞추어 자기가 알고 싶은 것을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서술한 책이 가장 좋은 책이다. 그러니까 사람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나는 간혹 내게 맞는 책을 구할 수 있었는데, 이것이야말로 큰 행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학문하는 사람은 이런 점에서 '책 냄새'를 잘 맡을 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라고 말하며 자신이 알고 싶은 것을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서술된 책이 나에게 맞는 책이라고 알려주었다. 좋은 책에 대한 깔끔한 정의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깨달음의 속도에 따른 두 가지 정의'에 대해서는 " 지금까지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헤매던 수많은 정보나 의문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이해의 틀 속에서 어느 순간 확연히 그 의미를 드러내게 될 때 이를 '돈오頓悟(갑자기 깨달음)'라 할 수 있을 것이고, 중간 중간에 비교적 소폭의 여러 변화를 겪으며 이해의 폭을 점차 넓혀 나가다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그 모든 것이 분명해질 때 이를 '점오悟(점점 깊이 깨달음) '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말하자면 이해의 틀이 연속적인 변화를 허용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또한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우선 물음을 던지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도대체 나는 왜 살아가는가? 나는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여기에 바른 해답이 있는지, 그렇다면 그 해답의 내용은 무엇인지 하는 것은 어쩌면 '깨달음'에 이른 후에야 알게 될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조차 가지지 않는다면 아예 깨달음에 들어설 가능성조차 없다고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밖에도 자신이 공부하는 장소 세군데를 알려주는가 하면, 가르치는 자리에 서보지 않으면 진정한 앎에 이르기 어렵다고도 충고한다. 가장 가슴 속에 와닿는 말은 책이나 스승의 가르침을 믿고 그래도 행하는 것은 '달을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스승의  손가락만 보는 경우'라는 것이다. 이것은 학생의 경우 뿐만 아니라 가르치는 선생의 입장도 마찬가지인데, 직접 확인하고 고민해서 나름의 깨달음이 생길 때 그것이 진정한 깨달음이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70 평생을 '공부꾼'이 되어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배움과 앎, 그리고 깨달음의 차이를 이제야 알게 되었고, 죽어서 다시 태어나서도 '물리학자'가 될 것이며, 시인이 된다면 물리학자가 되고 난 이후에 할 것'이라고 말할 만큼 자신의 일에 대한 애정과 신념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의 신념에 대해서도 깊은 생각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해주었다.
 
'삶을 돌아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행복한 마음으로 모두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하게 살았고, 행복하게 산 것이 아닐까? 이 책은 그의 '70년 공부꾼'으로서의 행복한 삶에 대한 기록이다. 나도 이런 책 하나를 내놓을 수 있을 만큼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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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꼭 알아야 할 모든 것
정영희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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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와 정보가 가득한 오늘의 현대 여성이라면 봐야 할 안내서.
 
여성상위의 시대가 도래했다. '금녀禁女의 영역'이라 불리는 직업군에 여자없는 곳이 없고, 핀란드의 경우 여성의원의 수는 40%가 되도록 법제화되어 있으며, 1974년, 에바 페론이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이 된 이후 각 나라마다 '최초의 여성대통령'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발생국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유교국가임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절대적으로 불공평했던 호적법이 개정되었고, 여성부가 탄생하였다. 그리고 우리 형제에겐 가을철 굶주린 호랑이처럼 무서운 우리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며칠전까지 재무장관 어머니에 대해 '단식농성'을 하시며 용돈인상을 외치셨다. 기막힌 아이러니다.
 
장사를 하는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유대인의 경전 '탈무드'는 이렇게 말했다. 
"여자와 아이의 입을 노려라. 그러면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다."
 
물론  백 번 옳은 소리고, 지당한신 말씀이다. 하지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잖은가? '인간은 흔들리는 갈대'라고 파스칼은 일찌기 말씀하셨고, 호랑이는 그리되 뼈는 그리기 어렵고, 사람은 알되 마음은 알지 못한다고 명심보감은 이르셨다. 비단 인간의 마음이 이럴진대, 여성은 어떨까? '거짓말쟁이가 아닌 여성도 이세상에 몇인가는 있을 것이다'라고 서머셋 모음은 말했고, 빅토르 위고는 '여자는 완성에 가까운 악마'라 하지 않았던가? 영국의 대문호 세익스피어는 '한 곳에 두 여자를 두면 날씨가 차가워진다'고까지 말씀하지 않았던가?
 
그런 여성들에게 곰처럼 멍청하고, 다분히 마초macho스러운 내가 모던한 분위기의 매장에서 한 분의 여성손님을 맞이하기보다는 군대 연병장에 개판오분전開販五分前으로 펼쳐놓고, 수백 명의 사내들을 불러 모아 박수치며 '골라~골라~'를 부르짖는 편이 훨씬 낫겠다 싶지만, 한 두해 살고 말건 아니잖는가?
지피지기知彼知己 하면 백전불태百戰不殆 라 했다. 앞으로 점점 여성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남은 여생을 아내에게 사랑받고 온전히(?) 살기 위해서라도 여성을 알아야 한다. 아니 배워야 한다. 이 책 [여자가 꼭 알아야 할 모든 것]을 펼친 이유는 온전히 '여성상위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생존욕구' 때문이었다.
 
문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당당히 프리랜서를 선언한 당찬 여성 정영희의 손끝에서 태어난 이 책은 그녀의 화려한 이력에 걸맞게, 자신이 치열하게 살아왔고 또 현재진행형중인 이삼십대를 돌아보며 일과 대인관계, 그리고 사랑에 대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 주고자 '이 땅의 젊고 푸른 여자들에게 보내는 응원가'라는 메시지를 담아 책을 펴냈다.
 
적절하게 나눠진 카테고리와 그 속에 담긴 메시지들로 가득찬 이 책은 전혀 딱딱하거나 학구적이지 않고, 늦은 밤 하숙방에 둘러앉은 새내기 여학생들에게 졸업반언니가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듯 재미있게 읽혔다. 이야기를 듣고 '언니, 그 말을 들으니까 당장 뭐라도 하고 싶은데...뭘 해야 해요?'라고 물을 지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이야기의 끝마다 '최신의 행동요령'을 친절하게 담아 주었다. 저자의 이야기풍은 누구랄까...입심좋은 주인공 캐리와 세상에 모르는 것이 없어 보이는 여성 사만다가 둘이  적절하게 섞였다고 하면 딱 맞겠다 싶다('섹스 앤더 시티'를 모두 봤다니...난 더이상 마초macho는 아닌게지...). 저자의 경험과 그녀를 둘러싼 주변인물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그녀가 던지는 메시지에 힘을 실어주고, 독자에게 용기는 두 배로 충전시킨다. 
 
인생의 주인으로서 주체적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법을 알기 위해서 자아를 찾는 법을 터득하라고 이야기하는 1. 그녀의 자아 찾기, 자기계발은 나중이 아니라 작은 행동에서부터 지금당장 하라고 재촉하는 2. 그녀의 자기 계발, 남자 볼 줄 아는 눈과 연애에 대한 감을 키워야 성공할 수 있다는 3. 그녀의 사랑 & 결혼,  인생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50%를 차지하는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하는 법을 설파하는 4. 그녀의 인간관계, 직장생활에서 슬기롭게 생활하는 왕도가 있으며 그 방법을 알려주는 5. 그녀의 직장생활, 여자가 알아야 할 화술에서 옷차림까지 꼼꼼하게 체크해준 6. 그녀의 테크닉, 짤랑거리는 잔돈만 있는 통장을 배불려 주는 7. 그녀의 재테크 로 꾸며졌고, 그 속에 숨은 작은 소제목을 살펴만 봐도 제목의 깊은 뜻을 알게 될 것이다.
 
내가 가장 관심있게 들여다 본 것은 당연(?)히 3. 그녀의 사랑&결혼 인데, 수급 불균형 선시장의 대응방법에서부터 결혼전 필수체크리스트까지 꼼꼼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여성들의 냉정하고 객관적인 연애관과 결혼에 대한 평가에 '오호~ 그렇단 말이지?'하며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이 많았다. 여성들이 여우(?)같은 이유는 이 책과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수두룩한 때문일테다.
 
즐거울 때나, 슬플 때나, 화가 날때 여성들은 지인들과 함께 마음을 나누며 울고, 웃으며 수다로 회포를 풀고 답을 찾고, 남성들은 슬플 때나, 화가 날때 친말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으로 애꿎은 담배만 줄로 태운다. 즐거울 땐 어떻게 하냐고? 떠벌리면 바보소리 들을까 혼자서 실실거린다. 여성들이 10여 년을 더 사는 이유이고, 감성의 시대에 주역이 되는 당연한 이유일테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현대 여성들에게 꼭 필요한 책, 남성들에게는 없는 책이다. 뒤질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또 하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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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 성공을 만드는 강력한 힘
리사 헤인버그 지음, 박정길 옮김 / 마젤란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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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태스킹은 집중의 적이란 말이야, 이 바보야!
 
'적절한 것에 쏟는 관심'을 뜻하는 집중이 우리 삶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는 모두가 인지하고 있지만  소수의 스포츠 선수나, 혁신적인 제품을 쏟아내는 엘리트 집단, 혹은 연구실에 스스로 고립되어 몰두하고 있는 연구자들의 몫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왔다. 하루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같은 일상에서 어느 한 곳에 집중하기란 집중의 결과물을 따지기는 커녕 한 곳에 오래도록 자리잡고 앉아 있기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몰입'이 인구에 회자되면서 여러가지 관련서들이 화제가 되고 있고, 많은 이들의 손에 들려 읽히는 이유는 마치 잘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에 4륜 구동 지프차를 운전하는 양복차림의 현대인처럼, 현재는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 책[집중]을 손에 든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모두가 나를 보라고만 요구하는 이 시대에 가능하다면 어느 한 곳에 집중하고 싶었다. 이 책에 만이라도.
 
이 책은 개개인의 집중에 관한 내용보다는 비즈니스 생활에 있어서의 '집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즉 어느 때에 어떤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야 조직이 집중력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임할 수 있는지, 그 방법론과 그에 도움이 되는 기술들을 제시함으써 '정신적 집중'보다는 '팀원들의 관심 혹은 파워를 집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여느 책과는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는데 독서의 의미를 둘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집중의 정도를 '마치 레이저 광선처럼..'이라고 형상화하였는데, 집중의 개념을 인식하기에 좋은 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중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제 3장 집중 - 가장 중요한 일을 하게 하는 힘] 이었는데, 그 이유는 현재 내가 무심코 하고 있는 행동이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저자는 당장 '멀티태스킹을 멈추고 청킹을 시작하라'고 말 한다.(어제 이 책을 읽고, 멀티태스킹을 하지 않기로 굳은 결심을 했건만,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메신저 두 개를 비롯해 모두 6개의 창을 화면에 띄워 놓고 있었다. 바보가 된 느낌. 습관의 무서움이란 정말... ) 일반화되어 버린 멀티태스킹은 관심을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갈 때 그만큼 시간을 소비하고, 원래의 것으로 다시 관심을돌려 속도를 내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데, 매 시간 그렇게 몇 번씩 방해를 받으면 매일 몇 시간을 잃는 셈이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2003년 9월 [CIO 매거진]에 실린 메건 산토스스의 글, '왜 더 많은 것이 더 적은 것인가'에서 네 가지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 분석가는, 하나를 완전히 끝낸 후에 다음으로 넘어갈 때마다 45%나 낮은 생산력을 보인 점을 제시하면서 "정해진 시간에 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을 늘 피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당신이 멀티태스킹을 필요악이 아닌 이상적인 경영의 방편으로 삼는다면, 당신은 어떤 일에서도 개선을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다"라는 글을 인용했다.
 
저자는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지만, 청킹Chunking - '시간의 일부를 잘라내서 한 부분에 집중하는 것. 미라 계획을 세워서 일주일에 몇 가지 큰 묶음에 집중한다' 을 함으로써 집중력과 생산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며 휴대폰을 끄고, 사무실 전화를 자동응답 형태로 돌려놓고, 이메일 창을 닫고, 팀원들과 동료들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모든 에너지와 생각을 업무에 몰두하라고 말한다. 그는 또 청킹을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결심'이라며, 동료들과 청킹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고, 서로 협조해 원래의 멀티태스킹으로 돌아가고 싶은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 밖에도 그는 집중하기 위해서는 '하면 좋지만 별로 필요하지 않은 일에 '노'라고 말할 것을 권유하고, 제대로 정비하고 적절하게 집중하기 위해서는 목표에 대한 현재의 생각이나 의견 또는 프로젝트 자체를 버릴 수 있어야 목표에 대해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집중'에 관한 책이지만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경청, 청킹등 일부의 방법론을 제외하고, 그밖에 제시되는 방법론들은 현실에 적용하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실행하기가 힘들 것처럼 보였고, 같은 말이 반복되는 경우를 만나 책의 전반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일반 업무현장에서 저자가 제시했던 방법대로 실험을 하고 난 결과를 데이터로 제시하고, 그 실험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인터뷰등이 수록이 되었다면, 이해하기도 또 내가 적용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뻔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이 책에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해 강조했던, '멀티태스킹을 버리고 청킹에 주력하라'는 주문은 이 책을 통해 얻은 소득이라고 하겠다. 소프트웨어가 제시한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따랐을 뿐, 사실 여러개의 창을 열어 놓을 이유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좀더 고민해 봤을 때, 컴퓨터 앞에서 멀티태스킹을 주로 하다 보니, 생활면에서도 멀티태스킹을 해야 바쁘게 보이거나, 열심히 일하는 것이 아닌가는 착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지금껏 몸과 마음이 그리고 머리를 너무 혹사시킨 기분이 들었다. '천천히. 한 번에 하나씩. 크게 필요없으면 NO라고 말하거나, 버리고.' 굳은 결심으로 잘 지켜서 어제보다는 더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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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달인 - 적의 마음도 사로잡은 25인의 설득 기술!
한창욱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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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열정과 진실성'에 설득당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멋진 책! 
 
당신은 오늘 하루 몇 번 거래를 하셨습니까?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눈뜨기가 바쁘게 초침의 바늘 끝에 내 엉덩이를 찔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바쁘게 일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일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상대하고 그들과 이야기하며 그들 속에서 기쁨과 슬픔 그리고 분노와 보람을 느끼기도 하는데,이들을 대하고 있을 때 혹 누가 내게 '지금 뭐하냐?'고 물으면 '일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직업군에 따라 장사, 사업, 진료, 상담으로 이름이 바뀌는 일은 한마디로 '다른 사람과 거래한다' 는 의미이다. 비단 일 뿐 아니라 우리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게 되면 그 순간부터 '거래'를 한다. 거래가 뭘까?
 
서로에게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교환하다라는 뜻의 거래는 나라마다 이름도 다른데, 이들 다른 이름의 거래를 살펴보면 그 어족語族의 경제관념도 들여다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우리는 거래去來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갈 거去 올 래來 가 합쳐진 말로 재화나 서비스의 등가교환等價交換 의 의미를 지닌다. 다시 말해 서로가 부합하다고 생각하면 서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게 좋은 것 아니겠어?'라며 편하게 생각하는 우리의 넉넉한 경제개념을 엿볼 수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어떤 단어를 사용할까? 토리히끼とりひき(取 り 引 き)라 하는데 단어를 찬찬히 살펴보면, 취할 취取 끌 인引 다시 말해 '취하고 게다가 끌어당긴다'는 의미를 갖는다. 서로 교환해서 가진 후에 조금 더 끌어낸다는 뜻으로 '뭔가 내가 더 얻지 못하면 안된다'는 의미라고 보겠다. 단어만 살펴봐도 우리가 일본인에 빗대어 경제적 동물Economical Animal 이라고 칭하는데 과언은 아니겠다 싶다.
 
조금은 멀리 중국의 경우를 보자. 우리가 말하는 거래去來가 한자어가 틀림없지만, 그들은 거래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거래의 행위를 '장사'로 보고 생의生意 라고 쓴다. 날 생生 뜻 의意 라, 그들은 거래 즉 장사를 '내가 태어난 뜻(의미,이유)'으로 놓는 것이다. 한마디로 목숨걸고 거래를 한다는 말이다. 자신이 태어난 의미를 거래에서 찾으려 하니 유태인과 더불어 중국상인을 세계 최고의 상인으로 놓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은 어떨까? 그들은 거래를 비즈니스Business 혹은 트랜스액션Transaction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바쁘다는 뜻의 busy의 형용사와 명사형어미 -ness가 붙었고, 변화를 의미하는 trans라는 어근에 행동이라는 뜻의 단어인 action 이 합해진 말이다. 말 그대로라면 '바쁘게 움직이는 것' 또는 '행동의 변화물'이라고 봐야 할텐데, 한마디로 조합해 보면 '바쁘게 움직이면 나타나는 결과물' 이란 뜻으로 보면 되겠다. 그들의 개척자적인 활동의 면모를 짐작케 하는 말이다.
 
이렇듯 세상은 거래去來 와 함께 만들어졌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 나만을 위해 경작을 하고, 비료를 주어 그 열매를 얻어 먹으며 의식주를 해결하던 고대 때에도 넓게 생각하면 자연과 거래를 한다 본다면 태초에 하느님이 세상을 만드실 때를 제외하곤 거래로 만들어졌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이렇듯 거래라는 단어의 의미에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가 전제되는데 거래는 곧 타인과의 의사소통Communication을의 결과를 의미함을 알 수 있다. 

 
타인과의 의사소통Communication 에서 타인과 이야기하는 행위를 우리는 '대화한다'고 하고, 서로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대화하는 것을 '협상한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원하고 의도했던 바대로 상대가 따르도록 대화하는 것'을 '설득한다'고 말한다. 말을 통해서 說 원하는 것을 얻기 得, 설득說得. 인간관계에 있어서 설득이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고, 내가 이 책 [설득의 달인]을 읽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 책은 첫 작품으로 베스트셀러가 되어 수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나를 변화시키는 좋은 습관』의 저자인 한창욱씨가 쓴 책으로, 동서고금을 통해 세계를 설득시킨 25명의 설득의 달인을 소개한 책이다. 딱딱한 주제와 인물의 이야기라 자칫 무겁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의 책인데, 책을 펴는 순간부터 끝까지 시선을 놓치지 못하게 하는 흡인력을 지녔다.
 
설득의 달인으로 거론된 25명의 인사중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들 중국고전과 우리 역사속의 설득의 달인들(곽가, 안자, 여불위, 진취, 정탁, 손자, 서희, 혜자)인데, 그들을 주목함에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조금만 수가 틀려도 왕의 한마디 명령으로 목숨을 잃어버릴 수 있는 군주시대의 신하들은 왕에 대해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목숨을 내걸고 읖조리는 충언임을 감안할 때, 그들의 충언에 담긴 설득력의 무게는 그들의 목숨의 무게와 같기 때문이다. 타고난 카리스마와 모사가의 기질을 겸비한 조조에게 있어서 '입안의 혀'처럼 군주의 입장에서 항상 먼저 고려했던 곽가, 경공이 아끼던 말이 죽자 먼저 그를 책망하자 그 말을 통해 군주가 스스로 실수를 깨닫게 한 안자, 떠돌던 왕자 자초를 타고난 설득력으로 왕으로 만듬으로써 장사중 최고는 '사람장사'임을 보여준 여불위, 홈잡을 데 없는 논리 정연한 언변과 뛰어난 정보력으로 80만 대군의 소손녕이 물러남은 물론 강동의 6주까지 얻어내는 결과를 만들어낸 서희의 담판등 역사의 작은 사건들에서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설득'이 무엇인가를 알려준다.
 
서양의 경우 또한 만만치 않다. 섬김을 소명으로 알고 항상 남보다 낮은 자리에서 평생을 말과 행동을 같이 함으로써 몸으로 말하는 설득을 보여준 테레사 수녀, 독일에서 공연을 하겠다는 열정하나로 그녀의 공연을 반대하던 슈투크의 집에서 불쑥 찾아가 그만을 위한 춤을 추고 4시간동안 춤에 대해 대화함으로써 그의 허락을 받아낸 이사도라 던컨, "나는 나의 미래를 무척 소중히 여깁니다. 그러나 내가 더 소중히 여기는 것은 어러분의 미래입니다...여러분의 미래와 나의 미래는 서로 분리될 수 없습니다."로 시작하는 옥중편지로 46년가에 걸친 아프르트헤이트의 종식을 이끌어 낸 넬슨 만델라, 설득의 백미인 연설로 대중을 들끓게 했던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명연설 등 주옥같은 설득의 달인들의 사례가 소개되었다. 마지막으로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한 언쟁으로 알려져 있는 수많은 원로들이 있는 가운데 시저의 주검앞에서 펼쳐진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설전이 전문으로 소개되었는데, 말로만 듣던 역사의 순간을 눈앞에서 보는 듯 현란한 그들의 입담에 깊이 빠져버렸다. 저자는 설득의 달인을 소개할 때마다 그들이 지닌 설득의 카리스마와 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설득기술의 방법론에 대해 자신의 생각과 해설을 덧대어 친절하게 소개했다.
 
앞에서 대화와 협상, 그리고 설득의 차이를 살펴 보았지만, 이들은 서로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고, 성공적인 인간관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무기가 아닐 수 없다. 그 중요성을 말해 주듯 이들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나와 있는데, 내가 읽은 중에 높이 평가하고 있는 책들로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 1,2 권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그리고 국제변호사인 김병국의 비즈니스 협상론 등을 꼽고 있는데, 한 권을 더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설득의 결과물은 항상 두가지로 귀결된다. 신용과 불신이 그것이다. 가장 중요한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비즈니스나 협상, 설득은 순간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결정되는 순간부터 지속적인 관계의 시작이고 그 때부터 진정한 설득이 시작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속에 소개되는 달인들의 설득의 기술과 테크닉만 쫓을 것이 아니라, 그들의 가슴속에 숨겨져있는 진정성과 우호성을 배우는데 우선해야 할 것이다. 설득의 달인과 천하의 사기꾼의 차이는 바로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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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dom 2008-05-02 0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안녕하세요..ㅎㅎ..
리뷰를 너무도 맛깔나게 요약정리 잘해주셔서 안 읽고는 못베기겠는걸요... 하하
넘 재밌겠어용...
어쩜 이렇게 리뷰를 잘하세용..
그동안의 내공과 경륜이 느껴지네용.. 감사합니다..
추천 잘받아 읽겠습니다.... ^^*

리치보이 2008-05-02 11:00   좋아요 0 | URL
Freedom님, 안녕하세요^^

과찬에 감사드립니다.^^;;
설득에 대한 여러 사례들이 잘 정리되어 이해가 쉬웠던 책입니다.
좋은 책을 읽은 덕인가 봅니다.

읽어 보신다면 많은 도움이 되실 것 같네요.
댓글, 감사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