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매니지먼트 - 인간경영.감성경영을 넘어서는 21C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제임스 오트리 지음, 권상술 옮김 / 열음사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사랑이 이익을 낳는다 - 보살핌의 리더십을 실천하라"
 
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전후 이후 일본교육에 물들여진 경영자들을 통해 자연히 일본식 경영기법에 길들여져있던 한국기업이 IMF 외환위기로 인해 조직체계에서 회계에 이르기까지 서구식 경영기법으로의 전면적인 개혁을 요구받게 되었다. 10년이 지나 서구식 합리주의 경영이 자리가 잡혀갈 때가 되니 '감성경영'이라고 해서 또 다른 경영방식이 대세임을 감지하게 된다.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수입된 경영방식만을 추구하다 보니 절차적인 방법론에 치중할 뿐 그로인한 긍정적인 효과를 얻어왔다고 말하기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는 인간경영, 감성경영을 넘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요구된다고 하는 책이 있어 주목하였다. 소개하는 책, '러브 매니지먼트Love management'가 그것이다.
 
美, [포천]誌 선정 500대 기업에 속한 메러디스Meredith 의 사장으로 있었던 저자 제임스 A. 오트리는 일은 금전적인 면뿐만 아니라 영적, 개인적 성장도 가져다주고, 직장은 새로운 이웃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그러한 추세에 기업가들이 일조를 하고 있다며 그가 생각하는 일에 대한 신념을 밝힌다. 또 훌륭한 경영은 대부분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데, 보살핌이라고 대체할 수 있는 말인 '사랑'을 지닌 경영은 사람을 교묘히 부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살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경영에 대해 일종의 소명Calling, 즉 삶의 의무로 받아들이는 경영자가 되어야 하며, 그들이 경영을 제대로 하면 자신이 갖고 있는 비전, 공감, 정직, 신뢰에 기술적, 행정적 스킬을 결합함으로써 사람들(직원들)이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충만감을 느낄 뿐만 아니라, 공동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훌륭한 직무수행에서 나오는 심적, 금전적 보상을 함게 나누는 환경조성이 가능함은 물론이라고 덧붙인다.
그는 또 해마다 쏟아지는 첨단 경영기법에 대해 일부는 상당히 쓸만한 것들도 있지만, 재무적인 성장뿐 아니라 사람까지 성장시키는 환경을 만들어낼 만큼 훌륭한 기법은 없다고 말하며 그러한 첨단 경영기법을 뒤따라 다니거나 새로운 조직구조 개편에 신경쓰는 일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경영이란 예술이며 유기적인 과정인데 이것은 시간이 정해져 있지도 않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도 없기 때문에 완벽한 경영에 이를 수 없고, 단지 경영을 연습할 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성장과 보살핌이 이루어지는 일터를 만드는 방향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철학과 기예를 정렬해나갈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기업은 훨씬 더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의 새로운 경영방식을 살펴보면 경영학의 석학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 는 그의 책『미래경영(Managing for the Future)』에서 지식시대에서는 기업내에서 상사와 부하의 구분도 없어지며, 지시와 감독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리더가 부하들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부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기존의 리더십 패러다임에서 리더가 부하들을 위해서 헌신하며 부하들의 리더십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 부분과 일치한다고 보여졌다.
저자가 강조하는 러브 매니지먼트는 위에서 말하는 피터 드러커의 서번트 리더십과 일치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이 책 전반에 걸친 경영사례와 저자의 주장은 그린리프 연구센터(Greenleaf Center for Servant Leadership)의 연구소장인 스피어즈(Spears)가 제시한 서번트 리더의 주요 특성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은데, 서번트 리더의 주요 특성을 살펴 보자면  경청(Listening), 공감(Empathy), 치유(Healing), 스튜어드십(Stewardship), 부하의 성장을 위한 노력(Commitment to the growth of people),공동체 형성(Building community) 등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서 리더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경청을 해야 부하가 바라는 욕구를 명확히 알 수 있는데, 부하에 대한 존중과 수용적인 태도로 이해하는 것(경청Listening)이고, 리더는 부하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부하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고 리드해야 하는데, 이는 차원 높은 이해심(공감Empathy) 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리더는 부하들을 이끌어 가면서 보살펴 주어야 할 문제가 있는가를 적극적으로 살펴야 하고(치유Healing) , 부하들을 위해 자원을 관리하고 봉사해야 한다(스튜어드십Stewardship). 그리고 리더는 부하들의 개인적 성장, 정신적 성숙 및 전문분야에서의 발전을 위한 기회와 자원을 제공해야 하고(부하의 성장을 위한 노력Commitment to the growth of people), 조직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며, 봉사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공동체 형성Building community)는 것이 서번트 리더십의 주요 특성이라고 하면, 이 책의 저자가 경영자에게 당부하는 부분들이 이와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즉 러브 매니지먼트Love management는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으로 무장된 조직을 경영함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념의 포괄성이나 예속성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단지 21세기에 요구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인간(직원)의 감성을 수용하는 하이터치High-touch 경영'이라는 데에 힘을 실어주려 하는 것이다. 문제는 경영자의 경영마인드가 전사적全社的 분위기로 퍼질 수 있도록 만드는 중간관리자Middle manager들에게 얼만큼 수용되는가가 관건인데, 저자는 이 책에서 중간관리자의 책임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그에 대한 실천방법을 사례를 들어 설명해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21세기의 경영사조에 대해 우리나라는 낙관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외부의 시각들이 지금까지 우리 경영문화에 대해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던 '온정주의'가 그것이다. '철저한 합리주의'가 익숙한 서구는 위에서 말한 서번트 리더십이나 러브 매니지먼트를 받아들이기는 우리보다 쉽지 않다. 저자는 러브 매니지먼트에서 '러브LOVE'는 '보살핌'이란 단어로 대체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이것이 가족적 분위기에서의 손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대하는 온정이 바로 그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통제과 관리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상대를 대하는 시선의 측면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보살핌'의 시선은 우리가 그들보다 더 나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이 말하는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우리가 새로 배워야 할 기법이 아니라 지금껏 서구의 첨단 경영기법을 도입하느라 억제하고 애써 무시해 왔던 우리 본연의 '가족적 온정주의'를 다시 불러내기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합리주의에 익숙해진 중간관리자와 젊은 직원들에게 어떻게 다가설까 하는 것이 경영자의 관건이겠지만, 이미 우리 기업의 경영자는 이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음은 사실이다. 경영자가 인간(직원)에 대해 보수로 맞바꿀 수 있는 활용자원으로 여기는가 아니면 내 가족 아니 나를 대신해서 기업을 운영하는 나의 분신으로 여기는가는 기업가의 재량에 달려 있는 문제다. 단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은 남에게 시키지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논어의 말씀을 항상 기억한다면 어떻게 그들을 대할 것인지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랑이 이익을 낳는다 - 보살핌의 리더십을 실천하라"고 강조하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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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CEO - 명화에서 배우는 창조의 조건 읽는 CEO 2
이명옥 지음 / 21세기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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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가 찾는 '창의력과 창조력'은 [미술가와 그들의 작품속]에 있었다!
 
미술가들은 타고난 크리에이터Creator 이다.
자신만이 추구하는 스타일로 일단 손을 댄 작품에 대해서 그들은 창조주요, 조물주다. 작업중인 작품을 끝까지 마칠 것인지의 여부, 완성된 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것인지의 여부는 온전히 예술가의 손에 달려 있다. 다른 이들의 조언과 충고는 있을 수 있지만, 또 세상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도 하지만 모든 판단은 미술가 스스로가 내린다. 그리고 모든 책임을 진다. 그래서 그들은 외롭고, 고독하다. 예술가를 설명하다 보니 그들과 비슷한 누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렇다. CEO가 미술가의 그것과 많이 닮은 데가 있다. 창의력이 요구되는 21세기의 기업가들이 그림을 읽는다. 제대로 구도가 맞는 제목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펼쳐 읽었다. 훌륭한 제목만큼 무궁무진한 내용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미술관장대학교수 그리고 [명화속 이야기 시리즈]로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예술을 대중에 친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번에 내놓은 책 [그림읽는 CEO]을 통해서는 명화 속에 숨은 이야기와 작가들을 이야기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그들로부터 창의력과 창조력을 배우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했다. 이 책 자체가 미술작품처럼 놀라운 창조력을 지닌 기획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창조의 조건을 세 가지로 구분하여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하는 '생각의 기술'편과 '끊임없이 새로움을 탐하라'고 요구하는 '창조적 혁신'편, 마지막으로 '내가 세상의 중심이다'고 생각하라는 '자기 재창조'편으로 구성하여 각 장마다 모두 55명의 세계적인 미술가들의 창조력을 소개하고, 그 산물인 작품들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270여 페이지밖에 되지 않는 책 속에 55명의 작가와 작품 그리고 그들의 창조력을 설명한다는 것이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처음에 걱정되었다. 하지만 몇 장 넘기지 않아 나야말로 지나친 기우 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달랑 그림 한 장 만을 봤을 때는 보이는 그것 밖에는 전혀 알 수 없던 작품세계에 대해 저자는 우선 작가의 환경과 시대적 배경 그리고 작가의 이모저모를 통해 그런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작가의 독특한 창작력을 설명해준다. 그 후에 이어지는 작품의 설명은 마치 미술관에서 큐레이터가 관객들에게 하는 듯 해서 작품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비슷한 창조력을 지닌 일련의 작가와 작품들을 소개한 후 관객임과 동시에 독자인 나에게 작가와 작품을 통해 내가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그들의 창조력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그 창조력을 찾을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정리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은 참으로 놀라운 경험이었다.
 

 
예를 들면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지금까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추상화畫 ' 부분이었는데, 그 개념에 대해 주제나 내용을 식별할 수 있는 '구상화畫 '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추상이라는 말은 내면에 숨겨진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특성을 추출한다는 뜻이며, 선과 형태 그리고 색채 등의 조형적 요소로 작품의 의도를 표현했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진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그림을 거꾸로 세워놓은 바람에 알게 된 색채와 순수한 형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게 된 대표화가 칸딘스키의 [구성]을 통해 대상의 내면에 숨어 있는 사물의 정수를 표현하고, 인간의 감정, 생각, 말과 행동의 절제를 표현한 몬드리안의 작품, 또 그것을 패러디하여 말풍선을 넣음으로써 몬드리안에게는 없었던 생동감을 추가한 김정명의 [EMPTY], 얼핏 보기엔 펜꽂이같다고 밖에 이야기 할 수 없는 브랑쿠시의 [공간속의 새]는 날아가는 새의 모습 즉, 비행飛行을 형상화하기 위해 새의 깃털과 부리를 추출하여 형상화시켰음을 알려준다.
 
그리고 "추상미술에 대해 관람객은 자신이 보는 것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으며, 친숙한 사물을 확인할 때의 만족감도 얻을 수 없지만, 자연은 인간의 눈에 보이는 구체적이고 정적인 면 이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고, 비물질적이니고 동적인 면도 지녔다는 진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는 미술 비평가 고르프리트 뵘의 설명이 이어지는 부분은 추상화에 대해 전혀 문외한이었던 내가 '아하~'하는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부분이었다. 가장 압권은 작품세계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추상화'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세상 만물의 외양보다 이면을 들여다보고 본질과 핵심을 파악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사물을 추상적으로 보는 훈련을 쌓으면 세부적인 형태에 눈을 빼앗기지 않고 겉모습보다는 본질, 혹은 문제의 핵심을 단숨에 간파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전한다.
 
이 밖에도 우리가 인생에서 필요한 창조적 덕목들 즉, 잠자는 상상력을 깨워라, 세상을 거꾸로 보라, 실체의 이중성을 파악하라, 무의식의 세계를 자극하라, 세상의 틈새를 노려라, 세상의 상상력을 자극하라, 잘 보는 것이 힘이다, 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활용하라, 창조자의 끈기와 집념 마이웨이를 배워라, 끊임없이 변화하라, 전통에 도전하라, 끊임잆이 나를 홍보하라, 나는 브랜드다, 세상을 도발하라, 고난 앞에 무릎 꿇지 말라, 자연을 재발견하라, 자화상을 그려라 등을 주문하며 수많은 작가와 그들의 작품 속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도록 설명하고 도와준다.
 

 
미술작품 속에서 그것들이 도출되리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왜 수많은 CEO들과 부자들이 미술작품을 좋아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 듯 하다. 그리고 거액을 주고 구입하여 그 작품들을 자신의 집무실과 거실에 두려고 하는 미술 애호가들의 수집벽을 이해할 것 같았다. 소장가치를 가진 재산으로서의 미술품만이 아니라, 그들에게 위안과 휴식을 제공하고, 창의력과 창조력을 낼 수 있는 발판이 되기 때문이었다.
 

 
외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내놓은 놀라운 제품들 속에는 예술로부터 받은 영감과 창조력으로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예술에 대한 저변이 그만큼 확대된 만큼 최고의 컨텐츠와 디자인으로 무장된 제품들이 쏟아지고, 상상하지 못한 경영전략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 일테다. 상대적으로 예술작품에 대한 접근이 흔하지 않은 우리에게 이런 훌륭한 책이 지금이라도 우리 손에 들려지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미술가와 기업가에 대해 폭넓게 이해하고 있는 저자였기에 이런 반가운 책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기업가들, 비즈니스맨들, 그리고  창의력, 창조력을 필요로 하는 많은 이들이 꼭 읽어야 할 놀라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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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나 - 당당하게 여유있게 멋지게
매튜 켈리 지음, 이창식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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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나라는 존재의 이유를 알게 하는 좋은 책!
 
마치 내일이 없는 듯 치열하게 오늘을 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깊고 큰 한숨'이 지어지곤 한다.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사는 거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고 살아간다고 하지만, 지난 해에도 나는 같은 말을 했고, 5년 전에도 같은 말로 나를 다스렸다. 아니 20년을 훨씬 넘은 전에는 사회에 나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아무런 생각말고 그저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들었고, 스스로 나를 다그쳤었다. '무엇 때문에 오늘을 이렇게 사는 거지?'
너무 바빠 그런 고민마저 할 시간이 없다고 손사레를 쳤지만, 내 오늘은 과거에 내가 꿈꾸던 미래였음을 생각하면 내 미래의 모습도 오늘 같을 것 같아 두렵기만 하다. 보다 나은 삶, 아니 보다 행복한 오늘을 살기 위해 펼친 책이 이 책 '위대한 나'이다.
 
"삶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얼까?"
"행복이란 어떤 의미일까?"
"인간은 왜 고통을 겪어야 할까?"
"사람들은 왜 욕심을 부리지?"
"내가 지금 여기 존재하고 있는 목적은 무얼까?"
 
마케팅을 전공하는 대학에 들어간 저자는 위와 같은 '돈 버는데 도움 안되는 고민'에 빠져 그 답을 찾게 되고 덕분에 스타 명강사로 유명해진다. 책을 쓰고, 강연회를 하느라 1년 계획을 빽빽히 채울 정도로 바쁘고 유명했던 그는 그만큼 부와 명예를 누리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올바른 삶을 살라는 내용의 강연을 하고 책을 쓰던 저자는 스스로가 무력해짐을 느끼게 되었다. '누적된 피로로 인한 탈진'으로 그의 일과 생활은 엉망이 되고, 급기야 오스트리아의 옛 수도원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돈 버는데 도움 안되는 고민들'을 다시 고민하게 되고, 자신의 마음과 육체의 합리적 욕구들에 점점 더관심을 쏟게 되었고, 다시 인생살이를 얻어갈 힘과 열정을 얻게 되었다. 삶의 위대함을 다시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가 고민했고, 깨달은 바를 풀어놓은 책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네 가지 측면 즉, 신체적인 측면, 정서적인 측면, 지적인 측면, 그리고 정신적인 측면이 모두 만족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패스트푸드가 나쁘고 운동이 좋다는 것을, 가족과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것을, 독사가 마음을 살찌운다는 것을 알고 있다. 게다가 명사과 기도 휴식과 여유까지 이 모든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알면서도 왜 실천하지 않는 것일까? 바쁘기 때문이다. 뭘 하느라 그리 바쁜가? 행복해지기 위해 바쁘게 일하는데, 정작 그 행복과는 멀어지는 행복의 패러독스에 빠져 우리의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고 저자는 말하면서 우리들에게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나를 보다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가는 하루 하루에서 행복감을 찾을 수 있고, 그것은 내가 선택한 나의 꿈을 위해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하루를 보낼 때 가능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시 말해 '위대한 나'를 실현하기 우해 노력하는 일이야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이다.
 
'위대한 나'를 실현하는 에너지는 삶의 리듬을 지키는 데서 얻어지는데, 그 리듬을 되찾는데 도움이 되는 간단하고 강력한 도구는 규칙적인 잠, 침묵과 명상, 그리고 일요일이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에는 일정한 주기가 있듯이, 우리 삶도 휴식을 필요로 한다고, 그러므로 재충전을 위해 휴식다운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다. 미술가가 그림을 그리고, 음악가가 작곡을 하고, 연인은 사랑은 하듯이 진정한 자신이 되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성공이고, 성공을 위한 여섯 가지 원칙을 지켜간다면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마음속 깊은 곳에 생긴 꿈을 쫓는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것이 바로 나만의 위대한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하며 끝을 맺는다.
 
그는 이 책에서 꿈을 이루기 위한 주문을 요구하지도 않고, 뜻하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허황한 기대도 주지 않는다. 심심하고 냉혹한 현실을 꼬집고 지금 현재의 나를 살펴보라고 지적하고, 내일 행복하기를 바라기 보다 오늘 행복하기 위해 움직이라고 현실적인 지적을 한다. 오늘 행복하다면 내일도 행복할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진정 내가 무엇이 되고 싶고, 현재 그것을 위해 나아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진정한 자유를 위해 자신의 하루를 통제하고 관리하라고 말한다. 이 책이 여느 책과 다른 점은 현재의 시점에서 나를 살피고, 현재 가능한 부분부터 온전한 '나'를 만들기를 권유한다는 점이다. 수많은 사례와 주옥같은 글들이 가득하다. 나라는 '존재의 이유'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다.  여느 성공서 열 권과도 바꿀 수 없는 훌륭한 책이다. 진지하게 자신의 인생을 고민하고 싶다면 꼭 한 번 읽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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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 초밥장인 안효주의 요리와 인생이야기
안효주.이무용 지음 / 전나무숲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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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초밥장인의 인생과 삶을 녹여 정성껏 꾸민 성찬!
 
"사람은 태어날 때 삼신할미헌티 제 명에 먹고 돌아갈 밥그릇수를 얻고 태어난겨.
그러니께... 제때마다 모두 잘 챙겨먹어야 하는겨.
안그럼 못얻어먹은 만큼 명을 줄여서 돌아가단말여. 알았냐?"
 
어린 시절, 밥때마다 도망다니는 나를 앉혀두고 할머니께서 하신 말이다. 어른이 되어 건강을 생각하고 언젠가부터 식사를 거르거나, 부실하게 먹는 동료들에게 이 말을 하게 되면서 그 때는 몰랐던 제때맞추어 제대로운 식사를 하는 것이 '섭생攝生 진리'임을 깨닫게 된다. '먹기 위해 산다'고 하는 이가 있으면 '살기 위해 먹는다'는 이가 있다. 무엇이 먼저일지 알 수는 없지만, 식食은 생生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건 알 것 같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Joseph Campbell 은 '삶은 죽여서 먹음으로써 남을 죽이고, 자신을 달처럼 거듭나게 함으로써 살아지는 것'이라고 말했고, '살기 위해 살아 있는 것을 죽여 먹는 것이 바로 밥이다. 밥벌이가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죽음을 먹고 삶이 이어지는 것이니 대충 살면 안되고, 힘껏 살아야 한다'고 변화경영가 구본형씨는 그의 책 '세월이 젊음에게'를 통해 말했다.
고단한 일상중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은 행복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음식을 먹으면, 오감이 행복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맛있게 먹었으니 모든 영양이 내 몸으로 갈테고 이윽고 건강해 질 것이다. 이른바 웰빙Well-Being이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행복한 맛'을 전해주는 요리사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졌는데, 소개하는 [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이다.
 

 
이름보다는 '한국의 미스터 초밥왕'으로 더 잘 알려진 초밥장인 안효주씨가 자신의 일인 요리와 초밥만들기, 그리고 요리사로서의 인생를 내용으로 꾸며졌는데, 첫장부터 웃음가득한 미소로 반기는 그의 모습에서 신선한 바다내음과 시큼한 초밥내음을 느끼는 듯 하다.
 

 
첫 번째 일, 안효주 요리로 교감하다 에서는 자신의 초밥집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손님들과의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일본만화책 [미스터 초밥왕]의 작가 테라사와 다이스케를 만나고 그의 책에 직접 실린 이야기로부터 그의 스승님과의 인연,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훈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소 과묵하기도 한 그는 손님에게 마음을 담은 요리로서 교감하는데, 초밥은 인생과 닮아서 초밥에 들어가는 초양념이 되지 않은 초밥은 전화 한 통 없는 연인에 비유하며 초양념은 연인사이를 잇는 전화를 닮았다고 말한다. 고추냉이[와사비]는 밥과 생선을 이어주므로 소개팅 주선자를 닮았다고 하며, 간장은 없으면 허전한 친구처럼 초양념이 된 초밥이라 할지라도 간장이 없으면 뭔지 모르게 싱거워 그 맛이 밍밍해진다고 한다. 친구, 연인, 가족 등 개성강한 사람들이 어울려 제 3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듯, 밥알, 고추냉이, 초양념,생선,그리고 간장이 조화를 이룰 때 최고로 맛있는 초밥이 된다고 한다. 자신의 일에서 인생의 참맛을 찾아내는 부분에서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는 요리이야기를 읽는 이유를 제대로 찾아낸 것 같아 반가웠다.
 



두 번째 일, 안효주 맛의 드라마를 연출하다 에서는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의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뜻의 일본말, "오마카세!お任(まか)せ!" 를 메뉴로 하여 독자를 손님으로 앉히고, 그가 만드는 초밥의 세계로 안내한다.     
 입 속에 바람 한 줌 광어를 필두로 고소함의 긴 여운을 지닌 방어, 담백함과 고소함의 사이에 앉은 도미, 고소함의 절정 참치뱃살, 단맛의 이중주 성게알과 단새우, 오도독 고소한 맛 전복, 진한 담백미 학꽁치, 촉감으로 먹는 조개관자놀이, 녹진녹진한 고소한 장어구이, 심해의 맛 고등어 등 순한 맛 광어를 시작으로 진한 맛의 고등어까지 실제 초밥을 먹는 순서를 예를 들면서 저마다의 훌륭한 맛과 풍미를 '신의 물방울'의 주인공 칸자키가 와인의 맛을 설명하듯 직접 그 맛을 글로 풀어냈다. 먹음직스러운 사진과 설명으로 시장기는 가득하고, 입에서는 연신 침이 고였다. 마지막으로 단 하나뿐인 초밥을 소개하는데 천하일품 요리도 세끼만 계속 먹으면 물렸다고 싫어하고, 세 끼만 굶겨놓으면 밥에 소금만 뿌려도 맛있다고 달려드는 간사하고 순진한 손님의 혀에 맞춰 '진짜 확오는 느낌의 맛'을 찾아주기가 힘들고, 또 즐거운 작업임을 고백한다.
 

 
초밥의 기본과 초밥의 매너를 말하는 세 번째, 네 번째 일에서는 손님의 한 끼 식사를 책임지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기도할 때의 간절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요리를 임하는 자세와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최고의 초밥을 가장 맛있고, 훌륭하게 먹을 수 있는 고객의 매너에 대해 소개한다.
여러 번 쌀을 씻고, 그 때마다 씻는 방법을 달리하며, 계절마다 쌀을 불리는 시간을 달리하는 것이 예전에는 없던 공정이라 번거롭지만 그땐 몰라서 못했던 것이라며 '일에 있어서건 인격에 있어서건 세월이 지나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헛산 것이고, 하루하루 새로워지고 발전해나가야 그게 사는 맛이고 사는 의미'라고 말한다. 그리고 세상의 그 어떤 요리사가 낼 수 없는 맛은 어머니의 손맛이라며 어머니의 손맛을 볼 때 누구나 느끼는 '마음이 쑥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온 느낌'이고 그것은 나의 혀가 기억하고 있는 어머니의 사랑과 어린 시절의 추억이 함께 음미되기 때문일 것이라 말한다. 그는 요리를 통해 인생을 알게 되었고, 다시 그 인생의 참맛을 요리로 만들어 손님에게 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위생을 생각해 열흘에 한 번씩 짧은 머리를 만들고, 영업시작전 칼을 쓰기 전 한번 갈고 하루를 마감하고 또 칼을 갈며,  최고의 초밥을 만들기 위해 초밥의 재료인 쌀 그리고 소금을 찾아다니는 그의 노력에서 초밥장인의 면모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 장인이면서도 평생을 노력해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밥알뭉치 속 공극孔隙사이로 하늘이 담기는 경지에 오르기 위해 계속 노력하려는 그의 의지에서 정진홍씨가 그의 책에서 말했던 '완벽에의 충동'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행복한 요리사를 꿈꾸는 다섯 번째 일 에서는 세계 챔피온이 꿈이었던 그가 밥벌이 수단으로 일했던 일식집이 인연이 되어 요리사가 되었고, 인고와 노력의 나날을 보내 호텔의 일식당의 책임주방장이 되고, 마침내 자신의 식당을 차리게 되는 과정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최고가 되고 자신의 점포를 가진 후 자신에게 밀려드는 욕심, 어리석음, 유혹을 떨쳐버리는 힘은 열정이라고 말하며 열정이 없으면 적당한 기술로 적당히 먹고 살려고 마음먹게 되는데 그 순간부터 멈추게 된다고 말한다. 이 멈춤은 사실 후퇴와 다름 없는데 내가 멈춘 동안 시간은 나를 앞질러 가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의 요리로 다투면서 들어와서 요리를 먹고 웃으면서 나가는 손님들의 표정을 보며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이것이 요리사로서 자신의 행복이라 힘이고, 언제까지고 요리와 손님 사이에서 행복한 요리사로 남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말에서 최고라 인정받는 장인이 갖는 한가지 목표가 '손님을 기쁘게 하겠다'는 가장 순수한 진리임을 배울 수 있었다. 
 
"골잡이가 골로 자신을 증명하듯, 나는 초밥으로 나를 증명한다. 초밥은 내 인생의 증거다."
라고 그는 자신의 일과 인생을 동일시 했다.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알고, 그 속에서 인생의 묘미를 알며, 자신을 찾는 손님을 즐겁게 해 줌으로 자신도 행복해 하는 삶. 직업은 곧 놀이가 되고, 놀이를 즐겨서 행복할 줄 아는 사람들이 '프로 비즈니스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밥장인의 인생과 삶을 녹여 정성껏 꾸민 성찬. 오랫만에 정말 맛있게 먹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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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젊음에게 - 우리가 가져야 할 일과 인생에 대한 마음가짐
구본형 지음 / 청림출판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꼭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
 
어려서는 부모님의 손만 잡으면 되었다. 하지 말란 것은 하지 않고, 가지 말라는 곳은 가지 않으면 그저 '착하고 얌전한 아이'라고 칭찬 받았다. 학교란 곳을 들어가서는 죽어라 공부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모르는 문제는 해설서를 보면 되었고, 학업이 부족하면 학원이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열심히 보고 익히고, 외우면 만사가 일사천리였다. 대학을 입학하거나, 일찌감치 사회에 첫발을 디디면서 세상은 달라졌다. 그 후로 아무도 내게 가르쳐주지 않고 말도 걸지 않는다. 이미 길은 결정된 것처럼 그저 많은 돈을 벌고, 성공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한다. 혼란스럽고 두렵기만 하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일을 잘하는 것인가?
과연 성공은 무엇이고, 돈과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세기 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인한 IMF사태를 맞아 하루아침에 설 곳을 잃어 방황하는 직장인들에게 과거의 것들을 모두 털어버리고 자신들의 생을 다시 쓰라며 펜으로[익숙한 것과의 결별] 어깨를 다독였던 구본형씨가 이번엔 두려움과 설렘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위해 펜을 들었다. 그는 빛나는 별이 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별이 되는 법을 알려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자신의 딸에게 글쟁이가 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주기 위해 준비한 책이라며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모든 아비들의 마음을 대신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러한 자식을 위한 아버지의 잔소리는 일, 나, 그리고 관계 이렇게 크게 세가지로 구분되어 시작된다.




그는 사람에게 있어서 일은 사나운 늑대와 같아서 늘 피하려 하지만 그것이 없으면 갑자기 늙어 버리고 세상은 지루한 것으로 변해 버린다고 말하며 일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고, 밥에 대해서는 살기 위해 살아 있는 것을 죽여 먹는 것이 바로 밥이니, 밥벌이가 치열할 수 밖에 없고 죽음을 먹고 삶이 이어지는 것이니 대충 살 수도 없다고, 그러니까 힘껏 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은 그가 하는 일 자체다'고 단언하면서 모든 것을 즐겁게 바칠 수 있는 '천복(천직)'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또한 일과 친해지려면 친구와 친해지듯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이 일도 해 보고 저 일도 해보다 보면, 이윽고 어떤 일과 자신 사이에 참을 수 없는 떨림이 생겨나는데, 그 때가 바로 천직을 찾은 날이고, 마침내 '나'라는 퍼즐이 풀려나가기 시작한 순간이라며 그 길로 곧장 질주하라고 격려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은 기타오 요시타카의 책 '일'(부제 -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이 자꾸만 오버랩되었는데, 기타오씨의 '일'이 무릅꿇고 앉아유교적 정신을 강조하는 '엄한 아버지의 가르침'이었다면, 구본형씨의 이 책은 딸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자상한 아빠의 조언'같이 느껴졌다. 재미있는 우화와 그림이 곁들여져 그의 이야기는 더욱 향기롭게 들렸다. 
 
 

 
 
사람들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것은 '삶의 의미'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살아있음에 대한 경험'이고, 그것을 느낄 때 '살아있음의 황홀'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한 조셉 캠벨의 말의 빌어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그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낄 때 '나'를 찾을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한편 그는 성과에 병적으로 집착하고, 일을 모든 삶의 중심에 둠으로 더 이상 자신 인생의 주인이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일중독을 경계하면서 프로테스탄트 노동윤리의 중심은 일이 아니라 인생과 생활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는 '돈이 주는 자유'와 '돈으로부터의 자유'사이의 균형을 '소박한 자유'라고 말하면서 그 균형연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젊음은 단명하기에 아름답고, 인생은 길기에 누구나 뜻을 세워 살고 싶은 삶에 도전해 볼 수 있다고, 누구든 자신의 꽃이 한 번은 필 것이고, 그때는 그 향기가 진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을 들으면서 삶에 대한 열정과 용기가 솟아오름을 느끼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와 너의 만남으로 나는 너로 확대되고, '또 다른 너들'을 만나게 되면서 나르는 존재의 크기는 우주로 확장된다고 말하며 그 관계에서 사랑이 만들어진다고 그는 말한다. 일을 통해 한 사람에게 기쁨을 선물 할 수 있다면 훌륭한 직업인이라 할 수 있고, 문명인이란 바쁠 때 바쁘고, 느릴 때는 한없는 게으름뱅이가 되어 유유자적 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문명이 우리를 바쁘게 만든 것처럼, 바빠야 문명인 것처럼 구는 것을 경계한다. 그리고 어디에 있든 무슨 일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네가 누군가를 또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사랑할 수 있는 용기와 능력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재미있는 우화와 폭넓은 예로 자칫 어렵고 따분할 수 있는 일과 나 그리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흐르는 물을 즐기듯 읽혀지게 되었다. 구본형씨만이 가지고 있는 글맛잔잔히 읽혀지는 글 속에서 힘과 용기 그리고 열정이 점점 솟아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을 시점에는 당장 무엇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충동마저 일어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치열한 사회에 스며들 듯 살아온지 십여 년이 흐른 내게도 나와 일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금 재정립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어제와는 다른 변화된 나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의지마저 충만해진다. 그는 확실히 '변화경영의 대가'임에 틀림이 없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 그리고 냉혹한 사회에 들어와 두려워하는 젊은이들, 마지막으로 매너리즘에 허우적대는 직장인들에게 읽기를 권하고 싶은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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