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 초밥장인 안효주의 요리와 인생이야기
안효주.이무용 지음 / 전나무숲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초밥장인의 인생과 삶을 녹여 정성껏 꾸민 성찬!
 
"사람은 태어날 때 삼신할미헌티 제 명에 먹고 돌아갈 밥그릇수를 얻고 태어난겨.
그러니께... 제때마다 모두 잘 챙겨먹어야 하는겨.
안그럼 못얻어먹은 만큼 명을 줄여서 돌아가단말여. 알았냐?"
 
어린 시절, 밥때마다 도망다니는 나를 앉혀두고 할머니께서 하신 말이다. 어른이 되어 건강을 생각하고 언젠가부터 식사를 거르거나, 부실하게 먹는 동료들에게 이 말을 하게 되면서 그 때는 몰랐던 제때맞추어 제대로운 식사를 하는 것이 '섭생攝生 진리'임을 깨닫게 된다. '먹기 위해 산다'고 하는 이가 있으면 '살기 위해 먹는다'는 이가 있다. 무엇이 먼저일지 알 수는 없지만, 식食은 생生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건 알 것 같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Joseph Campbell 은 '삶은 죽여서 먹음으로써 남을 죽이고, 자신을 달처럼 거듭나게 함으로써 살아지는 것'이라고 말했고, '살기 위해 살아 있는 것을 죽여 먹는 것이 바로 밥이다. 밥벌이가 치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죽음을 먹고 삶이 이어지는 것이니 대충 살면 안되고, 힘껏 살아야 한다'고 변화경영가 구본형씨는 그의 책 '세월이 젊음에게'를 통해 말했다.
고단한 일상중에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은 행복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가지고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음식을 먹으면, 오감이 행복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맛있게 먹었으니 모든 영양이 내 몸으로 갈테고 이윽고 건강해 질 것이다. 이른바 웰빙Well-Being이다. 건강과 행복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행복한 맛'을 전해주는 요리사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졌는데, 소개하는 [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이다.
 

 
이름보다는 '한국의 미스터 초밥왕'으로 더 잘 알려진 초밥장인 안효주씨가 자신의 일인 요리와 초밥만들기, 그리고 요리사로서의 인생를 내용으로 꾸며졌는데, 첫장부터 웃음가득한 미소로 반기는 그의 모습에서 신선한 바다내음과 시큼한 초밥내음을 느끼는 듯 하다.
 

 
첫 번째 일, 안효주 요리로 교감하다 에서는 자신의 초밥집에서 만나게 되는 다양한 손님들과의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일본만화책 [미스터 초밥왕]의 작가 테라사와 다이스케를 만나고 그의 책에 직접 실린 이야기로부터 그의 스승님과의 인연, 그리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의 훈훈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평소 과묵하기도 한 그는 손님에게 마음을 담은 요리로서 교감하는데, 초밥은 인생과 닮아서 초밥에 들어가는 초양념이 되지 않은 초밥은 전화 한 통 없는 연인에 비유하며 초양념은 연인사이를 잇는 전화를 닮았다고 말한다. 고추냉이[와사비]는 밥과 생선을 이어주므로 소개팅 주선자를 닮았다고 하며, 간장은 없으면 허전한 친구처럼 초양념이 된 초밥이라 할지라도 간장이 없으면 뭔지 모르게 싱거워 그 맛이 밍밍해진다고 한다. 친구, 연인, 가족 등 개성강한 사람들이 어울려 제 3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듯, 밥알, 고추냉이, 초양념,생선,그리고 간장이 조화를 이룰 때 최고로 맛있는 초밥이 된다고 한다. 자신의 일에서 인생의 참맛을 찾아내는 부분에서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는 요리이야기를 읽는 이유를 제대로 찾아낸 것 같아 반가웠다.
 



두 번째 일, 안효주 맛의 드라마를 연출하다 에서는 손님이 요리사에게 메뉴의 모든 것을 맡기겠다는 뜻의 일본말, "오마카세!お任(まか)せ!" 를 메뉴로 하여 독자를 손님으로 앉히고, 그가 만드는 초밥의 세계로 안내한다.     
 입 속에 바람 한 줌 광어를 필두로 고소함의 긴 여운을 지닌 방어, 담백함과 고소함의 사이에 앉은 도미, 고소함의 절정 참치뱃살, 단맛의 이중주 성게알과 단새우, 오도독 고소한 맛 전복, 진한 담백미 학꽁치, 촉감으로 먹는 조개관자놀이, 녹진녹진한 고소한 장어구이, 심해의 맛 고등어 등 순한 맛 광어를 시작으로 진한 맛의 고등어까지 실제 초밥을 먹는 순서를 예를 들면서 저마다의 훌륭한 맛과 풍미를 '신의 물방울'의 주인공 칸자키가 와인의 맛을 설명하듯 직접 그 맛을 글로 풀어냈다. 먹음직스러운 사진과 설명으로 시장기는 가득하고, 입에서는 연신 침이 고였다. 마지막으로 단 하나뿐인 초밥을 소개하는데 천하일품 요리도 세끼만 계속 먹으면 물렸다고 싫어하고, 세 끼만 굶겨놓으면 밥에 소금만 뿌려도 맛있다고 달려드는 간사하고 순진한 손님의 혀에 맞춰 '진짜 확오는 느낌의 맛'을 찾아주기가 힘들고, 또 즐거운 작업임을 고백한다.
 

 
초밥의 기본과 초밥의 매너를 말하는 세 번째, 네 번째 일에서는 손님의 한 끼 식사를 책임지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기도할 때의 간절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요리를 임하는 자세와 정성을 다해 만들어진 최고의 초밥을 가장 맛있고, 훌륭하게 먹을 수 있는 고객의 매너에 대해 소개한다.
여러 번 쌀을 씻고, 그 때마다 씻는 방법을 달리하며, 계절마다 쌀을 불리는 시간을 달리하는 것이 예전에는 없던 공정이라 번거롭지만 그땐 몰라서 못했던 것이라며 '일에 있어서건 인격에 있어서건 세월이 지나도,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헛산 것이고, 하루하루 새로워지고 발전해나가야 그게 사는 맛이고 사는 의미'라고 말한다. 그리고 세상의 그 어떤 요리사가 낼 수 없는 맛은 어머니의 손맛이라며 어머니의 손맛을 볼 때 누구나 느끼는 '마음이 쑥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온 느낌'이고 그것은 나의 혀가 기억하고 있는 어머니의 사랑과 어린 시절의 추억이 함께 음미되기 때문일 것이라 말한다. 그는 요리를 통해 인생을 알게 되었고, 다시 그 인생의 참맛을 요리로 만들어 손님에게 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었다.
 
위생을 생각해 열흘에 한 번씩 짧은 머리를 만들고, 영업시작전 칼을 쓰기 전 한번 갈고 하루를 마감하고 또 칼을 갈며,  최고의 초밥을 만들기 위해 초밥의 재료인 쌀 그리고 소금을 찾아다니는 그의 노력에서 초밥장인의 면모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런 장인이면서도 평생을 노력해도 이루지 못할 것 같은 밥알뭉치 속 공극孔隙사이로 하늘이 담기는 경지에 오르기 위해 계속 노력하려는 그의 의지에서 정진홍씨가 그의 책에서 말했던 '완벽에의 충동'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행복한 요리사를 꿈꾸는 다섯 번째 일 에서는 세계 챔피온이 꿈이었던 그가 밥벌이 수단으로 일했던 일식집이 인연이 되어 요리사가 되었고, 인고와 노력의 나날을 보내 호텔의 일식당의 책임주방장이 되고, 마침내 자신의 식당을 차리게 되는 과정을 진솔하게 이야기한다. 최고가 되고 자신의 점포를 가진 후 자신에게 밀려드는 욕심, 어리석음, 유혹을 떨쳐버리는 힘은 열정이라고 말하며 열정이 없으면 적당한 기술로 적당히 먹고 살려고 마음먹게 되는데 그 순간부터 멈추게 된다고 말한다. 이 멈춤은 사실 후퇴와 다름 없는데 내가 멈춘 동안 시간은 나를 앞질러 가버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신의 요리로 다투면서 들어와서 요리를 먹고 웃으면서 나가는 손님들의 표정을 보며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것, 이것이 요리사로서 자신의 행복이라 힘이고, 언제까지고 요리와 손님 사이에서 행복한 요리사로 남고 싶다고 말하는 그의 말에서 최고라 인정받는 장인이 갖는 한가지 목표가 '손님을 기쁘게 하겠다'는 가장 순수한 진리임을 배울 수 있었다. 
 
"골잡이가 골로 자신을 증명하듯, 나는 초밥으로 나를 증명한다. 초밥은 내 인생의 증거다."
라고 그는 자신의 일과 인생을 동일시 했다.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알고, 그 속에서 인생의 묘미를 알며, 자신을 찾는 손님을 즐겁게 해 줌으로 자신도 행복해 하는 삶. 직업은 곧 놀이가 되고, 놀이를 즐겨서 행복할 줄 아는 사람들이 '프로 비즈니스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밥장인의 인생과 삶을 녹여 정성껏 꾸민 성찬. 오랫만에 정말 맛있게 먹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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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젊음에게 - 우리가 가져야 할 일과 인생에 대한 마음가짐
구본형 지음 / 청림출판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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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꼭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
 
어려서는 부모님의 손만 잡으면 되었다. 하지 말란 것은 하지 않고, 가지 말라는 곳은 가지 않으면 그저 '착하고 얌전한 아이'라고 칭찬 받았다. 학교란 곳을 들어가서는 죽어라 공부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 모르는 문제는 해설서를 보면 되었고, 학업이 부족하면 학원이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열심히 보고 익히고, 외우면 만사가 일사천리였다. 대학을 입학하거나, 일찌감치 사회에 첫발을 디디면서 세상은 달라졌다. 그 후로 아무도 내게 가르쳐주지 않고 말도 걸지 않는다. 이미 길은 결정된 것처럼 그저 많은 돈을 벌고, 성공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라고 한다. 혼란스럽고 두렵기만 하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일을 잘하는 것인가?
과연 성공은 무엇이고, 돈과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지난 세기 90년대 말 외환위기로 인한 IMF사태를 맞아 하루아침에 설 곳을 잃어 방황하는 직장인들에게 과거의 것들을 모두 털어버리고 자신들의 생을 다시 쓰라며 펜으로[익숙한 것과의 결별] 어깨를 다독였던 구본형씨가 이번엔 두려움과 설렘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위해 펜을 들었다. 그는 빛나는 별이 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별이 되는 법을 알려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자신의 딸에게 글쟁이가 줄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주기 위해 준비한 책이라며 자신과 같은 마음을 가진 모든 아비들의 마음을 대신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이러한 자식을 위한 아버지의 잔소리는 일, 나, 그리고 관계 이렇게 크게 세가지로 구분되어 시작된다.




그는 사람에게 있어서 일은 사나운 늑대와 같아서 늘 피하려 하지만 그것이 없으면 갑자기 늙어 버리고 세상은 지루한 것으로 변해 버린다고 말하며 일의 소중함을 가르쳐주고, 밥에 대해서는 살기 위해 살아 있는 것을 죽여 먹는 것이 바로 밥이니, 밥벌이가 치열할 수 밖에 없고 죽음을 먹고 삶이 이어지는 것이니 대충 살 수도 없다고, 그러니까 힘껏 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인간은 그가 하는 일 자체다'고 단언하면서 모든 것을 즐겁게 바칠 수 있는 '천복(천직)'을 찾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또한 일과 친해지려면 친구와 친해지듯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감사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이 일도 해 보고 저 일도 해보다 보면, 이윽고 어떤 일과 자신 사이에 참을 수 없는 떨림이 생겨나는데, 그 때가 바로 천직을 찾은 날이고, 마침내 '나'라는 퍼즐이 풀려나가기 시작한 순간이라며 그 길로 곧장 질주하라고 격려한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은 기타오 요시타카의 책 '일'(부제 - 나는 지금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이 자꾸만 오버랩되었는데, 기타오씨의 '일'이 무릅꿇고 앉아유교적 정신을 강조하는 '엄한 아버지의 가르침'이었다면, 구본형씨의 이 책은 딸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자상한 아빠의 조언'같이 느껴졌다. 재미있는 우화와 그림이 곁들여져 그의 이야기는 더욱 향기롭게 들렸다. 
 
 

 
 
사람들은 인간이 궁극적으로 찾고자 하는 것은 '삶의 의미'라고 하는데, 그게 아니라 '살아있음에 대한 경험'이고, 그것을 느낄 때 '살아있음의 황홀'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한 조셉 캠벨의 말의 빌어 '나에게 맞는 일'을 찾아 그로 인해 '살아있음'을 느낄 때 '나'를 찾을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한편 그는 성과에 병적으로 집착하고, 일을 모든 삶의 중심에 둠으로 더 이상 자신 인생의 주인이 아닌 것이 되어버리는 일중독을 경계하면서 프로테스탄트 노동윤리의 중심은 일이 아니라 인생과 생활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는 '돈이 주는 자유'와 '돈으로부터의 자유'사이의 균형을 '소박한 자유'라고 말하면서 그 균형연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젊음은 단명하기에 아름답고, 인생은 길기에 누구나 뜻을 세워 살고 싶은 삶에 도전해 볼 수 있다고, 누구든 자신의 꽃이 한 번은 필 것이고, 그때는 그 향기가 진할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이야기을 들으면서 삶에 대한 열정과 용기가 솟아오름을 느끼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나와 너의 만남으로 나는 너로 확대되고, '또 다른 너들'을 만나게 되면서 나르는 존재의 크기는 우주로 확장된다고 말하며 그 관계에서 사랑이 만들어진다고 그는 말한다. 일을 통해 한 사람에게 기쁨을 선물 할 수 있다면 훌륭한 직업인이라 할 수 있고, 문명인이란 바쁠 때 바쁘고, 느릴 때는 한없는 게으름뱅이가 되어 유유자적 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진 사람이라며 문명이 우리를 바쁘게 만든 것처럼, 바빠야 문명인 것처럼 구는 것을 경계한다. 그리고 어디에 있든 무슨 일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네가 누군가를 또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사랑할 수 있는 용기와 능력임을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재미있는 우화와 폭넓은 예로 자칫 어렵고 따분할 수 있는 일과 나 그리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흐르는 물을 즐기듯 읽혀지게 되었다. 구본형씨만이 가지고 있는 글맛잔잔히 읽혀지는 글 속에서 힘과 용기 그리고 열정이 점점 솟아나는 것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책을 덮을 시점에는 당장 무엇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충동마저 일어나게 만든다는 것이다. 치열한 사회에 스며들 듯 살아온지 십여 년이 흐른 내게도 나와 일 그리고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금 재정립시켜야 하겠다는 생각을 심어주었다. 어제와는 다른 변화된 나를 만들어야 하겠다는 의지마저 충만해진다. 그는 확실히 '변화경영의 대가'임에 틀림이 없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 그리고 냉혹한 사회에 들어와 두려워하는 젊은이들, 마지막으로 매너리즘에 허우적대는 직장인들에게 읽기를 권하고 싶은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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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 이노베이션 - 경쟁자가 못하는 것을 하라
노나카 이쿠지로 외 지음, 남상진 옮김 / 북스넛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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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의 대리, 과장들이 혁신적인 '기업의 주인이요, 주체'다!
 
대한민국이 흔들리고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던 어느 대기업은 기업승계를 위한 편법증여가 문제가 되어 인구에 회자되고 구설수에 오르더니, 주춤하던 사이 경쟁력을 잃어 최고의 헤게모니를 주변국들에 순위를 내주고 있고,  가격경쟁력과 초다투기식의 기술수준의 업그레이드로 명맥을 유지하는 국내의 기업들은 현재 '뉴 비지니스'를 찾으려 혈안이 되고 있다. 외국의 선진경영기법을 도입하여 기업혁신을 추구하지만, 환경과 실정에 맞지 않는 그들만의 방법을 답습하기는 아버지의 외투를 입은 다섯살 짜리 꼬마의 형국이다.
 
급변하는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환경의 현시점에서 가격경쟁의 악순환으로 고심하고 있는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 방법은 경쟁없고, 추종자 또한 없는 전인미답의 시장을 개척하는 이노베이션Innovation밖에는 없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시장을 개척하여 시장과 수요자를 창출하는 방법만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기업의 유일한 생존방법이 될 것이다. 하지만 누가 모르는가? 혁신방안에 대해 수많은 이론이 쏟아지고 실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시장에서는 좀처럼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우리는 과연 불가능한 것인가?
 
이 책 [씽크 이노베이션]은 유교문화가 뿌리내린 한국의 기업은 규율이나 서열에 따른 질서가 조직의 통일성과 일관성을 높여 경쟁력의 원천이 되어왔지만, 한편으로는 '창조성'을 높이는 데에는 큰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최고의 기업들은 어떻게 이노베이터를 확보하고 양성하는가?"에 우리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바로 외부로부터 기술이나 지식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비약적인 성장을 추구할 뿐 자신들의 손으로 이노베이션을 일으킬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도외시 해왔음을 시인하는 것이라 말하면서 한국기업이 지식창조에 의한 이노베이션 전략과 미래창조 전략에 관심을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노베이션을 일으킬 수 있는 이노베이터Innovator 란 누구인가?
 
 '양'이 아닌 '질'로의 전환, '연속'이 아닌 '비연속'의 허용, '비슷한 물'에서의 경쟁이 아닌 '다른 물'로의 도약, 현재의 '연장'이 아닌 새로운 '미래창조' 등의 이노베이셔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을 이노베이터라고 이 책은 말한다. 그리고 이들이 일으킨 기업에서의 이노베이션은 기술 혁신에 그치지 않고 생산방식, 영업방식, 조직이나 제도의 개혁 등 모든 분야에 관련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최근 일본에서 획기적인 히트상품이나 대성공을 거둔 사례들을 살펴보고, 그 중 리더 역할을 담당했던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 특성을 자세히 살펴 이노베이터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나 조건을 제시하고자 했다. 다시 말해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힛트상품이나 대성공의 대표자들을 소개하는 여느 성공서와는 다르게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 것은 어니까지나 지적知的 자본으로서의 인간이라는 사실에 주목하여 실제로 이노베이션을 일으키는데 참여했던 중간 관리자들인 이노베이터의 인터뷰를 모아 이노베이서의 인간상으로 무엇이 필요한가를 살폈다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실제로 크게 성공한 이노베이터 일수록 지금까지 경영학이나 비즈니스 세계에서 유용하다고 간주되어온 방법이나 사고방식에 정면으로 위반하는 도전을 과감히 감행했다는 것이다.
 
이 책은 13 편의 성공한 이노베이션 사례들을 소개하는데 이노베이션의 대상은 기업뿐 아니라 수산연구소, 라면박물관 심지어는 포장마차촌을 포함시킨다. 세계 최다 판매 스포츠카로 명성을 날린 마쓰다의 로드스타는 '더이상 소형 스포츠카 시장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전략적으로나 채산상으로 마쓰다에는 필요하지 않은 차다'라는 회사내의 반발에 맞서 '가장 좋은 스포츠카'를 만드는 것이 그들에게 최고의 이상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는 현장의 개발 리더 히라이에 의해 탄생한 로드스타에서는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하는 이상을 개념화하여 타인을 설득하고 끌어들이며 이노베이션을 탄생시키는 이노베이터의 삶과 태도에 주목했다.
 
 일본에서 최근 가장 많이 팔린 음료, 산토리 이에몬의 사례에서는 자신이 개발에 직접 담당했던 중국 숙성차인 숙차熟茶의 패배를 딛고 이에몬차로 재기를 한 식품 사업부 과장인 오키나카 나오토를 이노베이터로 정하고 경쟁사의 제품의 특성을 'A는 좋으나, B가 부족하다'로 판단했을 때, 우리는 'A는 그대로 추구하고 결점인 B가 아닌, C로서 차별화한다'는 '분석적인 경쟁전략의 발상'과 같은 '평면적인 포지셔닝'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은 고객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고, 그러한 상대가치가 아닌, 제품에 대한 절대가치를 추구하는 시선을 이노베이터의 조건으로 꼽았다. 그리고 전작에서 실패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재도전하는 개발자의 입장에서 기업의 임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수단을 가리지 않고, 배짱있는 정치력을 발휘하는 마키아벨리적인 방법론 또한 이노베이터가 되기 위한 조건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밖에도 포장마차 산업으로 지방도시의 부흥을 일으킨 기타노 포장마차의 사례 , 30년 연구 끝에 흑참치의 완전양식에 성공한 킨키대학의 수산연구소의 사례, 만년 1위인 NTT도코모의 독주를 제치고 최고가 된 KDDI의 휴대폰 인포바, 세계 최초로 물로 굽는 오븐 샤프의 헤르시오 등 모두 13가지의 성공사례들의 숨은 주역인 이노베이터들을 찾고, 그들을 성공에 이르게 했던 핵심점을 주목하여 이것을 이노베이터로서의 조건으로 만들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곳은 혁신적인 리더들의 공통적인 요소 15 가지를 소개한 마지막 장 '성공의 본질'은 이 책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노베이터의 조건이란 한정된 사람만이 지닌 특별한 능력이 아니라, 얼마나 자신이 믿는 이상을 추구하는가? 그것을 어떻게든 실현하겨는 집념을 가질 수 있는가? 언뜻 보기에 모순처럼 보이는 이상과 현실을 자기 속에서 우선 시작해 보고 그것을 자신의 삶을 확립하는 일에도 연결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이상의 추구는 존질을 간파하는 눈을 단련하고, 실현에 대한 집념은 지식과 지식을 연결시킴으로써 꼭 지녀야 할 능력을 연마하게 해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의 핵심이자 주인공이었던 이노베이터들은 모두 미들매니지먼트 사람들(중간관리자)였다고 말하면서 이론과 학습으로 무장되어 분석은 탁월하게 잘하면서도 방관자적인 자세로 일하며 주관적인 당사자의 의식이 결여된 미들매니지먼트 층사람들(중간관리자)을 가리키며 경고한다.
미들매니지먼트는 단순히 경영층의 지시나 철학을 부하들에게 전하거나, 부하들의 의견을 상부에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의 파이프 역할만 하는 종래의 소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 아니라, 경영층에 대해서는 제안뿐 아니라 경영층을 움직이며, 부하들에 대해서는 단순히 그들과 그들의 업무를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역할을 부여하고 좋은 일을 하도록 이끌어주며 미래의 지도자로 육성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 다시 말해 기업의 주인이며 주체라는 것이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가 "현장을 제대로 아는 몇 안되는 경영학자중 한 사람이다"고 저자 노나카 이쿠지로를 극찬했듯이 저자는 이론적 개념으로만 알고 있던 '이노베이션'을 실천적 혁신 사례로 현장감있게 설명했고, 그것이 있게 한 이노베이터들을 분석해 이것이 누구에게나 수행될 수 있고, 우리에게 가까이 있으며, 우리 속에 존재한다는 것을 이 책이 인식시켜주었다.
 
 책을 펼 때 배움에 대한 기대와 설렘을 충분히 충족시키고 흥분과 열정에 차도록 만들어준 놀라운 책이었다. 기업의 중간관리자들 그리고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이노베이션을 일으키고 싶은 미래의 이노베이터들에게 꼭 읽혔으면 하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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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의 이방인
김성희 글.사진 / 북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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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것은 화려함과 판타지가 가득한 모로코를 가장 싸게, 알차게 여행하는 것이다!
 
틀에 갇힌 듯 무료해지기 짝이 없는 평범한 일상에서 항상 품는 노스텔지어는 '여행'이다. 상상할 수 없었던 타지에 '툭' 떨어져서는 보고, 느끼는 것 모두가 새로움으로 다가오고, 경험이 되는 그런 곳을 일 년정도, 아니 단 한 달만이라도 보내고 올 수 있다면 삶을 다시 시작하는 기분일 것 같고, 지금과는 달라진 내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하지만 이런 상상의 결론은 하나다. 항상 생각에 머무를 뿐, 당면한 일과 얽매어진 생활의 틀이 무너질까 전전긍긍하게 되는데, 도전과 용기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내 상상만큼 훌륭한 여행이 과연 되겠는가 하는 두려움 때문은 아닐까?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은 그의 책 [여행의 기술]에서 여행을 떠나기까지의 힘든 준비와 도착한 여행지에서 겪는 사소한 일상의 번거로움을 경험하는 탓에 실제로 느끼는 여행의 감흥은 덜 할 수 있는데, 어쩌면 잘 만들어진 여행서나 사진 한장이 더 나을 법도 하다고 말했다. 혹자는 남이 만들어 놓은 여행서를 읽은 것은 정작 식사는 못하고 메뉴판만 쳐다보는 것과 같다고 폄하하기도 하지만, 머리가 복잡한 때면 '여행서'를 읽는 이유는 도전심도 용기도 없는 겁쟁이인 내가 떠나는 유일한 안전한 여행이요, 알랭 드 보통의 자위적인 조언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극히 소극적인 이것도 '여행'이라고 소개되는 여행서적들이 많이 있어서 떠나고 싶은 여행지도 잘 골라야 하고, 글로 안내하는 가이드도 잘 만나야 하는데 이번 여행(?)은 가히 최고였다고 말할 수 있었다. 소개하는 책 [모로코의 이방인] 덕분이었다.




 
이 책은 주얼리 디자이너인인 저자가 밀라네제milanese (밀라노 사람)으로 불릴 만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잘 적응하며 일하고 생활하던 그녀가 우연한 기회에 모로코를 여행하게 되면서 친구들로부터 마로키나Morocchina(모로코 여자)라고 불릴 만큼 모로코에 빠져버리게 되었는데, 그녀가 알고 있는 모로코와 모로코 사람들이 이야기, 그리고 그녀의 일상이 들어 있는 책이다. 이 책에 주목한 이유는 며칠 또는 몇 달동안의 '장님 코끼리 만지듯한' 풋내기들의 좌충우돌기가 담긴 여느 여행객의 모험담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는 일 때문에 이국에서 살게 된 한국인이 또 다른 나라를 사랑하게 되는 현지인의 여행기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몇 장만 살짝 훔쳐만 봐도 화려한 색감으로 한 편의 그림같은 이국적인 모로코의 풍경과 보석 사진에 내 눈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고, 백여 장의 사진들이 이 책의 곳곳에 숨어있기 때문이었다.

 
아프리카 대륙의 한 나라, 험프리 보가트와 잉글리드 버그만이 출연한 최고의 로맨스영화 '카사블랑카'의 배경이 된 나라. 모로코라면 이렇게 단 한 줄의 지식도 되지 않는 내게 그녀는 모로코와 모로코 사람들, 그리고 모로코의 아름다움을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해 주었다. 세계를 놀라게 할 만큼 최고의 실력을 가진 그녀의 멋들어진 주얼리, 주얼리 이야기와 이국에서 당차게 살아가는 한국여성의 생활력, 무엇보다 눈에 보이는 듯, 옆에 있는 듯 이야기를 글로 써내는 그녀을 보면서 달란트가 많은 멋진 여자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모로코를 상징하듯 중후한 멋을 지닌 원색적인 표지, 그리고 들고 읽기 적당한 사이즈가 언제 어디서든 책을 펼치기만 하면 모로코로 순간이동하여 그녀의 곁에서 가이드를 받을 수 있는 며칠을 만들어주었다. 참으로 즐거운 경험이었다. 내게는.
 
움직일 수 없는 환자가 되어 한 곳만 바라보게 된 환자에게 있어 '그에게 보이는 창가 밖 풍경'은 그에게 허용된 바깥세계이고 생각의 세계이다. 자의든 타의든 병상의 각도가 틀어지거나, 자리를 옮겨서 다시 내다보는 '풍경'은 환자에게는 또 다른 각도 만큼 색다른 즐겁고 놀라운 세상으로 다가올 것이다. 보이는 만큼이 내 세상일테고, 느끼는 만큼 내 세계가 된다는 이야기 일테다. 이 책으로 새로운 나라의 지식으로 머리가 즐거웠고, 화려한 색이 가득한 이국적 풍경과 보석들의 사진으로 눈이 흥겨웠다. 베낭하나 달랑 매고 떠나고픈 충동으로 가슴은 어제보다 더 빨리 뛰는 듯 했다. 우연히 알게 된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매료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는가? 혹시 그랬었다면, 그리고 당신이 여성분이었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낯선 나라 모로코를 가장 싸고, 유익하게 다녀오는 방법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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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 파워 - 정신.육체.영혼을 통합하는 목소리의 힘!
아서 조세프 지음, 유리타 옮김 / 다산라이프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나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어느때보다 중요한 요즘', 꼭 필요했던 책!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10 년 전보다 빨리, 20년 전보다 더 빨리 돌아가고 있다. 20세기 말에 우리에게 한층 다가온 인터넷은 새로운 인적 네트워킹의 수단으로 발전하여 인터넷 경제의 3원칙 가운데 하나인 마이크로칩의 밀도가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Moore's law만큼이나 빨리 세상은 변하고 빨라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바쁘고,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반해 함께 많아져야 할 인적교류는 그에 반비례하는데, 이것은 통신수단의 발전에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생산기술은 발전함에 반해 한정적인 인프라(교통망)은 거의 고정적이어서 인적 교류를 어렵게 하는데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내가 이 책 [보컬 파워]에 관심을 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나를 알리고 나의 생각을 전하는 수단으로 유무선 통신수단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이 때, 전달수단인 나의 목소리를 제대로 알고, 또 더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알기 위해서였다.
 
저자인 아서 조세프는 세계적인 보이스 컨설턴트로 40년 전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유명 인사들에게 보컬 파워를 가르친 사람이다. 그는 보컬 파워를 배워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목소리만을 듣기 좋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을 연결시켜 자신이 재능과 능력을 개발하고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는 비결을 알려주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현재의 목소리는 우리가 살아오면서 만들어 낸 목소리이며, 진짜 목소리는 보컬 파워를 익힘으로써 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책을 시작하면서 였기 때문에 신빙성은 의심이 되었지만, 내 목소리를 만들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 신체 중에서 얼굴모습과 함께 인위적으로 오래도록 변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기에 수긍이 되었다. 그리고 진짜 내 목소리는 어떤 것일까, 과연 찾을 수 있을까 궁금증을 더해갔다.
 
책의 초반에 저자는 목소리 개발을 통한 자아실현 프로그램으로써의 보컬 파워를 설명했다. 즉 보컬 파워로 진정한 자신을 만나게 되고, 이것은 정신과 육체 그리고 영혼을 통합하며, 마음과 몸이 건강해지는데, 하루 7분동안 연습하는 보컬 파워 훈련으로 자신의 페르소나(persona - 이성과 의지를 가지고 자유로이 책임을 지며 행동하는 주체,성격,인상)을 찾을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유명인사들, 예를 들어 아놀드 슈왈츠네거나 스티븐 코비박사, 안젤리나 졸리등을 거론하며 그들의 훈련사례를 설명하는 장에서 보컬 파워에 대한 욕구를 느끼게 한다.
 
목소리의 중요함을 밝히는 좋은 예는 트랜드셰터의 아이콘인 영국의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외모와 아우라로는 최고인 그가 헐리우드 스타이자 친구인 탐 크루즈가 얼마전 영화 미션 임파서블3- MI3에 출연시키려 하였으나, 베컴의 목소리가 형편없어 더빙을 해야 할 만큼이라는 영화관계자들의 만류로 찍지 못했다는 점은 목소리가 그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약점이라는 사례로 잘 알려져 있다. 알려진 연예인만 보더라도 외모다음으로 꼽는 순위로는 그들의 목소리임을 감안하면 '자신을 밝히는 아이콘'으로의 목소리는 중요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저자는 '보컬 자각 테크닉'으로 내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점점 원래의 내가 되어간다고 말하며, 이것은 게임이 아니라 자신이 되어가는 훈련임을 강조한다. 저자는 보컬 파워에는 목소리 뿐 아니라 시선 맞춤eye contact나 바디랭귀지도 배우게 되는데, 이것은 커뮤니케이션은 언어는 8%, 음색은 37%를 차지하고 바디랭귀지는 55%를 차지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편 전화통화에서는 음색은 8%이고 전화통화로는 눈에 보이 않기 때문에 음색은 92%를 차지 한다고 전한다.
 
차려 자세 익히기와 턱 긴장 풀기를 시작으로 한 훈련으로 본격적인 운동법을 알려주었는데, 차려 자세 익히기는 하늘에서 머리를 통해 척추까지 보이지 않는 끈이 달려 있어서, 이끈이 살짝 들어올린다고 상상하면서 서거나 앉는 것이라 하는데 실제로 운동해 보니 척추가 바로 서는 듯한 느낌이 다가왔다. 자세가 안정되고 시원한 느낌이 들어 언제까지고 계속 서 있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어지는 턱 긴장풀기와 비음으로 허밍하기로 기초운동을 설명했다. 목소리 훈련에 들어가서는 1 단계 몸풀기와 2 단계 문장에 적용하기, 그리고 3단계 자연스럽게 말하기를 살펴보았는데, 이는 연극하는 사람들이 훈련하는 발성법과 아나운서들이 연습하는 말하기 훈련과 비슷했다. 그들이 넓은 공간의 관객들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발성하게 만드는 성량과 단어들을 또박또박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는데에는 이와 같은 훈련이 필요한 이유를 알 듯 했다. 특히 1단계 몸풀기의 '혀 잡아당기기'를 실전할 때에 가장 긴장도가 높은 턱과 혀근육이 얼마나 긴장되어 있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몸풀기후 한결 편해진 구강이 마치 마사지를 받은 듯 했다. 이 밖에도 바디랭귀지를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과 보컬파워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노래 훈련법등이 수록되어 있는데, 책을 읽으며 모두 따라 했을 때 한결 편하게 목소리가 나오고, 자연스러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욱 훈련을 해봐야 알겠지만, 진정한 내 목소리, 육체와 정신을 하나로 연결하는 내 목소리는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것은 사실이다.
 
보컬 파워라 해서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내가 어릴 적 증조부와 함께 살았는데, 온 가족이 아침문안을 드리면 '오냐~'라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셨는데, 기침起枕하신 후에 바로 일어나시지 않고, 눈과 볼 그리고 입을 잔뜩 움직이고, 혀를 당신의 손으로 뽑으시는 등의 안면근육운동을 하시고, 나중에는 '옴~'하고 '10~30초'동안 발성을 하신 후, 기상을 하셨더랬다. 90에 가까우신 분임에도 안면에는 항상 홍조를 띠시고, 꼿꼿한 자세와 생활을 자랑하셨는데, 나중에 안 사실은 이 '옴唵'이라는 말은 '불교에서는 옴을 태초의 소리, 우주의 모든 진동을 응축한 기본음으로 보고 부처에게 귀의하는 자세를 상징한다. 고대 인도에서는 종교적인 의식 전후에 암송하던 신성한 음'으로 힌두교나 우파니샤드에서도 쓰는 말로 일종의 주문인 셈이었다. 그리고 내 증조부뿐 아니라 윗 선조들로부터 내려오는 선비들의 운동법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루에 나는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 살고 있는가? 그에 비해 얼마나 많은 안면운동을 하고, 목소리 운동을 했던가? 그리고 보다 나은 목소리를 갖기 위해 그래서 진정한 나를 나타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던가?하고 비추어 보았을 때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전무후무했을 것 같다. 잘 알지 못했던 나의 목소리의 소중함과 나를 대변한다는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실용서다. 실용서의 올바른 쓰임은 좋다고 느낀 것을 배우고 익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일상에 실제적으로 적용하고 활용하여 좋은 생활습관으로 만드는데 있다. 이 책의 올바른 쓰임에는 전적으로 나의 의지와 실행력에 달린 것이다. 습관이 될 때까지 노력해야겠다.
 
대중과의 대화함에 어려움이 있거나 눈맞춤이 힘든 사람, 취직을 앞둔 구직자나 프리젠테이션이나 발표를 업무로 하는 사람, 무엇보다 자신의 목소리를 지금보다 더 나은 소리로 만들어 자신감을 되찾고 싶은 사람들은 읽고 익혀서 실행함에 무리가 없을 좋을 책이다. 개인적 소망은 현재 대통령을 코디하는 관계자들이 배우고 익혀 우리대통령에게 가르쳐주었으면 하는 아주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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