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박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표준'여성들이 평가하는 가지각색의 맛, 그 이름은 '연애'
 
남자들은 그렇다. 누가 먼저 묻기 전에는 자신의 연애담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다. 물론 물어봐주기를 바라지만, 먼저 이야기를 꺼내면 가벼운 녀석처럼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또 자신이 이야기를 꺼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그녀에게 푹 빠져버렸다고 단정짓는 경향이 있어서 선뜻 말을 꺼내기를 꺼린다. 하지만 친구는 묻지 않고, 말을 하고 싶으면 '술을 마시자'고 권하고 술의 힘을 빌린 것처럼, 아니면 '술김'에 나온 듯 그녀의 이야기를 꺼낸다. 그래도 함부로 표현하지 못한다. '그녀가 좋아서 죽겠다'고 하면 '얼른 결혼하라'고 극단적인 한마디를 던져주거나, '그녀때문에 괴로워 죽겠다'고 하면 또 다른 극단적인 표현으로 '헤어지라'말한다. 이야기가 조금만 길어질라 치면 "너 술취했냐?"고 물으니그것도 적당히 말해야 한다. 남자들의 대화는 연애담 뿐만 아니다. 고단한 직장생활과 생활을 토로할라치면 어김없이 날라오는 질문은 늘 한결같다. "너, 돈 필요하냐?"
 
대학시절 같은 한창때는 그나마 낫다. 직장생활을 하고 나서는 알게 모르게 '책잡힐 일'이라하여 그것마저도 자주 할 수 없다. 그래서 적당한 나이의 남자들은 산을 찾는지도 모른다. 단내나는 거친 숨을 토해 내며 이렇게 조용히 외치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
 
나영, 수진, 유리 그리고 그녀의 친구들. 로멘틱코미디가 영화장르로는 최고고, 꽃미남 댄스그룹의 콘서트가 좋고, 웬만한 연주회는 졸리는 대한민국 '표준 여성'들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연애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소설은 지금껏 읽은 소설과는 다르다. 아니 처음인지도 모른다. 친구와의 통화나 만나서 대화하는 내용들이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들로 가득하고, 그들의 대화주제의 전환은 어찌나 변화무쌍하고 급반전하는지 눈이 쫓아가지 못할 지경이었다.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떠올리는 그녀들의 생각도 거침없이 들어있는데, '어휴, 제발 조용히좀 있어줄래?'라고 그녀들에게 소리치고 싶었다. 참견하지 못하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내리쓸듯 긴수염가진 남자더라, 나도.
 
여자들은 확실히 똑같은 현상을 보고도 남자들과는 다르게 보고, 똑같은 일을 놓고도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극세사처럼 섬세한 저자의 심리묘사는 바로 옆에서 나영을 쳐다보는 듯 아니 나영의 머리속에서 책을 읽는 듯 했다. 세 친구와 그녀의 친구들의 이야기는 남성들에게도 있는 10초짜리 가십일진대 자기일처럼 생각하고, 고민하고 대화하는 그녀들의 모습에서 '의리'가 그녀들의 단어는 아닐까 생각해본다. 남성인 내가 부럽기 그지 없는 것들이다.

 
아무리 요리를 못해도 사람도 한 가지쯤은 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준비할 수 잇는 최상의 재료를 준비하자.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말자.
돌이켜보고 반성하자.
느낌, 감각, 습관,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믿자.
 
나영의 요리노트에 적은 요리에 대한 조언은 어쩌면 '연애노트'에도 꼭 적어야 할 조언이 아닐까. 요리도 잘하지만, 무엇보다 생각이 깊은 나영에게 반해버렸다. 지훈과 성우는 운이 좋은 남자고, 그들의 판단은 같은 남자가 생각해도 옳은 판단이었다. 나영이 평생 화장품을 사다 줄 남자는 누구를 선택할까?궁금하다. 그리고 그녀같은 사람이 내가 사는 이곳에도 있을지 그것이 더욱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꿈꾸는 다락방 -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
이지성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정말로 이루고 싶은 '소중한 꿈을 꾸는 자' , 이 책을 꼭 읽어라 !
 
지금보다 더 나은 나의 인생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해이해진 자신을 추스리기 위해 자기계발서를 찾는다. 두 칸의 책장을 채울 만큼이 되니 배움을 바랬던 만큼 읽기도 많이 읽었다. 읽고, 배우고, 자극받으면서 내일을 계획하고 의욕을 다지는 일련의 과정.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음은 그것이 누구도 뭐라 할 사람없는 머리굵어진 성인인 자신에게 채근하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싶어서다. 하지만 앞선 의욕으로 무작정 책을 고른 탓인지, 아니면 뚜렷한 차별성없이 무분별하게 토해 놓은 책들 탓인지 손에 잡히는 책들마다 그저 그런 비슷한 소리를 하거나, 답답한 현실을 이야기하다가는 성공한 이들의 업적을 말하며 '너희들도 해봐'라는 식의 약올리기식 구성이 부지기수. 제대로된 자기계발서 내지는 성공서를 찾기는 그리 쉽지 않더라.
 
독자들이 원하는 바를 꼭 집어내어 이야기하는 것도 관건이지만, 어떻게 해야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지 방법을 제대로 가르쳐주는 것이 자기계발서라는 책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겠다. 책을 읽고 난 후 조금이라도 변화된 자신을 발견해야 독자들이 궁할 때마다 그후에도 자기계발류의 도서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인데, 외국의 온라인서점에서 자기계발서들이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구축하며 꾸준히 인기를 끌어 스테디셀러가 되는 반면, 국내의 사정은 그렇지 못한 이유는 유독 '제 잘난 맛'에 다른 도움없이 살고자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독자들을 사로잡는 멋진 책이 나오지 않는 출판시장의 탓도 있다. '궁즉통窮卽通' 이라고 아쉬워하던 차에 만난 책은 <꿈꾸는 다락방>이다.
 
R = VD 즉, 생생하게(Vivid) 꿈꾸면(Dream) 이루어진다(Realization)는 명제 하나로 책 전반을 꾸몄는데, 그 광범위하고 생생한 사례들이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애매모호한 '성공'에 운운하지 않고, '1년을 넉넉하게 살고 싶으면 벼를 기르고, 평생을 풍요럽게 살고 싶다면 꿈을 길러라'는 말처럼 저자는 '내가 정말 이루고 싶은 꿈'을 꾸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그리고 평범했던 사람들이 꿈을 훌륭하게 이뤄낸 수많은 명사들의 사례를 소개해 '선택받은 이들만이 해 낼 수 있다는 나의 편견'을 무참히 무너뜨렸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생생한 꿈을 꾸는 방법'을 소개한 부분인데 사진VD기법, 동영상VD기법, 장소VD기법, 소리내어 말하는 VD기법, 펜이나 컴퓨터에 직접 쓰는 VD기법 등 다양한 방법들이 상세히 소개된다. 예전에도 개인적으로 해봤음직한 방법들이지만 확실히 차이가 있고, 그 효과를 알고 나서 꾸준히 실행한다면 더욱 탄력을 받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두에도 말한 것처럼 나는 성공서와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그 책들의 덕을 본 것은 인정할 부분이다. 하지만 그렇게 도움을 받기까지 꽤 많은 책을 구입했고,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읽어야 했다. 이 책은 수십 권의 자기계발서와 성공서들 속에서 나왔던 명사들의 공통점을 찾아 R= VD라는 단순공식으로 종합했다. 쉽게 말해 지금껏 나온 성공서들의 엑기스만을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주위 사람을 위해 책을 덮고 바로 두 권을 주문했다. 앞으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이 책을 선물할 작정이다. 책선물만큼 속깊고 좋은 선물은 없으니까. 이 글을 읽는 이들은 꼭 구입해서 읽기를 강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주식투자 불변의 법칙
이용림 지음 / 원앤원북스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초보자를 위한 주식투자 이론학습의 요약서
 
옛날 어느 왕이 현자들에게 ‘성공과 행복을 위한 비결’ 을 연구하라고 명령하였다고 한다. 현자들은 정성을 다해 열심히 연구한 결과를 12권의 책으로 만들어 왕에게 바쳤다. 왕은 12권의 책을 1권으로 요약하라고 다시 명령하였다. 1권의 책을 받아든 왕은 다시 한 줄로 요약하라고 명령하였다. 마침내 현자들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고 한 문장으로 말하더란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한 문장으로 말하라면 위의 글과 똑같이 말하고 싶다. "세상에 공짜는 절대로 없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많이 배워야 하며, 더 많이 벌기 위해서는 더 많이 배우라고 말하며 주식투자에 있어서 '전설'로 남아 있는 '피터 린치'의 책 증권투자로 돈 버는 비결의 원제목 Learn to earn을 소개한다. 그리고 주식투자로 돈을 벌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하는가 하는 것을 알려준다고 말한다. 이 책은 수많은 이론과 법칙을 가장 중요한 것만 짧게 요약했음을 말해주는데도 혀를 내두를 만큼 배울 것이 많았다.
 
'주식투자를 할 때 반드시 갖추어야 할 투자마인드' 편에서는 투자심리에 대해 '확고한 투자마인드'를 갖추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투자기법이나 전략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한다. 항상 수익을 얻기는 어려운 것이 주식투자인 만큼 잃었을 때 평정심을 잃지 말아야 하고, 벌었을 때 무모한 호기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투자에 있어 성공이냐 실패냐 하는 것은 결과를 놓고 다시 공부해서 투자마인드를 굳건히 세울 수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고 말한다. 투자의 성공열쇠는 '자기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종목이 무엇이든 투자하는 자에게는 항상 필요한 덕목은 아닐까? 투자초기의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임에는 틀림없는 말이다.
 
주식상황에 적합한 매매원칙을 이야기한 두번째 장과 수익률을 최대화 할 수 있는 종목 선정법을 말해주는 마지막 장을 읽고 초보자이면서 안전적인 수익을 취하고자 하는 내가 펀드에 투자하길 잘 했다 싶었다. 배워야 할 것은 너무 많고, 그에 대한 순간순간의 판단을 내게 하라고 하면 아마도 미쳐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어느 때인가? 2,000 포인트를 넘겼던 코스피가 1,600선에서 방황하고 있고, 경기는 더욱 악화할 것이라고 불안한 전망만 쏟아지는 때인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는 종목들이 속속 눈에 보이는 때인지라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에게는 지금이 호기가 아니겠는가하는 생각이 계속 드는 시점에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엄청난 이론들에 기가 죽고, 투자심리에 강해야 하고, 평정심을 요구하는 총소리없는 전투장에 직접 뛰어들 수 있을 지는 아직 모르겠다. 이 책이 말한대로 좀 더 읽고, 배우기를 거듭해야 용기가 설 것 같다. 하지만 직접투자를 위한 첫 학습서로 이책을 선택한 것은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두뇌의 힘 100% 끌어올리기 - 일도, 공부도, 머리가 한다
쓰키야마 다카시 지음, 이민영 옮김 / 케이펍(KPub)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실행하기 겁나게 쉬운 뇌깨우기 습관 15가지 !
 
아무리 책을 좋아한다해도 의학도서는 내게 계륵 과도 같았다. 읽고나면 지금보다 병없이 건강하고, 보다 튼튼한 생활을 할 것 같은 제목의 책들은 수두룩한데, 막상 집어들면 20페이지를 채 넘기지 못하고 책꽂이에 다시 꽂아놓곤 했다. 수많은 의학용어와 외국원서들을 쪼개어 붙여놓은 듯한 서투른 문장들, 은근히 실력을 뽐내어 자신의 병원으로 오라는 듯한 손짓들이 '앓느니 죽겠다'는 극단적인 결론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닭의 갈비는 먹음직한 살은 없지만 그대로 버리기는 아까운 것, 내게는 계륵肋같기만 했던 의학도서가 오랜만에 완전히 그리고 쉽게 읽힌 것이 있으니, 바로 [두뇌의 힘 100% 끌어올리기]다.
 
이 책은 '뇌를 좋게 만드는 책'이 아니다. 우리의 뇌는 이미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좋은데, 그것들을 모두 활용할 능력이 모자랄 뿐이다. '머리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두뇌습관 15'라는 부제를 가진 만큼 일상의 습관을 약간 변화시킴으로써 두뇌의 능력을 높일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새로 익혀야 할 습관은 거창하지도, 어렵지도 않았다. 그리고 저자는 열 다섯 가지 습관을 모두 익힐 필요도 없다고 한다. 의학용어도 익히 들어봤음직한 정도였고, 쉬운 말로 존칭을 써가며 설명해 주고 있다. 이쯤되면 현실에서는 보기 힘든 상냥하고 친절한 의사와의 만남이라 하겠다.
 
어른들의 말씀대로 되도록 정시에 일어나고 잠들며, 아침기상후엔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고, 적절한 식사습관 등의 바른생활 사나이의 절차를 밟는 것은 모두가 뇌를 깨우고 보다 활동적인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줄은 몰랐다. 하루종일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하다가, 남들 모두가 잠드는 오밤중이 되어야 정신이 번쩍드는 이유도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쉴 땐 쉬어라' , '가끔 눈들어 멀리 보거나, 현미경처럼 세세히 들여라 봐라' , ' 숙면해야 뇌가 기억할 것을 정리해 주는 시간이다' 등 당연한 사실들이 의학에 근거한 일종의 처방임을 알 수 있었다. 반가운 것은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것'도 두뇌 트레이닝을 위한 유용한 도구가 된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읽도록 하려면 논리적으로 정리된 문장을 만들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뇌 속에서 정보 처리가 확실하게 되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더욱 깊이 있는 정보로 해석되어 뇌 속에 기억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담배피우지 말라는 이야기가 없다. 그래서 반갑다. 그리고 술 많이 마시지 말라는 이야기도 없다. 그래서 더 반갑다. 다시 말해 하지 말라는 극단적 금지조항이 별로 없다. 당연히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왜 해야 하는지 그 믿음을 더욱 심어주었다. 4월에는 한동안 하지 않았던 1시간 짜리 파워워킹Power-walking도 꾸준히 해야겠고, 조금은 일찍 정시에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그리고 마음이 흐트러진다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의 사흘 째되는 날은 또  다시 이 책을 읽어야겠다. 읽기도 편해서 자주보기도 만만할 것 같으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를 인터뷰하다
이동준 글.사진 / 웅진윙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진짜 선수選手가 '진짜 연애'를 원하는 여자들에게 던지는 솔직한 메시지 !  
 
이 책은 진정한 선수選手 가 쓴 책이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여자 바꿔치기'를 밥 먹듯, 플레이 스테이션 한판하듯 스포츠로 여기는 족속들, 자칭 픽업 아티스트Pick-up Aetist 로 미화시키며 대단한 듯 여기는 '속빈 꽃마차',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작업의 달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연애경험이 풍부한 사람의 선수選手 를 말하는 것이다. 연애하는 척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매 번 뜨겁게 사랑했다면 그런 경험이 많다면 그(녀)는 연애경험이 풍부한 것이고, 그(녀)는 선수選手라 불릴 것이다. '가려서 손대는 사람'이라고 한자로 풀어본다면, 연애박사를 부르는 이름으로는 참 제격이다 싶다.
 
다시 말하자. 이 책의 저자는 남자이고 진정한 선수選手다.
많은 연애경험과 특이한 이력으로 홍대앞 사람이 된 때문에 많은 여성들의 연애상담을 듣게 되었고, 그 기억들이 쌓이게 되어 이 책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에게 자신의 연애에 대해 고백한 여성들은 저자를 '아줌마 보듯' 했다는 대목을 들어보면, 그리고 저마다 다른 성격의 다른 케이스의 연애담에 대해 명쾌하게 메시지를 던지는 것을 읽다 보면 보통 남자들이 갖지 못하는 그의 선수選手적 아우라를 느끼게 된다. '열린 귀를 가지고 끝까지 잘 듣기, 그녀를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명쾌하게 대답 잘하기'.그건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연애잘하기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실연에 빠졌거나, 연애를 하지 못해 고민하거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여성들의 고백을 내용으로 본다면 이 책은 필경 '슬프디 슬픈' 책이어야 겠지만, 저자는 아줌마 답게 각 사연마다 그녀가 진정한 연애를 경험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을 조연해 주고 있다. 그는 여자들이 심심하다고, 연애하고 싶다고 입에 달고 살지만 정말 외롭고 쓸쓸한 게 뭔지는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고, 에고Ego 가 너무 강해서 온전하게 사랑에 빠질 수 없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한다. 자신도 모르는 마음의 장막을 쳐놓고 누군가 다가와 주기를 바라는 안타까운 경우도 수없이 보았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너무 '잘난 여자'여서 남자가 없다고 말하는 여자에게는 '남자들은 잘난 여자가 아니라 잘나기만 한 여자를 싫어한다'고 말하며 겸손함을 갖추라고 충고하고, 남자친구없어도 아쉬운게 없다는 여자에게는 '외롭지 않다는 생각은 착각이며 연애를 해봐야 정말 외로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 '나를 사랑하긴 하나요?'라고 조급증에 걸린 여자에게는 '다그치지 마라. 사랑안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사랑하지 않을 뿐이다. 사랑도 속도조절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조언한다. 또한 소심해서 사랑을 먼저 고백하지 못하는 여자에게는 '"당신을 사랑했어요"라고 과거형으로 고백한다면 남자가 그녀를 눈여겨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남자만이 대답할 수 있는 속시원한 대답들을 거침없이 토해 낸다.
 
남성인 내가 '여성의 슬픈 연애담'을 귀기울인 것은 진짜 선수選手인 남자가 그녀들의 이야기를 듣고 답해준 내용을 적었다는 데에 있었다. 그는 카운셀링과 동시에 그녀들의 연애상대인 남자인 입장에서 그녀에게 답한 것이다. 남자나 여자 모두가 '알다가 모를 것이 사랑'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랑을 모르기보다는 서로의 '상대'를 모르는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 사랑에 아프고, 목말라 있는 나 자신을 모르는 것은 아닐까? 라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인터뷰를 하게 되는 여성들을 통해 지금껏 알지 못했던 '여성성女性性'을 알게 되었고, 나 자신도 '사랑할 준비가 된 사람인가?'하는 고민도 하게 되었다.
 
사랑에 고민하는 여성이라면, 혹은 주위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인터뷰한 여성들 속에 자신이 들어있을테니까. 그리고 여자의 속마음을 몰라 고민하는 남성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와 다른 성性의 사람들의 속마음들이 진솔하게 들어있으니까. 책을 덮으면서 한가지 생각한 것은 이 책과 정반대의 상황, 다시 말해서 연애경험이 풍부한 여자 선수選手가 남자들의 아픈 사랑이야기를 카운셀링한 책이 나온다면 반갑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