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브앤테이크 Give and Take - 주는 사람이 성공한다
애덤 그랜트 지음, 윤태준 옮김 / 생각연구소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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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성공을 거두고 싶다면, 기버giver가 되라

 

  "심판들은 결정을 내리겠지/ 나 같은 패자는 승복하라고/ 쇼의 관중들은 항상 조용히 지켜볼 뿐/ 게임은 다시 시작되고/ 연인이든 친구든/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승자가 모든 걸 갖게 마련이지."

 

  영화 <맘마미아Mamma Mia!>의 끝 부분에 엄마인 도나(메릴 스트립)가 결혼식장으로 올라가는 길에 딸을 먼저 보내고 눈물을 흘리며 샘(피어스 브로스넌)과 식장에 들어서면서 누구 손을 잡고 입장할 것인지 이야기를 하던 중 다투면서 부르는 노래의 일부분인데, 한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빼앗기지만 규칙에 따라 떠나보내야 한다는 슬픈 내용의 이 노래제목은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갖지요The Winner Takes It All’이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지금껏 윗사람들로부터 ‘착한 끝은 있다’며 ‘베풀며 살라’는 말을 진리처럼 여기며 자라왔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로는 ‘착하면 바보가 되는 세상’으로 변했고, 신자유주의라는 뱀이 토해낸 맹독 중 하나인 승자독식(勝者獨食)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TV나 언론매체에서는 부자나 성공한 사람들의 ’한탕주의‘로 비겁하고 비열한 단면이 연일 보도되고, 나의 일상에서도 주기에 앞서 가진 것을 어쩔 수 없이 빼앗기는 일들을 겪으면서 ‘착한 끝’이 아닌 ‘뒤끝’있는 독한 놈으로 변해가고 있다. ‘나만 잘 되면 돼’라는 풍조는 염치란 단어조차 기억이 없는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세상이 되었고, 이른바 ‘독한 놈, 악한 놈이 성공하는 시대’로 변해버렸다. 참다못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충고하면 “내 맘이다. 왜?“라며 자유를 들먹인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자유는 한마디로 정치철학자 칼 폴라니의 말대로 ‘사람들을 착취하고, 공동체에 합당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은 채 과도한 이익을 챙기는 자유’로 전락한 것이다.

 

   <기브앤 테이크Give and Take>에서 와튼스쿨 조직심리학 교수인 저자 애덤 그랜트는 독한 놈으로 가득한 승자독식의 사회에 ‘성공’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집고, 또한 착한 사람은 이용만 당할 뿐 성공하기 어렵다는 고정관념 역시 불식시킨다.

 

   “통념에 따르면 커다란 성공을 이룬 사람에게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능력, 성취동기, 기회다. 성공을 거두려면 재능을 타고나는 것은 물론 열심히 노력해야 하고 기회도 따라 주어야 한다. 그런데 대단히 중요하지만 흔히 간과하는 네 번째 요소가 등장한다. 그것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성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19 쪽).

 

 

 

 

   이 책에서 저자는 호혜의 원칙 차원에서 사람들을 ‘기버’(giver), ‘테이커’(taker). 그리고 그 중간 쯤 위치한 사람을 ‘매처’(matcher)라고 부른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테이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자신이 준 것보다 더 많이 받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승자독식 사회의 대표적인 인물형으로 세상을 경쟁의 장으로 보는 테이커는 자신의 이익을 최우선시 한다.

   한편 오늘날 비지니스 세계에서 ‘기버’는 상대적으로 드문 분류인데, 이들은 ‘상호 관계에서 무게의 추를 상대방 쪽에 두고 자기가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주기를 좋아하는 인물형’이다. 자칫 잘못하면 다른 사람들의 ‘호구‘가 되기 쉽다. 마지막으로 ’매처‘는 ’손해와 이익이 균형을 이루도록 애쓰는‘ 부류로, 테이커가 받는 자이고, 기버가 주는 자라면, 매처는 주고받는 자 정도 된다.

 

   저자는 ‘바쁜 와중에도 누군가를 돕고, 지식과 정보를 기꺼이 공유하며, 남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양보하는 기버giver가 성공 사다리의 맨 꼭대기를 차지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팀으로 하는 일이 많아지고, 평판이나 소문이 쉽게 눈에 띄는 요즘 기버가 더 빨리 성공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 '기버'인 척 가장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 '기버'로 사는 사람이라면 오늘의 희생과 선행이 쌓여서 내일의 성공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기버라고 해서 남 좋은 일만 하는 사람은 아니다. 기버 역시 테이커와 매처 못지않게 야심을 품고 있다. 다만 기버는 목표를 다른 방식으로 추구할 뿐이다. 테이커의 성공이 단순히 기존의 가치를 차지하는 것이라면, 기버의 성공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낸다. 다시 말해, 기버의 성공은 주변 사람들의 성공을 유도하는 파급 효과를 가졌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건질 것은 ‘기버로서 호구가 되지 않는 법’일 것이다. 저자는 기버의 성향에 따라 사다리 맨 위의 성공자가 되거나 혹은 사다리 맨 아래에서 호구가 된다고 말했다. 기버가 성공의 사다리의 꼭대기를 점령하는 이유는 기버가 신뢰와 신용을 쌓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명성을 얻고 성공을 돕는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핵심이 되는 내용인데, 바로 베풂은 위험을 동반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호구가 아닌 성공자가 되는 방법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우선 ‘선행을 베풀지언정 내 요구사항은 정확하게 전하라‘ 이다. 두 번째는 ’상대방의 감정에 이입하지 말고, 상대방의 생각에 이입하라’이다. 감정에 이입되면 연민을 느껴 무조건 양보하게 되므로 상대의 생각에 이입해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할지 상상해야 통찰력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은 '나를 위하여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하여 지금 상황에 처했다고 생각하라‘이다. 예를 들면 기버는 연봉협상을 하면서 회사의 요구에 반대를 하지 못하고 수긍하기가 일쑤이지만 나 자신이 아닌 ‘내 가족’을 위해 연봉협상에 임한다면 협상의 결과에 반영되기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 전반에 걸쳐 다양한 사례를 통해 '주는 사람, 즉 기버giver가 성공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접하는 내내 필립 코틀러의 마켓 3.0이 오버랩 되었다. 3.0 시장은 빈곤과 빈익빈 부익부, 환경 파괴와 같은 현실적 문제점을 뛰어넘을 수 있는 가치(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어 궁극적으로 ‘더 나은 세상 만들기’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살아남는 시장이다.

 

   예를 들어 전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탐스슈즈TOMS Shoes의 탄생은 아르헨티나를 여행중이던 청년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현지 아이들에게 신발을 무상으로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을 보고 “착한 사람들의 기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꾸준한 신발 공급이 보장되는 해결책을 생각해 내는 게 어떨까?” 하고 아이디어를 낸 끝에 즉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한 켤레를 기부하는 시스템을 생각해 내 만든 신발이다.

   멕시코의 세계적인 시멘트 기업 시멕스(Cemex)는 멕시코의 집이 없는 빈민자들에게 땅을 살 수 있도록 대출을 도와주고,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설계도도 제공하고, 벽돌값도 할부로 제공해 내 집을 갖게 함으로써 고객으로 만들며 멕시코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되었다.

 

   천연재료만을 사용하는 바디샵 사회활동을 비즈니스의 일부로 삼고 있고, 애플은 사람들이 기술을 즐기는 방식으로 혁신을 꾀했다. 페이스북은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회사이며 트위터 역시 인맥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도구를 공유하며 고객의 사랑을 받는다. 평범함을 넘어서는 위대한 기업은 이렇듯 기버들에게서 비롯되고 있다.

   마켓 3.0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기업이 소비자의 감성을 충족시키는 마케팅을 넘어서 소비자의 영혼을 감동시키는 마케팅을 추구해야 한다면 그 몫은 기버giver가 적임자가 아닐까.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격주로 발행하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48호)'에 기고된 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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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뚜벅뚜벅 - 익숙한 일상에서의 성찰을 담은 포토힐링에세이
최남수 지음 / 에이원북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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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삶이 담긴 디지털 산수화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사전에서 말하는 풍류風流의 의미다. 성인 특히, 남성들의 로망이 풍류를 즐기며 사는 삶이다. 고래로 우리 민족을 일컬어 풍류를 아는 민족이라 불렀다. 온 겨레가 춤과 노래를 즐겨서다. 그렇다고 오늘날 밤거리에 횡횡하는 음주가무飮酒歌舞처럼 배 띄우고 기생을 옆에 두고 농짓거리 하는 일을 풍류라 아는데, 큰 착각이다. 언행에 제약이 많은 대부분의 양반들은 글로 그림으로 풍류를 즐겼다. 자연이 선사하는 풍광을 벗 삼아 글과 그림으로 고단한 몸과 어지러운 심경을 털어냈다.

 

   불혹을 넘기면서 인생의 맛은, 진정 사는 재미는 풍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행복은 요란뻑쩍지근하고 화려한 이벤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 속에서 소회(所懷)를 나눔에 있더란 말이다. 하루 중 어느 순간 풍류를 느낀다면 그게 행복한 하루이고, 행복한 삶인 셈이다. <그래도 뚜벅뚜벅>을 읽으면서 줄곧 떠오른 단어가 바로 풍류(風流)였다. 내가 오늘을 살며 바라본 이 세상을 닮은 자연과 우리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그리고 여백에는 렌즈 속에 풍광을 담은 순간의 생각이, 소회가 기록되었다. 페이지마다 멋진 그림과 생각이 그득한 그런 풍류스러운 책이다.

 

 

 

 

   저자 최남수는 전문 사진작가도 글쟁이도 아니다. 24시간 경제이야기에 유독 귀가 밝은 방송, ‘머니투데이의 보도본부장’이 그의 일이다. 직장인이 구두와 넥타이를 맸다면, 뭔가를 배우는 학생은 운동화를 신는다. 저자의 출퇴근 길은 운동화를 신은 학생이다. 회사와 집을 오가는 중에 그의 손에는 카메라가 들렸다. 문득 바라 본 풍경에 생각이 뜨면, 렌즈에 담았다.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던가 싶을 만큼 낯설고 멋들어진 풍경이 페이지마다 그득하다. 그런 그에게 주말은 마음껏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온전한 하루이다. 운동화와 구두 사이를 오가는 직장인, 그런 점에서 그는 슈퍼맨의 다른 모습 ‘클락 켄트’를 닮았다(그에겐 하늘을 나는 망토 대신 쌩쌩 자전거가 있다).

 

   만추(晩秋)에 흩뿌려진 낙엽에서 ‘버림의 미학’이 담겼고, 안개가 자욱한 어느 한 날 속에서 ‘보이지 않을 때 마음의 눈이 열린다’는 글을 남겼다. 선유도를 가로지르는 보트 두 대를 보면서 그는 과도한 경쟁의식 탓으로 타인을 의식하고 남을 따라하기가 지나치게 심한 편인 우리사회를 생각했고, 하늘에 매달린 감 하나를 보고 생의 유효기간을 고민했다.

 

 

   “우리 말 중 ‘뚜벅뚜벅’ 이란 말을 제일 좋아한다. 사전적 의미로는 ‘발자국 소리를 뚜렷이 내며 잇따라 걸어가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이다. ‘허겁지겁’, ‘비실비실’, ‘비틀비틀’ 같은 허약한 말보다 멋지지 않은가. 상황이 어찌되더라도 기도하며 우직하게 자신의 삶을 완주해내는 모습. ‘태어날 때는 자신은 울고 주변은 웃는다. 세상을 떠날 때는 주변은 울고 자신은 웃자’는 말이 있다. 병마와 시달리며 웃는 것까지는 힘들더라도 뒤돌아볼 때, ‘잘 살 것 같다’는 마음으로 삶을 종료할 수 있다면 그런대로 괜찮은 삶 아니겠는가.”

 

 

   글쓰기를 강의 때 ‘여행작가’가 되고 싶다는 학생을 보면 열에 아홉은 아직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보지 못한 사람들이다. ‘제사보다 젯밥이‘라고 글쓰기를 빌미로 여행을 많이 다녀보고 싶어 하는 말인데 여행작가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 알랭 드 보통이 <여행의 기술>에서 했던 말처럼 진정한 여행의 맛은 행장을 꾸린 여행 출발의 전날 밤일지도 모른다. 여정동안 겪어야 하는 숱한 고생을 만나다 보면 ’내가 이 짓을 왜 하지?‘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수십 번 들어 여행온 것을 후회하게 되기 때문이란다.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여행이 아니라 ’생각할 시간‘, ’마음껏 생각하고 고민할 수 있는 온전한 내 시간‘인지도 모른다. 다음에 ‘여행작가’ 운운하는 학생을 또 다시 만난다면 이 책을 건내줘야겠다. 이 책이야말로 삶이라는 여정의 순간을 눈과 마음으로 담은 ‘진짜’ 여행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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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힘 - 말없이 사람을 움직인다
아가와 사와코 지음, 정미애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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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이건희가 삼성에 입사하여 출근하는 첫날 아버지인 고 이병철 회장은 인생을 살며 마음의 지표를 삼으라고 벽에 걸어놓고 늘 볼 수 있는 휘호를 선물했는데, 다름 아닌 경청(傾聽), 단 두 글자 였다. 스스로에게 잘 듣고 있는가를 묻고, 더 잘 들으려고 노력하라는 뜻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은 상당한 훈련이 아니면 어렵다. 그래서 인간관계에 관한 어느 책이나 상대방의 말을 잘 듣는 것이 인간관계에 대한 성공의 열쇠라고 말한다. 이 세상에 자기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

 

잘 말하는 사람에게는 귀를 열지만 잘 듣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연다. 말을 제대로 하려면 3년이 걸리지만, 말을 제대로 들으려면 20년이 걸리는 법, 남의 말을 기꺼이 들어줄 수 있는 귀(경청의 능력)가 있다면, 그 사람은 ‘듣는 힘’이 있는 사람이다.

 

책 <듣는 힘>은 일본의 전문 인터뷰어이자 방송인이 아가와 사와코가 20년 동안 1000명이 넘는 유명 인사를 인터뷰하며 터득한 ‘상대의 마음을 여는 궁극의 지혜’를 담았다. ‘마음을 열게 하는 35개의 힌트’라는 부제의 이 책은 2012년 1월, 일본에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에 올라 판매부수 130만 부를 돌파하며 ‘2012년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선정된 밀리언셀러다. 그만큼 독자들이 ‘듣는 힘‘에 대한 욕구가 대단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저자는 듣는 힘을 키우려면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화에서 승자는 경청하며 듣는 사람이다. 경청은 가만히 듣고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를 낮추고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듣기에 열중하면 그 대가로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자기 말을 아끼고 남의 말을 듣는 일은 정말 어렵다. 가정, 친구, 직장에서 생기는 문제들의 대부분도 제대로 듣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저자는 제대로 잘 들어주고, 적절한 리액션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미국의 가장 위대한 법사상가 올리버 웬델 홈즈는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다."고 말했다. ‘듣는 힘’을 제대로 키우게 되면, 상대방이 어떤 것에 관심 갖고 있는지, 어떤 어려움과 고민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어 결국 말하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 매일 낯선 고객을 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자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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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onate 공감으로 소통하라 - 청중을 변화시키는 프리젠테이션을 위한 비주얼 스토리텔링 전략 에이콘 프리젠테이션 시리즈 11
낸시 두아르테 지음, 정순욱 옮김 / 에이콘출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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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기의 핵심은 내 생각을 온전히 남에게 전달해서 이해시키는 ‘설득’이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이야기를 통해 타인을 설득하고 즐거움을 선사해 왔다. 오늘날 설득하면 생각나는 사람은 스티브 잡스다. 그는 애플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면 광고 대신 프리젠테이션을 했다. 스티브 잡스는 프리젠테이션이 강력한 설득 도구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이야기라는 틀에 제품과 아이디어를 담으면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생기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프리젠테이션을 통한 강연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청춘콘서트를 이끈 시골의사 박경철과 안철수, 김제동을 비롯, 김정운, 김미경 등은 이른바 스타강사로 불리며 웬만한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얻었고, 아이러브 인人, 스타 특강쇼, 등 다양한 강연 프로그램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CBS의 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하 세바시)가 네티즌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 모든 트렌드의 시작에는 테드TED가 있다. 테드는 기술, 엔터테인먼트, 디자인의 약자로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널리 퍼뜨리자’는 취지로 탁월한 아이디어를 가진 글로벌 인재들이 강연을 하는 ‘인터넷 기반의 지식 공유 플랫폼’이다. 테드는 지식의 보고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새로운 하버드’로 불린다. 테드의 강연 동영상을 보면 잘 짜인 드라마 같다. 연사들은 자신이 가진 탁월한 아이디어를 단 18분 만에 마무리를 지으며 지금껏 10억명의 네티즌을 감동시켰다. 전 세계에서 모인 남녀노소의 연사들이 18분 만에 효과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었던 비밀은 뭘까? 그들의 뒤엔 TED 연사들의 프리젠테이션 코치, 낸시 두아르테Nancy Duarte가 있었다.

 

TED 연사들을 쥐락펴락 했던 낸시 두아르테의 책이 나왔다. <공감으로 소통하라>가 그것인데, 그녀는 이 책에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세상으로 퍼져가는 프리젠테이션에는 마법 같은 힘, 즉 이야기story가 숨어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저자는 세계적인 기업 및 주요인사들을 위해 20여 년간 프리젠테이션을 만들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라는 틀을 사용해 청중의 관심을 사로잡고 생각을 바꾸는 비주얼 스토리(Visual Story)를 만드는 방법을 제시했다. 저자가 제시하는 스토리와 영화의 기법은 청중과 공감대를 이뤄 청중들의 마음에 공명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TED의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이었다. 저자는 특히 청중들이 기억할만한 극적인 순간을 스타 모멘트S.T.A.R moment를 창조해야 나의 메시지가 오래 지속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을 통해 극적인 연출, 반복적인 음향효과, 눈길을 사로 잡는 이미지, 감성적인 스토리텔링, 놀라운 통계 숫자 등의 스타 모멘트를 익힌다면 여러분의 프리젠테이션 수준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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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인 Lean In - 200만이 열광한 TED강연! 페이스북 성공 아이콘의 특별한 조언
셰릴 샌드버그 지음, 안기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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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이라면 읽어야 할 필독서!

 

   "중국과 인도, 인터넷은 잊어라. 경제 발전은 여성이 이끈다.(Forget China, India and the Internet – economic growth is driven by women)”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커버스토리 제목이다. 여성이 소비 세력의 중심이자 사회 권력의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현대경영의 창시자 톰 피터스(Tom Peters)역시 ‘오늘날은 우머노믹스(womenomics) 시대이고, 미래는 여성의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건강, 엔터테인먼트, 패션 등 유연한 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진 데에는 소비력을 갖춘 젊은 여성층이 핵심 소비집단인 점이 큰 몫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기업은 여성임원을 늘려 기업경영전략 수립에 여성의 풍부한 감성과 섬세함을 반영해야 함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내 기업 내 여성임원 수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 국내 기업당 여성CEO, 임원수는 평균 2.2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2013년 1월 현재 10대그룹 인사에서 여성 임원 선임이 늘었지만 대기업 93개 상장사의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1.5% 밖에 되지 않고, 특히 여성 직원 비율이 50%를 넘는 롯데의 경우 여성 임원은 3명에 불과하다 하니 국내 대기업들의 ‘유리천장’은 시대를 거스르는 것 같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책 <린 인(Lean In)>은 이런 현실에 대한 대답으로 주목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은 지난 2013년 4월, 미국에서 출간되어 엄청난 화제와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단숨에 아마존 베스트셀러 종합 1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한마디로 요즘 뜨는 잇 북(it book)이다.

   이 책의 인기는 저자가 한 몫을 한다. 저자인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는 구글과 페이스북 초창기 임원으로 합류, 광고 수익모델을 만들어 연매출 수직상승의 신화를 이뤄낸 실리콘밸리의 성공 아이콘이다. 현재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3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미래의 여성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 평가했다. 한편 그녀의 연봉은 3,096만 달러(약 350억 원)로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보다 높은 액수다.

 

 

 

 

 

   저자가 사회초년생이었던 시절, 직장 동료의 절반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여성 동료는 점차 사라져 갔고, 결국 임원들이 참여하는 회의 자리에서 여성이라고는 자신 혼자뿐이었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여성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녀는 궁금해졌다. 이 질문은 한편으로 ‘사회와 조직은 왜 인재의 절반을 놓칠까?’를 의미하기도 했다. 저자는 2010년 우연히 참여하게 된 TED 강연에서 ‘왜 여성 리더는 소수인가Why we have too few women leaders’라는 제목으로 누구도 쉽게 언급하지 못했던 이 문제를 과감히 공론화했고, 강연 동영상은 조회수 200만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의 원제는 ‘기회에 달려들어라; 여성, 일, 그리고 주도하려는 의지’(Lean In; Women, Work and the Will to Lead)로 저자는 여성 스스로를 바꾸고 나아가 세상도 바꾸자고 제안한다. 핵심은 셰릴 샌드버그가 고위층의 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한 세 가지를 조언인데,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책상에 앉아라. 직장 초년생을 상대로 한 2년간의 연구에 의하면 57%의 남성은 자신의 첫연봉 협상을 했다. 하지만 여성은 7%에 불과했다. 그리고 남성은 업무성과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지만, 반대로 여성은 외부적 요인에 근거한다고 여긴다. 여성들이 자신의 성공을 부정하거나 하찮게 여긴다면 결코 고위층이 될 수 없다.

   물론 남성에게 성공의 기회를 더 많이 부여하는 사회인식에 큰 문제가 있다. 2003년 컬럼비아대학 프랭크 플린 교수와 뉴욕대학 캐머런 앤더슨 교수는 흥미로운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자들은 하이디라는 벤처투자가의 성공 사례와 동일한 사례에 이름만 ‘하워드’로 바꾼 자료를 각각 대학생들에게 읽게 하고, 이들이 받은 인상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 여학생들마저도 “하워드를 인간적으로 좀 더 매력적인 동료로 보는 반면 하이디는 이기적이고, 고용하거나 그 밑에서 일하고 싶은 유형의 사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제부터 여성 스스로가 ‘우리도 성공할 수 있다 믿고, 회의석상에서 주변인이 되어 구석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주인공으로서 탁자에 앉을 수 있다’고 다짐해야 한다.

 

   둘째 배우자를 진정한 동반자로 만들어라. 남편과 아내가 모두 정규직이고 아이가 있는 가정의 경우, 아내가 남편의 두 배 만큼 집안일을 더 많이 하고, 남편의 세 배 만큼 아기 돌본다. 이것이 아내가 집에 있을 때 진이 빠지는 이유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남편과 아내가 집안일을 평등하게 하는 가정일수록 이혼율은 절반이고, 부부의 성생활도 활발했다. 승진을 거듭하고 고위층이 되고 싶다면 남편에게 집안일에 있어 동등한 참여를 요구하라.

   엄마는 슈퍼우먼이 아니다. 아내들은 남편보다 육아와 가사에 몇 배나 더 시간과 공을 들이면서도 ‘나쁜 어머니, 나쁜 아내, 나쁜 딸’이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한다. 동시에 직장에서는 업무에 덜 집중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과잉 보상’을 하느라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 이것이 수많은 워킹맘의 현실이다. 사회는 어머니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며 치켜세우지만, 육아를 이유로 휴직한 엄마들의 풀타임 직장의 재취업률은 불과 40%에 불과하고, 1년만 쉬어도 평균 연봉은 20% 감소한다. 가정의 절반을 남성이 움직인다면, 자연스럽게 조직의 절반을 여성이 움직이는 바람직한 세상이 될 것이다.

 

   셋째 그만 둬야 하기 전에는 그만 두지 말라. 저자는 여성들이 진짜로 일을 그만두기 전에 미리 마음속으로 그만둔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여성이 결혼, 육아 등 먼 미래의 일을 미리 걱정하며 일찍이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책임이 무거운 직급을 피한다고 지적했다. 많은 여성들이 결혼도 하기 전에, 아이를 갖기도 전에, 미리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포기하고 책임이 무거운 직급을 피한다. 그러다 보면, 동료들은 발전하고 승진하는데 자신은 뒤처지게 되어, 업무에 대한 흥미도 점점 떨어지고 결국 직장을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출산은 고사하고 임신하겠다고 마음먹고 실제 임신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일이다. 아기가 태어날 때가 되면, 그동안 허송세월해온 여성은 과거에 지레 주춤하고 뒤로 물러서지 않았더라면 차지했을 직위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자리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편견은 둘째치고라도 실적과 책임 그리고 기회, 급여 면에서 남성들과 대등했던 직장여성들이 주춤하기 시작하는 때는 ‘엄마가 될 때’이다. 하지만 저자는 휴식이 필요하거나 출산을 했을 때 일을 줄이면 되지 그 전에, 자녀를 낳기 몇 달 전이나 몇 년 전은 주춤하고 뒤로 물러서는 시기가 아니라 기회를 붙잡기 위해 달려들어야 할(Lean in)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한다.

 

   여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대한 비판과 함께 그런 사회 속에서 교육받은 탓에 제 실력을 숨기고 내면화하고 사는 여성들에게 “너무 계획하지 말고, 지레 겁먹고 주저하지 말고, 남자들처럼 준비되지 않았더라도 약간은 허세도 부리며 당당하게 테이블에 앉아라.”고 주문하는 어쩌면 당연한 저자의 주장은 독자로 하여금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특히 한 아이의 아빠이자 남편인 필자에게는 남편이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바란다면 아내를 돕는 차원에서 호의를 베풀듯 집안일을 할 것이 아니라, 자기 몫을 나눠야 한다는 점은 뜨끔한 충고였다. 아울러 엄마이자 아내 그리고 동료, 이렇게 1인 3역을 하는 직장 여성들의 육체적 심리적 고충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아내에게 진심으로 미안했다. 책을 덮자마자 필자는 ‘아내를 돕는 것이 아니라’, 내가 분담해야 할 집안일을 찾아 나눴다.

 

   이 책은 여성이 사회 또는 조직에서 맞닥뜨리는 장애물과 편견의 원인은 무엇인지 자신과 주변의 경험을 담은 자기계발적 성격이 강한 자서전이다. 다양한 통계 자료, 과학적 연구 등을 근거로 고민 했다는 점, 그리고 전 세계 수십여 국가에서 번역 발간될 때 각국 출판사의 협조를 얻어 해당 국가의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현지화를 시도해 독자들의 이해와 공감을 극대화해서 외서가 갖는 한계를 극복했다고 칭찬하고 싶다(물론 한국어 번역판에서도 한국 여성의 경력 단절 현상, 가사 및 육아와 관련된 통계, 육아 지원 제도 등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한국의 현실에 맞게 접근하고 있다). 그 중에서 ‘어머니 벌점’이라는 사회현상에 대한 언급은 인상적이다. ‘자녀가 없는 여성은 자녀가 없는 남성보다 평균 연봉이 13% 적은 데 비해 풀타임으로 일하는 어머니의 평균 연봉은 같은 조건의 남성보다 46% 적어서 혼인율 저하와 심각한 저출산의 주된 원인이 된다‘는 ’어머니 벌점‘은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생각된다. 만약 풀린다면 여러 사회문제도 함께 풀어낼 수 있는 실타래가 될 수 있어서다.

 

 

 

 

 

 

   요즘 미국에서는 이제 ’금고는 여성이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경과학자로 변신한 월스트리트의 베테랑 트레이더이자 신경과학자인 존 코츠도 자신의 책 <리스크 판단력>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이 ‘탐욕’이니 ‘이성적 분석오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는 ‘흥분’을 야기하는 화학물질, 테스토스테론이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일이 잘 풀릴 때에는 활기에 넘쳐 비이성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하는 동물로 변하고, 손실을 입어 겁먹을 때에는 과도하게 불안해하며 움츠러드는 동물로 변한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해결책으로 야성, 즉 테스테스테론이 적은 사람, 여성에게 금고를 맡기라고 말한다. 여성은 태생적으로 남성의 10~20% 정도만 테스토스테론을 분비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셰릴 샌드버그 역시 세계은행에서 연구조교로, 맥킨지 앤 컴퍼니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했으며, 미국 재무부 수석보좌관을 거쳐 지금 페이스북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활약 중인 재무통이란 점은 의미심장하다. 자신의 삶과 경험에 대해 솔직한 고백과 함께 서술한 조금은 특별한 자기계발서인 이 책을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기업의 재무 분야를 남성과 여성 중 누가 맡고 있는가에 따라 기업 투명도를 판단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그 점에서 어쩌면 여성보다 남성이 먼저 읽어야 할 책이다.

 

 

이 리뷰를 금융전문저널 '월간 금융'(7월호)에 소개된 북리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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