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 -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8.0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최고의 협상법은 인간의 심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소개하는 책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은 주목되는 협상관련 도서로 “13년 연속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를 옮긴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지금껏 협상관련 최고의 책으로 알려진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을 버금간다고 평가하는데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실무형 협상서’라는 점에서 차별된다.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은 이론편과 실전편 이렇게 두 권으로 나눠졌는데 주로 이론편이 많이 읽혔다. 게다가 이미 출간된 지 10년이 넘은 책이라 새로운 세대와 급변하는 현실을 반영하기가 벅찼다. 그런 점에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는 ‘21세기형 협상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MBA의 산실이라 알려진 와튼스쿨에서 협상코스에 있어 13년 연속 최고 인기 강의를 지면에 옮긴 만큼 객관적으로 충분히 검증된 내용이라 보면 좋을 것이다.

 

 

 

 

   책의 소개 글에 ‘와튼 스쿨에서 가장 비싼 강의’라고 평가되고 있는데, 사정은 이렇다. 와튼스쿨 학생들 사이에서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매년 800면 이상 입학하는 학생 수에 비해 인기 높은 강의 의 수강 인원이 제한되어 있는 관계로 학교 측은 강의 신청방식을 경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스템은 우선 입학과 동시에 5,000포인트를 받고, 이를 듣고 싶은 과목에 투자하는 형식. 학생들 사이에 이런 ‘수업 경매’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강의가 바로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 코스라는 것이다. 보통 3라운드로 진행되는 경매에서 그의 강의는 보통 1라운드에서 마감된다. 그리고 다른 과목들은 과목당 100~500 포인트면 신청이 가능한데, 그의 강의는 10,000포인트 넘게 베팅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학생들이 “이 강의를 듣기 위해 9개의 강의를 포기해야 했다”고 말할 정도라니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파리행 비행기로 갈아탈 탑승구가 가까워질 무렵 발걸음이 점점 느려졌다. 다행히 비행기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탑승구는 이미 닫혔고, 직원들은 말없이 탑승권을 정리하고 있었다. 비행기와 연결되는 통로도 닫힌 상태였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한 직원에게 말했다.

 

“저기, 제가 이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요.”

“죄송합니다, 탑승이 다 끝났습니다.”

“이전 비행기가 10분 전에 착륙하는 바람에 늦었어요. 그쪽 직원들이 여기로 미리 연락해주겠다고 했는데요.”

“죄송합니다. 문을 닫은 후에는 탑승을 할 수 없습니다.”

 

학수고대했던 주말여행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남자친구와 나는 적잖이 당황했다. 창밖에는 우리가 타야 할 그 비행기가 아직 서 있었다.

나는 갑자기 어떤 생각이 떠올라 비행기 조종석에서 잘 보일만한 유리창 가운데로 남자친구를 끌고 갔다. 그리고 온 신경을 집중하여 조종사가 우리를 봐주기를 기다렸다. 마침내 조종사 한 명이 고개를 들었고, 유리창 건너편에서 낙담한 채 서 있는 우리를 보았다. 나는 간절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면서 뭔가 메시지를 던지기로 결심했다.

 

툭.

 

나는 힘없이 가방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아주 잠깐이지만 그 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 이윽고 그가 무슨 말을 하자, 다른 조종사도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더니 마침내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탑승구의 직원은 걸려온 전화를 받더니 달려와 우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어서 짐 챙기세요. 기장님이 허락하셔서 탑승하셔도 됩니다.”

 

우리는 너무 기쁜 나머지 서로를 얼싸안고 잽싸게 가방을 들었다. 그리고 조종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손을 흔들어준 다음, 서둘러 연결 통로로 달려갔다." 13~14 쪽

 

   위 사례는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론 강의를 들은 한 여학생의 실제 경험담으로 이책의 처음에 소개된 사례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스토리같은 이 사례는 상대방에게 강력한 무언의 호소를 하면서 대단히 극적인 결과를 얻어낸 케이스로  '무언의 호소도 ‘협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 케이스가 자신이 협상론 수업에서 설명한 협상의 여섯 가지 방법을 두루두루 잘 활용한 케이스라고 꼽았다. 다이아몬드 교수가 제시하는 협상의 여섯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라. 감정에 휘둘리면 협상을 망친다.

2. 주어진 시간이 단 5초 밖에 없다 해도 반드시 준비를 하고 말하라. 협상 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3. 협상의 결정권을 주고 있는 의사결정자를 찾아라. 의사결정자가 아닌 사람과 이야기를 해봤자 시간낭비이다.

4. 누가 옳은지 따지 말고 목표에 집중하라.

5. 인간적으로 소통하라. 다이아몬드 교수가 이 책을 통해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는 부분인데요, 사람과의 관계는 협상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큰 부분이다.

6. 상대가 가진 지위와 힘을 인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 그러면 이따금씩 상대가 도와주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의 관계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환경일수록 능숙한 협상 기술이 필요하다. 나는 면접에서 까다로운 면접관을 만났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면접 볼 때가 그나마 그 사람이 제일 친절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는다. 직장생활과 관련하여 온갖 조언을 담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조언들의 문제점은 모든 상황에 개인을 끼워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역시 상대방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일이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는 제 3자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일도 필요하다. 그래야 주어진 상황에 맞게 치밀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의 목표는 보다 가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주위에서 인식하는 내 가치가 높아질수록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고, 해고 위험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214 페이지

 

   위 글은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는 비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요즘 구직자들의 최대 관심사인데, 저자는 ‘상대의 머릿속 그림을 그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말은 상대 즉, 질문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 의미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인맥을 넓혀야 하는데, 다이아몬드 교수는 이미 퇴직한 직원에서부터 도서관 사서, 청소 담당자, 심지어 외부 공급 업체의 직원에 이르기까지 인맥을 넓혀두면 용이하다고 말한다.

   구직자인 경우에는 내가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취직을 해서는 직장 내에서는 사내 정치에 있어 내 편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한편 다이아몬드 교수는 면접에 대한 부분을 협상법의 관점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제안하고 있는데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상대방이 질문하면 즉시 명확하게 대답하라. 아니면 질문에 답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물어라.”라고 저자는 말한다. 사람들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으면 싫어한다. 또한 질문을 회피하면 뭔가를 숨기는 것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

   둘째, “상대방과 눈을 맞추어라.” 미소를 지으면서 상대방에게 집중하라는 뜻이다. 누구나 자신을 좋아하고 신뢰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어하는 법이다. 이러한 눈맞춤과 같은 것이 작은 부분일지 모르지만, 면접에서는 작은 행동도 큰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다이아몬드 교수는 면접을 보는 것이지만 회사 측에 질문을 하는 것도 인상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가 직원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교육하고, 승진시키는지 등 회사에 대한 깊이 있는 두세 가지의 질문은 여러분이 입사에 대해 얼마나 강한 동기를 가졌는지, 얼마나 자발적인 사람인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면접에서 질문이라 인상적이지 않은가.

 

   "경영대학원에 다니던 한 여학생이 구두를 사러 블루밍데일 백화점에 갔다. 그녀는 매장에서 비슷한 디자인과 색깔의 구두 두 켤레를 보고 가격을 확인했다. 한 켤레는 130달러, 다른 한 켤레는 250 달러였는데, 당연히 비싼 구두가 품질이 더 좋아보였다. 여학생은 이 사실을 확인한 후 매장 직원에게 물었다.

“사람들이 가격이 덜 비싼 구두를 살 것 같네요. 비싼 구두는 잘 안 팔리죠?”

“사실 그렇습니다, 고객님.”

“혹시, 그렇게 되면 비싼 구두는 곧 단종 되나요?”

여학생이 이렇게 물은 이유는, 구매력이 없는 구두가 쓸데없이 쇼윈도만 오래 차지하고 있으니 매장 입장에서도 처리하고 싶지 않을까해서다. 질문의 의도를 알아차린 직원은 딱 잘라 말했다.

“저희는 할인 판매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고객님.”

여학생은 ‘거의’라는 말을 듣고 과거에 할인 판매를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사실 저 구두를 사고 싶기는 한데 조금 비싸요. 혹시 제가 매장 측에서 손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요?”

‘처리’라는 표현은 그녀가 매장의 입장에서 이해한다는 뜻으로 보내는 신호였다. 그녀는 백화점 매장의 마진이 대게는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 구두를 150달러 정도에 살 수 있는지 물었다. 몇 분 후 그녀는 250 달러짜리 구두를 160달러에 사서 유유히 백화점을 나왔다. 238~239 페이지

 

   저자는 백화점 매장에 있는 제품들은 명품이든 뭐든 협상의 대상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런 내용은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는 바, 곤란한 점은 책을 읽을 때는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정작 구입을 할 때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명심할 것은 협상도 자꾸 연습해서 습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협상을 잘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무엇이든 조금 더 얻거나, 싸게 사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협상이라는 일종의 실랑이를 벌이겠지만 말이에요. 사람들은 “창피하게 뭘 그런 걸 가지고 실랑이냐?”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실랑이는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엄연한 ‘협상’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협상의 경험이 축적될 때 큰 협상도 가능해진다. 협상이 습관이 될 때, 책은 더 이상 필요가 없게 된다.

 

   저자는 대부부의 경우, 최소한의 사전 준비와 협상을 시도하려는 용기만 있으면 누구든 가능하다고 말한다. 혹자들은 위와 같은 협상(매장 직원에게 가격을 깎아달라는 협상)이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일이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는 지레짐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이유인즉 협상으로 상품을 샀으니 그곳을 자주 방문하게 될 것이고 직원에게 친하게 대해 할인을 받은 만큼 서로 기분 좋은 거래가 되었을거라는 것이다. 아울러 매장은 오래된 재고를 처분하여 투자금을 회수했을 뿐 아니라 구매력이 더 높은 상품을 쇼윈도에 진열할 수 있게 된 것이기에 서로가 윈윈이라는 것이다. 충분히 일리가 있고도 남는다.

 

    살펴본 것처럼 이 책은 철저하게 사례위주로 구성된 실전협상서다. 본문을 읽다보면 왜 그렇게 인기가 있는 강의인지를 알게 된다. 이론에 대한 기술과 설명은 10% 정도 밖에 없다. 나머지 90%는 다이아몬드 교수 자신, 수강생들, 그리고 고객들의 다양한 협상 사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읽기가 쉽고 이해도 쉽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례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어 독자들의 생활에 있어서도 유익한 사례들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의 백미는 원하는 것을 얻는 비밀을 말하는 Part 2. 일 것이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의 비밀, 가격 흥정의 비밀, 자녀교육의 비밀, 생활의 혜택을 얻는 비밀 등 다양하고 생생한 협상사례들을 만난다면 책값 이상의 가치가 충분한 책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Leading@Google: Stuart Di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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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20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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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경제학 - 피도 눈물도 없는 개인 재무관리 매뉴얼
리사 데스자딘스 & 릭 에머슨 지음, 김지원.한민중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N세대를 위한 흥미진진 재무관리 매뉴얼

 

 

   세계는 지금 ‘좀비 신드롬’에 빠져 있다. 얼마 전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는 1만 명에 가까운 시민들이 좀비로 분장하고 ‘좀비 걷기 대회’를 열었고, 지난 달 월가를 점령한 화난 군중 속에는 좀비 분장을 한 채 입에 지폐를 물고 배회한 청년도 있었다. 아무리 먹고 마셔도 허기를 채우지 못해 살아있는 사람까지 잡아먹는 좀비의 특성을 기업의 탐욕에 빗댄 것이다. 좀비와 혈투를 벌이는 게임 ‘데드 아일랜드’는 잔혹성에도 불구하고 올해 최고 게임으로 떠올랐고, 좀비와 마을 주민들이 대결하는 드라마 <워킹 데드>는 미국 폭스채널에서 토요일 밤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바야흐로 좀비가 대세, 그래서 소개하는 책도 <좀비 경제학ZOMBIE ECONOMICS>(자음과모음)이다.

 

   “좀비 경제Zombie Economy는 당신의 안정성과 미래를 위태롭게 만드는 모든 경제적 상황을 말한다. 꼭 국가적인 불경기나 세계 금융시장의 몰락 같은 대단한 사건을 일컫는 말이 아니다(이런 문제들이 수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지만). 좀비경제는 직장을 잃거나 생활비가 증가하는 것 같은 간단한 일이 계기가 되어 시작될 수 있다. 

   엄청난 액수의 신용카드빚이나 갚지 못한 대출금 때문에 발생할 수 있고, 혹은 아무 상관없는 끔찍한 일들이 줄줄이 일어나 심신의 평정을 잃어버렸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모든 일들은 개인적인 경기 후퇴, 개인적 불황이다. 이것은 세상이 얼마나 잘 돌아가는지–혹은 잘 안 돌아가는지–와는 상관없는 당신만의 현실이다.” (21쪽) 

 

  

 

   그렇다. 좀비 경제학은 테러리즘과 경제난 등의 스트레스로 인간성을 상실한 군중이나,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절망에 빠진 청년들 같은 살아있는 시체와는 아무런 상관없다. 책의 내용은 한마디로 나의 미래를 위태롭게 만드는 모든 불안한 경제적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개인 재무관리 매뉴얼’을 구축하는 법을 알려준다. 풍요를 구가하던 2000년대 초 <보도 섀퍼의 돈>(북플러스)가 부를 쌓아 경제적 안정을 이루고, 경제적 자유(부자)로 가는 길을 제시했다면, 10년이 지난 지금 <좀비 경제학>은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살아남는 능력과 훌륭한 개인 재정을 유지하는 능력을 키우는 일종의 생존전략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하수상한 시절의 대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출간배경과는 상관없이 책의 구성은 한마디로 쿨하다. 좀비가 득실대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소설형식의 내 이야기와 현실에서 나의 재정을 위태롭게 만드는 상황들에 대한 대처법이 절묘하게 절반씩 섞여 있다. 책의 구성 컨셉을 경제적인 재앙에서 살아남는 기술과 좀비의 습격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기술을 동일하게 놓은 것이다. 비디오 게임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에 어울리는 구성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일까. 재테크 관련서임에도 불구하고 스릴러 소설을 읽듯 휙휙 넘어가고,(아닌 말로 그렇지 않아도 우울하기 그지없는 내용의 생존법을 보도 섀퍼의 지리멸렬하고 담담한 필체로 담았다면 그 누가 읽겠는가) 허허실실이라고 몰입시키는 스토리 속에 불황속 재무관리법은 죄다 담았다.

 

 

   좀비경제학의 시작은 ‘아무도 당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다’로 시작한다. 그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다는 뜻. 살아남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우선 한 달마다 들어오는 진짜 수입과 실제로 돈을 얼마나 쓰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혹시 나도 모르게 돈이 새는 부분이 없는 지를 살핀다. 잘 보지도 않는 케이블 혹은 위성TV 상품, 핸드폰 요금, 공유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과도한 돈이 빠지지는 않는지 살폈다면, 다음 단계로 돈을 절약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한다. 더 벌어들일 방법이 없다면 줄줄 새는 지출을 막는 방법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좀비경제학에서 은행에 돈을 입금하는 것(저축)은 좀비들을 죽일 실탄을 비축하는 것과 같다. 저자들은 좀비경제에서 저축은 한 달을 모으면 망치를 얻는 셈이고, 석 달을 모으면 6발 짜리 권총, 여섯 달을 저축하면 망치와 손도끼 권총에 샷건, 그리고 화염방사기를 얻는 셈이 된다고 말했다. 비디오게임에서 득템 하나 싶겠지만 종자돈이란 것이 원래 이렇게 마련하는 것이 아니던가. 저축의 최대 적은 신용카드, 저자들은 신용카드를 없애지 않는다면 물에 담궈 얼려버리라고 말한다. 녹는 동안 ‘정말 이렇게까지 하면서 사야하는 건가?’ 생각할 시간을 벌 수 있단다(환급을 위해서는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가 유리하다).

 

   좀비경제 아래에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죽음을 부르는 묘지에 던져지는 것과 같고, 담배를 피운다면 좀비들이 할 일을 내가 대신하는 셈이다. 술, 담배, 약물, 게임, 도박 등 모든 중독을 불러오는 것들은 자진해서 자기 몸을 학대해서 위험을 불러들이는 격이고, 이는 이기적이고, 경멸당해 마땅하며,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멍청한 짓이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나쁜 선택이다.

 

  저자들의 섬세함은 끝이 없다. 건강한 것은 돈을 버는 것이므로 잠은 푹 자고, 평소 치아 관리를 잘하고 물을 많이 마시라고 충고한다. 매일 종합비타민을 먹는 것은 기본이다(40 대에 들어섰다면 아스피린도 필수다). 경제적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안전한 섹스와 피임은 필수라는 조언까지 서슴지 않는다(읽다가 보면 저자들이 좀비 같단 생각이 든다)

 

 

   좀비경제학은 독자들에게 ‘오늘에 집중하고 내일을 대비하라’고 말한다. 내 생활에서 지출이라는 이름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좀비들을 외면하고 피할 것이 아니라 매맞고 밟혀서 쓰러질망정 좀비들과 끝까지 싸우기를 강권한다. 바로 현실에 대한 직시이다.

 

 

   “좀비경제와 싸우는 힘은 근육과도 비슷하다. 쓰면 쓸수록 더 강해지고, 강해질수록 더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무시하고 싶다면 그 뒤의 결과는 알아서 책임지는 것이 좋다. 세상은 돈 한 푼, 지폐 한 장, 혹은 주식시장의 폭락이나 은행의 부도, 해직 등에 의해 순식간에 변해버릴 수 있으니까.” (311쪽)

 

   이 책을 꼭 읽어야 할 독자층은 수입보다 지출 단속에 더 집중해야 할 재테크 초짜인 대학생과 직장 초년병들이다. 거창하게 국가경제 위기를 논하기에 앞서 내 가정경제의 문제를 분석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수입을 늘리기가 어렵다면 마이너스를 벗어나는 길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워런 버핏도 ‘버는 것보다 적게 쓰는 것’이 부자가 되는 첫걸음이라 하지 않았던가. 당장 이번 주말에 <좀비 경제학>을 읽으며 자신과 가정의 현재 혹은 향후 재무 상황을 체크해 보라. 재테크가 별건가. 이보다 더 나은 재테크의 시작이 어디에 있을까.

 

 

 2012년 1월 3일 이데일리TV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격주간 발행하는 <기획회의>(310호) 의 분야별 전문가 리뷰에 실린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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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의 시작하는 습관 - 머뭇거리는 순간, 기회는 지나간다
세스 고딘 지음, 유영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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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을 망설이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세스 고딘의 조언!

 

“진리의 길을 걷는 사람이 저지를 수 있는 두 가지 실수가 있다. 하나는 끝까지 가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고타마 싯다르타)

   어느 날, 한 사람이 저명한 사상가 윌리엄 블레이크를 찾아와 물었다. “위대한 사상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자 블레이크는 “많이 생각하십시오.”라고 대답했다. 이 사람은 이 말씀을 듣고 마치 보물을 얻은 듯 집으로 돌아와 하루 종일 움직이지 않고 천장을 바라보면서 생각만 했다. 밥도 먹지 않고, 잠도 자지 않고 며칠을 그러자 아내가 블레이크를 찾아와 남편의 상태를 말하면서 좀 말려달라고 사정을 했다.

블레이크가 그의 집을 방문했더니, 그 사내는 “선생님, 그동안 저는 더 이상 생각할 수 없을 때까지 생각했습니다. 위대한 사상가가 되려면 얼마나 더 생각해야 합니까? 그러자 블레이크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깜빡 잊고 말씀드리지 않은 것이 있군요. 행동하지 않는 사람의 생각은 쓰레기와 같다는 것입니다.“

 

   <시작하는 습관>(21세기북스)는 세계적인 경영구루이자 밀리언셀러인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 고딘Seth Godin이 쓴 자기계발서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이야기하자면,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바로 시작하라!”이다. 성공을 '아는' 것'과 '성공하는 것'의 차이는 바로 실행에 있다. 세스 고딘은 머뭇거리며 생각만 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머뭇거리는 순간, 기회는 지나간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시작‘을 강조한다.

시작하는 것도 습관이라면서 ‘시작하는 습관’을 기르라고 조언하고, 성공을 ‘아는’ 것과 ‘성공하는’ 것의 차이도 바로 이 ‘시작’에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왜 우리가 무슨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서 두려움을 가지는지, 그리고 그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그동안 간과했던 ‘실행’의 진정한 의미를 되돌아보고 시작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다.

 

   연말만 되면 같은 일을 반복하곤 하는데, 바로 내년 계획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뒤돌아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내년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것은 더욱 필요하다. 하지만 계획은 항상 잔뜩인데,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에 뒤돌아보면 항상 별로 이룬 것은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시작’조차 하지 않은 일이 많다는 것. 계획하고 준비할 때 당장 하고 싶고 해야 할 일이었는데, 왜 매번 지키지 못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99%의 평범한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이렇게 후회의 12월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그렇다. 이 이야기는 위로하자고자 하는 말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을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은 평범한 99%의 우리와는 다른 결과를 얻더라는 것이다.

 

 

 

 

   세스 고딘이 이 책을 쓴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인지 모른다. 이 책은 우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제일 위험하다!’고 말한다. 시작을 하지도 않았으니 결과가 어떻게 될지 조차도 모른다는 것. 이처럼 우리는 뭔가를 시작하는 것을 많이 주저한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우선적인 것 하나는 우리가 '실패를 두려워한다'는 점이다. 실패를 하게 되면 주위에서 나를 어떻게 볼까? 두려워한다. 그리고 실패를 한 후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두려워한다. 그래서 실패할지도 모르는 가능성을 발견하면 차라리 안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99%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실패를 두려워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들은 원래부터 이렇게 겁쟁이 였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책의 원제는 Poke the Box, 해석하면 ‘상자 쿡쿡 찔러보기’ 정도 된다. 이 제목은 우리의 어린 시절을 한번 떠올리게 하는데 당신의 자녀나 조카를 유심히 살펴보면, 아이들은 항상 뭔가 반응을 얻거나 배우기 위해 입에 넣어보고, 만져보고, 눌러보는 것을 목격할 것이다. 그렇다. 이 아이들은 지금 무수히 많은 ‘시도’를 해 보고 있다. 그런 점에서 99%의 어른보다 낫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을까? 이렇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저렇게 하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왜 호기심을 가지고 ‘상자를 쿡쿡 눌러보지’ 않을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그런 호기심을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는데, 바로 실패를 ‘경험해선 안 되는 일’로 배우게 된 그때부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우리 안에 있는 창조자를 죽이고, 주어진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시스템 속에서 시키는 일만 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렇게 정해진 길을 가도록 세뇌당해 온 것이다. 그렇게 ‘시도’를 포기한 순간, 우리는 모든 힘을 잃게 되었다. 그렇다. 우리는 원래부터 실패를 두려워했던 겁쟁이는 아니었다. 후천적 경험에 의한 학습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가 그리 대단치 않은 아이디어로 세상을 뒤흔드는 걸 보며, ‘저런 생각은 누가 못해?’라고 투덜거린 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때는 나도 생각했었던 아이디어인데, 누군가가 그것으로 비즈니스에 성공하는 것을 본 적도 있다. 만약 당신도 그런 생각을 했다면, 왜 당신은 그들처럼 성공하지 못했을까? 정답은 바로 ‘생각만’ 했지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행하지 않은 것이다.

   저자는 아는 것과 이루는 것은 다르다고 말한다. 생각만 해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행하는 것, 즉 지금 ‘시작’하는 것이다. 저자는 책 전반을 통해 다양한 실험, 즉 시도를 강조한다. 실험에 실패란 없기 때문이다. 오직 쿡쿡 눌러보고, 시험해보고, 변형해보고, 이해해보는 행위를 통해서만 즉, 더 많은 시도를 할 때에 당신은 더 현명해질 뿐만 아니라, 그 일을 소유하게 된다고 말한다.

 

   세스 고딘은 이 책에서 스타벅스STARBUCKS를 예를 들고 있다.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가면 스타벅스 1호점이 있는데 지금과는 실내가 사뭇 다르다. 최초의 스타벅스는 커피를 팔지 않고 커피 원두와 찻잎, 허브 등 원재료만 팔았다고 한다. 공동 설립자 제리 볼드윈당시 커피가 아니라 원두가 핵심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만약 제리에게 계속 스타벅스를 맡겼더라면 우리는 프라프치노와 같은 커피 들을 못마셨을지도 모른다). 스타벅스를 지금의 스타벅스로 만든 사람은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중 에스프레소의 맛에 반해버린 하워드 슐츠였다.

   그런데 여기서 저자는 제리의 그러한 실패조차도 훌륭한 일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만약 제리와 그의 동료들이 “글쎄, 원두를 팔아서 성공할 수 있을까?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겠어”라고 말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제리와 그의 잘못된 원두 판매 아이디어가 없었다면 프라푸치노를 만드는 스타벅스는 역시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세스 고딘은 “오늘날에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 일을 잘못하는 것보다 훨씬, 아주 훨씬 더 나쁘다.”고 말한다. 시작했다면 발전의 여지가 있고, 잘못한 일을 바로 잡을 기회가 있지만 시작을 하지 않았다면 기회조차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세스 고딘이 강조하는 시작, 그리고 실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이 즈음에서 궁금한 것은 '세계적인 경영구루가 왜 하필 지금, 유독 시작을 강조하는가?’ 하는 점이다. 책 한 권 내내 시작을 강조할 만큼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는 의미일까?

 

그 이유는 오늘날은 과거와는 180도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바로 세상은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시작이라는 불꽃을 점화하지 않으면 그저 세상에 반응만 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마디로 시장은 당신을 기다려주지 않으니 그 변화에 맞춰 시작하지 않으면, 그리고 그 시작하는 행위를 지속하지 않으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럼 당장 뭔가 ‘시작‘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타고난 익살과 재치로 유명했던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그의 명성에 걸맞게 죽기 오래전에 자신의 묘비명을 이렇게 적어놓았다.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그는 왜 살아생전에 그런 묘비명을 만들어두었을까? 그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적거리며 중요한 일을 뒤로 미루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마도 그는 그런 자신을 다잡기 위해 이렇게 기상천외한 묘비명을 생각해냈을 것이다. 그는 늙어서도 집필, 대중강연, 사회운동 등 그 누구보다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94세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훗날 무언가 되기(Be) 위해서는 반드시 지금 무언가를 해야(Do)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날마다 실천한 것이다.

   세스 고딘은 직장인의 시작실천법으로 출근하면 뜸 들이지 않고 곧바로 메모지에 ‘오늘 할 일 세 가지’를 적기를 권한다. 그리고 곧장 중요한 일부터 시작하면 오늘 할 일의 80%을 마치는 것과 다름 없다 말한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심리학과 교수인 이민규 교수는 “삶에서 가장 파괴적인 단어는 ‘나중’이고, 인생에서 가장 생산적인 단어는 ‘지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힘들고 불행하게 사는 사람들은 ‘내일 하겠다’고 말하는 반면,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지금 한다’고 강조했다. ‘내일’과 ‘나중’은 패자들의 단어이고, ‘오늘’과 ‘지금’은 승자들의 단어인 셈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성과를 내고 빠른 시간에 승진을 하고,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의 핵심자질은 무엇일까? 바로 결심을 곧바로 행동에 옮겼기 때문이다.

 

   시작은 아무것도 아니다. 바로 지금 행동하는 것이다. 머뭇거리지 말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만나자고 전하하고, 사과할 일이 있으면 바로 악수를 청하고 사과하는 것, 그것이 바로 시작하는 것이다. 속으로만 사랑하지 말고, 지금 잠자는 아이의 머리를 한 번 이라도 더 쓰다듬어줘라. 너무 분주하게 살았다면 당장 휴대폰을 전원을 끄고 잠시 침묵을 즐기시고, 방 정리를 미루고 있다면 지금 당장 서랍정리부터 시작하라. ‘지금 아니면 언제?’, ‘여기 아니면 어디서?’ 라는 마음으로 당장 이 자리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들이 습관이 되게 하라.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모든 변화는 작은 실천을 반복하는 사람에게 일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적당한 때를 기다리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그냥 흘려버리며 살고 있어 안타깝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시간만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머릿속의 목표 자체가 사라져버린다는 것이다. 미국의 26대 대통령 루스벨트는 “지금 있는 자리에서,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말했다. 훗날 무엇이 되고 싶다면 반드시 지금 뭔가를 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시면서 바로 그것을 찾아 지금, 시작하시기 바란다. 

 

 

이 방송은 12월 13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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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05 01: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리치보이 2012-02-09 02:54   좋아요 0 | URL
넵, 물론입니다. 나는나다님, 감사합니다. ^^
 
트렌드 코리아 2012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미래 시장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비즈니스 종사자라면 꼭 읽어야 할 2012년 소비자 지도!

 

   “선거에 출마하거나 상품을 판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권자와 고객을 설득하는 일이다.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하고 각종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막강한 정보로 스마트하게 무장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일단 ‘주목’을 받아야 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얻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선책’을 제시하거나, 상품에 ‘인격’을 부여하거나, 아니면 ‘진귀한 성분’이라도 내세워야 한다.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자생, 자발, 자족’적으로 문제를 해결해낼 능력이 있으며, 아무리 ‘마이너’한 상품이라도 느낌만 좋다면 기존에 써오던 메이저 브랜드를 버리고 바로 선택한다. 때로는 ‘삶의 여백’을 꿈꾸며 지금까지와는 매우 다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트렌드를 정확히 파악하고 신속하게 대처하는 것이 사업이든 선거든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 어느 때보다도 트렌드 대응능력이 중요해진 격랑 속의 2012년이다.“ 9쪽, 서문 중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2>(미래의 창)은 2012년 대한민국 10대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책으로 올해 밀리언셀러로 등극한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김난도 교수는 대학 내에 있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고 있는데, 이번이 6번 째이다. 이 책은 일종의 소비자 지도로서 소비자를 읽어야 할 직장인이나 사업자들이 일독해야 할 의미있는 책이다.


   내년 2012년은 전 세계적으로 대통령과 수상 등이 특히 많이 바뀌는 해여서 리더십이 격변하는 해라고 한다. 특히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 띠여서 결혼과 출산, 사업을 앞둔 사람들에게는 큰 의미가 있는 해가 될 것이다. <트렌드 코리아 2012>는 이번에 제시한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의 첫자 들을 ‘드래곤볼(DRAGON BALL)’ 이라고 지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올해, 그러니까 2011년 키워드였던 ‘TWO RABBITS’를 중심으로 지난 한 해를 회고해 보고 각 키워드별 향후 전망을 함께 제시하고, 이어서 새로운 키워드인 ‘DRAGON BALL’를 통해 2012년 대한민국 소비시장을 이끌어 갈 10대 트렌드를 예측하고 분석한다.

   10가지 트렌드의 바탕이 되는 것은 ‘불확실성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설득과 공감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이 제시하는 2012년 대한민국 소비시장을 이끌어갈 10대 트렌드는 다음과 같다.

 

2012년 소비트렌드 키워드: DRAGON BALL

 

Delivertrueheart  진정성을 전하라

Rawganicfever 이제는 로가닉 시대

Attention!Please 주목경제가 뜬다

Give'empersonalities 인격을 만들어 주세요

Overthegeneration 세대 공감 대한민국

Neo-minorism 마이너, 세상 밖으로

Blankofmylife 스위치를 꺼라

Allbymyselfsociety 자생 ? 자발 ? 자족

Let’s‘planB’ 차선, 최선이 되다

Lessenyourrisk 위기를 관리하라

 

   우선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내다보는 2012년 의 전반적 전망에 대해서 살펴보자. 내년은 그 누구에게 물어봐도 답은 똑같을 것이다. 바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의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김난도 교수 역시 한목소리를 냈다. 정부를 비롯해 국내 민간연구소 모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3.8%로 낮게 잡고 있고, 가장 두려운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은 이제 더 이상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상시화된 현실이 되었다. 지난 뉴욕발 금융위기나 올해에 있었던 유럽의 재정위기와 같은 블랙스완은 내년에 없으란 법이 없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대통령과 총리들이 손이 바뀌는 때여서 국제정세는 그 어느 때보다 술렁거리고 있다.
   김교수는 뱅크오브어메리카 메릴린치의 보고서를 빌려 2012년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발생가능성은 작지만 한번 발생하면 헤어나기 어려운 충격 7가지를 발표했는데, 이들 모두 그 발생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해도 파급효과는 정말 만만치 않은 리스크가 된다.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메릴린치가 경고한 7대 꼬리위험>


1. 경기가 어느 정도 살아나 미국 정부가 금리를 인상하게 될 경우, 채권, 금과 같은 자산가치가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

2. 시위와 폭동 등 사회적 불안이 발생해, 세계경제 성장을 방해할 가능성

3. 세계경제 성장의 엔진인 중국이 부동산 시장이 붕괴해,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

4.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전 세계로 전염될 가능성

5. 국가간 무역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

6. 최근 뉴욕 증시에서 대안투자처로 급부상한 상장지수펀드ETF가 부진에 빠질 가능성

7. 각국 중앙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새로운 블루칩 버블(우량주 거품)이 발생할 가능성

   “무릇 사람의 마음을 얻으려면 진심이 통해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다. 진심은 결코 억지로 만들어지지도, 전해지지도 않는다. 소비자는 상식과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연출과 가식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본질과 무관한 모든 것에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처럼 과잉에 지친 소비자를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것 그 자체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겉과 속, 말과 행동, 포장과 내용물이 일치해야 한다. 진정성이 필요해진 것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기업이든, 제품이든, 후보자든, 의심이 100% 풀릴 때까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그 실체를 확인하고자 집요하게 파고든다. 혼자서 어려우면 함께 힘을 합쳐 그 진실성에 대한 검증에 나선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까다로운 검증은 단지 기업이나 제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연예인 등 모든 사회 주체의 행동은 이제 결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 역시 혹독한 검증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됐다. 이제는 솔직해질 때다. 겉치레의 시대가 가고, 진정성의 시대가 왔다.“ p. 184,

 

  10가지 트렌드 중에서 첫 번째는바로 ‘진정성을 전하라’이다. 이 ‘진정성’이라는 단어는 올해 가장 화두가 된 말 중 하나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바로 ‘신뢰의 위기’이다. 현재 우리 사회의 소비자들은 전방위적 불신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제품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에 두루 걸쳐있는데, 말로만 원칙과 공정이 강조되지만, 정치인을 비롯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위선적인 모습 등 무원칙적이고 불공정한 일들이 그득하다.

   이러한 저 신뢰사회에서는 정보의 가치가 낮아지므로 정보의 내용 자체가 아니라 오직 그것을 믿을 수 있는가의 여부만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정보의 내용이 무엇이건 간에 일단 믿을 수 없는 것이라고 낙인이 찍히는 순간 고려의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런 이유로 진정성은 저신뢰 사회인 대한민국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무엇에서 진정성을 느낄까? 이 책은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바로 ‘일관되고 확고한 정체성의 힘’과 ‘소비자 관점에서의 경험적 공감’이다.

   첫 번째 일관되고 확고한 정체성의 힘은 최근 핫이슈라 할 수 있는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이 대표적인 예이다. 언더그라운드에 있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영역에서 나름의 세계를 구축해온 가수들이 빛을 발할 때 우리는 그들의 진정성에 감동한다. 반면 네티즌들이 뽑아준 일부 ‘파워블로거’의 배신은 네티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혔고, 블로고스피어라 불리는 블로그 세상에 신뢰에 있어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신뢰했던 소비자들이 배신을 당했을 때 그들이 던지는 복수는 무관심일 것이다. 소비자의 무관심은 시장에서의 퇴출을 의미한다.


   두 번째 소비자 관점에서의 경험적 공감이다. 진정성은 소비자가 경험적으로 공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살아난다. <개그 콘서트>의 코너들은 시청자로 하여금 ‘일상의 작은 공감’을 부르며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연예인이 나온 광고라고 해서 믿지 않는다. 매체의 발달로 인해 현대인들은 “나를 공감해주든지, 내가 공감할 수 있든지”에 대한 자기중심적 진정성을 다른 무엇보다 우선시하게 된 것이다. 진정성의 시대에 이제 경쟁은 타 기업을 앞서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기 자신과의 경쟁이 되었다.

 

   “현대에 들어 인터넷, 이동통신, SNS 등 매우 다양한 의사소통의 매체가 생겨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다양한 경로의 관계망과 채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비해 소외감이 더욱 커지는 역설을 현대 소비자들은 경험하고 있다. ‘겉친(겉으로만 친구)’만이 가득한 넓고 얇은 인간관계의 사회 속에서 현대인들은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이 갈수록 서툴러진다.

인간 대 인간의 면대면 관계에 익숙하지 않은 현대 소비자들이 이제는 제품이나 브랜드와 같은 ‘사물’과 교감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결국 소비자들의 관계에 대한 충족되지 않는 욕구가 애착과 감정이입이의 기제를 통해 소비물에 투사된 결과가 상품과 브랜드의 의인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환상 기자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정이입이다. 감정이입은 소비자가 자신의 감정을 소비물에 불어넣는 심리적 정교화 과정이다. 소비자가 감정이입을 할 때, 중요한 과정은 소비물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소비물에 감정을 이입하고 생명을 불어넣어, 감정적 교류나 유대관계를 맺는 동료나 친구로 설정하기도 한다.“ P. 245 ~ 246정리,

 

   위 본문의 내용은 ‘인격을 만들어주세요’로, 상품과 브랜드의 의인화 현상 즉, 현대 소비자들이 이제는 제품이나 브랜드와 같은 ‘사물’과 교감을 하려 한다는 것이다. 제품의 인격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제품과 브랜드에 캐릭터와 개성을 불어넣으려는 시도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별명과 성격을 통해 인격을 얻은 상품은 이제 소비자의 친구가 되었다.
   안드로이드 휴대폰의 녹색 캐릭터 안드로보이나 애플의 아이폰 4S에 시리 등은 의인화를 통해 기계를 더욱 소비자와 밀착시키고 있다. 그 밖에 다양한 제품 캐릭터 등은 의인화를 위한 수단으로, 현대의 소비자들은 왜 캐릭터에 눈길을 주게 되는 걸까?


   본문의 내용처럼 문명의 발달로 인간관계는 많아진 반면 겉친일 뿐 실속 있는 진짜 친구, 그런 사람과의 소통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된다.

   기술이든 캐릭터든 소비자의 감성을 터치하고 어루만져주는 기술만이 성공을 얻는다. 또한 소비자와의 소통, 소비자와의 결합, 소비자의 러브마크를 이끌어내는 가장 좋은 길은 제품과 브랜드와 소비자가 인격적으로 만나고 교류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회사의 브랜드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철학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진정성을 가지고 소비자들의 감성을 터치해야 한다.

 

   “브랜드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 그동안 브랜드는 상품의 모든 것이라고 부를 만큼 소비자 선택의 핵심적인 요소였다. 하지만 신생의 마이너들이 뜰 수 있다는 것은 브랜드에게는 하나의 도전이다. “No Brand No History(역사없는 무명의 브랜드)”라는 슬로건 아래 철저하게 소비자의 니즈에만 충성을 다하는 실용적인 제품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이제는 비주류라 여겨지던 많은 요소들이 저마다의 스토리로 무장하고 식상함에 질린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마이너라는 소재는 더 이상 약점이 아니라 신선한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재료다. 아이디어와 스토리의 치열한 ‘콘텐츠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소비 시장에서, 인터넷의 무한 확장성이라는 수혜를 입은 신세대 소비자들은 복제가 불가능한 감성을 요구하고 있다. 스토리텔링의 시대, 기업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하위문화의 재해석과 감성 충만한 이야기꽃을 피우는 데 주력해야 한다.“ p. 277 ~ 280정리

 

   마지막 본문은 ‘마이너, 세상 밖으로’ 라는 트렌드로, 트렌드들 중에서 가장 내 마음에 들고,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소비자들인 전통을 내세우는 권위적인 브랜드들에 많이 휘둘렸다고 생각하고 있는 편인데 이들에 안녕을 고하는 것 같아 한편 통쾌했고, 시계추처럼 까다로워진 소비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다양한 신생브랜드들이 이제 진짜 사랑을 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다. 소비자 들은 이제 신생에 관심을 두고 있다. 기존에 없던 것에 주목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비주류라고 무시당했던 많은 요소들이 이제는 저마다 다양한 스토리로 무장하고 시장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마이너가 메이저가 된 데에는 히스토리보다 스토리를 중요시하는 시장의 흐름, 하위문화에 대한 관용성이 높아지는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SN를 비롯한 매체의 발달로 소비자가 가진 정보가 풍부해져 보다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해 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오 마이너리즘은 새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마이너들에게는 복음이지만, 기존의 메이저들에게는 악몽이 되었다. 브랜드 파워의 기득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젠 영원한 마이너도 영원한 메이저도 없는 세상이 오늘날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선택의 폭은 넓어진 것이다.


   이 책은 일종의 트렌드 전망서이다. 마치 파리패션쇼를 보고 내년에 유행할 의상의 디자인과 색이 무엇인지 가늠하는 것처럼 비즈니스 종사자라면 이런 책을 통해 내년을 미리 짐작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의 의미는 무엇보다 1년 내내 국내외 자료를 총 동원해서 올 해와 내년의 트렌드를 조망해 봄으로써 저자들의 어깨를 딛고 올라서서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키워드들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의 비즈니스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13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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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의 한 줄
강명석.고재열.김화성 외 지음 / 북바이북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2011년, 대한민국을 움직인 화제의 어록모음!  

 

   “(오늘날)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대중의 쓰기가 부활하면서 ‘읽기’와 ‘쓰기’의 순환이 재발견되고 있습니다. 누구나 휴대전화 문자를 보내거나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 글을 쓰는 것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이 읽어야 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교양층의 읽기 또한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자공간에 범란하는 텍스트를 읽는 행위까지 읽기로 간주한다면 독서의 ‘소외’가 아닌 독서의 ‘범람’이라고 일컬어도 좋을 정도입니다." (12쪽) 

 

   ‘힘 있는 말이 힘 있는 움직임을 부른다!’는 부제의 책 『공감의 한줄』(북바이북)은 26명의 필자가 참여하여 짧고 힘 있는 말을 구사하며 대중의 공감을 끌어낸 이시대의 선생들의 삶의 궤적과 주목받았던 맥락 등을 짚어보는 책이다. 어록의 주인공은 작가, 논객, 스타, 기업인 등 실로 다양하다. 책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인물 역시 안철수, 박경철, 공병호, 김태원, 김난도, 이외수, 김애란, 공지영, 진중권, 조국, 김어준, 유시민, 손석희, 스티브 잡스, 정용진, 안상수, 홍준표, 김제동, 김미화, 강호동, 유재석, 김연아 등 초호화 캐스팅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말해서 이 시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인물들의 어록을 찾아서 내노라하는 글쟁이들이 엮은 책이다. 이들의 대표 어록과 그들의 어법을 자세하게 분석하고 있어서 유익함과 더불어 재미도 갖추고 있다. 어록이라고 해서 다 좋은 말만 있는 것은 아니다(MB의 어록인 “내가 해봐서 아는데...”가 어디 새겨읽을만한 말이던가). 하지만 책에서 만나는 어록 면면을 살피다 보면 우리 시대가 원하는 소통의 자화상을 저마다 그리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고심해 올린 농익은 한 문장이 사람을 얼마나 크게 울리는가 직접 확인하게 된다.

 

 

 

 

 

   ‘말이 많아진 시대, 말하는 사람이 많아진 시대’가 요즘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신문 칼럼이나 방송 토론 프로그램, 혹은 책, 잡지를 통해서만 이슈를 접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중심으로 이슈 시장이 재편되면서 이젠 짧은 말들로 주장을 대신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사람들은 글을 통해 이해를 구하고 설득당하는 것보다 어록을 ‘선택’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이미 자신의 입장을 정해 놓고 필요한 어록을 구하다가 내 생각을 대신 정리해준 다른 사람의 말을 만나면‘오~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기가 막히게 내 생각을 표현했군.’하며 그 어록에 꽂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어록의 탄생에는 인터넷 기술이 한 몫을 했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은 트위터, 지금은 트위터 세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전 세계에서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하는 사람이 1억 명이 넘는다고 한다. 또 이 1억 명 중 절반 가량은 하루에 한 번 이상 트위터에 접속하고 하루 작성되는 트위터 메시지도 평균 2억 3000만 개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대중이 몰린 트위터에 유명인사들도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게 되었다. 예전만 하더라도 대중을 만나려면 신문이나 언론을 통해 글이나 인터뷰를 해야 했다. 이들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정작 그것(방송, 글)을 보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에서는 나를 좋아하는 팬을 직접 만날 수 있으니 인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은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SNS에 뛰어들어 새로운 논객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어록도 탄생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어록’이 정치인이나 경제인 그리고 일부 유명인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반면 오늘날은 특정 사안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말을 하는 인물들이 어록을 남기고 있다. 그 중에서도 소셜테이너라 불리는 사회참여연예인들이 돋보인다. 김제동, 김미화, 김여진 등 사회적 불의를 참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요, 대중들은 이들의 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지지세력이 되어 눈에 띄는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힘이 강하면 책임도 무거워진다.”는 안철수의 어록이 가장 마음에 든다. 요즘 이 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로, 원래 출처는 원래 영화 <스파이더맨>에 나오는 이 대사라고 한다. 안철수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인용을 했는데요, 자신의 위치와 그에 따른 책임을 명쾌하게 표현한 말이다. 안철수는 시골의사 박경철과 ‘청춘콘서트’를 열어 대학생들과 만나는 행보를 보이면서 그의 말에 더욱 무게감이 실렸고, 단지 성공한 CEO가 아니라 보편적인 가치를 지키는 모습에서 대중들은 새로운 리더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른 사람이 같은 말을 했더라면 이 같은 무게감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목소리를 통해 나온 이 말은 평소의 소신이 뭍어있는 것만 같아 그에 대한 신뢰를 더해준다. 

 

   그 밖에도 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위대한 탄생>에 멘토로 참여한 김태원이 멘티에게 한 말 중에 “긴장하는 사람은 지고, 설레는 사람은 이긴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 말도 울림이 큰 말같아 좋고, 과학자 정재승씨의 어록 중에 카이스트 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학교 당국을 향해 “미안해. 하지만…은 사과가 아닙니다. 진심 어린 사과는 변명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씀도 정말 기본적이면서도 깊은 성찰을 주는 말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편 이 책에는 직접 언급되지 않았지만,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 중에 그들이 최근에 말한 어록들 중에 좋아하는 말들이 있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은 지난 보궐선거 즈음 <닥치고 정치>(푸른숲)을 나면서 “국민이 선거나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다름아닌, 내 생활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며 참정권에 대한 나름의 해석을 내놓았다. 이보다 명징한 해석을 만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최근 화제를 일으켰던 영화 <도가니>의 동명소설을 쓴 소설가 공지영은 자신이 쓴 소설 ‘도가니’를 쓰게 된 계기에 대해 “광주인화학교를 고발하고 싶은 것 뿐만 아니라 ‘상류층이 형성하는 침묵의 카르텔’을 고발하고 싶었다”는 말이 오랫동안 귀에 남았다. 그녀가 이야기한 ‘상류층이 형성하는 침묵의 카르텔’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한 이 어록은 우리의 뇌리에 숨을 쉴 것이다.

 

  이쯤에서 디지털 시대인 오늘날 ‘어록책’이 새삼스럽다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예전에도 이런 어록들이 전혀 없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요즘 어록이 특히 주목받고 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유는 뭘까? 나는 그 이유를 웹Web 2.0 정신에서 찾고자 한다. 웹Web 2.0을 잘 말해주는 키워드는 바로 공유, 참여, 공감인데, 어록의 유행과정도 이와 일치한다.

 

   우선 소위 유명인사들이 만인이 있는 공간(트위터, 미투데이, 요즘, 페이스북)에 직접 뛰어들어 참여한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평소에 가졌던 소신 있는 자기 목소리를 냄으로써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한다는 점이 같다. 마지막으로 공감이다. 만약 이들 유명인사들이 좋은 말만 했다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정인물이나, 집단의 맹점과 잘못에 대해 국민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공분하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내곡동 사저 문제’라든지 ‘선관위 디도스 공격’ 등 최근 정치계에서 태풍과 같은 역할을 했던 사건들의 발단이 공교롭게도 애플의 인기 팟캐스트 방송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소통의 측면에서 트위터 등의 소통 공간들은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통하고 있고 그 속도 역시 전송과 동시에 전세계에 퍼진다는 점은 하기 혁명적이다. 한편 세상이 변한 줄도 모르고 예전의 구태의연한 행동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는 일부 정치인이나 경제인에게는 치명적인 핵폭탄처럼 치명적인 괴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점은 이러한 현상은 하루 이틀 지나고 말 이벤트가 아닌 앞으로 인류와 함께 할 하나의 소통창구로 자리매김을 했다는 것이다. 이젠 헛된 인기가 아닌 온전한 실력으로 얻은 평판으로 사는 세상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죄짓고는 못사는 세상'이 오늘날이라는 말씀이다. 

 

   <공감의 한 줄> 읽으면 2011년 한 해 동안 어떤 크고 작은 일들이 우리 주위에서 일어났는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인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말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처럼 내노라하는 작가와 기자 칼럼니스트들이 살과 옷을 입혀 그들이 말들이 전하는 속뜻도 함께 전할 것이다.

   나 역시 경제에 관련된 인물 다섯 명(박경철, 선대인, 손정의, 워런 버핏, 스티브 잡스)의 어록을 추적에 이 책의 필진으로 참여했으니 일독해준다면 감사하겠다. 이 책을 통해 감동과 유익함도 얻고, 내가 사는 이 세상을 위해 나는 어떤 변화를 꾀할까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란다.

 

 

이 방송은 12월 06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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