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 경제 원리에 숨겨진 부자들의 투자 비밀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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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처럼 '금리‘를 살펴 투자하라!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은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한 권씩은 가지고 있는 책이다.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각종 언론과 매체에 글과 인터뷰를 게재하며 개미투자자들에게 건강한 투자를 위한 안내자로 자청하고 있는 '박경철'의 투자 관련 첫 번째 책이다. 우선 이 책은 경제학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이 ‘좌충우돌’하면서 경험한 경제행위(투자)를 통해 주식투자를 하든 부동산 투자를 하든 투자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하고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그는 스스로 이 책에 대해 ‘투자를 위한 사이비 경제학’이라고 불렀다.

   이 책은 만만치 않다. 읽기도 쉽지 않고,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한 책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개념들도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은 2006년 출간된 이래 지금껏 수십만 부가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이유는 이 책을 읽어보면 곧 알게 되는데, 여느 재테크 책과는 차원이 다른 일종의 ‘투자담론’적 성격이 짙은 무게감을 지녔기 때문이다. 저자는 부자들이 투자에 앞서 고민하고자 하는 투자요소들을 ‘부자들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독자들에게 ‘투자하려거든 그들과 같은 안목을 갖추라’고 이 책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첫부분에 가장 인상 깊은 대목은 그가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며 일반적인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일침을 가한 부분이었다.

 

첫째는 조금만 노력하면 재테크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재테크라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수단 중에서 가장 어렵고 가장 까다롭고 예민한 제도라는 점을 기억하라. 재테크란 좀 과장하여 생각하면 인간이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벌어들인 자산을 두고 서로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마지막 전쟁터다. 고작 책 몇 권을 읽고 강의를 듣고, 신문을 읽는다고 해서 재테크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당신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과 좌절, 그리고 실패를 수업료로 지불할 것이다.

 

둘째,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진입장벽이 없는 시장이다.

도박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잃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재테크 역시 그렇다. 당신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잃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본분을 도외시하고 재테크에만 매달리는 것은 시시포스처럼 높은 산에 바윗돌을 밀어 올렸다가 굴러 떨어지면 다시 밀어 올리는 일을 끝없이 반복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다. 세상의 어떤 투자수단도 전체의 일부는 비용으로 지불된다. 물론 그 비용은 당신이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셋째는 자신도 대박을 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대박을 내는 사람은 분명 있다. 하지만 거의 모두 운이었을 뿐 정상적인 사고 구조를 가진 사람이 이성적 판단으로 떼돈을 번 경우는 없다. 만약 그만큼의 안목이 있어 행운이 지속된다면 복리 효과에 의해 이 나라의 땅을 모두 사들이는 데는 50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주식에서 대박난 사람들이 주식으로 성공하는 법을 가르치며 돈을 벌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성공이 행운의 결과임을 잘 알고 있는 현명한 사람들이다. 도박판에서 처음에 돈을 땄을 때 과감히 일어선 것이다.

 

넷째는 투자수익률은 기하급수적이지만, 일해서 번 돈은 산술급수적이라는 것이다.

재테크란 노동의 가치와 달라서 중간에서 새어나가는 비용들이 자산가치 증가분을 잠식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정말 어려운 것이다. 기억하라. 투자는 자산을 고정시켜두고 그것에서 발생하는 이율로 투자하는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자산을 확보한 다음 나머지로 더 큰 부자의 꿈을 꾸어보는 것이지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올인하는 것이 아니다.

 

   요약해보면 ‘재테크를 우습게 보면 큰 코 다친다’는 말이 되시겠다. 기고글이나 강의에서 늘 하는 이야기가 몇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 푼 두 푼, 죽을둥살둥 돈을 모아서는 전문가라는 말 한마디에 잘 알지도 못하는 놈한테 맡겨서 깡통찬다.”는 말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 ‘돈을 모을 줄 아는 사람’은 많아도 ‘돈을 키울 줄 아는 사람’은 몇 없다. 돈 모으는 것이야 쓰지 않고 쥐고만 있으면 되는 것이니 참~ 쉽다. 하지만 돈을 키우는 방법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저절로 알아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배워야 익혀진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재테크를 너무 쉽게 보는 경향이 크다. 전문가에게 믿고 맡기는 것을 과연 투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당신이 재테크를 시작하려 한다면 ‘부자가 되는 방법’을 찾기 전에 다음의 세 가지 기준을 숙지해야 한다.

첫째, 자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부자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앞에서 부자란 “어 이상의 부를 확대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따라서 재테크의 첫번째 단계는 내가 더 이상 늘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부의 총량이 과연 얼마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둘째,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자산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게 사람들은 재테크라고 하면 화폐로 교환이 가능한 것들을 모으는 것만 집착한다. 그러나 나의 자산은 통장의 예금이나 부동산 같은 고정자산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나의 생산성이야말로 중요한 자산가치를 형성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안정적이고,오래 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과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은퇴 후 노후자금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비율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특히 자신의 자산가치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비율의 개념으로 은퇴후 노후자금에 접근하도록 하자. 당신이 철학적으로 이상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다소 힘은 들겠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인 재테크의 항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33-34 페이지

 

   본문은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시골의사는 돈을 얼마를 벌까를 생각하기 전에 어떻게 벌까를 생각하라고 말하고 있다. 쉽게 말해서 내가 ‘얼만큼 돈이 많아야 부자겠다’는 생각이 먼저 있지 않으면 결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다다익선이라고, 돈이야 말로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사람들의 생각인데 그렇게 두루뭉수리 생각해서는 결코 돈이 모이질 않는다. 몇 해 전 10억 부자 신드롬이 있었다. 현금 10억이면 부자가 아니겠냐는 뜻이었다. 아마 지금 ‘얼마가 있어야 부자냐?’하고 물으면 ‘20-30억은 있어야 한다‘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숫자개념으로 부자를 생각하기는 어렵다. 물론 부자되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저자는 현재 당신의 자산가치는 얼마인가? 당신의 자산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하는가, 상승하는가? 또 영구적인가, 한시적인가? 라는 질문으로 재테크에 접근하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높이는 것에서 재테크가 출발한다는 것이다. 부자의 정의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부를 지키고 이전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 더 이상 부를 늘려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을 뜻한다. 그렇다면 나(부자가 아닌 사람)와 부자와의 차이는 무엇일까?

   내가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 월 350만원을 번다면, 부자는 한 달 동안 뒷짐 지고 놀고먹어도 350만원을 번다. 다시 말해 일하느냐 노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굉장한 차이겠지만) 똑같이 한 달 동안 350만원의 수입(그만큼 벌 수 있다면)을 얻는 면에서는 똑같다는 말이 된다. 이렇게 본다면 월수입 1,000만 원을 올리는 의사, 변호사 자격증은 약 30억 원 수준의 가치를, 월수입 2,000만 원인 변리사의 자격증은 약 60억 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 재테크 그리고 부자의 시작은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스스로 자산가치를 높이는 것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므로 부자가 아닌 사람은 현재의 직업이 안정적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월수입의 급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RATIO(비율)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자산을 늘리고 관리하는데 양의 개념이 아닌 비율의 개념으로 접근해, 현재 월 100만 원씩 세후 연 6%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 세후 연 10%, 20%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높은 수익률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30년 후에는 월 100만 원을 투자한 사람이 월 200만 원을 저축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재테크’라는 개념의 기본적인 논거가 된다. 쉽게 말해서 10억 원을 모으는 방법에 있어서 저축만 한다면 100만 원씩 70-80년 걸리지만, 연 15%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재테크 수단에 투자할 경우 이론상으로는 불과 30년 만에 모을 수 있게 된다. 재테크를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재테크를 한다면 우선 다음 세 가지를 숙지해야 한다.

첫째, 자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재테크란 상대적 개념이 아니라 나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하는 절대적 개념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자. 그렇지 않으면 평생 돈의 노예로 살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둘째,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자산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의 자산은 통장의 예금이나 부동산 같은 고정자산이 아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나의 생산성이야말로 중요한 자산가치를 형성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안정적이고, 오래 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과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은퇴후 노후자금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비율의 개념으로 접급해야 한다. 부자가 아닌 사람이 부자가 되기 위해 재테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금융지식과 투자경험을 쌓아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앞으로 부는 어떻게 형성해야 할까? 오늘날은 4차 산업, 즉 투자금융산업이 주를 이루는 때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보다는 금융자산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돈을 굴려서 돈을 버는 상황에서는 노동력이나 생산물이 아닌 금융에 대한 이해와 금융을 다루는 능력에 따라 부가가치가 분배된다. 금리는 매 순간 인류의 자산가치의 가능성으로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잣대이며 시간을 사고파는 결과다. 우선 금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부자들일수록 1퍼센트의 금리에 민감하다. 그 이유는 이들이 복리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복리의 힘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부자란 이자율을 기준으로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이고, 부자가 아닌 사람은 경제적 결정에서 이자율보다 더 중요한 고려 사항이 있는 사람이다. 금리 등의 금융지식을 익혀야 한다. 돈을 굴려서 돈을 버는 상황에서는 노동력이나 생산물이 아닌 금융에 대한 이해와 금융을 다루는 능력에 따라 부가가치가 분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에게도 부자가 되는 길이 있을까? 자신의 논리가 아니라 부자의 논리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가능하다. 즉, 부자의 행동양식을 이해하되 부자처럼 행동하지 않고, 부자처럼 사고하되 부자와는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자들의 행동양식은 빈자들과 어떻게 다를까?

 

   부자는 인내심이 강하며 곁눈질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의 광풍이 몰아쳐도, 부동산시장의 투기열풍이 불어도 그들은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적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확보했다고 판단되면 미련 없이 시장에서 발을 뺀다. 그리고 불필요한 비용으로 인한 손실을 싫어한다. 설령 투자에서 큰 손해를 보는 것은 감수하지만, 불필요하게 작은 손실을 입는 것은 끔찍이 싫어한다. 즉 거래비용를 싫어한다. 부자가 장기투자를 하는 이유는 여유가 많아서가 아니라, 거래에 따르는 불필요한 비용은 피하려 들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부자의 투자에 대한 행동양식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우선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수익률 이외에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며, 가능한 한 거래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자신의 투자관을 수립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금융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

 

  금리와 인플레는 재테크 또는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절대적 지식이다. 부자들은 금리에 따라 투자처를 결정한다. 금리가 부자들의 투자처를 결정하는데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살펴보려면 전설적인 투자가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주식투자 모델인 ‘코스톨라니의 달걀’를 이해하면 된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금리에 따른 부자들의 투자처 변동 모델)

 

 

 

 

   A를 정점으로 지수는 하락국면에 접어들게 되는데, 여기서 거래량이 감소하고 주식소유자의 수가 줄어드는 B(수정국면)이 시작된다. 이 때는 그동안 보장받았던 안전수익(금리 수익)이 쪼그라들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한다. 그래서 예금보다는 약간 불안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안전하고 금리인하를 받지 않는 확정금리(채권)에 투자하여 표면금리뿐 아니라 시세차익이라는 플러스 알파의 이익까지 올린다. C 국면에 들어 부자들의 선택은 부동산이다. 굳이 부동산투자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이자율보다 현저하게 높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경기침체로 인해 가격이 떨어져 있던 부동산시장에 부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그로 인해 부동산 가격은 상승한다.

 

   D를 지나 E국면이 되면 임대수익률은 금리보다 3배나 높지만 건물이 구입할 때에 비해 3 배나 올랐으므로 그동안 매수한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는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의 임대소득 외에도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그리고 다시 주식시장으로 이동한다. 대신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초우량기업이나 배당수익률이 충분한 주식으로 제한해 투자한다. 부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된다. 주가가 오르고 보의 효과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 경기는 과열되고, 이때쯤이면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은 막바지에 이르고, 주식투자 열기에 휩싸인다. 이 국면이 F 국면이다. 이 때에 부자들은 다시 주식을 팔고 안전한 예금으로 갈아탄다. 은행에 예치하면 자산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금리가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자금은 서서히 예금으로 이동하고, 개인들의 자금은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해서 부는 부를 부르고, 가난은 가난을 부르게 된다. 부자들이 전체적인 투자 사이클을 이끌고 있고 일반투자자 즉 개미투자자들이 이에 편승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보다 한 발 늦는 것이다.

 

   물론 시장은 이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이로써 금리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부자들의 판단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무엇인가에 투자하려면 금리를 눈여겨봐야 한다.

 

   한편 인플레란 화폐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재테크는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자들이 화폐로 지급받은 임금을 어떻게 하면 인플레로부터 지킬 수 있는 것인가에서 출발한다. 인플레는 필요악이며, 사회의 유지를 위해 일정부분 필요한 것이다. 생산과 투자가 늘어 물가가 상승하면 인플레가 유발된다. 그 결과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가 움츠러들어야 정상인데, 오늘날은 농산물이나 필수 소비재와 같은 제품들이 저임금 국가에서 싸게 들여오고, 공산품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인상 요인을 흡수하게 되어 그 결과 자산가치가 증가함에도 인플레는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자산가격이 상당히 올랐음에도 여전히 예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계속 투자에 열중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플레 없는 성장, 즉 골디락스Goldilocks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산이 점점 늘어나고 사회적 양극화는 극심해져, 자산시장에는 거품이 발생하고 잔뜩 부풀려진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투자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최대한 기대이익만 생각하고, 기대손실은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인플레와 세금 등의 제비용의 합이 0보다 크기만 하면 되는 은행예금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인플레는 복리로 움직이고, 금리는 단리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세금에 인플레의 복리 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금리가 인플레보다 높다 하더라도 금리투자가 항상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리투자가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또한 은행 예금금리 뿐만 아니라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채권이 있다.

 

   채권은 금리와 경기를 예측해서 사고파는 것이다. 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 채권을 매도하고, 금리가 올라 고점에 이를 때 다시 사둔다. 한편 금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되파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채권투자는 경기 전망에 대한 상당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채권 시장의 동향을 주의깊게 살핀 후, 나름대로 경기전망을 판단하고, 국내의 금융 메이저들(혹은 부자들)이 향후 경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돈의 흐름, 즉 금리를 꿰뚫지 못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투자 행위는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금리와 인플레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와 함께 저축과 주식투자, 채권, 그리고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장단점을 지적하고 투자자가 유념해야 할 것들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다. 또한 금리를 중심으로 옮겨가는 부자들의 투자 형태와 그에 따라 변화되는 경제현상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한 점은 개미들이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었다. 그는 구체적인 투자 철학도 없고 금융지식도 없이 얼마 되지도 않는 재산으로 올인하는 것은 화려한 불꽃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다며 그러한 투자행위 역시 투자자가 아닌 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투자자는 절대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인가? 방법은 있다. 우선 고용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자산가치를 얼마나 높일 것인가 염두해 두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는 종자돈을 마련해야 한다. 종자돈이란 수익률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단계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돈을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수단에 적립해야 한다. 따라서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은행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리고 스스로의 투자 철학을 가질 때까지 금리를 포함한 각종 금융지식을 익히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혹은 ‘나처럼 하면 대박날 수 있다’는 여느 투자관련서 와는 달리 이 책은 ‘종자돈도 없고, 금융지식도 없고, 투자 철학도 없는 당신이 투자하면 백전백패’라고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부자들의 투자 철학과 투자 행위를 통해 그들이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재테크‘란 게 결코 만만치 않음을 이야기했다.

   그가 지난 해 펴낸 책 『주식 투자란 무엇인가?』역시 주제가 ’충분한 공부 없이 함부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말라‘고 경고했던 것을 비춰보면 어설프게 덤비는 재테크는 ’돈을 까먹기 위해 덤비는 머니게임‘임을 역설하는 듯 했다.

   이 책은 투자에 대한 얕은 수를 버리고 경제와 금융을 읽는 입체적이고 거시적인 시각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시골의사가 말하는 경제구조와 현상, 금리철학과 지식부터 종잣돈 모으는 법, 부동산ㆍ증권 투자전략까지, 투자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재테크의 ‘기본과 정석’을 배울 수 있다. 전반부에는 어떤 현상에도 상관없이 지키고 알아야 할 기본 원리를, 후반부에는 사회구조적인 바탕 위에서 장기적으로 어떤 시장이 열릴 것인지에 대한 장기전망을 담았다. 이 책 말미에 있는 <투자와 인생>은 꼭 읽어봐야 할 것이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6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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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놓치고 있는 대출의 비밀 - 시중금리보다 1% 더 낮추는 똑똑한 대출전략
김대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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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당신이 놓치고 있는 대출의 비밀> 한마디로 대출의 모든 것을 알려준 책이다. 대출의 이면을 꼼꼼히 짚어보고, 대출 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금융정보와 효과적인 대출활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인 김대우는 18년 동안 경제금융 현장을 취재해온 기자 출신으로, 현 금융권의 대출제도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고, 서민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대출을 이용해야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빚의 수렁에 빠져 있다면 어떻게 현명하게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금융기관에 당하지 않고 유리하게 대출을 활용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실질적인 대출활용법을 제시한다. 아울러 대부업체의 ‘카드깡’ 등 위험한 사금융의 불법적인 영업실태를 진단하고 불법 채권추심 등 피해를 막는 예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가계부채 900조 시대를 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출 1000조 시대라고도 부른다. 이 말이 전하는 바는 대한민국에서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 살아가는 서민은 그리 많지 않다는 뜻일 것이다. 생각해 보라.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마이너스 통장 같은 소액대출에서부터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루기 위한 주택담보대출까지, 더 나아가서는 자산을 늘리기 위한 ‘빚 테크’ 에서부터 인생의 막다른 길에서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사채’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종류와 목적도 다양한 대출을 받고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제 죽을 때까지 ‘대출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현실적인 유불리를 따져보는 안목을 제대로 갖추어 효과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똑똑하게 활용해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책 <당신이 놓치고 있는 대출의 비밀>이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대출이 금융기관에서 알아서 해주는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착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금융기관에 가기 전에 지식과 정보로 무장하지 않으면 오히려 불리한 거래를 하게 될 공산이 큰데, 이 책은 서민경제의 가장 큰 적이자 동반자인 대출의 이면을 꼼꼼히 짚어보고, 대출시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금융정보와 효과적인 대출활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어차피 받아야 할 대출이라면, 손해 보지 말고 당하지 말고 똑똑하게 빌려 쓰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책 한 권의 비용과 시간을 들이기 충분한 책이 아닐 수 없다.   



은행이 숨기는 ‘금리인하요구권’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때 ‘금리인하요구권’이라는 것이 있다. 은행에서 이 권리를 숨기거나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을 뿐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은 금융소비자들이 신용대출을 받거나 받은 이후 연장할 때 협의를 통해 금리를 낮추거나 고객우대 차원에서 금리를 할인해 신용도 향상의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2003년부터 정부가 도입한 제도이며, 현재 대부분의 은행들이 실시하고 있다.

   은행에서 대출금리 흥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재래시장에서만 흥정이 가능한 게 아니라 은행과 협상을 잘하면 대출금리도 깎을 수 있고 예금금리도 높일 수 있다. 그런데도 현실적으로 돈을 빌리러 은행창구 앞에 서면 이상하게 대부분은 작아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니 대출해준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지덕지해 은행직원들의 요구대로 따라가기 십상이다.
   하지만 대출은 금융회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일 뿐이다. 상품을 구입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대출의 가격인 이자를 흥정할 권리가 금융소비자에게는 있다. 절대 이자를 깎아달라는 말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43-45 페이지
 

   이 책 중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금리인하요구권이다. 보통 대출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릴 경우 한 번 정해진 대출금리는 변제가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대출금리는 갚을 사람의 능력에 따라 변할 수 있으며, 특히 협상으로 낮출 수도 있다. 한마디로 대출금리는 대출자 하기 나름인 것이다. 금리인하요구권이 바로 그것인데, 예를 들어 대출을 받은 사람이 다른 은행과 같은 조건으로 비교해 봤을 때, 나의 대출 금리가 너무 높다고 생각되면 대출 담당자에게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즉 다른 은행의 금리가 더 낮으니 갈아타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다. 아니면 실제로 갈아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대출을 갈아탈 때에는 여러 가지 서류도 준비해야 하고, 등기 설정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므로 여러 가지 면에서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이렇게 은행마다 대출금리가 차이가 있는 것은 개인의 신용도와 소득수준에 따라 대출한도와 금리를 차등 적용하는데, 나름의 기준이 약간씩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흥정의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보통 은행에서는 본부에서 지정해 놓은 금리에 따라 예금과 대출금리를 제시하지만 다양한 우대금리라는 것이 숨어 있다. 통상 우대금리는 0.3~0.5%포인트 정도 인데, 이 정도의 금리차이는 예를 들어 1억 원을 5년 동안 대출했을 때 대출이자 6.0%와 6.3%의 차이는 연간 총 150만 원 가량 차이가 나니 상당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절대 잊지 말아야 할 단어는 ‘금리인하요구권’이다. 대출은 은행의 상품이므로 이자를 깎는 것은 소비자가 하는 흥정과 다름 없다는 것이다.

 

할부수수료 얕봤다간 큰 코 다친다! 

   “신용카드는 불필요한 구매를 부추겨 생활을 궁핍하게 만드는 ‘지름신’에 곧잘 비유된다. 다음 달 월급을 미리 차압해 가져가는 것이므로, 여기에 걸리면 필경 ‘적자인생’을 감수해야 한다.
   신용카드로 구매하는 할부 역시 일종의 대출이다. 할부구매는 이자율도 높고 감당 못할 액수의 소비를 하게 만들기 때문에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할부이자율은 실로 엄청나게 높다. 예를 들어 신용카드로 281만 7,000원짜리 상품을 12개월 할부로 구매할 경우 할부 수수료율은 우수고객 기준으로 17%가 적용되어 실제 지불해야 할 돈은 307만 5,525원이 된다. 약 25만 8,525원을 더 내는 것이다.

   생각을 바꿔서 이 금액만큼 신용카드 할부를 이용한다면, 매달 23만 4,750만원을 적립식 펀드에 불입했을 때 평균 20%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기회비용을 날려버리는 것과 같다.

   신용카드 할부 구매의 유혹을 받을 때마다 ‘저 물건이 과연 시세보다 20% 이상 더 비싸게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인가?’ 하고 한 번 더 생각하고 결정하자. 그러면 답은 바로 나올 것이다.“ 94-96 페이지
 

   신용카드는 정말 요령껏 잘 활용하면 편리함과 더불어 많은 혜택을 준다. 하지만 이렇게 잘 활용하는 사람은 100명 중 한두 명일 것이다. 신용카드는 요물이다. 실제로 지갑에서 현금이 나가는 것이 아니다 보니 소비자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주기 때문에 소비 빈도수가 점점 높아진다.

   ‘어차피 돈은 다음 달에 빠져나가는 것이니까…’라는 생각이 사람을 잡는다. 무이자를 하면 아무런 손해가 없을 것 같지만, 천만에 말씀이다. 꾸준히 통장에서 돈이 빠져나가면 목돈을 위해 저축해야 할 돈이 사라져 버리는 결과를 낳는다. 그래서 저축이 ‘복리의 마법’을 부려야 목돈을 만들 수 있을텐데 이러한 미래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그래서 우리 통장은 항상 그 모양 그 꼴이다(어쩌면 깡통하지 않은 것이 다행일껄?)


   카드 사용 중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이 바로 ‘신용할부’다. 할부수수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들 중에서는 무이자 할부를 잘 이용해서 이자 없이 잘 활용하는 분들도 있지만, 이 무이자 할부도 계속 하다 보면 여러 개의 할부들이 모여 거액이 만들어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결국 할부수수료를 물고 구입하게 되면 시세보다 어림잡아 20% 이상 더 비싸게 구입하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수수료는 현금서비스 수수료에서도 큰 일을 해 낸다. 돈이 아주 급할 때 누구든 몇 번씩은 현금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을텐데,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9~27%로 엄청나게 높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책에서 제시한 현금 서비스 연체이자율을 29%로 두었다. 이것이 얼마나 높은 이자율인지 모르겠다면, 예를 들어 보겠다. 100만원을 29.1%로 빌려 1년 후에 갚으려면 29만 1,000원의 이자가 붙어서 129만, 1,000원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연복리 29.1%로 10년간 사용한 다음 갚을 경우에는 1,773만 308원이 된다. 10년 후에는 17배가 넘는 돈을 갚아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연체이자는 저축이자보다 4~5배 정도 높은데다 복리까지 적용되므로 무서운 속도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게다가 현금서비스는 연체하게 되면 신용도에도 문제가 생겨서 정작 큰돈을 빌려야 할 때 대출이 불가능해지거나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현금서비스는 가급적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도 만약 부득이하게 현금서비스를 했다면 절대로 연체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목숨 걸고 연체를 막아야 한다.’고 까지 표현하며 겁을 주고 있는데, 아무리 강조하고 겁을 줘도 부족하다.

 

대출은 꼭 원금분할 상환방식으로!  

   “대출을 받으면서 상환방식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자세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대출상환방식에 따라 이자가 수천만 원씩 차이가 날 수 있는데도 대부분 신경을 쓰지 않고 은행직원이 대강 설명해주고 추천하는 방식에 따르는 것이다. 무조건 은행직원의 말만 들었다가는 자신에게 유리한 대출상환방식을 택하지 못하게 되어 더 많은 빚을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대출기간 동안 지급하는 이자총액이 적은 게 좋은 상환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자가 적으면 대출 초기에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크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소득, 자산상태, 미래의 현금흐름 등을 고려해서 가장 적합한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

   대출상환방식에는 이자와 원금을 내는 방법에 따라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매달 이자만 내다가 만기에 원금을 일시상환하는 만기일시 상환 방식, 매달 이자와 원금을 한꺼번에 갚아가는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 대출원금과 이자합계가 매달 일정한 원리금균등분할 상환방식, 대출을 받은 후 일정 거치기간을 두고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납부하다가 나중에 원금을 분할 상환하는 방식 등이다.“ 191페이지 

   어쩌면 이 책의 내용 중에 가장 값어치가 있는 대목이 이 부분일 것이다. 보통 사람들이 대출을 받을 때는 어떤 이유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돈을 빌릴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심정에서 한마디로 이것 저것 따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도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대출상환 방식을 ‘원금대출 상환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은행이 거부하거든 다른 곳을 가서라도 꼭 관철시켜라). 꼭 그럴 이유 있을까 묻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곧 알게 되겠지만 상환방식에 따라 이자액이 수천만 원씩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은행이 추천하는 원리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이란 말 그대로 원금과 이자를 합산해서 매월 동일한 금액을 상환하는 방법이다. 만약 30년을 상환기간으로 본다면 금리가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360개월 동안 은행에 내는 금액이 매월 같은 것이다.

   여기 맹점이 있는데, 금액은 같아보이지만 매월 그 금액을 구성하고 있는 원금과 이자의 비율을 살펴보면 이 상환방식은 처음 상환을 시작해서 상당부분 거의 이자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저자는 대출자에게는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이 좋다고 추천한다.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은 대출기간 내내 균등하지만 이자는 매월 상환된 원금을 제외하고 산정하게 되어, 초기에 내는 부담은 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월 납입하는 금액은 줄어들게 된다.

   이 두 상환방식의 차이를 한 번 비교해 보겠다. 예를 들어 1억 원을 빌려 연 6%, 30년간 상환한다고 할 경우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으로 하면 월 77만 7,778원으로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방식인 59만 99,551원 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15년이 되면 52만 9,167원으로 크게 낮아지고 마지막 회인 360 회차에는 27만 9,167원으로 줄어든다. 두 상환방식의 이자차익은 무려 2,558만 8,189원이나 차이가 난다.


   특히 중도 상환 가능성이 있다면 절대로 원리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을 택해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이 방식은 초기에는 이자가 많이 상환되는 구조라서 정해진 대출기간 전에 중도 상환하는 경우 생각보다 원금이 줄지 않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담보대출이든 모기지론이든 당장 현금흐름에 여유가 있다면 처음 내는 돈이 많은 원금균등분할 상환방식을 채택하고, 많은 돈을 상환하기가 부담스러운 경우에는 원리금균등분할 상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연말연시면 돈쓸 곳도 많고, 내년을 계획하면 꼭 대출을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당장 대출을 받으려고 하면 신문을 뒤지거나, 혹은 금융권에 아는 사람을 대서 문의하기 바쁘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정보도 얻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괜한 신세를 지게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저축이든 투자든, 심지어 대출이든 가까운 서점에서 책을 살펴보면 정확하고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상환방법 선택 하나로 수천만원의 이자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했을 것이다. 이 정도의 발품으로 그런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면 그 어떤 투자보다 좋은 게 아닐까? 이젠 궁금한 것이 있으면 가장 먼저 책을 찾아보시길 바란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1월 29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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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댑트 - 불확실성을 무기로 활용하는 힘
팀 하포드 지음, 강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변화의 쓰나미, 쫄지말고 과감히 부딪쳐 시행착오하라 !

   <어댑트>는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딱 어울리는 책으로, 제목을 우리말로 풀면 ‘적응하다’ 정도 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의 메시지를 실패를 통해 적응하면서 변화를 모색하자고 말한다. 사실 작금의 세계를 살펴보면 ‘연속된 실패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난공불락일 것 같았던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고 더불어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무너졌다. 그 불똥은 유럽으로 튀더니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위험이 커지더니 이제는 유럽재정위기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그 여파로 세계 증시도 덩달아 매일 파도처럼 춤을 추고 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Too Big To Fail 즉, 대마불사라고 해서 변화와 파국의 흐름이 계속되다가 어느 정도 큰 벽에서는 멈췄는데, 이젠 옛말이 되어버렸다. ‘매일이 위기인 시대가 왔다‘는 말이 있을 만큼 우리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고 있다. 때문에 우리 모두 보이지 않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이 책은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대해 힌트를 준다. 

  <어댑트>에서는 가장 먼저 저자가 주목된다. 저자인 팀 하포드Tim Harford는 2005년 출간되어 국내에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책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이다. 옥스퍼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현재 파이낸셜타임스 선임 칼럼니스트로 일하며 BBC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 중인 그는 <경제학 콘서트>를 통해 32세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경제학 콘서트를 좀 더 들여다 보면, 이 책은 스타벅스 커피나 슈퍼마켓, 교통체증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사례를 통해 희소성, 내부정보, 효율성, 시장의 힘, 게임 이론 같은 경제학의 중요 내용을 은연중에 다루면서 이러한 힘들이 우리의 경제생활과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 책이다.

   도시의 땅주인들이 그린벨트를 환영하는 이유, 의사/변호사 등 전문직의 자격증 취득 시험이 어려운 이유, 여행지에서 마음에 드는 음식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 중고차 시장에서 쓸 만한 중고차를 사기 어려운 까닭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적절한 사례들, 어떻게 보면 심각한 일상생활의 여러 단면들을 현대의 경제적 추론 방식을 활용하여 재미있게 풀이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그래서<경제학 콘서트>는 이처럼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경제원리를 쉽게 알려주는 동시에 경제학적 사고방식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는 유익한 경제학 안내서로 평가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전 세계 판매량 100만부 중 50만 부가 한국에서 팔렸다는 것. 추론하건데 2005년 IMF 이후 부자와 더불어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국내 독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한 때문이리라.  


   팀 하포드는 <어댑트>에서 오늘 같은 불확실한 시기에는 실패를 두려워해서 가만히 있을 것이 아니라 잦은 실수를 통해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그러한 경험들을 거치다 보면 세상을 바꿀 멋진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원제목의 부제 역시 Why Success Always Starts with Failure 다. 해석하면 '왜 성공은 항상 실패로부터 시작되는가' 정도 될텐데요, 성공은 실패에서 비롯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요약하자면 저자는 ‘사회의 복잡한 현상에 대해서 어댑트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결정적으로 어댑트란 말의 뜻은 뭘까?

이 책의 표지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표지를 살펴보면 어댑트라는 빨간색 영문자 위에 카멜레온이 한 마리 있다. 자세히 살펴보시면 글자 색에 맞춰 색깔이 붉은 색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 이렇게 카멜레온이 변화하듯 우리 역시 지금의 현상에 변화하고 변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에서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의 핵심은 바로 적응이라고 보았다. 그래서 비즈니스에 있어 계획하기보다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하향식보다는 상향식으로 일을 처리하며, 탈집중화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팀 하포드는 주장하고 있다.

   이전만 하더라도 어려운 문제를 만났을 때, 우리는 문제를 해결해줄 리더나 전문가 집단을 찾았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부질없는 일이 되었다. 그 속에 깃든 예기치 못한 복잡성은 역량 있는 리더나 통찰력 있는 전문가조차 해결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가장 설명하는 사례중 하나가 본문에 있는 싸구려 토스트기 이야기이다. 가전제품들 가운데 가장 단순하고 가격이 싼 토스터기 하나에 들어가는 부품은 과연 몇 개나 될까?  놀랍게도 무려 400여 개에 이른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그 부품 중 어느 하나도 혼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전 세계의 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세계적인 공급망을 통해 들어와 조립되었다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전문가 한 사람으로는 평생을 가도 지금 같은 토스터기를 만들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본문에서 한 전문가가 혼자 힘으로 토스터기를 만들어보려고 하지만 결국 실패하는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 토스터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느 한 사람이 제대로 분석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토스터 프로젝트는 우리를 멈칫하게 한다. 토스터는 이 세계의 복잡성을 말해주는 상징이자 세상을 바꾸고 싶어하는 사람들 앞에 놓인 장애물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와 테러리즘, 금융제도의 보완과 세계 빈곤 퇴치에 이르기까지 세상에서 풀어야 할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이 끊이지 않는다. 언제나 정점으로 떠오르는 문제들이지만 우리는 해결책에 조금도 다가서지 못하는 듯하다. 그보다 대수롭지 않은 비즈니스나 일상의 문제점 안에도 토스터 프로젝트처럼 예기치 못한 복잡성이 깃들어 있다.

  이 책은 부분적으로 그런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좀더 본질적으로는 어느 한 사람의 머리로는 토스터 하나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든 세상에서 크든 작든 어떤 문제점이 실제로 어떻게 풀려나가는지를 이해해보려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복잡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인간사회에서 전문가들이 그렇게 제한적인 도움 밖에 줄 수 없다면 우리는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팀 하포드는 이를 위해 진화의 프로세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봤다. 즉 좋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의 성장하고, 머지않아 직원들의 창업하고, 나중에는 경쟁사들의 모방을 하면서 널리 확산된다. 이런 변이와 선택의 요소들이 자리를 잡으면 진화 프로세스를 위한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즉 다양한 시행착오를 통한 문제 해결이 그 답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시행착오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외부의 변화에 맞춰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바꾸는 것‘이다. 그리고 바꾸는 데에도 세 가지 요령이 있는데, 살펴보면 첫째,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하라 둘째, 이 시도는 '실패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규모'라야 한다 셋째, 안 되면 재빨리 털어라 이다. 

  그럼 지금부터 ‘어댑트’해야 할까? 그렇다. 변화는 벌써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과거의 경험에 자만해 시행착오를 제대로 하지 못한 역사적인 사례도 있다며 대표적인 사례로 도널드 럼즈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을 들었다.

   럼즈펠드는 아프가니스탄 침공 초기, 단일한 '큰 그림'을 고집했다. 그래서 전투현장에서 방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수뇌부에 올라오면, 이를 분석하고 내린 수뇌부의 명령이 반론과 수정 없이 순식간에 하달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아무리 수뇌부가 영민해도, 시시각각 달라지는 현실을 다 포착할 수는 없었다. 2002년 미군은 '아나콘다 작전'을 벌였는데, 인공위성과 무인정찰기를 아프가니스탄 샤이코트 계곡에 집중 배치했다가 보병 부대를 헬기로 침투시키겠다는 작전내용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참패를 당했다. 미군 헬기는 적진 바로 위에 병사들을 떨어뜨렸다. 그러자 첨단 장비에 잡히지 않은 탈레반 부대가 튀어나와 병사들과 헬기를 격추시켜 버린 것이다.

럼즈펠드는 결과적으로 상충하는 의견과 패배 가능성, 이 두 가지를 참지 못했다. 그는 참모들이 일치된 의견을 내길 기대했다. 그는 심지어 이라크 침공 후 반군이 들끓었을 땐 "그들은 반군이라 불릴 자격도 없는 자들이다. 고로 이라크에는 반군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을 만큼 반군을 무시했다. 한마디로 변화에 대해 너무나 쉽고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이다. 한편 럼즈펠드가 물러난 뒤 미군은 전투 성적이 훨씬 좋아졌다. 후임으로 들어온 로버트 게이츠 후임 국방장관은 현지인과 소통하면서 현장 상황에 맞춰 교범과 작전을 수시로 수정하며 지위했기 때문이다. 

   <어댑트>는 금융위기에 대해서도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팀 하포드는 진보하기 위해서는 실패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실패에 대해 관대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예외는 있는데, 바로 사소한 실수로도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다. 그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바로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AIG 사태를 들고 있다. 이 사건은 세계 경제를 충격과 공포 속으로 빠트렸다. 사람들은 뜨악했다. 철두철미한 안전 시스템으로 보장되어 있는 금융 시스템이 어떻게 그렇게 맥없이 붕괴된 것일까? 

   팀 하포드는 예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인 찰스 페로의 말을 빌려 ‘강하게 결합된’ 시스템의 위험성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거의 완벽에 가깝게 결합된 이러한 강결합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너무 빠르게 확산되어 실패에 적응하거나 뭔가 다른 방법을 써보기가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금융 시스템 역시 철저한 안전 시스템으로 이중 삼중 둘러싸여 강하게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작은 실수 하나에 도미노처럼 쓰러진 것이다.

   이러한 강결합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비단 금융시스템 뿐 아닐 것이다. 원자력발전소나 시추시설처럼 복잡한 산업시설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팀 하포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강결합된 시스템을 연관관계가 느슨하고 좀더 유연한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봤다. 즉 작은 실수로 모든 도미노가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도미노 곳곳에 안전문을 설치하는 것과 유사하다. 
   이 책에서 팀 하포드는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조직(기업)과 많은 실험이 실패로 끝나더라도 실험을 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임을 확신할 수 있는 개인의 용기가 진보와 발전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해준다. 저자는 양한 데이터와 사례들을 결합해서 기업과 정부 그리고 자신의 지혜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도록 만들고, 결국 협력하기 위해 경청할 줄 아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한편 저자는 "계획과 통제에 따른 지난날의 경제ㆍ경영 정책에서 한 단계 진화할 때가 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계획하기보다 임기응변으로 대처하고, 하향식 명령보다는 상향식 보고로 업무를 처리하고, 조직 내 권력 분산, 즉 탈집중화를 도모하라고 경고한다. 그래도 여전히 “지금 잘 굴러가고 있는데?” 하는 경영자가 있다면 머잖아 다가오는 변화의 쓰나미에 휩쓸리고 말것이다. 이 책으로 뭔가를 깨달았다면 과감히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이제 ADAPT 적응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뭐든지 훨씬 더 좋아집니다Much Better.“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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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인 순간에 써먹는 선택의 기술 - 주식투자부터 소개팅까지 행동경제학 활용법
크리스토퍼 시 지음, 양성희 옮김 / 북돋움 / 2011년 11월
평점 :
품절


이성선택부터 주식투자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에게 ‘애정남’ 같은 책 !

 

   "이 책의 목적은 이렇게 당신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 장애물을 걷어내 대다수 ‘정상적인 사람’들이 범하고 있는 비합리적인 오류를 확실히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더불어 이런 오류들을 피하거나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묘책을 제시함으로써 당신을 조금 ‘덜 정상적’이고 조금 더 이상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똑똑한 소수’가 되어야 한다. 대다수 ‘정상인’들보다 조금 ‘덜 정상적’이어야 그들보다 앞서고, 먼저 성공을 쟁취할 수 있다."

   크리스토퍼 시의 <결정적 순간에 써 먹는 선택의 기술>(북돋움)은 행동경제학 그 중에서도 선택행동학을 이야기한 책이다. 선택행동학은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 과정에 나타나는 규칙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이 학문이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하다. 이 선택행동학의 창시자로는 지난 2002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 교수를 들 수 있다. 이후 심리학자인 아모스 트베르스키와 시카고 대학 경영학 교수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 그리고 저자인 크리스토퍼 시가 행동경제학을 발전시키고 있다. 

   이 책은 한마디로 행동경제학의 사례집이라 할 수 있다. 제목처럼 다양한 선택의 상황(실험)을 설정하고 이 실험에 참가했던 대다수의 선택과 독자인 나의 선택을 살펴보고, 그 선택에 숨은 진실을 살피고 있다. 그러므로 행동경제학이라 해서 ‘어려운 이론서일 것이다‘라고 지레 판단하지 말기 바란다. 이 책은 이론적 설명보다는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행동경제학을 몸으로 직접 느끼도록 도와준다.

   이를테면 여러분 중에 큰맘 먹고 선물을 했는데 아내가 왜 별로 좋아하는 표정을 짓지 않는지 그 원인을 모르겠다던지, 주식시장에 투자만 하면 늘 손해만 본다면 그 이유를 이 책이 명쾌하게 밝혀준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온갖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곤 한다. 그렇다면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방법은 무엇일까? 합리적인 결정을 위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자질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잘 밝혀내고 있다.  


   이쯤에서 우선 질문을 하나 해 보자. 믿을만한 친구 한 사람이 당신에게 조만간 A사 주식이 크게 오를 것이라는 정보를 알려주었다. 그래서 큰돈을 벌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1000만원을 주고 A사 주식 1만 주를 주당 1,000원에 매입했다.

   한 달이 지난 오늘 당신은 시간이 나서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A사 주식이 이미 주당 500원으로 반토막난 것을 알게 되었다. 500만 원이나 손해를 보고 팔아야 하나 다시 오르기를 기다리며 버텨야 하나, 고민을 거듭하다가 마우스 포인트를 ‘매도’ 버튼 위로 올려놓기까지는 했으나 도저히 누를 수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지 선택해보자. 팔겠는가? 팔지 않겠는가? 설문 조사한 결과 대부분 응답자가 ‘팔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아마도 당신도 같은 대답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질문. 당신이 A사 주식을 보유할지 매도할지 망설이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전화를 받고 다시 돌아오니 어린 조카가 컴퓨터 앞에 앉아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살펴보니 조카가 그 사이 실수로 마우스를 눌러 버린 것이다. A사 주식은 이미 당신 손에서 이미 떠나 버린 것이다. 이때 당신은 A사 주식을 다시 사들여 계속 보유하겠는가?

   아니면 이 500만 원을 다른 주식에 투자하겠는가? 재미있게도 대다수 사람들도 당신과 같이 ‘기왕 벌어진 일, 다시 사지 않는다’고 답했다(당신이 정상인이라면 ‘사지 않겠다’고 답했을 것이다) 


   이제 질문 두 가지를 같이 놓고 생각해 보겠다. 사실 이 두 질문은 똑같은 내용, 즉 두 가지 질문은 모두 A사 주식 가격이 주당 500원이라는 상황에서 이것을 계속 보유할 것인가 즉시 매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만약 여러분이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대답했다면 그것은 이 주식이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카가 실수로 주식을 매도해 버린 일은 이 문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조카가 실수로 매도해 버린 주식을 다시 사들여야 옳다. 그런데, 조카가 매도해 버린 주식을 ‘다시 사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당신이 이 주식의 전망을 좋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했다면 당신은 첫 번째 질문에서 주식을 ‘판다’고 대답했어야 옳다. 이런 선택과 행동은 확실히 모순이 됩니다. 어째서 ‘팔지 않겠다’고 말하고선, 실수로 팔고 난 후에 ‘다시 사지 않겠다’고 말했을까? 재미있지 않은가? 그런데 저자는 이런 모순적인 행동은 주식시장에서 아주 매우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따지고 보니 당신은 ‘비합리적인 행동’을 했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 역시 인간의 이런 행동 등을 치밀하게 분석해 그 이면에 숨겨진 법칙을 보여준 행동경제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들은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을 뿐 하루에도 몇 번씩 이렇게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데, 문제는 지금 또 앞으로 내릴 수많은 결정, 즉 투자라든가 결혼할 이성을 선택하거나, 하는 중요한 문제를 놓고도 여전히 우리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한다고 꼬집었다.

   저자는 이 책 <결정적 순간에 써 먹는 선택의 기술>은 이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말한다. 사람들이 이런 비합리적인 요소들에 완전히 지배당하거나 자신이 가야 할 방향을 잃고 속수무책으로 끌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는 성공에서 점점 멀어지고 자신의 능력 부족을 탓하며 그저 한숨만 내쉬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책을 읽다가 발견한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다. 연말연시가 다가오는 요즘에 중에서 선물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은데, 저자는 선물을 사는 데 있어서도 행동경제학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를 비롯해 의외로 남자들은 선물 사는 것을 정말 어려워 한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돈은 돈대로 쓰고, 욕먹어서 낭비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렇듯 선물사기가 너무 어려워서 아예 상품권이나 현금으로 선물을 하는 편인데, 이 역시 너무 성의 없는 것 같아서 선물을 주면서도 내 기분이 찜찜하곤 했다. 

   그에 대해 저자는 “선물과 인센티브는 기술이다.” 라고 말하며 어떤 선물을 고를까에 앞서 독자들이 우선 선물과 인센티브의 목적을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선물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대방에게 최고의 효용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선물을 주는 나를 이롭게 하는 것, 다시 말해서 상대방을 기쁘게 하고 이를 계기로 상대방이 나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하는 것이란 뜻이다. 이렇게 관점을 달리 보면 상대에게 인상적인 선물하기는 엄청 쉬워진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선물과 인센티브에 대한 아홉 가지 원칙을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그 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용의 꼬리보다 뱀의 머리가 낫다“이다. 선물을 할 때에는 비싼 상품군에서 싼 것을 고르는 것보다 비싸지 않은 상품군에서 최상품을 고르는 것이 효과를 훨씬 더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중저가 버버리 코트를 사줄 바에는 같은 가격으로 최고급 목도리를 선물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다음은 “필요한 것보다 사고 싶어 하는 것을 선물하라”이다. 선물을 하거나 직원을 독려해야 할 때는 상대방이 너무 사고 싶지만 돈이 아까워 사지 못하거나 그 외에 여러 가지 다른 이유로 살 수 없는 것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현금 30만원을 선물할까 30만원 상당의 W호텔 식사권을 선물할까를 놓고 고민한다면 후자를 선택해야 한다는 겁니다. 현금 30만원은 지갑 속으로 들어간 후에는 어디에다 썼는지 그 행방이 묘연해지지만, 만약 한 번도 최고급 식당에서 식사를 해본 적 없는 직원이라면 평생의 특별한 경험을 선물한 사장에게 매우 고마워 할 거란 뜻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상대방이 A와 B 사이에서 선물을 선택하게 하지 말라.“ 고 말한다. 선택하지 않은 하나가 아까워 정작 내가 받은 선물이 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적게 주느니 안 주는 편이 낫다.“고 말한다. 그리고 혹시 ”여행이나 콘서트 등을 간다면 나중에 말하는 것보다 미리 말하는 것이 낫“고, 만약 두 가지 선물을 줘야 한다면 여러 번 나눠서 주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말했다. 곱씹을수록 일리가 있고, 말이 된다...싶었다. 확실히 행동경제학은 우리 생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투자에 관련된 사례들은 없을까? 우선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를 그대로 옮긴 콘서트가 있다고 가정을 해 보자. 그런데 당신은 이 콘서트의 VIP 석을 지인으로부터 선물 받았다. 그런데 그 날 혹한과 폭설로 대중교통이 마비가 되었다. 하지만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고 한다. 집에서 콘서트가 상연되는 공연장까지 한 시간 가까이 혹한을 무릅쓰고 걸어가야 하는데요, 당신은 이 공연을 보러 가겠는가? 만약, 그 티켓을 당신이 한 시간 동안 줄을 서서 20만원을 주고 산 티켓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틀림없이 각각 다른 대답을 했을 것이다. 필경 돈을 주고 샀다고 하니 티켓을 그냥 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 간다고 대답을 했을 것이다. 어짜피 돈은 벌써 지불했는데 말이죠. 왜 이런것일까?

   저자인 크리스토퍼 시는 그 이유를 바로 우리의 마음속에는 저마다 ‘심리회계장부’가 있는데 바로 그 때문이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서 선물 받은 티켓은 ‘의외의 수입’이므로 안가도 별로 아까울 것이 없지만, 자기 돈으로 힘들게 줄을 서서 산 티켓이라면 내가 들인 돈이 있기 때문에 기필코 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런 현상을 ‘매몰비용 오류’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어떤 일을 하려고 할 때 이 일이 자신에게 유익한 점이 있는지 뿐 아니라 어떤 노력이나 비용을 들였는지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미 지불해 회수할 수 없는 시간, 돈, 노력 등의 지출을 ‘매몰비용’이라고 하는데, 이 매몰비용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반드시 현재 시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즉 폭설이 오는 날의 콘서트의 경우, 이미 들어간 비용은 따지지 말고, 이것을 보러 가기 위해 앞으로 지불해야 할 비용(혹한의 날씨를 감수해야 하는 노력)을 콘서트를 봄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과와 비교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는 되돌릴 수 없다. 과거는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둬야 자연스럽다. 콘서트를 보든 안 보든 이미 써 버린 돈.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하려면 현재로부터 드는 비용을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 싱글 남자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지금껏 들인 돈과 시간, 노력’이 아까워 애인과 헤어질 수 없다...고 하는데, 이 역시 매몰비용 문제가 포함된 것이고, 전 서울 시장이 진행시킨 공사를 계속 추진할 것인지의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인 적이 있는데, 이 역시 매몰비용 오류로 인한 논쟁이었다. 이렇듯 ‘기왕 시작했으니 끝까지~“를 외치는 것은 모두 매몰비용을 만회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 밖에 매몰비용을 만회하려다 큰 손해를 본 대표적인 케이스가 있는데, 바로 모토로라의 위성휴대폰 ‘이리듐 프로젝트’이다. 모토로라는 이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후에야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러나 사업 책임자는 문제점이 드러난 후에도 작업을 중단시키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점이 뚜렷하게 드러나 비통한 심정으로 실패를 인정하고 프로젝트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모토로라는 치명적인 인적 물적 손해를 입고 말았다. 저자는 대다수의 일반인(여기서는 ‘비합리적인’ 일반인이 되겠지만) 열에 아홉은 매몰비용에 연연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금 덜 정상적이고 조금 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앞으로 필요한 직접적인 비용과 수익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이미 지출한 비용은 잊어야 하는 것이 현명한 생각이라고 주장한다. 

  우리가 하는 흔한 말 중에 ‘어디 사람 마음이 그래?’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는 안 되지만 사람이니까 어쩔 수 없다...뭐 그런 뜻인데, 이렇게 대다수 사람들의 선택을 따르다 보니 우리는 늘 손해를 보는 거싱다. 생각해 보니 주식투자에 있어서 ‘손절매’ 문제도 이 매몰비용과 큰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장부상으로 손실이 난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려는 경향이 많다. 즉 손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썩은 고기’를 잘라내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 이것은 ‘손해’보기 싫어하는 심리회계장부 만의 영향이 아니라, 매몰비용의 오류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만약 주당 1,000원짜리 주식 한 사람은 400원일 때 매입했고, 다른 한 사람은 1,300원일 때 매입했다면 두 사람 중 누가 더 이 주식을 팔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이 드는가? 아마도 400원에 매입한 사람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현재 가격이 매입가보다 높으면 팔고, 낮으면 팔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합리적으로 판단하려면 이 주식을 얼마에 샀는지와 지금 이 주식을 팔 것인지는 전혀 상관없는 일로 여겨야 한다. 이 주식을 팔든 안 팔든 주식을 살 때 지출한 액수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시점에서 주식을 매도할 것인가, 그대로 보유할 것인가를 결정하려면 그 주식의 동향, 위험부담을 감수할 의향, 그 외 투자결정에 필요한 주식 정보 그리고 자신의 자금력 등을 따져봐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고깃덩어리가 줄어든다고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부위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좋은 고기라면 잘라낼 필요가 없지만 썩은 고기는 한시라도 빨리 잘라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대다수의 정상인들은 생각하지 말아야 할 매입가를 가장 중요한 결정요소로 여긴다. 이것이 문제인 것이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경제학 책을 만났다. 다양한 사례에서 답하다 보면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애정남과 대화하는 착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재미있고, 유익하다. 무릎을 치고 즐기다 보면 어느 새 마지막 장을 만날 것이다. 

이 방송은 11월 22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4분부터 이 책이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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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 숨어 버린 내 안의 열정과 창의성을 찾아가는 혁신 이야기
송인혁 지음 / 아이앤유(inu)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오늘날, 창의력은 '우리 사이Between us' 에서 나온다!

 

   “왜 열정과 패기로 넘치던 신입사원들이 입사 뒤 한 달만 지나면 동태눈처럼 눈빛이 흐리멍텅해지고 의욕을 잃는 걸까?” 책 속 이 한 문장이 나를 사로잡았다. 수많은 경제경영서를 뒤졌지만 아직 해답을 찾아내지 못한 화두, 정말 찾고 싶었던 답이다.   <화난 원숭이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아이엔유)의 저자 송인혁은 한 가지 실험에서 그 해답의 힌트를 얻었다. 실험 제목은 책 제목에 소개된 ‘화난 원숭이 실험‘ 이다.

학습된 무기력을 증명한 ‘화난 원숭이’실험 

   실험자는 우리 내에 바나나를 메달아 놓고 원숭이들이 따먹으려고 시도할 때마다 찬물을 끼얹어 원숭이들이 시도를 포기하도록 만든다. 그런 다음 신참 원숭이를 한 마리씩 교체한다. 우리 안의 고참 원숭이들이 나서서 신참 원숭이에게 바나나를 따먹지 못하도록 위협한다. 새로 들어온 원숭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천장에 매달려 있는 바나나를 발견하고 따먹으려고 올라가려 하는데, 이 때 다른 원숭이들이 완강하게 신입 원숭이를 말린다. 

   왜냐하면 신입 원숭이 때문에 바나나를 따 먹으려하면 먹기는커녕 다른 원숭이들까지 찬물세례를 받기 때문. 주변 원숭이들이 그들만의 언어로 '올라가지 마라. 찬물 나온다. 못 먹는다.'는 의미로 화를 내며 저지한다. 결국 우리안의 모든 원숭이들이 교체되고 찬물을 맞아본 적이 없음에도 아무도 바나나를 따먹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이 실험이 그 유명한 게리 하멜과 프라할라드 교수의 논문에 소개된 ‘화난 원숭이의 실험’ 이다. 이 실험은 조직의 만성화된 부정적 태도, 학습된 무기력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실험으로 오늘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수많은 조직들의 상황과 너무나 닮아 있음을 보여준다.  

   <화난 원숭이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는 기계의 부속물처럼 창의성과 열정과는 거리가 먼 의미 없는 답답한 일상만 반복하고 있는 직장인들에게 창의성과 열정의 강력한 에너지를 발견하게 해 준다. 지난 해 베스트셀러 <모두가 광장에 모이다>를 통해 소셜테크놀로지의 변화와 대중의 변화에 관한 통찰력을 보여준 바 있는 저자 송인혁은 이 책을 통해 개인에게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극복하는 방법이 '내적 동기에 의한 연결'임을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그렇다면 학습된 무기력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것은 단순히 조직 내 임직원들의 사고와 행동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봐서는 안 된다. 임직원들이 무기력에 빠지는 이유는 다름 아닌 조직의 시스템에 의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사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제도를 통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기도 하지만 오히려 이런 방법들은 종종 임직원들을 더욱 무기력에 빠뜨리는 경우도 있다. 내적 동기와 열정은 학습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는 그 취지는 좋지만 자칫 동료끼리 서로를 적으로 간주하게 만들고 협력을 저해해 협력이 아닌 경쟁의 틀에 스스로 생각을 가두어 버린다. 

학습된 무기력의 해결책, 이모imo 원숭이  

저자는 그에 대한 해결책의 실마리를 또 다른 원숭이 '이모imo의 이야기'에서 찾았다. 1952년 일본 미야자키 현의 고지마라는 섬에서 영장류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이 섬에 살고 있는 원숭이들에게 고구마와 밀을 제공했다. 원숭이들은 과학자들이 준 고구마에 묻어 있는 모래를 손으로 털어 먹었다. 반면 밀은 모래를 골라내기 어려워 쉽게 먹지 못했다. 어느 날 18 개월된 원숭이 이모imo는 처음으로 시냇가에 흐르는 물에 고구마를 씻어먹었다. 

그러자 이모의 친구와 가족이 고구마를 씻어먹더니 5년이 지나자 대부분이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모래에 섞여 있는 밀을 물에 던져 먼저 가라앉은 모래를 제거해서 먹었다. 중요한 점은 나이가 든 원숭이들은 끝까지 고구마를 물에 씻어 먹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저자는 원숭이 이모는 ‘혁신가’라고 평가하며 이렇게 말한다.  

   “어린 이모의 행동은 그저 돌발적인 새로운 시도로 그칠 수도 있었지만 이모의 시도를 목격한 친구와 가족이 함께 참여하기 시작하면서 조직사회의 문화를 바꾸는 혁신으로 변모한 것이었다. 이모는 조직의 리더도 아니었고, 경험이 풍부하고 나이가 많은 원숭이도 아니었다. 핵심은 이모의 행동에 호기심을 느낀 ‘인접한 관계의 원숭이들’이 이모의 행동을 따라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개체 수가 100마리를 넘기 시작하면 더 이상 변화는 되돌릴 수 없게 된다. 100마리째 원숭이의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다.” 44 페이지

   저자는 조직의 진정한 혁신은 리더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를 따르는 추종자follower들에 의해 일어나고, 진짜 변화의 핵심은 회의에서 큰소리를 치는 리더의 리더십leadership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깃발을 들고 뛰는 여러 명의 리드십leadship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내적동기 역시 리더가 아닌 인접한 인간관계, 즉 동료로부터 발생됨도 확인했다. 

   저자는 지금이야말로 이모 원숭이와 같은 내적인 동기를 지닌 혁신적인 원숭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그들이 조직에 있어야 활기 있는 조직이 되고, 아이디어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어떻게 해야 급변하는 시대를 따라잡을 수 있는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까?

뉴 르네상스 시대, 보수기업 삼성의 혁신 

   저자는 개인화된 오늘날이 외로운 반면 외로워진 만큼 개인이 집단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솔직한 생각을 표방할 수 있는 ‘나 자신으로의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다고 보았다. 사람들의 생각은 그 수만큼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게 되었고,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의 확산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은 진정한 소통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고객의 니즈 역시 어느 때보다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그렇다, 세상은 변했고 사람은 더더욱 변했다. 그러나 그렇게 변화한 세상에 대응해야 할 개인과 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며 딜레마에 빠져있다. 이러한 다양성의 시대, 기업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자는 TED, 플래시몹 프로젝트, 회사를 춤추게 하는 댄싱 프로젝트, 빨간 풍선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플랫폼과 방법들을 기업에 실제로 적용해 그 핵심 열쇠는 ‘내적 동기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환경’임을 보여줬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혁신적인 실험들이 거대기업 삼성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을 제외하고는 매점 이용조차 자제시켰고 사내에 커피숍은 아예 있지도 않았던 삼성이 일련의 프로젝트 등을 통해 차가운 기업문화가 열정으로 가득 찬 기업문화로 변모된 것이다. 삼성이 시도한 프로젝트 역시 새로운 것이 아니다.

   18분 안에 관객들을 감동시키는 지식 컨퍼런스인 TED로부터 TEDxSamsung 라이센스를 취득했고, 회사를 춤추게 하는 댄싱 프로젝트는 춤추는 VISA카드의 광고 모델이기도 했던 매트Dancing Matt를, 전 세계 삼성전자 사업장에 숨겨둔 아홉 개의 빨간 풍선을 찾는 이벤트는 미 국방부의 ‘빨간 풍선 찾기 공모전’을 벤치마킹 했다. 지금껏 말로만 혁신을 외쳤을 뿐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것이다.  



 

   저자는 30만 명이 숨 쉬고 있는 기업의 규모만큼이나 보수적인 삼성의 기업문화에서 임직원들로부터 자발적인 뜨거운 열정이 샘솟게 만들고 새로운 형태의 조직화되지 않은 조직이 성장하는 현장을 통해 이를 통해 저자는 가슴 뛰는 열정을 창발 시킬 방법, 행복하고 열정적인 삶을 살기 위한 비밀의 열쇠가 바로 우리 개인들의 연결에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개인의 능력이라고 생각해 왔던 열정과 창의성의 비밀은 ‘연결의 사이’에 있음을 밝혀냈다. 모든 것의 가치는 이 ‘사이’에 있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생각과 생각이 연결되고, 마음과 마음이 닿는 곳에 가치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개인과 기업은 연결의 가치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하고, 이러한 연결을 지속해야만 그 안에서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한 핵심은 “사람들이 촘촘하게 연결하라. 그러면 그 힘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다.”인 것이다. 

전 사원의 뜻을 담은 일본 소프트뱅크의 비전 30년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지난 해 있었던 일본의 혁신기업 소프트뱅크의 색다른 주주총회 이야기가 떠나지 않았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2009년 6월 24일 주주총회에서 이듬해 주총 때 다가올 소프트뱅크의 30년의 비전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신 30년 비전을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 하는 과제에 대해 고민 끝에 2만 명의 전 직원이 모일 수 있는 사원대회를 계획했다. 그리고 그룹 전체의 사기 진작을 위해 ‘한 사람이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전 사원이 앞으로의 30년을 자기주도적으로 고민하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로 전 사원이 기획안을 내도록했다. 

   ‘전원참가’라는 열린 시스템의 아이디어에 신 30년 비전의 열기는 뜨거워졌다. 여기에 한 단계 더 강력하게 추진되어 각 사원들의 제안들을 그룹 각 사의 CEO 가 발표하는 장을 만들어 프레젠테이션 대회가 열렸다. 프레젠테이션 대회는 축제처럼 흥겨운 분위기였지만 그 속에는 더 큰 의미가 숨어 있었다. 단순히 미사여구가 가득한 글을 읽었을 평범한 행사는 전직원들에게 평소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좀처럼 알릴 방법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제공했고, 모든 직원들이 현재를 떠나 내 직장의 미래를 생각할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 무엇보다, 발표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큰 목표를 향해 가는 동지들이 있다는 사실을 가슴깊이 느끼는 계기를 마련했다. 

   저자는 조직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겐 ‘빵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장미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경제적인 여유도 중요하지만 삶을 의미 있고 아름답게 살아가는 데서 행복을 느끼기 때문이다. 행복한 직장을 만들고 싶다고? 그렇다면 저자의 이 말에 주목하자. “연결하자. 내가 먼저, 작은 것에서부터 다가가서 연결하자. 내가 만족하고 기뻐하는 것들을 공유하고 나누어주자. 그런 환경을 만들자. 그러면 행복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 글은 [월간금융 11월호]에 실린 기고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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