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인사이트 : 미래의 목격자들 -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3기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3기 지음 / 어크로스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세계적인 현자 34명, 위기의 경영을 말하다!

 

   <위클리비즈 인사이트>(어크로스)는 매주 토요일마다 발행되는 조선일보의 프리미엄 경제섹션 <위클리 비즈>의 명(名) 인터뷰 콜렉션을 모은 으로 지난 2009년부터 2011년 초까지 2 년 여간 세계 현자들과 이루어진 인터뷰를 기록한 것이다. 짐 콜린스부터 윤종용, 폴 스미스, 안도 다다오, 알 리스, 제임스 다이슨,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에 이르기까지 34명의 대가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위클리 비즈’의 기사들을 모은 책으로는 이번이 세 번째이다. 우선 지난 해 출간되어 경제경영 부문에서 화두가 되기도 했던 <혼창통>이 있고, 두 번째는 세상과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구루들을 만난 내용을 엮은 <위클리 비즈>가 있다.

   경제경영에 관심이 깊은 독자들이라면 조선일보의 주말 섹션 <위클리 비즈>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조선일보는 잘 읽지 않지만, 주말판 만은 빼놓지 않고 읽는다. 이유는 바로 위클리비즈 때문 이다. 앞서 말한 이 세 권은 그 동안의 인터뷰와 기사들을 한데 모은 셈이니 나름의 소장가치는 충분하다 할 것이다.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세계의 현자들 역시 우리와 같은 풍랑을 맞고 있었지만, 그들은 우리와 다른 시선으로 현안을 바라보고 새로운 전략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위클리 비즈를 담당했던 기자들은 “34명 현자들의 의 깊이 있는 지식과 지혜가 농축된 ‘생각의 정복자들’이자 남다른 혜안과 통찰로 앞을 내다보는 ‘미래의 목격자들’ 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들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찾아야 할 점을 크게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 그들을 통해 멀리 내다보는 눈을 배울 수 있다. 현자들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 왔던 여러 가지를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보라고 충고해 준다. 예를 들어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몇 백 킬로미터 앞을 보라. 그곳은 물결처럼 평온하다. 앞이 안 보일수록 멀리 내다봐야 한다. 가까운 곳을 보려 할수록 뱃멀미는 심해진다.”고 빗대어 말하고 있다.

  두 번째로 그들은 자신만의 높은 기준을 세우라고 가르치고 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고 외치는 노인의 마음을 견지하라는 것이 바로 현자들의 충고일지 모른다. 즉 인간은 ‘자기 자신을 뛰어넘는 그 무엇’을 목적으로 삼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 그러므로 우리가 아무리 하찮은 일을 하고, 조직의 굴레에 얽매이더라도 스스로의 기준을 세울 자유를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 그들은 향기가 있는 삶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즉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나름의 향기가 있는데, 우리는 공동체 속에 살아가지만, 자신만의 향기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을 기업에 맞추지 말고 기업을 고객에 맞춰라

  “고객을 기업에 맞추지 말고 기업을 고객에 맞춰라.” 재포스의 경영원칙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고객을 위해서라면 운영의 비효율도 기꺼이 감수한다. 예를 들어 재포스는 물류창고를 하루 24시간, 365일 가동한다. 기자가 찾았을 때도 아파트 5층 높이, 미식축구 경기장 17개 규모의 창고에서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제품상자가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한 직원은 “고객들이 전날 오후 늦게 주문하더라도 다음 날 오전 ‘행복과 함께 포장돼 있음’이라고 적힌 재포스 상자에서 제품을 꺼내볼 수 있도록 직원들이 4개 조로 나눠 24시간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객 주문을 일정량 모았다가 창고직원들이 한꺼번에 재고상품을 수거해 운송하는 게 창고운영 측면에서는 효율적이죠. 하지만 재포스에서는 효율보다 중요한 게 고객만족입니다.” 

재포스의 고객은 제품을 산 뒤 1년 이내에는 언제든 환불과 반품을 할 수 있다. 반품 배송비용도 전액 회사가 부담한다. 그래서 배송된 신발 가운데 30%가량이 반품되지만, 이 회사는 “마케팅 비용의 일부”라며 개의치 않는다. 47-48 페이지

   재포스는 1999년에 설립된 미국의 온라인 신발, 의류 판매회사이다. 특히 온라인 신발 판매에 있어서는 미국 1위인데, 설립 이듬해 160만 달러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매출은 연평균 100%씩 늘어 10년 마에 12억 달러를 돌파할 만큼 어마어마한 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스스로를 “최고의 온라인 판매기업”이라고 부르지 않고, “최고의 서비스 기업”이라고 부른다. 이 회사의 특징 중 하나는 인터넷 소매업체임에도 전화 상담에 많은 투자를 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창업자인 대만계 미국 이민 2세 토니 섀이는 “전화는 최고의 브랜딩 도구이다.”라고도 말한다. 즉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고객과 5~10분간 단 둘이 이야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재포스는 전화상담을 낭비가 아니라 투자로 생각한다. 재포스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있는데요, 소셜미디어는 회사를 더 인간적인 곳으로 만들고 회사문화를 고객들에게 알리기 위한 도구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창업자 토니 섀이는 재포스에서 CEO의 역할은 “직원들이 창의적이고 그들 자신의 색깔을 지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그걸 실행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조건”으로 “행복한 직원”을 꼽는다. 즉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에게도 행복을 전해준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경영의 정의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가능한 한 많이 결정하게 해주고, 그들 앞에 놓인 장애물을 없애주고, 옆으로 비켜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최고의 고객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 직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는 말이다. 직원의 행복은 좋은 기업문화에서 시작된다는 그의 말이 의미심장까지 하다. 아닌게 아니라 재포스는 2010년 <포춘>이 선정하는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 100 명단에 15위로 올랐다. “직원이 행복하면 고객도 행복하다.”는 금언은 가장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말인 것 같다.

머리보다는 발과 눈, 그리고 손으로 혁신하라!

   “아이디오의 브레인스토밍은 유명하지만, 브레인스토밍이 벌어지는 회의실은 지극히 평범하고 단순하다. 긴 화이트보드에 마커, 그리고 포스트잇이 있을 뿐이다. 화이트보드 상단엔 ‘판단을 미룰 것’, ‘거친 아이디어를 장려할 것’,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것’ 등 7가지 원칙이 쓰여 있다. 마법은 여기에 있다. 이 구호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풋내기 신입사원은 등 뒤의 구회를 구원군 삼아 자신의 아이디어를 맘껏 얘기하고, 베테랑 중역은 구호를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을 참는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회사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수많은 프로토타입들이다. 최초의 컴퓨터 마우스는 구슬처럼 생긴 방취제 뚜껑 부분을, 버터가 담긴 플라스틱 접시 밑바닥에 붙인 프로토타입에서 탄생했다. 디자이너들이 브레인스토밍을 하다 떠올린 아이디어를 현장에 있는 물건들로 즉석에서 만들어본 것이다. 아이디오의 CEO 팀 브라운은 이것을 “손으로 생각하기”라고 부른다. 혁신에 목이 마르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갈망하는 경영자들에게 그가 던지는 조언은 한마디로 요약된다. “머리보다는 발과 눈, 그리고 손으로 혁신하라.” 189-191 페이지

   위 본문은 세계적인 디자인기업 아이디어IDEO의 CEO 팀 브라운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이 회사는 아이디어도 좋지만, 실제로 눈으로 볼 수 있게 하는 ‘프로토 타입’(일종의 모델)의 구체적인 형태를 우선 만들어서 제품을 실용화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에서도 “머리보다는 발과 눈, 그리고 손으로 혁신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팀 브라운은 “위대한 디자인의 출발점은 통찰력과 아이디어를 머릿속에서만 구하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나가 세상에서 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을 이해하고, 세계를 관찰하고 경험하고 나면 가능성을 비주얼화해야 한다.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사람들이 팀원이 되어 한데 모여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낼 때 이런 기업들이 바로 디자인 씽킹을 하는 기업이라고 부른다. 팀 브라운은 디자인 씽킹을 하는 기업으로 나이키, 애플, 삼성을 꼽았다. 이들 기업은 소비자의 니즈를 알고 그들과 가까우며 함께 시간을 보내며 함께 문화의 일부가 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팀 브라운은 평소 ‘과정은 복잡해도 최종 결과물은 단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단순한 제품, 즉 애플 제품 같은 것들인데, 그는 비즈니스의 결과물은 고객, 이용자, 소비자의 입장에서 단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고, 몰입할 수 없으므로, 충성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브라운은 애플의 제품들은 성공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금맥은 피라미드 맨 끝에 흐른다!



   “지구상에는 하루 2달러 이하로 살아가는 저소득층이 40억 명에 이른다. 전 세계 인구의 약 70%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저소득층은 늘 소외됐다. 기업에는 상위층과 중산층만이 고객이고 시장이었다. 저소득층은 사회봉사 차원에서 이따금 도와주고 나눠줄 기부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거대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저소득층은 시장 규모가 5조 달러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다. 물로 이들에게 맞는 싸고도 질 좋은 제품을 만들고, 그러면서 돈도 버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하지만 까다로운 소득층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생긴 기술과 노하우는 혁신의 원동력이 되고, 선진국시장에 적용할 수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빈곤문제를 시장 메커니즘 안에서 푸는 묘약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디선가 한번 들어본 이야기 같은가? 바로 ‘피라미드 저변Bottom of the Pyramid BOP 이론’이다.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쪽, 다시 말해 빈곤층을 새로운 눈으로 보라는 요지의 이 이론은 지난 10년간 글로벌기업의 경영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프랑스 식품업체 다논Danon이 방글라데시에서 77월짜리 요구르트를 내놓은 것도, 유니레버Unilever가 인도에 120원짜리 세제를 출시한 것도 이 이론의 영향이다. 자선사업가로 변신한 빌 게이츠가 주창한 ‘창조적 자본주의’ 역시 이 이론을 토대로 하고 있다.“ 330 – 331 페이지

   위의 본문은 스튜어트 하트 코넬 대학 교수가 주창한 피라미드 저변이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의 저서 <새로운 자본주의가 온다>에서 자본주의가 갈림   길에 서 있고, 대변화와 재앙의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말했는데 저자는 인류는 지금 가장 중요한 때를 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전세계의 인구는 67억 명. 그는 앞으로 80-90억 명으로 늘테고, 그로 인해 정치, 사회, 경제, 환경적으로 많은 변화를 야기할 것으로 내다 봤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자본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 중에서 가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즈니스로 접근하는 BOP 비즈니스모델은 소득 피라미드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부를 쌓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고 보았다. 즉 가난한 사람들이 원조만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소득을 높이고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돈 많은 기업이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이익도 창출하라는 것이다. 이는 필립 코틀러의 ‘마켓 3.0’에서도 나온 말인데, 미래의 시장을 이끌어갈 기업은 소비자의 문제 즉, 가난, 환경, 기후문제 등을 해결하는 사업을 만들고 그 속에서 이익을 취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면 세계 3대 시멘트 회사인 멕시코의 시멕스를 들 수 있다. 시멕스는 주택난을 겪고 있는 빈곤층 소비자를 위해 일종의 계를 만들었다. 그래서 집을 지을 사람들을 상대로 계를 조직해 매주 돈을 모으게 했다. 그리고 대기업의 지위와 공동 구매의 이점을 십분 활용해, 자재 공급업자들로부터 싼 값에 좋은 자재를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건축설계사도 소개해 줬다. 물론 집을 지을 땅과 집을 지을 시멘트는 저리로 공급을 한 것이다. 이러한 사업 덕분에 시멕스는 멕시코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 되었다. 스튜어트 하트는 이처럼 새로운 혁신 아이디어는 결국 피라미드 하부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가진 제품을 확장시켜갈지, 어떻게 하면 저소득층까지 도달해서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1년의 마지막까지 불고 있는 유럽과 미국발 재정위기는 아직도 우리가 위기의 한복판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른바 쇼크 뒤에 찾아오는 애프터 쇼크가 우리를 더욱 두렵게 만들고 있는데, 저자들은 오늘날을 두고 “그야말로 영원한 위기의 시대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우리의 생각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사고의 프레임이 바뀌지 않는 한 우리는 스스로를 위기에 몰아넣었던 바로 그 오류에 다시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으로 변화의 흐름과 그에 따른 비즈니스의 나아갈 바를 감지해 보기 바란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1월 15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티브 잡스 (양장본) 스티브 잡스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민음사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잡스로부터 나답게 오늘을 사는 법을 배우다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인물 밴저민 플랭클린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전기를 쓴 유명한 전문 전기 작가에게 스티브 잡스로 자신의 전기를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작가는 처음 스티브 잡스가 혹시 자신 스스로를 이 두 인물의 뒤를 이어 작성되어야 할 전기의 적임자로 간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한마디로 거절하며 이렇게 말했다. “10년이나 20년 후에 당신이 은퇴하고 나서 봅시다.” 

   <타임>의 편집장과 CNN의 CEO를 역임했던 월터 아이작슨은 얼마 지나지 않아 스티브 잡스를 만나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그 때 결국 전기를 쓸 것을 승낙하고 말았다. 아이작슨은 그는 21세기에 혁신적인 경제를 창출하기 위한 열쇠는 창의성에 있다고 믿었는데, 벤저민 플랭클린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전기에서 찾아낸 ‘창의성’을 스티브 잡스에게서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잡스에게는 인문학적 감각과 과학적 재능이 강력한 인성 안에서 결합할 때 발현되는 창의성이 숨어 있었다.

  “나는 그때 이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다. 스티브의 반응은 의외였다. 집필과정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해서도 안 되며 사전에 보여 달라고 해서도 안 된다는 조건에 선뜻 응하는 것이었다. ”이건 당신 책이니까요, 읽어 보지도 않겠습니다.“” 

   지난 10월 6일, 56세의 나이로 살다 간 IT의 영웅 스티브 잡스의 일생을 다룬 책 <스티브 잡스STEVE JOBS>(민음사)은 이렇게 태어났다. 짐작했겠지만, 책을 내기 위한 스티브 잡스의 육성을 담은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IT역사를 통해 가장 파란만장한 인물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그 였기에 ‘인간 스티브 잡스’를 다룬 책은 이미 시중에 넘쳐날 만큼 출간되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외형에만 주목했을 뿐, 그 속에 숨겨진 진실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한 채 추측과 억측만 가득했다. 


   잡스는 그 책들에 대해 늘 극도의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자신의 허락 없이 출간된 전기를 두고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나머지 해당 출판사의 다른 책들까지도 애플 스토어에서 모두 치워 버리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그런 잡스가 자신의 전기를 써 달라고 의뢰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기로 결심한 이유는 뭘까? 

   “몸이 아프기 시작하니까 내가 죽고 나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한 책을 쓸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들이 뭘 알겠습니까? 제대로 된 책이 나올 수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직접 내 얘기를 들려주어야겠다 싶었지요.” 

   그 누군가는 우선 자신의 아이들이었을 것이다. 저자 월터 아이잭슨은 6일 타임지 인터넷판에 일부 공개한 글에서 "잡스는 자신의 아이들이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책을 통해서나마 알게 해주고 싶어 했다"고 공개했다. 잡스는 아이잭슨과의 인터뷰에서 "일 때문에 아이들과 항상 함께하지 못했다"며 "아빠가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아빠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아이들이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한편 이 책의 말미에서는 “죽은 후에도 나의 무언가는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그렇게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 어쩌면 약간의 지혜까지 쌓았는데 그 모든 게 그냥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그래서 뭔가는 살아남는다고, 어쩌면 나의 의식은 영속하는 거라고 믿고 싶은 겁니다.” 라고 밝혔다. 평생 살아오면서 그가 쌓은 ‘약간의 지혜‘는 과연 무엇일까? 우선 그가 30년에 걸쳐 업계 전체를 뒤흔든 일련의 제품들을 살펴보자.

- 스티브 워즈니악의 회로 기판을 컴퓨터광 이외의 사람들도 사용할 수 있는 최초의 PC로 전환한 애플Ⅱ

- 가정용 컴퓨터 혁명을 불러오고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보급한 매킨토시

- 디지털 장착의 기적을 연 토이 스토리와 여타 픽사의 블록버스터들
 

 소매점 역할을 브랜드 정의로까지 확대한 애플 스토어

- 음악을 듣고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시킨 아이팟

- 음악 산업을 재탄생시킨 아이튠스 스토어

- 휴대전화를 음악, 사진, 동영상, 이메일, 웹 기기 로 전환한 아이폰

 - 새로운 콘텐츠 제작 산업을 만들어 낸 앱 스토어

- 태블릿 컴퓨팅의 문을 열고 디지털 신문, 잡지, 책, 동영상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 아이패드
 

- 콘텐츠를 관리하는 중심 역할을 컴퓨터에게서 빼앗고 우리가 쓰는 모든 기기가 막힘없이 동기화되도록 만든 아이클라우드

- 잡스가 자신의 가장 위대한 창조물이라고 여기며 상상력이 너무도 창의적으로 배양되고 적용되고 실행되어 지구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이 된 애플 879~880 페이지

 

   언급한 바와 같이 컴퓨터, 할리우드, 음악, 소매사업, 휴대폰 등 여러 산업분야를 창조적인 측면에서 판도를 전혀 새롭게 바꿔버린 것이 그가 말한 ‘약간의 지혜’일까? 그렇지 않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발견한 ‘스티브 잡스가 남긴 약간의 지혜’는 바로 인문학적 통찰력과 예술적 감수성,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과 결코 식지 않는 열정이었다  

1. 인문학적 통찰력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잡스는 대단한 인문학광이다. 평소 그는 “소크라테스와의 점심에 우리 기술 모두를 내놓겠다.”고 말할 정도로 인문고전을 사랑했다. 그는 고등학교 2~3학년 동안 지적으로도 꽃을 피웠다. 그는 전자공학에 광적으로 빠져 있는 반면, 문학과 창작에 몰두해 있는 부류의 교차점에 선 자신을 발견했다. “어릴 때부터 항상 저 자신이 인문학적 성향을 지녔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전자공학도 무척 맘에 들었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저의 영웅 중 한 명인 폴라로이드 사의 에드윈 랜드가 한 말을 읽었어요. 인문학과 과학기술의 교차점에 설 수 있는 사람들의 중요성에 관한 얘기였는데, 그걸 읽자마자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결심했지요.” 

   잡스는 인문학으로 유명한 리드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그곳은 미국에서 등록금이 가장 비싼 곳이었다. 양부모님이 모은 재산을 자신의 대학등록금으로 다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대학생활은 좋았지만 필수과목을 이수해야 하는 대학 시스템이 싫어 한학기를 마치고 자퇴했다. 하지만 그는 교정을 떠나지 않고 머물며 그가 듣고 싶은 강의와 서예(캘리그래픽)에 심취했다. 무일푼인 잡스는 친구들의 방바닥에서 잠을 잤고, 음식을 사기위해 되돌려주면 5센트를 주는 콜라병을 모으는 일도 해야 했다. 심지어 그는 크리슈나교 사원에서 일주일에 한번 주는 식사를 얻어먹기 위해 일요일 밤마다 7마일을 걸어다니기도 했다. 이 시기는 스티브 잡스에게 상징적인 의미를 주었다. “제가 만약 대학 시절에 그 수업을 접하지 못했더라면 맥은 그렇게 다양한 활자체와 비율에 맞게 공간이 할애된 폰트를 결코 갖추지 못했을 겁니다. 더욱이 윈도는 그저 맥을 모방한 것뿐이니까 어떤 퍼스널 컴퓨터에도 그러한 다양성이 담기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

   애플의 모토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이 책에서는 '다른 것을 생각하라'고 해석했다. 의미의 차이가 상당하다)이다. 기존 가전회사처럼 혁신을 기술에만 둘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사람을 감동시키는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평소 애플의 직원들에게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 고객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하며 소비자들에게 시장조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발칙하기 짝이 없는 이 말은 ‘소비자의 니즈를 찾고자 하는 포커스 그룹으로는 미래를 창조하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금까지 이러한 제품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고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내 방식이 아니다. 우리의 일은 고객이 욕구를 느끼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헨리 포드가 이렇게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고객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물으면 고객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람들은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그것이 내가 절대 시장조사에 의존하지 않는 이유이다. 아직 적히지 않은 것을 읽어 내는 게 우리의 일이다.“ 881 페이지-

  그렇다. 그는 평소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 고객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발칙하기 짝이 없는 이 말은 잘 새겨들어야 한다. 잡스는 소비자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를 찾고자 하는 포커스 그룹으로는 미래를 창조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한 말이다.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금까지 이러한 제품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불법복제 문제, 답은 인간의 소유욕망에 있다! 

   특히 잡스가 만들어낸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은 인간의 소유심리에 맞선 케이스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튠즈가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음반업자와 가수




들은 ‘불법복제’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만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문제는 인간의 소유욕망에 있다고 봤다.

   다시 말해 인간의 ‘소유욕망이 불법복제라는 인터넷 사생아를 낳는다‘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불법복제자들에게 헛된 양심에 의거해 구걸하지도 않았고, 그들을 적발해서 처벌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 대신 잡스는 처벌과 양심이라는 단선적인 틀에서 벗어나 더 나은 환경의 제공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해 ‘합법적인 다운로드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불법복제 음악파일을 받다 보면 음이 끊기거나 깨지고, 심지어 악성 바이러스까지 종종 감염된다. 공짜는 공짜인데 불필요한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는 단점이 있다. 잡스는 이를 잘 간파하고, 아이튠즈는 단돈 1달러에 채 10 초도 되지 않아서 다운을 받는 환경을 만들어 놨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공짜파일을 받자고 시간을 들여 불법을 저지를래, 아니면 단돈 1달러내고 합법적으로 깨끗한 파일 받을래?“라고 물었다. 당신이라면 뭘 하겠는가? 이것이 바로 잡스가 애플의 제품에 대해 인문학으로 바라본 시각이다. 그는 인문학이라는 렌즈를 끼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가면 사안을 바라보는 틀이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었다. 

   애플의 모토인 '다르게 생각하기'는 또한 잡스의 인문학적 통찰력의 소산이다. 이것은 애플의 비전과 안목에도 적용되었다. 그는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인 매킨토시를 내 놓고 “들어 올릴 수 없는 컴퓨터는 더는 컴퓨터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사무실 크기만 한 IBM 컴퓨터의 종말을 예고했다. 한편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아이튠즈는 음원을 불법복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파일을 전송할 뿐.”이라며 소송에서 승리해 음반사를 누르고 MP3 시장을 잠식했다. 그는 인문학으로 사람, 즉 소비자를 읽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2. 예술적 감수성

   잡스가 지향하는 디자인 철학의 핵심 뼈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말한 것으로 잘 알려진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는 말씀에 있다. 그 점에서 그는 기술의 대중 친화력을 중시한 기술의 미니멀리스트이다. 디자인에 대한 잡스의 광적인 집착을 말해주는 일화 한 가지. 암 투병 중이던 잡스. 그는 의사가 자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신의 얼굴에 산소마스크를 씌우자 이내 그것을 벗겨냈다. 이유는 마스크의 성능도, 마스크를 쓰기 싫어서도 아니었다. 마스크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었기 때문이다. 잡스는 의사에게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이 마스크는 쓰기 싫다"며 "다섯 개를 더 가져오면 내가 고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손가락에 끼운 산소모니터의 디자인을 두고도 "너무 볼품없고 복잡하다"고 불평했다.

  한편 잡스는 “디자인은 형태가 아니라 기능이다.”라고 말했다. 잡스에게 디자인은 장식이 아니라 제품의 작동 방식이라는 뜻이다. 그는 천 마디 말보다 직접 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그가 생각하는 위대한 제품은 ‘아무런 군더더기의 말이 필요 없는 제품’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그의 집착에 대한 일화 또 한 가지.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내부의 부품배치를 보면서 이런 저런 평가를 내렸다. 그러자 이에 화가 난 개발자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누가 PC 보드의 모양까지 신경 씁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 하는 것이지 아무도 PC보드를 꺼내보지 않는다고요.” 이에 스티브 잡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본다고. 비록 그것이 케이스 안에 있다고 할지라도 나는 그것이 가능한 한 아름답기를 바라. 위대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롱 뒷면에 형편없는 나무를 쓰지 않아.” 로마 시스티나 성당 천장 벽화의 구석진 부분을 정성스럽게 그릴 때 “누가 안다고 그렇게 고생해가면 그리는가?”는 친구 말에 “내가 알지.”라고 대답한 미켈란젤로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3.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스티브 잡스는 2010년 신형 아이폰 발표회장에서 “우리는 인간입니다. 우리는 실수를 합니다. 우리는 실수를 빨리 알아내죠. 바로 그것이 우리가 세상에서 고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최고의 회사가 된 이유입니다.” 라고 말했다. 잡스는 애플이 만들어내는 제품들은 ‘돈을 긁어모으기 위한 제품’들이 아니라 ‘우주에 흔적을 남기기 위한 걸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잡스는 대체로 실패에 너그럽다. 수정하기만 하면 더욱 완벽해지기 때문이다.

   그는 애플 직원들에게 “절대로 타협하지 마라.“고 주문했다. 즉 ‘잘못된 제품을 출시하느니 일정을 어기는 게 낫다’는 뜻이다. 잡스는 ”출시 전까지는 완성된 게 아니다.“라고까지 말하며 직원들에게 완벽한 제품을 만들도록 닦달했다.

   잡스는 또한 직원들에게 “여정 자체가 보상이다.”는 말을 자주 했다. 그는 애플의 컴퓨터를 만드는 팀들이 고귀한 임무를 맡은 특별 부대라고 자주 강조했다. 그래서 ‘여정 자체가 보상‘이라는 말의 뜻은 까다로운 잡스의 끝도 없는 요구를 들어가며 제품의 완벽성을 위해 만들었다가 고치기를 반복하는 직원들이 언젠가 모두 함께 보낸 시간을 돌아볼 때, 고통스러웠던 순간은 잊어버리거나 웃어넘길 것이고 그 때를 황홀했던 절정기로 여기게 될 거라는 의미였다.
   1998년 잡스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끊임없이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예술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밥 딜런과 피카소는 언제나 실패의 위험을 감수했습니다.”라고 말했다.아울러 그는 끊임없는 노력이 결국 혁신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혁신을 꾀하려면 언제나 끊임없이 밀어붙어야 한다. 밥 딜런은 그저 저항 가요나 계속 불러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는 발전을 꾀해야 핬고, 그리하여 1965년 일렉트로닉으로 변화를 시도해 발전을 꾀했다. (중략) 비틀스도 똑같았다. 그들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나아가면서 그들의 예술을 갈고 닦았다. 진화, 바로 그것이 언제나 내가 노력하며 시도한 것이다. 끊임없이 나아가야 한다. 딜런이 말했듯이 태어나느라 바쁘지 않으면 죽느라 바쁠 수밖에 없는 것이다.”

4. 결코 식지 않는 열정



   1985년 잡스가 애플에서 쫓겨난 후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언제나 애플과 연결돼 있을 겁니다. 내가 희망하는 건 오직 하나, 내 인생이 하나의 실이라면 애플과 엮여 짜여져 있었으면 하는 겁니다. 내가 애플에 없을 때도 있겠지요. 하지만 나는 언제나 (애플로) 다시 돌아올 겁니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12년이 지나 약속대로 돌아온 후엔 “위대한 제품을 만듭시다. 사람들이 응답해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애플에 대한 잡스의 열정을 느끼게 한다. 잡스가 애플에 몸담고자 했던 이유는 도대체 뭘까? “나는 무덤에서 이 나라 최고 부자가 되는 일 따위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매일밤 잠자리에 들 때마다 우리는 정말 놀랄만한 일을 했다고 말하는 것, 그것이 나에게 중요합니다.” 

   이러한 잡스의 열정에 대해서는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역시 극찬했다. 주커버그는 “일반적으로 회사들이 덩치가 커지면 싸움에만 급급한데, 잡스가 어떻게 조직을 뭉치고 이끄는 데만 집중할 수 있었는지 놀랍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애플이 자사의 살만 찌우는 것이 아니라, 업계를 이끄는 것을 넘어 세상을 바꿀만한 회사로 입지를 굳혀갔다는 것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책의 말미에 자신을 지금껏 이끈 원동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게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창의적인 사라들은 이전의 다른 사람들이 이룩해 놓은 것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고마움을 표한다. 나는 지금 사용하는 언어나 수학을 고안하지 않았다. 내가 먹는 음식을 직접 만드는 일도 거의 없으며 내가 입는 옷도 직접 만들지 않는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의 노고와 우리가 올라설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준 사람들의 성과에 의존한다. 그리고 우리 중 많은 사람들 역시 인류에게 무언가 기여하기를, 그러한 흐름에 무언가 추가하기를 바란다.

   이것의 본질은 우리가 각자 알고 있는 유일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우리는 밥 딜런의 노래를 쓰거나, 톰 스토파드의 희곡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능을 사용해 깊은 감정을 표현하고, 이전 시대에 이뤄진 모든 기여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그 흐름에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나를 이끌어준 원동력이다.” 

  이윤을 최대한 많이 남기는 제품이 아닌 인류의 마음을 흔드는 예술품 같은 작품을 남기고자 모든 열정을 쏟은 그는 CEO가 아닌 아티스트다. 그를 잃어 슬픈 이유는 더 이상의 예술품을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난 그에게서 죽음을 맞이하는 법을 배웠다. 그는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죽음은 어느 누구도 피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은 삶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낡은 것을 없애고 새로운 길을 내어준다.”

   그렇다. 나는 언젠가 죽는다. 하지만 삶의 유한함을 슬퍼하기엔 앞으로 만나야 할 오늘이 너무 많다는 것을 스티브 잡스를 통해 깨달았다. 그는 지난 2004년 초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앓았다가 극복한 후 깨달은 바에 대해 한 말이다.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은 머지않아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직시한 후에 내릴 수 있었다.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며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해도 지금 이 일을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질문에 ‘노’라고 대답하는 날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때야말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해야 할 순간이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영입한 후임 존 스컬리로부터 애플에서 해고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결코 좌절하거나 외도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자신만의 길을 끝까지 고수했다. 그리고 다시 애플에 복귀해 이전보다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스티브 잡스는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까지 현실에 굴하지 않고 오늘을 살았던 것이다. 나는 스티브 잡스로부터 ‘오늘을 사는 법’을 배웠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1월 15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이리더십 iLeadership - 애플을 움직이는 혁명적인 운영체제
제이 엘리엇 & 윌리엄 사이먼 지음, 권오열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CEO라면 '제품은 곧 나'라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 


   <아이리더십>은 잡스가 평소 ’나의 왼팔‘이라고 할 만큼 신뢰했던 인물이자 전 애플 부사장인 제이 앨리엇과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다룬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이미 여러 권 집필한 바 있는 윌리엄 사이먼이 쓴 책이다. 이 책은 올해 봄에 출간되어 꾸준히 주목을 받았던 책인데, 지난 10월 잡스가 사망한 이후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이라 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가 나왔음에도 이 책이 주목을 받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하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이해하게 될 것이다. 바로 애플을 움직이는 혁명적인 운영체제, ‘스티브 잡스 웨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제목은 Steve Job's way.

 

   애플에서 근무할 때 잡스의 최측근으로 있던 저자는 잡스가 갑자기 쓰러졌을 때 “만약 잡스가 애플을 떠난다면 애플은 어떻게 될까?”는 기자들의 질문에 끊임없이 시달렸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도 고민하게 되었고, 급기야 이 책을 쓰기로 결심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 제이 엘리엇은 지난 11월 9일 국내에 방한하기도 했는데, 이유는 전경련 국제경영원 CEO 조찬세미나 강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6-7개월 전에 출간된 책을 홍보하기 위해 왔을까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서는 삼성과 애플의 소송 건에 대해 중재를 하러 왔다는 의견도 있었던 바, 사실 여부를 떠나 제이 앨리엇이 애플을 관둔 이후에도 그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잡스가 없는 애플”에 대해 뭐라고 했을까? “잡스를 대신할 인물은 없다. 하지만 애플에는 기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여러 기본 원칙들이 있기에 혁신의 선두를 지키고 번영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책을 통해 말했다. 실제로 그는 방한했을 때 기자들이 같은 질문을 했었을 때 그는 “스티브 잡스가 병으로 애플을 떠나있는 동안 팀 쿡 애플 CEO가 회사를 무난히 이끌어 온 만큼 3년에서 5년까지는 잘 이끌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삼성이 애플을 제치고 3분기 스마트폰 판매 1위를 달성한 것에 대해서 "판매대수가 애플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지 않다."며 "삼성의 판매대수가 앞섰다고는 하지만 같은 기간 얻은 매출과 이익을 살펴보면 애플이 훨씬 삼성을 능가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이 책에서 ‘조직의 운영체제(OS)’라고 정의하는 ‘아이리더십(i-Leadership)’의 핵심은 바로 제품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즉 공급자나 원가, 시장이나 마케팅 등의 비본질적인 것들을 염두에 두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누구나 갖고 싶은 것’을 상상하고 무조건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아이리더십(iLeadership)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우선 세계 최고의 소비자 입장이 되어 개발하는 ”제품 개발(Product Czar)", 그리고 창의적이고 예술적인 끼를 한껏 발산하는 직원을 뽑기 위한 인재 채용(Talent Rules)'이 있다. 기능 중심이 아닌 제품 기반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적 관점의 “조직문화(Team Sports)"가, 마지막으로 모든 소비자가 열광하는 갖고 싶은 제품을 만드는 ”브랜딩(Differnet View of Selling)"을 들 수 있다.

   그 중 제품 개발에 있어 잡스의 ‘완벽한 제품에 대한 열정’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여기서 저자는 “잡스야말로 세계 최고의 소비자다“라고 말한다. 즉 잡스가 소비자로서 만나고 싶은 제품만 만들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수가 아닌 소비자 모두를 위한 컴퓨터, 즉 퍼스널 컴퓨터를 만들고 싶어 매킨토시를 만들었고, 음악을 사랑하는 그가 어디서나 마음껏 음악을 듣고 싶다는 욕망 때문에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와 아이팟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휴대폰이 편리한 물건이지만, 너무나 무겁고 사용하기 어렵고, 예쁘지 않아서 이런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아이폰을 만들었다. 

   흔히 사람들은 잡스를 두고 엄격하고 강압적이며 냉혹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 모두는 그를 움직이게 하는 힘인 열정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제품에 대한 열정 때문에 직원들에게 폭군으로 비춰졌다는 것이다.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을 잘 말해주는 에피소드 하나. 잡스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열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진정으로 열정을 느낄 만한 뭔가를 찾기 전까지는 차라리 웨이터 조수나 그 비슷한 일을 하는 게 나을 겁니다.” 아울러 “성공한 기업가와 그렇지 못한 기업가의 차이 가운데 약 절반은 끈기”라고 이야기했다. 그 끈기를 있게 하는 것이 바로 열정인 것이다. 

   한편 잡스의 인재채용에 있어 ‘A급 인재 선별하기’를 고집했다. ‘A급 인재’란 최고의 인재를 말한다. 그 이유는 “B급을 고용하면 그들은 다른 B급과 C급들을 데려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자기 사람이 되면 그들을 진정으로 소중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들이 없었다면 위대한 성취도 없었을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잡스는 다양한 방법으로 인정과 감사, 그리고 보상 등으로 공로를 치하했다.

   예를 들면 최초의 맥 케이스 내부에 엔지니어링 팀원들의 서명을 넣게 했다고 한다. 마치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서명을 하듯 화룡점정을 했으니 기발한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맥의 구매자들은 케이스 안의 서명을 결코 보지 못하겠지만, 그리고 심지어 그것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겠지만, 잡스와 엔지니어들은 그 기쁨과 만족을 공유한 것이다.  이 밖에도 큰 공을 세운 직원에게 직접 찾아가 금일봉이 담긴 보너스를 전달하고, 납기일을 맞추느라 야근하는 공장을 찾아가 전 직원 모두에게 100달러씩 지급하는 등 보통 기업에서는 없는 매우 인간적인 면을 보였다고 한다. 잘 살펴보면 국내 기업인들에게서는 종종 발견하는 내용들이라 한편 신기하게 들렸다.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애플은 다른 대형 컴퓨터 체인들에 비해 유통 채널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었는데, 애플닷컴이라는 온라인 매장과 더불어 오프라인 애플 매장을 설치해서 반전을 만든 점이다. 애플스토어는 2001년에 처음 생겨, 2010년 가을 현재, 중국에 있는 매장을 비롯해 300개가 넘는 애플 매장이 풀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애플 매장의 성공에는 제품의 개념에서부터 제조와 판매 시점에 이르기까지의 전체 가치 창출 과정을 관리함으로써 애플을 ‘디즈니랜드의 하이테크 버전’으로 완성시킨데 있다.

   일반 매장과 좀 다른 점은 그곳은 일반 판매점이 아니라 제품 시연센터처럼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소비자가 구입하기 전에 직접 만져보며 마음껏 활용해 볼 수 있다. 아울러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애플 매장에 고용된 직원(애플 제품의 달인)들이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결제 역시 직원 모두 휴대용 신용카드 판독기를 가지고 있어서 줄을 서지 않고 그 자리에서 결재도 가능하도록 했다. 지금은 많은 판매매장들이 하고 있어 별다를 바 없지만, 애플스토어가 처음 시작했고, 이미 10년 전부터 시작했다는 것이 놀랍다.

   이 모든 것은 바로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꾸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이 센터를 ‘지니어스 바’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이러한 컨셉을 호텔 안내원의 서비스 같은 컨시어지 서비스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주목할 부분은 애플 매장의 전 직원은 애플 브랜드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고 애플의 가치를 수용하기 위한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영업사원이야말로 직접적으로 고객을 대하는 회사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온라인 채용 공고에서 “여러분이 보게 될 것 중 하나는 고객이 자신은 결코 할 수 없으리라 여겼던 어떤 것을 당신이 보여줄 때 환하게 밝아지는 고객의 얼굴입니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에 결코 싫증을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라고 밝히며 구직자들을 유혹했다. 여기서도 인문학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스티브 잡스는 이제 죽고 없다. 하지만 제2, 제3의 스티브 잡스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들은 수없이 많다. 과연 가능할까? 저자는 물론 가능하다며 책에서 몇 가지 원칙들을 소개한다. 이 원칙들은 제이가 잡스로부터 배운 원칙들이다. 그가 애플을 퇴사하면서 잡스로부터 배운 한 가지 질문이 있다면 바로 “이 기술로 뭘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이었다. 이후 그는 창업을 해 USB 드라이브 제품 미고mego를 만들었는데, 그때 잡스가 남긴 이 원칙들을 끝까지 지키려고 했다고 한다.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관여하는 프로젝트마다 열정적으로 뛰어들어라.

- 기회를 동력으로 삼고 그것을 활용하는 제품을 창조하라.

- 유능한 인재에게 늘 문을 열어놓아라.

- 설명서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제품을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라.

- 자신의 제품에 대해 스스로에게 정직하라.

- 제품이 당신과 당신의 특성을 반영하도록 하라.

-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성공 시 모두 하나가 되어 축하하라.

-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닫아걸어라.

- 자신의 이상, 현재의 성취 가능한 현실을 넘어서는 완벽에 대한 자신의 비전에 가까워지도록 계속 혁신하라.

   저자가 스티브 잡스에게 배운 또 하나의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 바로 자신의 비전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무엇이 소비자를 흥분시키는가?”를 질문함으로써 끊임없이 도전의지를 스스로 자극하는 것이다.

   저자는 ‘잡스의 길’ 즉 잡스 웨이는 한마디로 “비즈니스는 리더를 반영한다.”라고 말한다. 잡스는 리더들에게 제품을 만들고, 홍보하고, 마케팅하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에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진정성이 없다면 진실하지 않기에 소비자에게도 어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열정, 최고에 대한 집착, 위대한 브랜딩, 실수를 통해 배우겠다는 열린 마음이 없었다면 스티브 잡스의 그 모든 빛나는 성취는 한낱 꿈으로 사라지고 말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CEO인 잡스로부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애플 제품에 대한 잡스의 애정과 열정이었다. 

이 방송은 11월 15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7분 30초부터 이 책이 소개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마트 워킹 라이프 -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클라우드 컴퓨팅의 세계로
홍순성 지음 / 영진.com(영진닷컴)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스마트한 비즈니스 맨을 위한 나만의 모바일 오피스 꾸미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같은 기기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환경을 구축하고 약간의 의지력만 있으면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업무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만 이용하는 수많은 직장인들에게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스마트폰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고, 기업에서도 직원 간의 업무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학생이나 교수에게도 자룔르 수집하고 활용할 때 무거운 PC용 어플리케이션보다 스마트폰에 제공하는 가벼운 클라우드 앱 등을 이용해 작업을 할 경우 여러 가지 장점들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작업은 전문가들이 하는 어려운 작업이 아니라 조금만 관심을 가지게 되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더불어 알리고 싶었다.” 7 페이지

   저자 서문에도 잘 나타났듯 이 책<스마트 워킹 라이프Smart Working Life>(영진닷컴)은 한마디로 스마트한 비즈니스맨들을 위한 책이다. 일종의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활용 가이드’라 할 수 있는데, 주목할 점은 지금껏 출간된 아이폰, 갤럭시 등 스마트 폰이나 아이패드, 갤럭시 탭 등 태블릿 PC 등의 사용 방법을 적은 두꺼운 사용설명서가 아니라는 점이다. 

   우선 저자가 믿을만하다. 저자는 온라인에서 혜민아빠라는 닉네임으로 잘 알려진 홍순성이다. 개인방송인 홍스TV라는 블로그와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면서 생방송 인터뷰어와 비디오로거로 활동하고 있으며, 트위터와 아이패드가 국내에 소개되었을 때 <트위터 200% 활용 7일만에 끝내기>, <아이패드 200% 활용 7일만에 끝내기>(살림)라는 책을 낼 만큼 IT에 밝은 얼리어답터이자, 지금도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스마트 디바이스에 관련한 강의를 하는 전문가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2,000만 명에 육박할 정도라고 한다. 스마트폰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필수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지방 대학이나 관공서에 가서 특강을 할 때 ‘스마트폰’을 언급하며 소지하고 있는 사람을 물어보면 100명 중 다섯 명이 채 있을까 말까 했다. 하지만 상반기를 넘어가면서 절반 가량이 소지하고 있었다. 대단한 확산속도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스마트폰을 실제로 스마트하게 활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마치 좋다는 책은 죄다 사 놓고 다 읽지 않고, 서재에 꼽아두고 있는 많은 직장인들의 사정과 비슷하다. <스마트 워킹 라이프>는 그래서 생겨났다. 이 책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소위 ‘스마트 디바이스(Smart Device)’ 들을 업무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느냐(스마트 워크; Smart Work)를 알아보자. 

 

   스마트 워크는 쉽게 말해 거창하게 회사에서 구축해주는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가장 편리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바야흐로 제대로운 지식 노마드족, 유비쿼터스 시대가 온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출현한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등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으로 달라진 컴퓨팅 환경은 책상에 앉아 업무를 처리하던 시대를 지나 이동 중에, 커피숍에서도 업무를 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우선 포스트 PC의 시대 PC즉 퍼스널 컴퓨터의 시대는 가고,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린다. 그리고 ‘스마트 워크 시대’라 할 수 있는 오늘날을 살펴보고, 스마트 워크를 위해 준비해야할 것들, 그리고 스마트 워크들을 하나씩 알아보고 활용해 보고 있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구글앱스 즉 G메일과 구글 캘린더 구글 리더와 구글 알리미 등의 사용방법과 활용법, 그리고 클라우드 서비스인 드롭박스와 에버노트 그리고 유용한 어플리 케이션 들이다. 단순히 이론과 개요만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연락처와 일정관리, 메모 등 아날로그 업무 방식을 완벽히 대체하고 업무 생산성을 높여줄 수 있는 스마트기기의 실제 업무 적용 과정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그 밖에 스마트한 업무환경으로 가기 위해 개인과 기업이 갖춰야할 덕목들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다면, 우선 첫 번째로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서비스를 어떻게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IT 에세이로 꾸며졌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최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에버노트, 구글앱스 등 대표적인 클라우드 기반의 최신 앱들의 다양한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책 곳곳에서는 스마트 워크 사례와 스마트 워킹 라이프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인터뷰를 담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클라우드 일 것이다. 클라우드는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할 때 가장 필수적인 서비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 다른 기종의 디바이스 간에도 문서나 자료를 따로따로 저장하지 않아도 동일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종류로는 구글앱스, 에버노트, 드롭박스 등이 대표적인데, 저자는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각 클라우드 서비스별 실제 활용법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의 내용 중에 ‘스마트폰 활용은 앱의 개수와는 상관없다’는 글이 있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쓰는 사람들 대부분은 초반에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한 적이 있고, 거의 매일 무료 어플을 비롯해서 거의 매일 한 두 개 씩 구입하고 지우고 있다.

   사실 스마트폰 사용자의 앱 다운로드에 대한 관련 자료를 살펴보면 1인당 평균 11개의 앱을 다운로드하고 있다고 한다. 그 중 30%는 당일 삭제되며, 20일 이상 남아 있는 앱은 겨우 5%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고수들은 아주 다양한 앱을 사용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저자는 실제로 이들을 만나보니 자주 사용하는 앱은 10개 이하 정도라고 한다. 

   이제껏 스마트폰을 비롯해 어플 등을 소유하는데 만족했다면 이제부터는 활용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어플 중에는 개인적인 관심과 놀이의 측면을 떠나 자기계발과 업무에 실제로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정말 많기 때문이다.

한편 ‘클라우드는 중소기업의 업무 환경을 변화시킨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다면 어떤 면에서 업무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일까?

   우선 클라우드 서비스는 구축 형태에 따라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나눠진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개별 기업이나 특정 기관에 소속된 사용자를 위한 것이며, 퍼블릭 클라우드는 개인 사용자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다. 드롭박스와 유클라우드, 네이버 N드라이브 등은 대표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서 개인사용자들이 월 또는 년 단위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토리지 기반의 클라우드 서비스이다. 

   저자는 중소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되면 기업의 IT 자산을 더 이상 관리 유지에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실제로 퍼블릭 클라우드를 직접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의 말에 의하면 가격대비 클라우드 만큼 유용한 서비스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 기기 환경에 적합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별도의 인프라 관리 유지비용이 없이 직원들에게 교육만 진행하면 모든 것이 해결이 될 수 있다는 것. 클라우드로 인해 직원들의 스마트 기기 활용도가 높아지고, 더불어 기업차원에서 보면 전체적인 관리 유지비용도 과거보다 줄어들어 기업에게는 일거양득이 된다.

   이 밖에도 저자는 실제로 이 책을 ‘스마트 워킹’에 의해 제작했다고 말한다. 즉 스마트폰을 이용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등 자투리 시간을 할애해 원고의 초안을 정리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앱인 에버노트를 이용해 원고를 집필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구글리더(RSS) 등을 활용해 자료를 수집하고, 드롭박스 등 클라우드 앱을 이용해 자료를 정리했다고 하니 또 한 번 놀랍다. 

   책의 내용 중에도 자신이 어떻게 이 책을 만들었는가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직접 설명한 이유는 저자가 직접 일련의 작업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같은 기기들은 사용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환경을 구축하고 약간의 의지력만 더하면 업무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음을 입증하고 싶어서 였다고 한다. 

   이 책은 전형적인 실용서다. 거액을 들여 스마트 폰과 태블릿 PC를 구입해서 사용하고 계시는 여러분, 이제껏 이 비싼 물건들을 사용할 줄 알고, 즐기는데 활용했다면 이제는 내 업무와 자기계발을 위해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 

   저자는 지금도 전국의 대학과 공공기관, 그리고 기업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관련 디바이스와 애플리케이션의 활용법에 대해 강의를 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그런 전문가의 강의를 이 책 한 권을 배울 수 있으니 시간적 비용적 절약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프레젠테이션이나 컨텐츠 제작 툴, 각종 문서를 읽을 수 있는 리더 앱 등 모바일 오피스 환경에서 유용한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을 소개하고 있고, 책의 요소요소마다 스마트 기기를 업무에 적용시킨 실제 사례와 다양한 분야에 속한 경험자들의 생생한 인터뷰 등을 담아 활용도를 높여놨으니, 독자는 읽으며 자신의 디바이스로 실천만 하면 된다. 

   만약 그래도 이해가 어렵다면 아예 책의 맨 뒷장에서부터 시작하라. 이 책의 말미에 저자가 이 책의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직접 스마트 폰으로 촬영해 동영상 강좌로 구성해 QR코드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루쿠루‘로 QR코드를 찍어 그것만 살펴봐도 이 책의 절반 이상은 소화할 수 있다. 늘 말하지만 독서의 완성은 실천이다. 주말만 투자해서 독파한다면 스마트 워킹에 참여할 것이다.   

 

이 방송은 11월 08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의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 늦은 시작이란 없다 - 나를 기다리는 '진짜 인생' 찾는 법
한경희 지음 / 동아일보사 / 201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 진짜 인생을 위한 일을 찾아라!


   이 책<너무 늦은 시작이란 없다>는 주부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자 스팀청소기로 유명한 기업의 CEO 한경희가 쓴 책이다. 한경희생활건강의 ‘스팀청소기’라는 제품은 피로회복제가 박카스인 것처럼 스팀청소기의 대명사가 된 반면, 이를 발명한 발명가이자 회사의 대표인 저자는 전해진 바는 별로 없었다. 그 점에서 CEO인 저자가 밝힌 자신의 이야기와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고군분투기는 경제경영 독자들에게는 그 자체로 반갑다.

   고백하건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스팀청소기에 대해 ‘색다른 아이디어 하나 추가된 청소기’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한경희생활과학이 마켓 3.0을 준비하는 기업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경영 구루인 필립 코틀러는 미래의 시장을 마켓 3.0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미래의 시장인 마켓 3.0에 어울리는 기업은 사회문제와 지구온난화 환경 문제 등 소비자의 문제들에 해결하기 위한 아이템으로 직접 참여하고, 그 속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 점에서 스팀청소기는 청소기업계에서는 마켓 3.0을 향한다.

   미국의 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1년에 1인당 화학 세정제 소비량이 530 미터라고 한다. 병원과 관공서,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양이라고 하니 실제 화학약품 소비는 더욱 심각할 터. 그 점에서 스팀청소기는 스팀제품 사용으로 인한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한경희 생활과학의 모토는 “우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을 공급합니다.”로 스스로 사회 기여 기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 보자. 이 책은 단순히 여느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다룬 그저 그런 자서전이 아니다. ‘나를 기다리는 ’진짜 인생‘ 찾는 법이라는 부제가 말하듯 저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꿈이 있다면 늦지 않았으니 지금 시작하라! 고 독려하고 있다.

   저자인 한경희 사장은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성공의 의미에 대해 “무엇보다 기쁜 것은 ‘대박 나서’ ‘성공해서’가 아니라 비로소 ‘내 진짜 인생을 찾았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하는 주부였던 한씨는 어느 날 '불편한 걸레질을 편하게 할 수 없을까?‘ 하고 고민한 끝에 ’스팀청소기‘를 생각해내고 1999년 한영전기를 설립, 스팀청소기 생산에 뛰어들었다. 생활 속 작은 발견을 상품화해 연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중견 가전기업로 성장했고, 2005년에는 '한경희생활과학'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최근엔 주방용품, 화장품 사업에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한편 저자는 지난 2008년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한 '주목해야 할 여성 기업인 50인'에 선정되었고, 국내의 한 사회학자는 그녀를 ’남자도 걸레 청소를 하게 만든, 우리나라 남녀평등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여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알기로는 평범한 주부였던 사람이 발명품을 만들더니 기업을 차려 대박이 났다 정도였다. 하지만 직접 책을 읽어보니 저자는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 IOC 사무국 사무원, 호텔리어, 교육부 공무원을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 경험했던 커리어우먼이었다. 말 그대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직업들, 하지만 저자의 ‘헛헛한 허기’는 채울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직장인들이라면 한결 같이 느끼는 ‘내가 꿈꾸던 삶은 이게 아닌데...’하며 꿈과 현실사이에서 좌절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왜 하는가?” 하는 물음에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라고 대답하려니 원초적이다 못해 사바나 시대의 동물 같은 기분이 든다. “어럽사리 들어간 회사라서...”라고 대답하자니 새로운 도전이 두려워 애써 안주하려는 모습 같아 내 인생이 처량해 보인다. 대답은 여러 가지 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며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해도 지금 이 일을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질문에 ‘노’라고 대답하는 날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때야말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해야 할 순간이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라고 말한 스티브 잡스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원래 기회란 놈은 다 이뤘다고 만족하며 안주하는 사람에게는 찾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 한 사장에게 찾아온 기회처럼... 

   어느 날 스팀청소기 사업을 발견한 한 사장은 그 일이 ‘내가 가야 할 길’임을 알았다. 그 후 그녀는 남들 말하는 잘 닦인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가시밭길을 걸었다. 이후 숱한 실패가 그녀를 덮쳤고, 이를 무릅쓰고 거듭 도전한 끝에 결국 성공을 하였고, 그 때 맛보는 달콤한 성공의 단맛은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하는 순간이리라. 그녀의 성공스토리는 다른 기업가의 자서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저자가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있는 집 자식’이 아니라 99%의 우리와 같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더욱이 파란만장한 21세기의 첫 10년에 기업을 일으킨 보기 드문 자수성가형 인물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저자는 타고난 장사꾼도 아니고, 재벌가의 자녀도 아니었다. 오히려 작은 키에 툭 튀어나온 광대뼈의 외모에 부족한 언변, 게다가 그녀는 술도 못 마시는 체질이어서 사업하기에는 부적격한 콤플렉스 덩어리였다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고백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업을 위해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노력했고, 이윽고 경쟁력으로 거듭났다.

   예를 들어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는 아침에 한결 편하고 빠르게 예뻐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해서 화장품 사업을 하게 했고, 부족한 말솜씨 덕에 많은 독서와 강의 등을 듣는 학생이 되게 만들었다. 저자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나름의 콤플렉스가 있다며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로 갈음하는 것은 어떻게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대목은 저자가 전설적인 마케팅 전략가 앨 리스를 만난 이야기일 것이다. 저자가 미국 진출 이후 보다 체계적인 브랜딩 설계와 마케팅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앨 리스를 만났는데, 앨 리스는 비즈니스맨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인물, 전설적인 마케팅서 <포지셔닝>이라는 잭 트라우트와 함께 쓴 마케팅계의 입지적인 인물이다. 저자는 앨 리스와 3시간 정도 브랜드 컨설팅을 했다고 하는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앨 리스가 쌓은 수십 년의 지혜와 노하우를 압축적으로 전수받은 자리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왜 아니겠는가? 그 날 컨설팅에서 앨 리스는 한사장에게 실질적인 도움도 줬는데, 당시 진출 초기 스팀 청소기의 미국제품명이 Steam mop(스팀 대걸레) 였는데, 앨 리스가 바닥 살균 기능을 소비자에게 쉽게 인지시킬 수 있는 Flooa sanitizer(마루 살균기)로 고치라고 강권해 그렇게 했다고 한다. 이후 마루 살균기는 2008년 매출 100억 원, 2009년에는 300억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많은 경제경영서와 마케팅 전문가들이 쓴 유명한 책은 읽어봤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이러한 이론이 과연 현실의 문제를 얼마나 커버할 것인가?’ 회의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론가’라고 하면 ‘책상물림’같은 인상이 짙지 않은가. 하지만 저자의 말에 비추면 그것은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사업을 위해 직접 이런 대가를 찾아갔다는 대단한 용기였다. 더 놀라운 것은 저자가 앨 리스를 어떻게 만났는가 하는 점이다. 그녀가 취한 방법은 간단했다. 인터넷에서 그의 메일 주소를 알아내 이메일을 보내고, 답장으로 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어 통화해서 약속을 잡은 것이다.

   어느 날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책을 읽었는데, 그게 바로 <포지셔닝>이었다.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라는 대목에 반한 저자는 책을 모두 읽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인터넷으로 앨 리스의 이메일 주소를 찾아 자신의 회사가 미국 시장을 진출하게 된 내용과 제품에 대한 철학 등을 담은 정성스러운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앞선 이야기처럼 놀랍게도 답장이 왔고, 만나게 된 것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두 번씩은 경험하게 되는 일인데, 사업을 하는데 있어 ‘모르는게 생기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사장들이 직원들 몰래 점을 다 볼까?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진출 사업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열정, 그것이 한 사장을 마케팅의 대가에게 메일을 보내게 한 것이다. 사실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일터, 하지만 그렇게 행동하게 하는 열정과 용기는 아무나 낼 수 없다. 저자는 이처럼 때로는 고민할 시간조차 아껴 ‘미친 척’ 행동하라고 말했다.

   위대한 인물에게 위인전이 있다면 경영인에게는 자서전이 있다. 하지만 어쩌면 경영자(CEO)에게 있어 자서전을 쓰는 일은 영화 ‘풀몬티’의 주인공들처럼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성공스토리를 썼다고 하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자랑해야 하기에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놔야 하고, 저자로서는 자서전을 쓰기에 앞서 ‘과연 내가 자서전을 쓸 만한가?’ 하는 적당한 ‘염치(廉恥)’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서전은 불특정다수의 독자에 대한 일종의 커밍아웃이기에 출간 이후에도 자신이 글로 남긴 말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할 것을 종용받는다. 그래서 기업가들은 자서전을 낼 때 나름의 큰 의미를 두고 않는다면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최소한 그들이 저작권료를 위해 책을 내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국내 경영인의 자서전은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은 대충 책장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공들여서 읽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단 한 번밖에 그것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소설가 장 파울의 말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늘도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열중이다. 선택되어지기 위해 준비하는 청춘의 노력이 안쓰럽기만 하다. 한 번 뿐인 인생이, 청춘이 취업을 위해 시간으로 밖에 보낼 수 없을까?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래서 나를 기다리는 ‘진짜 인생’을 고민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고민에 어디 청춘들에게만 해당될까? ‘이건 아닌데...’ 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독자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