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속고 있는 28가지 재테크의 비밀 - 현 자산관리사가 폭로하는 금융사의 실체와 진짜 부자 되는 법
박창모 지음 / 알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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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해박한 지식이 아니라 나 자신에 대한 이해다!

   <당신이 속고 있는 28가지 재테크의 비밀>은 네이버 카페 ‘자산관리는 거북이처럼’의 운영자이자 자산관리자로 활동 중인 저자 박창모가 잘못된 금융업의 실체를 폭로하고 실제로 개개인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자산관리법을 알려준 책이다. 저자는 자산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금융상품에 관한 해박한 지식이 아니라, 사람, 즉 나 자신에 대한 이해라고 말한다. 아울러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돈에 대한 통제력을 높이고 거북이처럼 천천히 한 걸음씩 저축금액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었던 재테크 지식은 우리를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월급을 타면 무조건 4개의 통장에 나눠서 넣어야 한다든가, 0.5퍼센트라도 이자율이 높은 저축은행을 찾아다녀야 한다, 또는 은퇴준비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개인연금에 가입해야 한다는 등 마치 재테크의 기본처럼 여겨지는 것들에 대해 저자는 이러한 재테크 상식들은 무용지물이며 오히려 서서히 우리 자산을 갉아먹을 수 있다고 단언한다. 



   그렇다. 이 책은 그 동안 부자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할 것으로 알려져 있던 재테크의 정설들을 하나하나 뒤집고 있다. 빛 좋은 개살구인 비과세 저축보험은 사실 빛 좋은 개살구와 같고, 보험사의 무료 재무설계는 사실 치밀하게 짜여진 고도의 영업전략이고, 연금저축보험은 사업비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식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금융기관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게 될 겁니다. 그렇다고 고발에서 그친다면 이 책이 무슨 소용일까? 저자는 그 대안으로 현금흐름 관리에 대한 비결부터 종잣돈 마련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 동안 오해하고 있었던 적금금리와 수익률, 유리한 대출 등 우선순위를 따져 똑똑하게 자금을 불려갈 수 있는 비결 등을 알려준다. 

   “얼마를 모아야 종잣돈이라고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답은 없다.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최소한 ~만 원 이상’은 모아야 종잣돈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종잣돈다운 종잣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첫째,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이라는 것은 금액과 기간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테면 1년 동안 1,000만원을 모으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그러면 한 달에 최소한 83만 원은 저축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둘째는 종잣돈의 목표가 현실적이어야 하는 동시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실성과 성취감은 둘 다 중요하지만 서로 묘한 관계다. 현실적이라는 것은 현재 수입과 지출을 고려할 때 충분히 저축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77-78 페이지

   저자는 우선 종잣돈은 구체적이고, 성취감을 느낄 정도여야 한다. 재테크하면 가장 먼저 꺼내는 이야기가 종잣돈인데, 우선 재테크를 하려면 어느 정도 투자금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종잣돈이다. 이 종잣돈은 적당한 액수이어야 한다. 성인이 되어서 100~200 만원을 가지고 재테크를 한다고 말하면 우스을뿐더러 재테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목돈을 만들기 위한 기초 자금이 되기 위해서는 종잣돈을 계획할 때부터 신중해야 한다. 종잣돈의 목표가 너무 적으면 너무 쉽게 달성하기에 별다른 감흥을 느낄 수 없게 되고, 목표가 너무 높으면 중간에 지쳐버려 실패하게 된다.

   종잣돈을 모으는 일은 칙센트미하이 교수가 말하는 몰입과 비슷하다. 사람이 몰입을 하려고 해도 너무 쉬워도 안 되고 너무 어려워도 안 된다. 어렵긴 하지만 결국 달성할 수 있을 만큼의 난이도를 만나야 사람들은 쉽게 몰입하게 된다. 그 점에서 종잣돈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종잣돈의 규모는 사람마다 다르다. 사람마다 직업이 다르고 업무가 달라 급여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지출성향도 다르기 때문에 10인 10색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종잣돈은 재테크의 첫걸음이다. 이 말은 종잣돈을 마련하면 재테크는 시작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편 일단 목표로 했던 종잣돈 마련에 성공하게 되면 이미 돈을 모으는 즐거움을 깨닫기도 한다. 그래서 한층 돈을 모으기가 쉬워진다. 

   “사람들은 수익률에만 집중할 뿐 지출통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간과하곤 한다. 특히 종잣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지출을 줄이는 것이 놀라운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도 모른다. 더도 말고 지출을 10퍼센트 줄일 때를 가정해 보자. 지출을 10퍼센트 줄이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세후 월 200만원을 받는 사람이 수입의 50퍼센트인 100만 원을 저축한다면, 이 경우 지출의 10퍼센트를 줄여 저축을 늘리면 저축금액이 100만원에서 110만 원으로 늘어난다. 그런데 이 10만원을 원금이 아닌 이자로 보자는 뜻이다. 기존에 100만 원씩 저축할 때의 이자에 매달 10만 원씩 아낀 돈을 포함시키면 실질수익률은 연 13.0퍼센트, 정기적금 금리로 환산하면 무려 연 28.4 퍼센트에 달한다. 놀랍지 않은가? 물론 투자를 통해서 이 수익률을 달성했다면 더욱 좋겠지만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이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99-100 페이지

   종잣돈을 빨리 모으려거든 지출을 줄여야 한다. 종잣돈을 마련하려면 무조건 저축을 해야 하는데, 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위험은 없는 상품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돈을 모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만큼 돈을 많이 벌면 되는데, 이 역시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빨리 종잣돈을 모으고 싶다면 지출을 줄이는 수밖에 없다.

   우리의 지출은 자세히 살펴보면 마치 손에 모래를 쥔 것처럼 나도 모르게 흐르듯 흩어지는 지출이 알게 모르게 많다. 예를 들어 통신요금을 이중삼중 내는 경우도 있고, 습관적으로 지출이 많은 경우도 있다. 잦은 외식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음주와 폭식, 심지어 은행 수수료나 공과금 연체료 등 조금만 통제한다면 걸러낼 수 있는 지출은 또 다른 수입과 같다.

   그렇다. 지출통제란 구두쇠처럼 아예 안 쓰는 것이 아니라 적게 쓰고 절약하면서 지출을 줄이고 저축금액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면 웬만한 수익률 높은 투자상품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요즘처럼 수익률이 불확실한 때가 또 없다. 이러한 불확실한 수익률에 기댈 것이 아니라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지출통제에 집중하라고 저자는 말한다. 종잣돈을 모으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 수익률보다는 얼마나 저축을 했느냐일거라고 저자는 덧붙였다. 

  “적립식투자 역시 이론이 간단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종종 실패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첫째는 개인 성격 탓이다.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투자라는 심리게임에서 지는 것이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야말로 투자의 절대 진리인 것이다. 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경우는 없다. 만약 존재한다면 그건 99.99 퍼센트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이유는 펀드투자금의 성격 때문이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여유자금일수록 마음이 가벼워진다. 사실 관점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적립식투자에서 수익률이 -10퍼센트, -20퍼센트 이렇게 하락하는 것은 오히려 기뻐해야 할 일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코스트 에버리지 효과로 더욱 저렴하게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정을 심하게 받을수록, 주가곡선이 심하게 요동칠수록 적립식투자의 결과는 좋게 나타난다.

   마지막으로 투자 실패의 근본 원인은 탐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탐욕으로 인해 여유자금이 아닌 돈으로 무리하게 투자를 하게 되면 적립식투자를 실천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에 시달리게 된다. 투자를 통한 수익의 본질은 위험을 감수한 대가라고 생각하라.“

188~190 페이지

   저자는 한마디로 적립식펀드투자는 여윳돈으로 하라고 말한다. 마치 나를 두고 하는 소리같다 뜨끔했다. 남들이 가입하기에 따라서 적립식 펀드에 가입했다가 환매를 했던 적이 몇 번이나 된다. 그런데 이 글을 읽어보니 일희일비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워진다.

   저자는 적립식펀드투자는 ‘물타기’ 거래방식이므로 놔두면 벌 수 밖에 없으니 가급적 환매를 하지 말라고 권유한다. 주식투자에는 ‘물타기’라는 거래방식이 있다. 주식을 살 때는 주가가 떨어짐에 따라 사는 수를 늘리고, 팔 때는 주가가 오름에 따라 파는 수를 늘리는 방식이 물타기다. 주식투자에 있어 물타기는 주가가 계속 올라가면 엄청난 수익을 얻는 반면, 반대로 주가가 계속 하락하면 손해는 큰폭으로 하락해서 결국 깡통계좌가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물 타기는 망하는 지름길이다…라고 말하며 만류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적립식투자의 기본 원리는 물타기와 엇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물타기는 매수량을 늘려가는데 비해, 적립식투자는 항상 같은 금액으로 주식을 산다는 정도일 것이다. 우리가 적립식투자를 하는 이유는 물타기 전략처럼 평균매수가격을 낮추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다른 말로 매입단가 평준화효과 혹은 코스트 에버리지라고 말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적립식투자는 시스템적으로 볼 때 수익률이 얼마나 높으냐의 문제일 뿐 결국 수익이 날 수 밖에 없는 시스템. 하지만 투자자들이 적립식 펀드에 실패하는 이유는 투자금이 여유자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유자금이라야 오랫동안 운영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데, 얼마 되지 않아 환매해야 하거나, 수익률이 줄어들면 남은 수익마저 잃을까 환매하게 된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상품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남들처럼 좋은 수익을 얻을 수 없게 된다.

   저자는 투자를 시작할 때는 위험을 인정하고 이를 즐기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투자금은 잃어버려도 큰 타격이 없는 여유자금이어야 한다. 만약 수익률이 -1퍼센트만 되어도 가슴이 콩닥거리고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면 차라리 투자에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 더 낫다. 돈 몇 푼 벌려고 하다가 심장이 상해 치료비가 더 들기 때문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와 같은 금융산업은 구조적인 모순이 가득찬 착취산업이라고 단언한다. 끔찍한 말 같지만, 살펴보면 당연한 말이다. 금융기관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고, 그 이익은 고객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현금 흐름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종잣돈을 모으고, 모은 종잣돈을 불려나가기 위해서는 금융기관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러므로 금융기관을 이용하되 최대한 똑똑하게 생각하고 현명하게 판단하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이 책이 있는 이유 역시 그 때문이다. 아직도 금융기관에서 추천하는 상품에 가입하거나 재무설계를 받아 그대로 이행하는 것이 최선의 재테크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다시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남들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재테크 공부의 시작에 이 책은 무리가 없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1월 1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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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절대지식 - 모든 시장의 모든 투자자를 위한 성공원칙
브렌트 펜폴드 지음, 정진근 옮김 / 에디터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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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을 알고 극한의 역경을 대비해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하라!

 

   <주식투자 절대지식>은 기관투자자로 활동했던 27년 경력의 프로 트레이더 브렌트 펜폴드가 성공 매매를 위한 보편적인 투자원칙들을 제시한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주식에 입문하는 투자자가 매매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준비하고 깨달아야 하는 사실들을 조목조목 짚어주고 매매를 이루는 세 기둥인 자금 관리, 매매 전략,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 자세하게 알려준다. 아울러 세계 최고로 꼽히는 프로 트레이더들의 주식투자에 대한 조언들을 한데 모았는데 이 부분이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저자는 ‘90%의 개인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이유는 ‘무지하고, 잘 속아 넘어가고, 게으름을 피우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또한 ‘매매는 기본적으로 해병대 캠프와 같아서, 성공적인 매매야말로 당신이 시도했던 어떤 일보다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주식투자에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시장의 쓴 맛을 보는 ‘개미’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이 책에서 그는 주식에 입문하는 투자자가 매매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준비하고 깨달아야 하는 사실들을 조목조목 짚어준다. 또한 매매를 이루는 세 기둥인 자금 관리, 매매 전략, 그리고 심리적인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충분히 공부하고 생각하기도 전에 시장에 발부터 담그고 보는데, 정작 매매는 가장 나중에 해야 하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매매 계획을 설계하는 방법, 효과적인 매매 전략을 판별하고 만들어내는 방법, 성공적인 자금 관리 전략, 매매의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이해 등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을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시장의 마스터’들이라고 불리는 성공한 투자자들, 그리고 세계 최고로 꼽히는 프로 트레이더들과의 흔치 않은 인터뷰가 이 책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각각의 조언들은 투자원칙들의 신뢰를 돕는다. 

“극한의 역경은 시장의 제1법칙으로, 다음과 같다. 즉, “시장은 모든 투자자를 실망시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는 것이다. 당신은 이 말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다시 반복한다. 시장은 모든 투자자를 실망시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한다. 시장은 당신의 앞길에 가능한 모든 장애물을 던져 놓는다 매매라는 것이 비교적 간단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리고 극한의 역경은, 당신이 자신의 모든 행동과 모든 매매를 의심하게 함으로써 매매를 최대한 어렵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극한의 역경은 시장이 모든 참여자에게 부과하는 규율을 나타낸다. 시장은 극한의 역경을 통해 힘없는 다수에서 힘 있는 소수로 돈이 옮겨가도록 강요한다. 매매가 그렇게 쉽다면, 모든 사람이 매매를 하고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었을 것이다.“ 74쪽

   이 말은 ‘시장은 투자자 모두 ‘한 명의 예외 없이 극한으로까지 몰고 간다’는 뜻이다. 그래서 투자자를 100% 실망감으로 가득한 인생을 만들어 준다. 극한의 역경은 돈을 잃거나, 벌었을 때 모두 우리의 매매를 온갖 상처로 가득한 것으로 만들고, 우리의 인생을 고통의 바다로 안내한다. 돈을 잃었을 때 우리는 상처를 받는다. 돈을 벌었을 때도, 우리는 좀 더 오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었더라면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까 후회하면서 상처를 받는다. 벌 수 있는 돈을 벌지 못했기 때문에 생각할수록 가슴이 아픈 것이다.

   이 밖에도 그럴듯한 이론을 연구하느라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부었는데도 불구하고 제도로 먹혀 들지 않을 때, 평판 좋은 투자설명회나 강연회를 듣고 거액을 투자했을 때, 등을 포함해 극한의 역경을 주식투자를 하는 순간 모든 투자자에게 찾아온다.

   이렇게 찾아오는 ‘극한의 역경’은 우리의 투자행동에 대해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슬픔을 경험하게 하는 비참한 존재인 투자자로서의 삶을 선택할 용기와 배포가 있는지 계속해서 우리를 시험한다. ‘극한의 역경’을 이겨내면 투자자로 남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투자할 수 없는 것이다. 

   “성공적인 매매를 위한 원칙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매매에 있어 세 개의 기둥이 있다는 것이다. 매매를 위한 세 개의 기둥은 자금관리, 매매관리, 심리적인 문제이다.

이것들은 실제 매매에서 너트와 볼트 같은 역할을 한다. 성공한 투자자가 되려는 당신의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면, 그 성공이 은행 통장에 쌓이는 돈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매매를 위한 세 개의 각 기둥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개발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앞에서도 계속 언급했듯이, 나는 이 중에서 자금 관리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며,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매매 전략, 심리적인 문제의 순서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적인 문제가 매매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하지만, 나는 그것이 자금 관리나 매매 전략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는 요인은 머릿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지함, 잘 속아넘어가는 것, 그리고 게으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72-173 페이지

   저자는 이 세 기둥이 실제 매매에서 너트와 볼트 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우선 자금관리. 자금관리는 파산 위험에 맞서 싸우는 핵심적인 무기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매매에서 우리의 목적은 생존이므로 적절한 자금 관리를 이해하고 적용해야 한다. 자금관리는 계좌자산의 규모, 리스크 허용 수준, 개별 매매 리스크의 고려여부, 시장의 변동성에 대한 고려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한 자금 관리 전략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략은 반나이팅게일 전략, 즉 여러분이 돈을 잃었을 때 더 전은 계약 수를 매매하고, 돈을 벌었을 때는 더 많은 계약 수를 매매하도록 요구한다. 다시 말해 매매에서 승리하고 있을 때는 포지션 사이즈를 늘리고, 실패하고 있을 때는 줄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매매전략. 매매전략은 우리의 탁월한 장점을 규정하고 시장과 관계를 맺는 데 대한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 전략은 여러분의 기대치를 얻기 위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표현한 것으로, 예비신호와 매매계획으로 나뉜다. 예비신호는 앞으로 가능한 지지선이나 저항선을 알아볼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매매계획은 예비신호로부터 어떻게 이익을 취할 것인가를 말해 준다. 또한 매매 계획은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지 손절매는 어떻게 할 것인지, 그리고 이익실현을 위한 청산은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하고 설명이 가능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마지막은 심리적인 문제이다. 심리적인 문제는 매매에서 생존하고 성공하는 데 있어 핵심이 되는 구성요소이자, 자금관리와 매매전략을 합해주는 연결고리와 같다. 때때로 희망, 탐욕 그리고 공포와 고통이 성공으로 가는 투자활동에 방해를 놓는다. 심리적인 문제는 이럴 때 우리들이 어떻게 하면 이런 감정들을 조절할 수 있는지 도와준다. 

“ <자신과의 약속>

탐욕 다스리기 매매에서의 나의 목표는 맞거나 틀리는 것이 아니고, 나의 투자자산을 적절한 기대치로 관리하는 것이다. 

투려움 다스리기 오늘 내가 매매한다면, 나는 손실을 볼 것을 예상한다. 그리고 나는 가장 긴 연속적인 손실과 가장 최악의 누적 손실을 경험할 것을 예상한다. 나는 가장 잘 잃는 투자자가 되어 장기적으로 승리자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오늘의 손실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 

희망 다스리기 오늘 손실을 볼지라도 나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왜냐하면 나의 매매 계획을 잘 지켜왔고, 나의 매매 전략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기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공포 다스리기 나는 나의 매매에 상실감과 고통의 경험을 채우기 위해 극한의 역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이 의도하는 것은 나의 투자자산을 바닥나게 해서 내가 더 이상 매매할 수 없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극한의 역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것의 능력을 알고 있다. 나는 그것이 주는 고통을 참아낼 것이다. 나는 인내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성공할 것이다.“ 455페이지

   이 글은 저자가 밝히는 ‘자신과의 약속’에 대한 글이다. 투자자라면 꼭 만나게 되는 두려움, 탐욕, 희망, 공포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이 글이 심리적인 장애물을 다스리는 데 도움을 준다며 이 글을 컴퓨터 모니터 앞에 붙여놓고 늘 읽는다고 본문에서 고백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잘 잃는 투자자’는 말이다. 두 번째 단락의 ‘두려움 다스리기’에서 ‘나는 가장 잘 잃는 투자자가 되어 장기적으로 승리자가 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오늘의 손실을 기꺼이 받아들일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여기서 ‘잘 잃는 투자자’는 <시장의 유령>이라는 책에 소개된 글이다. 옮겨보면 “올바른 방법으로 잃을 줄 아는 사람이 장기적으로 승자가 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좋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장의 손실이 싫어 손절매 시점을 옮기고 어떻게든 포지션을 유지하는 변명거리를 찾으며 자신을 정당화 하곤 한다. 저자는 지금 당장 손실을 보고 있다고 하더라도 투자 전략이 옳았다면 걱정하지 말라고 말한다. 지금은 요동칠 수 있지만 결국은 승리한다는 것이다. 전략을 세웠으면 믿어야 한다. 그리고 그 믿은 전략은 결국 잃더라도 올바른 방법으로 잃은 것이다. 이렇게 올바르게 잃을 줄 아는 투자자가 나중에는 승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단호하게 이렇게 말하죠. “90% 이상의 투자자들은 모두 돈을 잃는다.” 

   이 책에서 자주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극한의 역경’이다. 시쳇말로 말하자면 ‘깡통차고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를 말한다. 저자는 극한의 역경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라고 말한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알려주고 싶은 말은 아마도 ‘극한의 역경’을 알면 ‘겸손해 지기 때문’일 것이다. 겸손을 알면 극한의 역경을 인식하고 방어적인 태도를 유지한다면 고통을 참아내며 매매를 계속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될 거라는 것이다.

   트레이딩의 귀재라고 잘 알려진 커티스 페이스가 쓴 책 <터틀의 방식>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 ‘겸손함을 알면 내가 미래를 알 수 없고, 예측할 수 없고, 매매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결국 내가 특별한 사람이 아니므로 단순한 개념에 기초한 매매를 수용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 우리 인생살이에서도 겸손함이 필요하듯, 주식투자에 있어서도 겸손함은 필요한가 보다. 주식시장이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0월 4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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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신 스티브 잡스 - 세상을 일곱 번 바꾼 위대한 기획
김정남 지음 / e비즈북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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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7번 바꾼 잡스의 기획력!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기획력을 아이디어 발상법, 인재술, 개발 능력, 화술, 협상력, 마케팅 능력, 삶에 대한 통찰력 등 7가지로 나누어 집중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가 애플2 개인용 컴퓨터를 시작으로 매킨토시, 레이저라이터, 픽사,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통해 세상을 일곱 번 바꿔놓았다고 평가했다. 잡스는 이러한 큰 변화를 주도하면서 아이디어 제공은 물론 주위의 저항을 이겨내고 마케팅에서 협상, 자금 동원까지 모든 부분을 주도해 제품을 완성해 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생생한 일화와 치밀한 분석을 통해 이제껏 알지 못했던 스티브 잡스의 기획자로서의 역량을 발견하고, 스티브 잡스처럼 기획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오늘날은 시대를 앞선 획기적인 제품이 시장을 지배하는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요구되는 것은 창의적인 기획력이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기술력과 제조력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에 있지만, 그에 비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은 턱없이 부족하다. 바로 기획력이 부족한 때문. 저자는 ‘기획의 신’이라고 불리는 잡스의 기획력을 크게 일곱 개, 즉 아이디어 발상력, 인재술, 개발력, 화술, 협상력, 마케팅 능력, 그리고 삶에 대한 통찰력으로 나누어 살폈다.


   “스티브 잡스는 직원들에게 해군이 아니라 해적이 되라고 외치며 자신을 해적왕이라고 부른다. 해군은 무엇인가를 지키는 데 급급하지만 해적은 바다를 떠돌면서 무엇인가를 빼앗는 존재다. 남들과 다르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라는 의미를 담은 해적 정신은 매킨토시 개발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키워드가 되었다. 직원들은 ‘해적이 되자’라는 구호가 적힌 셔츠를 입고 다녔고, 자발적으로 회사 건물에 해적 깃발을 강조했던 해적 정신은 나중에 ‘Think Different’ 로 승화된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 부활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면서 ‘Think Different’를 강조했다.”

35페이지


   스티브 잡스는 타고난 반항아인지도 모른다. 개성이 강한 스티브 잡스는 4학년 때 담임이 된 테디 힐 여사 덕분에 좀 덜해지기도 했지만, 학창시절 자주 반항을 하면서 학교의 골칫거리였다. 심지어는 1960년대의 히피 문화에 빠져들기도 한다. 기성세대의 고정관념과 권위주의를 싫어하는 스티브 잡스는 한 때 불법적인 전화 해킹 도구인 블루박스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했다.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반항아적 성향은 고스란히 남아 애플의 기업 문화에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애플의 모토인 ‘Think Different’ 광고는 그것을 잘 설명해주는 예일 것이다. 이 광고에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피카소, 존 레논, 오노 요코, 밥 딜런, 무하마드 알리 등 세상을 바꾼 유명인들이 나오고 ‘여기 미치광이들이 있다’라는 자유시가 소개된다. 내용은 대충 이렇다.


여기 미치광이들이 있다.  

 

사회부적응자, 반항아, 말썽쟁이

네모난 구멍 속에 쑤셔 넣은 둥근 못 같은 사람들

세상을 다르게 보는 사람들

그들은 규칙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현재를 존중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들을 말을 인용하거나,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당신을 그들을 찬양하거나 비난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자유지만 단 한 가지, 당신을 그들을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세상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Think Different’ 광고의 핵심은 한때 미치광이 소리를 들었지만 결국은 세상을 바꾼 인물들이다 이다.

그 미치광이들 속에 스티브 잡스도 있는 셈이다. 
 


   “스티브 잡스가 기획을 잘할 수 있었던 것도 그 뛰어난 화술 덕분이다. 스티브 잡스에게는 현실 왜곡의 장이라는 무기가 있다. 현실 왜곡의 장이란 지금 현재 스티브 잡스와 함께 있는 곳이 회사 사무실일지라도 원하기만 하면 말을 듣는 사람들이 식당이나 교회에 있다고 믿게 만드는 뛰어난 능력을 빗댄 용어다. 그리고 기획에는 이러한 능력이 필요하다. 눈앞에는 없지만 그게 마치 우리 앞에 펼쳐져 있고 그것을 만들기만 하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팀원들에게 심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129쪽


   기획에 있어 탁월한 화술은 필수. 기획은 실체가 없이 아이디어만 있는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로 훌륭하게 표현해낼 수 있으려면 얼마나 말을 잘 해야 할지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다. 현실 왜곡의 장이란 말은 한마디로 ‘스티브 잡스가 말을 하면 그것들이 마치 눈앞에 보이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스티브 잡스의 뛰어난 화술에는 훌륭한 스토리 뿐 아니라 눈빛과 제스처, 말의 억양, 리듬, 크기, 속도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뤄서 완성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매혹적인 말재주의 핵심은 바로 ‘열정’이다.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에서 제품을 소개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그가 정말로 자신이 만든 제품을 사랑하고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이는 바로 제품개발의 최전선에서 진두지휘를 해서 만들어냈기에 신제품이 마치 자식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프레젠테이션에서의 그는 마치 사랑스런 자기 자식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어서 안달난 부모의 모습을 닮았다. 이러한 열정 때문에 그의 말은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이다.


   “애플이 제품을 만드는 원동력은 스스로 사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튠즈를 만든 것은 그들이 음악을 사랑했기 때문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만든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던 휴대폰이 사용하기에 너무나 불편하고 소프트웨어도 형편없으며 하드웨어도 별로여서 자신들이 사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애플에서 마케팅은 다른 화사와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스티브 잡스가 제품을 만들 때는 철저히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는 “내가 만약 고객들에게 원하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물어봤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은 좀 더 빠른 말이라고 대답했을 것”이라는 포드 자동차의 창업자인 헨리 포드의 말을 신봉한다.“ 203 페이지


   앞서 살펴본 것처럼 애플의 모토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이다. 이 말의 다른 의미는 기존 가전회사처럼 혁신을 기술에만 둘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사람을 감동시키는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 그래서 그는 직원들에게 평소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 고객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하곤 했다.

   발칙하기 짝이 없는 이 말은 소비자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를 찾고자 하는 포커스 그룹으로는 미래를 창조하지 못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금까지 이러한 제품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속에는 자신을 포함한 애플 직원들이 산업의 트렌드를 보는 눈을 믿는다는 의미도 숨어 있다. 스티브 잡스가 1998년 <비즈니스위크>지와 인터뷰한 내용에서 “애플직원들이 많은 연봉을 받는 이유는 그들이 소비자의 마음과 업계에 대해 통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할리우드, 음악, 소매사업, 휴대폰 산업을 창조적인 측면에서 판도를 전혀 새롭게 바꾸었다. 그를 표현하는 데 있어 기술자 즉, 엔지니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아티스트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를 일러 세계 최고의 기획자라고 말한다. 그의 사망 소식을 우리가 아쉬워하는 이유 중에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새로운 제품을 만날 수 없을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그가 아니면 불가능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의 창조력의 근본에는 ‘기획력’이 숨어 있다.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조력을 꿈꾸는 독자라면 일독할 만하다. 세상을 일곱 번 바꾼 스티브 잡스의 위대한 기획력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화면은 10월 18일 팍스 TV - 재테크 다이어리에서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방송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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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자 스티브잡스를 말하다 -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적 통찰력과 예술적 감수성
이남훈 지음 / 팬덤북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할 수 있다면 애플의 모든 기술을 걸겠다!
  

 

   스티브 잡스가 지난 10월 6일, 5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잡스는 지난 2003년 췌장암 수술과 2009년 간 이식 치료를 받았고 올해 초 3번째로 병가를 낸 바 있고, 지난 8월 24일에는 “나는 평소 애플 CEO로서의 책임과 기대를 더는 충족하지 못하는 날이 온다면 사임의사를 이사회에 처음 밝힐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시점이 온 것 같다”며 애플 CEO직의 사임하고 일상적 경영업무에서 손을 떼고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두 달여가 지나서 운명을 달리했다. 

   그의 죽음을 두고 구글의 두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는 “잡스가 이룩한 업적과 그의 비전과 리더십이 자신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한 그의 사망소식은 웬만한 나라의 대통령의 서거보다 더 크게 다뤄졌는데, 지금까지 전 세계가 그의 죽음을 추모하고 있을 정도다. 한편 지난 10월 5일 아이폰 4S가 출시되었는데, 팀 쿡이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만 해도 특별한 기능이 없어 소비자들이 시큰둥했었는데요, 다음 날인 6일, 잡스의 사망 이후 ‘그가 남긴 마지막 유작’이라면서 예약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지금껏 스티브 잡스라는 거인이 있어 그의 어깨를 통해 IT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  

  21세기 첫 10년은 ‘스티브 잡스의 10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애플은 아이팟을 시작으로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내놓으며 전세계를 상대로 말 그대로 잭팟을 터뜨렸다. 애플의 성공에 세상이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해당 제품군의 표준이 된다는 점이다.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시장이 휴대전화의 패러다임을 바꾼 것처럼, 아이패드라는 하드웨어는 기존 소프트웨어 시장은 물론 영상, 음악, 게임 등의 유통 구조에 변화를 일으켰다.  

   이러한 애플의 성공에 힘입어 스티브 잡스는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뽑은 ‘이 시대의 CEO’에 선정되었고, 스티브 잡스가 복귀하던 1996년만 하더라도 몰락의 위기에 있던 애플은 현재 시가총액은 약 3840억 달러로 세계 최대 시가총액을 보유한 기업으로 일궈냈다. 쉽게 말해 최근 10년은 잡스가 쥐락펴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바, 그래서 그의 부재가 더욱 안타깝고, 소개하는 책 <CEO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자 스티브 잡스를 말하다>(팬덤북스)가 더욱 새롭게 느껴진다. 

 


   원래 잡스의 첫 자서전 <스티브 잡스>(민음사)는 오는 11월에 출간 계획중이었다. 하지만 그의 갑작스러운 사망이후 자서전이 한 달 먼저 당겨졌고, 지난 주 확인된 바 예약주문만 해도 65,000부에 달한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먼저 살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 시중에는 스티브 잡스와 애플에 관한 책이 수십 권 나와 있지만 그 책들은 잡스의 외형이나 업적 등에 집중하는 경향이 거의 대부분, 잡스의 내부 즉 인사이트를 들여다 본 책은 그리 많이 않다. 그 점에서 이 책 <CEO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자 스티브 잡스를 말하다>는 CEO 뿐 아니라 인문학광 스티브 잡스를 들여다 본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이유는 또 있다. 지난 9월 국내에 애플과 스티브 잡스에 대해 깊은 관심이 쏠렸었는데, 다름 아닌 ‘인문학이 경영을 바꾼다’는 삼성경영연구소의 보고서 때문이었다. 

   이 보고서는 “소비자가 아이폰과 페이스북에 열광하는 이유는 첨단기술과 새로운 기능 때문이 아니라, ‘단순하고 편하고 재밌는 것을 원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를 만족시켰기 때문”이라며 “기업 간 기술 및 가격 차별화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문학이경영의 새로운 돌파구로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성공이 인문학이 학문으로서만 아니라 산업현장에서 실제로 쓸모 있음을 국내 경영계에 일깨워 준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스티브 잡스는 실제로 아이패드2의 출시를 위한 설명회 연설에서 “우리가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은 우리는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교차점에 있고자 했다. 기술과 인문학, 이 두 가지의 결합이 애플이 일련의 창의적인 제품을 만든 비결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잡스는 평소에도 “애플의 DNA에는 기술뿐 아니라 인문학이 녹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애플과 잡스에 대해 관심을 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바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은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드러난 외형적 사실에 주목할 뿐 그들이 있게 한 '무엇WHAT'과 ‘어떻게HOW?'는 살펴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잡스의 애플 제품에는 어떤 인문학적 DNA가 들었을까?

이 책은 제목처럼 경영자 잡스가 아니라 인문학자 잡스를 살폈다. 저자는 저널리스트 출신의 경제경영 전문작가인 이남훈인데, 저널리스트답게 잡스의 육성이 담긴 다양한 인터뷰 자료를 통해 스티브 잡스의 인문학적 통찰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잘 찾아냈다. 

   우선 잡스는 대단한 인문학광이다. 그는 “나에게 리드 대학교의 고전 100권 읽기 프로그램은 굉장한 도움이 됐다.”고 말할 만큼 그는 학창시절부터 인문고전을 즐겨 읽었다. 또한 “소크라테스와의 점심에 우리 기술 모두를 내 놓겠다.”며 인문고전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인문학으로 유명한 리드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양부모님이 모은 재산을 자신의 대학등록금으로 다 썼다는 사실을 알고 곧바로 대학을 중퇴했다. 하지만 그는 교정을 떠나지 않고 머물며 그가 듣고 싶은 강의와 서예에 심취했다. 무일푼인 잡스는 친구들의 방바닥에서 잠을 잤고, 음식을 사기위해 되돌려주면 5센트를 주는 콜라병을 모으는 일도 해야 했다. 심지어 그는 한 사원에서 일주일에 한번 주는 식사를 얻어먹기 위해 일요일 밤마다 7마일을 걸어다니기도 했다.

자칫 슬픈 이야기 같지만 잡스는 이 시절을 두고 “그 시절 내가 만일 대학의 그 과목을 듣지 않았다면 맥 컴퓨터는 결코 다양한 서체를 가진 컴퓨터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고 고백했다.  

   책 본문을 살펴보면 잡스의 인터뷰 내용들 곳곳에 그의 인문학적 통찰력이 숨어 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것은 제품을 만들기에 앞서 ‘포커스 그룹’ 다시 말해 소비자에게 어떤 제품이 좋을지 묻지 않았다는 점이다. 소비자에게 묻지 않고 그런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었을까? 애플의 모토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다. 이 말의 의미는 기존 가전회사처럼 혁신을 기술에만 둘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사람을 감동시키는 혁신을 일으켜야 한다는 뜻이라고 잡스는 말이다.

   그렇다. 그는 평소 “고객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 고객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발칙하기 짝이 없는 이 말은 잘 새겨들어야 한다. 잡스는 소비자를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니즈를 찾고자 하는 포커스 그룹으로는 미래를 창조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한 말이다. 다시 말해 스티브 잡스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는 제품이 아니라 소비자가 ‘지금까지 이러한 제품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제품을 만들어서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다르게 생각하기'는 애플 제품들의 비전과 안목에도 적용되었다. 최초의 퍼스널 컴퓨터인 매킨토시를 내 놓을 때 잡스는 “들어 올릴 수 없는 컴퓨터는 더는 컴퓨터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사무실 크기만 한 IBM 컴퓨터의 종말을 예고했다. 또한 아이팟을 출시하면서 “아이튠즈는 음원을 불법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파일을 전송할 뿐.”이라며 소송에서 승리해 음반사를 누르고 MP3시장을 잠식했다. 

   특히 잡스가 만들어낸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은 인간의 소유심리에 맞선 케이스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튠즈가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음반업자와 가수들은 ‘불법복제’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만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잡스는 문제는 인간의 소유욕망에 있다고 봤다.

다시 말해 인간의 ‘소유욕망이 불법복제라는 인터넷 사생아를 낳는다‘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는 불법복제자들에게 헛된 양심에 의거해 구걸하지도 않았고, 그들을 적발해서 처벌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 대신 잡스는 처벌과 양심이라는 단선적인 틀에서 벗어나 더 나은 환경의 제공이라는 새로운 인식의 틀을 제공해 ‘합법적인 다운로드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했다.  

   예를 들면 이렇다. 불법복제 음악파일을 받다 보면 음이 끊기거나 깨지고, 심지어 악성 바이러스까지 종종 감염된다. 공짜는 공짜인데 불필요한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는 단점이 있다. 잡스는 이를 잘 간파하고, 아이튠즈는 단돈 1달러에 채 10초도 되지 않아서 다운을 받는 환경을 만들어 놨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공짜받자고 시간을 들여 불법을 저지를래, 아니면 단돈 1달러내고 합법적으로 깨끗한 파일 받을래?“라고 물었다. 당신이라면 뭘 하겠는가? 이것이 바로 잡스가 애플의 제품에 대해 인문학으로 바라본 시각이다. 그는 인문학이라는 렌즈를 끼고 사람들의 마음속에 들어가면 사안을 바라보는 틀이 달라진다는 걸 보여주었다. 

  한편 애플빠들 다시 말해 애플 매니아들은 스티브 잡스를 두고 “그는 엔지니어가 아니라 아티스트 였다.”라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스티브 잡스가 가진 심미안審美眼 때문이다. 그는 평소 “디자인은 형태가 아니라 기능이다.”라고 말을 하곤 했다. 그는 디자인은 장식이 아니라 제품의 작동 방식이라고 본 것이다. 그는 천 마디 말보다 직접 보고 눈으로 확인하는 것을 중요시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위대한 제품은 ‘아무런 말이 필요 없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움에 대한 그의 집착을 잘 말해주는 에피소드가 하나.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내부의 부품배치를 보면서 깨끗하게 잘 나열되어야 한다고 잔소리와 더불어 이런 저런 평가를 내렸다. 그러자 이에 화가 난 개발자가 “누가 PC 보드의 모양까지 신경 씁니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 하는 것이지 아무도 PC보드를 꺼내보지 않는다고요.” 라고 말했다. 이에 스티브 잡스는 “내가본다고. 비록 그것이 케이스 안에 있다고 할지라도 나는 그것이 가능한 한 아름다워야 한다.” 고 대답했다. 그리고 “위대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롱 뒷면에 형편없는 나무를 쓰지 않아.”고 덧붙였다. 마치 로마 시스티나 성당 천장 벽화의 구석진 부분을 정성스럽게 그릴 때 “누가 안다고 그렇게 고생해가면 그리는가?”는 친구 말에 “내가 알지.”라고 대답한 미켈란젤로를 연상케 하게 한다. 바로 이런 점이 잡스를 엔지니어가 아닌 아티스트로 불리는 이유이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4년 초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앓았다가 극복한 후 깨달음은 얻는데요, 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은 머지않아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직시한 후에 내릴 수 있었다.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며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해도 지금 이 일을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질문에 ‘노’라고 대답하는 날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때야말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해야 할 순간이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그는 자신이 영입한 후임으로부터 애플에서 해고당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좌절하거나 외도 하지 않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자신만의 길을 고수했다. 스티브 잡스는 마지막까지 미래를 지 않고, 오늘을 살았던 것이다. 오늘의 애플이 있게 한 원동력도 바로 여기에 있었을 것이다. 

   21세기를 두고 감성의 시대다,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이 매출을 주도하는 시대다.. 등 다양한 말을 내 놓는다. 하지만 이러한 말들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애플과 같은 생각을 하면 살아남는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의 가운데에는 스티브 잡스가 있다.

   스티브 잡스는 지난 2005년 스탠퍼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행한 축사에서 “여러분, 인생의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남의 인생을 사느라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마음과 직감은 여러분이 정말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고 있습니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죽음의 문턱에서 줄타기를 하는 그가 보내는 오늘 하루는 하늘이 허락해 준 마지막 휴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Stay Hungry, Stay Foolish.(끊임없이 갈망하라. 늘 바보가 되어서 끊임없이 배워라)” 라는 말을 잡스가 두 번이나 강조한 했다. 이 말은 당장 죽어도 후회 없는 오늘을 살라는 뜻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신다면 인문학자 잡스로부터 ‘나답게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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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 - 마음에 속고 확률에 속는 당신을 위한 행동경제학
마카베 아키오 지음, 김정환 옮김 / 부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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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결코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다!

 

   검은색과 빨간색이 번갈아 칠해진 카지노의 룰렛에서 매 번 특정 색깔이 나올 확률은? 50% 다. 몇 번을 하느냐에 관계없이 확률은 똑같다. 그런데 실제로 이 도박에 참여한 실험자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예를 들어 검은색이 다섯 번 연속 나왔다면, 여섯 번째는 무슨 색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할까? 묻는 나 역시 “이제는 슬슬 빨간색이 나올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빨간색에 베팅을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여전히 확률은 50%는 변함이 없다. 뻔한 대답에 바보 같은 생각을 했다고 실망하실 필요는 없다. 정선카지노에 있는 많은 도박 참여자들이 아직도 이런 오류에 빠지며 베팅을 하고 있으니까.

   이러한 오류는 금융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로 겪고 있다. 우리는 툭하면 "시장이 이렇게 저평가돼 있으니 상승하는 때가 반드시 올 것"이라며 확률을 주관적으로 왜곡하곤 한다. 그리고 결국 투자금을 날리곤 한다. 

   이 책은<투자자를 위한 경제학은 따로 있다>는 이처럼 스스로 합리적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자신의 마음에 속아 실패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는 인간의 합리성을 전제로 하는 기존의 경제학 이론이 현실 경제의 모든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서 출발하는 행동경제학을 금융시장의 각종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투자자들이 가진 마음 속 편견과 자기합리화, 자존심, 통제의 환상, 인지 부조화 등은 우리를 번번이 실패로 이끌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부제가 ‘마음에 속고 확률에 속는 당신을 위한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은 한마디로 ‘호모 이코노미쿠스’ 즉, 경제적 인간을 가정한 주류 경제학에 태클을 걸은 새로운 학문이다. 주류경제학에서는 인간을 끝없는 욕망과 완벽한 합리성을 갖춘 인간으로 보고 있는데 현실에서의 인간은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기에 전제부터 엉망이라고 항변한다. 

   왜 아니겠는가? 백해무익한 담배를 끊는다고 다짐하면서도 끊지 못하는 사람들, 야식과 함께 다이어트 약을 먹는 여성들, 단지 싸다는 이유로 별 필요도 없는 상품을 충동구매를 하는 소비자들 ... 이처럼 현실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경제행위는 결코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되지 못한다. 행동경제학의 근간이 되고 있는 행태경제이론은 이러한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한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경제학과 심리학이 결합된 새로운 경제학의 대안이다. 행태경제이론의 시작은 바로 우리들은 주류경제학이 말하는 것처럼 결코 ‘아인슈타인처럼 생각하고 간디처럼 인내심이 많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게 해 준다.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왜 우리는 합리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건가?

   우리가 의사를 결정할 때 “그것을 선택하면 어느 정도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하는데, 여기에서부터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를 설명하는 이론은 행동경제학의 근간을 이루는 ‘전망이론‘이다. 이 전망이론을 제창한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얻은 결론 중 하나는 “사람들은 특정한 상태에서의 변화에서 이익과 손실에 크게 의존해 가치를 느끼게 되며 이것이 의사를 결정하는 바탕이 된다.” 라고 보았다. 이 전망이론은 전통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한 현상들을 설명했는데, 하나는 손실 회피이고 다른 하나는 반사 효과이다. 

   일반적으로 이익과 손실에 대한 사람의 태도를 비교하면, 이익과 손실이 같은 수준이더라도 이익보다는 손실을 상대적으로 크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익을 볼 때는 당연하게 여기고, 손실을 보면 나만 피해를 본 것처럼 마음이 아픈 데 바로 이러한 경향이 손실회피이다. 또 하나는 반사효과인데, 투자자가 이익이 나는 국면에서는 현재의 이익에 만족하는 리스크 회피적이 되는 반면, 손실이 날 때는 리스크 허용도가 확대되어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사태가 개선되기를 기다리는 리스크 추구적인 경향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이익이 나면 앞으로 이익이 더 날 수 있는데도 그나마 얻은 이익을 놓치게 될까 불안해서 얼른 팔아버리려고 하고, 손실이 날 때에는 본전을 찾으려는 마음으로 최대한 버티려는 경향을 말한다. 이 경향을 그대로 따른다면 ‘이익은 적게 보고, 손실은 크게 볼 수밖에 없는 투자’가 된다. 우리가 번번이 투자에서 손해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여기에 있다. 마치 ‘나의 투자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소름이 돋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전망이론은 대체 어떤 이론 이길래 행동재무이론은 물론 행동경제학 연구의 출발점으로 작용하게 된 것일까?

전망이론은 우선 이익과 손실에 대한 인간 반응이 일관되지 못하다는 '발견'에서 출발한다. 우리 인간의 행동을 보면, 칭찬보다는 지적에 민감하며, 이익보다는 손실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 즉 조금만 이익이 나면 차익을 실현하는 반면, 엄청 물리고 나면 아예 손절매를 치기보다는 장기투자자로 남는 모습을 너무나 자주 본다. 이런 현상을 정리한 것이 전망 이론인데, 여기에 인지부조화 문제와 휴리스틱 등의 이론이 붙으면서 본격적인 이론의 체계를 갖추게 되고 이에 결국 최근에는 행동경제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일련의 거품과 그에 따른 금융 위기를 겪으며 막심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라면 현재 시세가 거품인지 아닌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려야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지 망설여질 것이다.

   투자자들은 자칫 잘못 판단하면 손실이 나는 상태인데도 본전 생각으로 투자 포지션을 유지한다든지, 판단을 못 내리고 있다가 다들 ‘손을 터는’ 분위기라 덩달아 빠져나온다든지,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결정적인 순간에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자기 나름으로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해 결정한 것들도 돌아보면 직감이나 인상으로 판단한 것이거나 자기중심적인 선입견과 확률에 속아 결정한 것들일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투자자가 주식에 투자하는 이유는 물론 부에 대한 욕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투자판단에 있어 자신이 내린 결정이 수익기회가 충분히 있다는 기대는 어쩌면 당연하다. 여전히 많은 투자자들은 좋은 기업을 발굴해내기보다 뜻하지 않은 행운을 꿈꾸며 투기적인 희망으로 주식시장을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주식투자는 단기적인 시각보다 장기적인 투자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확률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그러한 투자 결정을 내리기 바로 직전 판단에 있어 마지막으로 의미를 두게 하는 책이다. 바로 “지금 내 판단이 과연 합리적인가?”하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 책은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나 오류, 확률을 계산하거나 가치를 평가할 때 적용하기 쉬운 주관적인 잣대들을 검토하게 해 준다. 투자자들로서는 시장의 주기와 행태를 더 풍부히 이해하고 투자 활동 및 재테크 전반에 걸쳐 인식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래서 내가 내리는 투자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한 번 신중하게 할 것이다. 독자가 이 책을 내려놓으며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단 하나의 당부는 ‘아무리 신중하게 판단한다 하더라도 나의 투자 결정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의심하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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