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경제경영 부문 베스트셀러'는 약 10권 정도의 책 제목을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키워드들은 다음과 같다 


01. 장하준 신드롬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혼 창 통 

02. 불안한 달러, 기세등등 위안화 - 화폐전쟁 

03. 영원한 애증의 대상, 삼성 - 삼성을 생각한다 

04. 우리는 오늘도 변화를 꿈꾼다 -

05. 작은 실천은 큰 변화를 낳는다 - 넛지   

06. 국내 경제서의 판도를 바꿀 기린아, 장영재의 출현 - 경영학 콘서트 

07. 부자아빠, 로버트 기요사키의 귀환 - 부자들의 음모  
 

08.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필립 코틀러 - 마켓 3.0  

09. 오늘의 불안한 한국경제를 말한다 - 하우스 푸어

10. 그래도 희망은 존재한다 - 시골의사 박경철, 안철수
 

 

07. 부자아빠, 로버트 기요사키의 귀환 - 부자들의 음모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미국의 출판시장에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로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작가 ‘로버트 기요사키’의 책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을 것이다. 그는 이번의 ‘뉴욕발 금융위기’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은행·정부·금융시장을 통해 세계경제를 비밀스럽게 지배하는 부자들의 음모였다고 말한다. 세계적인 비관론적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역시 이번 글로벌 경제위기는 ‘검은 백조’가 아니라 충분히 예측이 가능한 ‘흰 백조’였다고 말한 바 있어 귀를 솔깃하게 하는 대목이다.

  10여 년 전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가 개개인이 잘 사는 방법(나만 잘 살면 된다는 식의 투자방식이어서 비판의 여지가 다분했지만, 부자신드롬을 일으킨 방법이기도 하다)을 이야기했다면, 책 <부자들의 음모Conspiracy of the rich>(흐름출판)에서는 부자(정부와 보이지 않는 권력)이 우리의 돈을 털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다. 



   저자는 우선 우리를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만드는 가장 큰 요인으로 정부가 만들어 낸 세금· 부채· 인플레이션· 퇴직연금이 있다고 말한다. 이 네 가지 요소들은 부자들이 우리의 돈을 빼앗아가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부자란 도대체 누구인가?

바로 한 나라의 정권도 쥐락펴락한다는 로스차일드와 같은 세계적인 금융 카르텔(혹자는 이들을 그림자 정부라 불렀다)과 같은 거대 갑부들을 말한다. 기요사키는 부자들은 자신들이 만든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달러 공급량을 조절하여 미국의 정치 시스템을 통제하고 세계경제를 주무르고 있음을 밝혀낸다.

  은행이나 금고에 모셔진 예금주들의 돈은 액면가로서의 달러에는 변동이 없을지 모르지만, 환율이나 금리에 변동이 있을 때에 그 화폐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들 검은 부자들이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서 돈을 버는 법을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부자들의 음모 속에서 우리 돈을 지키는 방법을 언급했다. 방법은 늘 그렇듯 ‘현금흐름 게임’을 하는 것, 즉 꾸준히 돈이 들어오게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는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의 투자가치가 증가하는 ‘자본이득’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기요사키는 2007년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서 90%의 사람들이 돈을 잃게 된 이유는 그들이 현금흐름이라는 게임을 하지 않고 자본이득이라는 게임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하루아침에 집을 잃게 된 미국의 부동산 시장이나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대출을 받아 아파트에 입주했다가 가격하락에 대출금상환에 허덕이는 국내 부동산 시장 모두 자본이득을 기대했다가 실패한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기요사키는 자본이득을 노리는 투자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부자들이 달러를 좌지우지하는 현재의 세계금융시스템 아래에서 ‘자본이득’에 대한 기대는 언제든 부자들의 음모에 의해 하루아침에 ‘제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현금흐름을 위한 부동산 투자는 과연 어떤 것일까? 아마도 사람이 많이 몰리고 있는 수도권의 신흥도시에 연립주택이나 상가를 경매로 낙찰 받아 리모델링을 한 후 임대해서 꾸준히 임대수익을 올리는 방법일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는 자산을 찾기 위해서는 잠재적인 수입과 비용에 대해 알아야 하고, 그러한 변수에 기초한 투자 성과를 계획할 수 있으려면 금융지식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에 대한 기요사키의 다른 인터뷰 : 여기 클릭! 

   ‘전망을 팔아먹지 않는 주식전문가’이자 ‘개미투자자들의 멘토’로 알려진 시골의사 박경철은 그의 책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과 <주식투자란 무엇인가1,2>에서 주식투자에 대해 공통적으로 한 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함부로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는 투자에 앞서 투자금의 내용이 ‘나와 내 가족이 적게 먹고 적게 입어서 모은 피같은 돈’임을 우선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것만 깨달아도 유명하다는 이유로, 투자전력이 화려하다는 이유로 그들에게 돈을 맡길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

  ‘스스로 공부해서 투자하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물론 전제에는 ’충분히‘가 따른다. 아무리 조언을 해도 남에게 맡기고 싶다면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의 투자철칙이 “첫째 절대로 원금을 잃지 않는 투자를 하라. 둘째, 첫 번째 원칙을 절대로 잊지 말라.“라고 한다. 부자 되는 첫 번째가 ’버는 것보다 적게 쓰는 것이다.‘는 말도 있다. 투자, 즉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을 갖고 싶거든 우선 공부하자. 정기예금 상품을, 금리를, 환율을, 주식을, 부동산을 공부하자. 공부하는 기간 동안 자금을 정기예금 등에 담아둔다면 자동으로 ’복리‘를 배우게 될 것이다. 충분히 공부했다면 그 때 투자해보자. 스스로 투자법은 ‘책임’이 내게 있으므로 원망을 줄일 수 있다. 따던 잃던 공부가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돈을 벌기보다는 <부자들의 음모>와 같이 소중한 내 돈을 지키는 투자법에 대한 책들이 유난히 많았던 올 해였다. 내년은 투자에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격동적인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에는 또 어떤 책들이 출판시장을 흔들지 자못 궁금해진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공부하는 투자자들이 더욱 많아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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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제경영 부문 베스트셀러'는 약 10권 정도의 책 제목을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키워드들은 다음과 같다

01. 장하준 신드롬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02. 불안한 달러, 기세등등 위안화 - 화폐전쟁 

03. 영원한 애증의 대상, 삼성 - 삼성을 생각한다 

04. 우리는 오늘도 변화를 꿈꾼다 - 혼 창 통 

05. 작은 실천은 큰 변화를 낳는다 - 넛지  

06. 국내 경제서의 판도를 바꿀 기린아, 장영재의 출현 - 경영학 콘서트  
 

07. 부자아빠, 로버트 기요사키의 귀환 - 부자들의 음모 

08.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필립 코틀러 - 마켓 3.0  

09. 오늘의 불안한 한국경제를 말한다 - 하우스 푸어

10. 그래도 희망은 존재한다 - 시골의사 박경철, 안철수

 



 
06. 국내 경제서의 판도를 바꿀 기린아, 장영재의 출현 - 경영학 콘서트 

  경제경영서 부문의 저자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람을 꼽으라면 ‘장영재’를 들고 싶다. 그는 저서 <경영학 콘서트>를 통해 ‘경영학’을 사장님을 꿈꾸는 경영학도들이 공부하는 학문, 최고경영자(CEO)나 경영학도만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업무 중에 만나는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는 학문이라는 것을 밝혔다.  



 
  기존의 경영학 도서들이 인문학적 요소를 강조했다면, 현대 경영은 사람을 다루는 학문임과 동시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논리적 의사결정과 수치화된 모델을 바탕으로 한 분석을 필요로 하는 ‘경영과학’임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흔히 뉴스를 통해 만나는 경영자나 CEO의 명쾌한 판단과 결정은 그들이 품성이나 카리스마가 아니라 과학적 사고능력을 근거로 한 분석적 문제해결 능력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늘날의 경영은 수학과 과학이 결합된 합리적인 리더십, 논리와 이해가 바탕이 된 투자, 운영, 고객 서비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영이라고 말했다. 

  필자는 이 책의 리뷰에서 “지금껏 경영서에서 다양한 경영기법과 적용 방법론을 겉만 보고 외우기 바빴다면,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어떤 배경과 원리로 탄생했는지 그 본질을 재미있는 사례를 통해 알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경영학이라는 학문을 전혀 새롭게 보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후문에 의하면 이 책에 대한 반응이 커지자 저자는 미국생활을 접고 국내에 들어와 명문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두 번째 책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독자로서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다. <경영학 콘서트>는 <경제학 콘서트>나 <괴짜경제학>같이 재미있고 유익한 경제경영서가 국내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줬다. 장영재의 활약을 내년에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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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제경영 부문 베스트셀러'는 약 10권 정도의 책 제목을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키워드들은 다음과 같다

01. 장하준 신드롬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02. 불안한 달러, 기세등등 위안화 - 화폐전쟁 
 

03. 영원한 애증의 대상, 삼성 - 삼성을 생각한다 

04. 우리는 오늘도 변화를 꿈꾼다 - 혼 창 통   

05. 작은 실천은 큰 변화를 낳는다 - 넛지  

06. 국내 경제서의 판도를 바꿀 기린아, 장영재의 출현 - 경영학 콘서트 

07. 부자아빠, 로버트 기요사키의 귀환 - 부자들의 음모 

08.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필립 코틀러 - 마켓 3.0  

09. 오늘의 불안한 한국경제를 말한다 - 하우스 푸어

10. 그래도 희망은 존재한다 - 시골의사 박경철, 안철수 



 
Richboy, 2010년 경제경영부문 베스트셀러를 말한다!(5)

05. 작은 실천은 큰 변화를 낳는다 - 넛지 

 행동경제학을 경제학계에 널리 알린 경제학자와 법률정책자인 리처드 탈러와 캐스 선스타인은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선택설계의 힘을 '넛지'라 부르며 새롭게 정의했다.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슬쩍 찌르다, 주의를 환기시키다란 뜻. 여기에서는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을 뜻한다. 옆사람의 팔을 잡아끌어서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단지 팔꿈치로 툭 치면서 어떤 행동을 유도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넛지 형태의 개입은 쉽게 피할 수 있는 동시에 그렇게 하는 데 비용도 적게 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학교 급식을 하며 몸에 좋은 과일을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놓는 것은 넛지이다. 그러나 정크푸드를 금지하는 것은 넛지가 아니다. 넛지는 사람들의 선택에 부드럽게 간섭하지만 여전히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가 열려 있는, ‘자유주의적 개입주의’를 뜻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똑똑한 선택을 유도하는 부드러운 힘, 넛지nudge의 좋은 사례는 소변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암스테르담 공항에서는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는 아이디어만으로 소변기 밖으로 새어나가는 소변량을 80%나 줄일 수 있었다. 이곳에는 화장실을 깨끗이 사용하라는 경고의 말이나, 심지어 파리를 겨냥하라는 부탁조차 없었다. 어떠한 금지나 인센티브 없이도, 인간 행동에 대한 적절한 이해를 바탕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낸 것이다.  



 

  이제껏 법규와 규칙이 잘 지켜지지 않은 것에 대해 국민이나 시민의식의 수준이 낮다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넛지>는 화장실에 파리 스티커를 붙이기로 결정하는 사람, 그런 사람을 ‘선택 설계자 a choice architect’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선택 설계자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는 데 배경이 되는 ‘정황이나 맥락’을 만드는 사람이므로 건축가가 특정한 형태와 설계를 지닌 건물을 짓듯이, 선택 설계자는 특정한 방식을 부여하여 사람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므로 이들이 잘 선택해야 함을 강조한다. 

  책을 읽고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면 이 책의 절반만을 소화한 셈이다. 만약 내가 다니는 학교, 회사에 직접 파리를 붙이거나 붙이기를 건의했다면, 이 책의 전부를 소화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이 출간과 더불어 상당 기간 동안 ‘베스트셀러’의 상위에 위치한 이유는 아직도 꾸준한 수요가 있음을 반증한다. 독자들이 그 방법을 모를 뿐 변화의 의지는 많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얇지 않은 분량이지만 재미있는 사례들과 용이한 가독성으로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넛지>는 변화를 이끄는데에 큰 시도는 필요치 않다고 말한다. 거의 안하다시피하는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이끌어냄을 보여준다

 



 

  한편 이 <넛지>와 같은 맥락에 있는 책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경영구루인 톰 피터스가 쓴 <리틀 빅 씽>이다. 이 책은 사소하지만 개인과 조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주는 위대한 성공 법칙 163가지를 공개한다. 성공에 대한 저자의 경영 철학을 혁신, 리더십, 변화, 네트워킹, 열정, 그리고 경청 등으로 압축해서 사소함 속에 숨은 특별함을 발견하도록 인도하고 있다. 톰 피터스는 '엑설런스'를 추구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아이디어를 담아두지만 말고, 일상 속에서 당장 실행하여 위대한 성공을 거머쥐도록 도전하고 있다.

  바로 ‘실천의 힘’을 강조한 것이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좋은 말과 정보, 그리고 지식이 넘쳐나는 오늘날 보통 사람들과 승자와의 차이는 ‘실천’에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은 읽자. 그리고 읽어 배웠거든 실천해서 ‘체득’하자. <넛지>와 <리틀 빅 씽>이 당신을 도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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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경제경영 부문 베스트셀러'는 약 10권 정도의 책 제목을 키워드로 요약될 수 있다. 키워드들은 다음과 같다.  


01. 장하준 신드롬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02. 불안한 달러, 기세등등 위안화 - 화폐전쟁 

03. 영원한 애증의 대상, 삼성 - 삼성을 생각한다

04. 우리는 오늘도 변화를 꿈꾼다 - 혼 창 통  

05. 작은 실천은 큰 변화를 낳는다 - 넛지 

06. 국내 경제서의 판도를 바꿀 기린아, 장영재의 출현 - 경영학 콘서트 

07. 부자아빠, 로버트 기요사키의 귀환 - 부자들의 음모 

08.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필립 코틀러 - 마켓 3.0  

09. 오늘의 불안한 한국경제를 말한다 - 하우스 푸어

10. 그래도 희망은 존재한다 - 시골의사 박경철, 안철수

 

Richboy, 2010년 경제경영부문 베스트셀러를 말한다!(4) 

04. 우리는 오늘도 변화를 꿈꾼다 - 혼魂 창創 통通

 

  2010년 새해 벽두부터 자기계발서 분야에서는 시쳇말로 ‘대박’이 출현했다. <혼魂, 창倉, 통通’>(쌤앤파커스)이 그것인데, 출간부터 생소한 제목이 사람의 눈길을 끌더니 얼마 되지 않아 지인들 사이에서 ‘자네, 그 책 읽어 봤나?’하며 추천의 변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21세기의 10년지 지난 오늘을 커버할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나온 책, <혼창통>은 그동안 가치절하되었던 자기계발분야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다. 

  출간 이후 줄곧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로 판매되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조선일보 주말 프리미엄 경제 섹션인 '위클리비즈(Weekly BIZ)'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이지훈’이다. 저자는 약 2년 간 위클리 비즈의 편집장을 역임하면서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세계 초일류기업의 CEO와 경제·경영석학들과의 인터뷰의 흐름 속에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혼魂, 창倉, 통通>이었다. 다시 말해 개인이든 조직이든 가슴 깊숙이 혼魂을 품고, 늘 새로워지려는 노력(창倉)을 아끼지 말고, 마음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흐르는 통通을 이루어낸다면 뜻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고 저자는 생각했다. 

  흩어진 정보를 한데 모아 새로운 개념의 지식을 재창출하는 능력이 창의력이라면, 이 책은 창의력의 소산물이다. 여러분이 완독을 하고 나면 알게 되겠지만, 오랫동안 축적된 방대한 자료를 살피고, 분석하는 능력이 없다면 좀처럼 나올 수 없는 책이다.  

저자는 책에서 <혼창통>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혼魂, 창倉, 통通’, 어느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출발은 ‘혼’에서 부터이다. 혼이란 무엇인가? 혼은 꿈이고 비전이며 신념이다. 하는 일에 목적의식, 소명의식을 갖는 것이다. (중략) 혼이 있으면 그 다음엔 ‘창’이 있다. 창은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혼이 씨를 뿌리는 것이라면, 창은 거두는 것이다. 창은 실행이다. 꿈을 현실로 바꾸는 과정이다. (중략) 그렇다면 ‘통’이란 무엇인가? 통은 문자 그대로 서로 통하는 것이다. 무엇을 통하려는 것인가? 바로 혼을 통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목적, 세상의 수많은 조직과 만남을 제쳐두고 굳이 ‘우리’가 함께 한솥밥을 먹는 이유를 소통하는 것이다.” 14-18 쪽 요약



   큰 뜻을 세우고(혼), 늘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며(창), 물이 흐르듯 소통하라(통)는 세 글자의 의미는 기업경영을 비롯해 인생경영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말이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그래서 진부한 이 문장을 화두로 풀어낸 책의 내용은 험난한 오늘날을 헤쳐 나갈 유일한 생존 전략은 바로 이 길 밖에 없음을 잘 말해주고 있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인사들, 사례들이 결국은 ‘혼魂, 창倉, 통通’을 설명하는 사례임을 재확인하면서 성공의 지름길은 전혀 새로운 개념이나 방식이 아니라 기본에 있음을 알게 된다.  

혼魂은 ‘내가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물음의 과정이다

창倉은 익숙한 것과의 싸움이자, 매일 새로워지는 일이다

통通은 큰 뜻을 공유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일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새 지평’을 열었다. 한 두 권 읽어보면 모두가 엇비슷한 그저 그런 내용, 유익함을 둘째 치고 가독성마저 떨어지는 지루한 구성, ‘당신은 지금 헛살고 있다’고 진단하는 것으로 시작해 ‘저자 말대로 하면 누구보다 더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결론으로 끝나 버리는 자기계발서는 어쩌면 가장 ‘자기계발’이 덜 된 분야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혼창통>은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달랐다. <혼창통>의 약진은 자기계발서가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한다. 다시 말해 오늘의 독자들은 이미 죽고 없는 인물의 책 등을 뒤지며 움직이지 않고 사고만 하면서 써내려가는 '책상물림'의 말장난이 아니라, 살아있는 인물과 이슈를 직접 현장에서 뛰면서 취재한 '펄떡거리는 생생한 정보'를 원한다는 것이다. 나는 서평에서 이 책을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놀라운 책이다. 지금껏 이렇듯 생생하고 자세한 사례로 오늘날을 이끌어갈 바람직한 경영 마인드를 설명한 책을 만나지 못했다. 머리에 담고 마음에 새겨야 할 금언들이 너무나 많아 진도를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밑줄이 가득해졌고, 접은 페이지는 절반을 넘는 듯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사례들을 너무 꽉 차게 담았다는 점이다. 개념을 보다 잘 이해시키기 위해 동원되었고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나 많아서 오히려 가독성과 이해력을 해쳤다.

  차라리 이 책이 혼, 창, 통, 이 개념을 따로 분류하고 보완해서 세 권이 한 세트가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말은 그 만큼 훌륭한 개념과 사례들이 가득 들어있다는 말도 되겠지만, 반면 '읽어야 할 양이 너무 많아' 읽고 이해하기가 힘이 들었다는 소리도 된다.“ -Richboy

  많은 경영자들이 이 책을 읽고 ‘사내 필독서’로 채택했고, 저자 이지훈은 기업 여기저기서 저자특강 청탁이 몰려들어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는 후문이다. 중요한 것은 <혼창통>의 재료가 되었던 조선일보 <위클리비즈>는 매주 토요일이면 업그레이드되어 나온다는 사실이다. 이 책으로 <혼창통>의 뼈대를 갖추고, 위클리비즈를 읽어 독자마다의 ‘혼창통’을 만들어보길 권한다. 아직 읽지 못했다면 일독하기를 강권한다. 아울러 독자로서 내년에도 이런 종류의 자기계발서가 계속 출간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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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hboy, 2010년 경제경영부문 베스트셀러를 말한다! (3)

 

03. 영원한 애증의 대상, 삼성 - 삼성을 생각한다 1,2

   책 <삼성을 생각한다>는 저자 김용철의 ‘사건’에 대한 변(辯)을 담았다. 대한민국 최대의 조직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던 그는 삼성 비리 관련 재판 결과를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봐 두려워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어쩌면 ‘그의 소신이 담긴 용기가 ’뻘짓‘이 되어 소리 없이 묻혀지는 것이 두려워서’ 썼는지도 모른다. 신간 소식을 접한 나 역시 ‘이 냥반 어쩌려고 이런 책을 썼지?’하며 심히 걱정했다. 여하튼 이 책 출간의 시작은 ‘두렵고 걱정되는 출발’이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출간 이후 약 보름간은 매일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주요 일간지들이 <삼성을 생각한다>의 신간광고를 거절했다는 소식이 ‘트위터’를 통해 전해지자 트위터리안(트위터하는 사람들을 부르는 말)들은 일제히 격분했다. 옳고 그름은 독자가 판단할 일 일진대 광고수입을 의식해 신문사들이 스스로 광고 게재를 거부했다니... 이 소식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난 지금도 믿고 싶지 않다). 이 소식은 독자들, 특히 30, 40대 남성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삼성을 생각한다>을 구입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책은 순식간에 10만 권을 넘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초유의 일’이었다.

  하이컨셉이라는 닉네임을 쓰는 IT 전문 블로거 정지훈은 그의 책 <제4의 불>에서 자연의 불, 전기, 원자력에 이어 ‘제 4의 물’로 휴먼 파워를 꼽았다. <삼성을 생각한다>의 승리는 이러한 '제 4의 불' 덕분이었다. 이제 국민들의 ‘공감’은 어떠한 권력도 맞설 수 없는 거대한 힘이 되었다. 민심과 민의는 더 이상 대나무 숲에서 혼자 외치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가 아니다. 트위터를 대표로 하는 SNS는 네티즌들로 하여금 힘을 모아 의문을 던지고, 진실을 파헤치고, 사실을 밝혀내는 핵심 역할을 했다. 바로 그 힘이 책<삼성을 생각한다>가 10만 권 넘게 팔리고, 올해의 책 후보가 되도록 만들었다. 

  한편 이 책이 왜 이렇게 많이 팔렸는가? 하는 원인에는 ‘삼성’이 있다. 삼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기업이다. 세계가 알아주는 대한민국의 No1 브랜드이고, 국내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삼성이 없는 한국을 상상하기 힘들다‘는 말을 하는 기업가들이 있을 만큼 삼성은 큰 의미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삼성에게 <삼성을 생각한다>가 출간되었다는 사실은 크나 큰 오점이자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원망할 상대를 찾기 전에 우선 겸허한 반성을 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저자 김용철이 연류된 대기업의 비자금 사건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일이고, 삼성에서만 있던 일도 아니다. 또한 최근 ‘한화그룹’도 수사를 받고 있을 정도이고, 가해자들은 단지 '재수가 없어 걸렸다'고 생각할 만큼 아직도 만연해 있다. 그렇다면 비슷한 내용을 담은 <삼성을 생각한다>가 이렇게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일까? 우리가 이 책을 통해 이해해야 할 점은 ‘전에는 가능했던 비리’가 예전같지 않아졌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젠 ‘해먹기‘가 점점 힘들게 되었다. 

  대기업, 정치권 등 비리를 저지르는 이들이 누가 되었건 앞으로 ‘옳지 않은 일’은 전보다 더 빨리 고발되고, 훨씬 더 빨리 사람들에게 알려지는 세상이 되었다. 만약 요즘 같은 때에 ‘김용철 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 이젠 신부님을 찾아 명동성당을 갈 것이 아니라, 스마트 폰을 열어 트위터에 올렸을 것이다. 이처럼 책 <삼성을 생각한다>는 개개인은 더 이상 바위에 제 몸 던져 터지는 ‘계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그 누가 되었건 사실과 진실을 알고, 소신과 용기만 있다면 얼마든지 ‘아니다’라고 목소리 높일 수 있는 세상이 되었고, 이에 동의하는 이들이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음을 말해준다. <삼성을 생각한다>와 같은 논픽션은 권력자와 위정자들이 세상이 전과 다름을 알지 못하는 한 이러한 ‘진실에 대한 목소리’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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