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하고 싶다면, 하루 몇 번이라도 감탄하면서 살아라!   



누군가 내게 ‘왜 책을 읽느냐?’고 물으면 나는 항상 ‘헛헛함을 덜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헛헛함은 심심함도 될 수 있고, 무료함도 대체될 수 있겠지만, 그 보다는 설명할 수 없는 더 깊은 무엇이 담겨 있다. 헛헛함이란 단어는 얼마 살지 않은 내 평생을 쫓아다니며 나를 괴롭히는 단어이고 내게 변화를 추구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헛헛함이란 뭘까? 이를테면 바쁘게 보낸 하루의 일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터벅터벅 걷고 있노라면 헛헛함을 느낀다. ‘나름 바쁘게 오늘을 보냈는데, 내게 돌아온 건 조금 더 늘어난 내일 할 일과 통장잔고란 말인가?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바로 헛헛함이다. 뭔가 어제와는 다른 하루여야 할텐데 다르지 않을 때 마치 오늘을 헛산 것 같을 때 ‘헛헛하다’는 느낌이 든다.  



 

   이 느낌은 그녀와 헤어진 다음 날 아침과 같고, 대입시험을 치룬 날 저녁을 닮았다. 이런 기분이 들면 괜히 ‘울컥’해지고, 지금의 기분을 당장 떨쳐내려고 당장 뭔가 변화를 시도해지고 싶어진다. 젊은 시절엔 이런 기분이 들면 술을 찾았다. 친구를 부르고 한데 어울려 ‘으쌰 으쌰’하다 보면 ‘헛헛함’은 어느 샌가 모르게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술로 떨쳐내려는 시도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술로 잊은 헛헛함은 텅 빈 지갑 쓰라린 위를 부여잡고 더 헛헛한 아침이 만나게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언제부턴가 그런 날이면 책을 읽었다. 뭔가 궁싯거린다는 기분을 갖기에 독서보다 더 손쉽고 경제적인 방법이 또 없다. 부러 절대고독의 순간을 만들어 글을 읽고 나면 ‘느끼고 배웠다’는 소득의 느낌은 포만감으로 다가온다. 안단테 콘 모토 Adante con moto, 즉 느리게 그러나 활기차게 책장을 넘겼기 때문이다.

  책장을 덮으면 등이 뜨듯해진 것 같고, 5밀리미터 정도는 키가 커진 듯한 느낌을 얻게 된다. 그리고 분명히 어제와는 다른 오늘을 만든 기분이 든다. 헛헛함을 덤과 동시에 매일 조금씩 크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서(하지만 난 여전히 점프해야 2미터 남짓이다) 내가 지금까지 눈꺼풀이 잠기는 순간까지 책을 부여잡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심리를 다룬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와 같은 책을 만나면 그런 기분은 최고조로 달한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친한 친구를 만나 밤을 새워 술을 마신 기분, 이 책을 읽은 지금이 딱 그런 기분이다. 



 

    처음엔 황당하고 무모한 제목(아니 위험천만하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때문에 어떤 도발적인 내용이 있을까 무척 궁금했지만 애써 읽지 않았다. 누군가 내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본다면 ‘아내에게 불만이 가득한 유부남’으로 보이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고 급기야 TV에서도 책제목을 언급하며 ‘요즘 남자의 심리’를 이야기하는가 하면 저자인 김정운 교수가 ‘잘 나가는 스타강사’로 불리는 것을 보고는 집어들 때임을 짐작했다. 책을 집어든 후 이름마저도 김정일의 후계자와 같아 엄청 위험한 인물이 아닐까 하는 내 선입견은 채 몇 장을 넘기지 않고 처참하게 무너졌다. 저자 양반이 한마디로 골 때리게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이 책을 심리학책으로 평가한다면 잘못 본거다. 엄밀히 말하자면 저자가 자신과 함께 주위를 둘러싼 가족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자서전이기도 한 때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이야기하면서 이에 빗대어 오늘날 중년 남성들이 겪고 있는 심리적 병리현상을 조목조목 잘 짚어내고 있다. 구불구불한 곱슬머리에 슈베르트가 낀 듯 한 안경을 뒤집어 쓴 두툼하고 둥근 저자의 외모는 결코 한국형 남성의 표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내뱉는 자신의 이야기와 심리는 정도만 다를 뿐 딱 나였고 주위에 있는 선후배들 이었다. 소제목의 앞 뒤 마다 한마디씩 툭툭 던지는 멍청한 듯한 말들은 어쩌면 그리 내 마음과 닮았던지...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책의 재미는 처음부터였다. 책의 프롤로그부터 저자의 다소 위험한 고백은 앞으로 펼쳐질 대단한 고백들을 짐작하게 한다. 책의 제목을 재미있게 설명한 부분은 나로 하여금 책을 읽게 한 결정적인 이유기도 하다.  

  “책의 제목을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로 했다고 하자, 이내가 묻는다.

당신, 진짜로 나와 결혼한 걸 후회해?

나는 약간 주저하다 대답했다.

응, 가끔...

아내는 잠시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바로 몸을 내 쪽으로 항하며 이렇게 말했다.

난, 만족하는데...

내가 어찌 반응해야 할지 몰라 쭈뼛거리는데, 아낸의 나지막한 한 마디가 내 가슴을 깔끔하고도 깊숙하게 찌른다.

아주 가끔...

이렇게 ‘가끔’ 후회하는 남편과 ‘아주 가끔’ 만족하는 아내가 함께 사는 집이 우리만은 아닐 것이다.“ 프롤로그 8~9 쪽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 남성들이 갖는 고민들을 잘 대변했다.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버금가는 맛깔 나는 글맛도 좋지만, 그들(한국남성)이 갖는 고민이 결코 그 만의 것이 아니며 모두가 갖고 있는 공통의 문제점임을 밝히며 위로하고 있다. 나아가 심리학적 근거와 해결책을 제시하며 ‘별 것 아냐’라고 등을 토닥였다.

 



 

   이를테면 행복하고 싶다면 행복을 구체적으로 ‘정의’할 수 있어야 정말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저자가 호텔의 침대에서 잠을 잘 때 행복감을 느끼는 것을 알기에 집에 있는 침실에서도 ‘백열등 부분조명’과 ‘하얀 침대시트’를 ‘조작적’으로 설치한다면 굳이 호텔에 가지 않더라도 매일 잠자리에서 만큼은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위적인 행위’를 아무도 비난할 수 없다. 내가 내 집, 내 침대에서 행복하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오히려 나 역시 호텔 침대에서 자면 ‘편안하다는 기분’이 듦을 새삼 깨달았다. ‘백열등 부분조명’과 ‘하얀 침대시트’가 다음 쇼핑의 ‘must buy list'에 있는 건 두 말할 여지가 없다.  

  저자는 매일 아침의 갖 볶은 커피를 갈아마시는 행위를 통해 아주 사소하지만 즐거운 리추얼이 우리의 삶을 구원해준다고 말한다. 내가 그 날 기분에 따라 향수를 바르고 문 밖을 나서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도 그런 즐거움임을 배웠다.

  또한 그는 인간이라면 반드시 후회를 한다면서 어차피 해야 할 후회라면 짧게 하는 편이 낫다고, 그래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말까를 망설인다면 일단 저지르고 후회하는 편(그것이 저지르지 않고 후회하는 기간보다 짧단다)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조언한다. 이 조언은 피끓는 젊은 시절 내가 품었던 연애관과 일치했다. 마음에 드는 여성에 말을 건네지 못해 밤새워 애태우기 보다는 차라리 망신을 당하더라도 일단 말은 건네야 한다는 선배의 조언을 무던히 지켰던 터라 뺨도 많이 맞았고, 남의 집 앞에서 서성거린다고 파출소에 잡혀간 적도 있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다만 불리고 싶었던 변강쇠라는 닉네임 대신 껄떡쇠라는 오명을 대학기간동안 안고 살았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적재적소에 박혀 있었던 심리학적 근거 때문만은 아니다. 망사스타킹을 신은 여자가 좋아 물고기를 잡는 그물만 봐도 심장이 벌렁대고, 나이가 들자 가슴이 풍만한 김혜수가 좋아지고, <엄마가 뿔났다>를 <엄마가 미쳤다>로 기억하고 불렀다가 망신을 당하고, 처칠처럼 자신만의 트레이드를 갖고 싶어 ‘나만의 양복’을 맞춰 입었지만 사람들이 ‘교복’으로 본다는 저자의 고백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의 이러한 구술은 독자들을 자신의 스토리텔링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을 가졌다. 자신을 낮춤으로써 저자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고, 그의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이것은 마치 후덕하게 잘 생긴 구봉서보다 배삼룡이 더 웃기고, 이상해보다 이주일을 더 좋아하는 것과도 같다.

  촌철살인은 독자들을 스토리텔링에 빠지게 한 그 다음에 있다. 내(남자들)가 왜 그렇게 바보 같은 지를 심리학 이론들을 근거로 나 혼자만의 심리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떨쳐낼 수 있는 해결책도 함께 제시한다. 

  그가 말하고 싶은 궁극적인 말은 단 한가지다. 바로 매일 매일 ‘재미있게 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많은 책과 강연을 통해 남들에게는 ‘재미없는 삶은 삶이 아니다’라고 말했으면서도 스스로는 재미없는 하루를 살았던 자신을 돌아보며 결국 그도 쉽게 화내고, 자주 좌절하고, 사소한 자극에도 짜증부터 내는, 아주 전형적인 한국의 중년 남자였음을 절절하게 고백했다. 그리고 <노는 만큼 성공한다>의 그의 전작의 제목처럼 매일을 놀 듯 살아간다면 재미있는 하루가 되고 행복한 하루가 된다고 보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좋은 일을 해야 하며 쉬는 것과 노는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공부하는 것과 더불어, 내 안의 심리적 상태를 끊임없이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정말 행복하기 위해서는 ‘쉬는 것’과 ‘노는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쉰다는 것은 ‘내면의 나’와 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휴식(休息)이 라는 한자는 그 의미를 아주 정확하게 보여준다. 휴식의 한자를 풀어보면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대어 스스로自의 마음心을 돌이켜보는 것’을 의미한다. 쉬는 것이란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돌이켜 보는 것이다. (중략)

  논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는 것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에 푹 빠져 나 스스로를 망각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러야 정말 놀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대상에 푹 빠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정말 영혼이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 잘 논다는 것은 이렇게 나를 망각하고, 말 그대로 정신없이 대상에 몰입하는 것이다. 쉬는 것과 노는 것은 이렇게 정반대의 과정이다. 쉬는 것과 노는 것의 적절한 조절을 통해 내면의 항상성이 제대로 유지될 수 있다.” 본문 270~271 쪽 정리

  책의 제목으로 돌아가 보자. 저자는 가끔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고 했다. 그 때는 과연 언제 일까? 모두 읽고 책장을 덮을 때 알게 된다. 바로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순간’이다. 그렇다면 이런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자신이 죽어라 골프장에 가는 이유를 들어 이 해결책을 제시했다.  
 

  “산꼭대기까지 죽어라 오르는 이유는 건강을 위해서도 아니다. 그저 건강하려고 산을 오른다면 중간까지 왔다 갔다 하면 되지, 왜 그렇게 죽어라 하고 정상에까지 올라가는가? 산에 오르는 이유는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 아니고, 건강을 위해서도 아니다. 감탄하기 위해서다.  

산 꼭대기에 올라 막혔던 숨을 토해내며 “우와~!”하며 감탄하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때, 엄마가 날 보고 끝없이 반복해서 해준 그 감탄이 그리워서다. 나이가 들수록 아무도 나를 보고 감탄해주지 않는다. 감탄한 일도 없다. 그래서 한국 남자들이 죽어라 골프장에 가는 것이다. (중략)

  감탄 때문이다.

다른 곳에서는 아무도 나보고 감탄해주지 않는다. 그러나 골프장에서는 감탄이 된다. 그것도 네 시간 다섯 시간 동안 계속된다. 그래서 골프에 그토록 미치는 것이다. 허나 그 다양한 삶과 문화의 영역을 제쳐두고 오직 산비탈 한구석에 모여서 자기들끼리만 감탄을 주고받는 것처럼 소외된 삶은 없다. 그래서 시간 나는 대로 음악회도 열심히 가야 하고, 미술관도 아내와 팔짱 끼고 가야 하고, 축구장과 야구장에 아이들 손잡고 가야 하는 것이다. (중략) 감탄은 이 숭고함과 장엄함의 구체적 반응이다. 말로 형언할 수 없고 개념화할 수 없으나, 삶의 가장 궁극적 경험이 우리에게 와 닿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감탄이다. 그래서 인간의 모든 어머니는 자신의 아이를 감탄으로 양육한다. 감탄이 사라지는 순간, 더 이상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본문 285-288 쪽 정리



 

   저자는 지금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가의 기준은 하루에 몇 번 감탄하는가에 있다고 말했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하루에도 몇 번의 감탄이 쏟아진다면 그곳은 행복한 가정이고 행복한 직장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계속 함께 사는 이유는 감탄하고 감탄 받고 싶어서, 우리가 사는 이유 역시 감탄하려 산다는 것이다.

  정말 명쾌한 삶의 이유였다. 하루가 재미있고, 즐겁고 나아가 행복해지려면 감탄해야 한다. 내가 나름 치열하게 책을 읽는 이유 역시 저자의 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나는 세상과 공감하고, 동감하며 감탄하려 책을 읽고 있다. 저자의 말과 글에 감탄했기에 리뷰도 쓴다. 읽고 쓰는 시간을 모두 더한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리는 이 짓(?)을 만약 누가 돈을 주고 시킨다면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감탄하며 즐거워한 피드백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는 자잘한 읽는 재미와 심리학적 유익함이 잘 배어있는 책이다. 사십 끝줄의 저자가 자신을 말한다지만 그가 갖는 고민은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이미 하고 있거나, 곧 하게 될 고민들이었다. 자신을 낮춰 만들어낸 스토리텔링은 웃음 뒤에 페이소스를 느끼게 했다. 책을 읽는 동안이 마치 노는 듯 즐거웠다. 게다가 감탄을 자아내는 가르침도 있었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바로 이런 책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나라는 독자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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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불 - 휴먼에너지, 미래를 이끌어갈 원동력
정지훈 지음 / 열음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진화하는 웹 2.0에 대비하고 싶다면 꼭 읽어야 둬야 할 트렌드보고서!


  1990년대 한국에 일본대중문화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규형이다. 고등학교 시절 MBC 장학퀴즈 기장원을 할 만큼 뛰어나고 명석한 이 사내는 내재된 끼를 주체할 수 없어 꽤 많은 소설과 영화 심지어 만화책까지 펴내면서 한동안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세를 탔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훌쩍 일본을 떠났다. 막 해외여행이 자율화된 때이고,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전이라 그가 현해탄을 넘어 전하는 '신문명'과 같은 일본소식은 국내에 많은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언론은 이를 두고 친일이냐, 지일이냐 갑논을박 하기도 했으며, 심지어 매국노라는 평가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탁월한 경제 감각과 뛰어난 트렌드 캐치능력 게다가 맛깔 나는 글 솜씨를 자랑하며 그가 펴내는 ‘일본을 읽으면~’을 제목으 로한 일련의 책들은 서점에 나오는 족족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는 일본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광고시장 심지어 일본에서 뜨는 아르바이트 100선 까지 그가 다루는 소재들은 다양했는데, 그 중에서 소위 대박을 친 책은 IMF 직후에 펴낸 책 ‘일본을 읽으면 불황이 보인다’였다. 한국에서 전해지면 돈이 될 만한 꺼리들을 소개하는 책이었는데,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다양한 업종의 노점상들이 존재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 책이 흥행을 하면서 소자본 창업을 위한 ‘일본 창업 여행’이 생겨나기도 했고, 일본 대중문화의 수입도 본격화되었다. 그가 만든 일본전문 포털 ‘tomatolee.com‘은 한 때 수백만 방문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규형의 이러한 행보가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늘 새로운 것,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 것을 찾아낸다는 것이다. 또한 마냥 새롭고 신기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정과 미래에 어울리는 것, 실현가능한 것들을 엄선해서 ‘이런 것도 있더라’라고 소개한다는 것이다. 저 혼자 알고 지내면 개인적으로는 더 이득이 있을텐데, 이를 굳이 책으로까지 내면서(물론 인세라는 피드백이 있겠지만)까지 알리려고 하는 것은 깊은 저변에 ‘이타심’이 없어서는 못할 일이다.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점에서는 개척자요, 먼저 신 세상을 보며 깨친다는 점에서는 선각자요, 선지자가 된다. 그리고 되도록 모두에게 알리려고 한 점에서는 훌륭한 전달자가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그 당시에 그의 존재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였다.


  최근에 그런 사람을 한 명 더 발견했다. 바로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하이컨셉hiconcep으로 잘 알려진 정지훈이다. 의대를 나와 의공학 박사이면서 컴퓨터공학과 IT분야에 관심이 많아 의료와 IT 융합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블로그에서는 IT를 비롯해 경제, 경영, 마케팅, 의학, 미디어, 출판에 이르는 최신 트렌드를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미래 전망에 대한 정보 전파자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파워블로거(http://hightouch.kr)다. 그가 인터넷과 웹 2.0 환경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을 것인가? 하는 화두에 대한 답으로 ‘휴먼에너지’ 즉 소셜 파워를 내세워 책을 펴냈다. 제목은 <제4의 불>(열음사)이다. 



 

   책을 펼치면서 우선 제목이 궁금해졌다. ‘제4의 불’이 도대체 뭘까? 

인류의 역사를 살펴볼 때 문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것은 ‘불’이라고 저자는 생각했다. 그래서 말 그대로 순수한 불(화산의 불똥이 되었든, 낙뇌가 되었든, 프로메테우스의 신화속 불이든)이 제1의 불이고, 전기가 제2의 불, 그리고 제3의 불은 원자력으로 보았다. 그리고 저자는 오늘날 새로운 문명을 이끌어 갈 제4의 불로 인간의 ‘휴먼 에너지’로 보았다. 저자는 웹 2.0 등의 도래로 데이터 중심의 네트워크였던 인터넷이 인간 중심의 네트워크로 진화하면서 예전과는 전혀 새로운 변화가 만들어지고 있음을 관찰했다. 

  특히 이미 2-3년 전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한 소셜 웹Social Web 인프라가 급속도로 확장되면서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데, 저자는 이것을 제4의 불이 시작되고 있음을 발견한 것이다. 저자는 소셜 웹을 통한 정보수집으로 국내에는 잘 소개되지 않은 생생한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오늘날 시대적 요구가 무엇인지를 이 책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급변하는 오늘날 트렌드를 파악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두 가지로 큰 의미를 지닌다. 우선 외국번역서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실정에 가장 적합한 IT관련 트렌드 관련서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이 책 자체가 ‘휴먼 에너지의 파워’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기존에 나온 대부분의 책(번역서)들이 수십 명이 달라붙어 신문, 잡지, TV, 인터넷 등 온오프라인의 수많은 정보원을 통해 정보를 취합해 트렌드를 살펴봤다면, 이 책은 대부분 저자가 가지고 있는 소셜 파워Social Power로부터 정보들을 수집했다는 점이다(더군다나 공저가 아닌 혼자다). 블로그와 트위터를 통해 올리는 수십 개의 트렌드 관련 포스트를 올리는 그가 혼자서 책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더욱이 그가 말하는 이미 지구 반대편 어디에선가 일어나고 있는 현재의 일들이 아직 우리에겐 없기에 ‘미래의 트렌드’로 불릴만 하고, 곧 당면할 현실들이어서 독자들에게는 ‘곧 다가올 미래의 지도’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단언컨데 그의 블로그는 좀처럼 얻기 힘든 트렌드 소스 덩어리다.

저자는 미래시대를 열어갈 키워드로 롱테일, 오픈소스, 참여와 공유, 실시간 웹, 소셜 웹 이렇게 다섯 가지를 꼽았다.  
- 아마존과 구글 같은 웹 2.0 플랫폼 기업들이 무수히 작고 많은 전문화 회사들에게 오픈소스를 통해 자양분을 공급하면서 이들과 같이 커나가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으며, 작은 시장들로 하여금 롱테일 경제와 소비자가 곧 생산자의 역할을 하는 프로슈머 경제를 일으켜 새로운 권력으로 부상되고 있다.

  

롱테일

  오픈소스- 리눅스와 위키피디아로 대표되는 오픈소스는 IT업계의 커다란 트렌드가 되었다. 기업 기밀을 오픈시켜 모두가 접근해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면 훨씬 더 큰 에너지와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증거적 사례들이 많다. 회사의 지적재산이 공유 문화를 만난다면 이를 통한 집단 지성의 힘은 엄청난게 강력해진다.

  참여와 공유-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인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난을 극복하게 한 것은 미국의 자원봉사자들이었다. 또한 생존자들의 정보를 하나로 결집시킨 카트리나리스트 와 피플파인더 역시 데이비드 게일후프를 필두로한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의 참여와 공유로 단 이틀만에 100만 건 이상의 검색을 수행하면서 통신이 끊긴 실종자들의 소식을 해결할 수 있었다. 도노가 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는 바로 휴먼 파워들의 참여와 공유에 있다.

  실시간 웹 - 검색으로 정보를 찾는 시대는 지났다. 실시간으로 검색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색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실시간 웹이다. 이를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트위터(혹은 미투데이)다. 트위터의 실시간 정보성을 바탕으로 한 검색은 쌍방향의 특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고, 관심 많은 정보가 어떤 것들인지 쉽게 찾아주고 있다. 이러한 실시간 변화에 잘 대응하는 광고와 비즈니스 마케팅, 영업등이 인기를 끌 것이다. 

  소셜 웹 - 웹 2.0의 핵심은 사람이다. 웹 2.0시대가 되면서 가장 중요한 사회 문화의 변화 코드는 바로 ‘지식에 대한 필요성’에서 ‘공유에 대한 필요성’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올린 블로그의 포스트나 위키나 플리커, 유튜브 등에 올린 파일로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피드백한다. 새로운 것으로 재생산하는가 하면, 대화하고, 공유하며 지식은 진화와 발전을 거듭한다. 소셜 미디어 그리고 소셜 네트워크의 발전 방향은 결국 사람이 곧 플랫폼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소셜 웹은 인터넷 공간의 또 다른 자아로 발전하고 있다. 나아가 이들 소셜 웹이 힘을 합쳐 클라우드소싱 등을 통해 새롭고 다양한 응용 플랫폼을 양산해내고 있고, 이는 더욱 발전될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다양한 사례를 들면서 우리가 기존에 당연하게 생각했던 패러다임들이 가까운 미래에 바뀔 것이고, 지금도 서서히 붕괴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대량화를 벗어나 다품종 소량생산과 롱테일이라는다양한 수요에 입각한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이러한 탈대량화는 프로페셔널리즘의 붕괴를 불러올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인터넷의 발달은 시공간적 제약의 약화를 불러와 어느 한 곳으로만 집중되었던 힘을 분산시킨다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덩치만 크고 조직의 변화 적응력 부족으로 무너지는 기업들이 속출할 것이며, 개인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이 중요해지고 상호관계를 이루는 네트워크형 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은 아이폰을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스마트 폰 열풍이 한낱 ‘첨단제품의 등장’ 때문이 아님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은 기발하고 재미있는 장난감이 가득한 앱스토어의 플랫폼이 아니라 소셜 미디어와 소셜 파워의 발원지이며, 다가올 미래의 차세대 인터넷임을 이야기해 준다. 이 책이 인상적인 부분은 ‘IT 업계의 트렌드 현황’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업계와 업종에서 ‘블루오션의 사업꺼리’를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IT 트렌드를 바라봤다는 점이다. 

  <제4의 불>을 읽으면 기업의 비즈니스 마케팅이 어설픈 블로그 마케팅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미용실, 음식점 심지어 노점상등 전통적인 업계의 미래는 어떤 방식으로 바뀌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나아가 ‘그들만의 리그’만으로도 충분한 인맥으로 통하던 세계가 앞으로는 업종과 학력을 막론하고 ‘다다익선‘의 ’소셜 네트워킹‘이 되어야 함을 깨닫게 된다.

  스마트 폰을 사야할지 고민하고 있는가? 140 글자를 구겨 넣는 트위터가 뭐가 그리 대수냐 비웃었는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고 생각을 바꾸자. IT 혁명 이후 10년의 변화보다 훨씬 큰 변화가 향후 1-2년 사이에 찾아올 것이다. 나이와 직종을 막론하고 변화되는 시대와 어깨를 함께 하고 싶다면 꼭 읽어둬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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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창.통 - 당신은 이 셋을 가졌는가?
이지훈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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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을 커버할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제시한 책!

  

  매주 토요일이면 아침 눈을 뜨자마자 살펴보는 신문 섹션이 있다. 바로 조선일보의 ‘위클리 비즈Weekly Biz’다. 평일의 신문과는 다른 기획으로 나온 것이 주말섹션이라고는 하지만, 위클리 비즈는 조금 다르다. 이슈가 되고 있다면 지구 반대편을 돌아서라도 좀처럼 만나기 힘든 세계적인 명사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가 하면, 화제가 되는 경제서의 저자로부터 책의 전부를 소개받기도 한다. TV 프로그램 중에서 제작비가 가장 많이 드는 프로그램이 '9시 뉴스‘라면, 신문에서는 바로 이 섹션이 아닐까 싶다. 고품격 '프리미엄 경제 섹션'을 표방한다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인터뷰의 깊이만 봐도 많은 준비를 했음을 짐작케 하고 써내려간 글맛 역시 단행본을 버금간다. 여하튼 이 섹션만 붙잡기만 하면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한마디로 나에게 있어 이 섹션은 ’주말도둑‘인 셈이다. 

조선일보 위클리 비즈 바로가기 : 클릭!



 

   책 <혼, 창, 통>(쌤앤파커스)는 ‘주말도둑’의 편집장인 이지훈 기자가 쓴 책이다. 저자는 약 2년 간 위클리 비즈의 편집장을 역임하면서 그동안 만났던 수많은 세계 초일류기업의 CEO와 경제·경영석학들과의 인터뷰의 흐름 속에 ‘하나의 일관된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혼魂, 창倉, 통通’이었다. 다시 말해 개인이든 조직이든 가슴 깊숙이 혼魂을 품고, 늘 새로워지려는 노력(창倉)을 아끼지 말고, 마음과 마음이 하나로 연결되어 흐르는 통通을 이루어낸다면 뜻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말이다.  

  흩어진 정보를 한데 모아 새로운 개념의 지식을 재창출하는 능력이 창의력이라면, 이 책은 창의력의 소산물이다. 여러분이 완독을 하고 나면 알게 되겠지만, 기자가 아니고는 좀처럼 나올 수 없는 책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저널리스트인 말콤 글래드웰의 저작 방식과도 닮아서 더욱 흥미롭게 했다. 


  이 책의 제목, ‘혼魂, 창倉, 통通’은 지난 10월 17일 위클리 비즈 창간 3주년의 제목이기도 하다.  신문에서 이 기사를 읽고 나 역시 묘한 흥분을 갖게 했는데, 이렇게 책으로까지 나온 것을 보면 이후 그 기사에 대해 대단한 반응이 있었던 모양이다. 저자는 ‘혼魂, 창倉, 통通’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혼: 가슴 벅차게 하는 비전이 사람을 움직인다.

 창: 끊임없이 ‘왜’라고 물어라. 그러면 열린다.

 통: 만나라, 또 만나라...들어라, 잘 들어라. 



 

   “‘혼魂, 창倉, 통通’, 어느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출발은 ‘혼’에서 부터이다. 혼이란 무엇인가? 혼은 꿈이고 비전이며 신념이다. 하는 일에 목적의식, 소명의식을 갖는 것이다. (중략) 혼이 있으면 그 다음엔 ‘창’이 있다. 창은 의미 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다. 혼이 씨를 뿌리는 것이라면, 창은 거두는 것이다. 창은 실행이다. 꿈을 현실로 바꾸는 과정이다. (중략) 그렇다면 ‘통’이란 무엇인가? 통은 문자 그대로 서로 통하는 것이다. 무엇을 통하려는 것인가? 바로 혼을 통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목적, 세상의 수많은 조직과 만남을 제쳐두고 굳이 ‘우리’가 함께 한솥밥을 먹는 이류를 소통하는 것이다.”   14-18 쪽 요약


  큰 뜻을 세우고(혼), 늘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며(창), 물이 흐르듯 소통하라(통)는 세 글자의 의미는 기업경영을 비롯해 인생경영에 있어서도 적용되는 말이다. 어쩌면 가장 기본적인 그래서 진부한 이 문장을 화두로 풀어낸 책의 내용은 험난한 오늘날을 헤쳐 나갈 유일한 생존 전략은 바로 이 길 밖에 없음을 잘 말해주고 있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인사들, 사례들이 결국은 ‘혼魂, 창倉, 통通’을 설명하는 사례임을 재확인하면서 성공의 지름길은 전혀 새로운 개념이나 방식이 아니라 기본에 있음을 알게 된다.  



혼魂은 ‘내가 왜 여기에 있는가’라는 물음의 과정이다

   “기업은 뭔가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도대체 우리가 세상을 위해 뭘 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되새겨야 한다. 존재 이유가 분명해야 조직원들 사이에 위기를 돌파해야겠다는 강한 모멘텀이 생긴다.”는 제약회사인 화이자의 제프 킨들러 회장의 말은 ‘혼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획득’에 있다. 하지만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해 스스로 일하게 만들고, 수많은 변화 속에서 공감대와 방향감각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에는 념念, 즉 기업이념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혼魂이다. 요즘의 훌륭한 인재들은 ‘나로 인해 세상이 변한다’는 동기를 얻기 위해 ‘기업 이념과 핵심가치’를 따진다.

  경영이념은 매뉴얼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디즈니는 ‘행동강령’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일한다. 그리고 우리의 미소에 고객이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는 철학에 의해 움직인다. 디즈니의 직원들을 일을 위해 채용된 것이 아니라 디즈니라는 ‘쇼’에서 배역으로 캐스팅 된 것이다. 저자는 혼을 가진 조직의 장점에 대해 경영학자 짐 콜린스가 말한 ‘비전(혼)을 가진 조직이 되면 이룰 수 있는 4가지와 같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1. 의사결정이 빨라진다 - 핵심가치를 명확히 설정하면,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기준이 명확하기 때문에 복잡한 상황에서도 의사 결정을 신속히 할 수 있게 된다.

2. 행동에 일관성과 자신감이 생긴다 - 목표가 명확하기에 일관성과 자신감이 생기게 된다. 뿐만 아니라 부하들도 리더의 기대와 방향성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돼, 심리적 편안함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3. 소비자를 감동시킨다.

4.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 - 일관성 있는 이미지는 다른 사람에게 신뢰를 주고, 이는 다른 사람과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나만의 자산이 된다.   본문 62 쪽

   스티브 잡스가 위대한 성취를 이룰 수 있는 비결 세가지는 늘 큰 꿈을 꾸었다는 점, 사람(직원)들의 마음에 열정의 불길을 유지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점, 그리고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강인한 영혼을 지녔기에, 늘 성취를 꿈꾸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혼이 있는 사람은 모든 것이 즐거워진다.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은 항상 돈보다 즐거움의 추구를 앞세웠다. 패션계의 거장인 조르지오 아르마니 역시 “일은 나의 열정이다. 나는 주말이면 무엇인가에 집중할 만한 것이 없기 때문에 절망에 빠진다.”고 말했다. 개인(직원)은 일을 즐겨 ‘일의 주인이 된 사람’이 되어야 하고, 기업은 개인들이 일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혼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고, ’내가 여기에 있어야 하는 이유‘이며, ’개인을 뛰어넘는 대의‘다. 다시 말해 혼은 우리를 움직이게 하고, 버티게 하고, 극복하게 하는 근본적인 힘인 것이다. 

 창倉은 익숙한 것과의 싸움이자, 매일 새로워지는 일이다.

   창은 혼이 현실로 보이는 과정이다. 창에는 무한한 노력과 디테일이 동반해야 한다. 그리고 실행해야 한다. 램 차란은 “실행력이 없는 비전은 비극이다”라고 말했다. 실행에 있어 실패에 대한 리스크는 당연하다. 창을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세삼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리스크를 감수하고라도 실행에 옮겨야 한다. 이 모든 과정들을 충실히 이행할 때, 비로소 창은 우리를 성취와 성공의 길로 안내한다. 

  창조적인 기업가들의 5가지 공통적인 습관은 연결, 질문, 관찰, 실험, 네트워킹이다. 서로 다른 것들을 연결하고, 무엇이든 “왜?”라고 묻고, 항상 현장에서 새로운 것들을 관찰하고, 실패를 두려워 말고 최대한 집적거리며 실험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경험을 하며 새로운 시각을 얻을 때 창의력은 생성된다.  

 

 통通은 큰 뜻을 공유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일이다.

   통은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을 의미하지 않는다. 통은 조직의 존재 목적, 즉 혼을 소통하는 일이다. 그리고 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인정’이다.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메리 케이는 직원을 최고로 인정해주는 기술은 경청과 칭찬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통하기 위해서는 공통의 비전과 핵심가치를 강력한 메시지로 만들어 끊임없이 반복해서 귀가 아닌 피부로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마음을 열어 서로의 차이를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한다.  

  포스코의 정준양 회장은 소통의 정의에 대해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논리적으로 설득하기 보다 남의 생각을 어떻게 하면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의 궁극적인 목표는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회사에 오면 정말로 즐겁고, 다름 날 빨리 출근하고 싶어지는 조직을 만드는 데 있다. 직원을 존중하고, 개성과 창의를 인정하며, 상하좌우 소통이 원활한 조직을 만든다면 가능하다.

  혼, 창, 통은 하늘의 뜻을 기다리기 전에 개인과 조직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이 시대의 처방전이다. 성공과 성취는 오직 준비하는 자에게만 허락하는 법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혼, 창, 통의 의미는 경영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기업의 눈높이가 이익이 아니라 사람에게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세계적인 경영구루와 세계 최고의 글로벌기업을 경영하는 CEO들이 한 목소리를 낸 것은 바로 ‘사람’, 즉 소비자에 주목하라는 것이었다. 이는 곧 ‘주주 자본주의’에서 ‘소비자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여기서 소비자는 넓게 기업의 구성원인 사원을 포함한다.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기업의 념念을 다시 세우고,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어 새로이 창조하고, 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앞선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혼, 창, 통의 경영은 곧 웹 2.0 시대를 대표하는 ‘소비자 주권시대’에 가장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경영이기도 하다. 

  유토피아적인 발상이라고는 결코 말할 수 없다. 왜냐하면 수많은 성공적인 기업들(그것도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의 성공사례들이 책 한 권에 걸쳐 두루 소개되며 이것이 가능하다고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도 말했듯 모든 것의 시작은 바로 혼魂에 있다. 즉, 변화의 시작은 경영자에게 있다는 말이다. 저자는 기업이 성공하고 싶고, 목표를 성취하고 싶다면 경영자는 먼저 인류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경영이념을 세우고, 이를 이룩하기 위해 구성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마음껏 재량을 펼칠 수 있도록 서로 공유하고, 충분한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놀라운 책이다. 지금껏 이렇듯 생생하고 자세한 사례로 오늘날을 이끌어갈 바람직한 경영 마인드를 설명한 책을 만나지 못했다. 머리에 담고 마음에 새겨야 할 금언들이 너무나 많아 진도를 나가기가 두려울 정도였다. 밑줄이 가득해졌고, 접은 페이지는 절반을 넘는 듯 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사례들을 너무 꽉 차게 담았다는 점이다. 개념을 보다 잘 이해시키기 위해 동원되었고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너무나 많아서 오히려 가독성과 이해력을 해쳤다.

  차라리 이 책이 혼, 창, 통, 이 개념을 따로 분류하고 보완해서 세 권이 한 세트가 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 말은 그 만큼 훌륭한 개념과 사례들이 들어있다는 말도 되겠지만, 반면 그만큼 읽고 이해하기가 힘이 들었다는 소리도 된다.

  그렇다고 해서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책 읽기를 그렇게 나눠서 읽으면 될 것 아닌가? 이 책은 천천히 곱씹어서 읽기를 권하고 싶다. 단숨에 읽는다면 말 그대로 ‘수박 겉핥기’가 될 것이다. 굳이 방법을 제안한다면 혼, 창, 통을 하루씩 나눠서 읽고, 나흘째 되는 날 다시 한 번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읽어도 가슴이 벅찰 만큼 숨이 가쁜 장면들을 여러 번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해도 좋다. 외국어판으로 번역된다고 해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멋들어진 컨텐츠다.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이 책을 읽지 않는다면 정말 후회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읽는다면 곱씹어서 읽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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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는 사람
텐도 아라타 지음, 권남희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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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기억하는 것,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액션과 스릴러 영화를 보면서 언제부턴가 모르게 ‘해서는 안 될 못된 버릇’이 생겼다. 그건 적잖은 비용과 시간을 부으며 영화를 보면서 결코 해서는 안 될 ‘정말 김빠지는 못된 버릇’이다.다름 아닌 주인공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까지 죽던지, 살던지, 이기던지, 지던지, 복수를 하던지, 결국 영웅이 되던지 온 신경을 쏟으며 주인공에 주목해야 온당할진대 어느 때부터 엑스트라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독자들이 이 글을 읽는다고 해서 절대로 따라하지 말기를...그러면 영화는 정말 혼란스러워지고, 재미없어진다).  

  언제부터였는지는 정말 알 수가 없다. 주인공이 함부로 쏘아댄 총질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총알을 받고 최대한 절규하며 스러져가는 이름 모를 악당들을 보면서 ‘저 이도 남의 집의 귀한 자식이고, 아버지일텐데...’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를 ‘허구의 이야기를 배우들이 영상으로 찍은 것’이라는 본질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는 것은 아니다.  

  영화를 보는 동안은 비교적 영화에 동화되어 주인공의 그림자를 쫓고 있었지만, 다만 악당들을 쓰러뜨려야 할 상대가 아니라 ‘그들도 사람’이라는 곁눈질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100 분이라는 상영시간을 채울려면 주인공은 당연히 살아야겠지만, 그 사이에 죽어가는 악당들, 아니 사람들에게 연민 비슷한 감정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영웅은 이름 모를 수많은 희생을 밟고 일어선 자‘라는 말도 있듯이 일반적이라면(평범하다면) 살아남은 영웅에 주목해야 하거늘, 영웅의 발 알래 밟혀있는 사람들에 포커스가 가더란거다. 이 일반적이지 못한 관점은 액션 스릴러 영화의 재미를 급격하게 떨어뜨렸다. 나아가 총알에 스치거나 악당에 맞아 피투성이가 된 주인공에게는 혀를 차면서도, 되도록 처참한 모습으로 박살이 나며 죽어가는 악당에게는 박수를 치며 시원해하는 내 감정이 과연 옳은건가 의심하게 되었다. 이 정도쯤 되면서부터 그런 류의 영화는 볼 짱 다 봤고, 오랫동안 누리던 작은 즐거움이 사라져버렸다.

  오래 전 무슨 사건을 접했다. 아마도 식사를 하면서 뉴스를 보던 중 그 일로 몇 명이 희생되었다는 보도를 들었던 것 같다. ‘단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 하나로 순식간에 죽임을 당한 희생자들이 자꾸만 눈에 밟히듯 들어왔다. 아래는 그날 밤 블로그에 적은 몇 글자다.

죽음을 지켜보는 마지막 증인인 가족이 함께 함은

저승의 문턱에 있는 '곧 죽을 자'에게는 큰 위안이 될 듯 하다.

반면에 지켜보지 못한 가족에게는 죄스러움과 아픔이 되어

자신의 주검까지 남겨지겠지.



곧 다가올 죽음에 무언가 꼭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마음에는

충분히 다 주지 못한 자신의 사랑이 아쉬워서 일 것이다.



언제나처럼 평온하게 살던 중에 갑자기 닥친 자신의 죽음을

깨닫기도 전에, 알리기도 전에 차마 눈감지 못하고

생을 마감한 수많은 영정들에게 유감스럽다.



나와 내 가족을 그 자리에 앉혀놓자니

끔찍하기가 그지없다.

..........



배고픔을 알고, 시장기를 속이는 자리에

비극의 소식들이 계속된다.



속이 상해 '밥알이 곤두설까' 전원을 끄자니

죄송함과 간사함이 교차한다.



살아있음을 새삼 깨닫게 되는 어제와 오늘이다.



'죽임을 당한 사람만 불쌍하다.'

  탄생과 죽음은 동일선상에 있다. 지금 이 시간 어느 어머니의 뱃속에서 아이가 태어나듯 누군가는 죽는다. 이 두 가지는 인간의 삶에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 그래서 나와 내 주위의 사람 역시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삶도 채 인식하지 못했던 철부지 시절에는 결코 없었던 생각, 요즘 들어 들기 시작한다. 나이를 먹었다고 느낀 것일까. 텐도 아라타天童荒太의 <애도하는 사람 悼む人>(문학동네)이 눈에 든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일지 모른다. 제목을 읽는 순간, ‘지금의 나’를 위한 책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애도하고 있습니다....당신이라는 특별한 사람이 이 세상에 살았다는 걸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한 사내가 일본 전역을 돌며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을 애도하고 있다. 죽음에는 이유도 필요 없고, 경중도 없다. 사내가 펼쳐 본 신문이나 잡지 등에서 누군가의 부고(訃告)가 눈에 들어오면 그들은 그 사내의 애도를 받는다. 사내는 그 어떤 꾸밈도 없이 마치 성지를 순례하듯 일본을 돌며 그들을 추적한다. 그리고 그들을 기억하려고 애쓴다. 왜 일까? 무엇 때문일까? 그것보다 이 소설을 쓴 작가 텐도 아라타는 무슨 생각에서 이런 소설을 쓰게 된 것일까?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경중을 따지는 행위는, 나아가서는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의 묵숨에 대해서도 경중을 묻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누구의 죽음도 차별이나 구별 없이 그저 애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했고, 거기서 희망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 작가 인터뷰 중에서

  젊은 사내 시즈토는 성직자도, 어느 종교단체의 회원도 아니다. 그냥 직장을 다니던 평범한 사람이다. 단지 여섯 살 때의 기억, 태풍으로 땅에 떨어져 죽은 새끼 직박구리 새의 주검을 대한 기억이 특별하다면 특별하다. 죽어서 둥지로 돌아갈 수 없는 새의 주검을 엄마(준코)와 함께 땅에 뭍고난 후 손을 모으고 기도했다. 그리고 말했다. 

  “나, 이 아이가 태어났을 때의 일, 알아. 베란다에서 내내 지켜 봤었거든....이 아이, 아빠랑 엄마 쪽으로 목을 길게 뽑고 울었어....하지마 지금은 여기 잠들어 있어...그걸 아는 건 나하고 엄마하고 이 아이 엄마하고 아빠뿐이네...우리가 잊으면, 이 아이의 엄마하고 아빠밖에 기억하지 못하겠네....(중략)... 어떻게 해야 좋을까...어떻게 하면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을까?....(중략)...(두 손을 가슴 앞에 가져와 심장으로 밀어넣듯이 포개며) 여기에 넣어둘꺼야...잊지 않도록. 이 아이, 여기에, 넣어 둘 거야. 이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 살았다는 걸...내 안에 넣어둘 거야.” 본문 123-124 쪽 

  탄생이 듦이면 죽음은 낢이다. 없고 난 이후의 사람을 애도함은 기억하고자 함이다. 하지만 인간이란 망각을 위한 동물인지라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자칫 무모하리만치 엉뚱한 시즈토의 행보가 바보스러우면서도 보기 좋은 우리네 명절을 쇠기 위한 고향 방문을 닮았다. 바로 굳이 함께 기억하고 싶어서다. 남겨진 이들에게 죽은 조상의 모습은 제각각이다. 제상을 놓고 절을 한 후 조상이 음식을 드시는 동안 편히 드시라고 뒤를 돌아 등을 지는 순간은 바로 조상을 기억하는 순간이다. ‘내 기억 속에 남겨진 조상’을 서로 추억하는 순간, 삶과 죽음이 가장 가까운 시간이다.

  시즈토가 인상적인 것은 ‘나와 상관없는 사람’을 애도하는 것이다. 죽은 이들에게 경중을 두지 않고, 제가 아는 한 모든 이들을 기억하려 했다. 애도하는 것은 결코 즐겁지 않은 일, 오히려 고통스러울 법 한데 오래도록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만의 애도하는 법 때문이다.

  “고인을 기억할 때 죽음의 비참함과 비애가 아니라 그 사람의 긍정적인 면만 기억하기로 했다고 한다. 긍정적인 면이라는 것은 사람에 따라 기준이 다르겠지만, 몇십 명, 몇백 명이나 되는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니, 어떤 인물이든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세 가지 요건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누구를 사랑했는가?

누구에게 사랑받았는가?

누군가가 어떤 일로 그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는가?“본문 265 쪽

  이름을 불러 꽃이 되듯, 없는 이는 기억하매 가슴 속에서 되살아난다. 내가 그(녀)를 기억함은 사랑을 하는 것이고, 사랑을 받는 것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잇는 매개는 결국 사랑이이라는 말처럼 들렸다. 

  소설이 일본에서 큰 상을 받고 많은 반향을 일으킨 것은 유독 ‘죽음’을 가벼이 여기는 일본사회인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물질만능주의에 밀려 인본주의가 점차 자리를 잃고 있는 경향은 그 어느 곳이든 매한가지다. 자연재해로 수많은 목숨이 잃어가는 현장 앞에서, 가난과 기근으로 숨을 헐떡이는 모습들 앞에서 천연덕스럽게 밥상을 놓고 숟가락으로 밥을 가져가는 내 모습이 어찌 일본사회를 폄하할 수 있을까.

  비록 허구지만 시즈토가 반가운 것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지극히 이기적인 내가 저자의 말대로 ‘한 명쯤은 있으면 하는 사람’을 만났기 때문이다. 그의 행보를 쫓으며 동감하고 위로받았다. 문학의 목표가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했다. 하지만 끝끝내 나는 시즈토처럼은 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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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젠테이션 젠 - 생각을 바꾸는 프리젠테이션 디자인 에이콘 프리젠테이션 시리즈 1
가르 레이놀즈 지음, 정순욱 옮김 / 에이콘출판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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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프리젠테이션 방법은 벤또 안에 들어있다!

  프리젠테이션Presentation 은 과시가 아닌 설득이다. 프리젠테이션을 봐야 할 궁극적인 대상은 직장상사가 아닌 클라이언트다. 유념해야 할 당연한 이 두 가지를 우리는 종종 잊는다.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시청각설명회視聽覺說明會(국립국어원은 프리젠테이션 대신 이 단어를 쓰기를 권장한다)은 정보 전달 수단의 일종으로, 듣는 이에게 정보, 기획, 안건을 제시하고 설명하는 행위인데, 우리는 이것을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음을 과시하고, 꽤 많은 자료를 준비했음을 과시하며, 클라이언트가 아닌 나의 상사의 입맛에 맞도록 만들고 있다. 그래서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나도, 조악한 과시덩어리를 어두운 방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힘들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프리젠테이션은 프로젝트의 결과의 핵심을 클라이언트에게 전달하는 최종 과정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프리젠테이션의 성공은 클라이언트가 손가락을 튕기며 ‘OK!'라고 외치는 순간이다. 





 

    정확히 보름 전 나는 2주일 후에 있을 첫 책 <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교보문고)저자 강연회 때문에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청중들이 지루해 하지 않도록 자료를 준비해 책에 대한 설명과 강연내용을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꾸미는 것이 어떻겠나 하는 출판사의 요청 때문이었다.  

  프리젠테이션을 본 적은 있지만,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내게 그것을 준비하는 것은 강연을 해야 하는 부담보다 더 큰 부담이었다. 무엇을, 어떻게 담고 표현해야 할까? 고민 끝에 클라이언트에게 프리젠테이션으로 계약을 따내는 일로 업(業)으로 삼고 있는 지인에게 추천을 부탁했다. 몇 초의 여유도 없이 권해준 책이 있으니 바로 소개하는 가르 레이놀즈<프리젠테이션 젠Zen>(에이콘출판)이다. 가장 쉬우면서도 강력한 프리젠테이션 방법이란 그의 설명은 틀리지 않았다. 어제의 강연은 대단한 호응을 얻으면서 끝냈기 때문이다. 



 

   저자인 가르 레이놀즈는 포춘 500대 기업 중 다수를 고객으로 둔 프리젠테이션 디자인 전문가다. 현재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그는 오사카에서 디자인 매터즈 재팬의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데, 오랫동안 젠 사상에 심취해 온 그가 어느 날 달리는 신칸센 열차 안에서 벤또(べんとう;일식 도시락)을 먹다가 젠Zen 스타일의 프리젠테이션을 고안해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대조였다. 내 앞에 놓은 일식 도시락은 군더더기 없이 효율적으로 디자인된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인 데 비해 건너편에 있는 파워포인트 자료는 알아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볼품없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나 기술 자료를 파워포인트로 만들 때 하물며 역에서 파는 도시락 같은 작은 물건에조차 스며있는 정신을 조금이라도 흉내 낼 수 는 없을까? 대부분 일식 도시락은 적당한 양의 내용물이 효율적이면서 우아하게 배치되어 있다. 보기에도 단순하고 아름다우며 균형이 잘 잡혀 있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다. 장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아주 멋지게 디자인됐다. 보기 좋을 뿐 아니라 맛도 일품이다. 대략 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만족스럽고 신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일식 도시락이다. 프리젠테이션에서 이와 비슷하기라도 한 경험을 해 본 때가 과연 언제였던가?” (본문 20 쪽) 



 

   저자가 말하는 젠Zen스타일의 프리젠테이션은 선(禪)사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절제, 단순민, 자연스러움을 뜻한다. 그는 프리젠테이션이 준비 과정의 절제, 디자인의 단순미, 발표 과정의 자연스러움을 갖췄을 때 발표자와 청중 모두에게 명확하한 프리젠테이션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가 바라본 프리젠테이션은 기교 이상의 무엇,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장벽을 없애고 청중과 접점을 만들어 내어 새로운 지식을 전달하거나 동기를 부여해 서로에게 의미 있고 기억될 만한 시간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예술이라고 본 것이다. 

  인상적인 것은 저자가 세계적인 경영구루가 ‘기적’이라고 칭찬한 다니엘 핑크의 베스트셀러인 <새로운 미래가 온다A Whole New Mind>를 프리젠테이션 젠의 토대로 삼았다는 것이다. 그가 큰 맥으로 잡은 것은 책 속에 있는 다음의 문장이었다. “ 이 시대는 색다른 사고와 삶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통해 발전한다, 하이컨셉, 하이터치와 같은 재능이 각광을 받는다. 하이컨셉에는 다양한 패턴과 기회를 발견해내는 역량과 예술적이고 감성적인 아름다움을 창조하며 만족스러운 대화를 이끌어내는 기술 등이 포함된다.”

  저자는 다니엘 핑크의 <새로운 미래가 온다>가 제시하는 6가지 우뇌형 특성에 주목했다. 디자인, 스토리, 조화, 공감, 놀이, 의미. 이 6가지 특성을 프리젠테이션에 접목하고자 했다.그는 이 6가지 특성은 더 나아가 게임 디자인, 프로그래밍, 제품 디자인, 프로젝트 관리, 의료 서비스, 교육, 소매업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책 내용에 있는 미래형 인재의 조건 6가지 특성을 자신만의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해석한 부분은 저자의 탁월한 해석능력을 잘 보여준다. 이 내용은 필시 의도하지 않은 독서 중에 발견했을진데, 자신이 찾고자 하는 이렇게 엉뚱한 곳에서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생각했다. 아래의 그림은 책 <새로운 미래가 온다>의 주제인 6가지 우뇌형 특성이자, 프리젠테이션 젠이 추구하는 방법론을 제시하기도 한다.  

 



 

 
  가르 레이놀즈가 추구하는 프리젠테이션의 이상적인 상황은 이렇다. 아래의 글은 그가 제시하는 프리젠테이션 젠을 시도했을 때의 상황이기도 하다.

“슬라이드가 화면에 비추는 순간 단숨에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청중은 등을 곧추세우고 화면에 비춰진 이미지를 보면 당신이 도대체 어떤 말을 할지 귀를 쫑긋 기울이다. 제대로만 한다면 여러분이 한 말을 청중이 기억할 때마다 발표 자료 이미지도 함께 상기될 것이다. 또 이미지를 볼 때마다 여러분의 말이 기억날 것이다. 사실 이런 식으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다른 이들이 구태의연한(쉬운) 방법을 고수하는 동안 여러분은 새롭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앞서 나갈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프리젠테이션에서 당장에라도 실천할 수 있는 개선방법 4가지를 제시했다.   

  1. 강연을 보완하는 슬라이드를 만들어야지 내뱉은 말을 문자 그대로 반복하는 슬라이드는 필요 없다. 절대로 한 슬라이드에 여섯 단어 이상 올려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이 규칙을 어겨야 할 만큼 복잡한 프리젠테이션은 없다.  

  2. 수준 낮은 삽화는 집어치워라. 돈을 주고 구입해서라도 전문가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고습스런 이미지를 사용하라. 

  3. 빙글 돌아가고 번쩍거리는 등의 조잡한 화면 전환 효과는 사용하지 말라. 단순함이 최고다.  

  4. 꼭 유인물을 만들어 놓자. 유인물에는 각주를 비롯해 각종 상세한 내용을 적어놓아야 한다. 프리젠테이션이란 감정적인 동의를 구하는 작업이다. 자세한 내용이 담긴 유인물을 준비해 놓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이성적인 발표를 좋아하는 청중은 안도감을 느기고 감정적으로 수긍한 내용을 더욱 받아들이기 쉬워진다.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인물은 스티브 잡스였다. 저자가 생각하는 프리젠테이션 젠의 롤모델 역시 스티브 잡스 였다(물론 자신도 포함된다). 우리가 그를 세계적인 프리젠테이션의 달인이라고 평가를 받는 이유는 PPT, 즉 프레젠테이션을 위해 만든 마이크로소프트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서가 아니다. 강사의 스피치와 PPT가 어느 것 하나 두드러짐이 없이 유기적으로 잘 매치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에 강력한 메시지와 재미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말 한마디 실수하지 않을 만큼 자신의 강연록을 외웠으며 화면을 살피지 않고도 백스크린에 떠올랐을 이미지를 기억할 만큼 많은 연습을 했다. 그가 지나는 걸음 걸음마다 조명이 그를 비출 수 있도록 수많은 리허설도 거쳤다. 제품상에서 최고의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바디 안으로 소프트웨어를 구겨서 넣게 하는 그의 ‘철저함’이 프리젠테이션에도 녹아있는 것이다. 국내에서 이와 같이 인상적인 강연을 펼치는 사람으로는 <창조적 상상력 디자인>을 강연하고 있는 영화변역가 이미도를 들 수 있겠다. 그는 영화와 영어로 구성된 수 백장의 슬라이드를 동원해 청중들을 사로잡고 있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의 PPT, 즉 슬라이드에는 절제, 단순함, 강력하면서도 미묘한 여백 활용 등의 특징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놀라운 그의 프리젠테이션 능력을 잘 나타내기 위해 빌 게이츠의 프리젠테이션과 비교했다. 빌 게이츠의 슬라이드는 미적으로 볼품도 없고, 이야기에도 크게 보탬이 되지 않는 슬라이드를 대표하는 듯 했다.

“빌 게이츠의 프리젠테이션이 영 엉망인 건 아니지만 그저 평범하고 특별할 게 없는 수준임은 분명하다. 그가 파워포인트를 활용하는 스타일은 ‘일반적’이고 ‘전형적’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프리젠테이션을 듣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게 별로 없다. 빌 게이츠의 대단한 명성만큼 그의 프리젠테이션도 좀 대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사의 전략과 통합 소프트웨어 제품에 있어 디자인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수많은 청중 앞에 공언할 요량이라면 적어도 발표에 사용하는 시각 자료도 사려 깊은 디자인의 결과물이어야지 급하게 갖다 붙인 장식품 수준이어서는 곤란하다.“ (본문 120 쪽)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스킬skill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프리젠테이션의 기획에서 발표까지, 처음부터 끝까지를 언급한다는 것 때문이다. 저자는 프리젠테이션의 첫 단계인 기획에서는 컴퓨터를 멀리하고 종이(포스트 잇)와 펜으로 그림을 그리듯 구상하는 아날로그적 방식이 좋다고 말한다. 그리고 발표하고자 하는 핵심을 제대로 파악하고, 발표할 때에는 유인물을 만들어 슬라이드상에서 모든 내용을 다뤄야 한다는 부담감을 줄이라고 말한다.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방법은 베스트셀러이기도 한 칩 히스와 댄 히스 형제의 책<스틱Make to Stick>이 말하는 착 달라붙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여섯 가지 기본 원칙에 준해서 만들라고 말했다. 단순성Simplicity, 의외성Unexpectedness, 구체성Concreteness, 신뢰성Credibility, 감성Emotion, 스토리Story(앞글자를 모으면 SUCCESs가 된다)이다. 

  스토리와 스토리텔링에 있어 복잡한 아이디어를 가장 손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사례를 만들거나 요점을 담은 일화를 소개하는 것이다. 저자는 성공적인 프리젠테이션의 4가지 공통점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1. 자신의 발표 자료를 철두철미하게 파악하고 있었고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

2. 무대 한가운데 서서 열정적이면서 진솔한 분위기로, 일상적인 어휘를 사용해 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3. 운영상의 실수 때문에 머뭇거리지 않았다. 그런 일이 일어나도 한 박자도 놓치지 않고 진행했으며 청중과의 접촉을 놓치지 않았다.

4. 때로는 유머러스한 일화를 사용해 요점을 설명했다. 모든 이야기느 마음에 깊이 사무치듯 공감이 가는 내용이었고 핵심 메시지를 적절히 받쳐줬다.

    책의 후반부에는 자신이 지금껏 활용했던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를 예를 들어 일반적인 슬라이드와의 차이점 그리고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유의할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래에 있는 동영상은 저자가 직접 이 책<프리젠테이션 젠>에 대해 설명한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장면을 담은 것이다. 말이 필요 있을까? 알아들을 수 있다면 지켜만 봐도 책의 대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나처럼 영어를 못알아듣는다 해도 그가 제시하는 슬라이드만 봐도 이 책의 절반은 이해할 수 있다(책이 배달되는 동안 나 역시 이 책의 절반을 이해했다. 진짜다!바로가기: 클릭!  



 

   어느 부유한 아랍의 왕이 신하 전부를 불러 이 세상 최고의 진리를 알아오라 했더니 100 권의 책을 가져오더란다. 그래서 10권으로 줄이고, 1권으로 줄이고 한 문장으로 줄이라 했단다. 얄궃은 왕, 게으른 왕임에 틀림없다. 이하 이 세상 최고의 진리 한 문장은 여러분이 익히 아는 문장 “세상에 공짜는 없다”이다. 기획 관련서로 가장 잘 알려진 스테디셀러의 제목은 한 페이지 짜리 기획서를 뜻하는 <One Page proposal>이다. 또 <죽이는 한마디>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책도 있다. 가장 고단수의 스피치라 불리는 ‘엘리베이터 테스트’는 상사가 자신의 사무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30-45초 사이에 메시지를 말하는 발표를 말한다. 

  프리젠테이션 역시 마찬가지다. 클라이언트가 프리젠테이션을 보면서 원하는 것은 ‘Do or Do Not' 즉,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모든 과정을 하나의 가장 굵고 짧은 메시지로 이어나가게 하면 되는 것이다. 이 중요한 순간을 발표하는 자는 고역의 순간이고, 듣는 자에게는 고통의 순간이 되어서는 될 일도 안 된다. 스티브 잡스만 제품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하나의 재미있는 ’쇼Show‘로 만들어 모든 청중들이 기립박수를 치게 만들라는 법은 없다. 이 책을 덮을 때면 ’Why not me?' 즉, ‘나라고 못해?’하는 도전의식을 갖게 될 것이다. 내가 그랬으니까.   



책<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 리치보이의 강연 모습 

(2월9일 19시 - 교보문고 본사)



  내 책 <질문을 던져라 책이 답한다>(교보문고)의 첫 저자 강연회는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출판사가 자리를 저자 강연회를 마련한 이래 가장 많은 청중들이 왔으며(결코 많지 않다. 100 명 남짓이다) 두 시간동안 청중들은 즐거워 했다. 모두 답할 수 없을 만큼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았으며, ‘강연회가 좋았다’는 메일과 블로그 댓글을 많이 받았다.  

  성공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책 덕분이었다. 호응을 얻었던 간단하면서도 유쾌한 슬라이드는 저자가 제시한 슬라이드에서 영감을 얻었다. 미흡하고 어리숙한 진행과 불편한 나의 시선처리를 청중들이 너그러이 받아주며 들어줄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프리젠테이션 젠 스타일의 슬라이드와 진심이 담긴 스토리텔링 덕분이었다. 어떤 형식의 것이든 발표를 앞둔 모든 이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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