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곰의 10년 동안 써먹을 부동산 비타민
아기곰 지음 / 중앙일보조인스랜드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주식투자에 시골의사가 있다면, 부동산투자에는 아기곰이 있다!

  부동산 재테크를 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아기곰’이라는 필명을 들어봤을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로 통하는 아기곰은 처음 온라인에 ‘원숭이 나라 이야기’를 실어 알려지기 시작했다. ‘원숭이 나라 이야기’라는 글은 DJ 정부의 경기 부양정책으로 집값이 폭등하며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인가 내릴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한 창 일 때, 경제 원리에 따른 집값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쉽도록 명확하게 설명해준 글이었다. 

원숭이 나라에서 한정된 수량의 망고 값이 오른 이유에 비유해 아무리 정부가 주택 보급률을 높이고, 재건축을 통해 공급을 확대 시킨다고 해도, 일부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아기곰은 말했다. 그 이유는 주택 보급률은 농어촌을 포함한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재건축을 활성화한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반면 망고라 할 수 있는 ‘인기 지역의 아파트’는 특정 지역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 ‘희소성’에 의해 수요는 꾸준해서 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파트 가격은 정부의 정책 조율에 달린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손 즉, 시장의 논리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이렇듯 쉽고 명쾌한 논리로 밝혀 온라인에서 네티즌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아기곰’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2003년 2월, 노무현 대통령의 취임식이 있던 날에 발표된 ‘새 정부하에서의 부동산 시장 전망과 대응 전략’이라는 제목의 글은 참여정부의 향후 5년 간 부동산시장에 대해 ‘부동산 보유세의 강화’, ‘1가구 다주택자에 불리한 정책의 출현’, ‘한강 이북 지역에 불리한 참여정책의 정책 방향’등을 손금 보듯 훤하게 전망하여 네티즌 사이에서 또 한 번 ‘아기곰’의 이름을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주식 재테크에 있어 개미투자가를 위한 조언자가 ‘시골의사’라면, 부동산 재테크에는 아기곰이 있다. 아기곰의 글들이 이렇듯 인기가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그의 글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이타주의 때문일 것이다. 아기곰은 ‘전망을 팔아먹지 않는다’. 그의 글은 처음 자신이 시삽으로 활동하고 있는 조인스랜드 ‘아기곰동호회’를 통해서 게재되었다. 하지만 그의 글이 인터넷 공간에 뜨기만 하면 수천, 수만 건의 조회수와 스크랩수를 기록하며 네티즌들의 인구에 회자될 만큼 인기를 누리게 되자, 현재는 온라인 뿐 아니라 일간지의 재테크 칼럼 및 여러 재테크 잡지에 칼럼을 기고하여 보다 많은 독자들이 그의 글을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아기곰은 법률적인 내용이 많고 어려워 ‘소수만의 갖고 있는 헤게모니‘로 알려져 왔던 ’부동산투자지식’을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써 ‘부동산투자의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을 떠나 현재 미국에 있는 컨설팅 회사에서 재무담당이사로 재직 중인 그가 굳이 필명을 써가면서 온라인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 등은 온라인에 글을 올리는 네티즌의 본성이라 할 수 있는 ‘이타주의’를 실감하게 된다. 

  아기곰의 글이 인기가 있는 두 번째는 단순히 "언제 어디를 사라" 혹은 “내가 움직이는 대로 따라 오라”는 식의 ‘혜안을 지닌 듯한 예언자적 전망’(그렇게 말하는 전문가들이 의외로 많다)이 아니라, 자신의 전망을 경제 원리와 정부의 정책기조에 입각한 논리를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줌으로써 ‘투자 결정’에 있어 의심하거나 두려워하는 투자자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준다는데 있다. 그리고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저자의 글은 마치 자기 집 현관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이웃과 나란히 앉아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 쉽고 친근한 방식으로 서술되어 있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 가급적 어려운 용어를 피하고, 동화나 우화 등의 사례들을 통해 재테크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은 초보자들도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있다. 



 

    『아기곰의 10년 동안 써먹을 부동산 비타민』은 아기곰이 지난 2007년 12월에 펴낸 두 번째 책이다. 2003년 7월에 낸 책 『How to make big money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전망하면서 성공적인 재테크를 위해 꼭 알아야 할 이론들을 재테크 기초부터 시작하여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을 명쾌하게 제시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이명박 정부의 집권에 앞서 극심하게 차별화 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오를 만한 곳은 어디이며, 그런 곳을 고르는 기준은 어디인지를 고민해 본 책이다. 이 책의 독자는 꿈에 그리던 나의 첫 집을 마련하고자 하는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한 번 내 집을 마련하게 되면 갈아타기를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해 되도록 투자가치가 있는 곳으로 정해야 한다고 이 책에서 거듭 강조했다. 

  이 책은 크게 집(아파트)값이 차별화되는 원인과 그 방향에 대해 설명한 ‘투자가치가 있는 곳을 선점하라’와 내집마련을 위해 투자 가치가 있는 집을 고르는 전략을 알려주는 ‘투자 가치 있는 내집마련에 실패하지 않는 40가지 전략’,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집권에 따른 영향과 향후 부동산 시장 전망을 분석한 ‘세상이 변할 때를 주목하라’로 나누고 있다. 다시 말해, 집값이 왜 오르는지 이유를 먼저 설명하고, 집값이 오를 만한 곳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한 지를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전망하면서 앞으로 수혜지가 될 만한 후보지가 어디인지에 대해 짚어보았다.

  투자 가치가 있는 집을 고른다는 것은 다른 말로 수요가 몰릴 수 있는 곳에 내집마련을 하라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고향 산천을 버리고 서울로 수도권으로 몰려드는 이유는 수도권에는 직장이 많기에 일자리를 구하기 쉽고, 사람들이 많기에 장사를 하더라도 실패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구의 수도권 집중현상은 정치적, 사회적문제를 낳고 있긴 하지만, 경제적인 면을 본다면 어쩌면 당연하다. 이렇게 수요가 몰리면 집값은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 집을 위해 돈을 많이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이 그 집을 차지하게 된다. 이것이 수요가 몰리는 지역의 집값이 올라가는 이유가 된다. 

  특정 지역에 수요가 몰리고, 그래서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보다 더 좋은 곳(환경)에서 살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 때문이다. 그런 수요가 있는 곳에 가격 상승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수요가 몰리는 곳은 어디일까? 

  수요가 몰리는 지역의 집값이 올라간다(제 1법칙) - 어떤 지역에 인구가 1%가 늘어났다는 것은 매수 세력이 최소한 10%에서 많게는 몇십 %가 늘었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 인구가 증가하는 곳을 주목하라. 유효 수요의 연령에 따라 집값 상승의 여부가 달라진다(제 2법칙) - 단순히 수요(지역내 인구증가)가 느는 것 뿐만 아니라, 학력이 높은 고임금의 수요자가 늘어난다면 지역 내 집값은 오르게 된다. 

  유효 수요의 소득에 따라 집값 상승 여부가 달라진다(제 3법칙) -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 어떤 직장들이 잇고, 그 직장의 연봉 수준이 얼마인가에 따라 그 지역의 집값 수준이 결정된다. 그 지역 노동 안정성에 따라 집값 상승 여부가 달라진다(제 4법칙) -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주요 직종이 무엇인지는 그 지 역의 집값에 영향을 미친다. 최근 삼성그룹이 새로운 사옥이 있는 강남역 근처로 이전을 했는데, 이러한 이전만으로 하루 약 20만 명의 유동인구가 유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러한 인구 유입은 장단기적으로 이 지역의 집값에 영향을 준다. 

  이 책에는 저자만의 독특한 혜안이 많이 숨겨져 있다. 그 중에서 저평가된 부동산을 찾아내는 방법을 제시한 대목은 아기곰다운 분석방법이 아닐 수 없었다. 주식 시장에서 저평가 주식을 찾을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이 PER(주가수익률)인데,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주가의 적정 수준을 나타내는 투자지표이다. 주식 시장에는 그 외에도 다양한 기준도 있어 투자에 있어 ‘저평가 혹은 고평가’에 대한 객관적인 가늠이 가능하지만 부동산은 1물物 1가價 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주식과 같이 일관된 평가 방법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저자는 감정평가나 공시지가에 의존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아파트 단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일종의 부동산 감정평가의 기초가 되는 ‘비교방식’에 의한 방법인데, 특정 지역의 새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투자 가치 차이에 대해 가늠하는데 유용한 방법이다. 즉 새 아파트의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재건축되는 대상 아파트의 내재가치를 찾아내어 얼마나 저평가 되었는가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건물잔존가와 대지가치, 그리고 프리미엄을 대조해 찾는 방법이다. 새 아파트 간의 비교에는 유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과 평가 시 주의해야 할 점 등 다소 제한적이긴 하지만 그 단지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땅의 지분으로 환산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그마나 가장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되었다. 

  저자는 최근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 간의 현격한 가격차이가 두드러지는데, 이들의 집값을 예측하는 변수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첫 째는 유동성 증가이다. 이것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저가 상품보다 고가 상품의 판매 비율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면,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인기 지역의 집값이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유동성의 증가여부는 유기농 야채와 일반 야채의 판매 비율, 고급 자동차와 저가 자동차의 판매비율 등으로 알 수 있다. 집값의 차이를 가속화시키는 두 번째 원인은 인터넷으로 보았다. 과거에는 몇몇 사람만이 알고 있었던 노하우나 정보가 인터넷의 일반화로 이젠 누구나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어 이제는 정보의 입수 시기보다는 그 정보를 기초로 실제로 투자하는 시기가 더 중요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동질성을 추구하는 우리의 일상적인 문화와 관련이 있다. 각자 개성에 맞는 다양함을 추구하기 보다는 남과 비슷한 것을 선택함으로써 심리적 편안함을 추구하게 되므로, 너도 나도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아파트값의 상승률이 다른 주택의 상승률보다 높은 것이고, 어떤 지역이 좋다고 하면 그 지역으로 투자금이 몰리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투자 행태 때문에 종종 실질 가치의 차이보다 시장가격이 더 벌어지게 되는 오버슈팅과 저평가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보았다.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내집마련에 실패하지 않는 40가지 전략’이다. 이 부분은 경제학 원론을 바탕으로 부동산학 개론과 부동산 투자론, 부동산 감정평가론, 부동산 입지선정론, 부동산 금융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론적 배경에 근거해 가장 쉬운 사례를 들어 투자자들의 ‘내집마련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장기 수요와 단기 호자가 있는 곳을 노려라’, ‘파는 사람은 내 머리 꼭대기에 있다’, ‘거래량이 많은 곳을 찾아라’, ‘경제흐름을 알면 집값이 보인다’등 간단히 소제목만 읽어봐도 시장에서 ‘고수’들이 흔히 말하는 부동산 투자 금언들이 대부분이다. 저자는 이런 금언들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투자자는 현실에서 이들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소제목의 말미에 있는 ‘아기곰 Tip'는 독자가 투자시 꼭 유념해야 할 아기곰의 당부라고 보면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세상이 변할 때를 주목하라’에서는 아기곰이 생각하는 이명박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와 그에 대한 향후 시장 전망을 분석했다. 시장주의자적 성향이 짙은 저자는 현 정부에 대한 기대는 남다르다. 저자는 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한 마디로 ‘햇볕정책’으로 갈 것으로 전망했다. 즉 시장을 알고 시장을 이용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정책을 지향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저자는 현 정부가 앞으로 펼칠 부유층, 중산층, 서민층, 영세민층에 대한 부동산 정책 전망과 재건축 규제 완화 방향, 그리고 부동산 세제의 미래에 대한 전망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투자수단 중에서 투자액수의 단위가 가장 거액이고, 소중한 가정이 살아야 하는 내집을 마련하는 것이어서 ‘부동산 투자’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투자에 앞서 오랫동안 많은 부동산 지식을 공부하고, 꾸준히 임장활동(현장에 나가 매물을 살피는 일종의 현장학습)을 쌓아야만 한다. 아기곰의 말대로 부동산의 특성상 ‘한 번의 선택이 십 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디어나 대부분의 부동산 투자 관련서들은 부동산 투자를 너무 쉬이 여기는 경향이 있다. 특히 소수의 소위 부동산 전문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전지전능한 양 자신에게 믿고 맡기면 성공시켜주겠다는 식으로 투자설명을 빙자한 영업을 하는 경우를 많이 발견하게 된다. 

  아기곰의 글은 부동산 투자에 관련한 지식은 쉽게 알려주기도 하지만, 부동산 투자의 실전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외로운 여행인지를 함께 알려준다. 가치투자의 전설이자 세계 최고의 부자인 워런 버핏의 투자 신조는 단 두 가지다. 첫째, 투자를 해서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다. 둘째, 첫 번째 신조를 절대 잊지 않는다. 짧은 유머같은 이 말에는 워런 버핏의 ‘투자관’이 숨어 있다. 투자에는 항상 ‘위험’이 따르는 법인데, 수익률을 추구하여 투자하기 보다는 위험률을 최소로 하여 투자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는 것이다. 투자는 단 한 번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률을 줄이는 투자를 무시했다가는 몇 번의 투자에 모두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험율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해서 Low Risk Low Return의 보수적인 투자를 생각해서는 안된다. 투자한 뒤 수익을 낼 것인가 손해를 낼 것인가의 ‘위험’보다 더 무서운 것은 내가 투자할 대상이 과연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 아닌가를 판단하는 것이다. 그 위험도를 줄이는 가장 우선적인 방법은 바로 ‘투자대상에 대한 지식을 쌓는 것’이다. 단순히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 위험을 줄이기 위한 공부, 즉 평생을 써먹어야 할 ‘돈버는 방법을 배우는 공부’임을 명심한다면 투자 관련서를 만나는 마음가짐을 달리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과 더불어 아기곰의 글들은 ‘부동산 투자 공부’에 좋은 선생님이 될 것이다. 그가 시삽으로 있는 아기곰 동호회(http://club.joinsland.com/아기곰)에서 회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부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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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A HACKS 49! - 엘리트사원이 절대 가르쳐주지 않는 아이디어 발상 습관 49가지, 직장인 ToDo 시리즈 1
하라지리 준이치.고야마 류스케 지음, 신경립 옮김 / 홍익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좋은 아이디어의 원천은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  

  사람들은 하루에 약 24,000번 정도를 생각한다고 한다. 이는 하루 종일 횡경막이 움직이는 숫자와 거의 비슷한데, 그렇다고 보면 한 번 호흡할 때(약 3초) 마다 새로운 생각을 하는 셈이다. 심지어 우리가 잠을 자고 있는 동안에도 뇌는 깨어 무수히 많은 생각을 만들고 있다고 하니, 뇌의 메카니즘은 정말 놀랍고 위대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슨 생각을 할까? 우스개 소리 중에는 남자는 3초 마다 ‘여자’ 생각을 하고, 여자는 3초 마다 ‘사고 싶은 물건’을 생각한다는 데 정말일까(3초 마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꽤 많은 시간을 ‘여자’를 생각하는데 바친다는 건 부정하지 못하겠다. 중요한 것은 그 여성이 누구냐의 문제일 테지만)? 

  우리가 하루 종일 만들어내는 생각은 대부분 ‘쓸 데 없는 생각’ 즉, 공상空想, fancy이다. 어떤 사물이나 사건에 대한 이미지心像를 머릿속에 떠올리는 이런 생각들은 거의 ‘바라는 것’ 다시 말해 현실에서 채워지지 않은 욕망에 대한 그림들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라면 글읽기를 잠깐 멈추고 1 시간 전으로 생각을 되돌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한 번 생각해 보라. 갖고 싶은 것은 무엇이 그렇게 많고, 하고 싶고, 먹고 싶은 것은 무엇이 그렇게 많은지 스스로의 욕망을 들춰본다면 워런 버핏의 지갑을 지니고 있다면 모를까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바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쓸 데 없는 생각’이 아니고 뭐겠는가?

  하지만 모든 사람이 ‘쓸 데 없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면 인류는 오늘날처럼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수많은 공상 속에서 ‘쓸 만 한 생각’을 걸러내어 ‘쓸 데 있는 생각’으로 만들고, 그것을 실행에 옮겨 현실로 만들어낸 사람들이 있기에 지금도 수 천 수 만의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고, 우리의 역사도 발전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쓸 만 한 생각’을 아이디어idea라고 부른다. 토머스 맬서스Thomas Robert Malthus의 인구이론의 말대로라면 인구폭발로 인해 인류가 종말을 맞아야 했겠지만, 60억 인구가 넘어서는 지금까지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의 ‘쓸 만 한 생각’, 아이디어idea가 있어 유한한 토지와 환경에서도 ‘생산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다면 인간의 역사는 ‘필요를 충족시키는 아이디어의 발전사’라고도 볼 수 있겠다. 

  그래서 오늘날 훌륭하고 멋진 아이디어idea를 생각하고 이를 현실화 시켜 인류를 풍요롭게 만든 사람에게는 그에 응당한 부와 명예를 안겨주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이러한 쓸모 있는 아이디어가 인류 모두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소수에게서만 나오는 것 같다는 것이다. 물론 그럴 리 없겠지만 실제로 ‘좋은 아이디어’는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던 경험이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서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례는 주위만 살펴보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친구들 중에서 기발한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친구 한 둘은 꼭 있고, 회사에서 손만 댔다 하면 ‘히트상품’을 만들어내는 인재도 한 둘 꼭 있다. 그들이 쏟아낸 아이디어는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것 들이고, 어떻게 그런 발상을 할 수 있을까 싶어 자괴감마저 들게 한다. 그들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idea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것일까? 아니면 특별한 음식을 먹는 때문일까? 그런 훌륭한 아이디어를 나는 영영 생각해 낼 수 없는 것일까?



 

 
책 『IDEA HACKS 49』저자 하라지리 준이치原尻淳一 와 고야마 류스케小山龍介는 이러한 의문을 부정한다. 그리고 약간의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누구나 훌륭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예전에 자신이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나중에 세상에 나와 엄청난 인기를 얻는 것을 경험한 적이 한 번은 있거나, 실제로 그런 아이디어를 만들었던 경험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훌륭한 아이디어맨들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런 경험들이 꾸준하지 않고 ‘우연히’ 얻게 되었다는 데에 있다. 저자들은 ‘좋은 아이디어를 꾸준이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이 책에서 HACK이라는 단어를 화두로 해결하고자 했다. 우선 저자들이 말하는 HACK이란 무엇인지 알아보자.   

“‘HACK'이라는 말에는 컴퓨터를 해킹한다는 좋지 못한 이미지가 있지만, 본래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다소 거칠지만 단숨에 해결해 버린다는 뜻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라이프 HACK'은 복잡하게 뒤얽힌 생활Life을 간단명료하게 해결Hack한다는 뜻인데, 이 개념은 실리콘밸리의 최첨단기업들이 일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복잡한 업무를 Hack의 원리에서 입각해서 해결할 수 있다면 기업은 기업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엄청난 시간과 정력을 줄이고 최고의 비즈니스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Hack은 영어로 ‘(도끼 등으로) 마구 패서 자르다, 잘게(조각조각으로) 썰다, 혹은 난도질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저자들은 하루라고 뭉뚱거린다면 해결할 수 없는 사람들의 복잡한 일상을 잘개 쪼개어 상황마다 생활이나 일을 스트레스 없는 단순한 상태로 만드는 노하우나, 문제점을 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생활 아이디어를 ’라이프 Hack‘으로 놓고 이에 맞게 지켜 나간다면 복잡한 업무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들은 더 나아가 라이프 Hack을 아이디어를 창출해내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키려고 노력했다.

  이 책은 일상에서 보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라이프 Hack을 독자들이 꾸밀수 있도록 제시한 책이다. 업무를 진행하다가 장벽에 부딪치는 젊은 직장인들에게 이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직장인은 물론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바로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일종의 실용서이다. 

  저자들은 아이디어는 부지불식간에 ‘툭’하고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의 흐름을 아이디어가 충만할 수 있도록 꾸미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이것을 단기, 혹은 장기로 기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을 때 제대로운 아이디어로 남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IDEA Hacks는 크게 정보, 시간관리, 정리, 오감, 사고, 발상, 의사결정의 Hack 등 일곱 가지로 나뉜다. 이들은 다시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복잡한 네트워크와 단기기억을 잡는 단계의 흐름과 장기기억을 잡는 저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각각의 IDEA Hacks 마다 아이디어를 붙잡기 위해 놓쳐서는 안 될 방법과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들은 저자들이 실리콘 밸리에서 근무하면서 직접 경험한 방법들이어서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그에 따른 장단점도 기록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정보 Hack의 필수 요소인 메모는 ‘아이디어를 잊어버리기 위해서’ 작성하는 작업이다. 기록을 함으로써 더 이상 기억할 필요를 없애고, 또 다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메모를 할 때는 가급적 당시의 상항이나 전후 맥락가지 적어두어야 나중에 기억하기 수월해진다. 언제든지 메모를 하기 위해서는 펜을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휴대폰 줄에 펜을 달아두면 좋다. 아이디어를 적은 메모 역시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갑에만 넣어두거나 명함집 등에 끼워둬야 한다. 상황이 여의치 못할 때에는 휴대폰 메모기능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길을 걷다가 혹은 운전할 때처럼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바로 적기가 어려울 때를 대비해 소형 녹음기나 휴대폰으로 음성메모를 남기는 방법이 있다. 

  이처럼 아이디어 도출을 위한 실용적이고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의 개인적인 방법이다 보니 보편타당하지 않아서 서로 다른 직업군에 속한 독자들이 저자들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이디어 계발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거나, 개인적으로 습관화한 방법들이 없다면 저자들이 제공하는 방법을 읽고 나에게 맞도록 체득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아이디어가 잘 발현될 수 있는 환경조성에서부터 정보정리, 시간 관리까지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방법 모두를 한꺼번에 소화하려고 한다면 너무나 큰 변화를 겪게 되어 쉬이 지치게 되어 포기하게 될 지도 모른다. 내게 어울리고 적용 가능한 방법들을 하나씩 습득할 수 있다면 큰 소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실용서를 읽는 마지막 과정은 배운 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단 한 가지라도 배울 수 있으려면 꼭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디어맨이 되고 싶은 독자가 일독해두며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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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서는 한줄! - 공감을 불러오는 한 줄로 승부하라!
노지 츠네요시 지음, 김수경 옮김 / 북북서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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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기획서는 글빨로 영상을 보여주는 기획서다! 

  요즘 ‘기획‘은 더 이상 기획팀의 전유물이 아니다.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의 모든 부서, 심지어 개인적인 커뮤니티까지 ’미래의 어떤 일‘을 구체적으로 구상한다면 ’기획안‘을 만든다. 문제는 하루에도 ’기획‘이란 말을 몇 번을 듣고, ’기획회의‘에 참여하고, 기획안을 만들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참여하는 사람들이 기획이 뭔지 확실하게 모른다는 것이다. 더욱 곤란한 것은 내가 넘긴 기획안을 검토하고 심사해야 할 ’상사‘ 역시 기획이 뭔지를 확실히 모른다는 데 있다. 종종 기획의 본질은 제쳐두고 기획안을 꾸미는 성의, 다시 말해 ’내용‘을 따지기 전에 먼저 ’형식‘에 치중하는 상사들이 의외로 많이 만나게 된다. 

  내가 처음 회사에 입사해 ‘기획부’에 있으면서 모시던 이 부장님이 딱 그런 상사였다. 회사에 있기 전 직업군인이었던 그 분은 시쳇말로 자신의 마음에 드는 ’뽀대‘있는 기획안을 올려야 제안자의 얼굴을 한 번 보고 ’흠, 한 번 읽어볼까?‘ 말하는 분이었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라도 박 부장님이 원하는 형식을 갖추고 내용을 채우기가 귀찮아 일부러 입을 다물었던 적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그린 그림‘을 적극적으로 내보이고 설명하지 못해 안타까웠지만, 나 뿐 아니라 동료들 모두 같은 입장이었기에 회사로서는 얼마나 큰 손실이겠는가? 

  책 <기획서는 한 줄>기획의 본질을 이야기한 책이다. 저자가 멋진 기획으로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사례들을 찾아 직접 인터뷰를 통해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할 때 어떤 기획이 있었는가?’를 추적 했다. 지금까지의 책들이 기획의 정의와 내용에 대해 학문적으로 접근했다면 이 책은 성공사례를 통해 ‘기획’을 역추적 함으로써 ‘성공을 이끄는 기획이란 어떤 것인가’하는 질문에 대해 답을 내는데 노력한 책이다. 저자는 출판 편집자, 미술 프로듀서 등을 거쳐 지금은 논픽션 작가로 일하고 있는 노지 츠네요시野地秩嘉 이고, 원제목은 企画書は1行 이다.



 이미지 출처: Flickr



    이 책의 제목처럼 정말 기획서는 단 한 줄이면 되는 것인가? 그렇다. 저자는 ‘진짜 기획다운 기획을 담은 기획서'면 ’단 한 줄‘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저자의 이 말은 형식에 치중한 수십 장의 기획서보다 달랑 한 장이라도 임팩트가 강하다면 그것이 더 훌륭한 기획서라고 말하는 패트릭 G. 라일리의 기획 분야의 베스트셀러 THE ONE PAGE PROPOSAL(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기획서)와 맥락을 같이 한다. 하지만 ’한 장 짜리 기획서‘를 만드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데 ’단 한 줄‘이라니...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이에 대해 저자는 ‘기획서의 목적’이란 원하는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것, 다시 말해 결국은 상대방이 ‘그것 참 재미있는 기획이다. 한번 해보자’라고 말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이러한 목적이 제대로 전달되는 데에는 상대방에게 기획의도가 한 줄 혹은 한 단어로 각인되어 성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방의 마음에 콱 박히는 한 줄, 상대방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단 한 줄이야말로 기획을 실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고 본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식인상어 영화 ‘죠스Jaws’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영화일 것이다. 이 영화의 최초 기획은 바로 ‘미녀가 상어에게 위협받는 영화’였다. 이 영화를 프로듀싱한 사람은 미국 영화계에 거물 부자父子 대릴 자누크의 아들 리처드 였는데, 이들 부자가 가지고 있는 기획 철칙이 ‘영화를 홍보할 때는 한 줄로 할 것! 한 줄로 표현할 수 없다면 영화는 히트할 수 없다’였다. 이처럼 저자는 방송 프로그램, 자동차 기업(토요타), 음식점, 일본축구협회JFA, 동물원 등 단 한 줄의 기획으로 성공한 프로젝트를 가진 기업을 직접 인터뷰하며 이들 18 편의 프로젝트가 성공하게 한 ‘한 줄의 기획서’는 과연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두꺼운 것을 좋아하십니까?‘라는 일본 TV 프로그램은 마르크스의 ’자본론‘,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 일반인들이 좀처럼 읽어본 적이 없을 법한 두껍고 난해한 책을 해설하는 방송이 있었다. 이 방송의 캐치프레이즈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책들을, 세상에서 가장 쉽게 읽어주는 TV 프로그램‘이었다. 그리고 이런 방송이 있게 한 기획은 바로 ’자넨, 키르케고르도 읽어본 적이 없나?‘ 하는 질문이었다. 

  긴자 거리의 어느 가판대에서 타코야키(일본식 문어빵)을 팔고 있던 야나세 도시유키가 ‘도쿄 에비스’와 ‘타코’라는 음식점의 사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평생 포장마차나 끌 순 없다’는 생각으로 ‘더 이상 추위를 타지 않는 따뜻한 가게를 갖고 싶다’는 기획안이 그에게 돈을 투자한 ‘스폰서’의 심금을 울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기린맥주의 츄하이(과실소주)가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면서 뜰 수 있었던 기획은 ‘그녀의 방에서 늦은 점심, 파스타를 먹으면서 꿀꺽꿀꺽’이라는 한 문장이었고, 일본 산토리 건강식품사업부의 참깨 성분 제품 ‘마카’를 성공하게 한 한 줄의 기획은 ‘산토리! 우리 아들 포동포동, 동맥경화에도 탁월한 효과’라는 문장 때문이었다. 한편 이미 대중화된 전제레인지 시장에 혜성처럼 나타나 시장을 모두 석권한 샤프의 워터오븐 ‘헬시오’가 탄생할 수 있었던 기획은 ‘물로 굽는다’는 기발한 한 줄의 기획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한물간 엔카(트롯트) 가수들이 인기 절정의 스타로 군림하면서 전국을 돌며 콘서트를 돌 수 있었던 기획은 ‘그리운 것이 새로운 것이다’는 한 줄의 기획 때문이었다.  



이미지 출처: Klickr 



    이처럼 단 한 줄의 기획서는 아이디어가 되어 기존의 시장에는 없던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동력을 제공해 시장을 석권하기도 하고, 때로는 인식의 전환을 계기를 마련해 기존의 시장을 재편성하기도 한다. 그리고 한 줄의 기획서로 자신을 거듭나게 하는 ‘자기계발의 수단’ 역할을 해내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제공하는 성공 사례들은 결론적으로 기획서란 그 형식이나 전문적인 지식이 가득한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결정권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할 수 있는 ‘설득력’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자는 기획서는 상대방에게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한 안내지도이고, 결과적으로 GO 사인을 받기 위한 서류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한 줄의 기획서’는 어떻게 만들 수 있는 것일까?

  우선 기획이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실현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본인이 하기 싫은 것을 적은 기획서는 실현될 수 없고, 실현된다 하더라도 성공할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저자는 상대방이 ‘보고 싶다, 읽고 싶다’ 그리고 ‘그 기획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기획을 짧은 말로 정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내용을 압축해서 한 줄로 만드는 표현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단 한 줄에 자신이 가진 생각, 감수성, 아이디어 등 가능한 모든 재능을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과 노력이 필요하다. 도요타자동차의 사례처럼 현장에서 함께 일하고 체험하면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타코’의 사장처럼 훌륭한 기획서를 쓰기 많은 소설과 논픽션을 읽으면서 호소력이 짙은 단어와 표현을 찾아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본축구 J리그 아카데미를 기획한 가와부치는 기획서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최대의 주안점은 첫머리에 한 줄로 써라. 그것뿐이다. 읽은 사람이 단 한 줄로 당신의 기획을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훌륭한 기획서는 없다. 다음은 내용 설명인데, 설명할 내용을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로 나눠라. 기획서에 쓰는 것은 대분류와 중분류 정도로 충분하다. 더 자세한 것은 특별히 설명이 필요한 경우에만 싣는다. 최대한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이 기획서의 요령이다.”

  한편 저자는 기획서를 쓸 때에는 ‘읽는 사람의 얼굴을 보면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항상 읽는 사람을 상정해서 논리를 전개하고 문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상사에게 보일 기획서는 상사가 기획서를 읽는 모습을 생각하며 그를 설득하기 위해 작성해야 하고, 동료들을 위해서 작성하는 경우에는 좀 더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하며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획서의 포인트로는 기획서는 결기승結起承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서류인 기획서는 가능한 짧게, 임펙트 강한 말로 써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결론을 앞에 가져오는 결기승 전략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기린맥주의 쥬하이(과실소주)캔 ‘효게츠氷結’라는 히트상품을 개발한 와다 도오루씨의 말에서는 기획서를 쓰기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었다. 기획의 시작을 이렇게 한다면 결과는 나쁠 수가 없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말이었다.   

  “기획서는 모두 나 자신을 향해 쓴 것이다. 쓴다는 행위를 통해 머릿속이 정리가 된다. 울림이 좋은 단어를 문자로 정착시키고 나면, 그 다음에는 그 울림이 얼마나 좋은지를 증명할 수 있게 된다. 또 종이에 문자를 떨어뜨릴 때(글을 쓸 때), 새로운 아이디어의 놓쳤던 부분도 보이게 된다. 내 기획서는 기획을 통과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나 개발팀에게 보이기 위한 시안 같은 것이다. 상사나 경영진에게 보이는 문서는 제안서다. 그것은 이미 정해진 포맷이 있다.” (46 쪽)

  결론적으로 성공하는 기획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남을 설득시키기에 앞서 나 자신을 먼저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서를 만들어가면서 자신의 생각이나 아이디어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정리해야 한다. 그래서 일단 작성이 끝나면 임펙트가 강하고, 표현이 풍부하고 호소력 짙은 단어를 찾아내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을 짧게 압축시켜야 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상대가 쉽고 빠르게 알아들을 수 있다고 생각될 때, 그때가 바로 기획서가 완성되는 순간인 것이다. 

  저자는 책의 시작에서는 ‘상대를 움직였던 단 한 줄의 기획서’의 사례를 이야기했지만, 후반부에 들어서는 단순히 한 장의 서류가 아닌 ‘한 장의 그림’으로 만드는 것이 기획서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성공을 부르는 기획서를 만드는 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OK가 떨어지는 기획서는 상대에게 ‘한 마디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는 자신의 기획을 상대방의 머릿속에 영상으로 확실하게 보여주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저자는 ‘한 줄의 기획서를 만드는 법’은 일단 ‘머릿속에서 뚜렷하게 영상화시키는 법’이라며, 키워드를 떠올리는 과정에서 기획서를 정리하지 말고, 기획의 완성형을 디테일까지 영상화한 후에 펜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성공을 부르는 기획서는 최신정보를 섭렵하고 지식이 가득한 소수가 만든 것이 아니라, ‘정말 내가 저지르고 싶은 일’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만들 때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다양한 기획안의 성공사례를 통해 상대를 움직이는 기획서는 ‘기획자의 생각이나 마음을 비주얼로 보여줄 수 있을 때’ 빛을 발한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금까지 인류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순간의 번득이는 아이디어가 현실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형식과 절차를 걸쳐 상사의 기호에 걸맞는 것들이었을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성공을 부르는 기획서를 만나기 위해서는 ‘기획서’를 읽는 상대방 또한 마음을 열고 기획자의 마음을 읽으려고 애쓰는 자세가 필요하고, 기획자의 말과 글을 ‘영상화’ 시킬 수 있는 상사의 능력 또한 요구된다. 이 책은 ‘기획서를 한 줄로 쓰는 방법’과 함께 ‘실전 기획사례’도 제시하고 있다. 기획관련 분야의 마무리는 이 책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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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영어 상영관 - 재미작렬 오만가지 딕SHOW너리
이미도 지음 / 진명출판사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인기번역가 이미도씨가 소개하는 최고의 영화 속 최고의 영어명대사!

  제가 중학교 시절엔 공부를 꽤나 깝쳤나 봅니다. 요행히 시험 볼 자격이 되어 수재들이 득실댄다는 ‘과학 기술 고등학교‘란 데를 지원했습니다. 3년 치 교과서를 달달 외우고 의기양양하게 시험장에 들어섰지만, 보기 좋게 낙방하고 말았죠. 주관식 문제가 있는 줄도 몰랐을 뿐더러 중학교 교과서는 시험범위에 50% 정도 밖에 반영되는 것도 몰랐거든요. 지구에서 천왕성까지의 거리를 구하라는 문제에는 그만 울고 말았답니다. 불합격통지서를 받기도 전에 떨어진 줄을 짐작했죠. 그래도 자존심은 남았었나 봅니다. 고등학교는 평준화 지역을 피해 시험을 봐서 들어가는 학교를 지원했죠. ’불합격‘을 이미 경험했던 터라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면서 ’이마저도 떨어지면 어쩌나‘ 하고 무척이나 간을 졸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00점 만점에 183점을 맞았습니다. 180점이 커트라인였다죠. 680명 입학정원 중에서 648등, 간신히 뒷문으로 들어가는 격으로 입학할 수 있었죠.

  입학과 동시에 ‘산너머 산’이란 말을 실감했습니다. 같은 반 아이들은 입학 전에 한 번씩은 읽었다는 ‘성문기본영어’는 처음 보는 문법책이었고, 맨투맨Man-To-Man이라는 당시 첨단의 문법책도 전 처음 보는 책이었습니다. 베개만한 두께의 ‘정석 수학’을 보고는 기함을 했더랬죠. 이 뿐만 아닙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다녔던 시절엔 다섯 가지 교과서 중에서 지역이나 학교마다 선택을 하던 때여서 모의고사 시험을 보려면 ‘5종 교과용 영단어집’을 외워야 했답니다. 단어란 것이 원래 문장 속에서 외워야 하는 게 기본일진대 책은 보지도 못한 채 나머지 네 권에 있는 ‘영단어’를 외워야 하니 가뜩이나 둔한 제 머리로는 모나미 검정색 볼펜을 하루에 한 자루씩 쓸 정도로 하루 종일 노트에 적으면서 영어 단어만 외워야 하는 나날이었답니다. 오랜 시절이 지난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니 우울해질 정도네요.

  이후부터 제게 ‘영어공부’라는 단어는 목 길이가 3센티미터 정도는 줄어들게 주눅이 들게 하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간신히 대학을 붙고 ‘영어와는 가장 거리가 먼 학과’에 진학해서 이젠 ‘영어공부와는 정말 끝이다‘고 안녕을 고했는데, 선배들이 제대로 취직을 하려면 토익TOEIC 점수가 좋아야 한다더군요. 이젠 ’지겨운 밥벌이‘도 영어가 좌지우지 한단 말인가 싶어 지긋지긋해 지더군요. 그래서 아예 ’영어공부‘와는 담을 쌓았더랬습니다. 차선책으로 조금은 쉽다는 ’일본어‘를 공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일종의 도피인 셈이죠. 그러던 중 입대를 하고 행정병으로 있었을 때 였습니다. 직속상관이었던 고참에게서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놀라운 방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바로 ’시청각을 통한 영어학습‘이었죠. 쉽게 말해 ’영어로 된 영화만 주구장창 보면 된다‘는 겁니다. 단, 눈으로 해석을 쫓는 대신 귀를 열고 최대한 들으려고 애써야 한다는 조건이 따랐습니다. 

  명문대학의 영문학을 전공하는 고참의 조언이었기에 ‘무조건’ 따르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헐리우드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영어학습법’이었죠. 제가 중학교에 입학하던 때 우리 외가에서 유일하게 ‘서울대’에 들어간 외삼촌도 이와 비슷한 말씀을 한 적이 생각났습니다. “난 말야. 고등학교 때 주말만 되면 영화관에서 살았어. 영화를 네 번을 봤거든. 첫 번째는 평소같이 그냥 보는 거야. 두 번째는 눈으로만 보는 거지. 최대한 귀를 막고 보면 효과음만 들리고 대사는 하나도 안들리거든. 그 다음 세 번째는 눈을 가리고 귀로만 듣는 거야. 세 번 정도 되면 소리만 들어도 영상이 떠올라서 배우들이 하는 말하는 입모양이 보일 정도가 되지. 마지막엔 처음과 마찬가지로 평소처럼 보지. 그 정도 되면 이 상황에서 배우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어떻게 행동하는지 , 감독 빼고 내가 그 영화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되는 거야. 물론 영어 실력이 늘어나는 건 보너스겠지?” 그 때는 이 말이 무슨 말인 줄 몰랐죠. 아무튼 세월이 한참 지난 후 전 영어 고수 고참님의 말을 따르기로 했습니다. 

  제대 후부터 영어공부대신 영화를 봤습니다. 거의 2년 동안 ‘영어공부를 위한 영화시청’을 한 거죠. 대학 졸업반이 되니 동기 녀석들이 TOEIC 시험들을 보더군요. 큰 기대는 안했지만 저도 봤습니다. 첫 시험에 760점이 나왔더군요. 동기들 중에서 세 번째로 높은 점수였는데, 모두 뜨악한 표정들을 짓더군요. 제가 입사시험을 볼 때만 해도 그 만한 점수면 웬만한 기업에 들어갈 충분한 자격이 되었거든요. 그래서 그 후론 더 이상 시험을 보지 않았죠. 정말이냐고요? 물론 믿으셔도 좋습니다.

  이렇게 장황하게 제 소싯적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책 한 권을 소개하고 싶어서 입니다. 헐리우드 영화를 많이 보는 것(단, 귀를 꼭 열어둘 것)은 확실히 영어공부에 도움이 됩니다. 모두 알아듣고 쓸 줄 알고 영작을 할 수 있다면 완벽하겠죠? 하지만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봐야 할 좋은 헐리우드 영화들이 너무나 많고, 지금도 거의 매주 한 편씩 쏟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영어공부에 적당하고 좋은 영화를 찾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게다가 영화를 보면서 실제적인 영어 공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우리 한 번 생각해 보죠. 헐리우드 영화를 통한 영어공부에 가장 좋은 선생님이 될 만한 사람이 누굴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영화를 우리말로 번역한 번역가라면 좋은 선생님이 될 자격이 충분해 집니다. 이쯤에서 소개할까요? 헐리우드 대작 영화라면 거의 도맡아 번역을 하신 이미도 씨가 영어공부를 위해 만든 책 『이미도의 영어상영관』을 소개합니다.




  헐리우드 영화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미도’라는 이름은 영화가 끝난 크레딧에 크게 박힌 이름을 익히 들어보셨을 겁니다. 영어 관련 도서를 즐기시는 분이라면 지난 해 나온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됐다』나 올해 봄에 나왔던 『이미도의 영단어 타이틀매치』도 읽어보셨을 겁니다. 저는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영화는 애정으로, 영어는 애증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이 분의 책은 모두 읽었습니다. 이미도 씨는 두 권의 책을 통해 최근 일간지등 신문에 고정으로 칼럼을 기고하고 있고, 법제처를 비롯해 각종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에서 영화와 영어를 바탕으로 ’창조적 상상력 디자인‘이라는 주제로 강연도 하고 있어 이른 바 ’상종가‘를 치고 있는 분입니다. 얼마 전에는 네이버라는 포털의 ’지식인의 서재‘에도 소개된 바 있죠. 



 

  이 책은 전에 나왔던 『영화백개사전 영어백과사전』의 개정판입니다. 오랜 산고 끝에 첫 책을 냈는데, 이런 저런 아픔(책에 잘 소개가 되어 있습니다)으로 숨겨 두었다가 내용을 좀 더 보강해서 다시 꺼내게 되었다는 후문이네요. 이 책에 소개되는 영화들은 장르를 통합해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50 편의 작품입니다. 한 편의 영화마다 영화를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를 선정하고, 그 키워드에 부합되는 단어와 문장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영어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영화는 영화대로 등급과 별점, 영화의 줄거리와 명대사가 따로 소개되고요, 영어는 영어대로 키워드를 확장해 줌인, 줌업해 가면서 키워드가 포함된 다양한 영어 표현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꼭+입니다. 영화에서 꼭+는 함께 보면 좋을 영화를, 영어에서 꼭+는 꼭 알아두면 좋을, 실용성 높은 영어표현이 소개됩니다.

 

  이미도 씨가 가장 좋아한다는 영화 ‘죽은 시인들의 사회Dead Poets' Society'로 이 책의 예를 들어볼까요?

이 영화의 명대사는 이겁니다.   

"Carpe diem, seize the day, make your lives extraordinary." 

"지금 이 순간을 붙잡아라. 그리고 즐겨라. 여러분만의 특별한 삶을 살아라."

“불행은 언젠가 내가 소홀히 보낸 시간들이 나한테 가하는 복수다.” 이것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이 남긴 명언과 비슷한 말이기도 한데요, 키팅 선생님이 제자들에게 누차 강조하는 말입니다. 이 영화에는 그 밖에도 주옥같은 명대사들이 많이 나옵니다.   

“Words and ideas can change the world.

언어와 아이디어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I stand upon my desk to remind myself that we must constantly look at things in a different way. 내가 책상 위에 선 것은 우리가 사물을 볼 때 끊임없이 다른 방식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걸 나 자신에게 상기시키기 위해서야” 

“You must trust that your beliefs are unique even though others may think them odd or unpopular. 너희들의 신념은 너희들만의 독창적인 것임을 신뢰하라. 비록 남들이 그걸 이상하게 여기거나 시류에 뒤쳐진다고 생각할지라도!” 

마지막으로 키팅 선생님은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을 낭송하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Now, I want you to find your own walk right now.”

“선생님은 이제 너희가 너희만의 걸음걸이를 찾길 바란다.”



    전국의 수재들이 모인 사립고등학교의 학생들에게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하는 키팅 선생님이 처음에는 시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학과 공부가 아닌 ‘인생의 참된 진리’를 가르쳐주려고 했던 선생님의 진면목을 알아보고는 하나 둘 씩 선생님을 존경하게 되죠. 영화의 막바지에 키팅 선생님은 결국 쫓겨나게 되죠. 그 때 학생들이 선생님의 등 뒤에서 존경의 표시로 책상 위로 올라가 ‘선장님, 나의 선장님!Captain, oh my Captain!' 하면서 울던 장면이 기억나네요. 그래서 저자는 이 영화의 키워드를 ’존경Recpect’이라고 정했나 봅니다. 이미도 씨는 이 영화는 ‘빌리 엘리어트’와 함께 보면 좋을 영화로 소개했더군요. 어떻습니까? 멋진 영화 소개, 영어 소개가 아닌가요? 


  이 책은 영어 책입니다.

 단어장 속에 뒤섞여 있는 죽은 단어들의 배합이 아니라, 영화속 배우들의 대사, 즉 생생히 살아 있는 실용영어 속 단어들 중에서 핵심만을 뽑아낸 고농축 영어 책입니다. 실제로 생활에서 활용되고 있는 영어들이라 다른 영어책에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표현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강의를 하듯 친절하게 보충해주는 설명글들이 마음에 듭니다. 영어공부라면 영단어장과 연습장, 그리고 펜이 있어야 그럴 법한테 달랑 ‘형광펜 하나’로 책을 모두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영화책입니다.

 여기에서는 목에 힘이 좀 들어가네요. 여기 50편의 영화중에서 ‘오즈의 마법사’만 빼고 모두 본 영화들입니다(힘이 들어간 이유, 아시겠죠? 흠..큼..). 장르별로 하나같이 유명한 영화, 사랑받는 대표영화들입니다. ‘이건 아닌데...’하는 작품이 단 하나도 없더군요. 이 영화들은 어떻게 선정되었는지 궁금해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러브 액추얼리’도 있고요, 아직도 미국에서는 역대 최고의 남자배우로 손꼽히는 ‘험프리 보거트’의 ‘카사블랑카’도 있네요. 탐 크루즈의 배우적 진면목과 르네 젤위거와 쿠바 구딩 주니어를 발굴해 낸 스포츠 영화 ‘제리 멕과이어’도 들어 있네요? 우리나라에서 와인붐에 일조했던 최고의 영화 ‘사이드웨이‘가 빠질 리가 없겠죠? 확인해 보세요, 없는 영화 빼고 다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번역가의 영화에세이입니다.

 영화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자국민이 가장 쉽고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대본을 다시 쓰는 사람이 번역자입니다. 영화 번역이라는 작업은 영화 장면의 한 컷 한 컷에 맞게 대사를 넣기 위해서는 많이 압축도 해야 하고, 영어식 표현을 우리 식으로 순화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이 번역한 영화에 대해서는 대본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영화를 만드는 스텝 중 한 사람이 본 영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헐리우드 명작 50 편을 번역가인 이미도 씨는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가를 살필 수 있습니다. 영화 속 비하인드 스토리와 제목과 대사에 관련된 에피소드를 듣는 것은 책의 재미를 더하는 양념이 될테고요. 

  이 책을 읽다 보면 예전에 봤던 영화임에 틀림이 없는데도 다시 한 번 그 영화들이 보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표현되었던 영어대사들을 직접 눈으로 귀로 찾아보고 싶어 집니다. 이 정도면 ‘영화라는 시청각을 통한 영어교재’로서 손색이 없는 것 아닐까요?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유익합니다. 책을 덮고 나면 머리와 가슴 속에 뭔가 가득 채워진 듯한 느낌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페이지 마다 헌즈라는 일러스트 작가가 그린 올컬러의 영화 패러디 포스터들도 재미를 더했습니다. 이 작품들 이후의 50 편을 모아 2 탄 나온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영화를 사랑하고, 영어공부를 필요로 하는 독자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읽고, 보기에 딱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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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미터만 더 뛰어봐! -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사는 당신을 위한 인생의 반전
김영식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제품에 미쳐라, 그리고 현장에서 팔아라! - 천호식품 창업자 이야기!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즐겨 읽는 이유를 둘을 든다면 ‘이야기’와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과 기업인의 흥망성쇠는 한 편의 경제사이고, 다큐멘터리와 같다. 기업의 성공에 주목한다면 말콤 글래드웰이 말하는 ‘티핑 포인트’를 알 수 있고, 기업의 실패를 주목한다면 기업이 창업創業하기보다 수성守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나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읽는 백미는 ‘실패를 딛고 일어선 성공’에 있다. 이 속에는 소설보다 더한 진짜 감동을 얻을 수 있다. 그 속에는 ‘피눈물 나는 노력과 힘겨운 인내‘라는 성공요인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스토리를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그 기업과 기업인을 기억하고 되고, 그들을 살피게 된다. 그들이 일취월장하면 반갑고, 위기에 빠지면 안타까워진다. 이것이 요즘 말하는 ’스토리텔링‘이 아니던가? 

  내가 본격적으로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읽게 된 계기는 1999 년 한 권의 책을 읽게 되면서부터였다. 기업가의 전기라 할 수 있는 ‘성공스토리’를 즐겨 읽는 편이라 그 전에도 레이 크록(맥도널드 창업자)이나 샘 월튼(월마트 창업자), 커넬 샌더스(KFC 창업자)와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의 창업자에 관한 책도 읽은 바 있었지만, 1999 년에 읽은 하워드 슐츠의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Pour your heart into it』은 특별했다. 세일즈 맨이었던 저자가 영업을 하면서 알게 된 시애틀의 유명한 커피점에 ‘프랜차이즈 방식’을 채택해 몇 개 점포의 영업권을 따면서 시작된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Starbucks'의 성공신화 이야기는 그 당시 ‘다방이나 카페’가 주류를 이루던 한국의 독자로 읽기에는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사람에게 꼭 필요한 집과 직장에 이어 사람을 만나고, 편안함을 제공하는 ‘제 3의 공간’을 만들고자한 하워드 슐츠의 ‘발상의 전환’은 놀라웠다. 게다가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신다는 미국인이 미국다운 점포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카페테리아’를 모방했다는 점 또한 기발했다. 무엇보다 직원들을 ‘사업 파트너’라 생각하고 당시로는 파격적인 직원 복지 정책을 편 점 등기업가의 생각이 기업 발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치게 했다.  

  외국의 브랜드를 들여와서 ‘한국법인’으로 사업을 한다면 ‘바로 이런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자의 황제라 불리었던 ‘성석제’ 씨도 미국 피자헛 본사를 찾아가 담판지어 한국법인을 설립하지 않았던가? 그의 성공을 적은 책 『창업 자금 칠만이천원』은 해외 외식업계의 한국법인 붐을 일으키고, 국내의 본격적인 가맹점 사업에도 붐을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며칠 동안의 조사 끝에 ‘스타벅스는 이미 1998년 신세계와 양쪽 모두 100억 원씩을 출연해 한국법인을 설립했고,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이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깊은 탄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을 통해 해외본사로부터 한국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5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 달러의 ‘해외법인 가맹비’를 내야한다는 점과 같은 업종의 사업을 수년 간 해 왔던 이력이 있어야 해외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기본요건’에 해당한다는 점 등 해외법인 설립에 대한 제반 내용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 후로 나는 ‘스타벅스 코리아’에 주목했다. ‘내가 차리고 싶었던 업체’였기에 과연 하워드 슐츠가 했던 기업이념대로 사업이 진행되는지, 그리고 과연 국내에서도 멋지게 성공을 이룩하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스타벅스 코리아’의 성공은 독자 여러분이 아는 만큼 10년 동안 급성장을 했고, 국내에 ‘새로운 커피 문화’를 일으키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 몇 해 전 ‘된장녀 신드롬’ 등 소비자로부터 지탄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나의 스타벅스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서 내게는 동물학에서의 각인(imprinting) 역할을 했고, 커피 맛 중에서 스타벅스 수마트라Sumatra의 맛과 향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컨설팅 업체 사치앤 사치Saatchi & Saatchi 회장 케빈 로버츠Kevin Roberts의 말대로라면 스타벅스Starbucks는 내게 러브마크Lovemarks(소비자에게 있어 개인적인 사연과 이유가 있어 그 누가 뭐라 하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제품)인 셈이다.

  공교롭게 딱 10 년이 지난 지금, 나는 또 하나의 기업에 주목하기로 했다. 이번엔 글로벌한 해외법인이 아닌 국내법인이다. 이 기업의 판매제품은 ‘건강식품’이고, 몇 번의 부침을 거듭해 이젠 동종업계에서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천호식품』이다. 관심을 두게 된 이유도 스타벅스와 비슷하다. 창업자인 김영식의 책 『10미터만 더 뛰어봐』를 읽고 난 후 저자에게 깊은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업적 성장보다 개인적 성공에 주력한 일종의 자서전이다. ‘책의 첫 문장이 한 권의 전부를 말한다.’고 했다면, 이 책의 시작은 ‘한 남자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뒷골목의 허름한 여관방에서 울고 있다.’로 시작된다. 10년 전, 수십 억 원의 빚을 지고 한 끼 밥값 5,000원이 없어 소주 한 병과 600원짜리 소시지 하나로 허기를 달래는 한 사나이가 현재 2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150여 종의 건강식품을 만드는 회사의 창업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이 가감 없이 기술되어 있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이 가능했던 이유와 방법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 책을 쓰게 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100미터를 뛰는 사람에게 200미터를 더 뛰라고 하면 누구라도 포기할 것이다. 그러나 10미터만 더 뛰라고 하면, 그건 얼마든지 뛸 수 있지 않겠는가. 차이는 바로 이거다. 어제 뛰던 대로 100미터만 뛰는 것과 10미터를 더 뛰는 것의 차이다. 바로 이것이 인생의 성패를 가른다. 누구든지 10미터는 더 뛸 수 있다. 나는 이 책에서 10미터 더 뛰는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책을 읽는 내내 저자야말로 전옥표의 베스트셀러인 『이기는 습관』에서 말한 ‘동사형 인간’의 모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제목에서처럼 책 내용은 모두 저자가 뛰어다닌 과정과 그 결과의 기록이다. 그는 기업가이기에 앞서 ‘영업맨’이었다. 지하철역 구내는 물론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비행기 안에서 홍보전단지를 돌렸고, 자신이 파는 건강식품이 실제로 효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50대 중반의 나이로 ‘마라톤’을 시작해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다. 달팽이 엑기스 제품을 팔 때는 ‘달팽이’을 입에 달고 살았고, 마늘진액 제품을 팔 때가 되어서는 하루 종일 ‘마늘’을 외치고 살았다. 

  그에게 마케팅 전략회의는 어쩌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달랑 여직원이 한 명 있을 때 혼자서 제품을 팔고 다녔던 것처럼 수백 명의 직원이 있는 지금도 가장 선두에 나서 영업하며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객주客主’를 떠돌던 물상객주 ‘보부상’이 떠오른다. 제품의 품질에 대한 확신과 자존심을 보노라면 ‘개성상인開城商人’도 생각나게 한다. 그가 말하는 ‘10미터’는 사업에 있어 말보다는 행동을, 정보보다는 실천하는 용기를, 상술보다는 인내를 강조한 키워드인 것이다.

  저자는 ‘미친 사람’이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제품에 미쳤고, 그런 제품을 팔고 다니는 자신에게 미쳤다. 그의 행동을 보노라면 인텔 사장인 앤디 그로브 의 책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Only Paranoid Survive』을 생각나게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메모리 산업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며 인텔은 창업이후 10년간 총매출의 25%가 넘기며 승승장구 했지만 1980년대 초반 일본 업체들이 메모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며 인텔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은 인텔이 거래하는 메모리 가격에 무조건 10%를 할인해서 판매를 했고, 이러한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무차별적인 공습에 인텔이 비틀되기 시작했다.



 

   당시 사장이었던 앤디 그로브는 최고 경영자인 고든 무어를 찾아가 메모리 시장에서의 참패로 급격하게 어려워진 인텔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골몰했다. 그들은 실패의 원인을 알고 있었다. 이익이 되지 않는 분야인 메모리를 과감하게 정리했어야 했는데, 인텔은 차마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 둘은 메모리칩을 직접 개발한 사람이고 메모리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어서 ‘인텔이 곧 메모리고 메모리가 곧 인텔’이라고 생각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 때의 해결책은 수익이 나지 않는 산업을 정리하고 경쟁력이 있는 분야 쪽으로 집중을 해야 했다. 문제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었다. 인텔은 이러한 부작용을 의식하느라 우물쭈물하다가 도산의 위기까지 몰리게 된 것이다.

  앤디 그로브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Only Paranoid Survive』에서 경영자란 끊임없이 회사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변화를 살펴봐야 했는데 스스로 그러지 못했음을 자책했다. 그리고 그는 10배의 힘이 작용하는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했다. 전략적 변곡점이란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아! 그때가 바로 중요한 변혁의 시기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순간에는 인지하기가 힘든 터닝 포인트를 말한다. 앤디 그로브는 이러한 전략적 변곡점에 대비하기 위해기업은 끊임없이 지나치다고 싶을 정도로 사업 환경을 검토하고 또한 의심하고 심사숙고해봐야 한다고 책에서 강조했다. 만약 전략적 변곡점을 그냥 지나쳐서 대비를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잘나가는 회사라도 단번에 퇴출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을 쉽게 타는 제품인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천호식품’ 역시 수 많은 ‘전략적 변곡점’을 거쳤다. 하지만 그 고비들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을 직접 뛰면서 소비자와 호흡하는 ‘현장경영’에 있었다. 저자의제품의 개발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또한 제품 개발은 물론 판매, 나아가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직원들과 함께 직접 참여했다. 책에는 ‘통마늘진액’을 판매하는 시점에서 이 제품을 띄우기 위해 노력했던 내용들을 세 페이지에 걸쳐 ‘내 제품에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생각과 행동’들이 소개되 있다. R&D와 재배농가에 대한 복지정책, 체험마케팅, 다이렉트 마케팅 등 주목되는 글들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 나부터 하루에 일고여덟 팩씩 마셨다. 몸소 그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 이 제품을 마시면서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마라톤으로까지 이어나갔다.

● 전 직원이 홍보 티셔츠를 입고 근무했다.

● 경남 남해군과 기술 및 원료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 경남 남해군 마늘 재배 농가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 대학 교수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했다.

● 마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도서관에 있는 마늘에 관한 책을 모두 읽었다.

● 부산역에서 서울역까지 520킬로미터를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 회사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음료수 대신 ‘통마늘진액’을 내놓았다.

(148-150 요약)

  이 밖에도 저자는 ‘이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미친 것’이라며 비행기 안에서 홍보 전단을 돌리는가 하면, 공항 비즈니스 센터의 모든 컴퓨터 바탕화면을 자사 홈페이지(http://www.chunho.net)으로 바꿔 놓는 등 엉뚱하고 기발한 방법까지 동원한 사례까지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미치자. 먼저 스스로 미치고, 다른 사람들도 미치도록 만들자. 당신의 신념에 중독되게끔 하라. 그렇다면 성공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고 독려했다. 

  이 책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저자의 책을 만들게 된 의도에 있다. ‘노력, 인내, 행동’이라고 하는 독특하지 않지만 특별한 자신이 가진 ‘성공 비결’을 함께 하려는 그의 또 다른 행동의 결과물이라는데 적잖은 감동을 받는다. 그 이유 중에는 우리나라의 성공한 기업가들의 책들이 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데에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테지만, 그 중에서 자신의 치부는 밝히기를 꺼리는 인간적인 본성도 있지만, ‘활자로 기록되어 오래도록 남는다‘는 책의 장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한 때문이리라.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 위해서는 ’진솔하게 고백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좋은 것을 알려주고자 하는 더한 의지‘가 그 부담을 딛고 책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 저자가 책을 통해 ’나 같은 환경을 겪은 사람도 일어섰다. 그러니 당신도 나처럼 하면 꼭 일어설 수 있다‘고 독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 전에도 2003년부터 현재 32,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뚝심카페: http://cafe.daum.net/kys1005)에서 회원들을 위한 ’재테크 강의‘를 하고 있어 그의 후학을 위한 ’나눔의 실천‘ 역시 이미 오래 전부터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매일 현장에서 당장 행동으로 옮기며 현장에서 배우는 사람 앞에 수 백 페이지에 달하는 마케팅과 영업 관련서는 책상물림의 쉰소리로 밖에 보이지 않겠다 싶었다. 그가 뛴 발자국 뒤에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영업과 홍보 그리고 마케팅의 자국들이 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이어 앞으로 저자와 저자의 기업을 주목하려고 한다. 책의 내용을 기억하면서 시장과 미디어에서 확인되는 천호식품의 발전을 지켜봐야겠다.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생동감있는 영업 책이다. 주위에 좌절하고 있는 사업가가 있다면 권해주고 싶다. 취업이 아닌 내 사업의 길을 선택한 젊은이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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