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력 - 고수가 알려주는 협상의 기술 46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고은진 옮김 / 시그마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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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핵심문제 46 개로 풀어보는 협상의 법칙!

  서점에는 '협상'에 관한 좋은 책들이 많이 있다. 우선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은 참 훌륭한 책이다. 협상이라는 주제에 대해서는 바이블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데, 한 가지 단점은 ‘협상’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쯤은 읽어봤거나, 많이 소개가 되어 마치 입문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책 속의 비법은 이미 일반화된 상식이 되었다. 또 다른 책으로는 로버트 치알디니라는 심리학 교수의 『설득의 심리학』을 들 수 있다. 이 책 역시 많이 읽히긴 했지만 협상의 법칙보다는 경쟁력이 있는 책이다. 직접적으로 협상의 기술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협상에서 이뤄지는 설득과정에서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이 빠져들고 마는 설득 불변의 법칙을 이야기하고 있어 협상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더욱이 ‘설득 불변의 법칙’에서 벗어나는 ‘자기 방어 전략’을 알려준다는 점이 유익하다. 상대가 제 아무리 묘수를 쓴다 하더라도 나에게 읽히면 더 이상 ‘묘수’가 아니라, 역공할 수 있는 찬스를 줄 수 있다는 방법론을 제시 했다.

  그 밖에도 트럼프의 협상력에 대해 이야기 한 『협상: 트럼프처럼 협상하라(조지 로스, 에버리치홀딩스)』도 유익하고 올해 출간된 『유쾌한 승부(박승주, 교보문고)』역시 우화적 성격을 띤 한국형 협상책이라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협상이란 원래 맞고와 같이 상대를 두고 하는 게임이다. 제아무리 책을 읽고 달달 외운다 하더라도 어디 ‘실전’만 하겠는가? 협상책 한 권 읽지 않았어도 수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은 ‘필드형 협상가’를 능가하기는 어렵다. 

휴대폰을 살 때, 쇼핑상가에서 옷을 살 때, 차를 구입할 때, 전월세 집을 구할 때 등 우리는 일상에서 수많은 필드형 협상가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이 단순히 ‘장사치’를 넘어 협상가라 불릴 수 있는 이유는 제품을 살 때 우리로 하여금 ‘가치 있는 제품을 무척이나 싼 값에 샀다’고 느끼게 한다는 점이다. 며칠 후 싸게 산 것이 아니라 제 값에 샀더라는 것, 혹은 더 비싼 값에 샀더라는 것을 알게 될 때(세상에는 이것마저도 깨닫지 못하는 소비자는 넘치도록 많지만) 마치 속은 것 같아 분하지만, 종종 그들의 협상력에 탄복하기도 한다. ‘실전 노하우’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도 있지만, 실전이 갖는 ‘디테일의 힘’은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배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책 『교섭력, 고수가 알려주는 협상의 기술 46』은 협상관련서 중에서 ‘디테일의 힘’을 가진 책이다. 이 책은 재미있고 특별하다. 자기계발서이면서 문제집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심리학자인 나이토 요시히토가 썼는데, 그의 책은 주로 심리학의 여러 법칙을 비즈니스에 응용하여 실천적이고도 즉효성(효력이 곧 나타나는 성질)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자신의 책이 갖는 차별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수학을 공부할 때 교과서에 나온 공식을 외운다고 해서 응용력이 생기지는 않는다. 문제집을 가지고 지겨울 정도로 많은 문제를 풀어야 비로소 실력이 는다. 협상도 마찬가지다. 교과서를 읽는 것으로는 기초 능력은 갖출 수 있겠지만 응용력은 붙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책 소개글 중에서)

  이 책은 전체적으로 일문일답 형식으로 꾸며졌는데, 총 46 가지 질문이 수록되었다. 뛰어난 협상가가 되기 위한 마음가짐에서부터 협상 자리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행동에 이르기까지 실전 협상에서 필요한 잊지 말아야 할 요점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내용에 해당하는 질문을 살펴본다면 이렇다.   

다음과 같은 경우 어떤 마음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할까?

현재 당신의 A사의 담당자와 가격을 놓고 협상 중인데 쉽게 타결되지 않고 있다.
해진 협상기한이 다가오고 있어 이대로 가면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다.

이렇다 할 대안이 없으므로 상대방의 조건을 받아들인다.

협상 기한을 염두에 두며 협상을 빨리 진행시킨다.

협상 기한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여유 있게 진행한다.

정답은 몇 번 일까?

  인간은 다급하면 허둥대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기한에 다가가면 초조해져서 판단이 흐려질 수 있는데, 이렇듯 협상에서는 서두르는 쪽이 불이익을 당한다. 이 문제는 일반인의 협상보다는 국제 외교에서 많이 등장하는 문제이다. 라이퍼 교수의 저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인과 미국인의 모의협상에서 거의 이스라엘인이 이겼는데, 그 이유는 이스라엘인이 여유 있게 협상에 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미국인이나 일본인은 협상기한이 다가오면 초조해져 허둥대거나 감정적이 되는 경향이 많다고 한다. ‘곧 기한이 다가오니까’라는 말을 해 상대방아게 심리적인 부담을 주는 것은 괜찮지만, 자기도 덩달아 부담을 느끼면 안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만약 협상이 결렬되면 그때 가서 다시 생각하자는 식으로 배짱 좋게 느긋한 태도를 보인다면 상대방이 오히려 급해진다는 것이다. 정답은 ③번이다. (72-73 쪽 요약)

그렇다면 이 밖에도 실전에서 만날 수 있는 이런 협상상황은 어떨까?  

협상 테이블에 나온 상대편 두 사람 중 한 명은 당신에게 적대적이고, 한 명은 당신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당신은 둘 중 누구를 중점적으로 설득해야 할까?

경쟁업체를 이기기 위해서는 경쟁업체의 베팅보다 어느 정도 상향 베팅하는 것이 좋을까?

  십인십색의 사람들이 만나 문제를 풀어나가는 협상을 주제로 한 질문들이라 답이 수학문제와 같이 한 개뿐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우선 질문을 잘 읽어야 하고, 애매모호한 보기 역시 잘 읽어보아야 한다. 질문에 답을 풀어 봤을 때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정답을 만나기도 한다. 저자가 한 두 페이지를 할애해 설명을 했어도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맞춘 답은 거의 절반 밖에 미치지 않았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협상에 관한 많은 책을 읽고, 실생활이나 업무에서 꽤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답 수가 너무 적어 적잖이 실망이 컸다. 하지만 ‘교섭력(협상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이 책에 등장하는 질문들은 일상에서 많이 만나게 되는 ‘난처한 실제 상황’들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이론적으로 협상에 대해서 배워야 할 것이 아직도 많다는 것, 또한 실전에서 교섭력(협상력)은 이렇게 활용되는구나 하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협상은 상대적이라 정답도 상대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교과서적인 대답을 했다 하더라도 상대가 나의 의도를 안다면 더 이상 ‘테크닉‘이 될 수 없고, 또한 상대에 따라 그 효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협상에 대해서는 100여 권의 책을 쓴 저자가 말하는 정답 역시 온전한 정답은 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나와는 다른 답이 나올 경우 저자의 정답에 대한 해설이 과연 합당한지 우선 나름대로 비판을 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책에는 동시폭로법, 퇴장법, 샷건법, 루어법, 과일 바구니법, 스탈린 법, 3초 침묵, 동정심을 유발시키는 방법 등 실전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협상 전략과 룰이 소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설명하자면, 동시폭로법은 서로 의견이 상충할 경우 서로가 원하는 해답을 동시에 대답을 하게 하는 것이고, 샷건법은 내 제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돌아가라고 협박하는 국제외교에서 ‘북한’이 잘 쓰는 방법이다. 이것저것 요구사항이 너무 많아서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게 하는 방법은 과일바구니 법이고, 어떻게든 No를 연발하는 협상방법은 스탈린 법이다. 

  앞서 말한 바 대로 이 책은 질문과 정답으로 꾸며진 협상기술 문제집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을 자세히 언급하는 것은 독자를 위해서도 옳지 못하다. 다만 조언할 수 있는 것은 업무가 협상에 관련된 일을 하거나, 협상에 대해 많은 이론을 살펴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협상이라는 흐름에 맥을 짚어주는 반가운 책일 것이라는 점이다. 문제를 풀고 정답과 해설을 비교해 보면서 협상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핵심’들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게 될 것이다. 

  수사학修辭學이 상대를 내 뜻대로 움직이게 하는 학문의 분야라면 협상協商은 서로가 이기는 비즈니스를 펼치기 위한 ‘공생을 위한 테크닉’이다. 다시 말해 협상에서 승리는 테이블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비즈니스가 가능하게 하는 단초를 제공하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는 뜻이다. 협상이란 것이 상대적이고, 상황에 따라 답이 다른지라 문답식으로 구성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문제집 형식의 협상책을 만난다는 것은 좀처럼 쉽지 않다. 160여 페이지의 얇고 작은 책이지만 어설픈 협상책보다 무게감이 더하다. 나의 협상력은 얼마나 될지 직접 풀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협상 공부의 마지막은 이 책을 만나기를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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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하게 하라 : 세일즈 세계 제1의 법칙
문상진.서범석 지음 / 해빗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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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의 왕, 라이프플래너의 모든 것!

 

  생면부지의 사람을 만나 내가 소개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설명해서 그것을 판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더군다나 점포도 없이 홀로 ‘대화’로 물건을 팔아내는 세일즈맨은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그의 무엇을 보고 팔고자 하는 것을 믿고 지갑에서 돈을 꺼낼 수 있다는 말인가? 그 중 제일은 아마도 ‘라이프플래너’라고 불리는 이른바 보험영업사원이 아닐까? 알 수 없는 미래를 담보하는 상품을 파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나의 알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해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소중한 돈을 내맡기는 행위. 이 말도 안 될 것 같은 상황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이 ‘라이프플래너’다. 그래서 난 세일즈맨 중에서 ‘라이프플래너’가 제일 대단한 세일즈맨이라고 생각한다. 

  라이프플래너의 업계에는 MDRT라는 단체가 있다. ‘Million Dollar Round Table‘의 약자인데 1927년 미국에서 그해 보험금 기준으로 100만 달러 이상을 계약한 사람들이 만든 조직으로,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본부를 두고 있는 우수 생명보험 에이전트들의 국제적 모임이다. 가히 생명보험에이전트의 명예의 전당이라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MDRT 회원이 되는 것을 생명보험 에이전트들에게 최고의 영예로 여긴다. MDRT 회원은 전 세계 보험업계 종사자 중 상위 2%를 지칭하기도 하고, 소득으로 환산하면 통상 1억 원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세계적인 톱클래스 라이프플래너‘의 모임이라고 보면 된다. 이 단체는 현재 60개국 이상의 국가, 450개 정도의 회사에 걸쳐 약 21,000명 정도의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단지 소수만이 MDRT 회원 자격을 갖고 있어서 만약 보험 혹은 재정 관리에 대하여 자문서비스를 하고 있는 사람이 MDRT 회원이라고 한다면 세계최고의 전문가로부터 서비스를 받고 있는 셈이니 안심해도 될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MDRT의 자격 조건에는 영업실적 뿐 아니라 상품가입자에 대한 봉사정신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신이 관리하는 계약 중에 가입자와 분쟁이 한 건이라도 있으면 회원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또한 회원의 자격은 조건에 충족한 딱 1년만 인정되어, 다음 해에는 다시 모든 ‘라이프플래너’에게 기회가 열리게 된다. 살펴보건대 MDRT가 명예의 전당으로 불리는 이유는 단지 계약이 많고, 소득이 높아서 뿐 아니라 항상 고객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행동하는 라이프플래너의 자세를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일 것이다. 

  책 『반하게 하라』MDTR 회원이자 베테랑 라이프플래너 두 사람이 공저한 책이다. MDRT라는 개념을 설명해 준 지인이 추천해서 읽은 책인데, 대한민국에서 라이프플래너로서 살아가기를 잘 이야기한 책이다. 아마도 장래의 꿈으로 ’보험영업사원‘을 선택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1980년대부터 붐을 일으켰던 ’보험아줌마‘에 대한 세상의 편견이 여전히 남아있고 세계 어느 나라보다 ’세일즈’라는 직업을 경시하는 우리나라에서 ’보험 세일즈맨을 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펴든 이유는 우선 MDRT의 회원인 저자들이 말하는 보험 세일즈의 세계가 궁금했기 때문이고, 나아가 소비자에게 마음’을 팔아야야 하는 세일즈맨으로서 뭔가 건질 것이 없을까 해서였다. 저자들은 길들여진 습관을 바꾸는 데 2년이라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세일즈를 시작하는 것은 인생을 새로 사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프로 세일즈맨’이 되기 위해서는 그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일즈를 시작했다가 ‘비전’이 없다며 쉬이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이르는 말처럼 들렸다. 



 

   처음부터 ‘세일즈맨은 광대여야 한다’는 저자들의 말에 놀랐다. 세일즈맨은 사람 중개인, 때로는 모르는 게 없는 사람, 뭐든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으로 기억된다. 힘들고, 지치고, 슬픔을 가득 안고 있어도 무대 위에서 웃고 춤추는 피에로처럼 고객 앞에서 늘 평온한 듯 보여야 하는 게 세일즈맨 인생이라는 것이다. 읽는 내가 왠지 서글퍼졌다. 똑같은 대사를 외우고, 춤을 추고 연기하는 피에로처럼 세일즈맨은, 아니 프로 세일즈맨은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냉정함을 잃지 않아야 한단다. 자존심은 집에 두고 와야 함은 물론이다. 저자들은 차라리 탈을 쓰고 상담을 하고 싶은 때도 있다고 말했다. 왜 그래야 할까? 

  돈 때문이라고 한다면 그 대답은 세일즈를 시작했다가 일찌감치 포기한 사람들의 몫이다. 고객을 위해서 한다고 해야 프로의 대답이리라. 가식이고 위선이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면 감히 ‘고객’을 만날 수도 결과를 얻을 수도 없는 것이 세일즈 세상이다. 세일즈맨이 이미 내가 사용하고 있고, 내 가족에게 권하고 싶은 제품과 서비스가 아니라면 고객을 만날 수가 없다. 다시 말해 내가 팔고자 하는 상품에 미치지 않고서는 ‘당당하게’ 눈을 맞추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쓰고 싶지 않은 제품을 팔려고 한다면 그 순간부터 ‘사기’이고 ‘범죄’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옷의 색상은 호감이 가는지, 헤어 스타일은 마음에 드는지, 얼굴은 깨끗해 보이는지, 액세서리는 잘 갖추어져 있는지 등등 마치 프로포즈를 하듯 아침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프로 세일즈맨이고, 만날 땐 미래 배우자가 될 사람의 부모에게 처음 인사드리러 가는 기분으로 고객을 맞이하라는 저자의 조언은 신선하다. 문제는 거절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거절을 당했을 때, 이 거절을 어떻게 뚫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을까 연구하는 사람처럼 고객의 거절을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대답에는 ‘플레이보이’를 연상케 했다. 호감 가는 이성에게 눈길이 가듯 호감 가는 세일즈맨에게 눈과 귀를 맞출 것 아닌가? 그들은 플레이보이기도 해야 하는 셈이다. 

  세일즈맨에게 있어 이름을 기억함은 필수이자 때로는 대단한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데 대단한 효과를 준다. 이름은 종업원에서 최고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그 삶을 움직이는 손잡이 역할을 한다. 저자들은 이름을 기억하는 것은 세일즈의 시작이자 마지막까지 유지되어야 할 첫 번째 과제라며 멋진 해결책을 나폴레옹 3세의 습관에서 빌렸다.  

“나폴레옹 3세는 바쁜 국사 중에 만나는 사람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했다. 그의 기억술은 대단했다.  

첫째, 상대방의 이름을 분명히 알아듣지 못했으면 다시 물었다.

“미안하지만, 이름을 한 번 더 말해주겠소?”

어려운 외국인의 이름이면, “철자가 어떻게 되오?”라고 물어보았다. 

둘째, 대화 중에 여러 번에 걸쳐서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보았다.

또한 상대방의 이름을 그 사람의 외모나 직업 등에 연관시켜서 기억했다.

셋째, 상대방이 중요한 사람인 경우, 나폴레옹은 좀 더 노력했다.

방문자가 떠나자마자 종이에 이름을 써서 들여다보며 정신을 집중했다. 그리고 나서 종이를 찢어버렸다.

이렇게 시각과 청각을 동원하여 기억을 했다. (71-72 쪽)

  세일즈란 거절을 먹고 사는 직업이다. 방문 목적을 이야기만 꺼내도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사람들, 채 몇 마디 꺼내지 않아 현관문 안으로 들어가는 예비고객을 만나야 한다. 예전에 “이야기라도 들어봐 주시겠습니까?”라고 청하는 영업사원의 말을 들은 적도 있었다. 거절이 당연히 되도록 내성을 키워야 하는 그들에게 저자들은 어느 야구감독의 ‘천 번 스윙연습’에 따르는 어느 선수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쉼 없이 방방이를 휘두르다 보면 화도 나고 짜증도 납니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나 싶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조금씩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 이렇게 해야 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자꾸 생각을 하다 보니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느낍니다. 죽어라 하고 방망이를 휘두르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거죠. '어제 첫 타석 카운트 1-1에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쳤어야 했는데, 그럼 좋은 타구를 만들고 게임 상황이 이렇게 변했을 텐데'... 하는 답에도 이르게 됩니다. 한 타석 한 타석이 소중한 만큼 절대 후회를 남겨선 안 된다는 독기를 품게 되죠. 이것은 그냥 무의미하게 훈련만 하면 얻을 수 없는 것들입니다. 그런 마음들이 다음 경기에서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집니다.” (172 - 173 쪽) 

  거절은 실패가 아니라 이루지 못한 성공이다. 거절을 거듭할수록 성공에 한발 다가서는 것이다. 마침내 고객이 계약서에 사인을 하는 그 순간의 성공을 이룩했을 때, 지금까지의 거절은 의미 있는 걸음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대목에서 나는 자영업자들을 떠올렸다. 거절만 당하던 세일즈맨이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수천, 수만의 가게 중에서 내 가게를 찾아준 손님과 같다. 내 상품을 세일즈 할 수 있게 된 것이 기쁜 것처럼, 내 가게를 찾아준 손님은 백년손님만큼 기쁜 것이다. 세일즈맨이 온전히 세일즈를 해서 계약서에 서명을 하는 순간 세일즈맨의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는 단순히 ‘제 물건을 팔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가 아니라 ‘당신을 도울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라는 말을 줄인 말이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내 가게에서 온전히 서비스를 받고 돈을 내고 가는 손님의 등에 대고 말하는 ‘감사합니다’ 역시 ‘당신을 모실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어야 한다. 거절이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세일즈맨이 준비가 덜 되었다는 뜻이다. 거절과 인사의 의미를 알 때 프로가 될 준비는 마친 셈이다.

책의 내용 중에서 ‘프로 세일즈맨’이라면 가져야 할 자세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내가 파는 상품을 완전히 이해하라’였다.

“(중략) 마찬가지로 아르마니 양복을 파는 백화점의 세일즈맨이라면 아르마니가 언제 태어났으며, 어떤 과정을 가져 디자이너가 되었고, 이브 생 로랑이나 구치 제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래야 세일즈맨으로서 자격이 있지 않을까. (중략) 동시에 상품에 대한 지식이 있는 세일즈맨은 그 상품을 자신이 먼저 구입할 정도로 애정을 갖게 된다. 그 상품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면 남에게도 그 상품을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어, 종국에는 상품 판매량이 증가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178 쪽)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세일즈맨은 내가 팔고자 하는 상품에 ‘미쳐야’ 한다. 내가 사용하고, 그 가치를 만끽하고 있다면 당당하고 확신에 차서 설명할 수 있다. 이럴 때 고객은 세일즈 맨의 목소리에 매료되어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거의 그렇지 못하다. 식당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식당에서 요리를 거의 먹어보지 못했고, 화장품 판매점 점원 역시 다른 회사의 제품을 쓴다. 과장해서 술집 사모님께서 장사하면서 반주를 하는 남편인 사장님에게 “미쳤다고 술을 먹냐?”고 소리를 낸다면 과연 손님의 마음은 어떨까? 

  명심해야 할 것은 우선 회사의 임직원이 기꺼이 쓸 만큼 ‘정말 고객에게 가치있는 상품’을 만들어야 할 것이고, 둘째는 직원들 역시 ‘과연 우리 제품이 손님에게 내놓아도 손색이 없겠다’ 느껴야 한다. 그래야 손님에게 세일즈 할 수 있고, 손님 역시 좋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진정 탁월한 세일즈맨은 평범한 상품을 팔면서 가장 좋은 상품을 파는 평범한 세일즈맨보다 더 많은 물건을 팔 수 있는 세일즈맨’이라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하나 덧붙일 것은 ‘세일즈맨이 상품에 미쳐서’일 것이다. 

  저자들은 현장에서 때로는 직업이 기자인 잠재 고객을 만나기 위해 새벽 2시에 국회의사당을 찾아가는가 하면, 잠재 고객에게 명함 한 장을 건네기 위해 퀵 서비스를 이용해 사무실로부터 명함을 공수받기도 했다. 고객을 만나기 위해 제주도에서 또 떨어진 외진 섬까지 갔다가 풍랑을 만나 이틀간 발이 묶이기도 하고, 추운 겨울 아파트 복도에서 두 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세일즈맨으로 겪은 크고 작은 에피소드는 쉽지 않은 ‘라이프플래너의 길’, ‘세일즈맨의 길’을 고스란히 말해주는 듯 했다. 

  하지만 자신이 일한 만큼의 대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일, 그리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 누구에겐가 자신의 삶이 예속되지 않고 능동적으로 살 수 있는 유일한 일이 ‘세일즈’이기에 그들은 이 일을 선택함에 후회가 없다고 저자들은 세일즈맨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돈을 벌 수 있는 자유, 공부할 수 있는 자유, 생각할 수 있는 자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는 자유, 무엇이든 사업을 할 때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는 직업은 그리 많지 않으며 세일즈맨은 이를 모두 이룰 수 있는 기본 바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직업 자체에 의미를 가졌으면 좋겠다.” (261 쪽)

  ‘라이프플래너’라는 직업의 세계을 엿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직업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미래의 사회를 주도하고, 세계를 주도하는 경제적인 세력은 지식으로 무장된 지식 세일즈, 지식 컨설팅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마도 라이프플래너, 이들이야말로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주도세력이 아닐까? 프로 세일즈맨의 길을 알고 싶다면 일독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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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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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이 투자에서 이기는 이유는 '금리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재테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다 아는 책을 소개할까 한다. 바로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이다. 이 책은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각종 언론과 매체에 글과 인터뷰를 게재하며 개미투자자들에게 건강한 투자를 위한 안내자로 자청하고 있는 '박경철'의 투자 관련 첫 번째 책이다. 우선 이 책은 경제학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이 ‘좌충우돌’하면서 경험한 경제행위(투자)를 통해 주식투자를 하든 부동산 투자를 하든 투자에 앞서 먼저 알아야 하고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그는 자신의 책에 대해 ‘투자를 위한 사이비 경제학’이라고 명명했다). 그래서 일까? 읽기가 쉽지 않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한 책이라고는 볼 수 없을 만큼 개념들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그래서 난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구나. 그리고 아는 것도 많은가 보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숨은 뜻이 있었다. 

 



 

   저자는 시중에 나온 돈을 벌게 해주는 원리가 부자가 되는 방법론을 제시한 책은 너무 읽기 쉽게 풀어놓아 독자가 스스로 생각할 여지를 봉쇄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래서 자신은 ‘조금은 어렵게 읽히고 여러 번 생각할 여지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확실히 읽는 진도는 더딘 책이다.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개념과 일반적인 경제 용어들에 대한 ‘태클’은 읽는 중간 마다 멈춰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생각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러면서도 딱히 ‘자신만의 투자법’을 알려주지도 않고, 부자들의 구체적인 성공담도 밝히지 않았다. 그렇다면 특별한 비법도 없으면서 어렵기만 한 책이라는 소린데, 책은 2006년 출간된 이래 350,000부 이상(출판사 집계)이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라니 이상할 노릇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여느 재테크 책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엄밀하게 이야기하자면 ‘투자론’적 성격이 짙다. 저자는 부자들이 투자에 앞서 고민하고자 하는 투자요소들을 ‘부자들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독자들에게 ‘투자하려거든 그들과 같은 안목을 갖추라’고 강조하고 있다. 가장 인상깊은 대목은 그가 많은 사람들이 재테크에 대해 잘못 알고 있다며 일반적인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일침을 가한 부분이었다. 

  첫째는 조금만 노력하면 재테크를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재테크라는 것은 인간이 만들어낸 수단 중에서 가장 어렵고 가장 까다롭고 예민한 제도라는 점을 기억하라. 재테크란 좀 과장하여 생각하면 인간이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벌어들인 자산을 두고 서로 쟁취하기 위해 싸우는 마지막 전쟁터다. 고작 책 몇 권을 읽고 강의를 듣고, 신문을 읽는다고 해서 재테크를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당신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과 좌절, 그리고 실패를 수업료로 지불할 것이다.

 

  둘째,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진입장벽이 없는 시장이다.

도박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잃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재테크 역시 그렇다. 당신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잃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본분을 도외시하고 재테크에만 매달리는 것은 시시포스처럼 높은 산에 바윗돌을 밀어 올렸다가 굴러 떨어지면 다시 밀어 올리는 일을 끝없이 반복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위다. 세상의 어떤 투자수단도 전체의 일부는 비용으로 지불된다. 물론 그 비용은 당신이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셋째는 자신도 대박을 낼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대박을 내는 사람은 분명 있다. 하지만 거의 모두 운이었을 뿐 정상적인 사고 구조를 가진 사람이 이성적 판단으로 떼돈을 번 경우는 없다. 만약 그만큼의 안목이 있어 행운이 지속된다면 복리 효과에 의해 이 나라의 땅을 모두 사들이는 데는 50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주식에서 대박난 사람들이 주식으로 성공하는 법을 가르치며 돈을 벌고 있는 이유는 자신의 성공이 행운의 결과임을 잘 알고 있는 현명한 사람들이다. 도박판에서 처음에 돈을 땄을 때 과감히 일어선 것이다.

 

  넷째는 투자수익률은 기하급수적이지만, 일해서 번 돈은 산술급수적이라는 것이다.

재테크란 노동의 가치와 달라서 중간에서 새어나가는 비용들이 자산가치 증가분을 잠식하기 때문에 평균적으로는 금리 이상의 수익을 내기가 정말 어려운 것이다. 기억하라. 투자는 자산을 고정시켜두고 그것에서 발생하는 이율로 투자하는 것이다. 그것은 당신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안전자산을 확보한 다음 나머지로 더 큰 부자의 꿈을 꾸어보는 것이지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올인하는 것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책 내용을 살펴보자. 그렇다면 그가 말하는 부자란 누구일까? 그가 말하는 부자란 바로 부를 늘리는 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부자란 기본적으로 자신의 부를 지키고 이전하는 데 관심이 있을 뿐 더 이상 부를 늘려야 할 이유가 없는 사람들이다. 그럼 나와 부자와의 차이는 무엇인가? 내가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해 월 350만원을 번다면, 부자는 한 달 동안 뒷짐 지고 놀고먹어도 350만원을 번다. 다시 말해 일하느냐 노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굉장한 차이겠지만) 똑같이 한 달 동안 350만원의 수입(그만큼 벌 수 있다면)을 얻는 면에서는 똑같다는 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월수입 1,000만 원을 올리는 의사, 변호사 자격증은 약 30억 원 수준의 가치를, 월수입 3,000만 원인 변리사의 자격증은 약 60억 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도 있다. 나의 자산가치를 얼마나 높일 것인가? 이 점이 부자가 아닌 사람이 재테크를 할 때 제일 우선순위로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높이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단순하고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해준다.   

 


 

  그러므로 부자가 아닌 사람은 현재의 직업이 안정적이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월수입의 급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RATIO(비율)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자산을 늘리고 관리하는데 양의 개념이 아닌 비율의 개념으로 접근해, 현재 월 100만 원씩 세후 연 6%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면, 세후 연 10%, 20%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왜냐하면 높은 수익률만 만들어낼 수 있다면, 30년 후에는 월 100만 원을 투자한 사람이 월 200만 원을 저축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자산을 보유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서 ‘재테크’라는 개념의 기본적인 논거가 된다. 쉽게 말해서 10억 원을 모으는 방법에 있어서 저축만 한다면 100만 원씩 70-80년 걸리지만, 연 15%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재테크 수단에 투자할 경우 이론상으로는 불과 30년 만에 모을 수 있게 된다. 재테크를 시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재테크를 한다면 우선 다음 세 가지를 숙지해야 한다.

첫째, 자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재테크란 상대적 개념이 아니라 나의 만족도를 기준으로 하는 절대적 개념이라는 것을 명심하라. 내가 만족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하자. 그렇지 않으면 평생 돈의 노예로 살아야 할지도 모르니까.

둘째,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켜 자산가치를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의 자산은 통장의 예금이나 부동산 같은 고정자산이 아니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가치와 나의 생산성이야말로 중요한 자산가치를 형성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안정적이고, 오래 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능력과 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은퇴후 노후자금은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비율의 개념으로 접급해야 한다. 부자가 아닌 사람이 부자가 되기 위해 재테크를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금융지식과 투자경험을 쌓아 ‘투자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앞으로 부는 어떻게 형성해야 할까? 오늘날은 4차 산업, 즉 투자금융산업이 주를 이루는 때이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의 가치보다는 금융자산의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 돈을 굴려서 돈을 버는 상황에서는 노동력이나 생산물이 아닌 금융에 대한 이해와 금융을 다루는 능력에 따라 부가가치가 분배된다. 금리는 매 순간 인류의 자산가치의 가능성으로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잣대이며 시간을 사고파는 결과다. 우선 금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 부자들일수록 1퍼센트의 금리에 민감하다. 그 이유는 이들이 복리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복리의 힘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부자란 이자율을 기준으로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사람이고, 부자가 아닌 사람은 경제적 결정에서 이자율보다 더 중요한 고려 사항이 있는 사람이다. 금리 등의 금융지식을 익혀야 한다. 돈을 굴려서 돈을 버는 상황에서는 노동력이나 생산물이 아닌 금융에 대한 이해와 금융을 다루는 능력에 따라 부가가치가 분배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반인들에게도 부자가 되는 길이 있을까? 자신의 논리가 아니라 부자의 논리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면 가능하다. 즉, 부자의 행동양식을 이해하되 부자처럼 행동하지 않고, 부자처럼 사고하되 부자와는 다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자들의 행동양식은 빈자들과 어떻게 다를까?부자는 인내심이 강하며 곁눈질하지 않는다. 주식시장의 광풍이 몰아쳐도, 부동산시장의 투기열풍이 불어도 그들은 부화뇌동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이 적정 수준 이상의 수익을 확보했다고 판단되면 미련 없이 시장에서 발을 뺀다. 그리고 불필요한 비용으로 인한 손실을 싫어한다. 설령 투자에서 큰 손해를 보는 것은 감수하지만, 불필요하게 작은 손실을 입는 것은 끔찍이 싫어한다. 즉 거래비용를 싫어한다. 부자가 장기투자를 하는 이유는 여유가 많아서가 아니라, 거래에 따르는 불필요한 비용은 피하려 들기 때문에 장기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부자의 투자에 대한 행동양식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우선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수익률 이외에는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며, 가능한 한 거래 횟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자신의 투자관을 수립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금융지식의 습득이 중요하다.

금리와 인플레는 재테크 또는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알아 두어야 할 절대적 지식이다. 부자들은 금리에 따라 투자처를 결정한다. 금리가 부자들의 투자처를 결정하는데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까 살펴보려면 전설적인 투자가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주식투자 모델인 ‘코스톨라니의 달걀’를 이해하면 된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금리에 따른 부자들의 투자처 변동 모델)



 

 A를 정점으로 지수는 하락국면에 접어들게 되는데, 여기서 거래량이 감소하고 주식소유자의 수가 줄어드는 B(수정국면)이 시작된다. 이 때는 그동안 보장받았던 안전수익(금리 수익)이 쪼그라들면서 자산가치가 하락한다. 그래서 예금보다는 약간 불안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안전하고 금리인하를 받지 않는 확정금리(채권)에 투자하여 표면금리뿐 아니라 시세차익이라는 플러스 알파의 이익까지 올린다. C 국면에 들어 부자들의 선택은 부동산이다. 굳이 부동산투자를 통한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임대수익률이 이자율보다 현저하게 높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경기침체로 인해 가격이 떨어져 있던 부동산시장에 부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그로 인해 부동산 가격은 상승한다. 

  D를 지나 E국면이 되면 임대수익률은 금리보다 3배나 높지만 건물이 구입할 때에 비해 3 배나 올랐으므로 그동안 매수한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는다. 이렇게 해서 그동안의 임대소득 외에도 상당한 시세차익을 얻게 된다. 그리고 다시 주식시장으로 이동한다. 대신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초우량기업이나 배당수익률이 충분한 주식으로 제한해 투자한다. 부자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 유입되면서 본격적인 상승이 시작된다. 주가가 오르고 보의 효과로 시중에 돈이 풀리면 경기는 과열되고, 이때쯤이면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은 막바지에 이르고, 주식투자 열기에 휩싸인다. 이 국면이 F 국면이다. 이 때에 부자들은 다시 주식을 팔고 안전한 예금으로 갈아탄다. 은행에 예치하면 자산을 지킬 수 있을 만큼 금리가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자금은 서서히 예금으로 이동하고, 개인들의 자금은 예금에서 주식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이동한다. 이렇게 해서 부는 부를 부르고, 가난은 가난을 부르게 된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투자하려고 한다면 부자들처럼 금리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인플레란 화폐가치의 하락을 의미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재테크는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자들이 화폐로 지급받은 임금을 어떻게 하면 인플레로부터 지킬 수 있는 것인가에서 출발한다. 인플레는 필요악이며, 사회의 유지를 위해 일정부분 필요한 것이다. 생산과 투자가 늘어 물가가 상승하면 인플레가 유발된다. 그 결과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가 움츠러들어야 정상인데, 오늘날은 농산물이나 필수 소비재와 같은 제품들이 저임금 국가에서 싸게 들여오고, 공산품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가격인상 요인을 흡수하게 되어 그 결과 자산가치가 증가함에도 인플레는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때문에 자산가격이 상당히 올랐음에도 여전히 예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계속 투자에 열중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인플레 없는 성장, 즉 골디락스Goldilocks라고 불리는 현상이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부동산이나 주식 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재산이 점점 늘어나고 사회적 양극화는 극심해져, 자산시장에는 거품이 발생하고 잔뜩 부풀려진 거품은 언젠가는 꺼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투자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은 최대한 기대이익만 생각하고, 기대손실은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인플레와 세금 등의 제비용의 합이 0보다 크기만 하면 되는 은행예금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의할 점은 인플레는 복리로 움직이고, 금리는 단리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세금에 인플레의 복리 효과까지 감안할 경우 금리가 인플레보다 높다 하더라도 금리투자가 항상 수익을 안겨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금리투자가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또한 은행 예금금리 뿐만 아니라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수단으로 채권이 있다. 

  채권은 금리와 경기를 예측해서 사고파는 것이다. 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 채권을 매도하고, 금리가 올라 고점에 이를 때 다시 사둔다. 한편 금리가 내리기 시작하면 되파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채권투자는 경기 전망에 대한 상당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할 일은 채권 시장의 동향을 주의깊게 살핀 후, 나름대로 경기전망을 판단하고, 국내의 금융 메이저들(혹은 부자들)이 향후 경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 돈의 흐름, 즉 금리를 꿰뚫지 못한다면 지금 하고 있는 모든 투자 행위는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금리와 인플레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리와 함께 저축과 주식투자, 채권, 그리고 부동산 투자에 대한 장단점을 지적하고 투자자가 유념해야 할 것들에 대해 자세히 언급했다. 또한 금리를 중심으로 옮겨가는 부자들의 투자 형태와 그에 따라 변화되는 경제현상이 어떻게 맞물려 돌아가는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한 점은 개미들이 백전백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이었다. 그는 구체적인 투자 철학도 없고 금융지식도 없이 얼마 되지도 않는 재산으로 올인하는 것은 화려한 불꽃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과 같다며 그러한 투자행위 역시 투자자가 아닌 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투자자는 절대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인가? 방법은 있다. 우선 고용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나의 자산가치를 얼마나 높일 것인가 염두해 두어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둘째는 종자돈을 마련해야 한다. 종자돈이란 수익률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단계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돈을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수단에 적립해야 한다. 따라서 종자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절대로 은행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리고 스스로의 투자 철학을 가질 때까지 금리를 포함한 각종 금융지식을 익히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혹은 ‘나처럼 하면 대박날 수 있다’는 여느 투자관련서 와는 달리 이 책은 ‘종자돈도 없고, 금융지식도 없고, 투자 철학도 없는 당신이 투자하면 백전백패’라고 엄중히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부자들의 투자 철학과 투자 행위를 통해 그들이 '이길 수밖에 없는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재테크‘란 게 결코 만만치 않음을 이야기했다. 그가 지난 해 펴낸 책 『주식 투자란 무엇인가?』역시 주제가 ’충분한 공부 없이 함부로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말라‘고 경고했던 것을 비춰보면 어설프게 덤비는 재테크는 ’돈을 까먹기 위해 덤비는 머니게임‘임을 역설하는 듯 했다. 이쯤에서 재테크에 성공한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주위를 살펴보자. 재테크를 한 사람 거의 대부분은 잃고 있다. 웃는 모습이 보인다면 ’잃은 것은 조금 복구했기 때문‘일 것이다. 재테크를 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이 책은 책장에 꽂혀 있을 것이다. 돈을 버는 것을 떠나 더 이상 잃고 싶지 않다면, 그리고 잃은 돈을 복구하고 싶다면 책장에 꽂힌 이 책을 다시 한 번 꺼내어 읽어야 할 것이다. 저자가 어렵게 읽히고 여러 번 생각할 여지를 만들었다고 주지했다. 읽다보면 나의 투자 실패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을지도 모른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읽어볼수록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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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
정철진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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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대의 재테크 시작,  이 책부터 읽어라!

  직장 초년생에게 있어 최악의 생각 습관은 ‘폼 나게’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나 하던 대학생이 (예전보다) 두툼해진 ‘월급’을 탔으니 생각이 많아진다. 거창한 선물로 폼 나게 효도 한 번 하고 싶고, 취직 못한 친구들 불러 ‘폼 나게’ 술 한 잔 사고 싶다. ‘폼 나게’ 정장 한 벌 빼 입고, ‘폼 나게’ 칼질하며 데이트도 하고, 폼 나게, 폼 나게, 폼 나게... 생애 첫 월급이니 무언들 하고 싶지 않을까. 어디 첫 월급이 내 것이던가? 사고 싶고, 여기저기 인사하고 먹고 싶었던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빈털터리다. 문제는 이런 ‘폼 나게 살기’가 한 달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한 달이 두 달 되고, 여섯 달 되고, 일 년 되다가 정신 차리고 보니 카드는 서 너 개로 돌려막고 있고, 넘치는 카드빚 때문에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든 자신을 발견한다.

  작심하고 ‘옴팡지게’ 돈을 모으자 다짐했건만 개 버릇 남 주랴 아껴 쓰기가 벌기만큼 쉽지 않다. 주위에선 원래 처녀 총각 돈 모으기 힘들다더라, 돈이란 것이 써야 더 들어오는 법이더라, 돈 쓰기를 권장한다. 쓸 것 다 쓰고 털어보면 언제나 잔돈 몇 푼 남아서 이래서 언제나 집 살까 암담하고, 장가나 갈 수 있을까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 모든 고민이 첫사랑 가슴앓이처럼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정말 누구나) 한차례 거쳐 가는 관문만 같다. 용케 정신 차려 빠져나오면 다행이지만, 아차 잘못하고 머물고 있다 보면 점점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된다. 버젓이 월급 받고 직장을 다녀도 너무 헤프면 깡통 찰 수 있다.

  책 『대한민국, 20대 재테크에 미쳐라』는 그런 직장 초년생을 위한 책이다. ‘빈털터리’라는 늪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쥐꼬리만 한 월급이지만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는 이 돈이 얼마나 중요한 쌈짓돈이 될 수 있는 지를 알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의 대상독자로 직장 5년차 까지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취직한 지 5년이 되었어도 빈털터리 늪에 허우적대거나, 흥청망청 대거나 잘못된 투자로 빈털터리나 다름없다면 그들도 해당사항이 있다는 소리다. ‘인간은 원래 후회하는 동물’이라지만, 내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막 사회에 진출한 신입사원이었을 때일 것이다. 젊은 패기와 용기만큼 그 시절 ‘종자돈’이 중요하단 걸 뒤늦게 알았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에 처음 발간된 책이라 2009년 오늘 읽을 재테크 책으로는 어울리지 않다고 말할 사람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직장인 특히 20대 사회초년생을 위한 재테크 책으로는 이보다 더 좋은 책을 아직 만나지 못했다. 지금은 금융상품이 많이 바뀌고, 금융과 부동산의 법률과 세제 역시 많이 바뀌었다지만 그래도 읽기를 권하고 싶다. 성문영어와 정석 수학에 ‘기본’이 있듯이 이 책은 ‘재테크 기본서’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투자방향에 대한 조언을 찾기보다는 ‘20대에 미치도록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를 아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저자가 말했듯이 이 책은 ‘돈 버는 법’이 아닌, ‘돈 모으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다. 소위 돈 벌기에 대박난 사람들의 성공담이 아니라 직접 실전에 뛰어들 ‘종자돈’을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책이다. 직장 5년 만에 1억을 모을 수 있다면 대단하지 않을까? 저자는 ‘20대부터 재테크를 시작하면 무조건 장땡이다’고 강조했다. 

  이 책에서 배워야 할 것은 재테크 마인드 무장하기, 현가와 복리 개념 완벽하게 숙지하기, 목돈 만드는 습관 키우기, 잘 쓰고 잘 빌리는 법 배우기 이렇게 딱 네 가지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배운 직후 바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빨리 시작할수록 나중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럼 20대 직장인이 미치도록 재테크해야 할 네 가지를 살펴보자. 

 재테크 마인드 무장하기 - "주식시장이 연간 8% 수익률을 낸다고 가정하고 21살부터 매년 2,000 달러씩 투자하면 65세 때에는 무려 77만 3,011달러를 모으게 되죠. 그런데 40살에 같은 금액을 모으려고 한다면 이제 1년에 9,670달러를 적립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분명 80세는 넘게 살 텐데 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투자하지 않습니까?” (33 쪽)

  미국 월가에서 ‘살아있는 투자의 전설’로 불리는 피델리티 마젤란펀드의 피터 린치의 말은 재테크를 하루라도 빨리 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하고 있다. 지극히 당연한 말, 돈이 문제가 아니라 ‘돈이 투자된 시간이 언제부터인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 말이다. 저자는 우선 저축보다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투자에 전력투구해야만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20대에는 ‘풍부한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즉, 20대에는 몇 번 투자에 실패를 봐도 상관없지만, 40-50대에는 한 번 잘못되면 훗날 괴로운 인생을 살아야 하기 때문에 투자보다는 안전한 ‘저축’을 선택한다. 그래서 목돈 만드는 ‘속도’는 늦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20대는 ‘고위험 고수익’ 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젊음이 있기에 40대와 동시에 투자를 시작한다 하더라도 더 빨리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이다. 

  워렌 버핏의 투자 비밀은 ‘스노우 볼Snow Ball’에 있다. 스노우 볼은 올해 국내에도 번역되어 나올 워렌 버핏의 자서전의 이름이기도 하다. 즉, 작은 눈덩이 하나를 굴려 자기 키보다 큰 눈사람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 다시 말해 그의 성공 비밀은 ‘복리’에 있다는 뜻이다. 복리란 무엇인가? 복리複利란 이자가 합쳐진 원금에 다시 이자가 붙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즉, 원금이 일정 기간 후에 첫 번째 이자 1이 붙고, 이후 다음 일정기간이 지나면 (원금+이자 1)에 대해 이자 2가 붙는 구조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연 5% 수익률로 복리효과가 발생할 때, 이대로 10년 동안 투자하면 얼마를 벌 수 있을까?

  첫 해 투자분: 1,000만 원+1,000만 원x0.05 = 1,000만 원(1+0.05)

둘째 해:1,000만 원(1+0.05)+1,000만 원(1+0.05)x0.05 = 1,000만 원(1+0.05)²

결국 9년 후에는 1,000만원(1.05) 10 제곱 으로 불어나게 될 것이다. 계산하면 약 1,630만 원이 된다. 단리單利라면 1,500만 원이 된다. 약 130만 원의 차이가 난다. 복리계산을 수학공식으로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다.   


복리 = 원금x(1+수익률)x기간의 제곱

이번에는 한꺼번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매월 적립하는 형태를 가정해 보자(대신 복리는 연말에만 발생하는 구조다). 직장인이 매월 100만 원을 적립해 7년간 유지할 경우, 수익률 5%를 가정할 때 7년 뒤엔 얼마를 모을 수 있을까? 결론은 자신이 저축한 총 금액 8,400마원에 이자 14,875,000원을 더한 98,875,000원을 모을 수 있게 된다. 거의 백만 원 빠지는 1억원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복리야말로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며 ‘세계 제 8번째 불가사의’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복리로 원금을 두 배로 불리는 기간을 쉽게 계산하는 72의 법칙(The Rule of 72)을 제시했다. ‘72의 법칙’이란 72를 복리수익률로 나눈 값이 바로 해당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이라는 논리다. 예를 들어 복리수익률이 6%라면 자신의 원금이 두 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12년(72/6=12)이다. 

현가現價란 ‘현재가치’를 말한다. 쉽게 말해 미래의 한 시점에서 1,000만 원의 가치가 현재는 얼마에 해당하는가 하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1 년짜리 정기예금 이자율이 10%라 할 때, 1,000만 원으로 이 상품에 가입했다면 1년 뒤에는 1,100만 원을 받는다. 이 때 1,000만 원을 정기예금 상품이 1년 뒤 가져다 줄 1,100만 원의 현재가치, 현가라고 말한다. 이때 1,100만 원은 1,000만 원의 미래가치가 된다.   


현재가치=미래가치/(1+r)ⁿ(r=수익률, n=기간)

  예를 들어 현재 30살인 내가 30년 뒤인 60살 때 현재 금액 300만 원을 고스란히 유지하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매년 3%의 인플레가 상승한다) 300만 원x(1.03)ⁿ (n=30) = 728만 원. 즉 60살에는 728만 원이 있어야 현재 300만 원을 쓰면서 누리는 풍족함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부자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항상 ‘수입보다 지출을 적게 하는 것’이다. 써야 할 돈 다 쓰고 돈을 모은다고 생각하면 연봉 1억을 받는 직장인도 저축할 돈이 부족할 것이다. 우선 저축과 투자를 하고 난 후 소비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할 때는 항상 ‘절약’을 먼저 염두하고 해야 한다. 저자는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될 아주 기본적인 절약 습관들이 있다고 했다. 소리 없이 새어나가는 눈먼 돈을 잡아라. 우선 은행 수수료를 아껴라. 1주일에 두 번씩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으면 수수료만 1년에 10만 원 가까이 나간다.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라. 담배를 끊어라. 건강 뿐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서다. 만약 담배를 끊고 하루에 2,500원씩 30년간 연 4% 복리로 적립한다면 30년 뒤엔 5117만 원이 될 것이다. 

  목돈 만들기를 위해서라면 마음을 독하게 먹고 지금부터 5 년간은 아예 연애도 하지 말라고 저자는 말했다. 술값을 절약하라. 술 한 잔 하는데 5만 원이라고 치고 한 달에 여섯 번을 마신다면 벌써 30만 원 정도가 축난다. 이 돈이면 정기예금 1억을 저축하고 받는 이자를 술값으로 날리는 셈이다. 가계부도 좋지만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를 바탕으로 한 개인재무제표를 만들어 쓰는 것이 좋다. 재테크 일기도 함께 병행하면 금상첨화다. 

  저축은 분명 목돈 만들기의 최선봉에 서는 테크닉이지만, ‘투자매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아직 시간이 넉넉하고 젊기 때문에 좀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도 찾아야 한다. 투자를 하더라도 종자돈을 만드는 데에는 저축만한 것은 없다. 번 돈의 절반은 먼저 저축부터 해야 한다.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경우라면 생활비가 절약되기 때문에 70%저축도 가능하다. 보통예금통장을 버리고 통장을 쪼개어 잔기, 중기, 장기 등 자금 성격에 따라 각각 다른 통장을 만들어라. 우선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금융상품통장에 넣어라. 통장 쪼개기의 첫 번째 실행방법으로 급여이체통장은 반드시 CMA로 바꾸도록 하자. 만약 2주후 사용할 전세금을 10일 정도 묵혀놓거나 한 달 뒤 결혼식에 사용할 자금을 묻어두고 싶다면, MMDA를 선택하는 게 좋고, 3 개월 이상 특별한 활용계획이 없는 유동자금은 MMF을 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저축은행은 생각보다 안전하다. 이들 제2금융권 금융기관은 분명 예금자보호법이나 자체 가관 법률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5,000만 원까지 원리금이 보장된다. 대신 상호저축은행 중앙회 사이트를 들어가 BIS 비율을 확인해 6 ~ 8% 정도 되는 상호저축은행이라면 안전하다고 믿으면 된다. 기주택마련저축은 7년 이상인 경우에는 비과세와 소득공제 혜택도 주어진다. 최대 월 100만 원까지 저축할 수 있고, 일반 정기적금에 비해 금리도 1%높은 5% 수준이다. 특히 이 상품은 20살의 세대주에게 최고의 효과를 발휘한다. 20 살에 시작해 7년 후인 27 살의 젊은 나이로 1억을 모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방법일 것이다. 주택청약통장을 만들어라. 일정기간 저축을 하게 되면 신규 분양 아파트에 1순위 청약자격을 준다는 게 바로 주택청약저축의 핵심이다. 저축은 여기까지면 된다.  

  저축도 중요하지만 젊은 사람에게는 투자가 더 어울린다. 안전위주보다는 수익성을 추구하는 것이 더욱 빨리 목돈을 만질 수 있다. 투자고수가 되기 위해 경제관련 기사를 읽고 내 것으로 만들자. 경제신문을 읽는 습관은 타이밍과 정보 모두에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재테크 면을 반드시 놓치지 말고, 지겹더라도 끝까지 읽어내는 습관을 하자. 남의 말을 듣기보다 내가 정한 결정에 따라라. ‘보는 만큼 투자 한다’는 말이 있다. 바꿔 말하면 더 잘 투자하려면 더 많이 보고, 확인해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투자를 하려거든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아는 만큼만 투자 하는 게 최선이다. 

  저축대신 주식저축을 하자. 다시 말해 적립식 펀드로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자. 적립식펀드 수익률의 비밀은 코스트 애버리징(평균투자효과)에 있다. 적립식투자가 안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는 대한민국 경제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과 세계경제 호황과 불황의 순환주기가 27개월을 기점으로 더 짧아지고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저출산 노령화’, ‘기업 퇴직연금 시대 개막’ 등은 주식시장에 있어서 좋은 호재가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직접 주식투자를 할 때의 돈 버는 주식투자 십계명은 다음과 같다. 

1. 한 주를 사더라도 비싼 주식을 사라

2. 주식도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3. 주식투자에 대해 항상 공부하라

4. 매매에 대한 기록은 반드시 남겨라

5. 손절매 습관을 들여라

6. 실제 수익을 올릴 때까지 절대 자중하라

7. 먼저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매매하라

8. 수익률을 계산할 때 세금과 수수료 부분을 감안하라

9. 필요하다면 주식도 적립식투자를 병행하라

10. 경우에 따라 주식을 나우어 팔고 나누어 사라

  신용카드는 재테크 성공의 가장 큰 ‘괴물’이다. 특히 현금서비스는 재테크에 있어서 ‘죄악’과도 같다. 신용카드를 만들거든 현금서비스 가능금액을 ‘0원’으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하라. 아예 한발 더 나아가 카드의 월 지급한도도 적절하게 낮추는 것이 좋다.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방법이 현명한 방법이다. 예금한도 내에서만 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소비를 막을 수 있고 원하지 않게 카드대금을 연체할 일도 없다. 체크카드를 통해 좋은 소비습관을 익히는 것은 신용카드보다 50만 원 이상의 가치는 있을 것이다. 목돈을 만들 때까지 자동차 구입은 미루자. 자동차를 사지 않는다면 1,500만 원 정기예금 통장과 매월 30만 원씩 적립하는 적립식펀드를 갖게 되는 효과가 있다. 명품을 구입해야 한다면 해외여행을 가는 지인을 통해 면세점을 이용하라. 세테크도 중요하다. 현금영수증은 반드시 챙겨라. 안경을 구입해도 성형수술도 연말정산시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맞벌이 부부인데 소득이 비슷하다면 따로 공제받는 것이 좋다. 투자 중에서 최고는 내 몸값을 올리는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데 쓰는 돈을 아까워하지 말자. 

  돈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잘 빌려야 한다. 대출은 인간이 만들어낸 금융제도 중에서 가장 탁월한 것인지도 모른다. 적은 이자로 잘 빌려서 내 돈처럼 투자하면 빌리지 않았을 때 보다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를 레버리지leverage라 한다. 국민의 경제컨설턴트로 알려진 시골의사는 자신의 책『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에서 ‘레버리지는 페르세우스의 손에 들린 메두사의 머리처럼 그것을 활용할 능력이 있는 자에게만 허락된 특별한 신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레버리지는 분명 유용한 수단이지만, 그에 앞서 돈을 잘 빌리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우선 은행에서 돈을 많이 빌리기 위해서는 나의 신용등급을 높여야 한다. 내 신용등급을 높이는 십계명은 다음과 같다.  

1. 주거래 은행을 만들어라

2. 연체가 없으면 가장 좋지만, 있을 경우는 오래된 연체부터 상환하라

3. 신용카드는 오래 사용했거나 혜택이 많은 카드 하나만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라

4. 카드 사용 시 에는 할부보다는 일시불 사용을 많이 하는 게 좋다

5. 대출신청은 신중하게 하라

6.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한 은행에서 최대한의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7. 보증을 서주는 것도 신용 하락요인이다

8. 자동이체는 필수다

9. 연체전화도 잘 받을 필요가 있다

10. 스스로의 신용평점을 체크해보라

  아버지 세대처럼 근면 성실해서만 잘 살고 부자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 오늘날 우리는 금융지식을 많이 배울수록, 많이 익힐수록,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벌 수 있는 금융 산업의 시대를 살고 있다. 열심히 일해 꾸준히 소득을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일하는 동안 내가 저축하고 투자한 돈도 함께 일해 이자를 불리고, 수익률을 높여준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 꾸준히 투자를 하는 것은 소득 면에서 둘, 셋의 사람이 일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폼 나게’사는 것도 좋지만 오래도록 더욱 ‘알차고 윤택하게’ 살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 지금 당장 ‘저축과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은 재테크 지식을 쌓아야 한다. ‘어떤 과목이든공부는 투자대비 최소한 400%의 수익효과를 낸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돈 모으는 방법을 알려주는 이 책으로 재테크 공부를 한다면 거의 복리급 수익 효과를 낸다는 말이 되지 않을까? 재테크를 준비하는 사회 초년생, 젊은이라면 가장 먼저 일독을 권하고 싶은 재테크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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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워칭 - 미래를 읽는 9가지 기술
김경훈 지음 / 리더스북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토종 트렌드 전문가가 말하는 트렌드 와처Trend Watcher되는 법 

“아무도 트렌드를 창조할 수는 없다. 다만 관찰할 뿐이다. 그리고 트렌드를 변화시킬 수도 없다. 단지 트렌드를 믿는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을 뿐이다.”
 

  20세기 말, 다가오는 21세기의 트렌드를 그린 책 클릭! 미래 속으로Cliking의 페이스 팝콘은 트렌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들 수 없고, 단지 관찰할 수 있는 것. 변화시킬 수 없는 것, 트렌드. 그 후 10년이 지난 오늘, 7월 27일 오후 5시 현재, 포털사이트의 뉴스에서 ‘트렌드’를 검색해 보니 당일 하루도 채 되지 않아 134 개의 뉴스가 검색되었다. 내용을 살펴보자니 ‘트렌드’는 ‘미래, 유행, 전망, 경향’ 이라는 혼재된 의미를 갖고 있는 듯 했다. 알쏭달쏭 도무지 헛갈린다. ‘트렌드’의 진짜 의미는 뭘까? 그리고 내가 트렌드를 읽어낼 수는 없을까? 이런 의문으로 펼친 책은 트렌드 워칭Trend Watching이다.  



 

   이 책은 지난 1994년에 한국인 트렌드라는 책으로 ‘트렌드’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데 이어 10년 만인 2004년에 한국인 트렌드를 다시 써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국내에서 가장 권위있는 트렌드 전문가로 잘 알려진 김경훈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저자는 트렌드는 21세기 들어 ‘미래’를 대신할 수 있는 개념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미지의 것을 말하는 미래와는 달리 트렌드는 ‘필연적인 미래상’를 다루고 있다고 말하면트렌드를 읽는 기술은 기업에게는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개인에게는 ‘트렌드 예측을 통한 비전 제시 능력’은 21세기형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산이자 경쟁력이라고 이 책에서 말했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나의 눈으로 트렌드를 찾자’ 즉, 트렌드 워칭Trend Wacthing 능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트렌드 워처Trend Watcher가 최신 유행과 소비자의 경향을 신속하게 포착하고 분석하여 기업들에 그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 혹은 직업인데, 바로 이런 트렌드 워처가 되기 위한 능력을 키우자는 것이다. 기존의 트렌드 관련서들이 (외국) 저자가 발견한 트렌드를 거의 자국(외국)의 사례들을 들어 설명했다면,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트렌드를 찾는 안목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우선 저자는 ‘트렌드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트렌드는 특정한 시점에 징후로 출발하되, 다양한 사회문화적 영역에서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얻어 5년 이상의 시간적 주기를 가지고 필연적인 변화를 촉발하게 되는 사회문화 현상이다.” 그러면서 일련의 경향들이 과연 트렌드인지 아닌지를 구분할 때 좌표로 사용할 수 있는 트렌드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트렌드는 포괄적이다 : 여러 분야에서 동시에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트렌드는 긴 주기를 갖는다 : 5년 이상의 긴 주기를 갖는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트렌드는 필연적 에너지를 갖고 있다: 미래에 반드시 일어날 변화여야 한다.

 

 


  무엇이든 주목할 만하면 ‘트렌드’라는 말을 붙여지는 요즘 이 같은 정의를 인식하는 것 만으로 좀 더 ‘트렌드다운 것’을 구분할 수 있게 했다. 특히 한 해에도 다방면에 걸쳐 쏟아지는 유행과는 다른 개념임을 인식할 수 있다. 저자 역시 전망, 신기술, 유행, 문명 등과 같은 개념과 엄연한 차이가 있음을 이 책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해 밝히고 있었다. 이른 바 ‘트렌드 화장발’ 때문에 오히려 트렌드 읽기에 더욱 혼란을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트렌드는 ‘트렌드 화장발’과 구체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유행을 살펴보자. 유행은 돌발적이다. 유행의 특징은 패드fad, 즉 변덕스럽고 일시적이다. 유행은 포괄적인 문화 영역에서 펼쳐지는 것도 아니고, 필연적 변화를 초래하지도 않는다. 가장 결정적인 약점은 뜬금 없이 피었다가 져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트렌드는 또한 전망과도 혼동된다. 전망과 트렌드 예측은 다르다. 전망은 미래에 대해 내놓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 중에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를 선택한 것이다. 반면 트렌드는 전망과 다르게 불확실성을 제거한 ‘필연적’요소를 중심으로 예측한다. 



 사진출처:www. trendwatching.com

  한편 새로운 기술은 트렌드의 출발점이다. 신기술의 출현은 변화의 조건이자 변수이며 전제이지, 그 결과는 아니다. 트렌드는 이러한 신기술의 대한 반향으로 소비자들의 수요와 요구가 어디에 있고, 어디로 흘러갈 지를 살펴본 것이다. 문명 역시 인류의 물질적, 기술적 생산물을 이르는 말로 정신적이고 가치와 연관된 생산물인 문화와 대비되는 말이다. 트렌드는 문명 변화의 바탕 위에서 꽃을 피운다. 문명을 변화시키는 세 가지 조건은 에너지 자원, 핵심기술, 사회 에너지로 트렌드의 자양분인 셈이다. 트렌드 워칭은 변화를 읽고 보는 것이다. 그래서 관찰과 통찰이 중요하다. 

  이처럼 ‘트렌드 화장발’과 진정한 트렌드와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트렌드 워칭을 한결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저자는 트렌드는 변화의 양상과 변화의 개념을 숙지하는 것으로 제일 먼저 트렌드의 옥석(트렌드와 트렌드 화장발)을 구분하는 것이 트렌드 워칭의 첫 번째 기술이라고 밝혔다. 이제 본격적으로 트렌드에 접근해 보자. 저자는 트렌드 워칭 과정, 즉 트렌드를 찾아내고 활용하기 위한 과정을 9가지 단계로 구분했다.  

트렌드 워칭 과정을 9가지 단계

 

- 트렌드의 옥석을 구분하라

- 피할 수 없는 필연적 미래를 찾아라

- 트렌드 생태계에 주목하라

- 트렌드의 성장법칙을 이해하라

- 트렌드로 성장할 징후를 발견하라

- 소비자가 아닌 인간을 관찰하라

- 미래정보가 아니라 미래지식을 추구하라

- 시간의 수레바퀴를 추적하라

- 트렌드 대 트렌드의 관계를 포착하라

  트렌드를 예측 가능한 미래의 그 무엇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필연성, 즉 보장된 미래,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2년 올림픽이 열리는 런던에는 스포츠이 조성되고 있을 것이다. 영국은 이 기회를 빌어 다시 세계적인 스포츠 강국은 물론 경제적 성장도 꿈꿀 것이다. 이렇듯 ‘예상된 일정’을 전제로 그려보는 확실한 요인이 ‘필연성’ 된다. 또 다른 예로 프랑스, 덴마크 등 선진국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우리나라보다 높은데, 재미있는 것은 출산율 또한 높다는 것이다. 아이를 낳으려면 일을 그만두어야 할 법한데 무슨 일일까? 그 이유는 아이를 낳아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취학 전 아동, 혹은 취학 후라도 방과 후 활동에 대한 정책적 배려, 공공시설의 확충들을 해 주었기 때문이다. 저출산율과 여성의 높은 경제활동 참여가 현재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면 국가가 어떤 정책을 수립해야 할지는 답이 나온다. 바로 이러한 필연성에 의한 답이 ‘트렌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의 배려 깊은 캠페인을 펼친다면 아이를 둘 셋씩 낳은 풍도가 조성될 수 있고, 그에 따른 각종 산업과 서비스도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트렌드는 상품과 문화에 투영된 새로운 욕구의 흐름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욕구는 트렌드 워칭의 가장 중요한 확실성 요인이다. 어떤 결핍과 그것을 보충하려는 인간의 내면에 있는 욕구는 하나의 방향성으로 자리 잡으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새로운 현상을 발견할 때마다 이렇게 물어봐야 한다. ‘지금 여기서 바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정말 어떤 필연성을 갖추고 있는가?’ 철저하게 관찰자의 입장에 서서 확실성 요인을 찾는다면 트렌드가 보일 것이다. 한편 인간이 자신의 삶에 완벽하게 만족하지 못하는 한 새로운 욕구는 늘 생기게 마련이고, 새로운 트렌드는 마찬가지로 계속 생겨나게 된다. 그러므로 트렌드의 실체를 추적하려면 먼저 우리 마음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욕구에 주목해야 한다.

  트렌드의 발전은 시간 순서에 따라 수용자가 확산되며, 소수의 초기 수용자 단계에서 점점 다수의 대중에게 확산되면서 진정한 트렌드로 자리매김을 한다. 트렌드의 시작을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층은 얼리어답터다. 자기 분야, 혹은 사회 전체에서 오피니언 리더인 경우가 많은 이들은 대중의 눈치를 살피기 때문에 가능하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려 애쓴다. 얼리어답터를 거쳐 대수의 조기 수용자들이 새로운 트렌드를 받아들이면 서서히 시장은 성숙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트렌드가 도처에서 발견되는 즈음이면 조기 수용자들은 지겨워지기 시작할 때, 얼리어답터는 새로운 트렌드를 퍼뜨리게 된다. 트렌드는 이러한 성장법칙에 따르므로 얼리어답터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할 때 새로운 트렌드의 여부를 점칠 수 있다.  



 

   트렌드의 징후는 어디서 찾아낼 수 있을까? 저자는 트렌드 징후의 관찰 영역을 크게 일곱 가지로 구분했다. 저자는 남보다 앞서 이런 징후를 찾았다면, 그는 첨단을 걸을 수 있는 기회를 얻고, 큰 이익을 눈 앞에 둔 셈이라고 말했다.

법, 혹은 제도의 변화 : 호주제 폐지와 관련된 민법 개정 등은 남성보다는 오히려 여성 쪽에서 제도 변화, 생활상의 현실적인 욕구가 다양하게 분출될 것이다.

여론의 쟁점 : 고교생들의 촛불집회 등의 가두시위는 문자메세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권리와 무기를 얻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어떤 양상으로 발전될지 주목된다.

인구통계 : 향후 몇 년, 몇십 년에 걸친 변화의 바탕을 보여준다. 또한 매달 각종 기관에서 발표되는 통계지수 역시 트렌드 징후를 발견할 좋은 소재다.

신상품 : 신상품 자체가 아니라 그에 접속된 ‘새로운 코드’를 찾아야 한다. 캐나다 이민상품이 홈쇼핑에서 판매되고, 시험준비 온라인 수강증이 팔리는 것을 보면 복잡한 사회생활로 지친 소비자가 가격보다 시간과 노력을 더 중시하는 경향을 발견한다.

새로운 문화현상 : 새로운 문화현상에는 새로운 문화 소비층과 소비감성이 숨어 있다. 고가가의 오페라와 뮤지컬이 인기를 얻는 것은 다양한 예능학원을 다녔던 20, 30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 : 24시간 편의점은 밤시간을 상품으로 만들었다. 문자메시지의 유행이나 엄지족 등은 네트워크 유지에 쏟는 시간과 번거로움을 피해 자유와 편리함을 확보하는데 있다.

신기술의 출현 : 신기술을 만나면 ‘그 기술이 상용화되었을 때, 인간의 어떤 욕구와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오늘날은 감성의 시대이므로 전통적인 조사방법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 이성이 아니라 감각과 감성의 충동적인 욕구에 의해 순간적이고 자동반사적이며, 비합리적인 소비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은 소비자로 여기고 다가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대상으로 그들의 욕구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곳이 그들의 서식지, 즉 커뮤니티다.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의 의식과 행위를 과감하게 표출하는 성향이 있다. 사람들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 어디로 몰려가는지를 관찰하라. 그리고 그들의 서식지를 찾아야 한다. 그곳에서 소비자 조사를 한다면 인간적 욕구와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나만의 트렌드 예측 지식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정보를 지식으로 만드는 프로세스를 통해 미래정보를 트렌드 예측의 지식으로 발전시키는 방법을 제시했다. 

1단계: 키워드로 세상 보기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영역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어떤 것이든 인상적인 단어나 문구 하나가 머리에 떠오르게 된다. 일단 그것이 키워드다. 그 키워드만 가지고 세상을 살펴보라. 그러면 ‘그것’만 보일 것이다.

 

2단계 : 정보에 자석 갖다 대기

정보를 모으되, 반드시 거기에 코멘트를 달아야 한다. 그러면 나중에 그 코멘트만 갖고도 충분히 정보를 가공할 수 있게 된다.

 

3단계 : 똑똑한 질문 던지기

키워드로 출발해 정보를 모으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 질문들은 현상의 배후에 대해 더 잘 알아야만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 때부터 진짜 트렌드 워칭이 시작된다. 예)투잡스-샐러던트-시간을 쪼개는 바쁜 사람들. 어떻게 쪼개지? 5년 전엔 어땠지? 그럼 5년 후엔 어떻게 될까? 시간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는 증거가 없을까?

 

4단계 : 현상을 꿰뚫는 이름 짓기

똑똑한 질문을 통해 얻어진 답, 즉 현상들의 집합에 대해 뭐라 불러야 할까? 바로 네이밍 과정이다. 내가 지은 이름을 통해 이제 트렌드 워칭의 눈을 갖게 되었다. 나만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된 것이다.

  일찍이 페이스 팝콘도 트렌드 서너 개가 만나는 길목에 큰 사업 기회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대중mass 과 명품Prestige product가 만나 메스티지mastage가 생겨난 것처럼, VIP중 VIP라는 VVIP라는 시장이 생겨난 것처럼 로터리에 모인 트렌드들은 서로 합류하면서 하나의 큰 물결처럼 흐른다. 이러한 트렌드 로터리를 발견하게 되면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 책을 통해 지금껏 트렌드의 개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트렌드 화장발을 확실히 구분해서 걷어낼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나아가 지금껏 남들이 명명한 ‘트렌드’를 얼마나 빨리 아는가에 치중했다면, 이제 ‘트렌드 와처’로서 나만의 트렌드를 찾아보는 법을 알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트렌드 예측을 통한 비전 제시 능력’은 21세기형 리더가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산이자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트렌드를 볼 줄 아는 자, 미래시장을 선점한다는 뜻이겠다. 트렌드 공부의 완성은 흩어진 정보 속에서 트렌드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트렌드 관련서의 완결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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