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 대한민국 사법부를 향해 석궁을 쏘다 우리시대의 논리 12
서형 지음 / 후마니타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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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되어 바위를 친 <석궁사건> 김 교수

 

  “우리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고 말한다. 또 ’법 앞에서는 누구나 평등하다‘고 말한다. 응당 그래야 할 것인데, 실제는 나처럼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많다. 사실 여부를 알기는 쉽지 않다. 법으로써 사람 사는 세상을 다스리는 사람들과 일반인 사이에는 소통이 불가능한(최소한 그렇다고 생각하는) 너무나 큰 벽(편견일 수 있지만)이 가로막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벽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외치면면서도 막상 앞으로 나서지는 못한다.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행여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서다. 법원의 존재이유는 당연하고 꼭 필요하지만 직접 만날(원고이든 피고이든) 일이 없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속내다. 어쩔 수 없는 겁 많은 쥐새끼인 셈이다“

 

  얼마 전 읽은 책 <불멸의 신성가족>에서 난 이렇게 리뷰를 시작한 적이 있다. 2호선 지하철을 타도 교대와 서초에서 내리기가 꺼려진다. 지하철 출구를 나오자마자 넓은 터에 작위적이고 고압적인 사각 꼴의 법원보기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그곳 주위에 머물러 있는 억울한 사람들, 그들을 변호(?)하며 먹고 사는 사무실 등 당장 나 와는 상관없는데도 은근히 속시끄러운 풍경과 공기가 싫어서다. 그렇다, 난 솔직히 싫고 무섭다. 그 모습들을 쳐다보는 것도 싫어 웬만하면 시선을 멀리 두고 지나칠 정도다.

 

  그곳을 지나다 보면 항상 만나는 ‘겂 없는 사람들(내가 판단하기에)’을 만난다. 살벌한 법원에 대고 문구를 담아 억울함과 절박함이 뭍어난 피켓을 들고 홀로 서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다. 1인 시위대. 난 그들을 보면서 ‘저러다 미운 털이 박혀 오히려 불리하지 않을까? 혹시 잡혀가는 건 아닐까?’ 우려를 하면서 한편 그들의 강단에 놀랐다. 굳이 알 필요도 없거니와 알고자 한들 이야기해 줄까 싶어 사연이 궁금해도 지나치곤 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 책 <부러진 화살>은 법원 앞 1인 시위자 중 대표적인 인물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뉴스를 잘 지켜봤던 사람은 들어봤음직한 '석궁 사건'의 주인공 김명호 교수의 사건에 대한 책이다. 성균관대학의 대입 시험 문제의 오류를 지적했다가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 교수는 교수지위 확인소송을 하게 되는데, 많은 불합리 속에 패소를 했다. 항소심마저 패소하게 된 김 교수는 석궁을 들고 판사의 아파트를 찾아가 퇴근해 돌아오는 판사를 만나 항의하다가 ‘석궁을 발사’하게 되면서 일어난 사건이다. 처음 뉴스를 들었을 때 ‘간肝이 배밖으로 나온 사람’이 저지른 ‘해외토픽에나 나올 법한 어처구니없는 사건’으로 치부했었다. 나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범죄이고, 있어서도 안될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어디다 감히..’가 아니던가(말했잖은가? 난 겁쟁이다) ? 그렇게 생각해서 넘겼던 사건이라 책을 폈을 때는 우선 어떻게 판결되었나, 그리고 김 교수란 인물은 어떤 사람이길래 그런 무모한 짓(?)을 했던가 궁금해서였다. 전모를 알고는 ‘차라리 알지 말걸 알았다’는게 솔직한 느낌이다. 혹시나 하는 바람이 역시나 하는 체념이 되었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게 원래 불완전하기에 시시비비是是非非에 대한 결정을 해줘야 할 곳이 필요했고, 그래서 만든 게 법원이요, 그곳에 일하는 사람들이 법관이다. 아이러니는 중의衆意가 모여 만든 법률에 의존하지만 그곳 역시 불완전한 인간이 마지막 결정을 내린다는 것, 그 아이러니가 결국은 이같은 불행한 사건을 만들고 말았다. 인간을 심판하는 인간 역시 불완전하거늘 ‘완전한 듯 착각’하고 있음이 이 사건을 만들고 말았다. 그리고 법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심판이라는 일에 대해 나름의 프라이드와 보람은 있을 지언정 스스로 권위자가 되어 ‘그들만의 리그’에 속하지 못한 이들을 ‘아래’로 본 결과가 빚어낸 사건이다.

 

  판사를 일러 영어로는 Judge 혹은 Your Honor라 부른다. 후자의 Your Honor는 서양의 평등정신으로 비롯된 말로 ‘사람으로서 당신과 난 큰 차이는 없지만, 난 당신의 권위를 존중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왜냐하면 법관의 권위는 모든 사람의 약속인 법으로 정했기 때문이다. 즉 내가 만든 법이 세운 권위에 의해 법관이 앉아 있으니 그를 존중하는 것은 지당하다. 하지만 자신들이 하늘이 내려준 듯 군림하고자하는 ‘불완전한 인간적 본성’ 이 나오면 억울한 국민은 더 억울해진다. 법관의 권위와 존중은 스스로 받고자 받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주는 것이다. 오랜 시간과 공력을 들여가며 그들은 왜 법관이 되려 했을까 궁금해진다. 약자를 보호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한 몸 던지기로 했지 않았냐 묻는다면 초등학생 같은 순진한 생각이라 비웃음을 살까?

 

  불의에 타협하지 못하고 일터에 쫓겨나면서까지 대항하다가 결국 법원에 호소하게 된 김 교수의 정의감과 용기는 부러울 만큼 훌륭했다. 하지만 그가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은 것은 상해의 의도가 있건 없건 간에 ‘석궁’을 들고 갔다는 것이다. 그 죄는 두 말할 것 없는 범죄임에 틀림없기에 단죄해야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의 죄를 놓고 벌인 경악할만한 법관들의 태도였다. 과연 김 교수가 그만큼의 형량을 받았어야 했을까? 원고가 동료교수였다면, 일반 시민이었다면 그랬을까? 조직의 내부인이 연류된 사건인 만큼 오히려 더 ‘법적‘으로 중대하게 여기고 심사숙고해서 해결해야 되지 않았을까?

 

  ’석궁 사건‘은 사건에 연류된 판검사들 뿐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권의 씻을 수 없는 오명이다. 앞으로의 결과를 떠나 법원과 법관에 대해 무너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공정한 법 집행자로 남을 것인지, 또 다른 치외법권적 권력자로 남을 것인지 선택의 공은 넘어갔다. 앞으로를 지켜볼 따름이다. 이제 억울한 일을 당하면 누구를 믿고 찾아가야 할지 갑갑해졌다. 그런 일을 당하면 김 교수처럼 피켓을 들고 법원 앞에 설 수 있을까? 판검사에게 ’법대로 하라‘고 기세등등하게 소리칠 수 있을까? 법원을 지날 때처럼 꺼림직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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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으름 -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를 찾는 10가지 열쇠, 개정판
문요한 지음 / 더난출판사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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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게으름에서 비롯된 병이다?

    나를 비롯해 주변에는 게으른 사람이 가득하다. 행동도 굼뜨고, 결단력도 부족해 ‘나무늘보’처럼 보이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게으름뱅이’들 모두가 자신은 게으르지 않다고 말한다. 마치 ‘미쳤다’는 소릴 들은 것처럼 펄쩍 뛰며 그런 말을 들은 것을 수치스럽게 여기기까지 하며 "내가 얼마나 바쁘게 뛰며 사는 데 그런 소릴 해?" 항변한다. 바쁘게 사는 것이 미덕인 세상이니, '게으름뱅이'는 죄인시하는 때문인가 보다. 난 행동이 느리기 보다는 선택을 느리게 하는 편이다. 신중하게 생각한다고 말은 하지만, 후회를 두려워해서 결정을 망설인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 결정이 너무 힘이 들어서 차라리 남이 선택해주기를 은근히 바라기도 한다. 그럴 땐 늘 스스로가 한없이 바보처럼 여겨진다. 세상이 볼 땐 천하에 둘도 없는 '게으름뱅이'인 셈이다.

  우리는 매일 수 없이 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간다. 그 선택 중에는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한 선택’이 있는가 하면, 두 번 다시는 반복하기 싫은 ‘최악의 선택’도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최악의 선택은 ‘선택을 미루는 것’이 아닐까? 이러한 ‘선택을 미루는 선택’은 게으름의 일부분이다. 어쩌면 누군가 대신 선택해준 길을 가기로 한 선택이 최악의 게으름일 것이다. 게으름을 알고, 게으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어든 책, <굿바이, 게으름>정신과 전문의인 문효한이 썼는데, 그는 이 책에서 게으름은 본성이 아니라 자라면서 현실과 부딪히면서 상대적으로 ‘학습’하게 된 모습이라며, 내가 나로서 나답게 살아갈 때 게으름을 떨쳐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은 크게 게으름에 대한 역사, 정의, 양상, 원인 등 전반적인 개념과 분석을 한 ‘새로 쓰는 게으름’과 게으름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을 모색해 본 일종의 실천편인 ‘게으름과의 결별‘로 나뉘었다. 게으름으로부터 탈출법을 알기 위해서는 게으름이 도대체 뭔지 알아야 한다는 말인데, 게으름이 게으름이지 별거냐 싶어 처음엔 의아했다. 하지만 의외로 게으름의 종류가 다양하고 광범위해서 저자의 말대로라면 게으르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였다. 게으름이란 과연 뭘까?

  게으름에는 작은 게으름과 큰 게으름이 있다. 옷을 벗어놓고 잘 치우지 않거나, 아침잠이 많다든가 하면 이것들은 ‘작은 게으름’이다. 큰 게으름은 ‘삶의 중심 영역에서 에너지가 저하된 상태’이다. 다시 말해 오늘 하루가 내일로 연결되어 삶의 지향성을 갖느냐, 아니면 그냥 하루하루의 연속일 뿐이냐 하는 것 중 후자가 ‘큰 게으름’이다. 이 책은 삶의 지향성을 갖추지 못한 채 하루를 보내는 ‘큰 게으름’을 이야기 했다. 게으름의 과정은 크게 4단계로 나눠진다. 어떤 상황이 주어졌을 때 우선 이를 부적적으로 느끼는 ‘부정적 지각’의 단계와 선택을 회피하는 ‘정신적 게으름’의 단계를 지나 행동으로 게으름을 피우는 ‘행위적 게으름’ 그리고 자신의 행위를 변명하는 ‘자기 합리화’ 과정을 거친다. 반면 실천적인 사람들의 행동과정은 어떤 상황이 주어지면 긍정적으로 지각하고, 상황을 분석하고 계획을 수립해서 바로 실천에 옮긴다. 그리고 실천한 내용에 대해 평가 해보고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재시도 한다. 

  게으름은 변신의 귀재다. 게으름의 모습은 선택의 회피(미루기), 시작의 지연, 약속 어기기, 딴 짓 하기(대체행동), 꾸물거리기, 철퇴(폐인문화), 눈치보기, 서두름(지각), 즉각적 만족 추구와 중독 등 다양하게 표출된다. 역사적으로 게으름은 미국의 히피문화, 유럽의 다운시프트족, 그리고 현대에 들어 ‘느림의 미학’으로 확장되면서 환경주의와 LOHAS족 등으로 이어지며 게으름을 예찬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게으름’이라는 말을 잘못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으름이란 말 대신 ‘느림’이나 ‘여유’라는 말을 예찬했어야 옳았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장한 것은 수동적 게으름을 뜻하는 lazy가 아니라 idle이란 표현으로 사용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여유는 능동적 선택에 의한 것이라면, 게으름은 선택을 피해서 찾아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을러서 재충전이 되었다면 여유가 되지만, 후회와 피로가 쌓인다면 게으름이 된다고 저자는 말했다. 게으름은 ‘선택의 회피’라는 사실과 ‘지금 회피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는 변명으로 이뤄져 있다. 게으름뱅이들이 말하는 단골 레퍼토리는 많기도 많았다. 그 속에는 내가 거의 매일 속으로 다짐하고 말하는 것도 있어 뜨끔했다.   

첫 번째 변명 : 기약 없는 후일을 약속한다.

-신중해야 해. 실패하면 안되니까 좀더 알아보고 다음에 하자!

-오늘까지는 쉬고 내일부터. 오케이?

-모든 게 닥치면 하게 돼 있어. 난 오히려 막판에 실력이 나온다니까!

 

두 번째 변명: 게으름을 철학으로 미화한다.

-난 귀차니스트야! 내가 하기 싫은 일은 결코 하지 않아!

-일에는 모두 때가 있는 법이야. 여유를 갖고 살자고.

-노력해봐야 무슨 소용이야. 모두 욕심일 뿐이야.

-인생 뭐 있어? 그냥 즐기면서 살자고!

 

세 번째 변명: 게으름은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고 부인한다

-회사 일이 워낙 바빠서 말이야. 그 일을 할 상황이 아니었어.

-그 일은 내게 맞지 않아! 맞는 일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네 번째 변명: 게으름을 타고난 것 혹은 바꿀 수 없는 것으로 본다

-난 천성이 게을러! 우리 집안이 원래 그래. 어쩌겠어!

-난 원래 게으른 사람인데 노력한다고 바뀌겠어?

 

  이렇듯 게으른 사람은 변명을 하지만, 변명은 곧 끊임없는 ‘자기비난’에 빠져들게 된다. 이러한 게으름의 원인은 기질적 요인, 심리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나타난다. 특히 뇌과학적으로 인간이 기쁨과 쾌락을 얻으면서 발생하는 도파민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인간은 사랑하고, 칭찬을 받거나 남에게 인정받을 때, 그리고 성취감을 느낄 때 도파민이 증가한다. 하지만 그런 내적 기쁨을 누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법인데,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서 꼭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시 말해 ‘쾌락’과 ‘기쁨’을 얻기 위해 어느 정도 불편함과 고통을 감수하고 이겨내야 하는데, 그러한 불편함과 고통을 참지 못하고 ‘즉각적인 만족’과 ‘눈 앞의 이익’을 추구하게 된다. 그 대표적인 행위가 ‘중독’이다. 중독은 행위를 하는 바로 그 순간 즉각적인 쾌락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게으름이란 중독 즉, ‘즉각적 만족과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중독 또한 게으름의 일부라는 사실은 놀라웠다. 중독은 따로 격리되거나 장기간 치료를 요할 만큼의 증상으로 알고 있는데, 게으름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뿌리 깊은 병적 증상이었다는 말인가? 

  저자는 현대사회에는 중독이라는 게으름이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알코올, 마약, 도박 정도 였던 것이 지금은 섹스, 쇼핑, 인터넷, 게임, 성형, 주식, 학원 등 이름만 붙이면 가능할 만큼 중독의 종류가 많고, 중독자의 수도 많아서 실태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다. 현대사회가 올수록 게으름의 문제가 이렇게 늘어나는 이유는 늘어나는 선택의 기회와 제한된 선택 능력, 다양성이 피어나지 못하는 사회, 속도 중독과 변화강박증 등 때문이라고 저자는 보았다. 다시 말해 사람들의 활동은 습관화, 자동화했음에도 현대인들은 너무나 많은 선택의 상황에 놓여 있어, 어느 하나를 선택했다 하더라도 만족은 줄고 후회는 늘 확률이 커졌다. 그리고 우리의 정신이 사회적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그 속도의 격차로 인해 정신적 위기감에 빠져 획일적 성공모델을 추종하는데 급급해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독은 게으름을 낳고, 게으름은 또 다시 중독을 낳는다고 저자는 말했다. 그렇다면 게으름으로부터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게으름은 본성(천성)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 해야 한다. <몰입의 즐거운>의 저자 미하이 칙센트 미하이는 게으름은 천성이 아니라 ‘목표와 관계를 잃을 때 나타나는 상태’라고 보았다. 저자는 ‘도전과 재도전의 과정으로 이어지는 삶’이 게으르지 않는 사람과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사람의 핵심적인 특성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시들어가는 삶은 게으름의 텃밭인 만큼 삶을 도전하는 삶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게으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잘못’을 했을 때의 반응은 ‘잘못’을 실패로 인식하고 곧 스스로 포기하고 말지만, 게으르지 않거나 그로부터 벗어난 사람들은 잘못을 ‘만회 가능한 실수’로 인식해서 이를 보완해 재시도(도전)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게으름을 벗어나기 위한 정신훈련으로 ‘ACE 정신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즉 변명과 비난을 경계하며 자신을 엄정하게 살펴보는 Awareness Power 자각 능력과 원하는 미래를 오감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내는 Creative Power 창조 능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Executive Power 실행 능력이다. 

  저자는 ‘게으름에서 벗어나라’고 말하는 궁극적 목표는 충만한 삶을 살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충만한 삶은 남을 따르는 흉내 내는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 순리를 때를 때 충만한 삶은 가능해진다. 개인의 삶에서 순리란 ‘자기로서 살아가는 것’이다. 다시 말해 획일적 성공과 외적 성취만이 강조되는 경쟁 사회에서 우리는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신의 색깔을 일어버린 채 남의 뒤를 쫓아가는 삶, 흉내 내는 삶을 살기 때문에 결국은 주저앉고 게을러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기로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즐기며 살아가는 삶, 자기실현을 이룬 삶이다. 즉 지위, 부, 명예와 같은 외적 동기에 충실하기보다 내적 만족을 우선시 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결론에서 저자는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10가지 열쇠, 변화일기 쓰는 법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게으름에 대한 개념과 범위를 이해하는 것 만으로 이 책에서 얻는 소득은 컸다. 또한 단락마다 <실천지침>이라는 코너를 두어 내 안의 게으름을 파악하고, 점검할 수 있는 방법론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서 ‘나는 게으른 사람이다’라고 인정하고, ‘게으름에서 벗어나 나로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답을 찾을 수 있다면 그 순간 게으름은 멀어지는 것이 아닐까. 무한한 정보와 빠른 속도로 대표되는 오늘날 같은 무한경쟁시대에 게으름에 원인을 둔 중독 환자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이자 심각한 사회문제가 아닐 수 없다. ‘너로서 살아가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이 새삼스러운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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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 경제에 통하는 책 3
최진기 지음 / 한빛비즈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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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한국판 ‘맨큐의 경제학’  

  이제 경제학은 더 이상 ‘경제학도’들만 공부하는 학문이 아니다. 신문만 하더라도 일간지보다 ‘경제지’를 먼저 보는 세상이 요즘이다. 이제 경제학은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익혀야 할 ‘필수과목’이 되었다. 서점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경제학 관련서가 출간되고 있다. 그 중에서 오래 전부터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한 <경제학 콘서트>나 <괴짜 경제학>와 같은 경제학 관련서들은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시장을 온전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정통경제학의 대안으로 대두된 ‘행동경제학’을 근거로 한 내용이라 경제학 전반을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그나마 가장 쉽고 잘 정리되었다고 평가받는 <맨큐의 경제학>(이 책은 Daum 아고라 경방고수 미네르바가 추천한 바 있다)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은 다분히 신자유주의적이고 사례들 모두 외국의 사례들이라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30,000원이 넘는 가격에 1,024 페이지나 되는 ‘포스 강한 책’이니 대중에게 널리 읽힐 가능성은 적다 하겠다. 

  지난 해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대중들을 위한 ‘경제학서’의 출간이 두드러졌다. 2007년 뉴욕발 글로벌 금융위기를 진단한 책도 많았지만, 주목할 점은 글로벌 경기 침체를 맞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경제를 해석하는 눈을 밝히기 위한 책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 중에서도 Daum 아고라 경방의 고수로 알려진 세일러가 쓴 <흐름을 꿰뚫어보는 경제독해>, 같은 경방 고수 나선과 상승미소(이명로)가 쓴 <똑똑한 돈; 정부와 은행이 쉬쉬하는 진짜 경제학>, 그리고 <김원장 기자의 도시락 경제학>등은 오늘의 경제상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책이다. 이 책들의 특징은 저자들이 강단에 서는 경제학자가 아니라, 현장에서 혹은 직장에서 본업에 충실하면서 해박한 경제지식을 바탕으로 현실을 제대로 읽어 이를 독자들이 현실감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서 썼다는 점이다.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이러한 경제학 책이 쏟아지는 현상을 두고 “금융 위기 이후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고고한 ‘강단’에서 번잡한 ‘저잣거리’로 내려온 느낌이다”고 말한 것처럼 전 국민이 ‘경제학자’만큼은 아니더라도 경제를 관망할 수 있는 통찰력을 갖기 위해서는 ‘경제학의 이론적 기반’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감하고 있다. 책 <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도 그런 경제학적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만들어진 책이다. 



 

이 책을 집어든 계기는 우연히 보게 된 강의 동영상 <환율 방어, 무엇이 문제인가>(08.7.10 방송분) 때문이었다. 현정부의 잘못된 환율정책을 사례로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어려운 환율의 개념과 그 움직임을 쉽고 명쾌하며 재미있게 강의해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킨 사람이 이 책의 저자인 최진기였기 때문이다. 고교 사회탐구 영역에서 억대의 연봉을 자랑하는 학원강사인 그는 이 동영상으로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현재는 KBS 인터넷 방송에서 30회 예정으로 <최진기의 생존경제>를 강의하고 있다. ( http://news.kbs.co.kr/exec/news/list_etc.php?etccode_id=27&page=1) 저자는 경제학 지식은 각 경제상황에 따른 정부의 정책을 이해하고, 그에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구조를 이해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지식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신문기사나 뉴스, 재테크 책에서 제대로 그 이면을 들여다 보고 올바른 판단을 하고, 이를 취사 선택하여 수용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는 경제학에 관한 기초지식을 익어야 한다. 한편 대박을 향한 투자는 더이상 불가능하다며 목표가 바꿔 이젠 부자를 향한 경제학이 아닌, 어떻게 하면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나 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경제서보다 약간 크고 컬러풀한 판형으로 제작되어 표지에서 보면 <00 길라잡이> <000 컴퓨터 첫걸음>같다는 느낌을 받지만, 올컬러의 다양한 사례와 그래프가 동원된 쉬운 경제학 책이다. 전직 증권사 직원이었던 경험과 경제학적 지식 그리고 수험생들을 가르친 탁월한 언변을 바탕으로 ‘경제학 원론’를 쉽게 풀어내었다. 

  이 책의 장점은 경제학 전반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우리 옆의 경제학’ '아하 그렇구나' 코너 등은 생활 속에서 우리가 잘못 오해하고 있는 경제상식을 점검해 주고, 더불어 우리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경제학 원리를 발견하여 설명해줘서 경제지식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경제용어에 대한 사례들이 모두 한국적 사례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마르크스 경제학을 설명하는데 봉숭아학당 정문에서 박지선 씨가 떡볶이 장사를 하는데, 프랜차이즈 떡볶이 업체인 ‘비호 떡볶이’가 새로 문을 열어 지선씨는 결국 문을 닫아 비호 떡볶이에 취직하게 되면서 지선씨의 노동가치와 비호씨의 잉여가치를 설명하는 식으로 전개된다. 

  이 밖에도 강남 부동산은 왜 가격 변동이 심할까? 성형외과와 블루오션, 토목 공사 중심의 뉴딜 정책은 만병통치약일까? 한국이 일본보다 유가 상승에 타격이 심한 이유, 경제성장률은 높아졌는데, 내 소득은 왜 요지부동 등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경제적 질문에 대해 쉽고 자세하고 설명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재벌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애덤 스미스’가 살아 있었다면 과연 찬성했을까? 하는 질문이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의 주장은 경쟁을 통해 국가의 부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노선이기 때문에 시장을 독점하는 지금 정부의 경제정책에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이 은행을 보유할 수 없게 만든 금산분리 제도나 대기업의 문어발식 경영을 막기 위해 출자총액제한 제도를 만든 것인데, 이를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현 정부의 정책은 대기업이 자본의 힘으로 중소기업과 불공정한 경쟁을 할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배운 것 중 하나를 들자면 ‘내가 주식을 사면 기업에 직접 투자한 것일까?’하는 문제다. 일반적으로 재테크의 수단으로써 ‘주식투자’라고 부르기에 나는 ‘투자한 것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아닐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주식을 구입했을 경우, 회사가 아닌 다른 사람의 주식을 구입한 것이므로 그 회사에 직접 투자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말이다. 다만 어떤 회사의 발행주를 구입했을 경우에는 그 회사에 직접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가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주식을 매수한 행위는 사회적인 차원에서 ‘투자’가 아니라, ‘소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내게 있어 대학시절 ‘전공기초’로 들은 한 학기의 ‘경제학 원론’이 전부였다. 그 후 필요에 의해 경제학 관련서 들을 읽으면서 ‘알 듯 모르는 경제용어’들이 어렵고 헛갈려서 경제학 공부보다는 용어공부에 몰두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했었다. 그렇다고 용어만 이해한다고 해서 경제학을 깨쳤다고도 할 수 있을까? 내가 알고 있는 경제학 지식은 실생활의 어느 부분에서 적용되고 활용되는 지를 판단하기는 ‘비전공자’에게는 너무 무리였다.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보다 쉽게 뉴스를 이해하고, 경제지식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경제사를 비롯해 수요 공급 곡선부터 환율과 국제수지까지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 경제학을 한번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비단 ‘경제학도’ 출신도 예외가 아니다. 학문으로서의 경제학과 실전 경제학은 관점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저자가 30회에 걸쳐 강의하고 있는 강의의 제목은 <생존경제>였다. 살아남기 위해서 경제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 책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경제학에 대해 공부의 뜻이 있었으면서도 기회가 없어 못하고 있었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경제를 보는 안목이 짙은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면 한 줄기 햇살을 보여주는 기분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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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럴, 버즈, 입소문 마케팅 혁명 - 커넥티드 마케팅
저스틴 키비 외 지음, 구자룡 옮김 / 지아이지오(gigo) / 2006년 12월
평점 :
품절


 

바이럴 마케팅, 버즈 마케팅의 차이점이 뭔지 알아?

  “얘야, 안성기 커피 한 잔 타 봐라!” 든든한 저녁을 드신 아부지께서 거실 쇼파에 앉아 늘 하시던 말씀이다. TV 광고는 길 건너 장의사를 지날 때 만큼 싫어하는 아부지였지만 ‘동서커피’는 ‘안성기 커피’로 통했다. 그 광고의 모델을 맡은 이후 ‘동서커피’만 마시고, 집을 찾은 손님에게도 그 커피를 권하더라는 지인의 말씀(나 역시 지금까지 그런 줄 알고 있다)을 들으신 후 아부지는 커피 이름을 그렇게 부르셨다. 아부지께 안성기 씨는 ‘자기 얼굴을 판 광고에 대해 의리를 지킬 줄 아는 친구‘인 셈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날 그런 의리 있는 모델들이 몇 명이나 있을까...궁금해진다.

  요즘 TV 광고의 진실이 어떻다 하는 정도는 ‘초등학생들’도 다 안다. 먹는 광고를 찍는 동안 너무 많이 먹어서 광고모델은 평생 동안 그 음식은 쳐다보지도 않고, 옷이나 화장품 광고를 한 모델들이 그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안다. 그 뿐인가? 수억 원의 모델료를 지급한 광고의 제품가격에는 모델료의 일부가 포함되어 있어 우리가 제품의 모델료를 내준다는 것도 안다. 앙드레 김 패션쇼에 오르기만 하면 배우나 모델의 가치는 2-3 배나 뛰어서 그의 눈에 들기 위해 모델들이 안달을 낸다는 것도, 버라이어티에 나와 맛있게 먹고, 멋있게 입어야 그 배우가 광고제의를 받는다는 것도 안다. 한마디로 오늘날의 소비자는 마케팅 지식이 너무나 무장되어 있어 TV나 신문의 마케팅 캠페인에 대해 옛날만큼 열광하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차별되지 않으면 ‘옛날 방식의 선전’을 한다고 바로 핀잔을 줄 정도이고, 매일 노출되는 광고의 수가 무려 3,000 개에 이르다 보니 소비자들은 이젠 그것들을 소음으로 여기기까지 하니 두 말하면 입 아프다. 까다롭고 약아진 소비자들 때문에 그 만큼 기업들이 제품 팔아먹기 힘들어진 세상, 오늘날을 두고 하는 말이다.

  “TV에 광고하고 일간지에만 광고노출 시키는 게 최고야.”라고 말하던 전통적인 광고 방식으로는 ‘돈낭비’일 뿐, 더 이상 예전의 효과를 보장할 수 없는 것이 요즘이다. 전통적인 광고 방식은 ‘이런 제품이 나왔습니다’하고 기업이 알리는 정도로 소비자가 인식하기에 제대로 어필하기 위해서 다른 방식, 소비자 한 명마다 파고들어갈 방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주목받는 것이 입소문 마케팅, 블로그 마케팅이다. 온라인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오래전부터 배너나 비디오클립 등을 이용하여 광고를 했었지만, 2-3년 전부터 오프라인 기업들도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책 <바이럴, 버즈, 입소문 마케팅 혁명 Connectd Marketing>은 국내 오프라인 기업의 온라인 광고시장 진출을 막 시작하던 2006년에 나온 책이다. 기업들이 보다 효율적인 온라인 광고를 하기 위해 필요한 마케팅 툴tool들을 정리했다. 아이디어를 찾는 마케팅 매니저에게 온라인에서의 광고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해주고자 만든 책이다. 이 책은 17명의 선도학자, 컨설턴드, 실무자등 세계적인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책인데, 그중에 국내에서 통합 입소문 마케팅의 창시자로 알려진 구자룡씨도 함께 참여했다. 



 

  책 이야기에 앞서 우선 바이럴 마케팅과 버즈 마케팅, 그리고 입소문 마케팅의 차이점이 뭘까? 생각해 보자. 언론과 미디어들이 비슷한 개념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엄연히 차이점이 있다. 책 내용에 앞서 마케팅에서 커넥티드 마케팅까지 개념은 다음과 같다.  

마케팅Marketing: 내부 기업 요구와 기업 투자자들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방식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상품화를 통해 시장 요구를 만족시키는 것

매스 마케팅Mass Marketing : 전형적으로 표준화된 대중매체 광고를 사용하지만, 광범위하게 퍼진 시장 수요를 표준화되고 대량 생산된 제품과 서비스로 만족시키는 것

매스 미디어 애드버타이징Mass Media Advertising: 대규모 시청자를 가진 매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기업 혹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프로모션 하는 것으로, 신문, 잡지, 영화, 필름, 라디어, 텔레비전, 인터넷 매체 등을 활용하는 것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 : 온라인 홍보를 위한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통해 기업 혹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프로모션 하는 것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 : 미디어가 기업, 제품, 혹은 서비스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도록 계획된 활동을 통하여 기업 혹은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프로모션 하는 것

커넥티드 마케팅Connected maketing : 바이럴, 버즈, 입소문 마케팅의 우산 효과를 가진 용어. 수요를 일으키는 커뮤니케이션 매체로, 디지털 매체나 전통 매체에 상관없이 사람들 사이의 입소문 연결도를 활용하는 모든 프로모션 활동 (19 쪽)

  최근 마케팅 분야의 떠오르는 3가지 기법인 ‘바이럴 마케팅, 버즈 마케팅, 입소문 마케팅은 서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어떤 타깃 시장에서도 모든 사람들을 다른 사람들과 연결하는 입소문‘이라는 데는 동일한 공통점 있다. 그래서 사람들 사이의 입소문을 통한 프로모션 활동을 포괄하는 용어로 이 책은 ’커넥티드 마케팅‘이라고 불렀다. 이러한 커넥티드 마케팅의 등장에 대해 마케팅 컨설팅 그룹 사치앤 사치 대표인 케빈 로버츠Kevin Roverts는 이렇게 말했다. “난생 처음 소비자가 최고가 된다(최고가 된 세상이 되었다). 이는 (우리 마케터들에게는) 꼼짝 못할 정도로 소름 끼치고 무섭고 위협적인 상황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해왔고 알고 있던 모든 것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제품을 구입할 때 더 이상 광고에 의존하지 않는다. 광고는 그저 ‘제품의 등장’을 인식할 뿐, 제품을 이미 구입한 주위 사람들에게 평판을 듣거나, 온라인에서 제품 리뷰를 찾아 읽은 후 마지막으로 어떤 제품을 살이지 결정한다. 이러한 입소문을 청하는 제품과 서비스의 범위는 일반 제품 뿐만 아니라 음식점, 리조트, 심지어 러브모텔까지 광범위하다. 

왜 입소문에 의존해야 하는가? 의 대답은 크게 다섯 가지로 설명된다.  

1. 블로그, 메신저, 휴대전화, 이메일, 소비자 리뷰, 개인 웹사이트등 새로운 개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이 입소문의 속도, 도달범위, 효용성을 증가시켰다.   

2. 소비자(구매자)의 마케팅 지식이 늘어나 전통 마케팅 캠페인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는다.

3. 소비자들은 틈만 나면 쏟아지는 광고홍수를 ‘소음 혹은 공해’로 여기며 더 이상 귀기울이려 하지 않고 마음을 열지 않는다.

4. 다양한 매체와 채널이 생겨나 전통 마케팅 광고가 타깃 소비자 시장에 도달하기가 어려워졌다.

5. 새로운 광고차단 기술은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광고 메시지와 방해가 되는 마케팅 캠페인을 뛰어넘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언제 바이럴, 버즈, 입소문 기법들을 사용해야 할까? 물론 ‘좋은 제품을 만들었을 때’다. 상품이 기대치를 능가하는 경험을 제공해 줄 때 소비자는 그 가치에 놀라게 되고,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의 대화 주제로 오를 수 있다. 광고할 만한 가치가 있는 상품을 가졌을 때 광고가 효과가 있는 것처럼,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일 때 바이럴, 버즈, 입소문 캠페인은 효과를 발휘한다. 바이럴, 버즈, 입소문 마케팅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우선 알아야 할 개념이 하나 있는데, 바로 ‘호손 효과 Hawthorne Effect’ 이다. 이 효과는 심리학적 개념인데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알려주는 개념이다. 

  1930년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조사연구팀에서 시카고 근처의 호손Hawthoene에 있는 웨스턴 일렉트릭 회사에서 실시한 소규모 종업원 조사 연구에서 참가 종업원들이 어떤 작업환경일 때 생산성이 높아지는지를 연구했다. 우선 조명을 밝게 했을 때 생산성이 향상되었다. 하지만 조명을 어둡게 만들었는데도 생산성은 계속 증가되었다. 게다가 많은 휴식시간을 주느냐, 적은 휴식시간을 주느냐에 상관없이 생산성은 계속 향상되는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원인을 파악한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실험에 참가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치 있고 특별하며 중요한 존재라고 인식하게 되어 어떠한 환경에서도 생산성은 높아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시 말해 실험참가자들이 받았던 특별한 관심이 그들로 하여금 우월감을 발동시켜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되어 어떤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생산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이 체계적이고 반복적이어서 연구실험이 연구 참가자들 사이에 만든 호의와 지지도를 설명하는 용어로 발전하게 되었다. 이러한 호손효과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우월감을 심어주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호손 효과는 씨딩 트라이얼Seeding Trial 오피니언 리더들을 목표로 한 샘플링 마케팅에 이용된다. 씨딩 트라이얼 마케팅이란 기업이 소수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무료 샘플, 시연, 시승 뿐 아니라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주어 오피니언 리더들에게 호의와 지지를 얻어 결국 오피니언 리더들이 입소문 마케팅을 하게 되는 마케팅을 말한다. 요즘 블로그에서 볼 수 있는 ‘제품 사용 리뷰’를 생각하면 된다. 만약 블로거가 기업을 찾아가 제품의 생산 공정과 제품에 대한 스토리를 듣고 간접 체험한 후 제품을 증정 받았다면, 블로거는 제품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돌아가 블로그나 입소문으로 좋은 평판을 퍼뜨리게 되는데 이와 같은 형식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호손 효과를 기반으로 한 씨딩 트라이얼의 예로는 포스트 잇Post-It을 들 수 있다. 3M은 포스트 잇이 처음 나왔을 때 미국의 대기업 CEO 담당 비서들을 오피니언 리더로 규정하고 포스트 잇 박스를 보내 어떻게 사용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비서들은 메모지, 책상, 일기장, 설계도, 보고서, 통신문을 위해 사용되었고, 기업들 간에 그리고 기업들을 통해 전염성 있는 발진처럼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이 밖에도 초대장이 있어야 개설할 수 있었던 구글Google의 지메일Gmail도 천 명의 오피니언 리더로 시작해 단 3개월 만에 3백만 명의 지메일 사용자와 지지자를 만들어냈다. 

  이 책 속에 있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마케팅은 ‘블로그 마케팅’이다. 우리나라에도 2-3년 전부터 오프라인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온라인에 뛰어 들어 블로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개설된 블로그 수가 1천만 개가 넘고, 매달 1백만 개씩 증가하고 있다(2006년 미국의 현재). 블로그 마케팅은 다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브랜드나 회사의 프로모션에서 보다 빠르고 저렴한 하다는 점, 그리고 업데이트가 간단하고 복잡한 기술이 필요없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 같은 불황에는 더할 나위 없는 마케팅 수단이 아닐 수 없다. 그 밖에도 블로그 마케팅은 비즈니스에서 인간적인 면을 제공하고, 마케팅 독백을 상호 작용성과 대화로 대체하고, 블로그의 정보는 인터넷상에서 확산될 수 있는 입소문 잠재력이 있다. 또한 블로그 열독률은 측정이 가능하고, 독립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로부터 신뢰할 만한 정보원으로 간주된다. 

  이러한 블로그 마케팅의 미래는 향후 몇 년간 그 역할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다. 마케터로 하여금 독백을 대화로, 단절을 참여로 그리고 통제를 협력으로 대체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블로그는 더욱 성숙한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 채널’로 발전해 전통적인 미디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다. 권력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소유권에 있다는 마르크스의 주장에 의하면 전통적인 미디어에게는 재앙의 징조가 되는 셈이다. 

  한편 커넥티드(바이럴, 버즈, 입소문) 마케팅이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캠페인 자체에 대한 버즈가 아니라 상품에 대한 지지라는 점이다. 오늘날의 시장에서 제품이 주목받을 수 없다면, 그 제품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 점에서 소비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기 위해 기업은 광고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하고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제품이 소비자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놀라운 경험을 제공한다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소비자 역시 제품의 절대적 지지자가 되어 커넥티드 마케팅을 통해 입소문을 낼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커넥티드 마케팅의 미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커넥티드 마케팅의 미래에 대한 10가지 예측 

1. 커넥티드 마케팅은 프로모션에서 개혁으로의 중심 이동과 더불어 더욱 전략적이 될 것이다.

2. ROI 매트릭스는 바이럴, 버즈, 입소문 캠페인의 의무사항이 될 것이다. ROI 매트릭스에 있어 ‘지지율’과 ‘판매상승’이, 캠페인 도달률과 같은 전통 측정방법을 대체할 것이다.

3. 입소문 추적은 브랜드 추적 시장 조사에서 주요 측정법이 될 것이다.

4. 바이럴, 버즈, 입소문은 광고에 적용되거나 통합되는 온라인 바이럴 마케팅, 프로모션 안에서의 입소문, PR안에서의 버즈 등 더 넓은 마케팅 믹스로 흡수될 것이다.

5. 온, 오프라인에서 부정적 입소문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은 커넥티드 마케팅에서 중요한 영역이 될 것이다.

6. 온라인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애드버테인먼트, 광고 게임, 대체 현실 게임)는 브랜드를 위한 주요 접촉점으로써 더 많이 사용될 것이다.

7. 커넥티드 마케팅 활동에서 개발된 기법들은 변화 경영과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채택될 것이다.

8. 바이럴, 버즈, 입소문에서 개발된 기법들은 보존과 획득(구매자를 지지자로 변환)도구로써 점차적으로 CRM 프로그램에서 채택될 것이다.

9. 휴대전화는 모바일 초대 SMS, 바코드 쿠폰 등과 같이 커넥티드 마케팅 프로모션을 확산시키는데 중요한 매체로써 빠르게 개발될 것이다.

10. 마케터들은 몇몇의 선택된 사람들을 추적하는 것만으로 영향력자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마케팅에서의 또 다른 패러다임 이동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352-353 쪽)

  이 책은 블로그 마케팅을 포함해서 입소문을 매개로 한 마케팅(커넥티드 마케팅)의 전부를 주목할 만한 사례들과 함께 알차게 설명한 책이었다. 특히 다양한 이름의 입소문 마케팅에 대한 개념 정립과 함께 입소문 마케팅의 역사를 추적해 개념을 이해하기 쉽도록 했고, 장단점과 한계 그리고 미래에 대한 예측까지 담고 있어 한 권으로도 개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21세기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입소문 마케팅에 대해 궁금해 하는 독자나 기업의 온라인 마케터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리고 제품의 리뷰를 올리는 블로거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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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좀 굴려보시죠!
조엘 살츠먼 지음, 김홍탁 옮김 / 김영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는 잔머리 쓰기 14가지 방법! 

  오늘날은 남과 다르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며 기업마다 혁신을 외치고 있다. 부서의 장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는 창의성에서 비롯된다며 당면한 과제들에 대해 창의력을 키우고, 아이디어를 쏟아내라고 닦달한다. 하지만 번뜩이는 아이디어라고 하는 것이 밀가루 반죽에서 면을 뽑아내듯 뜻하는 대로 쉽게 나오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게다가 기업의 환경이라고 하는 것이 구성원 각자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측면이 강한 시스템이어서 의견을 제시하기에 앞서 눈치를 구해야 하는 형편이니 비즈니스맨에게서 창의력이 개발되고 아이디어가 쏟아지기는 결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내기가 어렵다고 해서 며칠 후에 있을 아이디어 회의에 불참할 수도, 한 달에 한 번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를 내지 않을 수도 없지 않는가? 이럴 땐 정말 ‘족집게 과외’라도 있으면 받고 싶은 심정이다. 무슨 뾰족한 수가 없을까?

  그런데 혹시 아는가? 여러분과 내가 감지하지 못할 뿐 어쩌면 매일 ‘번뜩이는 아이디어’들과 만나고 있다. TV에서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광고를 보고 있지 않은가? ‘아하~’하는 감탄사로 먹고 사는 아이디어맨들이 만들어내는 광고를 보면서도 우리는 광고모델과 제품에 관심을 둘 뿐 ‘그거 참 재밌네?’ 생각한 광고 아이디어는 간과하고 있다. 세계적인 광고 전문가 레오 버넷Leo Burnett은 광고에 대해 “간단하게 만들어라. 기억하게 만들어라. 시선을 끌게 만들어라. 재미있게 만들어라”고 말한 바 있다. 광고는 ‘제품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오래도록 심을 수 있을까?’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그렇게 본다면 매일 우리가 만나는 광고들은 ‘아이디어의 보물섬’이고, 광고를 만드는 사람들은 ‘창의적이고 영감 넘치는 아이디어맨’ 즉, 우리가 찾던 ‘아이디어 족집게 과외선생님‘인 셈이다. 

  책 <머리좀 굴려보시죠>는 미국의 광고쟁이 출신 창의력 컨설턴트 조엘 슬츠먼이 쓰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광고쟁이 김홍탁씨가 번역을 한 책이다. 이 책을 서슴없이 고른 이유는 김홍탁씨가 번역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내가 그를 알게 된 4-5년 전 그가 쓴 책 <광고, 리비도를 만나다>를 읽으면서부터였다. 

 “‘리비도’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 말하는 ‘성적 충동’을 가리킨다. 신분, 나이, 학식의 높낮이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은 리비도에 휘둘린다. 청와대 대통령도, 이웃집 아저씨도 리비도 앞에서는 무릎을 꿇는다. 만물의 영장이 아메바로 전락한다. 리비도라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존재하는 한 섹스는 인간을 잠식할 것이다. 인간의 욕망을 겨냥한 섹스어필 광고는 끊임없이 생산될 것이다. 한 시대의 인간이 어떻게 성을 인식하고 어떻게 그것과 더불어 살고 있는지 광고가 말해 줄 것이다.”

  이 책은 광고는 잠재 소비자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이 주목적인데, 다른 무엇보다 성性이 포함된 광고는 상상하는 이상의 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즉 굳이 보이지 않더라도 성(sex)에 관련된 단어나 형상을 집어넣기만 해도 인간의 인지능력이 용케도 그것을 찾아내거나 감지해서 광고에 몰두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단순히 ‘선전’이라고만 생각했던 광고에 대한 생각을 180도 뒤집을 만큼 큰 충격으로 다가온 책이었다(광고에 관심이 많은 블로거라면 권하고 싶은 책이다). 김홍탁씨는 자신이 번역을 맡았던  이 책<머리좀 굴려 보시죠!>을 옮기고 난 변辯에서 “언젠가 나만의 경험을 살려 이런 류의 책을 써보고 싶던 차에 살츠먼에게 그만 선수를 빼앗기고 말았다”고까지 말했다. 그가 내고 싶었던 책이라면 꼭 읽어야 할 이유는 생긴 것이다. 원제는 Shake That Brain; How to Create Winning Solutions 이다.

  이 책은 우리 일상적인 일이나 업무 중에 만나는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필요한 창의적이고 순발력있는 아이디어들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한마디로 ‘머리회전이 빠른 사람 되는 법’ 정도로 보면 된다. 이미 <생각의 탄생> 등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생각들을 창조해 내는 방법에 관한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다소 관념적이어서 어려웠다면 이 책은 비즈니스에서 히트를 친 아이디어 탄생 사례들을 소개함으로써 ‘아하, 저렇게 하면 되겠구나’하는 힌트를 제시하고 있다는 면에서 가독성可讀性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책의 형식면에서 보면 경영학의 구루로 알려진 톰 피터스의 <미래를 경영하라>와 <WOW 프로젝트>같이 활자 크기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아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보고 듣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내용의 서술 또한 스탠딩 코미디도 했던 저자의 위트와 유머가 섞인 대화체로 이야기하고 있어 읽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책은 크게 아이디어를 위한 준비 단계를 설명한 ‘아이디어도 스트레칭이 필요하다’와 본격적인 아이디어 발굴법을 제시한 ‘위대한 생각을 부르는 역발상 노하우’ 그리고, 판매 가능한 아이디어란 어떤 것인가를 설명한 ‘사람들의 지갑을 여는 아이디어는 따로 있다’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디어도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당신 의견이 별나다 해서 위축되지 말라. 지금 세상이 용인한 의견들 또한 한 때는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었으니까.”라고 버트란트 러셀Bertrand Russel이 말한 바 있다. 세상에 엉뚱하고 바보 같은 아이디어란 없다. 스스로 그렇다고 단정 짓지 마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은 아이디어가 성공하기 전까지는 괴짜 취급 받는다”마크 트웨인Mark Twain이 말했다. 남의 판단에 귀 기울일 필요 또한 없다. 나를 비판하는 그들은 아이디어를 낼 수 없는 사람들이니까. 아이디어를 내는 데 있어 ‘실패’를 두려워 마라. 실패는 더 나은 해법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때로는 포스트 잇Post-it처럼 실패 그 자체가 성공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아이디어 내는 것을 ‘고민하는 것’으로 여기지 말고 유쾌한 상상이라고 생각하라. 그리고 일을 즐겨라. 상상하는 것을 즐길 때 몰입할 수 있고, 그 때 좋은 아이디어는 탄생한다. 어떻게 구글을 회사이름으로 하게 되었을까? 하는 질문에 공동창립자 래리 페이지는 ‘짧고, 철자가 쉬워서’ 그리고 ‘재미있어서’라고 말했다. 구글Google은 googol에서 나왔는데, 10의 100제곱을 뜻하는 말이다. 재미있지 않은가?  


위대한 아이디어를 부르는 역발상 노하우 

  법칙을 의심하라.

모두가 옳다고 알고 있는 것이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포볼은 안타만큼 중요하지만 타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포볼을 잘 고르는 선구안을 가진 타자는 타율로는 대접받지 못했다. 하지만, 누군가 이 문제에 대해 의문을 품음으로써 ‘진루율’이 탄생되었다. 처음에 스테이플러(일명 호치키스)는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꼭 그래야만 하는가 하는 의심은 휴대용 스테이플러를 탄생시켰고, 급기야 알 없는 스테이플러도 탄생시켰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결론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을지도 모르잖아?’라고 의문을 던져라. 중요한 건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어떻게 내 머릿속에 들어오게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낡은 생각을 밀어 내느냐 인 것이다. 

  질문으로 문제를 뒤집어보라.엘리베이터의 속도가 아무리 빠르다 하더라도 사람들의 기다림을 충족시키진 못한다. 속도의 문제를 뒤집어 엘리베이터 옆에 거울을 설치하면 기다림의 고통은 사라진다. 거울 보며 옷매무새를 고칠 테니까.  

 정반대로 생각하라. 역발상의 원조는 톰 소여다. 담장에 페인트칠을 하는 일은 그에겐 일이 아니라 놀이였다. “이 일을 어떻게 해결하지?”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 즐거운 놀이를 어떻게 혼자 다 해?”라고 정반대로 생각하자, 친구들이 도왔다. 회의시간을 줄이기 위해 의자를 없앴고, ‘고객이 매장에 올 수 없다면 고객에게 매장을 가지고 가자‘는 생각으로 카탈로그를 만들어 우편주문 사업을 했다. 문제가 생기거든 정반대로 생각하며 머리를 굴려라.

  부정적인 의견에 맞서라. 아무리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해도 말하는 사람만 말하고, 상사들만 말한다. 눈치 보는 브레인스토밍이란 의미가 없다. 워너브러더스사가 만화를 제작하면서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회의의 이름을 빅 예스Big Yes라 지었다. 그 회의에는 농담이라도 무조건 Yes해야 한다. 오히려 No라는 말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 회의에는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했다. 부정적 의견에 맞선 결과로 콘크리트로 만든 배가 탄생했고, 라디오에서 플레이보이Playboy 잡지 방송도 성공했다. 안된다고? 그럼 진짜 될지도 모른다. 

 남의 입장이 되어보라. 감정이입 즉, 남의 신발을 신고 걸어봐라. 개를 위한 제품을 만들면 개가 되어 생각하고 행동해 보라. 자동차는 잘 달려야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서 있기에 멋져야 한다. 출퇴근길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이 지옥철이라 불리지만, 실업자에게는 ‘희망열차’일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최악의 해법을 최상으로 바꿔라. 가장 형편없는 해결책을 찾아 그것을 역전시켜라. 빌 게이츠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생각주간’을 만들어 1년에 두 번씩 2 주일 동안 숲속의 별장에서 지낸다. 

 부정을 긍정으로 전환하라. 부정을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긍정이라고 생각하라. 미국의 황무지 네바다는 최소 3개월 거주하면 자유롭게 이혼할 수 있도록 ‘이혼법’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이주하도록 유도했다. 그리고 즉석 결혼, 24시간 언제나 가능한 결혼절차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들이 살 수 있도록 유도했다. 에이비스Avis 렌터카는 ‘우리는 2등입니다’라고 말해 정직하다고 사랑받는다. 부정적인 것이 나오거든 긍정적인 것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거나, 조작하라. 

  ‘네’란 대답은 독이 된다. CD를 사지 않고 온라인에서 냅스터를 위해 불법복제 하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곡을 훔쳐가지 못할까?”라고 생각한 대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음반을 사도록 만들 수 있을까?”고민했다. 그 결과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iTunes Music Store가 탄생했고, 소비자들은 2년 미만의 기간 동안 3억 개의 곡을 사서 들었다. 해커를 잡아 ‘해커 잡는 해커’로 만들기 보다는 ‘해커를 계몽하는 선도자’로 만드는 것이 낫다. 문제가 손해가 아니라 도움이 되게 만들어라.

 때로는 모방이 성공을 부른다. 집락Ziploc는 지커에서 빌렸고, 스타벅스는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바에서 카페 풍경을 빌렸다. 유명 미술관이 맥도널드에서 ‘빌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체인점 영업 방식이다.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은 라스베가스와 스페인 빌바오에 지점이 있다. 창조할 수 없다면 유심히 관찰하고, 귀 기울이여서 자연이나 이미 있는 것들에게서 빌려라.

  그 사람이라면 과연 어떻게 했을까? 당신이 종사하는 분야에서 훌륭한 조언자나 업적을 세운 사람을 택한 다음 자신에게 물어라. 잠깐의 생각만으로 당신의 고리타분한 생각을 뛰어난 예술가, 정치인, 기업가들의 지혜와 비전으로 바꾸어 놓을 것이다. 때론 낯선 사람이 열쇠를 쥐고 있다. “손님의 말을 들으면 부자가 된다.” 최종 수요자가 누구건, 직접 다가가라. 그리고 물어보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아한 해법을 찾아라. 솔로몬 왕은 아이를 반쪽으로 가르라는 판결로 진짜 엄마를 찾아냈고, 케익은 누가 자르던 나중에 먹게 하면 공평하게 먹을 수 있다. 전혀 의외인데도, 매우 경제적이고, 필연적인 해법이 우아한 해법이다. 영국의 정유사 BP(British Petroleum)은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Beyond Petroleum(석유 그 이상의 것)이라 지었다. BMW(Bayerishe Motoren Werke)는 단순한 설비회사 이름이다. 우아한 이름의 해법이 있을까? 남자들은 자신의 자동차를 애마愛馬, 혹은 애인愛人으로 부르는데 착안했다. Be My Lady!(내 여인이 되어주오) 어떤가? 이 멋진 글은 영화번역가 이미도 씨가 만든 말이다.

  메모하라. 영국 버진 그룹의 리처드 브랜슨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항상 주머니에 메모장을 가지고 다니며 사람들의 말을 정말 유심히 듣는다. 심지어는 새벽 3시에 클럽에 취한 사람이 흘리는 아이디어도 받아 적는다. 좋은 아이디어는 누구에게서라도 얻을 수 있다. 회의실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적어라. 그 다음엔 적어둔 대로 행동으로 옮겨라. 

일을 위해 일에서 떠나라. 사무실 환경은 창의력을 억누른다. 잠시 벗어나라. 걷던지, 운동을 하던지, 샤워를 해라. 아니면 생각주간을 떠나라. 빌 게이츠처럼. 아니면 걸어라. 걷다보면 해결된다. 그때 메모하라.

  이 책이 제시하는 멋진 해결책을 찾기 위한 전제에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세 가지가 있었다. 바로 ‘모두가 옳다고 하는 가정을 의심하라’, ‘부정을 부정하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정작 ‘똘똘하고 대단한 해결책’은 대단한 머릿속 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잔머리’ 혹은 ‘의심’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한편 결과를 알고 나니 왜 그토록 ‘멋진 해결책과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었는지도 알 것 같다. 해답을 풀기 위한 아이디어를 내라고 종용해 놓고, 정작 솔루션Solution을 제시해서 풀고 나면 ‘잔머리의 대가’라는 둥, ‘머리 굴릴 줄 안다’는 둥, ‘꾀만 있다’는 등 멋진 생각이 ‘꼼수나 잔꾀’로 폄하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심으로 아이디어를 적극 환영하는 직종이나 부서에만 좋은 해답이 쏟아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애석함을 갖게 한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모든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할 수 있는 자세, 그리고 ‘실패에 대해 책임을 돌리지 않는 자세’가 먼저 필요한지도 모른다. 그에 대한 솔루션이 하나 있긴 하다. 바로 기업마다 ‘Big Yes라는 이름의 회의’를 갖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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