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지 말라 - 그들이 말하지 않는 진짜 욕망을 보는 법
송길영 지음 / 북스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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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속, 소비자의 욕망을 찾아라

 

어느 날, 미국 할인매장 타켓(Target) 매장에 한 학부모 남자가 들어와 다짜고짜 화를 냈다. 이유는 이제 겨우 고등학생인 딸에게 아기옷과 아기침대 등 출산용품 광고 메일을 보냈기 때문이었다. 점장은 마케팅팀의 실수라 생각하고 사과했다. 하지만 얼마 후 그동안 딸이 임신 사실을 숨겨온 것을 알게 된 아버지는 다시 마트에 찾아와 사과를 해야 했다. 도대체 부모도 모르고 있던 사실을 타겟은 어떻게 알고 광고 메일을 보낼 수 있었을까?

월마트에 이어 미국 할인유통업계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타겟은 수많은 고객의 구매 이력을 분석해 임산부가 보이는 특이 패턴을 찾아내는 예측 모형을 가동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 여고생이 커피 등 카페인 음료를 줄이고 건강식을 먹는 임산부들의 패턴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 이를 감지하고 출산용품 광고 메일을 보냈던 것이다. 한마디로 아버지조차 몰랐던 사실을 딸이 소비한 데이터 흔적이 말해 준 것이다.

현대에는 수많은 미래학자와 트렌드 전문가, 경제학자들이 자신만의 예측도구로 무장하고 어떤 비즈니스가 뜰지, 누가 대통령이 될지, 어떤 트렌드가 세상을 지배할지에 대해 각자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백인백색(百人百色) 사람의 욕망을 읽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의 마음은 제각기 달라서 샘플링으로 전체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은 누가 한국에서 가장 예쁜가?’ 요즘 잘 나가는 맛집? , ‘놀기 좋은동네는? 갤럭시와 아이폰 중 무엇이 더 스마트한가? 등 정답이 나와 있는 사실(fact)’이 아니라 각자의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이 아니던가. 최근 사람들의 욕망을 날것 그대로 읽을 수 있는 방법이 나왔으니, 그것이 바로 빅 데이터(big data)’.

 

<상상하지 말라> 사람의 마음을 캐는 사람(Mind Miner)'로 잘 알려진 다음소프트 부사장이자 저자인 송길영이 데이터를 통해 통찰을 얻는 과정과 사람들이 원하는 진짜 욕망을 파악하는 법을 전한다. 저자는 소비자의 진짜 욕망을 보고 싶다면 어설픈 상상을 버리고 철저히 관찰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빅데이터가 화두다. 데이터는 일종의 경험치, 데이터(경험)을 분석해 의사 결정에 참고하는 건 규모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이 옛날부터 해왔던 일이다. 오늘날은 수천억에 달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뽑아내는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빅 데이터 자체는 아무리 많아도 데이터의 흔적일 뿐, 쌓여도 아무것도 아니다. 그 데이터들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무늬, 패턴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저자의 일은 소셜미디어라는 광산에 산재된 수많은 빅데이터 속에서 나타나는 일종의 패턴들을 해석해서 사람의 마음과 욕망을 캐내는 일종의 광부(miner).

 

기업과 개인이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것을 밝히는 것이 나의 일이다. 인과관계를 밝히고자 하는 나의 도구는 데이터이며, 그 대상은 사람의 마음이다. 현 인류는 기록을 하는 존재(Homo Scriptus).

특히 디지털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마음껏, 혹은 생각지도 못한 채 기록한다. 140자 이내의 짧은 내용으로 작성되는 트위터만 하루에 5억 건 이상 생성되며, 그중 한국어를 포함하는 것만 해도 일평균 500만 건, 최대 650만 권에 달한다. 이제는 어느덧 전통적 미디어처럼 느껴지는 블로그 또한 1년에 한국에서만 수천만 건 이상의 글이 작성된다. 이처럼 방대한 양의 소셜 빅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우리네 사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14~15쪽  

저자의 데이터 통찰력은 탁월해서 삼성그룹을 포함한 국내외 기업들이 저자를 불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저자는 10여 년 동안 빅데이터를 읽으며 수행한 실제 컨설팅 사례들과 함께 수많은 데이터를 통해 인간의 삶을 이해하고 가치 있는 대안을 찾아내는 법을 이 책에 담았다. 수많은 데이터흔적에서 도출된 현대인의 마음은 내가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들이어서 빅데이터가 던지는 통찰들에 번번이 허를 찔린다.

 

쇼핑몰 푸드코트에 전국 맛집이 들어선 이유

여성에게 쇼핑은 놀이이고, 남성에게는 중노동이다. 여성은 걸으면서 무엇을 살지 고민을 하고, 몇 시간에 걸쳐 둘러본 후 한 곳을 골라 제품을 산다(어처구니없게도 안 살 때도 많다. 물론 난, 남자다) 이처럼 동선이 길어지다 보니 당이 떨어지고 촐촐해진다. 생크림 가득한 커피와 도너스, 아이스크림 등 온갖 단 것들이 곳곳에 산재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쇼핑몰의 백미는 F&B(Food and Beverage), 이른바 푸드코트다. 그런데 최근 여기에 놀라운 변화가 생겼으니 바로 전국의 맛집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맛집 찾아 전국을 누비는 덕후들이나 느끼던 맛을 쇼핑하면서 누릴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고가 아닐까.

실제로 약 13~17% 사이를 유지하던 쇼핑몰 음식 매장이 최근 30%까지 증가했는데, 그 이유로는 쇼핑몰의 면적이 많이 넓어진 것도 사람들더러 일부러 음식 먹으러 쇼핑몰로 나오라는 유인책이 숨어있었다.

 

이것만 봐도 세상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 예전의 백화점은 옷으로 꼬시고 지하 식품관으로 이익을 취했다. 그런데 이제는 거꾸로 식품관이 비록 이문은 적어도 다른 매장을 순환시키는 유인책이 되었다. 푸드코트가 맛집이 된 이유다.” 29

     쇼핑몰이 고육지책으로 전국 맛집으로 푸드코트에 입점시킨 이유는 입어보고 제품의 디테일은 오프라인에서 다 해놓고 물건은 온라인에서 사는 쇼루밍showrooming 족이 늘어나면서 매출 제고가 점점 불확실해져서라고 한다. 게다가 구글 글래스 등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가 현실화되고 상용화 된다면 오프라인 쇼핑몰의 미래는 없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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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신사동 가로수길의 패션 매장들은 십수억 원의 권리금과 수천만 원의 월세를 감안할 때 매장을 프래그십 스토어로 운영할 뿐 옷을 팔아서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저자는 백화점 역시 쇼루밍족들 때문에 입접 업체로부터 판매수수료가 아니라 고정된 월세를 받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진단한다. 나아가 우리의 삶을 도와주기만 할 것 같던 스마트함이 기존 산업에 위협이 되기 시작했다며, 인터넷과 과학기술 발달 등의 변화를 이해하고 대비할 수 없다면 당신의 비즈니스는 스마트의 역습 앞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한국의 싱글들은 몇 인치 TV를 살까?

어느 가전기업이 1인가구를 위해 통큰 TV'를 내놓았다. 혼자 사는 1인 가구라 하면 왠지 모든 게 작을 것 같고 주머니 사정도 가벼울 것 같아 사이즈는 40인치 이하이고, 가격은 50만 원 부근의 TV를 출시했는데, 나오자마자 다 팔렸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TV의 고객은 싱글이 아니라 모텔 주인이나 멀티방이었다.

 

그렇다면 싱글들은 무엇을 살까. 300 만원짜리 70인치 모니터를 산다. 이쯤 되면 당연한 의문이 떠오른다. 싱글들은 빠듯한 수입을 쪼개서 왜 이런 제품을 살까? 언뜻 봐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들의 일상을 보면 답이 나온다. 이 커다란 모니터로 보면 많은 것들이 실감난다. 게임도 그렇고, 화면 속 그녀들도 그렇고, 집에서 컴퓨터 게임을 하고 동영상을 보는 게 낙인 사람들에게는 매우 인 제품이다.” 39

     한마디로 싱글들은 TV를 산 것이 아니라 실물 크기를 느낄 수 있는 기계를 들인 것이다. 그만큼 외롭게 지내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이처럼 싱글들의 생활패턴을 확인하면 그들이 고가의 모니터를 사는 이유가 납득되지만, 기업이 무엇을 상상하든 실제로는 다를 수 있다는 걸 잘 말해주는 사례다

 

 

직장을 빨리 그만둘 사람을 면접에서 가려내는 법

인사부서에서 가장 골머리 앓는 존재들은 바로 '1년 이내에 그만둘 직원이다. 고용하는 데 돈 들고, 직무교육을 하는 데 또 1년이라는 시간과 비용이 들어간다. 그렇게 투자해서 이제 좀 일할 만하면 그만두곤 하니, 기업으로서는 드러난 손실도 크지만 기회비용도 만만치 않다. 사정이 이러하니 기업은 빨리 그만둘 사람을 가려내고 싶어 한다. 입사한 다음에는 이미 늦으니 면접 때 몇 가지 질문으로 알아차려야 한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조성준 교수는 기업들의 내부 데이터를 분석해 '빨리 그만둔 직원들의 패턴'을 파악해보니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왔다

 

첫째, 멀리 사는 사람. 왜냐, 한국의 신입사원들은 일찍 퇴근할 수가 없다. 부장님 과장님 대리님 다 퇴근한 다음에 그들이 내준 과제까지 마무리하고 나면 오밤중인데, 신입사원이라고 출근은 또 일찍 해야 한다. 안 그래도 힘든데 출퇴근에 4시간을 쓰고 나면 잠을 못 자니 체력이 달려서 오래 못 다닌다. 둘째, 집은 가깝더라도 통근수단이 애매한 사람들은 빨리 그만둔다. 버스를 세 번 갈아타야 하면 관둔다는 것이다. 셋째, 조직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반대로 5개 이상의 소셜 네트워크에 가입한 사람들은 위험하다. 넷째, 질문이 많은 사람들은 빨리 그만두는 경향이 있다. 다섯째, 지나치게 감성적인 사람들은 충동적으로 그만둘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당신이 인사담당자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런 후보자는 아예 뽑지 않겠는가?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는 없겠는가? 실제로 재미있는 점은, 이런 데이터를 인사과가 아니라 오너 경영자에게 보여준다면 그는 기숙사를 짓거나 통근버스를 준비하게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의사결정의 레벨이 다르다. 왜냐, 자기네 회사 근처에 사는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면 좋은 직원이 몇 명 안 모인다. 이들만 뽑으면 그 회사는 망한다. 그러니 인재를 얻기 위해 좀 더 큰 지원을 생각하는 것이다. 그들의 고충을 해결해주면 쉽게 그만두지 않을 테니 말이다. 같은 결과를 두고도 판단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 데이터는 힌트만 줄 뿐 답을 주는 게 아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찰은 결국 인간이 만든다.

 

 

빅데이터가 전부는 아니다

빅데이터는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빅데이터로부터 추출된 흩어진 키워드들을 어떻게 의미 있는 문장으로 엮어내느냐는 온전히 사람의 몫이다. 그렇다면 데이터 흔적들을 통찰의 문장으로 만들어내는 그들은 누굴까? 바로 변화하는 상식을 계속 찾아내는 능력이 있는 사람, ()이 발달하고, ()도 뛰어난 사람들이다.

비즈니스북 저자 이병주는 <>이라는 책에서 “‘을 가진 기업, 즉 미세한 변화나 아주 작은 움직임이 커다란 트렌드가 될 수도 있음을 동물적으로 느끼는 기업, 지금 유행이 갑자기 새로운 것으로 뒤바뀔 조짐을 간파할 수 있는 직관을 가진 기업이 시대를 지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품질과 기술수준을 높이는 것으로는 이제 부족하다. 모든 것을 이미 가진 소비자에게 수요를 부추기는 방법은 새로운 욕망을 일으키는 방법 밖에 없는데,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영역을 뛰어넘어 몸으로 느껴 직감한다는 뜻의 촉은 기업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에게도()’이란 게 있다. 순간적인 판단, 나아가 통찰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전문가에게만 가능한 일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는 전문가가 아닌데도 그런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한모금만 마셔도 그 커피가 좋은 커피인지 아닌지를 금방 안다. 무언가에 푹 빠져 있는 사람은 이미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끔 어떤 신곡을 듣고서 , 이 노래 뜨겠는데?’라는 생각을 하거나, 갓 데뷔한 신인을 보고 저 신인 아마 스타가 될 거야같은 순간적인 감을 갖게 된다. 이처럼 우리에게도 이 있다. 문제는 그 순간 판단이 정확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거다. 왜 어떤 사람은 빠르고 정확한 데 반해서 어떤 사람은 느리고 부정확한 걸까? 과연 일반인도 훈련을 통해 정확하고 순간적인 판단 능력을 가질 수 있는가? ‘통찰은 뼈를 깎는 노력과 숙고와 고뇌의 산물이다. 

팔지 마라, 배려하라

저자는 결론적으로 팔려고 하지 말라. 그러면 팔 수 있다고 말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희귀해야 가치를 유지할 수 있어서다. 번째 이유는 우리 비즈니스의 목적은 판매가 아니라 배려에 있기 때문이다.

 

이거 샀어? 그럼 저것도 사. 왜나면 당신과 똑같은 프로파일 가진 사람이 저것도 샀거든.’이라고 제안하는 것이 CRM이다. (중략)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거 사려고? 사지 마. 당신에게 안 좋아. 그것 말고 저걸 사라고 제안해야 한다고 본다. 필요하다면 심지어 옆 가게 물건을 사라고까지 해야 한다. 그러면 상대방은 당연히 고마워할 것이다. 즉 우리가 데이터를 분석해서 사람을 이해하려는 목적은 판매가 아닌 배려여야 한다.

은행의 PB가 고객에게 상품을 강권하지 않고, 한 술 더 떠서 가입을 말린다고 해보라. ‘회사에서는 많이 팔라고 하지만 이 상품은 당신에게 안 맞는 것 같다고 하면 그때부터 당신을 믿고 펀드를 살 것이다. 반면 시도 때도 없이 쫓아가서 펀드 사달라고 조르면 믿음이 쌓이지 않는다. 상대방을 위해 ‘No'를 말할 때 신뢰가 쌓이고 롱런할 수 있다. 고객의 사정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나의 매출도 오르는 것이지, 고객의 주머니를 털어 나만 돈 벌 수는 없다. 기업에 두 번 당하는 고객은 없다. 248~249

 죽어라고 빅데이터를 읽어댄 저자는 그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욕망을 읽었고, 그것을 풀어낸 답은 결국 배려였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흉금을 울리는 감동은 진심이 담긴 손짓 그리고 한마디였다. “당신이 지금 알고 있는 상식이란 것들은 더 이상 상식이 아니다. 현실을 보는데 장애물일 뿐이다.” 이 책으로 당신의 상식을 업그레이드 하는 계기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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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먼저다 - 나를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결심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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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빠지면 몸이 상한다. 건강을 소홀히 해서다. 마냥 건강할 것 같던 몸이 상하면 회복이 어렵다. 특히 나이가 들면 더 그렇다. 5년 전 거의 20년을 피우던 담배를 끊었다. 담배값이 거의 두 배가 오르고, 흡연자가 거의 설 자리가 없을 정도로 천대받는 요즘을 보면, 미리 끊기를 정말 잘했다 싶다. 금연을 한 후 생긴 한가지 부작용만 빼고. 체중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쉬이 살이 찌는 체질인데다, 식탐도 만만치 않은 내가 담배를 끊자 맛을 담당하는 혀세포인 미뢰가 살아나(원래는 8천개 이던 것이 흡연을 하면 2천개로 준다고 한다) 맹물도 맛있어졌다. 흡연의 습관을 잊고자 먹는 것을 입에 달고 지내더니 1년 만에 무려 10킬로그램이 늘어났다. '흡연보다 체중 는 것이 안 낮냐?'는 자위는 구차한 변명이었다. 비만도 흡연만큼이나 터부시해서 '비만도 질병이다'라고 외치는 요즘, 각설하고 살을 빼야했다. 그러려면 자극이 필요했다. <몸이 먼저다>를 집어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말 소중한 것은 급하지 않다.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당장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운동과 독서가 대표적이다. 둘 다 바빠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못한다고 말하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시간이 없어 독서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바쁜 것이다. 운동도 그렇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다.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바빠지는 것이다. 자주 아프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쓸데없이 시간을 쓰게 된다.

 

인생은 시간이다. 인생은 시간 활용을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 시간 사용에는 최적화가 필요하다. 너무 한 곳에 시간을 쓰는 것보다는 상황에 맞게 몸과 정신에 적절한 안배를 하는 게 핵심이다. 여러분은 시간을 어디에 많이 쓰는가? 대부분 현대이은 머리 쓰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몸 쓰는 일에는 소홀하다. 나는 반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몸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몸을 관리하면 정신과 마음까지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거양득이다. 반대로 정신적인 부분만 관리하면 몸이 서서히 망가진다. 소설가처럼 글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대표적이다. 촉망받던 소설가가 후반으로 가면서 필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바로 몸이 정신을 못 따라가기 때문이다. ‘

 

몸이란 무엇일까? 몸은 당신이 사는 집이다. 지식이나 영혼도 건강한 몸 안에 있을 때 가치가 있다. 몸이 아프거나 무너지면 별 소용이 없다. 집이 망가지면 집은 짐이 된다. 소설가 박완서는 노년에 이렇게 말했다.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박완서의 <호미>중에서)

 

정말 맞는 말이다. 몸만이 현재다. 생각은 과거와 미래를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몸은 늘 현재에 머문다. 현재의 몸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몸은 늘 모든 것에 우선한다. 몸이 곧 당신이다. 몸을 돌보는 것은 자신을 위한 일인 동시에 남을 위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몸을 관리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직무유기다. 몸을 돌보지 않으면 가장 먼저 자신이 피해를 입는다. 이어 주변에 민폐를 끼친다. 몸을 돌보면 몸도 당신을 돌본다. 하지만 몸을 돌보지 않으면 몸이 반란을 일으킨다. 나는 그게 제일 두렵다. 26~27

저자의 직업은 작가. 더 많은 글을 쓰기 위해, 무엇보다 쓸데 없는 체중과 지방을 태워 자연스러웠던 예전의 모습을 찾아 보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저자는 운동을 시작했다. 이 책을 읽으며 참고한 100여 권의 책을 통해 저자는 다양한 운동의 효과와 자신의 경험을 담았다. 읽는 내내 각성을 하게 했다.

10년 전 어깨뼈(엄밀하게 말하면 견갑와)가 골절되어 수술을 한 적이 있다. 병원에서 거의 한 달을 입원하자 체중이 무려 7킬로그램이 늘어났다. 재활차 핫요가와 걷기, 그리고 스트레칭 등을 시작해 2~3년을 꾸준히 운동을 해서 고등학생 시절의 몸무게인 69킬로그램까지 조절한 적이 있었다.​ 운동을 하는 순간은 매일 힘들고 괴로웠지만, 운동을 마친 후 샤워를 끝낸 시원함과 산뜻함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희열이었다. 어렵게 살을 뺀 후인지라 반대급부로 살이 찐 사람들을 '게으름뱅이'라며 절대로 다시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올히려 더 뚱보가 되어 있었다.

그렇다고 운동을 하지 않은 것도 아니다. 몸이 무겁고 갑갑하고 답답함을 느끼면 박차고 나가 운동을 했다. 하지만 채 며칠을 가지 않았다. 날씨핑계로, 바쁜 핑계로, 이런저런 이유로 채 사흘을 지속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제대로운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었다.

대부분의 에너지는 쉬는 시간에 태워진다. 몸이라는 자동차는 움직일 때는 시동을 켠 채로 대기하며 버리는 기름이 더 많다. 따라서 몸 자체를 연비가 나쁜자동차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이 역할을 하는 게 근육이다. 살을 빼기 위해서는 근육 공장을 만들어야 한다. 근육 없는 다이어트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냥 무식하게 굶어 살을 빼는 방법은 몸을 망치고, 몸매를 망치고, 더 심한 비만을 부르는 최악의 방법이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근육을 늘리고 지방을 줄이는 것이다. 근육이 늘면 신진대사량이 늘어난다.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다 태우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운동 미니멀리즘>의 저자 이기원의 말이다. 108

이 책은 저자의 솔직한 경험담이 들어있다. 게다가 운동을 전공으로 한 사람도 아니고, 오히려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 듯한 한마디로 저자의 경험을 따라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만만'했다. '내가 못할게 뭐야?'라는 생각이 들만큼.

아무리 의지가 강하다 하더라도 유능한 선생을 잘 찾아 유료로 PT를 받으라는 충고는 특히 와 닿았다. 10여년 전의 몸과 지금의 그것은 차원이 다르다. 체질도 바뀌었고, 나잇살이란 게 있는 만큼 예전만큼 잘 빠지지도 않으리라. 다시 말해 개인적으로 대충하다가는 쉽게 지쳐서 포기하기 십상이란 뜻이겠다.

처자가 있는 불혹의 나이에 잘난 몸이 무엇이 중요하겠냐 싶겠냐마는 무엇보다 바른 신체에 바른 정신이 깃들기 때문이다. 책에 소개된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예는 이를 잘 말해준다.


프랑스의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그런 사람이다. 그는 걸으면서 자신을 치유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은퇴한 뒤 그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찾아왔다. 사랑하던 어머니가 죽고, 부인까지 애를 낳다 죽자 인생이 싫어져 자살까지 시도한다. 이랬던 그가 걸으면서 점차 치유되기 시작한다. 그는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1,099일 동안 걸은 후 이를 바탕으로 <나는 걷는다>란 여행기를 썼다.

자살 시도가 미수에 그친 후 일단 파리를 떠나자고 생각했다. 석 달 동안 2,300km를 걸으면서 걷기의 즐거움에 빠져들었다. 매일 20km씩 걸으니 내 몸이 젊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3주 전만 해도 죽으려 했던 사람이 3주 후 걷기의 즐거움에 취해 버린 거다. 인간이란 걷기 위해 태어난 동물이란 생각을 그 때 했다. 신체의 균형이 잡히면 정신의 균형도 잡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를 바탕으로 소년원 아이들을 걷게 하면서 치유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다른 죄수들은 재범률이 80%가 넘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죄수들의 재범률은 15%에 불과했다. 걷기가 인간에게 가져다준 선물이다. 170~171


큰 도움이 된 책,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읽고 아예 거액을 들여 PT를 끊게 한, 울림이 큰 책이다. 큰 맘 먹고 운동하고 싶다면 먼저 일독하면 도움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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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에 관한 생각 -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는 생각의 반란!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 김영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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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의 바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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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 청림출판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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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폐해를 가장 잘 이야기한 니콜라스카의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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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즐기는 1% 금리
김광기 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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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에 딱 어울리는 재테크 책!


대한민국 자본주의 역사상, 아니 단군 이래 초저금리시대를 처음맞는 지금, 1%대 금리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자 사회현상이 되었다. 제로금리의 장기불황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있는 일본을 살펴보면 초저금리는 기시 경제와 금융시장은 물론 전반적 사회 분위기와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정신 및 심리상태까지 좌우할 메가톤급 변수다.

'이런 시기에 무슨 재테크서냐?' 싶었다. '누구라도 노력하면 10억 부자 문제없다'는 식의 구라(?)가 아니라, 돈맥이 막혀버린 초저금리 시대에 우리가 투자할 곳의 좌표를 찾도록 돕기 위해 중앙일보 경제기자 네 명이 함께 쓴 책이라고 한다.  더도 덜도 아닌 '5% 수익'을 얻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 제시하는데, 직접 상품까지 거론하며 추천한다. 일간지, 경제지에서는 찾을 수 없는 소스들이 있겠다 싶었다. 제목은 <거꾸로 즐기는 1%금리> 이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스스로 감당 가능한 적정 목표 수익을 정하는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이 책은 이를 연 5%로 제시합니다. 이름 하여 '중위험 중수익'입니다.

1%금리시대라고 하지만, 5% 수익 달성은 그렇게 힘든 게 아닙니다. 그 정도의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자산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국내외 주식시장에는 연 2~3%의 배당을 꾸준히 주는 기업이 의외로 많습니다. 거기에 혁신 역량을 겸비해 미래 성장 기반까지 갖춘 기업이라면 주가가 연 5% 이상 오르고도 남습니다. 매일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내재가치가 탄탄한 기업의 주인이 돼 느긋하게 기다려 보십시오. 그런 배당주나 가치주를 고르기 힘들다면 투자 고수들이 그것들을 모아서 잘 버무려놓는 펀드에 올라타십시오. 요즘 진짜 친구처럼 믿을 만한 자산운용사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어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닙니다. 우리는 그런 친구들의 펀드를 직접 골라 알려드리겠습니다. 주식이나 펀드 뿐 아닙니다. 연 5~7%의 수익을 추구하는 지수형 ELS에 투자하는 방법도 소개합니다." 9~10쪽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최근 인터스텔라에서 배우는 초저금리의 법칙 3가지라는 보고서를 냈다. 요약하면 중력이 클수록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처럼, 초저금리로 갈수록 자산증식에 걸리는 시간이 가속적으로 느려진다는 것. 금리에 따라 예금금액이 두 배가 되는 시기를 측정하는 이른바 '72의 법칙'이 있다. 즉, 72 나누기 금리하면 예금이 두 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나온다. 예를 들어 금리가 5%일 때는 72를 5로 나눈 결과, 14년이 걸립니다. 이런 식으로 따져 보면 4%18, 3%23, 2%35년이 나온다. 이런 식이면 1% 금리면 무려 70년이나 걸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적금으로는 답 안나온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런 추세로 이어지다 보면 '극심한 경기침체와 제로(또는 마이너스) 금리'에 도달, 이른바 디플레이션이 올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는 디플레이션의 머리글자를 딴 이른바 'D의 공포'가 회자되는 지경. 세계적인 저금리와 이를 초래한 저성장, 저물가의 '뉴노멀 상황'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끝날 일이 아니다(경제학자 우석훈은 최소 10년은 갈 것으로 보고 '불황 10년'이라는 책을 쓴 바 있다)​.


결론적으로 가계는 대책없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저성장, 저금리 장기화'를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소드과 지출 그리고 투자에 대한 새로운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저자들은 묻지마 주식투자에 대해 무척 경계한다.  '증권사 보고서, 증권TV, 인터넷 토론방에 의존할 생각은 아예 내다버려라' 라고 경고한다. 특히 돈 받고 보내주는 종목 추천 서비스를 그대로 따라 할 생각이라면 아예 주식에서 손을 떼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처음 말 듣고 몇 번 돈을 벌 수는 있지만, 결국 크게 걸려 다 토해낼 게 빤하기 때문이다. 대신 저자들이 내놓은 해법은 'A급' 펀드 고르는 'DIVERT(관점 바꾸기) 전략'이다.


결국 답은 'DIVERT(관점 바꾸기)에 있다. DIVERT란,

 

확실해진 배당(Dividend)의 시대,

인덱스(Index)와의 이별,

필수가 된 가치(Value)투자,

철저한 환율(Exchange rate) 리스크 관리,

소리없이 강한 글로벌 리츠(REITs),

세금(Tax) 줄이는 습관을 뜻한다. 179쪽

공부는 기자와 펀드매니저의 몫이다. 게으르고 지식이 부족한, 그래서 귀얇은 나 같은 팔랑귀 일반 투자자에게는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상품이다'고 말해줘야 한다. 친절하게도 경제부 기자인 저자들이 친구 같은 펀드 12개 상품을 아예 대놓고 책에 소개했다. 193 쪽부터 시작되는 이른바 '당장 투자해도 좋은 명품 펀드 12선' 인데, 대충 허투루 뽑은 것이 아니라 투자사의 운용철학과 설정 이후 수익률, 리스크 관리능력, 펀드매니저의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공저자들이 엄선했다고 한다. 이 책의 핵심내용인 셈인데, '당장 투자해도 좋은 명품 펀드 12선'은 다음과 같다.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펀드’3총사

그리고 메리츠 코리아펀드

신영 마라톤 펀드

삼성 중소형 포커스펀드

이 밖에도 한국밸류 10년투자펀드

동양 중소형고배당펀드

대신 성장중소형주펀드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인컴펀드

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

한화글로벌 헬스케어펀드

KTB중국1등펀드

AB미국그로스펀드

아울러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펀드를 직구하면 수수료를 최대 60%까지 절감하는 펀드 슈퍼마켓(www. fundsupermarket.co.kr)에서 사는 것도 좋다. 2014년 6월만 해도 1만 5000개 정도였던 개설 계좌 수가 2015년 초 3만 개를 돌파, 펀드 가입 잔액도 5000억원을 넘어섰다고 하니 신뢰할 만하다.    

 

한편 저자들은 부동산에 대해 시세차익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하며, 미친 전세는 자가 주택-월세주택 이원화로 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에서 5%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아파트를 살 것이 아니라, 오피스텔, 빌라, 상가, 분양형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나름의 구체적인 투자법을 제시한다.


우선 오피스텔은 수익형부동산 투자를 막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제격인 상품이다. 초기 투자 자금이 크지 않아서 부담도 적고, 오피스텔은 수요가 꾸준해서 경기를 덜타는 장점이 있다. 또 싱글족이 급증하면서 혼자 살기 편한 집을 구하고, 신혼부부들도 오피스텔에서 살림을 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적당하다. 최근 서울 마곡지구와 위례, 광교 신도시 등의 오피스텔 분양에는 투자 인파가 몰려 청약 경쟁률이 수십~수백대일을 기록하기도 했다하니 참고할 만하다.  

다음은 빌라. 최근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대체 주거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빌라는 오피스텔에 비해 저소득층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월세가 상대적으로 싼 편이고, 팔 때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임대가 안정적으로 꾸준이 나가는 지역인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하고, 월 임대료는 세입자 소득의 30%안쪽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현재 서울 지역의 빌라의 평균 매매가격은 13천만원 정도, 대게 대출 5천만원을 끼고 구입해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45~5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5% 투자수익률) 

마지막으로 상가다. 상가는 부동산 투자에 일가견이 생긴 전문 투자자들이 찾은 종착역이다. 그래서 수익형 부동산의 꽃이라고 불리는데, 최근 상가건물을 통째로 구입하거나 신축해서 내 집 마련과 노후 생활 대책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은퇴 세대가 늘고 있다. 건물의 아래층들을 상가로 임대해주고 꼭대기 층에 작은 정원을 곁들인 주택을 갖춰서 사는 최고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방법이다. 요즘 초저금리로 상가 투자자들도 큰 혜택을 보고 있다. 상가에 대한 은행 대출금리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5~6%였던 것이 요즘 3%대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상가의 임대수익률은 여전히 평균 4~6%를 유지하고, 곳에 따라서는 10%에 육박하기도 한다.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와 명퇴한 중년,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젊은이들이 자영업을 위해 상가를 찾고 있어 인기중이다.


책의 내용과는 별도로 내가 분석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면, 주식시장은 세계적인 유동성 장세로 최소 상반기까지는 활발하고 올 연말까지도 거래가 활발할 것 같다. 하지만 부동산은 사정이 좀 다르다. 전월세물량의 증가로 순수 전세물량이 부족한 시점에 저금리가 맞물려 올들어 부동산이 반짝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건설사는 보유부동산을 처분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물량을 쏟아내고 있고, 이들을 광고주로 삼는 언론은 온전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 저희들이야 깨춤을 춰도 상관없고 관심도 없다. 소비자만 휘둘리지 않으면 된다.


우선 중대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입질'이 오는 지금이야말로 매도의 호기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분양물량의 평형을 살펴보라. 중대형은 더이상 없다. 반면, 저금리에 힘입어 더 큰 평형으로 아파트를 옮기려 한다면, 당장이 아닌 미래를 생각하시길. 시세차익은커녕 팔 수가 없어 평생 그 집에서 살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국내상황이 아니더라도 세계경제의 변동으로 하반기에서 연말 사이 한차례 쓰나미급 경제한파가 올 것 같으니 시장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부동산 거래는 '내 인생 최대의 자산'을 사고 파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를. 


정리해 보자. 지금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신화는 이미 종언을 고했고, 국내 증시는 기업들의 소리 없는 구조조정 아래서 박스권 탈출에 실패했다. 연금만으로 안락한 노후를 꿈꾸던 시대도 저물었고, 금리는 1%대로 추락하여 자산이 2배로 불어나는 데 35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저금리라는 돈의 늪지대에서 쥐꼬리만 한 예금 이자만 끌어안고 살텐가? 큰일난다. 지금은, 특히 올해는 모든 경제적 결정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그 점에서 이 <거꾸로 즐기는 1% 금리>은 정독해서 읽을만하다. 투자처 결정에 대한 도움을 얻기도 할테지만, 무엇보다 1% 대 초저금리시대인 지금이 어떤 상황인 건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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