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 - 당신의 미래는 오늘 무엇을 공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시형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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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노소 모두 활용할 수 있는 공부 잘하는 비결 여덟 가지!

 

  일본에는 다치바나 다카시立花隆 라는 사람이 있다. 그의 직업은 ‘작가’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부를 때 작가라는 칭호보다는 다독가多讀家, 혹의 ‘지知의 거장’이라는 수식어에 익숙하다. 어느 정도 책을 읽었는가 하고 묻는 것은 오히려 어리석은 질문이다. 일본 도쿄의 작은 동네 길가에 조그마한 삼각모양 빌딩에 사서까지 둔 ‘개인도서관(고양이 빌딩; 빌딩 외관에 고양이의 얼굴이 그려있다)’을 운영하고 있을 정도니까. 1940년 생으로 올해 나이 일흔이 된 그는 1974년에 저널리스트로서 쓴 책<다나카 가쿠에이 연구-그 금맥과 인맥>를 시작으로 이미 100 권의 책을 넘게 쓴 다작가多作家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 속 주제는 인문, 사회에 관련된 주제 외에도 우주, 뇌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 이르기까지 넘나든다. 그래도 ‘지知의 거장’이라는 그에 대한 수식어를 온전히 설명하기는 어렵겠다. 세상의 지식인들이 그를 이같이 부르는 이유는 그가 지난 2007년에 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이라는 일종의 ‘독서기’ 서문으로 대신할 수 있겠다.   

“일단 이 책에 무엇을 썼는지 간단히 말해두겠다. 이 책은 나의 독서편력을, 그동안 내가 해온 작업의 역사 위에 펼쳐놓은 것이다. 여기서 내가 해온 작업이란 저술업을 말한다. 소위 뭔가를 쓰는 일 말이다. 뭔가를 쓰기 위해서는 그 전제이자 준비로서 반드시 읽는다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종종 하는 말이지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입출력비(입력inout대 출력output의 비율)가 100대 1 정도는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책 한 권을 쓰려면 100권을 읽어야 하는 셈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럭저럭 100권(공저 포함) 정도의 책을 썼는데, 그런 셈법에 따르면 읽은 책이 그것의 100 배인 만 권은 족히 될 것이다.“

(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 되는 100권, 청어람미디어, 9쪽)


 

  그는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최소 100권을 읽는 작가이기에 다양한 주제의 심도있는 책을 쓸 수 있었다. 작가이기 이전에 저널리스트기도 했던 그는 인터뷰어로서 ‘인물’을 만나러 가면 그가 쓴 책을 모조리 읽거나, 그가 나왔던 기사를 모두 읽어 사전에 인터뷰할 대상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연구해서 찾아가 취재를 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그는 자신의 직업을 위해 철두철미하게 공부하는 사람이다. 누구든 공부를 한다면 학생인데, 그렇게 본다면 다치바나 다카시는 독한 학생에 속한다. 그는 ‘공부하는 독종 학생’인 셈이다. 

  <배짱으로 삽시다>란 스테디셀러로 유명한 정신과 전문의이자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의 책 <공부하는 독종이 살아남는다>는 공부를 권하는 책이다. 공부란 단어가 들어갔다 해서 이른 아침 교복입고 책가방 둘러매고 등교하는 ‘어린 학생들’을 위한 책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오히려 공부에서 손을 뗀 지 십 수 년이 지난 ‘청장년층’에게 말을 건 책이다. 그렇다고 노老박사의 지긋지긋하고 얄팍한 충고라고 독단해서도 안 된다. 평균수명이 날로 늘어나고, ‘지식이 밥 먹여 주는 사회’를 살고 있는 오늘날 늙지 않고, 굶지 않기 위해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한 책이기 때문이다. 



 

  사람이라면 평생 공부하고 학습해야 한다는 건 익히 들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아버지가 매일 저녁 퇴근해서 현관문을 열면 마중 나온 내게 “공부 열심히 했냐?”고 제일 처음 던지시는 말씀도 그 때문인지도 안다. 하지만 이 나이 먹어서도 공부라니 ‘도대체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하란 말이냐‘ 이 책을 펼치면서 든 생각이다.

저자는 우선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영어 단어나 상식 하나 더 외워서 얻은 ’스펙‘은 진짜 공부가 아니라면서 IMF와 이번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앞으로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스스로 미래를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공부‘해서 ’창재創材‘, 즉 창조적인 인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 뇌 세포들이 증식되고 활성화되어 젊은이처럼 생기발랄한 삶도 살 수 있다고 이유에 덧붙였다.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질문에는 ’무조건 열심히‘ 공부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우선 공부를 관장하는 우리의 뇌를 먼저 알고 나서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과학적으로 우리의 두뇌를 어떻게 깨울 것인지, 어떤 호르몬이 정보의 입력과 숙성과 출력을 원활하게 만드는지, 공부 습관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이해한다면 공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다.

  무엇이든 오래하려면 우선 습관으로 만들어야 한다.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그것이 몸에 익숙해지면 함부로 끊기도, 바꾸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공부도 습관이다. 저자는 아무리 싫어도 일단 참고 ‘딱 3일만 하기’를 권했다. 3일 동안은 부신 피질의 방어호르몬이 나와 참고 견딜 수 있도록 우리의 뇌는 설계되어 있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리고 3일이 되면 새로운 경험이 재미있고 즐겁다는 생각이 들도록 되어 있단다. 뇌란 장기는 참 신기하다. 그는 아무리 싫은 일도 3일씩 딱 열 번만 계속하면 버릇이 되고 습관이 되는데 이것은 뇌과학의 실험적 결론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뇌는 뭔가를 달성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 이때 우리 뇌는 그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도파민, 세로토닌 등의 쾌락 보수물질을 방출한다. 뇌가 우리에게 푸짐한 상을 주는 것이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습관이 된다. 이런 현상을 뇌과학에서는 강화학습强化學習 이라고 한다. 공부를 해서 하나를 알면 기분 좋은 보상을 해 주고, 그러면 다시 보상을 받기 위해 공부를 더 하게 되는 현상이다. 이 간단한 뇌의 원리를 활용하면 공부를 습관처럼 할 수 있게 된다.” (44 쪽)

  습관은 즐거움을 찾는 뇌의 결과물인 셈이다. 뭔가 이뤄냈다는 약간의 성취감이 뇌를 즐겁게 한다는 말이다. 학교를 마치고 집에 와 숙제를 하고 나서 노는 아이와 잠자기 전에 숙제를 해야 잠이 드는 아이는 습관의 차이였을 뿐 숙제를 마치고 난 기쁨과 편안함을 안 것이다. 나는 다음날 수업 전 10분의 휴식시간 동안에 숙제를 하는 아이였기에 그것을 몰랐고, 그래서 성적도 젬병이었다. 공부에도 습관이 필요하고, 그 습관은 뇌의 장난이라니 왜 그걸 진작 몰랐나 싶다.

  공부한 내용이 저장되는 뇌를 뇌과학적으로 이해한다면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고, 심지어 뇌를 ‘속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공부 즉, 학습에 대한 뇌의 기전은 행동 - 보수물질 - 반복 - 습관 - 숙달 - 향상 - 달성 - 칭찬 이 순환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의 뇌는 도파민이 분비되고, 신경세포 연결망이 증식되어 새로운 회로가 형성된다. 그리고 뉴런(뇌 신경세포)과 뉴런을 연결하는 시냅스 간의 정보교환이 빨라져 이들 회로가 많고 잘 돌아가는 상태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머리가 좋아지는 것이다. 

  특히 공부를 잘하게 해주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활용한 공부법은 주목할 만했다. 정서적이거나 감정적인 행위, 수면이나 기억, 식욕 조절 등에 관여하며 인간의 몸과 정신에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기능을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온화한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준다. 공부하는데 최적의 뇌 컨디션을 만들어 주는 호르몬이 바로 세로토닌인데 그 효과가 지속되는 시간은 길어야 90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는 30-90분 동안 집중해서 해야 하고, 펜을 놓고 일어나 물을 마시거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며 잠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노르아드레날린(화를 부르는 분노의 호르몬)이 분비되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 이 세로토닌의 분비를 늘리는 방법으로는 좋은 음식 잘 씹어 먹기, 배 속까지 깊게 호흡하기, 즐겁게 걷기 등이 있다. 50분 수업에 10분의 휴식시간이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래도 내게 이 책의 핵심을 꼽으라고 말한다면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제시한 ‘제 4장 공부 테크니션의 여덟 가지 필살기’를 들겠다. 저자의 경험과 뇌과학적 이론이 겸비된 ‘공부 잘하는 비결’인데 이 부분만 읽어도 본전은 톡톡히 뽑은 셈이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공부 효과 두 배로 올리는 다섯 가지 비법

집중의 비법 - 집중할 만한 환경을 만들고, 명상으로 뇌를 깨워라

일점 집중의 비법 - 머리를 비우고 마음에 적절한 압박을 가하라

순간 전환의 비법 - 예전 것을 잊고, 흥분된 감정을 정리하라

시간 창출의 비법 - 일찍 일어나라, 지금 바로 시작하라

휴식의 비법 - 6시간 밤잠 + 20분 낮잠, 몸의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라

 

<2>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세 가지 기술

정보 습득의 기술

-모르면 넘어가라! 속독으로 큰 줄기 잡기

-책은 지저분하게! 밑줄 긋고 메모하고 표시하기

-저자와 개인 과외를! 가장으로 질문하고 답하기

-한 번 정독보다 열 번 속독을! 다시 읽고 새롭게 정리하기

정보 기억의 기술

-눈, 귀, 코, 입, 손을 동시에 자극하면 뇌 회로가 활발해진다

-기억과 감정을 연결시켜라

-적절한 스트레스를 줘라

-세 단계로 복습하라(1일-1주-1개월)

정보 처리의 기술

-기억을 분류하고 정리하라

-너무 자세히 기억하려 들지 말고, 디테일은 따로 정리하라

-필요 없는 정보는 과감히 잊어버려라

( 223 쪽, Keep In Mind 코너)

  이 책을 읽으니 칠순의 나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젊어 보이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외모가 무엇 때문인지 알 것 같다. 두꺼운 성경을 세 번 정도를 매일 같은 시간 직접 필사해야 제대로 성경을 외울 수 있다는 어느 목사님의 말씀도 이해가 되고, 무슨 일이든 몰입flow하면 그 속에서 기쁨을 찾게 되고 결국 행복해 질 수 있다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의 즐거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릴 적 학교에서 내가 했던 공부가 무조건 학교에서 시키는 대로 하는 ‘매를 피하기 위한 공부’였다면, 요즘의 약아빠진 아이들에게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와 효율적인 공부법을 알려줘서 ‘기꺼이 스스로 하는 공부’가 되어야 할 터, 이 책은 비단 어른을 위한 공부법이 아닌 어린 학생들에게 권해도 좋을 법한 책이겠다. 

  나이 들어 공부하기가 어려운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 ‘머리가 굳어서’라기 보다는 그 누군가로부터 ‘잔소리를 듣지 않아서’는 아닐까 싶다. 어릴 적 학습방법이 그렇기 때문이라고 말한다면 그도 일리가 있겠지만, 가르침을 내려줄 누군가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잔소리 삼고 가르침 삼아 내가 원하는 무엇을 위해 ‘공부’하는 기회로 삼는 것은 어떨까? 실력 있는 선생님으로부터 이런 잔소리를 듣기는 좀처럼 쉽지 않은 세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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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신현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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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헤드헌터가 본 대한민국 직장의 현주소  

  “냉혹한 현실 세계에서 경영이란 한마디로 ‘먹느냐, 먹히느냐’라는 말로 정의될 수 있다. 짓이길 것이냐? 짓이김을 당할 것이냐? 당신은 얼마든지 훌륭한 요리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고깃덩어리 신세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냉혹한 세상의 승자가 되어라. 이 책을 읽고 반드시 성공을 거두어라.” 

  읽기만 해도 섬뜩하고 시니컬한 내용은 필 포터의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의 서문에 있는 내용이다. 최고 경영전략가가 되기 위한 정글의 생존 전투 기술 81가지를 수록했다는 이 책은 실제 회사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그대로 전하고 있어 제목만큼이나 등골이 오싹한 내용들이 그득하다. 읽다가 보면 ‘에이~ 정말 그런 의도였을까?’, ‘이건 말도 안 된다, 정말.’ 하며 처음엔 저자의 억지주장에 반박하지만, 책을 덮으면 우리 팀장이 나한테 했던 말이 정말 ‘날 고깃덩어리’로 본 것은 아닐까? 되새김질 하듯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이제껏 생각하지 못했던, 생각했던 이상을 생각하게 하는 내용들이라 불경스럽기까지 해서 중간에 덮기도 하지만 요부의 치명적인 유혹처럼 다시 손길이 가는 책이다. 

  이 책을 알려준 사람은 세이노(Sayno)라는 필명의 작가다. 2000년대 초 한창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가> 밀리언셀러가 되면서 ‘부자 열풍’을 일으킬 때 ‘그 책은 엉터리다’라고 주장해서 주목을 받았던 사람이다. 세이노는 유력 일간지에 올린 칼럼에 덧붙여 <부자아빠의 진실>이라는 책을 펴내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내용을 조목조목 파헤치며, 내용이 터무니없음을 주장한 책이었는데 상당히 신뢰할 수 있는 주장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독자들이 주목한 건 세이노라는 사람의 정체였다. 당시 자신은 사업과 무역업을 하고 있으며 100억 대의 재산가임을 밝힌 바 있다. 한마디로 말해 수십 년 동안 사업 경험과 이력을 갖춘 그는 이른 바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사업가였다. 

  그에게서 배움을 청하는 사람들이 만든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회원수 44,000여 명의 카페( http://cafe.daum.net/saynolove)에 지금까지 부정기적으로 글을 남기기도 한다. 세이노의 글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부자학계의 ‘미네르바’라고 말할 수 있다. 그의 글은 이제껏 정부와 언론의 여론몰이에 의해 막연한 ‘긍정주의’에 빠져있는 독자들에게 현실을 바로 보는 눈을 제시했다. 그는 사실에 주목하지 말고 ‘진실’을 알려고 노력하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뉴스와 신문에서 사실만을 얻고 실제 경험과 책을 통해 ‘진실을 알아내는 힘’을 기르라고 강조한다. 스스로 다독가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그의 책에는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도 그가 추천한 책 중 하나다. 그는 이 책을 추천하면서 “날이 갈수록 조직 내부에서의 경쟁이 치열하고 능력이 있어도 배제 당할 수 있음을 기억하라(그런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필 포터가 쓴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를 반드시 몰래 읽어라).”고 말했다. 당시 사회초년병이었던 내게는 이 책은 충격 그 자체였다. 당장 드는 생각 같아서는 회사에 더 이상 머무르고 싶지 않았을 정도였다. IMF 외환위기의 살벌한 직장사회를 큰 어려움없이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의 덕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여러분도 ‘몰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세이노가 우리에게 던졌던 화두는 ‘세상의 현실을 냉혹하게 직시하라’는 것이다. 사실은 늘 존재한다. 신문, 방송, 인터넷을 뒤져보면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왜..’ 일이 일어났는가 하는 ‘사실’은 모두 하나같다. 문제는 그 사실을 전하는 사람이 누군가 하는 것이다. 화자話者가 누구냐에 따라 내용은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난다. 똑같은 사실을 다루는 일간지만 봐도 얼마나 다른 내용으로 전개되는지 알지 않은가? 중요한 것은 사실을 뛰어넘는 진실이다. 진실을 알아야 현재를 제대로 파악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다.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는 진실을 말한 책이다. 그래서 읽기가 거북하다. 설탕이나 소금에 간이 쳐진 사실은 취향에 따라 골라서 먹을 수 있지만, 진실은 때로는 ’너무 쓰고, 너무 매워서‘ 섭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책 <회사가 붙잡는 사람들의 1% 비밀> 역시 진실을 말한 책이다. <먹어라, 그렇지 않으면 먹힌다>가 미국 직장사회의 진실을 말했다면, 이 책은 우리나라 직장사회의 진실을 말한 책이다. 국내 최대의 헤드헌팅업체인 케이커리어의 대표인 저자 신현만은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에서 적용되는 ‘직장의 법칙’ 가운데 직장인들이 진실을 잘 모르고 있거나, 알아도 그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어 이 책을 쓰게 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회사가 붙잡는 직원이 되고 싶은가? 구조조정에서 살아남고 승진해서 임원이 되고 싶은가? 좋은 보직을 받고 고액 연봉을 받고 싶은가? 언젠가는 회사의 CEO 명함을 넘겨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회사의 운영원리와 원칙부터 파악하고, 이해하고, 지키고, 따라야 한다. 회사가 붙잡는 직원은 바로 이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9-10 쪽)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전해주고자 하는 노하우는 비즈니스맨의 직장 생존 노하우,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관계의 노하우, 승진을 넘어선 프로들의 성공 노하우 이렇게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비즈니스맨의 직장 생존 노하우를 살펴보자. 회사가 원하는 인재는 말만 잘하는 평론가가 아니라, 행동으로 결과로 보여주는 실무형 인재를 원한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직접 뛰어들어 실행에 옮기는 문제해결형 인재를 원한다. 한국 사회에서 채용의 우선순위는 학벌이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당신이 이미 채용되었다면 더 이상 학벌은 필요 없다. 회사는 ‘조직의 가치를 지킬 사람’ 즉, 충성심 강한 사원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준다. 충성심이 강한 사람이란 의리 있는 사람이다. 회사의 정신과 가치에 충성심을 가질 수 없거든 빨리 다른 곳을 찾아라. 그렇지 않다면 뼈를 묻는다는 심정으로 충성심을 보여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 회사 내에서 전문가가 되어라. 그냥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을, 어떻게 열심히 하는가가 중요하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이 있어야 한다. 숙련성을 넘어서야 전문성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전문성으로 자신만의 브랜드로 만들어라.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한다면 연봉을 포기하라. 연봉은 스트레스에 비례한다.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바로 자기 직업의 핵심이고 자신이 받는 연봉의 내역이다. 그래도 연봉을 많이 받고 싶다면 희소성과 전문성을 키워라. 영어나 재무회계 등에 능통하든지, 직무에 관련되면서 차별화된 자격증을 따야 한다. 이직은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미리 정해진 양을 받아서 하나씩 사용하는 쿠폰 같은 것이다. 이직을 남발하지 말라. 이직 시점은 입사 후 최소한 3년 후가 좋다. 이직의 만족도는 횟수와 반비례한다. 한 번 이직할 때 마다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시장은 절반씩 준다. 이직의 목표를 성공으로 잡지 말고, 행복으로 잡아라. 연봉이나 직급은 성공을 주지 않는다. 당신에게 맞는 적성이나 직책, 직무야말로 행복을 줄 것이다. 학력을 높여보겠다고 대학원을 다니고, MBA를 따 봐야 회사는 알아주지 않는다. 낮은 학력을 커버하고 싶다면 희소가치가 있는 자격증을 따야 한다. 기업이 가장 좋아하는 직급은 과장이다. 임원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부장이 되기 전에 이직하라. 특히 직장생활 10년차는 주변을 살피고 앞날을 내다보며 계속 직장생활을 할 것인지, 세컨드 커리어를 쌓을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야 할 때다. 

  두 번째로 인정받는 사람이 되기 위한 관계의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조직에서 인정받는 사람, 승진하고 발탁되는 사람은 사장이나 결정적 인사권을 쥐고 있는 사람과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이다. 피하지 말고, 기회가 되면 자주 만나 나라는 존재를 최대한 확인시켜라. 지금 주위를 살펴봐라. 사장과 임원의 눈에 띄는 사람은 조직의 핵심이 되겠다는 의지, 이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가진 사람들이다. 그럴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면 성공할 준비도 된 것이다. 인맥의 개념을 재정립하라. 인맥은 빽도 연줄도 아니다. 인맥이란 숱한 정보들 속에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고, 스스로를 홍보하며,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적극적인 능력을 말한다. 최대한 인맥을 만들고 관리하라. 이러한 인맥 네트워크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면 CEO로 성장할 기반이 갖춰지는 것이다. 대인지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만나는 모든 사람을 보물로 여기고, 먼저 손을 뻗어 어떻게든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해야 한다. 우선 바로 곁에 있는 당신의 동료에게 정성을 쏟아라. 

  상사는 단순히 윗사람 혹은 선배가 아니다. 내 업무의 일부이고, 내가 존재하기 위한 필요조건이다. 어떻게 해서든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상사도 사람이다. 상사에게 말조심 하라. 상사가 바뀌거든 60일 안에 충성을 다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부서나 회사를 옮길 것인지 태도를 명확히 해야 한다. 우물쭈물 하다가는 쫓겨날 것이다. 사내정치는 고용된 조직 내에서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공적으로 보장된 권한을 넘어 자기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사내정치를 피할 수 없다. 실력만 키우면 된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핵심 집단을 찾아 그 속에 속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질 높은 네트워크를 풍부하게 확보해야 하고, 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실력을 키워야 한다. 힘들다고? 그럼 언젠가는 튕겨지거나, 그만두는 수 밖에 없다. 

  상가喪家(초상집)와 회식자리 그리고 워크숍은 나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빠짐없이 참가하라. 그리고 적극적으로 어울려라. 상사도 한 명의 직원이다. 그 사람을 그대로 인정하고, 장점은 칭찬하고 단점은 보완해 줘라. 이것이 상사 관리의 첫걸음이다. 회사에서 개인의 성과는 더 이상 무의미하다. 회사는 팀워크를 원한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열린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라.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워라. 훌륭하게 팀워크를 이뤄낼 수 있다면 당신은 CEO의 자리에 한 발 다가선 것이다. 

  마지막으로 승진을 넘어선 프로들의 성공 노하우는 다음과 같다. 성공하려거든 영업마인드를 키워라. 실업의 시대인 오늘날에도 인력난이 심각한 분야는 국내영업, 해외영업, 기술영업등의 영업직이다. 틈새이면서 가장 중요한 영업직을 택하라. 영업직은 부탁하고 고개숙이는 직업이 아니다. 고객의 목소리와 고객의 니즈를 가장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분야가 영업직이다. 오늘날은 마케팅 단계는 물론 R&D단계부터 영업마인드가 필요한 세상이다. 그리고 억대 연봉자의 대부분은 영업사원이다. 영업의 기본은 ‘거절을 극복하는 것’이다. 고객의 거절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이 당연한 거절을 넘어서 승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당신은 영업통으로 성장할 수 있다. 고객과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움직여야 한다. 기업의 시작과 끝은 영업이다. 영업을 잘하면 성공할 수 있다.  

  관리자가 되거든 리더십을 키워라. 성과는 실무자의 몫이고, 간부의 몫은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책임은 자신이 지고, 공은 아랫사람에게 돌리는 자세에서 비롯된다. 아랫사람에게 배려하고 희생하라. 이것이 서번트 리더십이다. 아랫사람을 섬기고 배려하는 리더십을 펼치면 팔로우십 당연히 따라온다. 이것이 진정한 리더의 권위다. CEO가 되고 싶다면 CEO처럼 일해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경험을 쌓아라. 채용과 승진, 전보, 이직에서 연봉보다는 직책을, 직책보다는 직급을 선택하라. 회사생활 중에 찾아오는 크고 작은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여라. 그래서 그 변화를 내 것으로 삼아라. 변화는 가진 자의 것이 아니라, 가지려고 하는 자의 것이다. 좋은 직장을 다니고 있다고 자신을 과신하지 말아라. 당신은 지금 회사의 브랜드도 함께 업고 있다. 직장을 떠나는 순간 자신의 브랜드는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라. 그러므로 직장을 옮기려거든 자기 브랜드를 충분히 키우고, 회사의 브랜드를 내것으로 소화한 뒤 떠나야 한다. 

  이직을 하려거든 연봉보다는 브랜드를 먼저 챙겨라. 그리고 오래 다닐수록 자신의 브랜드가 커지는 직장이라면 참고 견뎌라. 대한민국 직장은 확실히 여성을 차별한다. 그 점을 확실하게 인정하고 그 이유를 찾아서 그것을 파괴해라. 여성들도 직장 안에서 남성들과 똑같이 책임과 의무를 나눠 지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남자 동료는 경쟁자이지 보호자가 아니다. 여성이여, 자신이 회사를 쉽게 떠날 사람이 아님을 직장과 가정을 함부로 뒤섞는 사람이 아님을 확신시켜라. 그런 사람이라면 오히려 남자 동료들보다 더 큰 성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고의 경쟁력은 나만의 브랜드다. 끊임없이 나를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을 짜라. 평소의 자기관리, 이미지가 나의 브랜드를 좌우한다. 평소에 잘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인생의 후반전 하프타임을 생각하라. 

  국내 최대의 헤드헌팅 업체의 대표답게 가장 최근의 설문을 바탕으로 무장해서, 다양하고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헤드헌터로서의 업무경험을 실어 한국 직장사회의 진실을 상세히 담아냈다. 삼성, 현대, LG 등 대기업의 특성을 날카롭게 심도있게 분석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임직원들의 성향과 이력, 성공사례들도 예를 들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책의 내용이 솔직하고 당찬 만큼 저자의 목소리도 당당하고 거침없다. 저자가 이렇게 철저하게 제 3자적 인 입장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기업의 인재를 소개하는 일을 하는 만큼 그 누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지만, 책을 내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한국의 비즈니스맨에게 이 책이 더욱 특별하고 반가운 이유기도 하겠다.

  회사에서 잘 나가는 직장인이라면 이 책을 볼 이유는 적다. 자신의 성공 노하우가 그대로 적힌 책이니 오히려 반갑지 않은 책일 것이다. 한편 회사에 큰 뜻도 없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마지 못해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이라면 이 책을 볼 이유는 더더욱 없다. ‘거봐, 내가 뭐랬어. 회사란 데가 사람 잡는 데라니까’하며 당신의 시니컬함을 더할 구실만 만들어 줄테니까. 하지만 상사나 부하직원에게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책 제목처럼 회사에서 붙잡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대한민국 직장의 현주소를 가장 잘 설명한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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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norange 2009-07-11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치 전문가의 리뷰를 보는 듯한 리뷰였습니다! 제 블로그에 트랙백을 달고 싶군요! ㅜㅜ 원합니다! 다양한 책들도 리뷰에 인용되어 있고, 게다가 비지니스 전문 카페를 알려주신 것에는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괜찮으시다면 이번에 제가 쓴 리뷰에도 트랙백을 달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구독합니다!

리치보이 2009-07-12 18:03   좋아요 0 | URL
twinorange 님, 리뷰에 대한 관심과 댓글...감사드립니다. 필요하신다는데요, 트랙백 걸어주세요.^^ 그리고 더 많은 글을 보고 싶으시면 Daum의 블로그도 들려주세요. http://blog.daum.net/tobfreeman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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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 1 (개정판) - 회계와 성장의 비밀 천재가 된 홍대리
손봉석 지음 / 다산북스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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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나게 쉬운 기업 재무회계 입문서

  나를 비롯해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회계를 잘 모른다. 오히려 회계를 좀 안다 싶은 사람을 만나면 “회계 쪽 일을 담당하세요? 아니면 회계사?” 라고 묻기가 쉽다. 그도 그럴 것이 조그마한 사업을 하는 사장이라면 근방 회계사 사무실에 연락하고 매달 일정액의 수수료만 주면 세무업무는 도맡아 할테니 따로 공부할 필요가 없다.비즈니스맨이라면 회사에 따로 회계과가 있어 회계학을 전공한 친구들이 회사의 회계업무를 처리하니 알 필요 또한 없다. 혹 회계를 아는 동료나 선배를 찾아가 묻거나 따로 공부라도 하려고 하면 “언제부터 회사 재무에 관심이 많았냐? 네 일이나 똑바로 하라”고 핀잔을 듣거나, 심지어 무슨 꿍꿍이가 있는가 의심까지 살 수 있으니 억지로 배울 마음도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웬만한 부서의 일들은 주워들은 것이 있어 아는 체를 할 수 있을 정도는 되는데 회계에 대해서라면 까막눈이다. 이게 나의 현실이자, 비즈니스맨의 현실이다.

  회계에 대해 모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회계는 아는 사람에게 물어서 들어도 잘 모르겠고, 서점을 찾아보면 단 열 페이지도 넘기지 못할 만큼 어렵기만 하고, 이해가 되지 않는 책들만 가득하다. 자기들만 아는 용어와 수식으로 가득해 머리만 아프다. 무엇보다 회계를 왜 알아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모르는데, 회계를 배울 마음이 생기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책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는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공인회계사, 세무사를 거쳐 현재 회계컨설팅 대표로 있는 손봉석 씨가 쓴 책으로, 대중적인 회계서를 목표로 쓴 책이다. 회계전문가가 아닌 대중을 위해 소설형식으로 쓴 책으로는 처음 격이고, 3편까지 시리즈로 출간되어 직장인들 사이에서 ‘회계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던 이다. 시리즈중 첫 번째인 이 책은 회계가 기업 전반에 대한 내용과 흐름을 알 수 있게 하는 유용한 도구이자 의사소통수단임을 이야기했다. 


  이 책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갑작스런 사장의 죽음으로 회사가 혼란에 빠지자 사장 부인 최영순은 사장의 공석을 메우고 2년 안에 목표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지분과 경영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인수하며 대주주들의 기업매각을 저지한다. 기업쇄신으로 추진된 보직전환신청에 매출향상에 대한 압박감을 갖고 있던 홍대리는 영업부에서 경영지원팀으로 옮기고 회계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회계의 ‘회’자도 모르던 홍대리는 재테크의 귀재이자 사내에서는 마당발로 알려진 신 부장과 꼬장꼬장한 버즈 배차장, 회계업무 3년 차인 섹시공주 이주임과 허준 회계사등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기업내에서 회계란 무엇이고, 그 중요성은 무엇인지를 배워간다. 

  그러던 어느날 회사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신임사장 최사장과 생산 1팀장인 유상무간의 성장과 안정을 놓고 의견차이가 생겨 충돌이 일어나 각자 다른 생산 라인에서 두 제품이 생산되면서 경쟁을 하게 된다. 신규 프로젝트였던 클린업의 성과가 보고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홍대리는 결산서에 클린업의 실적을 조작해 분식회계되었음을 발견해 회사의 신제품 프로젝트를 위기로부터 구해낸다. 국내 저자에 의해 써진 책이라 전체적인 스토리는 마치 내 회사의 경영지원팀의 이야기같다. 총각 사원 홍대리의 연애이야기도 담겨 있고, 캐릭터 강한 사원들의 면면이 내가 아는 지인들과 닮아 비교가 되었다. 재미있는 기업소설 같은 이 책에서 회계에 대한 주목할 만한 개념들이 소개된다.  

회계는 생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계와 자기 생활에 공통분모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모든 사람에게 회계는 공기와도 같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물론이겠고 재테크를 하거나 자영업을 하는 경우에도 회계는 필수다 사업계획을 세우고 회계자료를 근거로 체크할 때 그때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계를 제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소수만이 부자가 되는 것이다. 회계의 생활화가 부자로 가는 지름길이다. (102 쪽)

  회계팀이 기업의 재무를 관리하듯, 각 개인은 회계를 통해 자신의 재무를 관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숫자와 친해져야 한다. 부자들의 생활은 회계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자들은 투자에 앞서 수익성 여부에 늘 고민하며 ‘어떻게 하면 자산을 늘리고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한다. 자산을 늘리는 것은 재테크고, 비용을 줄이는 것은 절약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구입은 자산도 되고, 비용도 된다. 자동차로 생계를 꾸려간다면 자산이 되고, 단순히 이동수단이거나, 과시용이라면 비용이다. 부자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선자산취득 후비용지출’의 순서로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숫자감각을 키우고, 자산과 비용을 구분하는 능력을 갖춰야 부자가 될 수 있다.  

회계는 비즈니스언어다

모든 회사의 경영활동은 회계라는 공통언어로 보고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의 비전을 위해 개인이 무엇을 해야 할지 숫자로 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계량화된 목표는 그렇지 않은 목표보다 실천가능성이 훨씬 높다 개인의 목표만을 추구하다 보면 회사의 목표와 상반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데 회계로 커뮤니케이션한다면 이러한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148 쪽) 

  회계란 회사의 경영활동을 기록하여 이해관계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회계정보로는 대차대조표와 손익계산서가 있다. 대차대조표는 회사의 재무상태를, 손익계산서는 회사의 경영성과를 알려준다. 회계정보의 대상이 되는 이해관계자란 회사의 이해관계자 모두다. 은행, 주주, 거래처, 정부기관등이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회사 임직원도 될 수 있다. 회계는 회사의 임직원들이 첫 번째 고객이 되어야 한다. 사내 임직원은 회계의 중요성도 모르고, 잘 알지 못해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회사의 경영에 도움을 주고 회사 사정을 잘 알리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회계지식을 알려줘서 회계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회계는 기업의 청진기이다

회계는 기업의 건강상태를 제무제표로 나타내는 청진기와 같다. 회계에 근거한 의사결정은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처방하는 과정과 동일하다. 즉 기업의 모든 의사결정은 정확한 회계정보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하며 회계정보가 잘못되거나 이를 활용할 줄 모른다면 의사결정은 정반대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256 쪽)

  결론적으로 회계는 싸이클이고, 이러한 회계의 싸이클은 경영을 말한다. 기업의 경영활동은 자금흐름이 얼마나 원활한가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금은 재무제표라는 기업의 몸체에서 시계반대방향으로 흘러가는 혈액과 같다. 기업의 목표는 이러한 회계의 싸이클이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각 부서와 개인은 자신의 업무가 현재 기업의 자금흐름을 막는 것은 아닌지 유념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회계의 중요성과 회계를 배워야 하는 필요성을 알게 되었다. 회계공부는 개인적으로는 지금보다 나은 금전관리를 통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투자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웠고, 직장인으로서는 내가 맡고 있는 업무가 회사경영의 자금흐름에 순행하고 있는지, 역행하고 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수단이고, 다른 부서와 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된다는 것을 배웠다. 보다 중요한 것은 ‘회계’를 알아야 기업경영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회계통의 임원이 모두가 회사의 CEO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회사의 CEO는 회계통 만큼이나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마찬가지로 자기사업을 하는 사람들도 보다 나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회계를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두 번 째 책인 2권은 회계로 본 경영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회계 정보뿐만 아니라 회계 커뮤니케이션으로 기업의 이익과 성장의 비밀을 밝힐 수 있음을 말하고, 3권은 세금 이야기에 집중해 세금의 기본 개념을 통해 절세와 세무 리스크를 주체적으로 관리하는 비밀을 알려준다고 한다. 시리지의 나머지를 모두 읽으면 회계에 대한 개념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회계를 알고 싶다면 제일 먼저 읽어봐야 할 입문서격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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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사회
로버트 프랭크.필립 쿡 지음, 권영경 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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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세금감면'이 아니라 '누진소득세'를 만들어야 할 때다! 

  포르투갈이 낳은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최근 역대 최고 이적료(9300만유로·약 1632억원)을 받고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을 결정했다. 캐나다 인구(약 3360만명)에게 맥도널드 빅맥 햄버거 한개씩 돌릴 수 있는 엄청난 거액을 내놓을 만큼 의 몸값으로 성장한 호나우두가 놀랍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는 “만약 호나우두를 데려가려면 몸값의 최소 두 배는 준비해야 한다”고 바이아웃(최소 이적료) 조항을 계약서에 넣었다 하니 한마디로 레알 마드리드는 계약 기간 동안 호나우두를 내놓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 하겠다. 



   이렇게 파격적인 거액으로 호나우두를 영입한 것은 레알 마드리드 회장의 그 유명한 ‘갈라티코(Galactico) 정책’ 때문이다. 세계적인 스타Star,星들을 한데 모아 아예 은하銀河(갈라티코)를 만든다는 계획인데 이러한 마케팅 정책은 방송 중계권료나 입장권 판매 같은 단기적 수입에 의존하기 보다는 유명 스타 선수 영입을 통해 구단의 마케팅 가치를 상승시키고자 하는 정책이다. 다시 말해 최고의 선수들을 불러 한데 모아 두면 그들이 뛰는 게임은 연일 매진이 될 것이고, 팀의 이미지를 높여 입장료외 부가판매 수익도 최고로 높아질 거라는 속셈인 것이다.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이야 그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눈요기가 되겠지만, 한편으로는 알맹이만 쏙쏙 뽑아가는 자본의 힘이 얄밉기도 하고, 선택받지 못하고 팀에 남겨진 플레이어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싶어 뒷맛은 영 씁쓸하다. 이런 모습은 비단 스포츠 스타들에서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 우리나라의 스타급 가수들 또한 컴백과 함께 모든 오락프로그램을 독식하고 있다. 이들은 과거 인기가수들이 음악프로그램에서만 활약했던 모습과는 달리 각종 버라이어티를 비롯해 코미디물, 토크 프로그램에 이르기까지 출연해 하루에도 몇 번씩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의 스타급 가수들은 거의 ‘그룹’이 아니던가? 한꺼번에 출연하기 어려운 방송은 ‘각개전투’로 뛰고 있으니 ‘종횡무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뿐아니다. CF, 공익광고 게다가 알짜배기 방송만은 틀어주는 케이블방송이 가담하니 ‘아이돌’이라 불리는 스타급 가수들은 거의 매 시간 모습을 비추고 있다. 

  정상급 스포츠 플레이어와 연예계의 스타들이 이런 대우를 받는 것에 대해 일면 이해는 간다. 권불십년權不十年 이요, 화무십일홍花無十一紅이라 하지 않았던가? 권력이 십년을 넘지 못하고, 꽃이 열흘이 넘게 붉지 않은 것처럼 이들의 전성기는 유한하기에 한창 때 더욱 많이 뛰어야 하고, 그만큼 대우를 받는 것이라면 딱히 할 말은 없다. 이 글을 쓰는 나 역시 호나우두가 최고로서 더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싶고, 빅뱅의 ‘현란함’을 오래도록 지켜보며 반박지 늦지만 흥얼거리고 싶으니까.

  문제는 이처럼 ‘최고에 가까운 사람들이 불균등하게 보상을 누리는 시장’이 연예계, 스포츠계, 예술계에 그치지 않고, 사회전반에 만연해 점점 더 현대적인 경제생활의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불균등한 시장은 법률, 언론, 컨설팅, 의료, 투자금융, 경영, 출판, 디자인, 패션, 그리고 심지어 신성한 학문의 전당인 학교에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렇듯 지금 우리는 최고, 즉 일등만이 거의 모든 것을 가지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사회를 살고 있다. 이등 이하는 ‘인기가 덜한 실패자들’이라 보고 알아주지 않는 사회, 1명이 99개를 차지하고, 99명이 1개를 놓고 또 다시 싸워야 하는 지금의 사회를 우리는 ‘승자독식사회’라고 부른다. 책 <승자독식사회 The Winner-Take-All Society>는 1995년 로버트 프랭크Robert H. frank 와 필립 쿡Philip J. Cook에 의해 씌여진 책이다. 저자 로버트 프랭크는 경제학적 사고로 일상 속 수수께끼들을 재미있게 풀어낸 베스트셀러 <이코노믹 씽킹(The)economic naturalist>로 이미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경제학자다. 

  승자독식사회가 언제부터였는지 알아보기 위해 우선 영화와 음악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지난 해 뮤지컬만큼이나 인기가 있었던 영화 <맘마미아Mamma Mia!, 2008>의 마지막 부분에서 엄마인 도나(메릴 스트립)가 결혼식장으로 올라가는 길에 딸을 먼저 보내고 눈물을 흘리며 샘(피어스 브로스넌)과 식장에 들어서면서 누구 손을 잡고 입장할 것인지 이야기를 하던 중 다투면서 부르는 노래가 있다. 공교롭게도 소개하는 책의 제목과 일치한다. <The Winner Takes It All>이다. 이 노래는 스웨덴 그룹 ABBA가 1980년도에 발표한 앨범<Super Trouper> 중에 삽입된 곡이다. 한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 빼앗기지만 ‘승자독식’이라는 게임의 규칙에 따라 떠나보내야 한다는 슬픈 내용의 노래를 살펴보면서 1980년이 아닌 그 이전부터 이 세상엔 ‘승자독식’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노래의 가사 뒷 부분을 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다.    

심판들은 결정을 내리겠지/ 나 같은 패자는 승복하라고/ 쇼의 관중들은 항상 조용히 지켜볼 뿐/ 게임은 다시 시작되고/ 연인이든 친구든/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승자가 모든 걸 갖게 마련이지 네가 슬픔을 느낀다면/ 말하지 않을게/ 그리고 네가 악수를 청해 온데도/ 난 이해해/ 만약 네가 긴장되어 자신감 없이 서 있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이 언짢다면/ 사과할게/ 너도 알다시피/ 이긴 자가 모든 걸 갖게 마련이니까 

  시간이 흘러 1995년 미국 코넬대학교와 듀크대학교의 경제학자인 두 저자는 미국의 모든 시장에 불고 있는 ‘승자독식현상’에 주목했다. 시장의 이익이 소수에게만 돌아가는 것은 사회적인 재앙이고, 이것은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낭비를 초래한다고 보았다. 무엇보다 ‘승자독식사회’는 시장의 이익이 모두에게 적절하게 배분되어야 하는 자본주의사회 속에 살면서 ‘극소수의 승자’에게 밀려난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잘 것 없는 패자’로 남아 평생을 실패의 그늘에서 괴로워하며 살게 되어 결국 사회문화도 폭력적이고 선정적으로 만듦으로써 삶을 황폐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 책은 ‘승자독식사회’의 부정적인 결과들을 다룬 책이다. 우선 승자독식의 매커니즘을 밝히고, 왜 승자독식사회는 멈추지 않는지, 그리고 이러한 낭비적 경쟁을 그만두는 해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혔다. 

  일반적인 시장과 다른 승자독식시장의 특징은 상대적인 능력차에 의해 보상을 받는다는 점(상대평가에 의한 보상)과 승자에게 돌아가는 보상이 몇몇 최고 실력자들에게 집중되고, 재능이나 노력의 작은 차이가 엄청난 소득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점(소수에게 보상이 집중)이다. 그렇다면 승자독식시장은 왜 생겨나는 것일까? 승자독식시장을 탄생시키는 원리에는 공급측면에 있어서는 생산비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에서 찾을 수 있고, 수요측면에 있어서는 소비자가 지불하고자 하는 돈의 액수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복제기술의 발달 - 최고 실력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무제한 재생산, 복제가 가능

예)최고 가수의 CD 대량복제, 영화 필름의 복제, TV 생중계 등

연결망경제 - 다수의 소비자가 한 상품만 사용한다면 그 가치는 상승

예) 비디오시장에서 베타방식을 이긴 VHS방식, 표준이 된 IBM의 MS-DOS 등

경험과 투자를 통한 ‘가두기’ - 초기단계에서 사용된 기술은 연구개발에 투자우위를 점유 예) 1890년대의 증기자동차와 가솔린 자동차의 기술경쟁, 일류대학 졸업생이 이류 대학 졸업생보다 일류 대학원에 진학할 높은 확률 등 

의사결정의 지레작용 - 의사결정의 내용이 엄청난 결과를 초래 

예) 보다 능력있는 CEO를 영입하기 위해 연봉을 높임

인지력의 한계 - 재화시장에 나와 있는 수많은 경쟁제품을 기억할 수 없는 인간

예) 스포츠에서 승자만을 기억, 시장을 주도하는 브랜드 만을 기억

습관과 취향의 힘 - 처음엔 별로 였지만 어느새 익숙해지는 인간의 습성

예) 브랜드 충성도, 제품 충성도

지위에 대한 관심 - 사회적 신분에 대한 욕구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서라도 제품 소비

예) 지위재positional goods 소비 - 명품 구입, 가장 빠른 자동차

선물과 특별한 경우들 - 소수의 일류 상품에 수요가 집중

예) 최고급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400달러 짜리 1982년산 샤토 페트루스, 다이아몬드 반지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 두려움이라는 인간의 본성

예) 교통사고가 두려워 미쉐린 타이어를 구입, 경영자의 뛰어난 컨설턴트 고용 등

구매력 집중 - 주머니가 두둑한 소수구매자(부자)들이 상황을 유리하게 하기 위한선택

예) 이기기 위해 승률이 높지만 수임료가 비싼 최고의 변호사 선임 등

  위와 같은 이유로 탄생한 승자독식사회에 대해 저자들은 운송비와 관세의 하락, 정보혁명의 힘, 국제어가 된 영어, 생산방식의 혁신, 싸움 부추기는 사회, 독립계약의 증가, 보여주기 위한 소비등의 이유로 이러한 ‘위험한 패러다임’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1995년에 출간된 이 책의 이야기가 2009년에도 유효하고, 그 정도는 더욱 심화되었으니 그들의 진단은 맞는 셈이다. 저자들은 거의 2/3를 할애해 가며 승자독식사회의 심각성을 열거했는데, 오늘날의 우리 사회와 정확히 겹쳐진다는 점이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언제부터 ‘승자독식사회’로 빠져든 것일까?

가장 쉬운 예로 IMF 외환위기와 맞물리는 최초로 본격적인 메이저리거가 된 박찬호와 LPGA에서 첫승을 거둔 박세리가 활약한 2000년도 즈음으로 보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IMF가 구제금융을 조건으로 내건 금융시장을 포함한 모든 시장의 대외개방,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철폐, 공기업의 민영화, 기업 및 은행의 구조조정, 고금리정책, 자율변동환율제도, 외환규제조치 철폐, 긴축재정정책 시행 등 ‘경제의 신탁통치’로 인해 세계화가 촉진되면서부터였다. 이 책의 번역자 역시 ‘IMF 경제위기는 미국식 고도자본주의turbocapitalism'을 강요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서두에서 말했다. 



    그 당시 박찬호와 박세리가 받은 엄청난 연봉과 상금은 IMF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 프로선수들의 연봉과 상금은 엄격하게 상한선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외화벌이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 대목에서 승자독식사회를 제어하기 위한 노력을 살펴보자. 승자독식시장을 ‘낭비적인 지위군비경쟁’이라고 한다면, 그에 맞서는 정부규제들은 ‘지위군축협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소득세, 소비세, 부가가치세, 정치자금법, 산업안전법, 소비자보호법, 노동시간이나 영업시간 등을 제한하는 법규 등이 존재하고 있지만, 이들은 승자만을 겨냥한 법도 아닐 뿐더러, 갖가지 편법들이 동원되어 이런 규제들은 오히려 약자들에게 손해를 입히는 경우까지 생겨 승자독식시장을 멈추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저자들은 끝으로 ‘승자독식사회’에서 벗어나는 길은 우선 소송남발을 규제하는 방법을 찾아야 하고, 높은 액수의 진료비를 전문의들에게 상환해주는 책임보험 제도를 없애고 자격증보다는 의료행위에 부합하게 진료비를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등록금 정책을 수정하여 더 많은 학생들에게 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야 하고, 조세부담은 누진소비세의 형태를 띠어야 한다고 말했다. 1995년 미국의 현실에서 바라본 해결책이지만, 이 또한 우리의 현실에 정확하게 부합되는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누진소비세 형태의 조세부담이다. 누진소비세는 ‘소득’이 아닌 ‘소비’에 세금을 매기라는 것이다. 누진소득세의 경우 높은 한계세율이 저축과 투자의 동기를 약화시키지만, 많이 지출할수록 세액이 늘어나는 누진소비세는 저축 동기를 강화시킨다. 저자들은 누진소비세는 저축과 투자를 자극하고, 최고 실력자들에게 보다 무거운 조세부담을 주면 경제질서가 잡힐 뿐 아니라, 가장 재능 있는 시민들이 법조계나 의료계로만 빠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생산적인 일로 방향을 전환할 수도 있다고 보았다. 그래서 결국은 형평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효율성도 촉진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렇게 해서 서로 합의를 통해 최고상의 크기를 줄이고 경쟁을 완화해야만 비참한 사회로 추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현 정부의 보수적인 경제학자들, 그리고 조세감면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최근 형평성에 근거한 진보적인 조세제도를 도입한다면 ‘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승자독식사회’에서는 오히려 불가능한 말이다. 두 저자는 그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승자독식시장에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는 것은, 이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 승자독식시장에 뛰어들어 엄청난 소득을 올릴 경우 그 소득에 높은 세금을 부과한다면 과잉유입 문제는 줄어들 것이다. 더욱이 이 시장에서 빠질 사람은 애초부터 승리할 가능성이 가장 적었던 사람들이다. 고율의 세금을 승자들에게 부과해도, 승자독식시장에서 생산된 가치는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렇게 감소된 가치는 전통시장의 생산증가로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다. 승자독식시자엥 참여한 사람들이 고소득층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면 누진세를 강화하는 것이 좋다. 누진세는 경제의 효율성을 감소시키는 대신 오히려 증가시킬 것이다!“ (40-41 쪽)

  또한 현 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이 쏟아내는 경제정책의 근거에는 한결같이 낙수효과이론trickle-down effect theory이 들어 있다. 낙수효과이론이란 마치 넘친 물이 흘러내리듯이 한 부분의 성장을 자극하는 정책은 다른 부분에도 영향을 준다는 이론인데, 결국 조세감면은 경기를 부양하면 소득이 증대하고 분배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말인데, 이 또한 IMF 이전의 국내에서나 적용될 수 있었던 이론일 뿐 현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현재 상황에서 조세감면이란 부자를 더욱 부자로 만들어주는 세제일 수 밖에 없다. 

  안타까운 것은 ‘승자독식사회’를 정부나 국민 모두가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숙명으로 전제를 놓고, 현실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현실의 문제점은 모두 ‘위험한 패러다임’ 안에 들어 있는데도 먼저 빠져나올 생각은 하지 않고, 그 속에서 해답을 찾으려고 하니, 답없는 공방전만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무한경쟁사회’라는 이름좋은 허물을 쓰고 있는 ‘승자독식사회’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운명이 아니라, 사회적인 재앙이다. 지금은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현 정부와 경제정책 관계자들이 이 책으로 인식 전환의 기회로 삼으라고 전해주고 싶다. 또한 현대사회에 대해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으로 우리사회 전체를 조망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대단한 책, 고전으로 남을 만한 책이었다. 

끝으로 이 책의 화려한 수상경력을 주목해 보자.

1995년 <비즈니스 위크> 10대 비즈니스 북

1995년 <뉴욕 타임즈> 올해의 주목도서

1995년 <샌프란시스코 리뷰 오브 북스> 평론가가 뽑은 책

1996년 <차이나 타임즈> 올해의 10대 도서

1996년 <런던 옵저버>올해 최고의 책

책 <승자독식사회>는 1995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미국 출판계와 경제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화제작이다. 이듬해에는 중국(대만)과 영국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08년 3월, 웅진지식하우스를 통해 초판으로 출간되었다. 20세기 말부터 불이 붙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세상을 뒤흔드는 패러다임을 논한 책을 우리나라는 2008년에 만나게 되었다니, 세계 출판시장 10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출판계는 깊이 반성해야 할 문제다(어느 포털 사이트의 뉴스 카테고리에서 ‘승자독식사회’를 검색해 보면 2001년부터 국내의 어느 신문사가 미국사회를 설명하는 기사에서 사용하기 시작했음에도 이 책은 7년이 지나서야 출간되었다는 것은 오히려 놀랍다). 아직 숨겨진 보석같은 책은 없는지 한국의 출판계는 눈을 뒤집고 찾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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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 - 백만장자와 억만장자가 말하는 부의 공식
로버트 기요사키 외 지음, 김재영 외 옮김 / 리더스북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중산층이라고 여유부리면 얼마 안 가 깡통찰 것!

 

  중산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반면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세상이 되었다. 이를 두고 우리는 ‘양극화 사회’라고 부르는데, 특히 정보화시대가 되면서 이러한 부의 양극화는 과거 그 어디 때 보다 격차가 커지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교육, 즉 ‘금융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누구나 재정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말하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직면한 재정 위기를 타개하려면 ‘질 높은 금융교육’으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금융지능을 높여야 ‘가난을 끝내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고, 스스로 재정적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대답 한 번 편하다. 금융교육을 받아서 금융지능을 높인다면 누구든 스스로 ‘재정적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좋다. 그럼 금융교육은 뭐고, 도대체 금융지능은 무엇이냐? 도대체 나랏님도 풀 수 없다는 ‘가난문제’를 한마디 말로 답을 내는 당신들은 누구냐?

 

  이들은 다름 아닌 백만장자 로버트 기요사키와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책<부자아빠 가난한 아빠Rich dad Poor dad>시리즈로 전세계적으로 2600 만부의 판매기록(2006년 현재)을 일으킨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사업가이고, 도널드 트럼프는 초고층 빌딩 <트럼프타워>를 전세계에 세우고 있는 부동산 사업가로 미국에서는 ‘부동산 왕’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의 대답이라면 믿을만하다는 생각에 귀가 솔깃해진다. 책 <기요사키와 트럼프의 부자>는 백만장자와 억만장자인 두 사람이 보다 나은 삶을 찾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금융교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한 책이다. 두 저자는 이 책에서 소위 금융전문가들이 말하는 조언, 즉 “열심히 일해서 저축하라. 채무에서 벗어나고, 주로 뮤추얼펀드로 장기적으로 투자하라. 그리고 절대로 분산투자하라”는 말은 “절대로 부자가 되지 못하게 하는 헛소리”라고 못을 박았다. 원제목은 Why We Want You To Be Rich이다.

 

 



 

 

  이 책은 어느 광고처럼 돼지저금통을 끌어안고 “여러분, 부자되세요.”하며 빌어주는 책이 이다. 그렇다고 영화 <작전>에서처럼 작전세력들이 짜 놓은 판에 끼어들어 더불어 작전을 펼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아니다. 제목처럼 ‘당신이 부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고자 쓴 책이다. 당신이 지금 당장은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중산층이라고 하더라도 곧 밥그릇이 깨지고, 숟가락이 없어질지도 모르니 조심하라고 경고한 책이다. 두 명의 부자는 세상이 이상하게 변해가고 있고, 더 이상 안심하고 믿을 만한 곳은 없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가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마라. 국가가 당신의 풍요로운 삶을 보장해주리란 기대도 하지 마라. 대신 당신 스스로 부자가 되어라. 그래서 우리 모두가 직면한 재정적 위기를 잘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라.”

 

  2006년에 나온 이 책은 두 명의 부자가 부의 양극화가 극심해서 중산층이 사라져가는 미국 경제를 지켜보면서 ‘태풍의 눈 속’에 살고 있어 미쳐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전 세계가 직면해 있는 재정적 위기에 대해 알리고, 그들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리고자 쓴 책이다. 이 책을 쓰게 된 원인으로 거론된 ‘위기의 미국’이 직면해 있는 실질적인 문제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지금 읽기에 매우 흥미롭다. 그들은 ‘위기의 미국’을 이렇게 지적했다.

 


●무역적자의 증가

●국가 부채의 증가

●달러 가치의 하락

●돈 없는 베이비붐 세대

● 정부 보조에 대한 수급권 의식

● 유가 상승

● 부자들을 위한 세제 혜택

 



  앞에서 ‘2006년 미국의 위기’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혹시 ‘2009년 대한민국의 경제문제’를 지적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들어맞는다. 각 문제점들에 대해 자세히 서술한 내용을 살펴보면 나라 이름만 다를 뿐 우리의 오늘과 정확히 일치했다. 저자들은 이러한 현실 속에 처한 독자들이 ‘내 가족, 가족의 행복한 삶, 나와 가족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금융지능(금융IQ)’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우리가 찾고 있는 대답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금융지능이란 무엇일까? 

 


“내게 있어서 금융IQ란 국내 및 국제 경제 해역의 해도를 만들고, 현재를 넘어 미래를 바라보며, 그에 대한 평가와 통찰에 근거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이러한 능력을 훈련을 통해 키울 수 있는데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현실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다.” - 도널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는 주당 28시간 정도의 여유시간을 통해 독서를 한다. 집중해서 읽을 경우 한 권을 읽는다면 3-4시간 정도 걸린다고 보면 일주일에 7권을 읽는 셈이다. 다시 말해 하루에 한 권 정도를 읽는 셈이다. 두 저자는 역사광이다. 특히 도덜드 트럼프는 ‘오스만투르쿠 제국의 이야기는 세상사를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눈을 갖게 한다며 ‘역사 공부의 중요성’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보다는 역사를 통해 미리 배우는 것이 여러모로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격언에도 있듯이 역사를 통해 배우지 못한 사람들을 같은 실수를 번복하게 되어 있다.” 한편 대학에서 금융교육을 받지 않은 로버트 기요사키는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해 세미나에 참석하고, 강의테이프와 CD를 듣고, 금융 및 비즈니스 서적들을 읽었다. 부자가 된 지금까지 습관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는 그는 돈과 경영, 금융, 부 등에 대해 배우는 것이 좋다며 죽을 때까지 그것들을 공부하는 학생으로 남아있고 싶다고 말했다.

 



  세상에는 세 부류의 투자자들, 투자를 전혀 하지 않는 비투자자와 잃지 않기 위해 저축마인드를 갖고 투자하는 소극적 투자자, 그리고 이기기 위해 투자하는 적극적 투자자들이 있다. 금융IQ는 이기기 위해 투자하는 적극적 투자자들을 위해 필요하다. 소극적인 투자자들은 ‘돈’만을 투자하지만, 적극적인 투자자는 ‘시간’도 투자한다. 이기기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은 필히 ‘레버리지’라는 투자도구를 사용하는데, 레버리지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투자마인드와 금융지식’이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시간’이란 ‘투자마인드와 금융지식을 배우는 시간’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투자를 위험하게 여기는 것은 금융 지식이 별로 없고, 저축, 주식, 채권, 뮤추얼펀드등 통제할 수 없는 투자 대상에 투자를 하고 있으며, 통제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인 금융상품 영업사원들을 통해 투자 조언을 받기 때문이다. 여기서 통제력의 관건은 교육이다. 금융 지식이 많아질수록 유리한 상황과 불리한 상황을 더 빨리 분간해낼 수 있다. 또한 좋은 상품과 나쁜 상품을 구별할 수 있다. 저자들은 투자에 앞서서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위험을 줄이고 수익을 늘릴 것인가?

●어떻게 훌륭한 투자 대상을 찾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좋은 거래와 나쁜 거래를 식별할 수 있나?

●어떻게 하면 투자를 할 때 자신의 돈을 더 적게 들이고 차입금(대출금)을 더 많이 끌여들일 수 있는가(레버리지)?

●어떻게 하면 금전적 위험을 겪지 않고 경험을 얻을 수 있는가?

●어떻게 손실에 대해 대처할 것인가?

●어떻게 훌륭한 자문가를 찾을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찾을 수 없다면 투자에 대해서는 ‘통제력’을 잃어버려 투자가 위험해진다. 위의 해답은 쉽게 찾을 수 없다. 저자들은 이 해답을 찾기 위해 계속 공부하고, 탐구하고, 답을 찾았더라도 끊임없이 질문들을 되풀이 해 더 나은 답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면, 이러한 탐구과정을 통해 금융IQ는 늘어나고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 바로 공부이고, 부자가 되는 금융IQ를 늘리는 방법이다. 저자들은 위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더 많이 배우게 되고, 더 많이 일하게 되어 결국 더 많은 것을 이루게 되었다. 그들에게 돈은 해답을 찾은 성공에 대한 칭찬이자, 게임을 이긴 점수일 뿐이었다. 

로버트 기요사키는 투자란 게임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공부하고 연습하는 것은 게임을 사랑하기 때문이며, 이기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게임의 역사를 읽고 끊임없이 공부해왔다. 내가 알아야 할 만큼 결코 알지 못할 것이라는 사시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게임의 규칙을 공부하며 선수들에 대해서도 연구한다. 경쟁상대를 파악하고 그들에 대해 공부하는 것은 그들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중략).. 도널드 트럼프와 나는 패하기보다는 이길 때가 훨씬 많다. 그 이유는 게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만약 게임을 사랑하지 않고, 배우기를 원치 않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권하고 싶다. 먼저 승리에 전념하는(또는 공부에 전념하는) 사람을 찾아내고, 그러한 사람을 찾으면 가지고 있는 돈을 그 사람에게 넘겨주라고 말이다.” (170-171 쪽)

 

  이 대목에서 이미 평생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뒷짐지고 살아도 될 만큼 부자인 그들이 나이 60-70이 넘어서까지 투자를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들은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일하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투자마인드를 근거로 한 ‘게임’을 즐기는 것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이렇게 투자를 게임으로 여기며 즐길 수 있는 이유는 ‘큰 돈’이 있어서가 아니라 ‘확고한 자신만의 투자 마인드’가 있기 때문이었다. 금융IQ를 높여야 하는 이유 또한 거기에 있었다.

 

  저자들은 아직 투자에 참여하지 않은 대학생들, 부자가 아닌 어른들, 곧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들, 이미 부자인 사람들을 그룹으로 나누어 이들이 갖춰야 할 금융IQ와 그것을 익히는 방법에 대해 따로 정리해 두었다. 그리고 ‘부자가 되는 실제적인 방법들’이라는 장을 따로 마련해 그들의 주특기인 ‘부동산 투자’의 매력과 ‘자기 사업을 해야 하는 이유’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했다.

 

우리는 언론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수많은 부자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얼마나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 벌었는가에 관심을 둘 뿐 그가 어떤 방식으로 투자마인드를 확립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다시 말해 요리법을 배워야 할텐데, 요리를 먹기만을 바라고 있는 셈이다. 시골의사 박경철은 그의 책 <주식투자란 무엇인가?>에서 "절대로 눈먼 돈은 없다. 투자라는 이름으로 탐욕으로 똘똘 뭉친 사람들의 집합'인 주식시장에 아무런 준비도 생각도 없이 남의 말만 듣고 뛰어들면 백전백패요, 게다가 남의 돈으로 뛰어든다면 미친 짓이나 다름없다."고 말한 바 있다. 시골의사가 말하는 ‘준비’란 바로 금융IQ 가 아닐까? 우리가 신문, 뉴스를 통해 경제에 관심을 두고, 경제 금융관련서를 읽어 경제지식을 높여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이상건의 책 <부자들의 개인도서관>과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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