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국민의 온도는 99℃다 ! 
 

  최규석 작가의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그를 만나는데 주저함은 필요 없다. 오히려 이번엔 또 무슨 이야기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을가? 호기심만 증폭되었다. 만화가 최규석을 알게 된 것은 사실 오래되지 않는다. 지난 해 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http://blog.daum.net/tobfreeman/6657352)를 접했는데, 귀여운 아기공룡둘 리가 성인이 되어 대한민국 사회에서 서민층으로 살아간다는 설정에 심한 문화적 충격과 함께 최규석이라는 놀라운 인물을 확인하면서 한국만화의 진일보를 예감하게 되었고, 대한민국 원주민(http://blog.daum.net/tobfreeman/6971645)을 보면서 그의 따뜻한 시선은 소외받고 억압받는 ‘우리’에 머물고, 날카로운 펜촉은 우리 사회 속 깊숙한 곳에 메스를 들이대서 현실을 확인할 수 있게 펼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번에는 우리 시대의 영원한 화두이자 기본적이고 소중한 가치인 ‘민주주의’를 이야기 했다.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로부터 작품을 제안받아 지난 해 1월 인터넷과 전국의 학교에 보급되었던 것을 시민교육쎈터의 이한 선생이 꾸민 ‘그래서 어쩌라고’[청소년을 위한 민주주의 강의 교안]을 덧붙여 책으로 만들어졌다. 반가운 그림, 진중한 내용 <100℃-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이다.    


   출간을 거듭할수록 최규석은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과감해진 선과 거친 붓터치, 생생한 등장인물들의 표정들은 굳이 대사 없이도 상황을 짐작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무엇보다 함축적인 주인공들의 대사는 소설의 그것을 능가한다. 그림만 그릴 줄 아는 것이 아니라 長考끝의 이야기도 덧붙이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실제로 6. 10 항쟁을 겪지 못한 세대라는 것. 작가는 독자들에게 알리기에 앞서 책을 통해 6. 10의 의미를 새로 안 것이었다. 가르치기 위해서는 먼저 배워야 하는 이유이고, 가르치면서 또 배운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그래서 공부는 평생하나보다. 책을 보면서(읽으면서?) 내내 내 눈에 들어오는 인물은 영호의 형 권영진이었다. 그가 내 모습을 닮아서였다. ‘책상을 탁치니까 억하고 죽었다‘는 박종철 치사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발표를 보면서 망자亡者를 위해 술 한 잔 올리는 비즈니스맨들에게 어느 대학생이 자본의 단물이나 빨고 있다가 가끔 눈물 흘린다며 위선자 보듯 하자 그는 말했다. 

“학생들 보기에 우리가 위선자나 변절자로 보이겠죠. 그래서, 변절자는 같이 울면 안돼요? 지금 싸우고 있는 사람들만 슬퍼하고 분노할 자격이 있는 건가요? 그렇게 해서 학생들이 얻는 게 도덕적 우월감 말고 뭐가 있어요? 같이 슬퍼하는 사람들까지 밀쳐내면서 뭘 어쩌겠다는 건지 모르겠네요. 주제넘은 소리 미안합니다. 뭐, 그래도 내가 번 돈으로 학교 다니던 동생이 지금 빵살이 하고 있으니...너무 고깝게 듣진 마세요.” (90 쪽)



 



 


 

  새내기 시절 나 또한 영호와 같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 지방의 한 고등학교에서 상경을 위해 밤새워 공부하며 꿈꾸던 대학의 낭만은 없었다. 붉은 글씨의 플랜카드와 대자보가 하늘과 벽을 메우고, 곳곳에서 시위를 준비하고 댓거리(학습)를 모집했다. 위악. 제대로 알지 못했기에 캠퍼스의 광경이 두려웠고, 동료들의 투쟁을 위한 가열찬 노력들이 정말 무서웠다. 전경에 학원에 침입하는 것도, 사복경찰이 도서관에서 수배중인 학생을 연행해 가는 것도 모두가 붉은 띠를 두르고 시위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미팅도 하고, 짧은 연애도 했지만, 그것은 험한 세상에 다리를 놓자고 외치는 동료들의 무리에서 벗어난 일탈이었고, 미팅에 참석한 모두는 뒷통수가 뜨뜻함을 견디며 애써 웃음지은 일탈자들이었다. 내가 데모에 동참했다면 동기들이 나를 끌고 갔기 때문이고, 댓거리에 함께 했다면 강의가 휴강이 되어 심심했기 때문이었다. 

  2학기가 한창인 가을, 시위중인 동기녀석들의 동부서 연행은 내게 학생들의 민주화 운동을 다시 보는 전환점이 되었다. 암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둔 촌뜨기 영수가, 형사의 아들인 뺀질이 맹구가 구치소에 갇혔다. 이 일로 어머니는 졸도를 하시고 악화되셨고, 아버지는 형사직을 그만 두셨다. 나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 그들은 왜 그 바보같은 짓(?)을 했을까?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들의 영치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일호프를 준비하고 석방을 위한 집회를 만들고 참여하면서 그들이 그토록 노력하는 이유와 얻어내려는 가치는 만인이 사람답게 살 권리, 영혼이 자유로워질 수 있는 권리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들의 참여는 커터칼의 흠집이 될망정 독재라는 거목에 몸으로 부딪혀서 쓰러뜨리려 했던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리뷰쓰기를 한참을 망설였다. 책을 접하기 전까지 민주화 운동의 마지막 정점에서 대학을 다녔던 사람이면서도 여전히 6. 10 항쟁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난 이 책 주인공 영호의 이다. 그리고 우리 아버지는 영호 아버지처럼 빨갱이를 끔찍이 싫어하는 호랑이 아부지였다. 다시 말해 호랭이 보수 아버지의 장남이다. 실망스러운 성적으로 ‘민족’구호를 단 변변찮은 대학을 다니는 아들을 아버지는 영 마득찮아 하셨다. 그래서인지 조금이라도 늦게 귀가하면 ‘데모질 했냐?’고 추궁을 당했고, 그런 짓(?)하다 걸려서 경찰서라도 잡혀가면 법원에 가기에 앞서 아버지한테 ‘즉결심판’을 당할 거라고 귀에 못이 박힐 만큼 들어야 했다. 6.10 항쟁을 모르는 호랑이 보수주의 아버지의 장남 아들이었기에, 그래서 애써 그들을 외면하고 살았기에, 이 책의 리뷰쓰기를 고민했다. 가타부타 말할 자격이나 있나 싶어서였다. 21 년 전의 오늘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광장을 나가 있어야 할 내가 사무실의 한 자리를 차고 앉아 이렇게 글로써 주저리 함도 그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곧 마음을 바꿔 컴퓨터 앞에 앉은 이유는 공교롭게도 6. 10 항쟁 21돌을 맞는 오늘을 기념하고 싶었고, 또한 ‘학원 민주화’란 단어가 생각나서다. 6. 10 항쟁으로 군부독재를 물리치고 진정한 민주화를 이룬 후 386의 대학생들은 시선을 돌려 학원 민주화에 뛰어들었다 대학교는 또 하나의 작은 사회. 독재 군사 정부로부터 ‘민주화’를 얻어냈다면, 대학으로부터는 ‘학원민주화’를 위해 다시 뭉친 것이다. 학생들의 불합리한 대학등록금 인상에 반대하고, 저급한 학생복지 정책을 개선하는데 앞장섰다. 대학의 주인은 총장이나 이사장이 아닌 ‘학생’이라며 우리의 권리를 찾기 위해 고민하고 힘을 합해 하나 둘씩 개선해 나갔다. 오늘날의 대학이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은 금쪽같은 학비 내고도 수업을 거부하면서 얻어낸 선배들의 투쟁 때문이다.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대학의 주인인 학생들의 고민과 참여가 있어 한 발씩 나아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일어나는 ‘촛불집회’는 ‘학원민주화’를 생각나게 한다. 우리는 지금 독재로부터 투쟁으로 얻어낸 소중한 국민된 자유와 권리를 보다 더 향유할 수 있도록 다듬고자 국민들이 다시 뭉치고 있다. 오늘의 뭉침은 과거‘독재로부터의 민주주의 탈환’이 아니라 ‘국민 민주주의로의 회복’으로 발전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들이 모여서 집회를 하는 이유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아니면 너무나 잘 알기에 그것을 두려워 하는지도 모른다. 국민과 함께 해야 할 정부가 진실을 알기에 앞서 국민이 모여 있는 사실을 두려워해 그것을 차단하느라 전전긍긍 하고 있다. 듣고자 하는 열린 귀가 없고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다. 들으려 하지 않고, 제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데 노력하는데 애쓰느라 국민들의 목소리에는 듣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상황을 두고 ‘소통의 부재’라 하는 것이다. 듣지를 못하니 말하지 못하고, 모여 있는 사실이 두려워 집회를 차단하고, 강제해산하는데 연연해 하고 있다. 이는 현 정부가 그만큼 국민을 알지 못하는 반증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당성을 무시한 위임 민주주의를 앞세울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 1조의 말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100℃가 되면 물이 끓는다. 지금 국민의 온도는 99℃다. 흰 색 백지 같은 순수한 가치인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끓을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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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 없이 살아보기 - 삶의 기적을 이루는 21일간의 도전
윌 보웬 지음, 김민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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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불만 많은 세상, 21일 동안 불평없이 과연 살 수 있을까? 

  “꼭끼오~ 꼬꼬꼬꼬” 거의 열흘 동안 매일 난 ‘닭꿈‘을 꾸다가 깨고 있다. 어느 날 밤은 공룡만한 수탉이 내 엉덩이를 향해 돌진해오는가 하면, 한 날은 내가 달걀 속에 갇혀 빠져나오려고(부화인 셈이다) 애를 쓰다 깬다. 어떤 날은 털이 홀딱 벗겨져서 닭살 훤한 누드 닭이 침대에 누워 나를 기다리고 있는가 하면, 또 어떤 날은 내가 닭이 되어(머리만 사람이니 볼썽은 가관이더라) 지붕 위에 올라 아침을 깨운다고 회치고 있었다. “꼭끼오~ 꼬꼬꼬꼬” 열흘 간 동안 벌어진 이 괴변의 원인은 옆집 사는 알 수 없는 사람이 사다 놓은 ’알람시계‘ 때문이다. 알람소리가 기계음으로 된 ’수탉이 회치는 소리‘인 것이다. 수탉소리이든 병아리소리이든 귀신소리만 아니라면 다 좋다. 알람이 울렸으면 깨야 할 것 아닌가? 어김없이 새벽 6시면 반갑지 않은 기계음이 30분 동안 울리니...사람 환장할 노릇이다. 

  태생이 새벽에 태어난 탓인지, 세상을 볼 때 조산원이 정전이 났던 탓인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올빼미족에 가까운 편(이 글을 쓰는 지금도 새벽 한 시 십일 분을 향해 달리고 있다)인데, 두 시간은 더 자도 충분할 잠시간을 중간에 방해를 받고 있으니 아침이 개운할 리가 없다.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엔 무슨 광고지가 이렇게 많고 지랄인지 광고를 내는 회사들은 돈이 썩어질 만큼 많은가 보다. 이런 회사들은 세무조사 한 번 해봐야 되는 거 아냐? 보일러는 왜 이리 개떡 같은 지 샤워를 하려면 최소한 삼분은 기다려야 뜻뜨 미지근한 물이 나올라 폼을 잡으시니 차라리 끓여 쓰는 것이 낫겠다, 젠장. 양치를 하려고 치약을 짜려니 내 하품크기만한 공기가 빠져나오니 그득했던 치약이 절반이 되었네? 우유는 날마다 싱거워지는 것 같고, 식빵 크기도 점점 얇아지는 것 같아. 정말 요즘 장사치들 맘에 안들어. 출근길 사람들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서울시 사람들은 모두 이 길로만 다닌대?’ 눈 뜨면서부터 출근하는 시간동안 내내 주둥이가 댓 자가 빠져서 투덜거렸다. 개운한 아침을 맞고 싶은데, 모든 것이 저 놈의 옆집 알람시계 때문이다. 

  ‘STOP! 불평하지 말아보자!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불평하지 말고 꾸욱 참아보자. 왜 참아야 하냐고? 불평하면 할수록 나만 괴로워지니까. 불평하기를 참다가 속 터져 죽으면 어떻게 하냐고? 일단 시도라도 해 보자. 딱 3주, 21일만 그렇게 해보자. 세상이 달라져 보인다. 당신이 편해진다니까? 그러니까 해보자. Just Do It!’ 이렇게 말을 거는 책을 만났다. <불평없이 살아보기>는 나에게 이렇게 말을 걸었다. 원제목은 A Complaint Free World 이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고 하기엔 좀 특별하다. 딱히 이 책만의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없다. 그냥 ‘불평하는 습관’을 바꿔보자고 한다. 미국에서 있었던 일종의 캠페인을 책으로 꾸몄다. 내용인즉 불평할 때 마다 책의 부록으로 넣어준 보라색 고무밴드를 다른 손으로 바꿔 끼우라는 것이다. 책이 말하는 ‘불평 없이 살아보기’의 목표는 3주 동안 고무밴드가 이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못할 것도 없지 싶지만, 뭐 그런 정도를 이야기하려고 굳이 책까지 만들어야하는가 살짝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불평 없이 살아서 얻는 효과가 과연 무엇이고 얼마나 되길래 세계 80개국에서 600만 명이 이 <불평제로>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궁금했다. 우선 ’불평이란 무엇일까?‘ 그 정의가 궁금해졌다. 불평은 슬픔, 고통,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란다. 불평은 나쁜 입 냄새에 비유될 수 있는데 우리는 다른 사람 입에서 나는 냄새는 금방 알아차릴 수 있지만 정작 우리 자신의 입냄새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처럼 스스로가 내뱉는 불평을 알아차리지 못한단다.

  심리학자 로빈 코발스키Robin Kowalski 박사는 “불평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로부터 동정이나 인정 같은 특별한 대인관계상의 반응을 얻어내려는 심리를 동반한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실제로 아파서가 아니라 아픈 사람이라는 역할이 그들로 하여금 동정이나 피하고 싶은 일을 안 해도 되는 것과 같은 부차적인 이득을 얻게 해주기 때문이다”고 강조한다. 나는 뚱뚱하다는 사실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음으로써, 즉 ‘뚱뚱하다’라는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동정과 인정을 받아냈고 여자아이들에게 말을 걸지 않아도 되는 핑계거리를 확보한 것이다. (66-67 쪽)



    저자는 “고통을 주는 사람은 사실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불만에 대해 불평을 내뱉지만, 실은 내뱉어진 불평은 심리적으로 고정되어 결과적으로 더욱 고통을 받는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불평을 하지 않으면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을 수 있다고 보았다. 우리는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불평을 할까? 나 스스로도 하루를 경험해 봤지만 수없이 많았다. 그렇다면 과연 불평을 해서 해결은 되었을까? 교통, 식사, 기분, 상대의 대화와 행동, 심지어는 날씨까지 실제로는 내 힘으로 조정할 수 없는 상황들에 대해 불평을 했다. 내게 찾아온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불평거리는 사실 몇 개 되지 않았다. 나는 내가 조절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해 불평하면서 속을 긁고 있었던 것이다.

  불평은 정신건강은 물론 신체에도 해롭다고 이 책은 말했다. 이 책을 읽던 지난 목요일, 담배는 못 끊어도 이 정도는 못할까 싶어 보라색 고무밴드를 왼손에 꼈다. 그리고 거의 열 시간동안 정확히 스무 번을 양손을 양손으로 번갈아 끼워야 했다. 그리고 내가 ‘엄청난 투덜이’란 걸 그날 처음 알았다. 당신은 쉬울 것 같다고? 아래에 적힌 보라색 고무밴드 사용법을 읽어본다면 마음이 바뀔 것이다.

1. 한쪽 손목에 보라색 고무밴드를 착용한 뒤 21일간 불평을 참아보기로 결심한다.

2. 자신이 불평을 하고 있거나 누군가를 험담 또는 비난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밴드를 한쪽 손목에서 다른 쪽 손목으로 옮겨 끼우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3. 같은 밴드를 끼우고 있는 사람이 불평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에게 밴드를 옮겨 끼우라고 깨우쳐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는 자신도 밴드를 옮겨 끼워야 한다. 왜냐하면 당신도 다른 이들의 불평에 대해 불평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4. 밴드를 계속해서 착용한다. 단 하루도 불평 없이 21일을 보내려면 수개월이 걸릴 수도 있다. 경험자들에 따르면 평균 4개월에서 8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11 쪽)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21일을 불평하지 않고 버티는 단계를 말해준다. 즉 의식하지 못하고 불평하는 단계를 지나 의식하면서 불평하는 단계를 경험하게 되고, 의식하면서 불평하지 않는 단계를 넘어서면 결국 의식하지 않아도 불평하지 않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이 과정들은 저자가 경험한 단계별 상황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경험자들의 이야기로 꾸며졌다. 그들의 ‘불평 없이 하루를 산 일기들’인 셈이다. 그럼 불평은 다시는 안하는 것일까? 어떻게 될 지는 직접 참가해 봐야 할 문제다. 나도 리뷰를 쓰면서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한 터라 결과를 모른다. 다만 내가 투덜이인 것을 알았기에 그것을 거부하려고 변화했다는 것으로 지금은 스스로를 격려하고 싶다. “신발이 없다고 불평하는 것은 양쪽 발이 없는 사람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소한 불필요한 불평을 하는 내 습관을 고쳐보고 싶어졌다. 옆집의 기계음 닭소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불평 없이 말하려면 찾아가서 “당신의 방에서 울리는 미친 닭소리는 내 하루를 망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심히 괴로우니 알람이 울면 제발 일찍 깨어주시든지, 아니면 볼륨을 최소로 줄이든지 해 주세요”라고 말할까? 과연 옆집 사는 사람이 그 말을 들어 쳐드실까(이 대목을 쓰면서 밴드를 또 오른손으로 이동시켰다)?. 답은 찾지 못한 채... 꽤 오래 동안 보라색 고무밴드가 손목에 걸려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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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시무스의 인간 동물원에서 살아남는 법
막시무스 지음, 송진욱 그림 / 이른아침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동서고금의 인생스승의 지혜가 담겨 있는 블로그 같은 책! 

  막시무스Maximus를 아시나요? 이 분의 책은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유쾌하게 사는 법> 1,2 편을 읽어서 리뷰를 쓴 바 있는데, 정말 재미있게 글을 쓰시는 분입니다. 미국에 풀검 아저씨가 있다면, 우리나라엔 막시무스(프레시안 플러스대표, 본명 이근영 씨)가 있습니다. 그의 책은 동서고금의 위대한 인물을 인생의 스승으로 삼고 그들의 말씀을 현대의 글로 다시 풀어서 재해석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위트와 유머 속에서 날카로운 현실비평이 담긴 짧은 글들로 가득하답니다. 많은 번역서와 함께 자신의 책들도 꽤 있는데요, 이번에는 <막시무스의 인간동물원에서 살아남는 법>을 읽었습니다. 어땠냐고요? 대답하기 입 아파요. 막시무스의 글이라니까요, 참!!
 

이 책은 예전에 출간한 책 <농담>, <편견>, <변명>의 내용드을 수정, 발췌해서 다시 엮은 책이라네요. 다시 말해, 앞의 책들을 읽으신 분들은 굳이 따로 사서 읽으실 필요가 없단 말씀이고요, 반대로 생각하면 이 책만 읽으면 앞의 책 세 권을 읽는 격이란 소리죠. 전 세 권을 읽었네요? 하하하 ^^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유쾌하게 사는 법> 1 편 리뷰:  

http://blog.daum.net/tobfreeman/7038628

<막시무스의 지구에서 유쾌하게 사는 법>  2 편 리뷰:  

http://blog.daum.net/tobfreeman/7052604



 

   이 책의 구성은 이렇습니다. 동서고금의 인생스승들의 말씀을 영어로 수록했고요, 그 밑에 해석을 달아두었죠. 맨 아래는 막시무스의 황금같은 주석들이 스승들의 말씀을 재해석 했습니다. 영어공부를 하시는 분들게 도움을 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저처럼 영어를 못하는 친구들에게는 ‘차라리 막시무스의 글로 더 채우지...’하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책을 채우는 내용들은 인간동물원의 중요한 요소들, 여자, 돈, 친구, 변명, 교육, 세상, 인생, 지성, 정치, 충고, 인간, 일 등에 대해 이야기 한답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It takes a woman twenty years to make a man of her son,

and another woman twenty minutes to make a fool of him.

한 여자가 자기 아들을 남자로 만드는 데는 20년이 걸리고

또 다른 여자가 그 남자를 바보로 만드는 데는 20분이 걸린다.

-Helen Rowland(로우랜드; 미국의 작가)

...

한 남자의 일생에 두 여자가 있듯이

한 여자의 일생에도 두 남자가 있습니다.

하나는 양치기,

다른 하나는 늑대.

정상적인 경우,

늑대가 양치기에게

‘장인丈人‘이라고 부르지요.

 

(16쪽 - 어머니와 아내의 차이 편)

   하루종일 두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도 내가 본 세상만 살폈을 뿐, 세상의 모든 것은 살필 수가 없네요. 그래서 어떤 분은 ‘아는 만큼 세상이 보인다’고 말했나 봅니다. 꽤 살았다고 생각하면서도 세상에 채이고 상채기가 나는 것을 보면 이 세상이란, 막시무스가 말하는 ‘인간동물원’이란 곳은 무척 넓은가 봅니다. 이 책은 인간동물원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좀 더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는 시선을 제시해 줍니다. 제목처럼 살아남기 즉, 생존을 말하기 보다는 즐기기,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글을 읽으면 과연 저렇게 위대하고 유명한 사람이 이런 말을 했을까 싶기도 하고, 저 옛날 사람이 오늘날도 통할 수 있는 말을 했단 말인가 놀라기도 합니다. 동서고금의 위인들의 말씀으로 유행이 돌 듯, 인간의 역사의 근간은 돌고 도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나보다 더 느리게 운전하는 인간은 바보다.

하지만 나보다 더 빠르게 운전하는 인간은 미친놈이다.”

    미국의 코미디언 칼린이 한 말인데요, 세상 모든 사물을 자기 중심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편현한 시선을 대변한 조크입니다. 막시무스는 이런 사람들의 시선이 자기보다 덜 개혁적인 놈은 수구 보수라 하고, 더 개혁적인 점은 급진 좌파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존재하는 세상은 아무 말이 없는데, 세상 사람들이 보는 눈은 참 별나기만 합니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블로그에 옮기고 싶다’고 느끼는 글들을 많이 만납니다. 짧은 내용에 깊은 생각을 던져주기 때문에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어서죠. 하루에 한 페이지씩 옮겨보면 어떨까도 생각합니다. 막시무스가 허락받지 않았다고 제게 욕을 할까요?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출판사가 고소하겠죠? 알 수는 없지만 겁이 나서 리뷰로 대신하렵니다. 여러분도 이 책을 읽으면 꼭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실 겁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읽기에 참 좋은 책입니다. 화장실에서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잠자리에서요? 그보다 더 좋을 때가 있을까요? 

  이상하죠? 전 막시무스의 리뷰를 쓸 때면 항상 ‘책장수’가 된 기분이 드네요. 문장을 들어갈 즈음이면 어김없이 마음속에서는 ‘이 책 한 번 읽어봐~~’하는 약장수의 멘트가 생각나니까요. 늘 그렇듯 제게 책장수라 놀려도 상관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놀림 받겠습니다. 재미없고 나쁜 책을 팔았다면 욕먹어도 싸지만, 재미있고 좋은 책이니 마음껏 자랑하고 싶네요. 따분한 일상에 시원한 바람같은 미소를 선물해 줄 겁니다. 책장수, 리치보이는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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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만난 즐겁고 기분좋아지는 책!
 

  새벽 다섯 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여명이 밝아오는 줄 이틀 전에 알았습니다. 밤 여덟 시가 넘도록 낮이 가시지 않는 줄은 어제 알았죠. 유월 하늘이 이토록 파란 줄은 오늘 알았고, 한낮에 따가운 햇살은 이미 여름이라 외치고, 아침 저녁엔 아직 떠날 채비를 마치지 못한 봄 바람이 당황해하고 있는 줄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 살면서도 잠시 멈춰 서서 시간의 흐름을 살피지 못했네요. 아니 안했나 봅니다. 딱히 바쁠 일도 없으면서 불평할 꺼리가 없어 부러 ‘바쁘다 바쁘다’ 인상쓰며 살았나 봅니다. 그나마 그제, 어제, 오늘 알게 되어서 참 다행입니다. 

  어느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그것마저 몰랐을 겁니다. ‘이제 인생은 자신이 찾는 것만 보이고 기꺼이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만 얻게 된다는 것을 알 정도로 나이가 든’ 덥수룩한 흰수염의 아저씨 덕분에 오늘을 알고, 내 주위를 둘러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구겨진 인상을 조금은 펼 수 있게 되었죠. 아저씨는 “우리의 삶이 허락한 작은 웃음을 즐기라”고 야릇한 미소로 이야기 합니다. 로버트 풀검 아저씨가 책 <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을 통해 이야기 했습니다. 원래 제목은 What on earth have I done?입니다. 아저씨는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로 우리에게 친숙한 분입니다. 이 책은 이미 70 세를 훌쩍 넘긴 아저씨(할아버지라 해야겠네요?)의 이야기라고는 하나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젊고 재미있습니다. 아저씨가 오늘 보낸 하루 중에서 인상 깊은 이야기들을 적었는데요, 이야기 마다 유머러스한 단편소설 같습니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 늦게 즈음 아저씨는 혼자 그네타기를 즐깁니다. 오늘 저녁도 마찬가지로 그네를 타고 있었는데, 오늘 따라 아이들이 쏟아져 나와서는 놀이터가 만원이 되었죠. 어느 작은 남자아이가 그네를 타는 풀검아저씨 앞에 걸음을 멈추고 묻습니다.

“그네 타고 싶어요 아저씨는 아이가 아니잖아요.”

“나도 애야.”내가 말했다.

“아니잖아요.”

“아이라니까.”

 

서로 실갱이를 하고 있는데, 노인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는 자기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는 아버지가 달려왔습니다.

 “왜 그러니, 빌리?”

“이 아저씨가 그네에서 안 내려 줘요. 자기가 아이래요.”

아이의 아빠는 풀검아저씨와 눈을 맞췄습니다. 미소를 짓고 웃더니 빌리에게 말합니다.

 

“이 아저씨 아이 맞네. 좀 크고 나이가 들었을 뿐이야.”

“고마워요.” 풀검아저씨가 말했습니다.

 

그리고는 흔들흔들 그네를 타고 내게 말했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나이 먹은 커다란 아이가 되었을 때, 그 역시 9월의 부드러운 황혼 속에서 그네에 앉아 있는 작은 기쁨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라고요. (61 쪽- 어른의 그네)

  아저씨는 밤하늘에 뜬 달을 쳐다보면서 달에서 본 지구의 풍경을 상상하며 웃습니다. 고등학교 여학생의 웃기고 요란한 옷차림을 보면서 흉보는 것이 아니라 백인, 흑인, 동양인이 한데 섞여서 어울려 다니는 모습을 보고 50년 전에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보기 좋다’ 웃습니다. 교수가 내준 ‘독특하고 기억에 남을 만한 것,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일을 하고 나서 그 경험을 글로 적어오라는 숙제’를 수행하고자 나무의자를 통째로 먹는 대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웃고, 있지도 않은 미래의 남편이 차사고로 다칠까봐 우는 손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미래의 손주 사위를 위해 ‘트럭을 조심하라’고 웃으면서 충고합니다.

  풀검아저씨는 ‘놀 줄 아는 사람’은 민첩하고 재치 있어서 누군가 갑작스럽게 상상력의 놀이에 초대할 때 받아들이는 사람, 여유있게 장난하는 사람이고, 놀 줄 아는 사람은 또 잘 웃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학 시절 교환학생으로 1년을 있다가 간 마사오군이 생각나는군요. 이 친구는 술만 취하면 지나는 택시마다 따블(두 배를 낸다는 V표시)모양의 손을 흔들며 “태~액씨, 토오쿄~, 따블이요~을 외치는 웃기는 친구입니다. 누나만 넷이 있는 집의 막내로 자라온 터라 제 집이 그리워서 그런다네요. 아무튼 때로는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욕을 먹고, 따귀를 맞는 등 곤혹을 당하지만, 술에 취하기만 하면 늘 따블을 불러서 동료들을 골치 아프게 했답니다. 95년 대동제 전야제 밤에도 그랬습니다. 학교 앞 고갈비 집에서 거나하게 술에 취해 나왔는데, 채 1 분도 걸리지 않는 제 자취방을 놔두고 이 친구는 비틀비틀 도로로 향해서는 어김없이 따블을 외쳤습니다. 택시 한 대가 스르르 섰습니다. 마사오의 이야기를 듣고는 초로의 멋진 흰수염을 단 택시기사 아저씨가 너털 웃음을 짓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친구가 술이 많이 취했군 그래. 어이, 친구. 도쿄는 말이야, 길 건너서 타야 해. 그리고 거기는 굳이 따블 안불러도 돼. 허허허“ 택시기사 아저씨는 놀 줄 아는 사람인가 봅니다. 

  풀검 아저씨는 수입농산물이 그득한 아침상을 차리며 세계여행을 하며 음식을 먹는다고 웃었고, 세탁기에만 들어가면 사라지는 양말 한 짝을 두고는, 오히려 양말 한 짝이 생겼다고 웃었습니다. 풀검아저씨는 재미있는 사람입니다. 웃음을 아는 사람인거죠. 혼자 사는 풀검아저씨는 고독하지만 외롭지 않습니다. 그에게는 웃음을 주는 세상이 있기 때문이죠. 그는 고독과 외로움은 다르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고독은 사람들로 가득 찬 바다에 떠다니는 배 한 척과 같다. 서로의 고독을 존중해 주는 것이 사회적으로 꼭 필요하다. 소로가 [월든]을 출판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고독을 초월하기 위해서, 혼자 있지만 외롭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혼자만 간직하지 않았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글로 쓰고 책으로 내서 다른 사람들이 읽게 했다. 내가 이 책을 쓰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18 쪽 - 고독에 대하여)

  보여주는 글(책의 원고, 블로깅)을 쓰는 사람은 외롭지 않은 사람들인가 봅니다. 누구에게 자신의 이야기로 말을 거는 때문입니다. 변화되는 세상은 사람들에게 바쁘기를 재촉하고 홀로되기를 강요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나’만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지구에서 웃으면서 살 수 있는 87가지 방법>은 잠시 나를 잊고 내 주위와 내가 사는 세상을 살필 여유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인생이란 고독한 것이고, 고독하니까 사람이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다만 외로움은 나의 선택 여부에 달렸다고 이야기해 줍니다. 내 삶에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어울린다면 오히려 즐거울 수 있다고 그래서 외롭지 않다고 말해 줍니다. 외롭다 느끼는 당신께 풀검아저씨는 좋은 말벗이 되어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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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불짜리 열정
이채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리더란 플레이메이커가 아니라 게임메이커다!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 즉 성공스토리는 재미있다. 성공스토리는 가공의 인물을 내세운 소설이 아니라 실감나고, 오늘날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성공까지의 과정을 통해 많은 교훈을 얻으며, 나아가 독자 스스로 힘겨운 오늘을 이겨나가 ‘나도 저들처럼’ 해내고자 하는 의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자기계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자서전이 꽤 많이 출간되고 있고, 역시 독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 편이다. 그 중에서도 주인공이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이 성공한 케이스라면 더욱 더 그렇다. 직장인에게 꽃은 단연 평사원이었던 사람이 CEO가 된 이야기가 아닐까? 오늘, ‘직장인의 꽃’이 된 인물을 만났다. 삼성물산의 신입사원에서 시작해 GE코리아 회장이 된 사나이, 이 채욱씨의 책<백만불짜리 열정>을 읽었다. 그는 지난해 9월부터 인천공항 공채 사장으로 활동중이다.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을 읽으면 재미있지만, 그것도 ‘주인공’을 잘 만나야 한다. 임직원 회의라고 사람들을 죄다 불러놓고는 회의시간 대부분을 이야기하는 사장처럼, 책 표지에는 성공스토리라 해놓고, 자화자찬 일색에 과장하고 왜곡까지 하는 ‘자서전’이 서점에 그득하기 때문이다. 이런 책을 만나면 큰 맘 먹고 책 읽어 변화를 주려고 했던 마음까지 싸늘하게 식어버려서는 절반도 채 읽지 못하고 덮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럴 걱정을 할 건 없겠다. 사회 초년생이나 중간 관리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새로운 리더상‘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는 책을 쓴 의도를 처음부터 명백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에게 있어 자기계발의 목적은 승진과 성공, 다시 말해 훌륭한 리더십을 펼칠 수 있는 직장인이 되기 위해서다. 저자는 미래의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코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는 월급쟁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쟁이’라는 말 속에 비하하는 의미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말에는 꿈을 꿀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체념이 숨어 있고, ‘자신의 일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할 수 없이 하는 것뿐’이라는 일에 대한 소극적인 자세가 숨어 있다. 열정의 반대되는 모습이 ‘월급쟁이’라는 말 속에 다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25 쪽)

 

  저자는 월급쟁이대신 ‘셀프리더Self-leader'라는 말로 대신했다. 더 이상 조직이 개인을 보장해 주지 않는 오늘 같은 시대에는 스스로를 리드할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셀프 리더란 단지 그 자신만을 리드하는 사람, 자신의 열정으로 스스로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되,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자신의 사람들에게 저절로 내뿜게 해 주위사람들도 변화시키게 만드는 리더를 말한다. 셀프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열정‘을 갖춰야 한다. 열정을 가지고 일해야 인생에 있어 매우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고, 일로 인해 행복하다면 인생이 행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열정은 자신을 좀 더 성취로 나아가 리더가 되는데 ’추진력‘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셀프리더란 어떤 사람일까? 저자가 말하는 셀프리더의 조건은 크게 열정과 자기확신, 그리고 멘토링을 가져야한다고 보았다.

 

  우선 열정을 갖춰야 한다. 셀프리더는 열린 마음으로 성공의 과정을 흔쾌히 받아들인다. 남들이 말하는 포천(FORTUNE)이 아니라 수고해서 일한 정당한 대가(REWARD)로 받되 감사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행운이라 말하고, 스스로를 행운아라 여긴다. 투명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지 되돌아보고 좀 더 노력을 기울인다. 셀프리더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람이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에 주위에는 언제나 사람이 모여들고 가치있는 정보가 넘쳐난다. 현장을 아는 셀프리더는 아무것도 속단하지 않기에 허황된 목표도 세우지 않는다. 다만 70%의 확신과 30%의 직관을 가지고 결단을 내린다. 셀프리더는 당신의 마음을 터치한다. 원래 리더는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고 그들을 친구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을 만났을 때 바로 이름을 기억하며 가족과 아이의 이름을 알아주고 좋을 때보다 어려울 때 함께 있어준다. 또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드는 데 몸을 아끼지 않는다. 웃음은 열 번의 회식보다 더 큰 단결력을 주니까.

 

  둘째는 자기확신의 힘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셀프리더는 기업의 목표와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자신의 목표가 기업의 목표와 일치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고, 자신을 그 목표 안에 철저하게 몰입시켜야 한다. '나'의 성공은 곧 기업의 성공과 함께하기 때문이다. 셀프리더는 실행력이 있는 사람이다. 모든 과정에서 맨 마지막엔 리더의 순간이 온다. 바로 결단, 그것이 리더의 일이다. 그리고 모든 것을 종합해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추진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셀프리더는 조직에는 열정을 주어야 하고, 개인에게는 멘토로서의 기능을 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와 협상을 할 때는 상대를 적이 아니라 협력자로 만드는 사람이다. 빼앗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대안을 생각해 서로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만든다. 셀프리더는 자신의 꿈을 위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10년 후, 5년 후, 3년 후의 성과를 내기위하여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어야 한다.

 

  셋째 성공에 있어 멘토역할을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셀프리더는 스스로 길(꿈)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때 열정은 꿈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그리고 실패를 실패로 두지 않는다. 셀프리더는 변화와 발전을 위해 스스로 자신을 재평가한다. 열정은 자신이 인정받고 있다는 확신 속에서 나타난다. 자신의 가치를 정확하게 알고 일의 열정을 계속하기 위해서 처우에 대한 불만은 적극적으로 해결한다. 셀프리더는 꿈을 기억하며 열정을 키워 간다. 되풀이 되는 일상과 익숙해진 직장 생활에 지칠 때, 자신을 열정적으로 이끌었던 첫 마음을 기억할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러한 셀프리더의 열정은 매일 매일을 최고의 날로 만든다.

 

  자신의 열정으로 스스로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되,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자신의 사람들에게 저절로 내뿜게 해 주위사람들도 변화시키게 만드는 리더, 셀프리더의 조건은 열정과 자기확신, 그리고 멘토링이었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리더가 되었을 때의 첫마음’ 즉, 상사가 되었을 때의 초심을 잃지 말라고 저자는 당부했다. 세계적인 인재양성의 산실이라고 불리는 GE 사람인 만큼 저자는 ‘회사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에 대해서는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 단순히 셀프리더의 조건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그 조건들이 왜 필요한 지를 세계인을 상대로 하면서 겪었던 자신의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수많은 사례와 생각들을 동원해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저자가 말하는 미래의 리더상, 셀프리더의 조건은 무척이나 많았다. 그래서 읽으면서 시작도 전에 과연 모든 것을 갖출 수 있는 리더가 될 수 있을까 시작부터 의아해진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귀결되는 하나는 리더란 스스로는 이끌어가지만 조직원들은 편안하게 말하고 일할 환경을 조성해주어 모두가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골을 넣는 플레이메이커가 아니라 패스를 해주고, 전열을 정비해주는 게임메이커가 리더의 할 일이었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남들에게는 자애로운 셀프리더. 이것이 저자가 생각하는 미래의 리더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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