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강의에서 함께 나눈 시........  

참 많이 공감되는 시였다. 

특히 굵은 글씨로 쓰인 부분은 내가 요즘 가장 많이 공감하는 부분.. 

이렇게 좋은 시를 베푸는 인문학 교실이 참으로 고맙다.^^*

 

   우리 시대의 역설




                      -제프 딕슨-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더 작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졌다.

소비는 많아졌지만 더 가난해지고

더 많은 물건을 사지만 기쁨은 줄어들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더 편리해졌지만 시간은 더 없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하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약은 많아졌지만 건강은 더 나빠졌다.

너무 분별없이 소비하고

너무 적게 웃고

너무 빨리 운전하고

너무 성급히 화를 낸다.




너무 많이 마시고

너무 많이 피우며

너무 늦게까지 깨어 있고

너무 지쳐서 일어나며

너무 적게 책을 읽고

텔레비전은 너무 많이 본다.

그리고 너무 드물게 기도한다.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말은 너무 많이 하고

사랑은 적게 하며

거짓말은 너무 자주 한다.




생활비를 버는 법은 배웠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를 잊어버렸고

인생을 사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시간 속에 삶의 의미를 넣는 법을 상실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을 건너가 이웃을 만나기는 더 힘들어졌다.

외계를 정복했는지 모르지만

우리 안의 세계는 잃어버렸다.

공기 정화기는 갖고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되었고

원자는 쪼갤 수 있지만 편견은 부수지 못 한다.




자유는 늘었지만 열정은 더 줄어들었다.

키는 커졌지만 인품은 왜소해지고

이익은 더 많이 추구하지만 관계는 더 나빠졌다.

세계 평화는 더 많이 얘기하지만 전쟁은 더 많아지고

여가 시간은 늘어났어도 마음의 평화는 줄어들었다.




더 빨라진 고속 철도

더 편리한 일회용 기저귀

더 많은 광고 전단

그리고 더 줄어든 양심

쾌락을 느끼게 하는 더 많은 약들

그리고 더 느끼기 어려워진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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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관에게 진짜 감사한다. 

알라딘을 뒤졌으면 결코 내가 찾아내지 못할 책. 

서가에서 이 책 저 책 뒤적이다 찾아낸  

너무너무 재미있고 내게 꿈을 준 책. 

 

아마 몇 년 뒤에 울 나라에서 집의 다양성은 전무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자체가 거대한 아파트 공화국이 되어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마저 드니 말이다. 

이 책에는 울 어린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한옥들이 많이 많이 나온다. 

한옥을 보듬으면서 세심하게 현대화시켜낸 집주인들의 긴 호흡도 읽을 수 있다. 

너무나 예쁜 한옥집들.. 

마당이 있고, 다락이 있고, 툇마루가 있는 읽으면 읽을수록  

어릴때의 추억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 책이다. 

 

내가 햇볕도 잘 들지 않는 투룸에서 지금의 3층 집으로 이사 온 후  

제일 감사하는 것은 햇볕이다. 

특히 옥상에서 이불을 말릴때의 그 행복감이란... 

장마가 다 지나면 감자도 얇게 썰어 말려보고, 고구마도 말려보고,  

가지랑 애호박도 말려볼란다. 무청도 말리고.... 

그래서 한옥에서의 마당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너무나 예쁜 집 한옥.. 

비싸긴 하지만 그만큼의 시간과 호흡이 들어간 집 한옥. 

 

2장에 나오는 오영실 선생님의 퀼트 아틀리에를 개조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대목어르신의 작업과정은 고귀한 장인의 모습 그 자체이다. 

신축보다 개조가 더 어려운 한옥. 

기둥 하나 하나에도 수많은 대패질과 썩은 기둥은 그 썩은 부위만 깍아내고  

새로 넣을 기둥에는 거기에 알맞은 나무를 찾아내서 또 수많은 대패질.. 

공사 언제 끝나느냐는 말을 쑥 들어가버리게 하는 그 일련의 과정들을 지켜보며 

결국 퀼트 선생님은 대목 어르신을 자신의 멘토로 삼아버리신다.   

집주인으로 하여금 성급함을 부끄럽게 만드는 그 작업의 과정들.. 

그리고 탄생된 퀼트 아틀리에... 

 

요즘 난 "기다림"에 대해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그 기다림은 참 여러 곳에 필요하다. 

아이를 키우는 데에. 

사람을 사귀는 데에. 

환경을 생각하고 실천하는데에. 

소비천국에서 덜 소비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또 내 영혼이 나와 함께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옥은 "기다림"의 집이다. 

그래서 난 한옥이 좋다. 

개조하는데 많은 돈이 들긴 하지만, 

그 돈보다 더 소중한 대목 장인들의 긴호흡이, 영혼이 스며든 집이라 

난 한옥이 좋다. 

 

집은 사는 것(to buy)가 아니라 사는 것(to live)인 것을  

우리는 잊고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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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이란>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이란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그냥 내버려두면 축제가 될 터이니, 

     길을 걸어가는 아이가 

     바람이 불 때마다 날려오는 

     꽃잎들의 선물을 받아들이듯이 

     하루하루가 네게 그렇게 되도록 하라. 

 

      꽃잎들을 모아 간직해두는 일 따위에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 머리카락 속으로 기꺼이 날아 들어온 

      꽃잎들을 아이는 살며시 떼어내고, 

      사랑스런 젊은 시절을 향해 

      더욱 새로운 꽃잎을 달라 두 손을 내민다. 

 

 

................................................................................... 

생협 인문학 교실 첫 시간에 읽은 여는시. 

특히 1연의 모든 구절들이 너무 와 닿는다. 

요즘 내가 관심있는 좀 더 단순하게 살기, 기다리며 살기, 좀 더 불편하게 살기와  

연관되는 듯해서 이다. 

 

한 2년 여의 칩거(?)를 끝내고 요즘 의도적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는 계기들을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 또 다시 내가 듣는 말.. 

'너무 생각이 많다~~쉽게 살아 은아씨~' 

가벼워질려고, 털어버리려고, 단순해질려고, 즐거워질려고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게는 이런 부분들이 많은가 보다.  

 

그래서 이 시의 첫번째 연은 내겐 로망이다. 

꼭 이해할 필요는 없고, 

그냥 내버려두면 되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날려오는 꽃잎들을 받아들이듯, 

그렇게 삶을  사람을  나를   

받아들이면 되는 것을 말이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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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마라톤 가족팀으로 참가하고 있는 우리는  

토욜마다 열심히 책을 빌려서 읽고 있다. 

어젯밤에는 7살난 딸이 자기전 빌려온 책을 읽어달라했다. 

내 책 보고 싶은 욕심에 잘 읽어주지 않지만, 

딸내미가 빌려온 책이 나도 읽고 싶었던 책이라 읽어줬다. 

제목은 <향기나는 돈> 

철학 동화다.. 

 

<한 소년이 길을 가다 초라한 할머니를 만난다. 

할머니는 소년에게 많은 돈을 보여주며 주인을 찾아달라한다. 

주인에게서는 향기로운 냄새가 날거라며... 

-울딸 내 팔에 코를 갖다대며 킁킁거리고,자신의 몸에 대고 킁킁거린다. 

이런 모습을 볼 때면 참 "예쁘다" - 

보석을 휘감은 아가씨도 만나고, 

큰 가방을 든 아저씨도 만나고, 

왕관을 쓴 임금님도 만나지만 그들에게서는 고기냄새와 돈냄새가 날 뿐이다. 

쉬고 있던 소년은 농부를 만나게 된다.그에게서는 향긋한 땀냄새가 난다. 

소년은 농부에게 돈을 주려 한다. 

왜냐하면 그에게서 땀냄새와 꽃냄새,풀냄새를 맡았기때문이다. 

하지만 농부는 소년에게 돈을 돌려주며 이렇게 말한다. 

"얘야, 내게 필요한 돈은 땅이 만들어 줄거야.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열매가 열리면  

돈을 버는 일은 쉽단다." 

돈주인을 찾지 못한 소년은 결국 할머니에게 돈을 돌려주려 하는데 

아이에게서 정직한 땀냄새가 나고 있다.>

 

이야기는 이렇게 끝이 난다. 

다 읽고 나니  나 할말이 없다. 

이렇게 멋진 동화를 읽고 한창 멋진 꿈을 키우고 있는 7살 난 딸에게  내가 한 말,

".......................이제 자자!! " 

 

책 속의 농부말처럼 땅이 돈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우리 이웃들이 고용불안과 비정규직으로 내일의 일도 꿈꾸지 못하는 지금. 

아이에게 이런 책을 읽고 내가 해줄수 있는 말이 뭘까? 

억대 연봉을 받는 사람과 시간당 4천원의 임금도 받지 못하면서  

하루 12시간 넘게 일하는 사람들의 차이가  

열심히 살지 않아서...아님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라고 말해야 할 것인가? 

 

이제 한 직장에서 일을 해도 한 배를 탄 심정이 아니라  

그들과 나의 임금을 비교하며 끝없는 비참함에 빠져야 하고, 

그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해야 하며,  

그들이 여가를 보내고 여행을 할때 나머지 일을 해야 하는 우리들에 대해 

어떻게 말할수 있을까? 

 

열심히 농사를 지어도 내가 지은 작물은 내다 팔고 

더 싼 중국산을 사먹어야 하는 현실도 있다는 것을. 

보람과 성취를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가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끊임없이 일해야 하는 우리들에 대해서, 

직장안에서도 우린 섬이 되어야 하고, 

집은 있으나 집에 가족들은 없는 텅빈 집이 되어야 하는 현실에서, 

나는 <향기로운 돈>이라는 아주 멋진 철학 동화를 읽고  

울딸에게 " 이제 자자~~" 고 밖에 할말이 없었다. 

  

기분 참 더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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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에 관한 소설-김미월의 여덟번째 방-을 읽은 후 바로 읽게 된  

집에 관한 보고서이다.^^  

여러 집-강남,임대주택,주택대출,재개발,뉴타운,지방도시의 집-에  

관한 이 책은 그동안 대한민국 부동산 열풍에 관해 냉정하게  

바라본 책이라 할 수 있을 듯하다. 

여러가지 집에 관한 문제들을 실례를 들어가며 현실을 얘기하고  

또 정책과 대안에 대해 얘기하는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진짜 대한민국에서 사는 우리들에게 과연 집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대구라는 미분양아파트가 넘쳐나는 지방도시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2년마다 돌아오는 전세만기때에는 우리도 집에 허덕이게 된다. 

대학가의 원룸물결에 주택이 점차없어지는 추세속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집..이제 집은 우리 가족들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 가족들의 행복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앗아가는 곳이 되고 있다. 

 

어른이 되어갈수록 어린시절에 살던 집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그때의 나와 추억들이... 

우리아이들에게도 집은 그런 정겨운 추억으로 떠오를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할텐데 말이다.. 

비싼집보다는 행복한 집이 되도록.. 

비싼집이 행복의 척도가 아니라  

우리가족 모두가 함께 이집에서 행복을 하나하나 찾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행복은 오는게 아니라 우리가 찾아가는 것이니 말이다.. 

 

11살,7살때의 행복한 우리집을 아이들의 마음에 남겨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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