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들어있는 책이라서인지 무지 재미있게 읽
었다. 읽다보니 평소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글귀도 있고, 또 마음
에 담아두고 싶은 구절도 있고, 또 읽고 싶어지는 책 목록도 만들어
지는 좋은 책이다.
"나는 지난 60년간 책읽기와 책사기를 즐겨왔다. 그것 때문에 더 잘
살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그것 때문에 지루하게 살지는
않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저 스스로 사는 것에 대한 희로애락을 좀 더 폭넓게 느껴 왔다고 말할
수는 있다."
이중한 선생님의 이 글은 정말 내가 책을 읽는 마음과 똑같다. 난 책을 읽어 대단히 유식해지기를
원하지도 뛰어난 말빨을 가지길 원하지도 않는다. 그냥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이게 젤 재미있
기 때문이다. 영화를 그리 좋아하던 내가 영화보는 시간마저 아까워 이제 영화보기를 끊었으니
내겐 책읽기가 세상에서 젤로 재미있는 일인게 맞는가보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에도 속독수업이 있다. 올해 38세인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에 속독이
유행했 었다. 작은 오빠가 눈동자를 빨리 빨리 굴리는 것을 보며 옆에서 감탄하던 생각이 난다.
하지만 책 읽기의 진정한 맛은 얼마나 많은 책을 빨리 읽어내는냐가 아닐것이다.
"읽는 방식은 중요하다. 글을 쓰는 사람이 전력을 다해, 시간을 들여, 거기에 채워 넣은 풍경이나
울림을 꺼내 보는 것은 바로 잘 익어서 껍질이 팽팽하게 긴장된 포도 한 알을 느긋하게 혀로 느껴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천천히 책을 읽는 것은 의외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포도의 싱싱한 맛은 먹는 방법 하나에 달려 있다. 마찬가지로 읽는 방법 하나에 책 자체가 달라진
다. 즐거움으로 변한다."
책은 천천히 읽어야 분석도 되고 , 게으르게 읽어야 상상이 되고, 느긋하게 읽어야 비판할 거리가
보이는 법이다. 책을 천천히 읽는 것은 그 자체가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것이다. 그래서 "살아가
는 리듬이 다르면 세계관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다."
느리게 , 천천히 읽도록 이끌며, 생각하고 꿈꾸게 하는 책이 정말 좋은 책이다.
<읽고 싶은 책 목록>
1. 루카치-역사와 계급의식
2. 도정일,최재천-대담
3. 장회익-공부도둑
4. 고병권-니체의 위험한 책
*사랑을 주제로
1. 김형경-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2. 재크린 살스비-낭만적 사랑과 사회
3. 토머스 루이스-사랑을 위한 과학
이제 난 사랑에는 그리 관심이 없으니 인문학,자연과학쪽으로 까지 읽기는 땡기지 않으나 김형경
님의 소설은 기회가 되면 함 읽어 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