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락 없는 외출
휘리 지음 / 오후의소묘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득 어린 시절 처음 감행했던 허락 없는 외출이 떠올라 한참을 가슴이 아득해지는 기분 속으로 잠수를 하게 만드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름 없는 고양이
다케시타 후미코 지음, 마치다 나오코 그림, 고향옥 옮김 / 살림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날이 점점 따뜻해지니 식물들도 동물들도 모두 얼굴을 빼꼼 내밉니다.

따뜻해진 대기 속을 거닐며 여기저기 살짝 살짝 보이는 반가운 얼굴들과 낯선 얼굴들에 인사를 건네다가 깊은 초록 눈으로 말갛게 이쪽을 바라보는 줄무늬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네요.

신비로운 눈빛이 매력적이면서도 잔뜩 웅크린 몸은 낯선 나를 경계하는 그 모습에 왠지 모를 미안함과 호기심으로 조심스레 <이름 없는 고양이>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어두컴컴하고 비좁은 골목에 몸을 숨기고 밝고 환한 도로를 내다보고 있는 고양이의 뒷태를 보는 순간,

우리는 고양이의 입장에서 고양이의 시선으로 이 이야기 속으로 초대됩니다.

궁금했던 고양이의 얼굴을 마주보게 되고 고양이는 자기 소개를 시작하는군요.

아무도 이름 지어 준 적 없는 이름 없는 고양이라고 말입니다.


이름 없는 우리의 주인공은 동네의 이름이 있는 고양이들을 부러워해요.

신발 가게 고양이 레오는 사자란 뜻의 자기 이름을 자랑하고,

서점 고양이 씩씩이는 씩씩하고 건강하게 살라는 뜻의 이름을 갖고 있고,

채소 가게 고양이 꼬맹이는 작았던 어린 시절에 불리던 이름을 조그 부끄러워 하고,

우동 가게 고양이 우동이, 사이좋은 빵집 고양이 해님과 달님이, 아주머니한테는 미미로 아저씨한테는 동그리로 불리는 이름이 두 개나 되는 카페 고양이, 스님들이 착하게 오래오래 살라고 보살이라고 불리는 절 고양이까지 모두가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 없는 고양이가 이름을 갖고 싶어 하자 보살이가 말해요.

좋아하는 이름으로 직접 지어보라고 말입니다.

이름 없는 고양이는 동네를 돌며 좋아하는 이름을 찾아 보지요.

그렇지만 남은 소득이라고는 개에게도, 꽃에게도 있는 이름이 자신에게는 없다는 사실과 사람들이 고양이를 쫓아내며 지르는 소리들 뿐입니다.

안 그래도 가뜩이나 외롭고 쓸쓸한데 이제 비까지 내리네요.

공원 의자 아래 몸을 웅크리고 비를 피하고 있던 이름 없는 고양이를 향해 다가온 누군가의 다정하고도 상냥한 목소리.

바로 그때 이름 없는 고양이는 깨닫습니다.

자기가 정말 갖고 싶었던 것을 말이지요.


이름이 부르는 존재와 불리는 존재가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새로이 깨닫습니다.

모든 존재가 이름을 갖고 있지만 그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와의 관계가 더 의미있고 중요하다는 사실도 말이에요.

나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나의 이름을 불러주는 부모님.

내가 이름을 붙여주고 이름을 불러주는 아이들.

내게 이름이 있다는 사실과 나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또 내게 부를 이름들이 있는 따뜻한 존재들이 있다는 것도요.

그들의 존재로 인해 관계 속에서 내 존재가 더 선명해지고 생명력을 갖게 된다는 것도 내가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줌으로 서로가 더 애틋하고 의미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그 따뜻한 이야기를 <이름 없는 고양이>는 참 고양이처럼 슬그머니 다가와 서서히 물들이듯 전달해줍니다.

우리 주변의 이름 없는 존재들에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이름을 지어주고 불러주는 일이 우리가 살아 있음을 증명해주는 일이 아닌가 싶네요.

한 존재가 다른 한 존재를 부른다는 행위가 얼마나 의미있고 아름다운 일인지요. 서로에게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을 부를 때 서로가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됩니다. 우리가 서로의 이름을 부를 때 상대의 이름을 부르기 위해 들숨과 날숨이 오고가며 따뜻한 온기를 담은 그 이름이 그 존재에 닿는 순간 서로가 활짝 피어나 빛나는 우리는 그런 존재들입니다.

지금 당신 주변에 우연히 찾아든 이름 없는 존재가 있다면 잠시 눈을 맞추고 느껴보세요. 그리고 유일한 이름 하나를 소리내어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참, <이름 없는 고양이>의 앞면지에 있던 많은 이름 없는 고양이들이 마지막 면지에 도착했을 때 어떤 이름들을 갖게 되었는지 하나씩 살펴 보세요. ^^ 이 세상에 이름 없는 존재들이 이름을 가진 존재들이 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부르는 우리들로 가득하면 좋겠습니다.

당신은 어떤 이름을 가졌나요? 그리고 당신은 어떤 이름들을 부르고 있나요?

당신에게 부를 이름이 참 많았으면 좋겠다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당신을 다정하고 따듯하게 부르는 존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라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니비를 응원해 줘
박정화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른 서로를 더이상 소외시키지 말고 그 특별함이 빛나도록 서로를 응원하며 살아가야 하는 존재가 바로 우리들임을 따뜻하게 그리고 파이팅 넘치게 전달해주는 사랑스러운 그림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니비를 응원해 줘
박정화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모두는 응원이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서툰 엄마로 살아가는 저 역시 첫 아이를 낳고 매순간이 도전이었고 응원과 도움이 절실했던 순간들을 보냈지요.

그리고 지금도 역시 변함없이 응원이 필요한 존재로 살아 가고 있지요. 또 제 작은 두 아이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존재로도 말입니다. 여기 또 응원이 필요한 친구가 있는 것 같네요. ^^

바로 그림책 <버니비를 응원해 줘>의 버니비가 바로 그 주인공이랍니다.

 



토끼 마을 라빌에 사는 버니비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지만 꿀벌 아빠와 토끼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특별한 존재예요.

그래서 토끼와 꿀벌의 특징이 반반 섞인 외모로 토끼 마을에서는 유일무이한 정말 남다른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런 버니비가 지금까지 토끼들만 우승해 온 '꽃꿀 빨리 마시기 대회'에 도전을 결심했어요.

버니비는 아이스크림을 한꺼번에 많이 집어 먹는 토끼 소년, 커다란 입을 가진 과일 아줌마, 그리고 배가 어마어마하게 큰 빵집 아저씨를 차례로 만나게 됩니다. 아무리 봐도 버니비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대들!!

과연 우리의 버니비는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을까요?


<버니비를 응원해 줘>는 제목처럼 책을 보는 우리들의 응원과 도움이 필요한 인터랙티브(상호 작용) 그림책이랍니다. 버니비에게 위기의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버니비를 응원하고 도와주는 독자의 역할이 빛나는 그림책이지요.

버니비가 꿀을 더 빨리 먹을 수 있게 책을 여러 방향으로 돌리거나 버니비가 더 높이 날 수 있도록 위로 올리면서 그림책을 봐야 합니다.

당연히 그림책을 보며 저도 아이들도 한 마음으로 버니비를 응원하며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버니비를 돕다보니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고 웃음이 나더군요. 덕분에 책을 보는 행위가 정적이기만 한 게 아니라 이렇게 몸과 마음을 다해 몰입하는 즐거운 생기 넘치는 일이란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들의 응원하는 목소리와 웃음 소리를 듣는 일이 엄마인 저에게 응원과 같기에 제가 응원을 받은 기분이 들더군요.

<버니비를 응원해 줘>는 이렇게 책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특별하지만 남다른 주인공 만큼이나 우리 각자가 지닌 다름이 타인과 나를 구별하는 약점이나 단점이 아닌 나를 나이게 하는 나만의 강점이고 장점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려주기에 특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다름을 틀림으로, 자꾸 이상한 것으로 구분짓는 잣대를 가진 어른들에게 더 보여주고 싶어지는 그림책이기도 했어요. 우리 모두가 달라서 유일무이하고 특별한 소중한 한 사람 한 사람이라는 것을, 남들과 다른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나의 가장 특별한 장점이 될 수도 있음을 따뜻하게 전달해 주는 <버니비를 응원해 줘>

[할아버지가 낮잠 자는 동안에]의 아름답고 다정한 그림으로 기억하는 박정화 작가님의 첫 창작 그림책이라 역시 내용도 그림도 그리고 캐릭터인 버니비도 사랑스러움이 넘쳐 흐르네요. 그리고 남다름을 숨기거나 창피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특별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버니비처럼 자신을 사랑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라는 작가님의 따뜻한 응원이 실려 있다는 것도 눈치채실 겁니다. 출판사인 후즈갓마이테일에서 준비한 사랑스러운 버니비 스티커와 경기장 만들기 놀이 세트까지 보시면 버니비와 사랑에 빠지실 거예요. ^^

 


누군가를 응원하고,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한 우리 모두에게 응원이 되어 줄 그림책 <버니비를 응원해 줘>

우리는 서로를 응원하며 살아가야 하는 그런 존재들이기에 저의 작은 응원도 보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벚꽃 팝콘 웅진 우리그림책 58
백유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0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것을 예감하며 가장 기다리는 것은 무엇인가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벚꽃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제게 올해 봄은 유난히도 짧게 느껴졌는데 아마도 코로나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코로나로 봄맞이도 꽃구경도 제대로 못한 제 눈과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책 <벚꽃 팝콘>

제목에서 버찌의 향긋한 냄새와 팝콘의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만 같습니다.

벚꽃 팝콘은 먹을 수 있는 걸까요?

정말 그렇다면 아마도 분홍분홍한 맛이 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긴 겨울의 끝.

겨울 잠을 자던 동물 친구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동물 친구들을 찾으며 봄이 왔다고 알려주기라도 하듯 여기저기 피어난 여러가지 다양하고 아름다운 봄꽃을 보느라 쉽게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지 않는 첫 장.

서로 인사도 나누고, 세수도 하고, 새싹을 보며 반가워 하던 다섯 친구들은 이내 배고픔에 시무룩해집니다.

다행히 토끼가 좋은 생각을 해내고 친구들은 토끼의 지시대로 재료를 준비해 오지요.

뜨겁게 달군 돌판 위에 유채기름을 붓고 옥수수알을 넣은 후 허브 가루를 뿌리면 팝콘 완성!

친구들은 남쪽에서 돌아온 새들과 맛있게 완성된 옥수수 팝콘을 나누어 먹습니다.

길고 긴 겨울잠을 오래 자서인지 친구들의 허기는 쉬이 채워지지 않지요.

아쉬워하는 모두를 위해 새들이 하나둘 부지런히 씨앗을 물어 오고 다시 동물 친구들은 불을 피워 씨앗들을 달달 볶습니다.

'톡!' '톡!' '톡!' '토독!' '토도독!'

점점 커다랗게 부풀어 오른 씨앗은 어떤 팝콘이 되었을까요? ^^


백유연 작가님이 하나 하나 정성스레 물을 들인 다양한 분홍빛의 한지 벚꽃 팝콘.

그 향기와 맛이 한 장면 가득차고 넘칩니다.

한지의 촉감을 상상하니 이 햇살을 가득 머금은 벚꽃 팝콘의 식감이 어떤 것일지 여러분도 짐작이 되실 거예요.

옥수수알이 열을 받아 하얀 꽃으로 변하는 순간처럼 봄의 따사로운 햇살에 몸이 단 벚꽃이 톡하고 만개하는 순간.

사실 우리 귀에는 들리지 않지만 어쩌면 팝콘이 터지듯 봄꽃들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순간 온 세상이 꽃 팝콘 터지는 소리로 가득하겠구나 하는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역시 아닌게 아니라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을 보시면 오감으로 봄을 만나는 경험을 하실 거예요.

봄이란 겨우내 잠자던 생명들의 모든 감각을 깨우는 축제란 걸 느꼈습니다.

영화관에 갈 때만 챙기던 옥수수 팝콘을 저는 이제부터 봄꽃 구경을 하러 갈 때도 가져가려고요.

꽃의 개화가 가장 정적인 생명의 움직임인 줄 알았는데 정말 스펙타클한 4D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는 걸 이제 알게 되었으니까 말입니다.

팝콘을 부르는 그림책 <벚꽃 팝콘>

코로나로 놓쳐버린 꽃놀이가 아쉽다면 <벚꽃 팝콘>을 펼쳐 보세요.

온갖 봄꽃들이, 잠들어 있던 생명들이 봄의 축제를 오감으로 즐기는 순간을 함께 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당신의 마음 속 꽃들도 '톡!'하고 꽃망울을 열고 '펑!'하고 꽃잎을 펼칠 거예요.

우리의 봄은 지금 바로 여기에 있으니까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