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롱 드 홈즈
전건우 지음 / 몽실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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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탐정단의 걸크러시!! 그저 그런 추리물이라 생각하면 아니 아니 아니되어요~* 전건우 작가님의 추리물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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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미움들 - 김사월 산문집
김사월 지음 / 놀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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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앞에서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대중가요와 아이돌의 화려함에 점점 식상해질 무렵 진심이 담긴 마음을 노래하는 인디뮤지션들의 목소리를 따라 어느덧 홍대 근처 소규모 공연장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다. 꾸밈없는 투명함으로 이야기하고 노래하는 대부분의 인디뮤지션을 좋아하게 되었지만 유독 귀를 기울이게 하는 노래들이, 다시 한 번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가수들이 있었다. 그런 뮤지션 중의 한 사람이 바로 김사월.

그 김사월이 하나 하나 눌러 쓴 진심을 담은 책 <사랑하는 미움들>

새 음반이 나왔다는 이야기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만났다.

역시나 김사월의 마음이 어떻게 이야기가 되고 어떻게 노래가 되었는지가 <사랑하는 미움들>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을 보기 전에 들어왔던 김사월의 노래가 더 또렷하고 선명해진다.

한국이란 사회에서 젊은 여자로 살아가는 김사월이 나오는 '1부 젊은 여자'에서는 스토커의 미친 눈빛에 쫓기기도 하고, 성정체성에 대한 사람들의 쓸데없는 관심이 부담스럽고, 욕망받는 존재와 자유로운 존재 사이에서 갈등하고, 외모에 대한 불만으로 다이어트약과 폭식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하며 "오늘 외모를 덜 꾸밈으로 인해 내가 잃는 것도 있겠지만, 만약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을 살릴 수 있다면 주저할 것이 없다"고 꾸밈노동에 파업을 선언하고, 꾸미지 않는 힘을 믿고 싶어한다.

"스스로를 구원하고 싶었던 나의 마음이 다른 누군가를 죽이지 않는 선택으로 해소"하고자 비거니스트로 살기 시작한 김사월의 모습에서도 그녀만의 강단이 느껴져 그녀가 더욱 좋아지기 시작한다.

'2부 누군가에게'는 김사월이 주변을 바라보며 누군가에게 하는 넋두리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김사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 공간 '한 잔의 룰루랄라', 무대 위에서 처음 잊은 노랫말, 공연 가는 길에 교통사고로 전원 사망한 어느 밴드 이야기는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요가와 발레를 하며 움츠러드는 몸에게 자꾸 기지개를 켜게 하는 노력과 조금 자신과 비슷한 몽상가 외할아버지와 그녀의 하루에 없어선 안 될 김영하 작가의 팟캐스트, 대도시에 사는 이상한 낭만을 느끼게 하는 일주일의 5일은 출근하는 스타벅스 작업실, 그녀의 스물넷 그 자체였던 사람, 그녀의 애마 바이크, 계절과 자연의 손길에서 느끼는 그녀만의 감각들을 시시콜콜 이야기하는 사월. 친구처럼 툭하고 던지는 이야기들에 귀기울이게 되고 공감하기도 하며 점점 더 그녀에게 다가간다.

'3부 너무 많은 연애'에서는 김사월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녀는 휘발성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꿈에 출연하는 옛 연인들 때문에 괴로워하기도 하고 떠난 이가 오늘 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랑을 나누기를 바라고 수많은 연애만큼이나 남은 수많은 이별담에 더이상 궁금하지 않은 사랑을 말하다가도 여전히 나방처럼 영혼의 단짝을 찾아 헤매는 자신이 신기한 그녀. 자신을 세상에 보여주면서부터 누구도 사랑하지 않게 되어버린 가벼운 영혼의 김사월의 이야기는 내게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킨다. 조금 더 가까워진 김사월의 조금 더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보는 것 같은 만남.

'4부 사월에게'는 김사월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고백하는 정말 말 그대로 벌거벗은 자아가 들어 있다. 죽고 싶다가도 살고 싶어하는. 그것도 제대로. 미술 실기를 준비하던 10대 시절의 기억들, '대기실에서 어서 마치고 싶기도 하고 영원히 그 순간에 머물고 싶기도 한 '공연 전의 기분은 그 솔직함에 그 느낌이 어떤 것인지 정확하게 와닿는다. 무엇보다 "나는 물건이 아니다.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설거지를 하는, 선의와 비열함을 모두 가진 한 명의 살아 있는 사람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해줘서 오히려 내가 더 고마운 기분. 이제 누군가 오해했던 이야기들이 이해받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김사월의 <사랑하는 미움들>을 따라 그녀의 속내를 한 장씩 넘겨보니 무대 위와 무대 아래에서의, 본명과 활동명 사이를 오고 가는 한 사람의 그녀가 뚜렷한 윤곽을 가진 실체로 다가온다. 그녀가 진심을 꾹꾹 눌러 쓴 탓일까? 마치 뒷 장에 남은 눌린 자국처럼 그녀의 진심이 마음 속에 남아 어느 날이건 내 마음을 어루만지다 그녀의 자국을 느끼고는 반가울 것만 같다.

그녀가 어디에서든 계속 그녀를 사랑하고 미워하는 것들을 노래하고, 자신을 사랑하고 미워하는 그런 자신을 노래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어디에선가 내가 그녀가 불러주는 노래를 계속해서 들을 수 있기를, 그녀가 사랑하는 미움들을 노래하는 모습을 계속해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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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그네 (10주년 기념 리커버 특별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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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허기진 책이 있을까?

이토록 흔들리는 책이 있을까?

책을 덮기가 무섭게 밀려드는 허기에 그만 다시 첫 장부터 읽게 만든 책.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

1945년 나치에 의해 파괴된 소련의 '재건'을 위해 루마니아 거주 독일인들이 강제수용소로 유형을 갔다. 이 이야기는 그 지옥 같은 수용소에서 살아돌아온 시인 오스카 파스티오르의 경험담에서 시작된다. 함께 책을 내려고 했으나 그가 2006년에 갑자기 사망하고 상실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던 헤르타 뮐러. 일 년 후에야 헤르타 뮐러는 레오폴트 아우베르크라는 주인공을 통해 그의 이야기를 소설로 엮어낼 수 있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배고픈 천사가 밀어주는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는 그네를 타는 한 인간의 생을 목도하며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열일곱.

가장 자유롭고 싶은 나이에 레오폴트는 러시아 수용소로 끌려간다.

"나라와 가족들에 대한 공포. 나라가 나를 범죄자로 가두고, 가족들이 나를 치욕으로 여겨 내쫓으리라는 이중 추락의 공포"라고 그는 말한다.

늘 자신이라는 침묵의 짐을 들고 다녔던 그에게 삶은 공포였다.

사실 그는 당시만 해도 동성애자임을 들키면 감옥행이었기에 그리고 그보다 가족들에게 수치심을 안겨주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은 그에게는 러시아 수용소행이 기회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소설의 시작은 바로 그 수용소로 가기 위해 짐을 꾸리는 일로 시작한다.

그가 가져간 것 중 마지막까지 함께 살아남은 것은 "너는 돌아올 거야"라는 할머니의 말이었다.

"너는 돌아올 거야는 심장삽의 공범이 되었고, 배고픈 천사의 적수가 되었다. 돌아왔으므로 나는 말할 수 있다. 어떤 말은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라고 레오가 말한 것처럼 레오는 그 말에 끌려 되돌아온다.

극한의 추위와 사나운 배고픔, 향수병, 들끓는 빈대와 이 그리고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살아남으려는 자와 그냥 살아지는 대로 살아가는 자 그리고 죽음을 택하거나 어이없이 죽음을 당하는 자들과 함께 지낸 수용소를 거쳐 일상으로 돌아온 레오.

그러나 떠났다 돌아온 이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변하지 않았다.

레오는 수용소에서 보낸 뼈와가죽의시간 동안 바깥세상에 대해 향수하고, 수용소에서 나와서는 수용소가 자신의 것이기를 강요하는 향수에 빠져 숨막혀 한다. 벽에서는 숨그네가, 가슴에서는 심장삽이 똑딱 소리를 내고 레오는 수용소를 그리워한다. 그는 잠 못드는 밤마다 의지와 상관없이 검은 트렁크를 꾸린다. 그렇게 수용소의 물건들이 찾아와 그를 괴롭힌다. 굶주림에서 벗어나고서도 굶주림에 대항해 글자 그대로 삶을 먹는 그.

육체의 허기와 영혼의 허기짐을 <숨그네>에서는 역사라는 인간들의 시간 속에서 어떻게 처절하게 하나의 사건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와 그것이 여전히 다른 형태로 현존하고 있는지를 헤르타 뮐러만의 시적인 언어로 보여준다. 그래서인지 이 작품이 갖는 독특한 분위기는 처연함을 더해주지만, 적나라한 현실이 역겹게 느껴지기보다 담담하고, 단어 하나 하나가 눈길을 오래 사로잡는 경험을 하게 만든다. 이런 역사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내 곁의 '배고픈 천사'의 존재에 대해 알려주는 경고이자 아름답고 진실된 이 이야기는 2009년 노벨문학상을 받는다. 책을 덮는 순간 아니 펼치는 순간 수상할 수 밖에 없는 그 이유를 알게 될 것이다.

생명을 얻게 된 순간 우리는 그네에 오른다.

숨그네.

허기의 또 다른 이름 '배고픈 천사'

우리가 그네에서 내려오는 순간 '배고픈 천사'는 우리를 떠난다.

죽음이 아니고서는 '배고픈 천사'와 이별할 수 없는 우리.

우리가 살아보겠다고 발을 동동 구르며 '숨그네'를 타다 지치기라도 할라치면

'배고픈 천사'가 와서 등을 밀어준다.

그렇게 우리는 끝도 없이 '숨그네'를 타야 하는 운명.

내 곁을 배회하는 '배고픈 천사'는 어떤 종류의 허기일까?

그것은 아마도 글이라는 허기인지도 모르겠다.

또 다시 굶주린 영혼을 안고 또 다시 책을 펼쳐드는 나를 보고 있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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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어머니의 집밥을 먹을 수 있는 횟수는 앞으로 328번 남았습니다
우와노 소라 지음, 박춘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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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지표인 숫자가 품은 뭉클한 사연에 눈물날 것 같은 이야기들! 우리 마음에 몇 번의 노크를 해올지 그 두드림을 카운트다운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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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
에스더 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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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고 부드러운 딸기 우유빛 색감도 사랑스러운데

보송보송하고 포근해 보이는 귀여운 토끼 캐릭터라니

이건 뭐, 게임 끝!

소녀이거나 마음 속에 소녀를 품고 사는 이들에게는

치명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는 버니들이 등장했다.

게다가 이 버니들 성격도 장난이 아니다.

오늘의 주인공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의 버니들을 만나보자.

 
 


귀엽고 세련된 패셔니스타 '리본버니',

심술궂어 보이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워커홀릭 '옐로우버니',

선물이자 방어막인 장미를 늘 들고 다니는 감성적이고 사려 깊은 '로즈버니',

강하고 상냥한 분위기 메이커 '라벤더버니',

이해심 많고 친절한 리본버니의 절친 '크림버니'까지 개성 넘치는 러블리한 버니들.

이 사랑스러운 친구들을 만든 이가 누구인가 궁금한 게 당연하다는 듯이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의 프롤로그에는 이 버니들을 만들어낸

작가 에스더 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국인 부모 밑에서 자라고 LA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10대를 보낸

그야말로 다국적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지만

정작 자신은 정체감과 소속의 문제로 혼란의 시간을 살아내야 했던 에스더 김.

언제나 다른 사람의 얘기를 듣기 위해 큰 귀를 기울이고,

타인에게 집중하기 위해 항상 옆을 보는 에스더버니는

그런 자신의 정체성에서 오는 고독감과 외로움을 담아낸 버니들이다.

내 행복을 우선시하고 내 삶을 있는 그대로 사는 용기를 갖고

어디에 있든, 누구와 있든, 어떤 때이든 '나'를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에스더 김 작가의 마음이 투영된 버니들이기도 하다.

그런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마음이 내는 소리에 귀기울이며

치유로써 그림을 그린 그녀의 작품이기에

버니들을 만나는 우리에게도 그런 진심이 전달되는 모양이다.

 
 


자신을 위해, 더 나은 일상을 위해 내 마음에 좋은 것을 선택하며 살아가는 버니들,

어설퍼 보여도 단 하나밖에 없는 가치 있는 작품인 나 자신을 응원하고 사랑하는 버니들,

무엇보다도 가슴에 가장 남았던 이야기는 스스로 인내심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불편한 상황에 나를 맞추느라 아프게 되는 거라는 버니의 이야기.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느라 스스로가 스스로를 얽매고 아프게 한다는 사실도 모른채

지내온 순간들에 대한 나를 위한 반성과 더불어

내가 나를 돌보고 아끼고 사랑하고 싶어지는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

작가의 또 다른 자아들이면서 동시에 누구나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내가

바로 이 버니들의 모습에 들어 있기에 이들에 공감하고 위로받고 다시 스스로를 응원하고 싶어진다.

이처럼 사랑스러운 버니들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돌아보게 만들수 밖에 없는 이유는

한 장 한 장 넘기며 점점 버니들의 매력에 빠져드는 자신을 보며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리본버니가 말한 것처럼 책은 최고의 액세서리임에 틀림없고,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는 그런 의미에서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액세서리.

게다가 마음을 안아주는 기능까지 갖춘 가성비 최고의 아이템이니

<에스더버니, 어디서든 나를 잃지 마> 한 권이면 오늘 당신은 최고의 패셔니스타가 될 수 있다.

나를 칭찬하는 영양제를 입에 털어넣고 버니들의 사랑스러움에 입가에는 웃음을 걸치고,

타인에게서 받은 상처와 세상이 안겨준 무거운 책임은 털어버린 가벼운 속옷과

자신감으로 나다움이라는 겉옷을 입고서 마지막 화룡점정은 나를 응원하는 이 책으로 마무리.

오늘부터 어깨에 힘 좀 주고 걸어도 되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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