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곰돌이 - 반대말 곰돌이
아가타 크롤락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무언가를 인식하게 되면서 그리고 그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같음과 다름이라는 프레임으로 분류하고 유목화하면서

우리는 점점 더 세상의 많은 것들을 만나고 알아가게 됩니다.

아이와 함께 같지만 다르고, 다르지만 같은 < 곰돌이>들을 만나보았습니다.

볼 빨간 사춘기 아니고 볼 빨간 곰돌이가 빙긋 웃으며 맞아주네요.

< 곰돌이>를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반대되는 형용사를 소개해 주는 곰돌이들과 인사를 나눠봅니다.

행복한 곰돌이, 슬픈 곰돌이

그리고 큰 곰돌이, 작은 곰돌이...

그리고도 이어지는 다양한 곰돌이들 퍼레이드~*

정말 이런 저런 곰돌이들이 가득합니다.



아이보리색 바탕에는 검은 색으로 그린 곰돌이가

검정색 바탕에는 하얀 색으로 그린 곰돌이가

번갈아가며 등장하는데요.

이것도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이라는 반대 개념을

색으로 보여주고 있네요.

그리고 각 장마다 여러 색깔의 짧은 선, 긴 선, 사선, 동그라미는

다양성을 표현해 놓은 것처럼 보여요.

이런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도 신경 써서 만든

그림책이란 생각에 그 정성이 느껴져서 더 좋았습니다.

부록으로 들어 있는 아트페이퍼를 가지고

아이들과 반대 개념과 더불어 다양성을 이야기하고 즐겨볼 수도 있네요.

저도 작가님의 곰돌이들 뒤에 줄을 서 보려고

서로 다른 두 마리의 곰돌이를 그려보았어요. ^^

다른 동물로 나만의 <이런저런 OOO> 그림책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아요.

다른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이 공존할 수 있는

멋진 시작이란 생각을 해봅니다.

어느 순간 다름은 나쁨이란 생각이 우리들 사이에 자리잡게 되었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더군요.

이렇게나 달라서 이렇게나 다양한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건데 말이에요.

다름을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그 많은 다름이 다양한 우리를 만들어준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멋진 그림책 < 곰돌이>

이런저런 우리 모두에게 이런저런 다름의 아름다움을 만나게 해주니

꼭 한 번 만나봐야 할 그림책이라 소개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문이 터지는 언어놀이 - 2~5세 내 아이를 위한 두뇌발달 놀이법 말문이 터지는 언어놀이
김지호 지음 / 길벗 / 201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가 되기 전에는 말이란 저절로 배우게 되는 거란 생각을 은연 중에 하고 있었다. 적어도 모국어는 말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아이를 낳고 완전히 바뀌었다. 대부분이 그렇지만 언어 역시 모방을 통해 배우는 것이기에 부모와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한 발달 과업 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 한 사람 언어를 아이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즐겁고 자연스럽게 접하게 할 수 있는지를 일부러 배우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수혜(?)를 받지 못해 막상 아이의 언어 발달에 적신호가 들어오자 그저 당황스럽기만 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다는 생각 정도 밖에 못했기 때문에 <말문이 터지는 언어놀이>와의 만남은 반가움이 앞섰다.

저자인 김지호 선생님은 13년간 언어치료사로 일해 오며 현장에서 성과가 있었던 방법들을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도 일상에서 아이들의 언어 발달에 도움을 주고 어른과 아이가 행복하게 소통하는 데 작은 힘이 되고자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전문가들보다 아이들의 부모님과 가족들일 테니 아이들에게나 어른들에게나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이런 책을 만들어주었다는 점이 무척 고맙게 다가왔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1부에서는 언어 발달의 과정과 이를 돕기 위한 구체적인 예시가, 2부와 3부에서는 어휘력을 기르는 놀이를, 4부에서는 상황 놀이를 통한 보다 적극적인 놀이가 그리고 5부에서는 아이가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부에서는 놀이를 통한 언어발달의 자연스러움과 중요성을 이야기해주면서 언어바달에 도움이 될 대화법을 소개해 분다. 2부에서 낱말 중심으로 제시하는 놀이의 대부분이 집에서, 놀이터에서, 시장이나 마트에서, 동네 산책을 하면서 활동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생활밀착형 놀이들을 소개하고 그 방법에 대해 설명해준다.

3부에서는 문장을 배울 수 있는 간단한 게임과 놀이가 나와 있고, 4부에서는 상황 놀이를 통해 문장을 말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와 있다. 5부에서는 언어를 배우면서 생길 수 있는 발음, 말더듬, 고집, 산만, 말을 하지 않는 등의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다.

저자의 목표대로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기에 어려운 설명은 최대한 줄이고 꼭 필요한 내용만 담고 아이들과 할 수 있는 놀이에 보다 집중한 책이다. 각 놀이마다 목표와 관련표현이 제시되어 있어 준비된 마음으로 아이와 놀 수 있게 가이드를 제시해 준다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사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어휘가 굉장히 제한적인데 책에 대화 내용이 적지 않게 나와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의 구성이 발달 순서대로 단어에서 문장으로 확장되는 놀이를 소개해 주고 있는 점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바란다면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표현의 놀이를 바로 찾을 수 있게 마지막에 표현들이 들어가는 페이지가 있는 인덱스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아이의 언어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들에게는 참 반가운 책이란 생각이 든다. 뿐만 아니라 말을 배우는 과정을 거치는 모든 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해 주고 있어 모든 부모들에게 참고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를 통해 어떤 언어적 자극을 줄 수 있는지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바쁜 엄마, 아빠들도 쉽게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활용도가 높은 책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놀면서 부대끼는 순간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미 합격점을 주고 싶지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물의 탄생 -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에 숨은 과학
캐스린 하쿠프 지음, 김아림 옮김 / 생각의힘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최초의 과학소설이자 최초의 공포영화에 영감을 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초판이 출간된 지 약 200년이 지난 지금도 끊임없이 작품 그 자체로 그리고 대중문화에 미치고 있는 그 영향력이 대단한 작품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하기까지의 그 비하인드 스토리와 작품 안에 들어 있는 과학과 사상 그리고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 <괴물의 탄생>을 만났다.

<괴물의 탄생>은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1부 착상에서는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작품을 쓰게 된 시작까지를 2부 창조에서는 작품의 주인공인 빅터가 괴물을 창조하는 작품 내용에 해당하는 부분과 관련된 과학 이야기를 마지막 3부 탄생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의 마지막과 메리의 죽음까지의 생을 다룬다.

1부에서는 작가인 메리 셸리의 탄생부터 어린 시절 영향을 미친 부모님, 교류했던 사람들 그리고 그녀가 살아간 시대와 사회상을 통해 [프랑켄슈타인]을 쓰게 된 배경이 나온다.

급진적 페미니스트인 어머니의 명성을 우상화했으며 끝까지 반목했던 새어머니와의 관계 그리고 작품에 많은 영향을 끼친 남편 퍼시와의 만남과 결혼까지 19세기라는 계몽주의 시대를 통과하며 여성으로서 그녀의 삶이 서술되어 있어 인간 메리 셸리를 우선적으로 만나볼 수 있다. 집안의 반대로 퍼시와 이복동생 클레어를 동반한 가출 여행은 나주에 작품의 배경에 많은 소재를 제공한다.

1816년 빌라 디오다티에 모인 셸리 부부와 시인 바이런, 존 폴리도리는 바이런이 제안한 '유령 이야기'를 쓰는 경연을 하게 되는데, 재미있게도 메리가 지어낸 [프랑켄슈타인]은 초자연적이거나 유령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닌 과학소설로의 정당성을 갖춘 작품이 된다. 더불어 존 폴리도리는 [뱀파이어]를 만들어내게 되니 바이런의 제안 덕에 우리는 두 개의 엄청난 작품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2부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의 빅터가 메리의 남편인 퍼시를 비롯한 그녀의 주변 인물들의 캐릭터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려주면서 당시 과학을 집약적으로 설명해준다.

우리가 알고 있는 주기율표의 최초 모델을 만든 라부아지에와 닮은 빅터의 스승 크렘페 교수, 화학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한 데이비는 빅터와 발트만 교수에게서 그 모습이 발견된다. 그리고 빅터의 일부를 담당한 당대 최고 유명 해부학자인 존 헌터(휴 로프팅의 [둘리틀 박사]라는 캐릭터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의 주인공 그리고 허먼 멜빌의 [모비딕]에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빅터가 해부학과 더불어 발전한 보존학 그리고 생리학과 관련해 얻은 지식으로 자신의 창조물을 만들기 위해 사체의 각 부위를 모으고 이를 조립하기 위한 이식과 수혈, 인공부속품의 사용과 관련한 내용, 창조물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이용한 전기과학까지 섭렵한 것을 보면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말 그대로 당대의 과학자들의 집합체라고도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겠다.

마지막 3부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작품의 탄생 이후 메리의 생애와 작품 속 빅터와 그의 창조물의 최후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며 [프랑켄슈타인]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과 그 의의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덧붙이고 있다.

<괴물의 탄생>을 보고나니 내가 읽은 [프랑켄슈타인]은 반쪽짜리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1818년 원본과 1831년 판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점 그리고 둘 사이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어서 반가웠다. 남편인 퍼시의 영향을 걷어내고 불완전한 내용을 보충한 지금 우리가 읽고 있는 [프랑켄슈타인] 역시도 어쩌면 <괴물의 탄생> 전과 후의 [프랑켄슈타인] 이렇게 둘로 나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괴물의 탄생> 자체가 갖는 매력과 그 영향력도 상당하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못지 않게 흥미롭고 재미있는 <괴물의 탄생>은 작품에 숨어 있는 과학들을 마치 숨은그림 찾는 것처럼 하나씩 밝혀준다. 메리는 비록 세 차례나 아이를 잃지만 그녀의 또 다른 아이인 [프랑켄슈타인]은 문화의 각 영역에서 여전히 계속해서 아이를 양산하고 있다. 이 사실은 빅터가 인류에 위협을 가할 것을 걱정하고 두번째 창조물을 죽여버린 것과는 대조적이면서 유전학의 변이를 보여주는 것 같아 흥미롭기도 하다. 과학소설이라는 장르의 시발점이기도 한 [프랑켄슈타인]은 자연발생이라는 과학철학이 생명의 탄생에 대한 인간들의 호기심에서 출발한 것처럼 이 작품도 끊임없이 논의되어 오는 바로 그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런 생명을 가진 작품이라는 점도 굉장히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괴물의 탄생>을 읽는 과정은 마치 [프랑켄슈타인]을 해부하는 동시에 죽음에서 시작되는 생명과 관계된 화학, 의학, 생화학, 전기, 신경학에 걸친 다양한 인물들과 실험들이 어떻게 프랑켄슈타인에 영향을 미쳤는지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켜 작품이 탄생된 그 시대를 만나는 것 같다.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작품 안에 그야말로 한 시대가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괴물의 탄생>. 어쩌면 이야기라는 괴물이 탄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모아지고 골격을 갖추고 연결이 되어 하나의 창조물이 되어가는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 같았다. <괴물의 탄생>은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관통하는 과학이야기를 훌륭하게 이식하고 접합한 캐스린 하쿠프라는 집도의 손에서 그야말로 엄청난 이야기의 탄생을 목도하게 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까까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53
김성은 지음 / 북극곰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들이 '엄마'와 '맘마' 다음으로 가장 빨리 배우는 말이

바로 '까까'가 아닐까 생각해요.

저희 둘째는 15개월 되기도 전에 '까까'와 '까자'를 말하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엄마'보다 더 많이 하는 말이 되었네요. ^^;;

그림책 <까까>에는 어떤 맛있는 까까가 나오는지 한번 볼까요?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도넛을 가운데 두고

거미 한 마리와 하얀 강아지 그리고 까만 까마귀가 등장한 <까까>의 표지!

이 그림책의 주인공들이 모두 모였네요.


다음 장에는 이 이야기가 펼쳐질 무대가 등장합니다.

개집과 빗자루, 트렘폴린, 거미집이 있는 과일나무, 미끄럼틀과 킥보드, 모종삽과 긴 호스 그리고 사다리와 큰 헛간, 양배추와 당근이 심긴 밭이 보이네요. 이것들은 이 이야기의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의도된 소품들이니 꼭 눈여겨 보고 가실 필요가 있답니다. ^^

사건의 발단은 하얀 강아지의 까까인 도넛을 까만 거미가 훔쳐가면서 시작됩니다.

그러고보니 색깔도 백과 흑으로 선명하게 대비되네요. 마치 선과 악, 칼과 방패 같이 말이에요.

강아지는 아까 언급했던 것들을 이용해 도넛을 되찾으려고 하고 거미는 도넛을 지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둘의 엎치락뒤치락하는 싸움에 깨알같이 등장하는 까마귀의 행동은

강아지에게 도넛을 되찾는 방법을 떠올리게 하는 의도하지 않는 훈수 역할을 하지요.

<까까>는 도넛을 두고 벌이는 강아지와 거미의 쟁탈전이 정말 재미있게 묘사된 그림책이랍니다.

어떻게 하면 도넛을 되찾을 수 있을지 강아지 입장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아보고,

어떻게 하면 도넛을 지킬 수 있을지 거미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예요.

그리고 무언가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결국 주변을 살피지 못하고

지키고 싶은 것을 모두 잃게 되는 결과를 보여주지요.

어부지리의 교훈(?)이 들어있기도 한 그림책 <까까>

도넛 대신 다른 것을 얻은 강아지와 거미.

나란히 앉아 곰곰 생각하며 까까를 먹습니다.

이 둘의 사이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보는 재미와

도넛의 주인은 누가 되었는지 추리하는 재미는 여러분께 맡길게요.

제 추리로는 둘의 싸움을 보다 못한 까마귀가 내린 특단의 조치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 같다는 힌트 아닌 힌트를 남겨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똑같네 똑같아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52
김숭현 지음 / 북극곰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떤 물건을 보고 누군가 떠오르거나

그 반대로 누군가를 보고 무엇인가 떠오른 적이 있나요?

우리의 상상의 출발이면서 그림책 <똑같네 똑같아>의 시작.


잠든 강아지 곁을 꼬불꼬불 뱀이 지나갑니다.

뱀이 갑자기 뭔가를 보고 "똑같네 똑같아!"라며 하하하하 웃지요.

물뿌리개와 코끼리.

머리빗과 고슴도치.

선풍기와 목도리 도마뱀.

솥단지와 거북이.

정작 친구들은 도대체 뭐가 똑같은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기분도 좋지 않구요.

답답해진 뱀은 무엇이 똑같은지 알려줍니다.


그러다 갑자기 비교당했던 네 동물 친구들이 뱀을 보며

일제히 반응합니다.

"와아아아아아! 정말 똑같네 똑같아!

과연 무엇을 보고 뱀과 똑같다고 한 걸까요?

힌트를 드리자면 아까 자고 있던 강아지가 남기고 간 흔적.

앗! 너무 힌트를 많이 드린 거 같네요. ^^

여러분도 보면 아마 똑같은 말을 하게 될 거예요.

이 그림책을 보며 흥미롭게 다가온 부분은 크게 두 가지였어요.

뱀이 발견한 사물의 똑같은 점과 동물 친구들이 바라본 사물의 특징은 달랐다는 게 첫 번째이고

친구들이 뱀의 말을 듣고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유가 뭘까 하고 생각하게 만든 게 두 번째였어요.

첫 번째는 모두가 각자의 눈으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뱀과 친구들의 시선을 통해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로가 생각하는 사물의 두드러진 특징에 따라 정말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

그러면서 사물의 일부를 닮을 수는 있어도 그것이 내 전부가 아니고 진짜 내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을 수 있지요.

두 번째 질문의 대답으로 무엇보다도 전하는 이의 말의 온도와 태도의 문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어요.

뱀이 놀리는 투로 웃고 이야기하는 바람에 친구들 마음이 좋지 않았다는 추측을 해봅니다.

결국 말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전달하는 말의 온도와 태도 역시 중요하지요.

아이들은 그림책의 뱀처럼 직접적으로 전달하다가

어른이 되면서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어쩌면 더 계산된 비유를 할 수 있게 되겠지요.

그럼에도 어른들에게도 이 그림책이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역시나 말하는 태도의 문제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는 점이라 생각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이 그림책의 통쾌한 반전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이 책의 마지막은 "똑같네 똑같아"라는 말이 뱀에게로 되돌아오는 장면.

책 표지의 동물 친구들이 웃는 모습은 비교당했던 기분 나쁜 경험에서 벗어나

바로 웃음으로 전복되는 그 순간을 포착해 놓은 것이고요.

똑같네 똑같아라는 말은 사물의 닮은 점을 향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사물의 다른 면을 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 같은 위치에 있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또 전달된 감정과 말이 되돌아오는 방식은 똑같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똑같네 똑같아>는 GRAFOLIO와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주최한 제4회 상상만발 책그림전 수상작입니다.

상상만발이란 말에 어울리게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그림을 보면서 상상해야 합니다.

그 부분이 이 그림책이 갖는 그림책으로서의 장점이고 미덕이란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제게는 <똑같네 똑같아>가 김숭현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그림책이자

다음 그림책이 담을 작가님의 상상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 작품입니다.

비교당했던 안 좋은 기억과 갈등이 마지막 부분을 보며 해소되는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주면서

모두 무언가 닮은 구석이 있다는 사실과 사물을 바라보는 각자의 시선이 다 제각각으로 다르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 보게 해주는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드는 <똑같네 똑같아>

아마 이 그림책을 보고 나면 사물을 보며 무엇끼리 어떤 점이 같은지 상상하고 찾아보고 싶어질 거예요.

어쩌면 뱀이 당한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동물 친구들처럼 통쾌하게 웃으며 마음이 가벼워질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저런 즐거움이 가득한 <똑같네 똑같아>

똑같지만 다른 상상의 세계가 주는 즐거움을 만나보세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