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말해요
조지 섀넌 지음, 유태은 그림, 루시드 폴 옮김 / 미디어창비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가 태어나 울음을 터트린 첫 만남의 순간!

아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아이를 안아 가슴에 눕혀

그 작디 작은 손을 향해 제 손가락을 내밀었습니다.

놀랍게도 아이는 아직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면서도

제 손가락을 꼬옥 쥐어 주었지요.

그렇게 우리는 손을 맞잡고 첫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그 뒤로 아이의 손은 아이와 함께 자라고 있어요.

그리고 수많은 이야기를 저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그런 우리의 손에 대한 그림책 <손으로 말해요>에서는

우리가 손으로 나눈 사랑스럽고도 다정한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엄마와 아이 그리고 아빠,

이렇게 세 사람이 맞잡은 손은 서로를 이어줍니다.

사랑으로 말이에요.

손으로 사랑을 말하는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표지를 넘겨보니

모래 사장 위에 예쁜 조개껍질과 파도가 실어다 준 바다 친구들을

모아 예쁘게 하트 모양을 만들고 있는 소녀가 보입니다.

이 소녀의 가족이 오늘의 주인공이랍니다.

<손으로 말해요>는 손으로 사랑을 말하는 이 가족의 아침부터 밤까지를

따라가며 다양한 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아이들의 아침을 깨우는 엄마의 달콤한 손을 시작으로

아가와 걸음마하는 아빠 손 그리고 한 알 한 알 씨를 심는 손,

따끔따끔 가시를 뽑아 주는 엄마 손, 조마조마 자전거를 잡아 주는 아빠 손,

눈물을 닦아 주고 꼭 안아 주는 손, 나를 붙잡는 손,

아빠에게 한입 건네는 내 손, 책 읽는 손,

이불 덮어 주는 엄마 손, 잘 자라 뽀뽀하는 아빠 손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건네는 사랑이 담긴 손의 대화가 가득합니다.

제가 다 이야기하지 못한 손의 말들은 그림책으로 직접 만나 보세요.

저는 이 책을 보며 내 두 손으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니라는 놀라움과

그것도 참 사랑스럽고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구나 하는 기쁨을 동시에

느끼며 제 두 손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더군요.

나를 표현하는 손, 도움을 주는 손, 기쁨과 즐거움의 박수를 치는 손,

인사하는 손, 위로하는 손, 안아주고 잡아주는 손은 바로 다름 아닌 제 손의 말이기도 하고,

나를 향한 다른 사람의 손이 내게 건네는 이야기이기도 하더군요.

인간에게 언어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손으로도 수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새롭게 그리고 고마움으로 다가오네요.

때로 수많은 입의 말보다 따뜻한 온기 가득한 손의 말이 얼마나 크고 따뜻하게 다가오는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거라 믿어요.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책이 갖는 의미는 그런 손처럼 따뜻하고 고맙습니다.

아이와 <손으로 말해요>를 함께 보며 우리가 손으로 나누는 손의 말들을

더 많이 찾아보고 우리만의 손의 비밀 언어도 만들어 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그리고 큰 도화지에 손도장도 찍어 보며 함께 엮어

우리만의 <손으로 말해요> 그림책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잠자리에 들어 이 책을 보면서 하루 동안 나눈 손의 이야기를 나누며

꿈나라로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 이 글을 쓴 조지 섀넌 작가님은 미국 워싱턴 주의 배인브리지 섬에 살면서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한 책을 쓰신답니다.

유태은 작가님의 부드럽고 따뜻한 그림이 조지 섀넌 작가님의 글과 잘 어우러져

<손으로 말해요>가 더 가깝게 다가오네요.

마지막으로 글을 옮겨주신 루시드 폴 님! 서정적인 가사를 쓰는 분답게

아름다운 글로 우리에게 전달해 주셨네요.

루시드 폴 님이 함께 사는 강아지와 매일 손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이야기에

손이란 교감하는 언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손이란 참 대단하지요?

같은 언어를 쓰지 않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도 그리고 동물과 식물들과도

어쩌면 아직 만나지 못한 외계의 다른 생명체와도 우리는 손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요.

이렇게 멋진 손을 가진 당신의 두 손에 건네고 싶은 책

<손으로 말해요>

이 책은 읽고 나면 곁에 있는 사람의 손에 당신의 손이

말을 걸게 만드는 놀라운 힘을 가진 책이랍니다.

손만 내밀면 돼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넌 뭐가 좋아? 민트래빗 일본 전국학교도서관협의회 선정 도서
하세가와 사토미 지음, 김숙 옮김 / 민트래빗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보다 아이들과 신랑이 먼저인 요즘

내가 뭘 좋아했던 사람인지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이거 큰일이네요.

저처럼 나보다 다른 사람 신경쓰느라 나를 놓친 친구들이

만나면 좋을 책 <넌 뭐가 좋아?>를 읽어 보았습니다.

표지에 고개를 살짝 기울인 오소리가

뭔가 궁금한 표정을 하고 있네요.

오늘의 주인공 숲속에 사는 오소리 친구입니다.

오소리는 어느날 풀만 더부룩한 뜰을 바라보다

밭을 만들기로 결심하지요.

맛있는 걸 심어 듬뿍 거둬들여 요리를 한 다음

친구를 초대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풀을 뽑으면서

무얼 심을까 열심히 생각합니다.


친구 꼬마 돼지가 좋아하는 감자를 심기로 하고

씨감자를 사러 마을로 내려가던 길에 꼬마 돼지를 만났네요.

신나서 꼬마 돼지에게 자신의 계획을 말하는 오소리.

앗! 그런데 꼬마 돼지는 마침 자기 밭에서 캔 감자를 한 가득 담아

오소리에게 주려고 오는 길이었네요.

오소리는 조금 실망한 채 꼬마 돼지가 준 감자를 가슴에 안고 집에 돌아옵니다.

다시 생각에 빠진 오소리! 이번엔 다람쥐가 좋아하는 사과나무로 결정!

그런데 이번에도 사과나무 모종을 사러 가는 길에 다람쥐를 만나고

다람쥐로부터 뒤뜰에 심은 사과나무에서 딴 사과 바구니를 건네 받지요.

친구를 기쁘게 해주고 싶은 오소리는 토끼를 위해 당근을, 고슴도치를 위해 나무딸기를

심어보려고 하지만 매번 친구들에게 받기만 하게 되지요.

결국 뭘 심어야 할지 모르게 돼 화가 난 오소리!

그런 오소리에게 고슴도치는 말합니다.

뭐든지 네가 좋아하는 걸 만들라고, 그러면 자신이 기쁠거라고요.

그날 밤 오소리는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자기가 가장 만들고 싶은 걸 만들기로 했지요.

그게 무엇인지는 책에서 확인해 보세요. ^^

친구들을 무척 좋아하는 오소리의 마음이 참 예쁩니다.

저도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할 때 무척 기쁘고

뭐라도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일 때가 많아요.

사실 인간이 이기적이라고는 하지만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할 때의 모든 사람들은

마음 속 자신의 자리를 그들에게 양보하지요.

상대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 되는 겁니다.

그렇지만 어쩌면 이것은 반쪽짜리 기쁨일지도 모르겠어요.

내 안의 나와 내 안의 상대가 모두 기쁠 때 진짜 행복이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정말 나를 사랑하는 상대라면 그 사람 안의 내가 기뻐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겠죠.

내 안의 나와 상대 안의 나를 향한 배려까지 그 모두를 품고

오늘의 주인공 오소리는 자신과 친구들이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물론 친구 고슴도치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지요.

아... 이런 것이 진짜 사랑하는 사이, 친구가 아닐까요?

저도 엄마가 되고서 처음 한동안은 적응하느라

그리고 너무 기쁜 나머지 저를 잊고 살았습니다.

저를 희생하는 것이 당연하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아이에게 내가 어떤 엄마로 보일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과연 내가 정말 행복한 엄마로 보일까하고 말이에요.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대답은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반쪽짜리 행복한 엄마가 아닌 진짜 행복한 엄마가 되기로 마음 먹었어요.

아이들도 행복하고 나도 행복한, 그러니까 모두가 행복한 우리가 되는 법을

열심히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는 당신도 자신의 행복을 살짝 미뤄두고 다른 사람 생각에 여념이 없는 것은 아닌가 모르겠네요.

가족이든, 친구든, 연인이든 그 사람만 바라보던 눈을 살짝만 돌려 자신을 찾아보고 들여다 보세요.

그리고 "넌 뭐가 좋아?"하고 자신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제 자신이 희미해질 때마다 이 책을 꺼내보렵니다.

이 작은 그림책 <넌 뭐가 좋아?>가 품고 있는

정말로 커다란 행복의 의미, 진짜 사랑하는 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보면서

나를 회복하고 함께 행복지는 방법을 고민해 볼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당신은 뭐가 좋은가요?

이 질문이, 이 그림책이 행복해지는 작은 씨앗이고 주문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게 말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화의 마법
무라야마 사키 지음, 김현화 옮김 / 직선과곡선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처음 엄마 손을 잡고 백화점에 갔던 기억을 떠올려본다.

모든 게 반짝이고, 좋은 향기가 나고, 일하는 모두가 미소를 띄고 있었다.

어렴풋한 기억 속의 첫 백화점은 그랬다.

그 뒤로도 백화점은 특별한 날에 가는 특별한 곳이었다.

소중한 사람들의 선물을 사러 갈 때면 나는 여전히 백화점에 간다.

특별한 내 마음을 선물하고 싶다는 기분 때문인 걸까?

그런데 여기 정말 특별하고 아니 기적과 불가사의한 일이 일어나는 백화점이 있다.

책과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오후도 서점>의 작가 무라야마 사키가

이번에 바로 그 백화점 이야기인 <백화의 마법>을 들고 왔다.


가자하야의 호시노 백화점.

전후의 불타 황폐한 가자하야의 황무지 위에

호시노 세이이치는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호시노 백화점을 개업한다.

단순한 백화점이 아니라 사라진 마을을 힘을 모아 부활시키자는 상징의 백화점.

백화점의 꽃은 그 불굴의 생명력이 사람들의 염원과 그 실현의 상징에 적합해 들판의 나팔꽃이며

호시노 백화점의 로고는 푸른 나팔꽃에 둘러싸여 디자인 된 H.

Heart, Hope, Healing, 그리고 Home

'진심으로 고객을 상대하고 이 장소에서 내일로 가는 희망과 소소하게 치유되는 시간을 따스한 가정처럼 제공하는 백화점이 되겠다는 마음을 담은 상징'이다.

아닌게 아니라 호시노 백화점은 손님을 마음으로 대하는 직원들과,

희망을 품고 내일을 향해 계속 걷는 사람들이 있고 서로에게 전하는 따뜻한 마음이 머무는 곳.

게다가 무엇보다 이 곳에는 마법의 고양이가 있다. 만나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고양이가 말이다.

이 책은 그 고양이를 만난 사람들의 증언록이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다.

핀란드에서 온 금발의 사쿠라가 엄마의 선물인 불에 탄 곰인형을 치료하도록 도와주며 그녀의 엄마가 꿈을 쫓던 사람이었다는 이야기에 역시 꿈을 따라 가족을 떠난 자신의 아빠를 떠올리는 엘리베이터 걸 이사나, 한 때 친구와 함께 가수를 꿈꾸던 젊은 날의 미련이 남아 있는 지하 1층 모모타 제화점의 사키코, 어린시절 백화점 옥상 유원지 회전목마 옆 벤치에 혼자 남겨진 채 그 뒤로 어머니를 만나지 못한 6층 귀금속 매장 플로어의 겐고 씨, 자신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피해 다니던 그렇지만 아름다움을 동경하며 결국 사랑까지 얻게 되는 별관 2층 자료실의 이치카, 백화점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에게는 갑툭튀인 말 그대로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사람들과 백화점을 살리기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하는 컨시어지 유코와 창업가 일가족.

이들 모두 마법의 아기 고양이를 만난 사람들.

<백화의 마법>은 어떤 장소에 대한 이야기라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지만,

<오후도 서점>이 그랬던 것처럼 그곳을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챘다.

많은 부분이 전작을 닮아 있다. 하지만 감동은 새롭다.

두 소설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한 장소, 하얀 고양이, 하늘을 헤엄치는 고래,

가족 중 누군가를 잃은 또는 잃어가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등장하고

서로 다른 분위기를 가진 두 여자아이의 우정, 사람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를 만들고

하나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 함께 하는 하는 사람들이 겹쳐 보인다.

물론 <백화의 마법>이 마법의 고양이 덕분에 훨씬 신비롭고

백화점이라는 장소 덕분에 더 다양한 물건들과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과

이야기의 구심점이 되어 주는 주인공이 사랑스러운 컨시어지라는 점에서 다르고

그래서 다른 감동으로 다가오는 작품이다.

호시노 백화점이 추구하는 4H는 다름아닌 이 작품 자체가 품고 있는 가치라고 해도

무방할 거란 생각을 해 본다.

이 작품이 진심으로 독자를 상대하고 내일로 가는 희망과 소소하게 치유되는 시간을,

가정의 따스함을 담아 전달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도 기적을 믿어 보기로 했다. 그리고 또 다른 감동을 선물해 줄 거라 믿기에

나는 무라야마 사키의 다음 작품도 분명 읽게 될 것이다.

이번에는 어디로 데려가 주시려나 기대하고 있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서 오세요 웅진 모두의 그림책 17
세바스티엥 조아니에 지음, 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최성웅 옮김 / 웅진주니어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매서운 꽃샘 추위에도 그저 연약해 보이기만 한 꽃망울들이 지지 않고

봄소식을 품고 피어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어서 오세요"하고 반갑게 봄과 그들에게서 어서 오라며 초대를 받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그런 즐겁고 흥분되고 설레는 초대와 따뜻한 환영을 오늘 또 받았습니다.

여기 그림책 <어서 오세요>가 나와 당신을 향해 그 포근한 환영의 인사를 건넵니다.


여러 가지 사물과 사람들에 둘러 싸인 아이가 아주 편안한 자세로

"어서 오세요"라며 맞아주는 표지를 넘겨 봅니다.

뚜렷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형태를 한 검은 존재가 뛰어오는 것 같이 어렴풋이 보이네요.

누구일까요?


다음 장을 보니 아이 하나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아이가 이야기를 시작하려는 모양이네요.

남자와 여자, 아빠와 엄마가 만나

내 세상이 시작됩니다.

두 사람에서 출발해 세 사람이 되었네요.

나의 세상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내가 전부일까요?

뭔가 더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사랑이 있네요.

아차차, 비바람이 불어와 잃어버렸던 웃음도

캄캄해진 밤 놓친 길 그리고 그 길을 나아가며 만나는 사람들을 깜빡할 뻔했네요.

그 관계들 안에서 그렇게 아이는 성장해 갑니다.

이제 아이는 나에게 말을 건넵니다.

이쪽으로 오라고 모두와 함께 사랑하고 웃으며 이 길을 걸어가자고 초대합니다.

"어서 오세요!"

이 그림책은 한 존재가 세상과 맺어가는 관계를 보여주며

이 책을 보는 우리를 초대하며 끝이 아닌 새로운 관계의 시작을 열어줍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새로운 존재에 대한 환영의 인사를 건네는 책이자,

그 존재로부터 독자가 다시 초대되는 관계의 순환을 보여주는

참 영민하면서도 따스한 온기 가득한 세바스티엥 조아니에 작가의 글과

오밀조밀하면서도 풍성한 따뜻함이 가득한 요안나 콘세이요 작가의 그림이

그림책의 제목처럼 서로를 환영하며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역시나 무엇 하나 우린 서로가 없으면 안 되는 존재들인가 봅니다. ^^

문득 아이들이란 작은 존재가 바라는 것은

엄청난 것이 아니라 따뜻한 웃음, 벌린 팔, 잡아주는 손, 다정한 인사 같이

사소해 보이는 것들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사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우리가 서로에게 많이 인색한 것들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듭니다.

어른이 된 우리 역시 가정에서 시작된 관계의 영역을 넓혀가며 성장하는 과정에서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환영을 받았을 테지요.

각박한 생활에 잃어버렸던 웃음도, 답답하고 어두운 현실에 놓쳐버린 꿈과 나아갈 길도

사람들 속에서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겁니다.

<어서 오세요>가 건네는 다정하고 따뜻한 환영의 인사는

이 세상 모두에게 당신은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것은 이렇게도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이라는 것과

동시에 그런 관계 속에서 우리는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그림책 <어서 오세요>

당신도 이 책에게서, 이 책도 당신에게서 서로 환영의 인사를 나누게 될 거예요.

그래서 저도 건네봅니다.

어서 오세요! *^^*

참, 책과 거의 비슷한 크기의 일러스트 페이퍼북도 정말 소장가치 1000000%!!라는 거!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가 곰으로 보이니?
야엘 프랑켈 지음 / 후즈갓마이테일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를 향한 소근거림들.

그런데 그 말들은 이상하게도 날이 선 무기가 되어

나를 찔러댑니다.

겉으로 피를 흘리지는 않지만 너무나 아픕니다.

내가 나인 것이 너무 싫습니다.

그렇게 아픈 마음을, 스스로가 싫어진 나를 조심스레 안아주는 그림책

<내가 곰으로 보이니?> 를 만나보았습니다.



빨간 목도리와 빨간 구두 그리고 파란 바지를 입은 곰.

곰이라고 하기엔 사람처럼 너무 잘 서 있고,

곰곰이 생각하는 것처럼 물고 있는 두번째 손가락이

사람의 손가락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네요.

표지에 있는 것은 정말 곰일까요?

아니면 곰의 탈을 쓴 다른 누구일까요?


주인공 에밀리아가 등장합니다.

가만 보니 등에 멘 가방에 친구 피트도 함께 있네요.

에밀리아의 얼굴이 심각한 것이 피트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걸까요?

에밀리아에겐 고민이 있어요.

친구들이 에밀리아를 자꾸 놀린다는군요.

개를 닮았다고 하지 않나, 곰을 닮았다고 하지 않나

안경을 쓰고 간 날에는 안경 쓴 원숭이라고 소리까지 칩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수영 시간에는 오리가 뒤뚱거리는 것 같다고 하고,

음악 시간에는 어휴...

에밀리아는 겁이 나서, 아이들의 놀림 때문에

다시는 노래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까지 하지요.

그런 에밀리아에게 피트가 다정하게 말을 겁니다.

피트가 건네는 사랑과 위로 그리고 진실이 담긴 이 이야기는

책으로 만나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말을 들은 에밀리아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전 이 이야기를 듣고 에밀리아가 너무나 부러워졌습니다.

나를 나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는 친구를 가진 에밀리아.

다른 사람들의 조롱하는 시선과 말은 안타깝지만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에밀리아에겐 피트가 있으니 안심입니다.

지금까지 살아보니 그렇습니다.

어디를 가든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또 언제나 나를 버티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더군요.

그리고 나 자신을 돌아봅니다.

누군가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곰이나, 오리, 기린으로 보고 있는 것을 아닌지

누군가를 상처주는 말을 한 적은 없는지 말이에요.

문득 나의 피트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마워요, 내 영원한 친구!"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피트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지금의 어린 내 아이들이 아멜리아처럼 상처입고 돌아왔을 때

엄마가 아닌 친구로 아멜리아의 피트가 그런 것처럼 이야기해 주고 싶네요.

그리고 이 아이들이 누군가의 피트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타인을 있는 그대로 안아주는 넓고 깊은 아이들로 자라기를

부디 지금의 어른들보다 더 괜찮은 어른들로 자란 아이들이 더 많아지기를 꿈꿔봅니다.

타인으로 인해, 그들의 말로 인해 상처입고 또 나를 부정하고 싶은 순간이 찾아올 때

나에게 또 우리 아이들에게, 또 그런 누군가에게 건네고픈 그림책 <내가 곰으로 보이니?>

정말 이 짧은 그림책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그림책을 만든 야엘 프랑켈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고 갈게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으로 2016년과 2017년에 2년 연속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었고, 콜라주 기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주제가 한눈에 보이는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작가님.

작가님의 그림책은 자신의 나라는 물론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네요. 여기 작가님이 직접 자기 나라를 소개하는 트레일러를 담아봅니다.

이걸 보고 그림책을 보는 동안 작가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

작가님 소개에도 나와 있듯이

콜라주가 특징인 작가님의 그림 이야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에릭 칼, 레오 리오니, 에즈라 잭 키츠, 로렌 차일드 같은 유명한 작가님들도 사랑하는 콜라주.

기법은 같지만 작가님들마다 각각의 개성이 넘치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작품들로 유명하지요.

야엘 프랑켈 작가님도 작가님만의 콜라주를 그림책에서 펼쳐 보여주고 계신 것 같아요.

<내가 곰으로 보이니?>의 콜라주는 빨강, 파랑, 노랑, 검정 이 네 가지 색만을 가지고

간결하고 자유로운 느낌을 잘 표현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작가님이지만 앞으로 더 기대되고 계속해서 만나보고 싶은 작가님인지라

이야기가 길어졌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콜라주를 좋아하기에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었네요.

그리는 것 자체가 무서운 저 같은 사람에게도 콜라주는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미술이거든요. ^^;;

게다가 <내가 곰으로 보이니?>는 다 읽고 아이와 다양한 동물 콜라주를 시도해 보고 싶은 작품이기도 해서요.

마지막으로 이 책의 제목인

<내가 곰으로 보이니?>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까 합니다.

이 질문은 나를 향한 질문인 동시에 외부를 향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에밀리아가 독자를 향해, 내 안의 에밀리아가 타인에게 그리고 내가 나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대답을 하시렵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